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근대불교학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주목! 학술서- 김영진의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근대는 역동적 공간이었다. 서구의 산업 문명과 더불어 문화·학문 전 분야서 동양과 서양이 교차됐다. 불교도 다르지 않았다. 서양의 학문 방법론이 유입되면서 중국의 많은 불교학자들은 부조화를 경험했다. 그들은 처음 접한 서양의 불교 연구법을 사용하여 전통의 일부였던 불교를 연구하고 설명해야 했다.
김영진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가 최근 내놓은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은 근대 공간에서 중국의 불교학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추적하는 연구서다.
근대기 서양 학문 방법론 유입
학자들 전통·근대적 태도 공유
문헌·역사·철학으로 흐름 조망
장타이옌 등 사상가들 다루며
東西학문 교차되는 과정 확인
책은 크게 문헌학, 역사학, 철학의 세 갈래로 중국 근대불교학의 형성 과정을 추적한다. 또한, 형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상가와 학자들도 다루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불교를 혁명 종교로 각색한 장타이옌(章太炎), 불교에 계몽의 옷을 입힌 량치차오(梁啓超), 백화문 연구에서 선종 연구에 도달한 후스(胡適) 등이다. 저자는 이들의 노력으로 탄생한 중국의 근대불교학에서 동아시아 전통 종교와 학술이 ‘근대’라는 시공을 맞아 기꺼이 감내한 자기 변혁과 동서(東西) 학술의 교차가 빚은 창조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김 교수의 연구서는 매우 친절하다. 근대 서구 학문의 방법론들이 기존의 불교학과 어떻게 충돌하고 융합돼 가는지를 분야와 시기별로 잘 조망하고 있다.
근대 시기로 접어들면서 서구 불교학을 전면적으로 수용한 일본과 달리 근대 초기 중국 불교학자들은 전통적인 입장과 근대적인 태도를 공유했다. 일부 학자들은 전통적인 교감학을 통해서 불교 문헌학을 진행했고, 1920년대부터 일부 학자들은 서구의 불교 문헌학을 직접적으로 학습하고 활용했다.
특히 저자는 근대 불교학의 초석을 놓은 문헌학 방법론은 실은 불교가 근대시기 정치사상으로서 철학으로 작동하게 된 바탕을 마련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것은 불교 지식을 생산하고 가공하고 또한 확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중략)
21세기 중국 불교학에 대해서도 저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중국 불교학계는 국학 차원을 벗어나 인도·티베트·동남아·일본 불교 등으로 연구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국가 위상 제고를 위해 사용하든 국민 통합의 이데올로기로 사용하든 불교학은 중국에서 중요한 학문 영역임은 분명하다. 또한 불교 연구의 세계화라는 차원에서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불교신문 신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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