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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후기]『나는 장성택입니다』정광모 소설가와의 만남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8. 6. 2.

 

 점점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의 마지막,

 31일 6시 반에 『나는 장성택입니다』의 저자 정광모 선생님과 함께 하는 '8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매우 다채롭게 구성이 되어 눈과 귀가 호강하는 행사였습니다. 그럼 그 현장으로 한 번 가볼까요?

 

 

대담자 배길남 소설가(좌)와 저자 정광모 선생님(우)

 

 정광모 선생님은 2010년 『어서 오십시오, 음치입니다』로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저서로 장편소설 『토스쿠』, 소설집 『존슨 기억 판매 회사』, 『작가의 드론독서 1,2』, 소설집 『작화증 사내』 등이 있으며, 2013년에 『작화증 사내』로 부산 작가상을 수상하셨고 2015년에는 장편소설 『토스쿠』로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상하셨습니다.

 

 

행사 순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낭송_나는 장성택입니다. (김효연 시인)

○ 연주_바이올린(김충만 바이올리니스트)

○ KBS 라디오 문학관의 '마론' 청취

○ 대담(배길남 소설가)

 

 

 먼저 김효연 시인의 나는 장성택입니다낭송을 들었는데요. 낭송하시는 목소리가 마치 장성택의 고뇌를 담고 있는 듯했습니다.

 

 

 『나는 장성택입니다』를 낭송하고 있는 시인 김효연

 

 낭송 후에는 현재 네오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이신 김충만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들었는데요. 연주는 총 세 곡으로 파가니니의 칸타빌레, 크롤의 반조와 피들 그리고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를 연주하셨습니다.

 

 그럼 짧지만 강렬한 연주를 여러분께 들려드립니다.

 

 

 

 

 위의 동영상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연주를 들었던 방청객들 역시 감탄하실 정도로 뛰어난 연주였습니다. 연주로 인해 행사가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연주 후에는 지난 1월 14일에 방송된 KBS 라디오 문학관에 『나는 장성택입니다』의 수록작「마론」을 약 10분간 청취하였습니다. 「마론」은 노인이 죽지 않는 사회, 인구 포화 상태로 인해 노인들의 삶을 평가하여 격리하는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http://www.kbs.co.kr/radio/scr/library/aod/aod/2587058_108957.html

 

 위의 링크로 들어가시면 「마론」을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소설로 봤을 때도 긴장감과 긴박함이 느껴지지만, 성우들이 녹음하시고 배경음이 삽입되어 있어 그런지 더욱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대담 중이신 배길남 소설가(좌)와 저자 정광모 선생님(우)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담인데요. 준비를 많이 해오셔서 그런지 질문과 대답이 막힘없었고, 독자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셨습니다. 질문 중에서 몇 부분을 같이 보실까요?

 

배길남 : 이번 작품집에 보면 소설이 총 7편이 있는데요. 소설집 제일 첫 번째로 「외출」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현 교도소가 다른 교도소로 이사를 하면서 죄수들이 몇 년 혹은 몇십 년 만에 다른 교도소로 이전하는 과정을 외출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이러한 소재들을 어디에서 영향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정광모 : 신문에서 우연히 광주교도소가 통째로 이전한다는 기사를 2년 전쯤에 본적이 있습니다. 우리도 한사람이 집을 이사하면 여러 가지 일이 생기는데, 교도소가 통째로 이사하는 과정 또한 마찬가지로 사건이 있겠죠. 오래 무기수로 살던 사람인 경우에는 이전 과정에서 잠깐 외출을 하는 것이니까 이런 점이 재미있겠다고 생각을 해서 적게 되었습니다.

 

배길남 : 다른 단편 「나는 장성택입니다」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2인자가 어떻게 하든 최고 일인자의 뜻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북한의 사회를 매우 잘 표현하고 계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북한 자체에서 가지고 있는 우리와의 거리감이 기본적으로 있는데 그 거리감을 확 줄여 장성택의 입장을 표현했다고 느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던 센세이션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표현하시고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광모 : 소설가가 가지고 있는 능력 중의 하나가 빙의 능력 아니겠습니까. (웃음) 소설 상에서 장성택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었습니다. 원산의 대학으로 쫓겨나고 김경희가 아버지 김일성과 싸워 볼가 승용차를 타고 원산에 왔을 때 김경희를 거부하고 원산에서 강미선이라는 여자와 명사십리 해변가를 걸으며 행복하게 살거나, 김경희를 따라가는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사실상 김경희를 따라가면서 운명이 결정이 난 것이죠. 소설의 핵심은 2인자라는 것도 있지만 오이디푸스왕, 안티모네와  같은 운명적인 서사와 연결, 이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장성택은 운명에 멱살을 잡혀 끌려갔다고 스스로 변명을 하죠. 저는 장성택이라는 인물을 이렇게 해석하였습니다.

 

배길남 : 맥거핀 효과라는 기법이 있습니다. <싸이코>라는 영화를 보면 초반에 여성이 돈다발을 가방에 막 담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저 돈다발을 어떻게 하지?'하고 호기심에 보게 됩니다. 하지만 여성은 10분 만에 죽고 그 이후에 싸이코에 대한 이야기만을 다룹니다. 결국 돈다발은 아무 상관이 없는 장치인데 사람의 욕구를 확 끌어당기는 작용을 합니다. 「마론에서 맥거핀을 잘 활용하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우리가 이 단편에서 제일 기대하는 장면은 심판의 순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에 심판의 장면은 안 보여주시거든요. 이런 기법을 사용하신 이유와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 적 요소를 담으신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정광모 : 소설의 70%가 발상에서 결판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신문기사를 보니까 사람이 집을 딱 나서고 2시간 동안 220군데의 CCTV에 찍힌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죠. 모든 기록이 신용카드와 CCTV, 의료 기록을 통해 측정된다면 그 정보를 가지고 있는 자가 심판자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이 심판자를 마론이라 이름을 붙이고 어떻게 심판을 진행할까 하는 데서 발상을 하였습니다.

 

배길남 :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을 보면 '다양한 문학 형식을 실험해보는 건 어떨까? 독자와 만나는 여러 방식과 매체 개발도 긴하다.'라고 쓰시고 또 선생님의 작품을 가지고 연극, 라디오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정광모 : 작가의 말에서 강조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우리 사회가 문자의 시대에서 이미지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석기 시대를 기준으로 70만 년으로 봤을 때 문자의 시대는 몇 년 될까요? 문자는 2000년이 넘는 시간 전에 만들어졌고, 엘리트층만 쓰다가 대중교육화 돼서 쓴 것은 불과 300년도 안 됩니다. 그 말은 원래 이미지 시대에서 문자의 시대가 잠깐 반짝했고 다시 이미지의 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부커상이나 노벨상을 받은 세계 최일류의 도서들이 도서상을 받고 3개월 있으면 번역 제의가 들어옵니다. 한국 소설가들은 그런 수입상품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 소설이 매우 힘들죠. 이러한 상황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이미지로 전환하는 것 역시 하나의 돌파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행복했을까요. 불행했을까요. 나는 으스대었을까요.

아니면 초라하게 기가 죽었을까요. 나는 그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행복하면서 불행했습니다. 뽐내면서 동시에 풀이 죽었습니다.

 

P.132  

 

 이렇게 정광모 선생님과 함께한 8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을 마쳤습니다. 
 현장의 분위기가 잘 전달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약 한 시간 동안 행사가 진행되었는데요. 현대 사회의 고독과 열망, 현실을 잘 담아낸 『나는 장성택입니다』를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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