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여덟 살 막내는 아침저녁으로 엄마 아빠를 피곤하게 만든다. 인내력에 한계를 느낄 때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자유와 허용은 아이를 버릇없이 만들까 염려스럽고, 참견과 규율은 아이에게 상처를 주거나 소심하게 만들까 걱정스럽다. 최근에 번역 출판된 '프랑스 아이처럼'과 2013년 원북원부산에 선정된 '가족의 두 얼굴'이 약간의 지침을 제공한다.






"좌절을 경험하지 않은 아이는 불행하다!" '프랑스 아이처럼'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 엄마가 본 '프랑스식 아이 키우기' 보고서이다. 프랑스식 육아는 프랑스의 기본 철학에서 출발해 루소에 이르러 꽃을 피우고 프랑스 혁명과 시민사회를 거치면서 다양한 사상가와 전문가들에 의해 체계화한 프랑스의 양육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프랑스는 온 나라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 아이가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부양을 위한 사회적 자원이 무상으로 주어진다. 엄마는 아이 양육과 교육을 위해 자기희생을 강요받지 않는다. 아빠는 무관심과 재정적 지원만 요구받는 반쪽짜리 부모가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아이 하나를 위해 온 가족이 희생하는 일 따위는 없다.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좌절과 인내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체득한 아이.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며 그렇기에 뭔가를 받으면 뭔가를 돌려줘야 함을 아는 아이. 한껏 자유롭지만, 부모의 권위에 복종할 줄 아는 아이. 이 책은 당신의 아이를 그런 아이로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러려면 부모의 철학이 담긴 육아법이라는 씨앗이 온전히 뿌리내려야만 된다.



원북원부산 선포식에서 '가족의 두 얼굴'의 저자인 최광현 교수를 만났다.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글도 재미있지만, 사랑은 소통이라는 말도 강한 메시지로 전달되었다. 저자는 독일과 우리나라에서 가족치료사로 활동하면서 따뜻함보다는 가족으로부터 비롯된 슬픔과 아픔, 피해의식과 트라우마를 지닌 이들을 더 많이 만났다고 고백한다. 서로 아끼고 보듬고 사랑을 키워야 할 가정이 잘못하면 불행의 싹을 자라게 하는 인큐베이터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오늘날의 가족이다. 이 책은 가족이 갖고 있는 두 얼굴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깨진 소통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은 경청이다. 내 생각을 잘 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소통의 출발이다. 그리고 진실한 소통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이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왜곡하지 말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인간의 성장 과정에서 어떤 때는 아이의 욕구를 즉각적으로 충족시켜주어야 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것을 바로 들어주지 않고 잠시 연기하거나 때로는 단호하게 거절하는 일도 필요하다. 자신의 즉각적인 욕구를 누르고 통제하는 능력은 부모가 아이를 적절하게 좌절시키는 훈련 속에서 만들어지는 셈이다. 건강한 가족을 꾸려가기 위해서는 욕구의 유예, 고통과 불편함의 인내 모두가 필요하다. 막내와 나의 갈등도 원인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아는 것이 문제를 푸는 열쇠가 아닌가 한다.


산지니 대표        강수걸




프랑스 아이처럼 - 10점
파멜라 드러커맨 지음, 이주혜 옮김/북하이브(타임북스)

가족의 두 얼굴 - 10점
최광현 지음/부키

Posted by 산지니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