▶ 삶의 현장에서 시를 길어 올리는 김일석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김일석 시인의 시집 『붉은 폐허』가 나왔습니다.
『붉은 폐허』는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민중의 상실과 절망, 도전이 버티고 선 자리를 노래합니다.
제목이 "붉은" 폐허인데 왜 노란 표지일까?
우리에게 노란색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지요.
시집 1부에는 세월호 연작시 12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랑 바탕의 표지 디자인은 진도 앞바다의 물결이며 반역을 표현한 이미지입니다.
3부로 나눠 90여 편의 시를 싣고 있습니다.
이 잔혹한 봄
아이들아
너희가 꽃으로 부활하렴
- 세월호 연작3.눈물의 부활절에 부분-
아, 슬픔에 관한 무지가 끝나고
원한(怨恨)이 언 땅을 뚫고 살아나는
그런 봄이면 좋겠어
-세월호 연작9. 그런 봄이면 좋겠어 부분-
▶ 분명한 깃대 하나는 꼭 붙들고 살겠다는 의지
김일석의 시는 ‘사랑’과 ‘투쟁’ 두 단어로 말할 수 있습니다.
30여 년의 투병, 아내가 쓰러진 지 6년, 중환자실과 일반실을 오가며 쓴 시는 김일석 시인에게 유일한 휴식이고 투쟁이었습니다. 시인은 일상의 자잘한 것들은 놓더라도 삶의 분명한 깃대 하나는 꼭 붙들고 살겠다는 의지도 시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순정한 그대의 성은
불타고 있었고
내가 타지 않고는 그곳에
닿을 수 없었다
불붙은 나뭇등걸이 되어
그대를 향해 뿌리 뻗었으나
내 사랑 가닿는 곳마다 훨훨 타올라
노상 폐허가 되었다
생애 마지막 영토이리라
그대에게 바치는
내 사랑이 소진한 눈물의 자취
그 붉은 폐허는
-「붉은 폐허」 전문
시집 마지막에 배치한 「시인 김 씨」는 자조에 가까운 분노이며 체제에 대한 절망이자 각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막히게 정연한 인생의 순서!’에 대한 뒤늦은 깨달음, 무수한 길을 돌고 돌아 이제야 도달한 곳입니다. 그의 삶이 지속되는 한 삶 속의 치열함 또한 지속될 것입니다.
▶출판 기념 공연 소개
10월20일(금) 저녁7시~8시30분까지 부산 민주공원 중극장에서 출판기념 공연이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 참여하셔도 좋겠습니다.
가을 밤, 부산의 산 언덕(?) 아님 꼭대기(?)에서 가을의 정취도 느끼고 부산의 야경도 보고
노래와 시낭송, 거기에 밴드 공연까지 풍성한 출판 기념 공연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민주공원 오시는 길
부산역에서 67,43,167,2번 버스타고 영주동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로 오시면 됩니다.
다른 곳에서는 38번이나 190번 버스를 이용하셔도 됩니다.
붉은 폐허 - 김일석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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