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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6

‘문체’가 아니라 ‘이야기’여야 (경향신문) [한기호의 다독다독]정말 앞날이 캄캄합니다. 작년의 ‘세월호 참사’는 국제적인 동정이나마 살 수 있었지만 올해의 ‘메르스 참사’는 국제적 외면을 자초했습니다. 거리나 상가는 한산해지고 소비시장은 잔뜩 얼어붙었습니다. 상황이 이럼에도 국민통합과 경제민주화를 이루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양파 껍질을 벗기듯 생각이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여당의 원내대표마저 ‘벗겨’ 낼 태세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삶의 안전망을 완전히 잃어버려서 불안을 넘어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심각한 공포를 느끼는 사람은 스스로 공포의 대상이 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다 강한 존재, 악마 같은 존재에 기대려고 한다지요. 공포가 강할수록 사회가 보수화되는 것이 이런 이치라고 하는군요. 이럴 .. 2015. 6. 30.
신앙처럼 과학을 믿었던 헉슬리… '사이언스 세기' 열다 (한국일보) [기억할 오늘: 6월 29일] 토마스 헉슬리의 ‘진화와 윤리’(이종민 번역, 산지니)는 그의 영국 옥스퍼드대 로마니스 강연 원고집이다.(로마니스 강연은 진화론자 로마니스가 1892년 만든 연례 강좌로 헉슬리는 두 번째 강연자였다.) 책에는 ‘19세기 자유주의 과학인의 멘토 토마스 헉슬리의 윤리 선언’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번역자인 경성대 이종민 교수는 해제에서 왜 그를 ‘멘토’라 했는지 설명했다.“19세기는 흔히 과학의 세기로 불리지만 사회 정치 교육 법률 그리고 종교 분야의 논의가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사고되어야 하고,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통해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과학인 헉슬리의 존재가 없었다면, 아마도 진정한 과학의 시대는 다음 세기로 연기되었을지 모른다.(…) 헉슬리의 정력적인 활동.. 2015. 6. 29.
2015 세종도서 우수 학술도서 선정!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안녕하세요, 산지니입니다. 어느새 6월의 마지막 금요일입니다. 이제 한해의 반이 지났는데, 독자 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저희 산지니에는 아침부터 좋은 소식이 들려와 더욱 즐거운 하루가 되었습니다. 바로 2015 세종도서 우수 학술도서에『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이었어요. 저자 이성혜 교수님, 축하드립니다! 그럼, 잠깐 책 소개를 드릴까요?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이성혜 지음 | 국판 양장 | 301쪽 | 25,000원2014년 12월 24일 출간 978-89-98079-08-6 93600왕실과 양반계급 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던 서화는 어떻게 대중적 문화상품이 되었을까? 저자 이성혜 교수는 근대 전환기 신문과 잡지를 살펴 조선시대부터 일제 시기까지 국내 서화계의 .. 2015. 6. 26.
라틴아메리카의 심장부 도시, 마야문명, 그리고 마테차 (국제신문) 브라질 마테차 시마하웅. 시마하웅은 스페인어로 '흑인 노예'라는 뜻이다. 산지니 제공마야문명은 기원전 2000년 전부터 스페인 정복이 시작되는 15세기 후반(1492년 콜럼버스 아메리카 대륙 발견)까지 3500년 동안 지금의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일대에서 번성한 문명이다. 이러한 마야문명은 '갑자기' 사라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야문명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유럽인의 정복 이후 마야인은 500년 넘도록 숨죽이며 살아왔을 뿐이다. 핍박받으며, 고단한 그들의 삶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 과테말라 인구의 절반 이상은 마야인이다. 1996년 과테말라 정부는 22개의 마야 언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언어 부족은 키체족으로, 전체 800만 명의 마야 .. 2015. 6. 26.
끝에서 다시 피어나는 소설의 시작 -『다시 시작하는 끝』(책소개)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2009), 장편소설 『밤의 눈』(2012) 등을 펴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소설가 조갑상의 첫 번째 소설집을 재출간한다.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은 조갑상의 데뷔작 「혼자웃기」와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사라진 하늘」을 비롯해 총 17편의 중단편으로 채워져 있다. 1990년 첫 출간된 이후 25년 만에 다시 만나는 중견 소설가의 처녀작들은 작품 수만큼이나 묵직한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재출간본에는 등단 후 두 번째로 발표한 소설 「방화」가 수록되어 「혼자웃기」,「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룬다. 소설에는 고단한 삶과 그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들, 공간에 대한 긴 묘사, 그리고 쉬이 위로하지 않는 시선이 존재한다. 독특한 .. 2015. 6. 26.
작가 10인, 우리 시대의 질문에 응답하다 -『불가능한 대화들 2』(책소개) 우리 삶의 새로운 질문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열 명의 작가문학은 정말 끝장나버린 것일까? 순수문학이니 대중문학이니 하는 관습적 구분을 넘어, 문학의 종언은 이제 익숙한 선언이 되었다. 이 무거운 질문에 누구보다 예민할 이들은 작가이지만, 담담한 창작활동으로 응답하고 있는 이들도 바로 작가다. 정유정, 김유진, 고은규, 김성중, 최진영, 이승우, 서효인, 김경인, 조혜은, 이안. 오늘날 한국문학이라는 너른 마당 속에서 뚜렷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열 명의 소설가와 시인을 젊은 비평가들이 만났다. 창작의 우물을 은밀하게 비춰보는 ‘작가산문’과 열띤 ‘대담’의 기록에서, 우리는 문학이 빛나는 문장과 사유를 전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삶에 기여할 수 있기에 유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삶의 .. 2015.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