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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를 보는 새로운 시선 [북리뷰]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12. 29.

안녕하세요, 여러분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경남도민일보에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리뷰가 올라왔네요.

타이베이를 새로운 시선으로 관찰한 이 책,

이번 리뷰에서는 이 책을 어떻게 들여다 보았을까요?

 

***

[북리뷰]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왕즈훙 외 지음
저자들, 타이베이 '이면' 기록
52개 지점·역사적 사건 뽑아내
철거민·동성애자 등 현실 비춰
한 도시를 깊게 이해할 수 있어

최근 대중매체가 다루는 여행의 모습은 '음식'으로 굳혀진 듯하다. 음식으로 세상을 읽겠다는 깊이 있는 접근보다는 먹는 모습 자체에 치중한다.

팍팍한 일상을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여행으로 이어지고, 여행지에서만큼은 아무런 걱정 없이 즐기겠다는 대중의 모습이 비친 까닭이겠다.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신념이 이렇게나 강했던 때가 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책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는 흐름에 역행하는 책이 분명하다.

타이베이 시 태평정 삼정목 1에는 천마다방이 있었다. 변호사이자 흑백 무성영화 해설자였던 잔톈마가 일제강점기에 문을 연 공간이다. 공간은 많은 지식인의 애정을 듬뿍 받았다.

현재 천마다방 자리에는 난징 쌍둥이별 빌딩이 들어섰다. 중산구 난징서로로 주소가 바뀐 빌딩 벽에는 '천마다방'이라는 표기만이 남았다.

현지인의 기억에서도 잊혀가는 천마다방은 사실 근현대사의 의미심장한 공간이다.

다방 대문 옆에 담배 좌판을 깔고 장사를 하던 린장마이는 1남 1녀를 둔 과부였다. 당시 린장마이처럼 큰 거리, 작은 골목에서 담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이 적잖았다.

(중략)

기시감.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모습이다. 한국의 5·18민주화운동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 않는가. 책은 이렇게 자꾸만 타이베이의 그늘을 들춘다.

"우리는 국가권력, 자본주의, 이성애주의 등과 같은 주류적인 힘과 그 기반에 맞서 '사람들이 주변적인, 틈새의, 취약한, 낮은 계층의, 대안의, 반역의 모습들을 볼 수 있게 할 수 없을까?', '도시에서의 이질적 경험으로 도시생활 속의 정의와 불의, 욕망과 상처, 불안과 억압의 갈등을 깨닫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이런 결의 대안적 도시 형태를 그려낼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서문 가운데)

도시의 이면을 관찰하고 기록한 책은 52곳의 지점, 사건을 추렸다. '철거민과 강제이주 반대'를 주제로 화광·샤오싱 공동체 구역과 바오창옌, 14·15호 공원을 소개하고, 2·28공원의 남성동성애자 경험, 타이베이 역 외국인 노동자 모습까지 비춘다. 책은 불편한 사실을 들춰내 이것이 역사이자 현실임을 깨닫게 한다.

도시를 이해하는 수단으로서 '음식'을 선택하는 행위 또한 분명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한 도시를 깊게 이해하는 방식으로서 '도시의 이면'을 따라 걷는 행위는 결코 잊기 어려운 소중한 경험이겠다.

306쪽, 산지니, 2만 원.

 

경남도민일보

최환석 기자

기사 전문 읽기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 10점
왕즈홍 외 지음, 곽규환 외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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