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에 해당되는 글 35건

  1. 2018.10.31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 낭독 마지막 무대 (1)
  2. 2018.10.29 “글 쓸 때는 국적도 사라져…소수자에 귀기울이는 게 문학의 숙명”
  3. 2018.10.29 영화가 곧 삶이다-『영화 열정』(책소개)
  4. 2018.10.29 한국인의 공동체 의식을 말하다-『그날이 올 때까지』(책소개)
  5. 2018.10.29 [새 책] 마니석, 고요한 울림(페마체덴 지음)
  6. 2018.10.29 [새책]빌헬름 텔 인 마닐라
  7. 2018.10.26 [2018서울국제작가축제]"디아스포라"로 나누는 수다 (1)
  8. 2018.10.26 [새 책] 마니석, 고요한 울림
  9. 2018.10.23 [알림]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정영선 <생각하는 사람들> 선정 (2)
  10. 2018.10.22 [추모 콘서트]故 이규정 소설가의 작품과 정신을 기리다. (2)
  11. 2018.10.22 티베트인의 정체성을 말하다-『마니석, 고요한 울림』(책소개)
  12. 2018.10.22 윤성근 선생님께서 도쿄 진보쵸 CHEKCCORI에서 북토크를 엽니다!
  13. 2018.10.22 [신간 돋보기] 자유를 향한 리살의 투쟁
  14. 2018.10.19 송태웅 시인, ‘떠돎과 머묾의 고독’ 토로한 <새로운 인생> 펴내
  15. 2018.10.19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저자 아네테 훅을 만나다
  16. 2018.10.19 [신간│새로운 인생] 지리산 시인의 고독한 그리움
  17. 2018.10.19 박열 가네코 후미코 옥중 수기 ‘나는 나’ (원제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화제
  18. 2018.10.18 [행사알림]『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저자, 스위스 소설가 아네테 훅 작가와의 만남 (1)
  19. 2018.10.18 [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최종 추천작 10편] 우리 사회 가슴 아픈 단면, 소설로 승화된 작품 대거 올라
  20. 2018.10.17 모다 읽기 두 번째 시간 - 가네코 후미코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21. 2018.10.16 책의 해와 함께하는 <모다 읽기 독서모임 3차>모집합니다!
  22. 2018.10.12 <은평, 사람, 책 축제>에 놀러오세요
  23. 2018.10.12 [저자와의 만남]『대학, 정치를 배우다』의 정천구 작가님
  24. 2018.10.11 [수원한국지역도서전 컨퍼런스] 한국 지역 책의 미래
  25. 2018.10.11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제도 개선, 그 이후 공청회]출판계 블랙리스트 피해 출판사의 입장

지난번에 소개해드렸던,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지난 27일 마지막 낭독 무대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날 많은 작가들이 모여 자신의 글을 낭독하고, 독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산지니의 저자 아네테 훅 작가님도 이 자리에 함께하셨습니다.

 


  

 

 


이날 공연은 개성 있는 말놀이와 삐딱한 블랙 유머로 사회를 바라보고 유머러스한 말솜씨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오은 시인이 사회를 맡아주셨습니다.

 

 

 

 

아네테 훅 작가님은 네번째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국에도 출간된, 필리핀 영웅 호세 리살을 다룬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낭독하였는데요. 책을 꼭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멋진 낭독이었어요.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간된 지 막 한 달이 지난, 따끈따끈한 책인데요. 궁금하신 독자님들은 꼭! 구매하셔서 읽어보시기를 적극 권장합니다.

 

 

 

 

1부, 낭독 무대가 끝나고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2부 토크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은 시인의 재치있는 사회로 시종일관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숨죽여 귀를 기울이게 되는 토크 시간이었어요. 직접 낭독 무대를 꾸미고 또 다른 낭독 무대를 감상한 소감도 나누고, 독자들의 질문에도 대답하는 시간이었는데요. 또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의 마지막 무대인 만큼 축제에 참여한 소감도 나누었어요. 무척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만큼 꽉 찬 대화가 오갔습니다.

 

 

 

아네테 훅 : 번역이 된다는 건 참 기쁜 일입니다. 작가들의 수다, 낭독을 통해 여러 나라의 언어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즐거웠습니다. 스위스는 여러 언어를 쓰는 나라이기 때문에 작가들이 번역에 관하여 많은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섯 명의 역자를 두고 번역의 차이를 논하기도 할 정도로 번역에 관한 관심과 열정이 뜨거운 나라인데요. 저 역시 번역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가 있었고요. 번역은 제 작업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저는 번역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일주일 동안 참가하면서 번역을 수많은 언어로 경험할 수 잇었습니다. 다른 동료 작가들, 한국문학번역원에 계신 많은 분들, 그리고 저희와 함께 다니며 일주일 내내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많이 준비해주시고, 저를 초청하여 참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뜨거운 박수 갈채와 큰 함성으로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의 마지막 프로그램, 낭독 다섯 번째 무대가 종료되었습니다. 객석에 있던 작가들까지 모두 무대로 올라와 마지막 기념 사진을 촬영했는데요. 그동안의 시간이 아쉽고 이별이 서운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답니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의 페이지는 여러분이 모두 완성해주셨습니다. 올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 내실 있고 즐거운 축제로 여러분을 만나 뵐 것을 약속합니다.

 


 

위 내용은 한국문학번역원 블로그에 포스팅된 내용 중 아네테 훅 작가님의 부분만 발췌한 것입니다. 더 자세히 서울국제작가축제 낭독회를 알고 싶다면 한국문학번역원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아네테 훅 작가님은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에서도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낭독하셨는데요, 작가님의 목소리가 궁금하고, 낭독회의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산지니 블로그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저자 아네테 훅을 만나다 속 영상을 봐주세요!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저자 아네테 훅 작가님게서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하셨습니다.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고 하는데, 아래 기사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들어봅시다:)

 


 

 

서울국제작가축제…‘디아스포라’ 주제 작가 대담
난민 수용 주저하는 한국, 단일민족이란 교육이 ‘덫’
3년 전 난민은 ‘모험적 주제’…우리사회 가장 큰 난민집단은 같은 동포인 탈북민일 수도

 

 

▲ 지난 24일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가한 작가들이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보선, 니노 사드고벨라슈빌리, 아네테 훅, 표명희, 크리스 리, 박솔뫼, 오은 작가. ⓒ 김영민 기자

 

 

 

현대에 ‘디아스포라’는 더 이상 특정 민족이나 이민자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국제적 이주와 난민의 대량 발생으로 디아스포라는 삶의 한 조건이 되었다. 바야흐로 이주의 시대다.


문학도 이런 사회적 흐름을 반영해 이주나 난민을 다룬 작품들이 다수 쓰이고 있다. 지난 21~27일 열린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도 디아스포라는 주요한 주제였다.


지난 24일 서울 노원문고 더숲에서 시인 심보선·오은, 소설가 표명희·박솔뫼, 스위스 소설가 아네테 훅과 조지아 시인 니노 사드고벨라슈빌리가 참석한 작가들의 수다 ‘우리가 떠돌며 서 있는 곳-디아스포라’가 열렸다.


“디아스포라는 자신이 속했던 곳에서 벗어나 흩어져 사는 양상을 이야기합니다. 최근 디아스포라라는 말이 확산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소속된 곳을 벗어나 사는 삶의 양식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작가들은 자신이 소속된 곳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사태를 관찰하고 묘사하기에 디아스포라와 근접해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회를 맡은 심보선 시인(48)이 말을 열었다. 오은 시인(36)은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언어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디아스포라나 소수자의 문제에 귀 기울이는 게 문학의 숙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소설가 표명희(53)는 지난 3월 한국 사회의 난민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어느 날 난민>을 펴냈다. 지난 5월 예멘 난민의 제주도 입국으로 ‘난민 찬반 논란’이 한국 사회의 뜨거운 이슈가 되기 직전에 펴낸 ‘예고편’과 같은 소설이다. 표명희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게 3년 전이었는데 소설을 쓸 땐 모험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에 난민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고 경험도 없다. 난민이란 용어가 알려진 것도 최근 몇 개월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아메리카는 이민자들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은 단일민족의 역사를 자랑스러워하면서 교육한다. 한국이 유엔난민협약에 가입돼 있지만 난민 인정 비율도 적고, 국민 여론이 난민에 대해 좋지 않아 정부도 난민 수용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명희는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출품한 단편소설 ‘동조선 이야기’에서는 재일조선인 이야기를 다뤘다. “아버지는 대단한 착각을 했던 거지. 조선인 2세가 화이트칼라가 된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거든.” 주인공의 재일조선인 사촌은 ‘부친의 어리석음’을 꼬집으며 택시 운전사가 된다. 소설에서 일본이 한국과 같은 경쟁이 치열한 사회란 면에서 ‘동조선’이라고 일컫는데, 한국 또한 이민자들에게 배타적이란 면에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 리(44)는 3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다. 한국으로 ‘역이민’을 와 현재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리는 “이주는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불편한 마음을 겪게 되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내 몸이 내 것 같지 않고 거추장스러웠다. 내 친구처럼 눈도 파랗고 머리도 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리는 “작가가 되면서 나는 몸뚱어리가 아니게 됐고, 국경과 국적도 사라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리는 출품한 단편 ‘마을’에서 남미의 한 마을에 들어온 금발 여자가 배척당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리는 “실제 콜롬비아에 여행을 가 금발의 소외된 여성을 만났다. 이 사람도 외부인이고, 조건부로 수락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리는 이민자와 탈북자 등을 다룬 작품을 써왔다. 리는 “난민을 이야기할 때 간과해선 안되는 집단이 탈북자다. 같은 동포이고 피부색도 같지만 남북한 언어가 달라 한국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한국 사회에서 이질성을 경험한다. 탈북자가 어떻게 보면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난민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난민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위스 소설가 아네테 훅(48)은 장편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로 스위스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최근 한국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 호세 리살이 독일로 유학와 실러의 <빌헬름 텔>을 필리핀의 타갈로그어로 번역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은 식민지배와 이주,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훅은 “리살이 베를린 학회에 초청돼 정치학자를 만나는데, 정치학자는 ‘두개골 치수를 재도 되냐’고 묻는다. 인종 간 차이를 연구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라며 “유럽인이 다른 대륙 출신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나쁜 태도라고 생각한다. 유럽인은 타 민족을 연구의 대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작가들은 외국에서 ‘타자’로 겪었던 일을 공유했다. 심보선 시인은 “뉴욕 유학 중 길을 가다 ‘차이니스 애스홀(Chinese asshole)’이란 욕설을 들었다. 반사적으로 ‘차이니스가 아니라 코리안’이라고 말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애스홀이 아니다’라고 외쳐야 했던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나 민족적 정체성이 학습되고 습득된 채로 일상을 살아간다”며 “글을 쓸 때는 나를 재정의하게 되는데 이런 본능으로부터 벗어날 때가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네테 훅은 필리핀에서 짧은 머리를 하고 길에 서 있다가 ‘지아이조(G I Joe·미군 남성 병사)’라는 말을 들은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나를 미국 남자로 본 것에 발끈해 ‘난 유러피언이고 여자’라고 말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스위스 출신 젊은 여성의 경험은 난민이나 피란민의 경험과 다를 것”이라고 했다. 훅은 “유럽은 심리적으로 침체된 상태인데, 한국은 최근 민주주의를 다시 정착시키는 등 긍정적 기운이 느껴지는 나라”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이영경 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라는 한 편의 영화를 만든 사람”-장 뤽 고다르
영화를 구한 사나이, 앙리 랑글루아

“앙리 랑글루아는 누구인가?”

 

1968년 2월 말, 드골 대통령은 자신의 보좌관들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그가 들은 대답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공동창립자이자 사무총장이며 실질적 운영을 맡고 있는 사람.’ 이 대답에는 틀린 것이 없지만 충분한 대답은 아니다. 이 간단한 설명으로는 문화부 장관 앙드레 말로가 랑글루아를 해임했다고 해서 프랑스 영화계 전체가 거리로 나선 까닭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정 ‘앙리 랑글루아는 누구인가?’


『영화 열정: 시네마테크의 아버지 앙리 랑글루아』는 앙리 랑글루아의 생애를 담기 위해 그의 지인 및 관계자 76명을 인터뷰해 만들어졌다. 괴짜 영화광에 대한 흥미로운 평전인 이 책은 랑글루아 개인의 궤적을 따라가면서도 무성 영화에서 70년대에 이르는 영화문화사의 형성기를 들여다본다.


1920년대, 대부분의 사람들(심지어 영화 산업 종사자들까지도)은 영화를 그저 값싼 일회성 오락의 형태로 인지했다. 하지만 앙리 랑글루아에게 있어 영화는 보존할 가치가 있는 귀중한 예술의 한 형태였다. 그리고 1935년, 그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설립한다. 이곳은 잘 알려진 대로, 프랑수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자크 리베트, 에릭 로메르 등 누벨바그 감독들의 주요 모임 장소였다. 고다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랑글루아는 당시 젊은 감독들에게 그야말로 ‘빛을 준’ 인물이었다.

 

 

 

 

 

 

▶ “우리에게 천국이었다. 은신처이자 집이었고
그야말로 모든 것이었다.”- 프랑수아 트뤼포
전설적인 영화인들의 학교이자 도서관, ‘시네마테크 프랑수아’

 

1935년 프랑스, 무성영화가 사라지던 시절 청년 앙리 랑글루아는 무성영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보존하기 위해 무성영화만을 상영하는 ‘영화의 서클Cercle du Cinéma’을 만든다. 이후 영화의 서클은 세계 각국의 영화들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로 재탄생한다. 영화감독 장 르누아르는 시네마테크를 향해 “영화에 대한 신념을 깃들게 하는 영화 교회이자 전설적인 영화인들을 배출한 영화 학교이자 도서관”이라고 칭했다. 이처럼 시네마테크는 영화를 상영하고 보존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장 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에릭 로메르 등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자신의 영화적 세계관을 키워나간 곳이자 세계 영화사를 다시금 쓴 곳이라 할 수 있다.


나치 독일의 위협 속에서도 2만 편이 넘는 영화를 지킨 앙리 랑글루아는 1948년 본격적으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운영한다. 그곳에는 수많은 예술인과 영화관들이 매일같이 넘쳐났다. 영화관이었지만 때때로 영화를 주제로 한 토론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이를 경험한 당시 어린 관객들, 시네마테크의 아이들은 이후 세계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누벨바그의 감독들이 되었다.

 

 

 

 

 

 

▶ “앙리 랑글루아에게는 영화가 곧 삶이다.”- 프랑수아 트뤼포
그의 생애를 통해 영화사의 복원하고 재발견하다 

 

이 책에 나오는 앙리 랑글루아의 삶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그의 과대망상적 성향과 음모론에 대한 믿음까지 겹쳐지면 정말로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 된다. 이 책은 이러한 인물의 생애를 따라가며 필름 아카이브의 역사와 필름 보존에 대한 문제를 언급한다. 영화산업의 쇠퇴(혹은 변모)라는 문제가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세기의 말부터이지만 그와는 역방향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영화사의 재발견 혹은 영화사의 복원이라는 움직임이다. 이 분야는 무엇보다도 아카이브의 존재가 중시되는 분야이다. 특히, 책의 5장 「시네마테크의 아이들」에서 언급되는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의 <웨딩 마치>의 사운드판 복원의 에피소드 같은 것들은 분실 내지는 결손된 작품을 다시 되살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은 이를 통해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알아보고 지켜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앙리 랑글루아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것은 단지 영화필름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문화, 예술, 사회적 가치들을 발견하고 공유하며 이를 통해 배우고 소통하는 일련의 모든 활동들을 지켜나가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세상에서 가장 영화를 사랑했던 어느 괴짜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에 예술과 문화의 존재의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리차드 라우드는 정말로 중요한 책을 썼다. 영화 역사에 대한 중요한 공헌 중의 하나로 손꼽힐 것이다. _마르셀 오퓔스, <아메리칸 필름>

 

『영화 열정』은 개인적인 회상록이면서 동시에 필름 아카이브의 짧은 역사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오늘날 영화 문화라고 부르는 것을 랑글루아가 어떻게 거의 혼자 힘으로 이룩할 수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데 있다. _댄 이삭, <뉴욕 타임즈> 북 리뷰 중에서

 

 

책 속으로 

 

더보기

 

 

저자 / 역자 소개                                                         

 

글쓴이 리차드 라우드 Richard Roud

미국의 영화비평가이자 영화 큐레이터. 1929년에 태어났으며 1950년 위스콘신 대를 졸업했다. 1951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파리로 갔고 이후 런던에 머물면서 비평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내셔널 필름 씨어터의 프로그래밍을 맡았으며 런던 필름 페스티벌, 뉴욕 필름 페스티벌의 디렉터로 일했다. 프랑스 및 유럽 영화를 영미권에 소개하는 데 큰 기여를 했으며 누벨 바그의 감독들과 절친한 사이였다. 편집한 책에 『영화: 비평 사전Cinema: A Critical Dictionnary』(1980, 2권)이 있으며 쓴 책에 『고다르』(1967, 증보판 1970), 『장 마리 스트라우브』(1972) 등이 있다. 1989년 프랑스 님에서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번역자 임재철

영화평론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중앙일보> 기자로 일했다. 서울 시네마테크 대표, 광주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로 활동했다.  엮은 책에 『알랭 레네』, 『장 마리 스트라우브/ 다니엘 위예』 등이 있다.

 

 

목 차                                                                  

더보기

 

 

 

 

 

영화 열정 - 10점
리차드 라우드 지음, 임재철 옮김/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 진보와 보수가 하나 되는 그날까지! 
   그날을 바라는 원로 작가의 외침

 

제3회 경남작가상 수상자인 김춘복의 산문집 『그날이 올 때까지』가 출간됐다. 저자는 유년 시절부터 여든을 넘은 원로 작가로 자리매김한 지금까지의 58년 세월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소년기에 전쟁을 겪고 전후 혼란의 시기에 청년으로 지냈던 질곡 많은 개인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를 녹여낸 것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산문집 1부에서는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 고유 풍속과 거기에 얽힌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2부에서는 소설가로 등단한 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동료 문학인들에 대한 회고록을 담았다. 3부에서는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저자의 직간접적인 체험기가 담겨 있다.

 

 


▶ ‘우리’라는 한민족의 가치와
    한국인의 공동체 의식을 말하다

‘우리’라는 단어는 한민족이 한반도에 자리 잡고 고난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살아오는 동안, 개인을 집체 속에 철저하게 귀속시켰던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말이다. 따라서 이 ‘우리’라는 말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값진 정신적 유산이라 할 것이다.                            - 「‘나’ 아닌 ‘우리’로서의 삶을 위하여」에서
 

 

1부에서 저자는 「‘나’ 아닌 ‘우리’로서의 삶을 위하여」로 한국인 특유의 공동체 의식을 말하며 문을 연다. 네 집 내 집 나누지 않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했던 가을걷이, 신식혼례와는 달리 온 동네 사람들이 혼례의 참여자였던 신랑달기놀이, 나 혼자만을 위하기보다 가족을 위한 어머니의 마음이 담겼던 다듬이질을 소개한다. 저자가 말하는 풍속에 담긴 의미는 한국인 특유의 공동체 의식으로 자연스레 모인다.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작가의 경험담을 읽다 보면 정 많던 그 시절에 흐뭇한 웃음이 지어지고, 자연스레 잊고 살았던 ‘우리’라는 가치를 되새기게 된다.

 

 

 

 

▶ 그때 그 사람들과 지금의 촛불집회
   바뀌지 않는 것과 바뀌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세속에 물들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외곬을 따라 걸어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비틀거릴망정 결코 쓰러져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며 비바람 속을 뚫고 여기까지 걸어왔다.                                - 「책머리에」에서

 

1938년생 작가 김춘복이 살아온 길은 곧 역사가 된다. 2부에는 윤정규, 이재금, 김용원, 김기팔 등 저자와 함께 부산 경남 문학의 큰 거목으로 활동해온 이들의 에피소드가 담겼다. 각 인물의 삶에 담긴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통해 기복 많았던 그 시대를 엿볼 수 있다. 한 많은 시절을 직접 겪었기에, 또 동료들과 함께 피하지 않고 맞서서 행동했기에 그의 글은 더욱 마음을 두드린다.


3부에서는 국가보안법, 보수와 진보 등 정치적 입장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가감 없이 담았다. 또한 2016년 10월에 발생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촛불집회 참가기를 담아 현장감을 더했다. 저자는 ‘바뀌어야 할 것’을 위해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자신의 신념을 꿋꿋이 표현하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53     때로는 자장가처럼 감미롭고 은은하다가도 이내 천둥이 치듯 격렬해지고, 때로는 목탁소리처럼 경건하다가도 걷잡을 수 없이 난폭해지는 다듬이질 소리. 이는 옷감을 손질하느라 두들기는 단순한 물리적인 음향이 아니라, 시부모에 대한 며느리의 정성과 공경심, 남편과 자식에 대한 배려와 사랑, 거기에다 시집살이의 한과 고달픔까지 포괄하여 표출했던 심리적인 음률이었던 것이다.

 

P.109    한 인간을 두고 ‘삶’과 ‘죽음’이라는 생체학적 개념으로 따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본다. 평생토록 수많은 사람들을 사귀지만, 살아 있으면서도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뇌리에 떠오르지 않는 이들이 얼마나 허다한가. 그들은 모두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반면에 비록 유명은 달리 했지만, 오매불망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이들 또한 허다할진대, 정녕 그들은 살아 있으면서, 다만 만나볼 기회가 없을 따름이다. 정규 형이 그러하다.

 

P.150   한마디로 요약해서, 인혁당재건위사건은 유신체제에 저항하는 세력이 요원의 들불처럼 번지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던 박정희 정부의 조작극에 다름 아니었다. 결국 김용원·도예종·서도원·송상진·여정남·우홍선·이수병·하재완 등 8명은 대통령긴급조치 및 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 내란예비음모죄 등 대역죄인의 누명을 뒤집어쓴 채, 1975년 4월 8일 사형을 선고받고 18시간 만인 다음 날 새벽 4시부터 시작해 차례로 교수형으로 생을 마감한다.
        (…) 이로 인해 국내외로부터 ‘사법살인’이라는 비판을 들었으며, 특히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협회는 이 날을 ‘사법 암흑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

 

p.212    그렇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경쟁적 동반자이지, 결코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그것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으며, 수레의 양 바퀴와도 같은 것이다. 보수가 옳은가, 진보가 옳은가 하는 것은 우문에 불과하다. 보수가 있음으로 해서 상대적으로 진보가 존재하며, 진보가 있음으로 해서 보수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좌와 우가 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호 보완할 때 비로소 그 존재의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더 이상 반목하고 대립할 것이 아니라,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부터 새 출발을 해야만 한다.

 

 

저자 소개                                         

                            
김춘복

 


1938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하여 부산중·고,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으며, 홍제중·세종고·영남상고·중대부고·한샘학원·양지학원 등에서 국어를 가르쳤다. 1959년 『현대문학』 6월호에 단편소설 「낙인 烙印 」으로 초회 추천을 받았으나 17년간 침묵을 지키다가 1976년 『창작과비평』에 장편 『쌈짓골』을 발표하면서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작품집으로 장편 『쌈짓골』·『계절풍』·『꽃바람 꽃샘바람』·『칼춤』, 중·단편집 『벽』 등이 있으며 경남작가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한국작가회의·경남작가회의·밀양문학회·교육문예창작회·농어촌주부문학회·경남민예총·밀양민예총 등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향리인 밀양얼음골에서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e_mail : simudang@daum.net

 

 

목차                         

                                   

더보기

 

 

 

 

그날이 올 때까지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페마체덴의 <진파>

 

 

▲ 마니석, 고요한 울림ㅣ페마체덴 지음, 김미헌 옮김ㅣ산지니ㅣ336쪽

 

 

문학·교양

 

▶마니석, 고요한 울림(페마체덴 지음·김미헌 옮김)=티베트 출신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페마체덴의 단편소설집. 스펙터클한 사건은 없지만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원적 물음이 있다. <산지니·1만5000원>

 


국제신문

 

기사원문 보러가기

 

 

 

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 빌헬름텔 인 마닐라ㅣ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ㅣ산지니ㅣ264쪽

 

 

소설가 아네테 훅은 역사학, 여성학, 개발학을 공부하면서 소설을 써왔다. 스위스 독립을 이끈 전설적 인물 빌헬름 텔과 그의 작품을 번역해 필리핀 독립운동에 불씨를 지핀 호세 리살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서요성 옮김. 산지니. 1만5000원

 

 

경향신문

 

 

기사원문 보러가기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더숲 지하1층입니다, 갤러리, 까페, 베이커리 심지어 영화관까지 완벽한 문화공간이었습니다]



24일, 노원구 <더숲>에서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 작가들의 수다가 열렸습니다. 네 가지 주제로 작가들의 수다가 열리는데 저는 디아스포라 주제에 참석했습니다.

출판사에서도 오랫동안 준비하고 정성을 들인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쓴 아네테 훅 작가가 패널로 초청되었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이미 지난주 부산을 방문했죠.

 

이날 행사 링크입니다.

http://sanzinibook.tistory.com/2582


[더숲 지하2층에서 열린 행사. 도심에 이런 비밀기지가 있다니요]


이번 행사에 참석한 작가는 왼쪽부터 사회자 심보선 시인 니노 사드고벨라슈빌리(조지아), 아네테 훅(스위스), 표명희(한국), 크리스 리(미국), 박솔뫼(한국), 오은(한국) 작가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국가와 인종, 언어를 뛰어넘어 하나의 주제로 만날 수 있었던 건 문학의 힘, 책의 힘이기에 가능해 보였습니다. 행사 진행은 작가들의 수다였기 때문에 디아스포라 주제를 시작으로 파생되는 생각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통역기를 통해 들려오는 또 다른 이의 목소리를 의지한 채 생각의 흐름을 따라 여러 나라의 말을 오가는 즐거운 여정이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요약, 정리한 글입니다.

 

디아스포라라는 주제에 대해

 

오은: 제가 이 자리에 초대받게 된 건 아마도 제 시집에서 (디아스포라의 위치에 서서 쓴) 디아스포라라는 시가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친구와 함께 일본에 간 적이 있습니다. 거기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데 어쩌다 주인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편의점 주인은 고추장을 꺼내 보이면서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가끔 오이피클과 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는다고 합니다. (대화로) 내가 떠나온 곳이 어디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봄날의 벚꽃처럼 흩어지는 것. 디아스포라는 (이처럼) 개개인이 갖고 있는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솔뫼: 디아스포라라는 주제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어렵지만 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해볼 생각입니다.

 

크리스 리: 3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에 갔습니다. 다시 한국에 와서 살면서 역이민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사람들이 오는 곳입니다. 부모 세대가 이민을 오고, (자식들은) 자신의 출신을 모르고 자신을 고국을 그리워하며 산다.

 

표명희: 여기에 참석하게 된 것은 최근 장편소설 어느 날 난민을 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개인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문단 데뷔 17년 이후 작가들을 가장 많이 만난 게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요. (그런데) 이번에 이사를 해서 이웃들을 접하면서 소설을 쓰게 되었는데 그게 난민 사회 이슈와 맞물리게 된 듯합니다.

 

아네테 훅: 이번에 빌헬름 텔 인 마닐라가 번역되어 나왔고, 한국 번역 책에 대해 놀라웠습니다. (디아스포라에 대해 말하자면) 호세 리살은 젊을 때 독일에 오게 되었지만 독립운동으로 고국에 갈 수 없게 되었다. 어느 날 베를린 인류학회에 초대되었는데 교수가 리살에게 두개골을 재도 되냐고 물었다. 리살은 당황했지만 농담으로 상황을 피하려고 했다. 유럽에 다른 사람이 왔을 때 유럽 사람들의 행동을 가장 잘 보여준 모습이 아닐까 한다. 이것이 유럽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바라볼 때 연구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을 놓친 것과 같습니다.


니노: 저는 조지아에서 왔고, 조지어를 쓰지만 (조지아 통역가가 없어) 독일어로 발표합니다. (조지아)는 어떤 논리가 존재하지 않은 국가이고 오랜 세월 많은 일들을 겪었고 문학에도 이런 사건들이 잘 녹여 있습니다. 소련이 90년대 붕괴 이후, 조지아는 러시아로부터 독립되었지만 러시아 전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고) 지금까지도 그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에는 큰 경제 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갔고 고국에 돈을 부치는 이들도 있습니다. 조지아인은 디아스포라와 노스탤지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제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하고 있는 아네테 훅 작가]


글을 쓴다는 것과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아네테 훅: 필리핀에 살았을 때 아이들이 저에게 그때는 지금보다 더 마르고 머리도 짧았습니다. 그래서 미국 남자라고 했습니다. 나는 그때 미국 사람이 아니고, 유럽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상황을 해석할 때 정치적인 이유든 어떤 이유든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 리: 미국에 살 때는 어렸을 때는 아시아인으로서 나는 왜 친구들처럼 눈이 파랗지 않고 머리가 노랗지 않았는지 생각했고 그런 것이 나를 힘들게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인종을 초월해서 인간으로 살아가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작가로 살아가면서 인종을 초월하게 되었고 지금 이 축제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표명희: 민족, 인종은 본질적인 반응인 듯합니다. 난민들은 정주민이라는 단어에 위협을 느끼듯이 (살아가면서) 피부색, 언어, 세대 모든 것에 반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박솔뫼: 2009년에 데뷔했을 당시 사람들이 인터뷰를 하면왜 그렇게 쓰느냐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았습니다. 나한테는 그것이 자연스러운데, 사람들이 그걸 묻고 나는 대답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었습니다. 물론 나에 대해 잘 아는 친구들은 내 글을 읽으면 내가 옆에서 떠드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나도 조금씩 바뀌는 것 같지만요. (그때는 그래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국제행사 필수품 통역기! 모국어의 편안함을 깨달으며 어느 때보다 경청하는 시간]


그렇다면 번역에 대해서

 

아네테 훅: 언어의 틀을 깨면서 새롭게 사고하게 되었습니다. 따갈로그어에는 존재한다라는 언어가 없습니다. 나는 그것에 대해 매우 놀라웠습니다. 보편적이라는 것, 그런 것들은 대화를 통해 새롭게 반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 리: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 대해 (빗대어) 말하자면, 어학당에 학생들은 두 개의 언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다중 언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학생들은 어느 순간 언어를 선택해야 합니다. 캐나다인이 미국의 영어를 선택할 때 정치적인 선택일 수도 있고, 그 선택을 하면서 자신의 (국가) 정체성이 담기기도 합니다.

 

표명희: 나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외국문학을 즐겨 읽었습니다.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에 출판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신입 때 원고를 수정한 걸 보고 편집장이 너는 왜 외국식으로 번역된 우리말을 잡아내지 않았느냐고 했습니다. 나에게는 그것이(외국어체)가 자연스러웠습니다. 소설을 쓸 때도 한국적인 문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글을 쓰고 한국적으로 바꾸는데 오히려 시간이 더 많이 걸렸습니다. 환경에 따라 언어는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아스포라에 대해 한 마디씩 나누는 자리에서 니노 작가는 조지아 사람들은 외국에서 만나면 갑자기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그 말에 모두가 웃고 공감했습니다.

 

디아스포라와 언어와도 연관성이 있고, 언어를 다루는 문학가들이기에 이 주제에 대해 조금 더 심도 깊고 생생하게 생각을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끝으로, 아네테 훅 작가와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이번 일정이 마치면 중국과 마닐라에서 일정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산지니 식구들에게 너무 감사한다고 저에게 거듭 감사인사를 했습니다다음에 좋은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산지니에서 나온 아네테 훅의 신작 <빌헬름 텔 인 마닐라> 많이 구매해주세요.



신간소개 http://sanzinibook.tistory.com/2587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새 책] 마니석, 고요한 울림

 

▲ 마니석, 고요한 울림ㅣ페마체덴지음 김미헌 옮김ㅣ산지니ㅣ336쪽

 

 

페마체덴 지음ㆍ김미헌 옮김. 마니석은 중국 소수민족 장족이 밤마다 육자진언을 새겨 넣은 석판을 말한다. 표제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은 마니석 두드리는 소리에 주인공이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육자진언을 새기는 행위에서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답을 구한다. 산지니ㆍ336쪽ㆍ1만5,000원

 

한국일보

 

 

 

기사원문 보러가기

 

 

 

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생각하는 사람들>의 정영선 선생님이 요산김정한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11월 1일 시상식이 있다고 하니 시간 나시는 분은 들려, 함께 축하해주시길 바랍니다:)


 

 


부산일보사는 요산 김정한 선생의 삶과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요산김정한문학상의 제35회 수상자로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산지니)을 쓴 소설가 정영선(사진·55)씨를 선정했습니다.

 

요산김정한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조갑상, 위원 황국명 구모룡 유익서 김경연)는 "우리 시대의 당면 과제인 민족 통합과 갈등 해소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이즈음, 북한이탈주민 문제를 정면으로 심도 있게 다룬 <생각하는 사람들>이 빛을 발한 것은 당연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정영선 소설가는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부산대 역사교육과와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경성대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소설집 <평행의 아름다움>, 장편소설 <실로 만든 달> <물의 시간> <부끄러움들>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 등의 작품이 있습니다.

 

상금은 2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11월 1일(목) 오후 6시 부산일보사 10층 소강당에서 열립니다.

 

■문 의 : 부산일보 문화사업국 051-461-4296

■후 원 : BNK 부산은행·한국문화예술위원회

 

부산일보사

 

 

 

기사원문 바로가기

 

 

 

# 관련기사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작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소설가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심사 어떻게 했나] 추천작 10편 중 최종 3편 선정 치열한 논의 끝 만장일치 결정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심사평] "우리 안에 내재된 분단, 다시 생각하게 한 작품"

 

 

생각하는 사람들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봉생문화상을 수상한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지 않은 유일한 곳, 북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국경을 넘어 남한으로 온 사람들. 이 소설은 탈북자들을 소재로 하여 그들의 남한에서의 삶과 한국사회의 또 다른 어둠을 그려낸다.

주인공 주영은 간판 하나 제대로 걸리지 않은 출판사에 면접을 보러 간다. 그곳에서 만난 국정원 '코'는 그녀에게 인터넷 댓글 업무를 지시한다. 대선이 끝난 후, 코는 주영에게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교육 기관인 유니원 계약직 자리를 제안하고, 주영은 유니원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이유로 남한을 선택한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정영선

 

1997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소설집 『평행의 아름다움』, 장편소설 『실로 만든 달』, 『물의 시간』, 『부끄러움들』,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 등을 집필했다.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봉생문화상(문학)을 수상하였으며, 2013~2014년 교육부 파견교사로 경기도 안성의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내 청소년 학교에서 근무하였다.

 

 

 

 

생각하는 사람들 - 10점
정영선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스며드는 바람을 막으려 옷깃을 여미며 도착한 곳은 서면 소민아트홀입니다. 소민아트홀에서 진행하는 제 59회 문학톡톡은 제21회 요산문학축전을 맞이하여 올해 4월 별세하신 故 이규정 소설가작품과 정신을 기리는 추모 콘서트로 열렸습니다. 그 뜻깊은 자리에 산지니 출판사도 함께 했습니다.

 


 흰샘 이규정 선생님은...

故 이규정 소설가 

경남 함안 출생. 1977년 단편 <부처님의 멀미>를 월간『시문학』에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소설집 『치우』등 9권과 장편소설, 동화집, 이론서, 산문집, 칼럼집, 등 2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지냈고, 부산 원로 민주인사 단체인 민족광장 공동의장으로 활동, 종교 활동으로 천주교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을 지냈다. 일붕문학상, 부산시문화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요산문학상, PSB(현 KNN)부산방송 문화대상, 가톨릭대상, 이주홍문학상, 홍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신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2002년에 정년퇴임했다.
2018년 4월 별세.


 

 

 

 

   소민아트홀로 들어서자 이규정 선생님의 환한 미소가 담긴 사진이 저희를 반겨줍니다. 추모 콘서트를 통해 다시금 되새길 선생님의 삶과 작품을 기대하며 아트홀로 들어갔습니다.

 

 

 

 

 

 

 

 

   많은 분이 故이규정 선생님을 기억하며 추모콘서트에 자리해주셨습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규정 선생님의 모습은 무엇보다도 우리말을 사랑하시던 작가입니다. 많은 후배 작가들에게도 늘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여 작품을 쓸 것을 강조하셨다고 합니다. 또한 선생님은 자신이 알고, 글로 쓰는 것을 실제적 삶으로 살아야한다는 책임감을 느끼신 분이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을 기억하는 분들의 말씀을 들으니 선생님이 남기고 가신 작품들이 더욱 진실하고 무게감 있게 와 닿았습니다.

 

▲ (왼쪽부터) 김남영 문학평론가, 정기문 문학평론가, 정인 소설가

 

 

   故 이규정 선생님의 작품 중 <사할린 1, 2, 3>, <번개와 천둥>, <치우>로 진행된 대담은 김남영 문학평론가, 정기문 문학평론가, 정인 소설가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정인 소설가께서 대학생 시절 이규정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았던 추억을 떠올리며 목이 메어 할 때는 저도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모두가 선생님이 남기신 작품을 이야기하며 그분의 삶을 추억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故 이규정 선생님은 산지니 출판사와도 인연이 깊은데요. 선생님의 최근 작품들이 산지니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번개와 천둥>에서는 일제 강점기 시절 몽골을 위해 의술로 헌신한 대암 이태준 선생을, <사할린>에서는 러시아 사할린동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소외된 사람들, 사건에 관해 쓰시면서 잊혀 가는 것들을 끊임없이 글로 알렸습니다.

 


 

 

  

  선생님께서 가장 최근에 작업하셨던 <사할린 1, 2, 3>은 동천사에서 1996년 출간된 <먼 땅 가까운 하늘>의 개정판이기도 합니다. 우리 소설사에서 러시아 사할린 동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유일한 장편소설로 그 가치가 빛나는 책입니다.

 

   추모콘서트 말미에는 선생님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故 이규정 선생님의 사모님, 조갑상 소설가, 배정남 소설가, 정혜경 소설가 등 많은 분이 선생님의 부재를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며 인터뷰를 남겼습니다.

 

 

 

▲ 故 이규정 선생님의 사모님

 

 

 

 

▲ 조갑상 소설가

 

 

   저는 인터뷰 영상 중 배정남 소설가께서 인용한 이규정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한 문장을 쓰더라도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작가는 글을 써야 합니다.

글로 말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추모 콘서트는 '독립군 노래 감상 및 해설', 박정윤 무용가의 <번개와 천둥> 프롤로그를 배경으로 한 퍼포먼스, '사할린 무연고 강제징용노동자 추모관' 벽화 작업을 하고 오신 박경효 화가의 이야기를 듣는 등 다양한 순서로 꾸며졌습니다.  

 

 

 

 

   故 이규정 선생님을 향한 그리움과 아쉬움, 존경과 추억이 가득했던 추모콘서트였습니다. 이제 선생님은 계시지 않지만, 선생님이 남기신 작품들로 그 분이 추구하셨던 정신과 가치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치우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번개와 천둥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1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산지니북

▲ 마니석, 고요한 울림ㅣ페마데첸 지음, 김미현 옮김ㅣ산지니ㅣ336쪽

 

*마니석: 중국의 소수민족인 장족은 돌에는 영혼이 있어 꾸준히 노력하고 매일 밤 석판에 육자진언을 새기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다. 사람들은 도필을 가지고 힘든 작업을 계속하며 석판에 경전의 문장, 각종 불교, 행운을 불러오는 문양을 다양한 색으로 표현한다. 작업이 끝나면 평범했던 돌과 석판은 마니석(瑪尼石)으로 재탄생된다.

 

 

▶ 티베트의 이야기꾼 페마체덴,
   그가 들려주는 낯설고도 가까운 티베트 문학을 만나다

 

티베트 출신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페마체덴의 단편 소설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표제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포함해 모두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주로 연출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도 줄곧 소설을 썼고, 그의 영화는 대부분 자신이 쓴 소설에서 연유한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표제작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도 영화로 각색되어 벤쿠버 영화제 및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2018년 7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오리종티 각본상을 받았다.


페마체덴의 소설은 우리를 신비한 티베트의 세계로 데려간다. 그러나 티베트의 ‘다름’을 과장해서 억지 감동을 이끌어내지 않는다. 페마체덴의 소설에는 스펙터클한 사건이 존재하지 않지만,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원적 물음이 있다. 작가는 대화의 중첩과 생생한 묘사로 잔잔하게 오늘날 티베트인에게 들이닥치는 삶의 변화를 그려낸다. 그 속에는 티베트인의 삶과 죽음이 있고 종교와 사상이 있고 또 일상이 녹아들어 있다.

 

 

 

▶ 묘하게 닮은 두 단어
   마술적 사실주의와 티베트

 

페마체덴의 소설을 말하며 마술적 사실주의(magical realism)라는 용어는 중요하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서는 현실에서 이해하기 힘든 일들, 현실의 법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인과를 그려낸다. 소설 속에서 티베트는 현실적 공간이기도 하면서 판타지적 공간이기도 하다.


표제작「마니석, 고요한 울림」에서는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이 빛을 발한다. 소설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마니석 두드리는 소리에 르싸네가 귀를 기울이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문득 바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동기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듯하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내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 조각공을 꿈속으로 불러낸다. 죽은 조각공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마니석에 육자진언을 새기는 행위를 통해, 아들 르싸네는 부모의 죽음에 대한 의례를 치른다. 이야기는 르싸네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판타지로 풀어내며 독자를 마술적 사실주의의 체험으로 이끈다.

 

 

 ▶ 작품을 거니는 인물들
    활불, 돌마, 그리고 이방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는 수많은 형상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을 대표하는 인물은 셋으로 모아진다. 바로 활불, 돌마, 이방인이다.


활불은 「마니석, 고요한 울림」, 「우겐의 치아」, 「기억 속 두 사람」에 등장한다. 활불은 덕행이 아주 높은 승려를 이르는 말로, 티베트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의 정점에 있는 인물로서 티베트의 전통을 대표한다. 그러나 활불은 고상한 체하는 존재가 아니다. 활불은 언제나 티베트 사람들 곁에서 그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인자한 존재다.


돌마는 티베트 불교의 대표적인 여자보살을 지칭하는 단어로, 「낯선 사람」, 「오후」, 「죽음의 색」에 등장한다. 작품 속에서 돌마는 작품 전체에서 삶의 처처에 자리하고 있는, 그러나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욕망을 대표한다.


이방인은 ‘낯선 사람’의 형상으로 등장한다. 「낯선 사람」의 ‘낯선 사람’은 티베트 마을에 문득 나타나 마을을 휘젓고 사라지는 사람이다. 이방인은 티베트 마을 밖, 대도시 또는 소도시에서 들어온다. 「아홉 번째 남자」에서 용우파엔이 만난 트럭 기사, 잘생긴 남자 등은 모두 도시에서 왔다. 티베트 공간에 들고 나는 ‘낯선 사람’이란 존재는 티베트 바깥의 모든 이들로 상징된다. 그들은 한족 중국인, 티베트를 행정구역화한 공무원, 푸른 눈의 이방인 등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이들을 처음으로 경험하며 놀라고 두려워한다. 그러나 티베트 바깥사람들은 티베트 사람들을 오히려 무언가 신비에 둘러싸여 있는 인물들로 이해한다. 그런 의미에서 페마체덴의 단편집은 티베트에 대한 이해의 현실적 반영이다.


페마체덴은 이처럼 활불과 돌마, 이방인이라는 상징과 표상을 통해 티베트 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티베트 안과 밖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교차하는 시선을 그려내고 있다.

 

 

▶ 인민과 장족 사이
   티베트인의 정체성을 말하다
 
「타를로」에서는 대립적일 수밖에 없는 중국과 티베트의 관계를 보여준다. 「타를로」에서 타를로는 신분증을 만들러 도시에 나갔다가 다양한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서 난생 첫 경험과 마주한다. 신분증을 만드는 행위는 티베트의 전통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건 중국의 행정구역 안에 사는 ‘인민’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위치시키는 일이다. 타를로가 티베트 바깥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건 자신의 정체성을 중국이라는 공식적인 둘레 안으로 전치하는 과정이다. 그는 행정력이 요구하는 대로 머리를 잘랐다가, 땋았다가 한다. 그리고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라는 마오쩌둥의 어록을 외움으로써 ‘중국인’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

 

“자네, 《인민을 위해 봉사하다》 한번 읊어보게. 우리 경찰들 시야 좀 넓혀줘.”
타를로는 경찰들의 표정을 보면서 군소리 하지 않고 거침없이 암송하기 시작했다. 
“인민을 위해 봉사한다. 1944년 9월 8일, 마오쩌둥. 우리 공산당과 공산당이 이끄는 팔로군, 신사군은 혁명 대오입니다. 우리 혁명 대오는 오로지 인민의 해방을 위해, 철저히 인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장쓰더 동지는 우리 혁명 대오 중 한 명이었습니다.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죽음의 의미는 모든 사람에게 같지 않습니다. 중국 고대 문학가인 사마천은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죽음은 태산보다 무거울 수도 있고 깃털보다 가벼울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다 맞는 죽음은 태산보다 훨씬 무겁고, 파시스트를 위해 일하거나 인민을 착취하거나 핍박하다 맞는 죽음은 깃털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장쓰더 동지는 인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다 숨졌으므로 그의 죽음은 태산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 「타를로」 중에서

 

티베트 사람으로서 타를로는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불통의 경험을 반복한다. 그의 정체성은 흔들리고, 티베트의 전통은 마치 그의 꽁지머리처럼 잘려나간다. 중국이라는 행정구역의 지도가 그의 삶으로 다가올 때, 그는 혼란을 경험한다. 중국식 교육에 어쩔 수 없이 함몰돼 있는 그이지만, 그의 내면에서 우러나는 지식과 경험은 마오쩌둥 어록이 아니라 ‘양치기 방법론’이다. 작품에서는 티베트가 맞닥뜨린 정체성의 위기가 그렇게 그려진다.

 

 

▶ 그럼에도 어디에나 있는
   인간의 보편적 이야기

 

소설 속 이야기는 티베트에서 일어났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삶에 관해 말한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 속 작품들은 ‘티베트’라는 소재에 기대어 ‘낯선 티베트의 종교 혹은 문화’를 그럴듯하게 다루지 않는다. 그 소재를 경유해 인류 보편의 일상적 물음인 삶과 죽음, 우정과 사랑을 진솔하게 다루어,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아홉 번째 남자」에 있는 용우파엔의 아홉 남자에 대한 이야기는 티베트 사람들의 온갖 형상을 잘 보여준다. 이야기는 티베트에서 일어났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삶에 관해 말한다. 용우파엔이 만난 남자들은 우리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유비(allegory)다. 아홉 남자, 그러니까 인생은 각각 종교, 사랑, 재물, 타향, 외모, 섹스, 권력, 자식, 지식을 추구한다.


한국 독자들에게 티베트, 티베트 소설은 낯설다. 그러나 인류 보편의 일상적 물음을 담은 『마니석, 고요한 울림』속 작품들은 풍부한 상징성과 문학성을 띠면서도 독특한 티베트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낯설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런 페마체덴의 작품들은 한국 독자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더보기

 

 

저자 소개                                                                      

지은이 페마체덴(萬瑪才旦)

티베트인으로서 작가이자 영화감독, 번역가다. 시베이 민족대학에서 티베트어와 문화를, 베이징 영화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1991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티베트어 소설집 『유혹诱惑 』, 『도시 생활都市生活 』과 중국어 소설집 『방랑 가수의 꿈流浪歌手个梦 』, 프랑스어 소설 『Neige』, 일본어 소설 『영혼을 찾아서寻找智美更登 』가 있다. 그의 작품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체코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2002년부터 티베트의 문화와 생활을 깊이 있고 세심하게 그려낸 영화를 만들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고요한 마니석静静的嘛呢石 >, <진파撞死了一只羊 >, <영혼을 찾아서 寻找智美更登>, <올드 독老狗 >이 있다.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각본상, 상하이영화제 아시아 신인 최고감독상, 중국 진지상 최고연출가 데뷔작상, 도쿄 FILMeX영화제 최고영화상, 브루클린 영화제 최고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활발한 활동 중이다.

 

옮긴이 김미헌
성신여대 중문과와 제주대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외대 중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중국 안칭직업기술대학 외국어과 교수를 지낸 바 있다. 현재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등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서 영상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목차                                                            

더보기

 

 

 

 

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의 저자 윤성근 선생님께서 11월 10일에 일본 진보쵸에 있는 CHEKCCORI에서 북토크를 엽니다! 일본 문화청에서 초청받아 멀리 일본까지 출장을 가신답니다! 정오부터 시작해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가량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혹시라도) 일본에 계신 분들은 들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날 북토크는 일본 문화청에서 주최하는 국제문예페스티발에서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일본에서 처음 개최는 행사이기에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한국 작가들의 강연이 눈에 띄는데요, 윤성근 선생님의 강연이 많이 궁금해지네요! 주제는 <최근 한국 서점의 사정>이라고 합니다. 헌책방 주인으로 10년간 버텨온 윤성근 선생님의 견해를 생생히 들을 수 있는 강연입니다!

 

 

▲ 국제문예페스티발TOKYO 홈페이지에 올라온 윤성근 선생님 강연 안내 (http://ifltokyo.jp/2018/11/10/480/)

 

 

참가비는 음료 한 잔을 포함해 2000엔(약 이만 원)이고, 선착순 30명만 모집 받는다고 합니다. 참여를 바라시는 분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 신청하시면 됩니다.

 

 

 

일   시: 2018년 11월 10일 12시

장   소: CHEKCCORI(일본 도쿄도 치요다구 칸다칸보쵸 1-7-3 산코도 빌딩 3층,

진보쵸 역A5 A7 출구 도보1분)

참가비: 2000엔(약 이만 원)

정   원: 30명

 

참가신청 하러가기

 

 

 

 

 

 

 

국제문예페스트발도쿄 올해 1회를 맞은 일본 문화청 주최행사로 국내외 문예 작품의 매력을 소개하고 문학 작품 제작을 격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입니다. 문학버스투어, 북토크, 독서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참여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페스티발은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되고, 개최 전 행사도 여러가지 있으니, 일정 확인하셔서 관심있는 이벤트에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에 들려 확인해주세요!

 

 

 국제문예페스티발TOKYO 공식홈페이지 바로가기

 

 

 

 

 

 

 

윤성근 선생님이 강연을 할 장소인 CHEKCCORI는 일본 진보쵸에 있는 한국책 전문 책방입니다. CHEKCCORI를 발음나는대로 읽으면 '책거리'가 된답니다! 이곳에선 다양한 한국 작가님을 초청하여, 북토크를 엽니다. 윤성근 작가님은 2년 전에도 책거리에서 강연하신 적이 있다고 하네요. 일본 도심에서 만나는 한국책이라니, 어쩐지 낭만이 느껴집니다. 책거리 대표님은 한국 분이시니, 일본에 계신다면 부담없이 들려보세요! 

 

 

 

 

윤성근

 

어릴 때부터 헌책방 주인이 되는 것을 꿈꿨지만 벤처열풍이 불던 시절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고 오랫동안 IT회사를 다녔다. 서른 즈음에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와 헌책방 직원으로 일하다 2007년에 ‘이상한나라의헌책방’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열어 지금까지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보고 들어서 이해하는 것보다는 몸으로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좋아하는 학자 이반 일리치의 사상을 이해하고자 헌책방에서 생활하며 실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심야책방』, 『헌 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이렇게 읽습니다』 등이 있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윤성근ㅣ산지니ㅣ256쪽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책방 운영에 적용해본 흥미로운 실천기가 담겨 있다. 더불어 11년 동안 헌책방을 운명하면서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일본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저자는 헌책방을 운영하기 전 IT기업에서 일했는데 일상화된 야근과 개인 시간 없이 오로지 일에 매여 살아야 했다. 과도한 체중 증가와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몸의 균형은 헝클어졌고, 급기야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방황하던 끝에 우연히 만난 이반 일리치의 책들을 읽고 '생활'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멀리 떠나지 않고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 시스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립할 수 있을지 궁리하며 자신만의 생활 리듬을 만들어 간다. 저자가 행한 이반 일리치의 사상은 일상이 파괴되고 몸의 리듬을 무시한 채 일에 매달려 사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다. '삶'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우리의 생활을 점검하고 자립할 수 있게 궁극적인 질문을 던진다.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신간 돋보기] 자유를 향한 리살의 투쟁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아테네 훅 지음 /서요성 옮김 /산지니 /1만5000원

 

문학은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가. ‘필리핀 독립운동의 아버지’라 불리는 호세 리살(1861~1896)이 독일 유학 중 프리드리히 쉴러의 희곡 ‘빌헬름 텔’을 번역해 고국의 독립운동에 불씨를 지핀 과정을 그렸다. 리살이 따갈로그어로 번역한 ‘빌헬름 텔’은 필리핀 혁명의 불씨가 되고, 그는 마닐라에서 폭동을 일으킨 혐의와 반역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공개 처형된다. 스위스 작가 아테네 훅은 올바른 말을 찾기 위한 리살의 고된 번역작업에 집중한다. 외국어를 모국어로 옮기는 리살의 고민은 자유를 향한 외로운 투쟁이며, 번역물은 식민지 지배에 대항해 일어날 희망의 노래가 된다.

 

 

국제신문 정홍주 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송태웅 시인, ‘떠돎과 머묾의 고독’ 토로한 <새로운 인생> 펴내

외롭고 쓸쓸하고 그리움에 시달리는 내면의 풍경 꾸밈 없이 담백하게 담아내

 

박호재 기자(=광주)  2018.10.13

 

지리산에 터를 잡고 그를 둘러싼 꽃과 나무, 작은 새, 바람과 비와 눈, 흐르는 강물…등 자연의 속살들과 웅숭깊게 교감하는 시어로 친근한 송태웅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새로운 인생>을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외롭고 쓸쓸하고 그립고 비겁한 내면의 풍경을 과장과 꾸밈이 없이 담백하게 담았다.

그러나 혼자 사는 산 생활의 고독함을 오롯이 견디는 삶의 적막한 고요에만 침잠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시집 첫머리 ‘시인의 말’에서 “"지금부터 살기 위하여 시를 쓴다”고 고백했다.

변죽이 먼저 나아가고 중심이 옮겨가는 아메바 운동처럼, 느긋해졌다가 팽팽해졌다가를 반복하며 삶의 존재감을 묵묵히 밀고 나가는 시인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번 시집에서 송 시인은 ‘그리움’ 이라는 시어를 유달리 자주 사용한다.

그리움의 대상은 그러나 그때마다 달라서 좀 모호하기조차 하다.

헤어진 옛 여인, 주검으로 남은 새끼를 기다리는 어미 고라니, 부모와 자식의 질긴 인연의 끈, 지리산에서 숨진 산 사람 등 등. 그래서 어쩌면 시인의 그리움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읽히기도 한다. 

 

▲송태웅 시인ⓒ페이스북 프로필

 

하지만 세 번째 시집을 펴낸 시인의 소감은 우선 자신의 삶의 변혁을 도모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새로운 삶의 출사표를 삼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시집을 펴냈다”

스스로가 직접 밝힌 송 시인의 자천 출판의 변이다. 

다시 ‘삶의 새로운 기병지’에 서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이후 어떤 시적 세계로 나아갈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송태웅 시인은 1961년 전남 담양에서 출생하고 광주고와 전남대 국문과를 나왔다.

2000년 계간 『함께 가는 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바람이 그린 벽화』, 『파랑 또는 파란』 등이 있다. 지금은 지리산 자락인 전남 구례에 거주하며 지리산을 오르내리면서 지리산과 섬진강의 나날들을 시와 산문으로 그려내고 있다.  

 

프레시안 박호재 기자 pjnews@naver.com

 

 

기사원문 바로가기

 

 

새로운 인생 - 10점
송태웅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실버 편집자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한 방에 명중시켰다던, 빌헬름 텔 이야기 다들 아시죠? 86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저자 아네테 훅(Annette Hug)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이날 강연은 이터널저니에서 진행됐고, 많은 분이 참석해주셨습니다.

 

 

▲ 이터널저니에서 보니 더 예쁜 빌 헬름텔 인 마닐라 표지

 

 

아네테 훅 선생님은 한국어를 전혀 하실 줄 모르기에, 이번 강연은 이 책의 번역가인 서요성 교수님께서 동시통역과 진행을 맡아주셨습니다. 서요성 선생님께서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인간의 삶 속 책의 필요성을 역설하시며, 독서는 여행과 같다셨습니다. 독서와 여행 모두 인간의 감각과 사유를 넓히는 행위이고, 이는 곧 정신세계의 풍요를 불러온다고 합니다.

 

 

▲ 이날 통역과 진행을 맡아 주신 서요성 교수님

 

 

스위스 문학과 필리핀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을 텐데요. 본격적인 강연 소개에 앞서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키워드 두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읽기 전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스위스는 우리나라 절반 정도 크기의 대륙에 인구도 900만 명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거의 최초의 스위스 문학입니다. 그 이후에 2차세계대전에서 스위스의 국력이 상승하며, 스위스 문학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스위스의 젊은 작가들은 활발히 활동했고, 특히 스위스의 국민성을 강조하는 소설이 주를 이뤘습니다. 스위스 문학이 독일어로 쓰였다고 해서 독일 문학과 같은 특징을 가지진 않습니다. 서요성 교수님 말에 의하면 같은 독일어로 쓰였다 하더라도 독일 문학은 전체적으로 이성적이고 무거운 분위기의 소설이, 스위스 문학은 가까운 곳에서 주제를 찾는 소설이 많다고 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호세 리살은 실존 인물로 대표적인 필리핀의 사상가입니다. 그는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며, 한평생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나에게 손대지 마라>라는 그의 소설은 필리핀 식민지 현실을 폭로하며 독립운동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 낭독하시는 아네테 훅 선생님. 독일어를 알아 들을 순 없었지만, 목소리가 좋다는건 충분히 잘 알수 있었습니다

 

 

강연에는 낭독 시간도 있었습니다. 아네테 훅 선생님의 고향인 스위스에서는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 낭독 시간이 필수라고 합니다.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을 배경으로, <빌헬름 텔 인 마닐라> 낭독이 이어졌습니다. 비록 저는 독일어를 알아듣지 못했지만,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낭독하는 작가님을 보며 자신의 문장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작가님이 낭독했던 글을 일부와 1장 낭독 장면을 공유합니다. 아네테 훅 선생님의 생생한 묘사가 눈에 띄는 장면들입니다.

 

 

 

 

 

 

1장 중

 

"거나하게 취한 그들을 대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얼굴의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일그러지는 것처럼 보였다. 한쪽 뺨은 부드럽고, 그 벨벳 같은 피부는 가벼운 홍조를 띠었다. 다른 반쪽은 거칠게 흉터가 져서, 마치 모형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천진난만한 늙은 퇴역군인들도 리살에게는 독일 대학생들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양조장에서 해방을 만끽하며 웃어댔다."

 

 

2장 중

 

"시험 삼아 몇 줄을 번역하자, 이미 리살이 빌헬름스펠트에서 보았던 산악지대가 알프스 산으로 성장한다. 활엽수에서 갑작스럽게 암석이 솟아오르고, 가파른 비탈에서 전나무와 소나무가 성장하며, 산 정상은 구름 속에서 없어진다. 마킬링 산이 호수 위로 솟아 있는 마닐라의 오지인 칼람바에서도 그렇다. 창공 안에서 사라진 듯 산꼭대기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책을 읽다 보면 양편의 풍경이 서로 뒤섞이면서, 모든 일이 한꺼번에 벌어진다. 두 가지 새로운 교역로가 개척된다."

 

타국의 독자들에게 자기의 언어로 자신의 문장을 전하는 작가님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 멋진 자켓을 입고 오셨던 아네테 훅 선생님 

 

 

이후 시간은 페이스북과 현장에서 받은 질문들로 꾸려졌습니다. 이날 있었던 질문 중 기억에 남는 것들만 잠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아네테 훅 선생님의 답변은 서요성 교수님의 통역으로, 의역이 포함되어있습니다.)

 

 

Q. 필리핀을 배경으로 하게 된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냉전 후 취리히에서 평화운동이 있었고, 거기에서 일어난 필리핀 여성해방운동에 관심이 갔다. 필리핀이 스페인의 점령에선 벗어났지만, 다시 미국의 점령을 받게 되었고, 그때 수많은 필리핀의 여성들이 성적 피해를 입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필리핀에서 3년간 대학공부를 마치고 돌아왔다.

 

공부를 마치고, 스위스로 돌아온 직후에는 작품을 집필할 생각이 없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호세 리살이 번역한 <빌헬름 텔>을 발견했고, 매우 흥미롭게 생각했다. 필리핀에 관한 다른 책들과 엮이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집필 의지가 없었는데, 계속해서 필리핀에 관한 소식이 내 흥미를 끄니 운명처럼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

 

Q. 소설 속에서 작가님의 해박한 해양지식을 느꼈습니다. 스위스엔 바다가 없는데, 어떻게 그런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까?

 

A. 소설 속 바다 묘사는 바다와 호수 사이 새로운 공간에 대한 묘사다. 그러니 한마디로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상상력에 기반한 것이다.

 

Q. 한국 작가의 소설 중 읽어보신 책이 있습니까?

 

A. 독일어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배수아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았다. 그녀가 취리히에 있을 때 만난 적도 있다. 그 다음으로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도 좋아한다. 그 책을 읽으며 마르코스 독재가 떠올랐다. 서정적인 문체를 가진 오정희 작가의 책도 좋아한다.

 

Q. 향후 집필 계획이 있으십니까?

 

A. 내년 1월에 새로운 책을 발간할 계획이 있다. 요즘은 요청 받은 신문 칼럼을 쓰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현재 중국어를 배우는 중이고, 중국어를 통해 세상을 표현해볼까 구상중이다.

 

 

 

 

 

 

자칫 호세 리살의 삶을 다룬 역사서로 오해할 수 있는 이 소설은, 사실 아름답고 비밀스러운 언어에 집중한 책입니다. 낯선 따갈로그어와, 마닐라의 문화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읽지 않았다면, 제 인생에 이런 것들을 신경이나 한번 썼을까요?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어 너무 즐거웠습니다. 이게 강연 서두에 서요성 교수님께서 말한 감각과 사유의 확장일까요?

 

 

 

 

아름다운 밤 보내라는 아네테 훅 선생님의 인사로 강연은 마무리됐습니다. 강연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쉬워하지 마세요. 선생님을 직접 만나볼 기회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아네테 훅 선생님은 1021일부터 열리는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스위스 대표로 참여하십니다.디아스포라를 주제로 다른 작가님들과 대화를 나누신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은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그전에 선생님의 유일한 한국어 번역서인 <빌헬름 텔 인 마닐라>는 꼭 읽어보고 가셔야겠죠?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 송태웅 지음ㅣ산지니ㅣ160쪽

 

 

송태웅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새로운 인생'을 펴냈다. 그는 나해철 시인의 평처럼 '지리산 고독 시인'이라 할 만하다. 화려한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지리산 자락, 전남 구례군 마산면에 터 잡고 지리산을 오르내리며 산다. 그가 써내려간 시편은 지리산 깊은 산속 같은 '고독'이, 그리고 그 정반대 사면에 '그리움'이 배어 있다. 1980년 광주의 5월 그날을 겪었고, 신산스런 삶의 파편을 껴안고 지리산의 절대 고독 속으로 걸어 들어간 처처한 여정처럼. 그는 "나는 근 20년을 전원만 넣으면/자동으로 돌아가는 녹음기"('귀로') 같은 삶을 살았다고 고백한다. 그곳에서 뛰쳐나와 접해본 다른 세상도 시인에게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였을 터다.

 

"오래 비워둔 방에 불을 넣고 누워/그대 머리칼 사이 불에 남은 미간/생각하며 밝아오는 새벽이 있다/어제는 두 해를 다녔던 직장에서/퇴직금 타 가라고 전화가 왔고/배급 끊겨 무장해제당한/대한제국의 군인처럼/파장한 오일장터를 서성거렸다"('새벽에 쓰는 시')

 

티끌처럼 사소한 삶에도 비탄은 깃들기 마련이고 삶의 고독은 꾹꾹 눌러 파묻은 깊이만큼이나 가슴 시리게 그리움이 꿈틀거리기 마련이다. "수박이라고 심었더니/드디어는 박이 열리던 것처럼/엉뚱하게 돌아가는 생이/오히려 진리인 것도 같다/바다를 건너고/사막을 항해해야만/다시 너를 만날 수 있을까/아침 마루에 나가면/밤새 퀭해진 내가 거울 속에 있었다"('벽지를 보며')

 

시인은 "고독하고 외로운 자만이 모든 것의 혈육이 될 수 있고 모든 것의 영혼이 될 수 있다"고 노래한다. 그리고 온기 있는 인간의 숲에 다다른다. "리어카 가득/들깻단을 싣고 가는 노부부/앞에서 끌고/뒤에서 생을 밀고 가는/늙은 전사들"('안개') 고독 속을 걸어 나와 그가 다다를 '새로운 인생'이 궁금하다.

 

송태웅 시인은 2000년 계간 '함께 가는 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람이 그린 벽화' '파랑 또는 파란' 등이 있다.

 

 

내일신문 안찬수 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새로운 인생 - 10점
송태웅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영화 ‘박열’이 온라인 상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은 이제훈, 최희서 배우가 실제 인물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연기한 작품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들의 독립운동과 삶 그리고 사랑을 보여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배우 최희서가 연기한 ‘가네코 후키코’라는 인물은 한국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로 극찬받은 바 있다. 영화를 관람한 많은 이들이 제목은 박열이지만 영화에서 가네코 후미코 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아 제목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 하층민의 자녀로 태어나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뿐만 아니라 아버지 호적에도 오르지 못해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을 받으며 자랐다. 그러나 불우한 삶의 배경에도 불구하고 배움의 뜻을 놓지 않았으며, 자신의 뜻대로 ‘나는 나’로 살려고 했던 인물이다.

 

가네코 후미코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성장 과정과 왜 조선인들과 함께 독립운동에 가담하게 되었는지를 밝히는 글을 써라는 판사의 말을 듣고 옥중 수기를 작성한다. 영화에서 노끈으로 묶은 두툼한 원고지 뭉치가 바로 그것이다. 세상에 나온 옥중 수기가 바로 ‘나는 나’ (원제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로 부산의 지역 출판사 산지니에서 번역·출판했다. 영화 박열이 상영된 이후 가네코의 옥중수기가 많은 관심을 받아 산지니에서도 개정판을 내놓았다.

 

국제신문 정지윤 인턴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86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빌헬름텔 인 마닐라의 저자 아네테 훅 작가님과 함께합니다.

 

 

10월 18일 이터널 저니에서 스위스 소설가 아네테 훅 작가님을 모시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자합니다. 이날 행사와 대담의 진행은 대구대학교 서요성 교수님이 맡아주셨습니다. 그만큼 풍부하고 내용으로 채워질 예정이니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일시 : 10월 18일 저녁 6시 30분 

장소 : 아난티 코브 이터널 저니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268-31)

 

 

 

빌헬름텔 인 마닐라

아테네 훅 지음·서요성 옮김|산지니|264쪽

 

아네테 훅은 스위스 연방문화재청이 수여하는 스위스 문학상을 수상한 독일어권 문학의 떠오르는 소설가다. 역사학을 전공하고,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공부하면서 글쓰는 이의 존재 의식과 언어의 힘을 배웠다. 세 번째 장편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는 지금까지 작가가 품어온 세계와 의식들이 폭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필리핀의 실존 인물이자 국가적 영웅으로 언급되는 호세 리살을 주인공으로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오가며 풍부한 비유와 암시, 환상적 전개 등이 인상적이 작품이다. 실제 호세 리살은 프리드리히 쉴러의 희곡 <빌헬름 텔>을 따갈로그어(마닐라의 토착어)로 번역했고, 그 작품은 필리핀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스위스 독립을 이끈 전설 속의 인물 빌헬름 텔과 그를 소재로 한 희곡 『빌헬름 텔』, 그리고 작품을 번역해 고국의 독립운동에 불씨를 지핀 호세 리살.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이 세상을 향해 쏘는 붉은 화살과 같은 힘이 아니었을까?

 

 

아네테 훅(Annette Hug)

 

아네테 훅은 1970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취리히 대학에서 역사학을, 마닐라의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전공했다. 귀국한 뒤로 대학강사와 노동조합 비서로 활동하면서 수필집, 단편소설, 세 편의 장편소설을 써냈다. 그는 세 번째 장편소설인『빌헬름 텔 인 마닐라 Wilhelm Tell in Manila』를 통해 필리핀 사람들의 언어인 따갈로그어를 사랑하게 되었고, 나아가 글로벌 세계에서 모국의 모습을 상상했다. 본 소설은 저자에게 자유 문필가로서의 존재의식을 심어주었고, 2017년 스위스 연방문화부 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같은 해 상하이에서 두 달간 체류하는 동안 동아시아에 더욱 관심을 가지면서 다른 공간에서 세상을 사고하는 방법을 깊이 배웠다.

 

 

서요성

 

요성은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독일 빌레펠트대학교 언어문예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독일어권 문학 및 문화를 비롯하여 매체, 인지, 정신의 상관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역서로 『베르톨트 브레히트: 도축장의 성 요한나』(2011), 저서로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2015), 논문으로 「인식과 문화의 맥락에서 미디어의 고찰. 마샬 맥루언의 감각, 말, 글 개념에 대한 비판적 독해」(2017) 등이 있다. 현재 대구대학교 인문교양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제35회 요산문학상 후보가 부산일보를 통해 발표됐습니다. 10개의 작품 중 산지니 도서 정영선 작가님의 <생각하는 사람들>황은덕 작가님의 <우리들, 킴>이 포함되었습니다. 다음주 월요일 결과가 발표된다고 하니, 좋은 결과있길 바랍니다:)

 


 

 

▲요산김정한문학상 최종 추천작 10편을 놓고 치열한 심사가 펼쳐졌다. 오늘날 우리 사회 단면을 다룬 작품이 대거 이름을 올려 시선을 모은다. 부산일보DB·문학과지성사·민음사·일부 연합뉴스

 

 

'한국 리얼리즘의 거장' 요산 김정한(1908∼1996) 선생. 역사의 질곡과 민중의 아픔을 거침없이 풀어내면서도 미학의 끈을 놓지 않았던 요산의 작품 세계는 오늘날에도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요산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고 확장시킨 문학 작품을 가리는 제35회 요산문학상 심사가 16일 오후 4시 부산일보사에서 열렸다.
 


요산의 문학적 이념 부합 '수작' 많아

소설과 수필 중간 단계 문학 시도 등 독특하고 다양한 형식 작품 '눈길' 

여성 특유 감각 돋보이는 작품도

정영선·황은덕 등 부산 작가도 이름 

김숨, 2개 작품 후보 올라 '기염'

 

 

이에 앞서 요산김정한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1년간 출간된 장편소설 및 단편소설집을 대상으로 최종 추천작 10편을 추려냈다. 구병모 소설가의 <네 이웃의 식탁>, 김금희 소설가의 <경애의 마음>, 김숨 소설가의 <너는 너로 살고 있니> <흐르는 편지>, 김인숙 소설가의 <단 하루의 영원한 밤>, 안재성 소설가의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이인휘 소설가의 <노동자의 이름으로>, 정영선 소설가의 <생각하는 사람들>, 최시한 소설가의 <간사지 이야기>, 황은덕 소설가의 <우리들, 킴>(이하 가나다순)이 최종 추천작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추천작에는 부산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정영선, 황은덕)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우리 사회의 가슴 아픈 단면이 소설로 승화된 작품이 대세를 이뤘다. 많이 다뤘음 직한 주제를 작가만의 날 선 시선으로 새롭게 접근한 수작(秀作)이 많았다는 평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소녀의 눈을 통한 일인칭 시점으로 일제강점기 처참했던 현장을 압도적으로 풀어낸 <흐르는 편지>와 대형 화재사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를 중심으로 21세기 파편화된 노동자 문제를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경쾌하면서도 묵직하게 담아낸 <경애의 마음>, 남한에 정착하려는 북한 이탈주민들의 시선으로 남북 양쪽 사회를 조명해낸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6·25 한국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해외 입양(<우리들, 킴>) 문제,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의 노동운동사(<노동자의 이름으로>), 남과 북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했던 한 남자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참상(<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을 고발한 작품도 빼놓을 수 없다.

 

소설과 수필의 중간단계로서의 문학 시도(<간사지 이야기>), 편지소설(<너는 너로 살고 있니>) 등 형식도 다양했다. 엄마 4명의 시선을 통한 공동체의 허위와 돌봄 노동의 허상(<네 이웃의 식탁>), 두 자매와 성폭행 생존자 등 다양한 인물들의 상황(<단 하루의 영원한 밤>) 등에서 빚어지는 여성 특유의 감각과 연대도 돋보인다. 특히 평단과 독자의 지지를 두루 얻으며 2년 전 요산김정한문학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김숨 소설가는 이번에 무려 2개 작품이나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열린 심사위원회는 수상작 선정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토론의 장이 됐다. 올해 심사는 조갑상(경성대 명예교수) 소설가, 유익서 소설가, 황국명(인제대 교수) 문학평론가, 구모룡(한국해양대 교수) 문학평론가, 김경연(부산대 교수)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이날 심사에서 구모룡 평론가는 "요산 선생은 민족, 분단, 주변부, 소수자, 민중 등의 문제를 사실에 바탕을 두면서 소설로 구축해내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경연 평론가 역시 "실망스러웠던 작품도 있었지만 추천작 모두 좋은 소설이다. 요산의 문학적 이념과 세계에 부합되고 밀도 높은 작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황국명 평론가는 "책을 읽으면서 젠더를 의식하게 됐다. 죽었다 깨어나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극한 경험을 해볼 수 없다는 절망감이 컸다. 생생한 고통에 압도됐다"고 말했다.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조갑상 소설가는 "일관성은 있으나 작품의 전·후반 불균형이 문제가 되고, 주제에 대한 치열성이 부족한 작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익서 소설가는 "작가는 사소한 것이라도 취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의문을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생각하는 사람들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봉생문화상을 수상한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지 않은 유일한 곳, 북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국경을 넘어 남한으로 온 사람들. 이 소설은 탈북자들을 소재로 하여 그들의 남한에서의 삶과 한국사회의 또 다른 어둠을 그려낸다.

주인공 주영은 간판 하나 제대로 걸리지 않은 출판사에 면접을 보러 간다. 그곳에서 만난 국정원 '코'는 그녀에게 인터넷 댓글 업무를 지시한다. 대선이 끝난 후, 코는 주영에게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교육 기관인 유니원 계약직 자리를 제안하고, 주영은 유니원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이유로 남한을 선택한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정영선

 

1997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소설집 『평행의 아름다움』, 장편소설 『실로 만든 달』, 『물의 시간』, 『부끄러움들』,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 등을 집필했다.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봉생문화상(문학)을 수상하였으며, 2013~2014년 교육부 파견교사로 경기도 안성의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내 청소년 학교에서 근무하였다.

 

 

 

 

 

우리들, 킴

 

제10회 부산작가상, 제17회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한 황은덕 작가의 소설집. 황은덕 작가는 2009년에 출간된 <한국어 수업>을 통해 입양, 이민자, 소수자의 이야기를 전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입양의 상처를 초점화한 전작과는 달리 입양을 결과하는 사회구조와 남성권력을 겨냥하는 동시에 당사자들의 능동성과 연대성을 부각시킨다.

인구가 줄어든다며 출산을 장려하면서도 입양은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 소설집 <우리들, 킴>은 총 일곱 편의 작품 중 네 편이 입양에 할애되어 있고 나머지 세 편은 불륜과 미혼모 등의 치정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 또한 입양서사와 포함관계를 이룬다. 표제작 '우리들, 킴'을 비롯해 '엄마들', '해변의 여인' 등의 작품을 통해서 입양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끊어진 관계를 둘러싼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2006년 미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글로리아', 흐트러져 버린 가족 관계의 조각들을 수습하는 덕순의 이야기 '열한 번째 아이', 불안한 사회적 위치와 불완전한 관계를 통해 오늘날의 고독을 엿볼 수 있는 '불안은 영혼을,', 사는 게 힘들었던 어느 청춘의 아픈 고백 '환대' 등 여성과 사회, 불안과 고독, 삶과 고통에 대한 가녀린 이야기들이 자리한다.

 

황은덕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서울과 미국에서 각각 방송작가와 시간강사로 일하며 생활했다.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한국어 수업』, 역서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를 펴냈다. 제10회 부산작가상, 제17회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2017년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 - 10점
정영선 지음/산지니

 

 

우리들, 킴 - 10점
황은덕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책의 해를 맞아 출판사와 독자가 ‘함께 모여서 읽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독서모임,
이름하여 ‘모다 읽기’!

그 두 번째 모임이 지난 9월 19일에 있었습니다.
이날도 비가 왔었는데요, (모다 읽기 시간마다 비가 오는듯한^^;)
그래도 참석자분들 모두 시간에 맞추어 산지니x공간에 모여 주셨어요.

 

두 번째 모임은 산지니의 도서 <나는 나>를 읽고 이야기해보았는데요,
<나는 나>는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를 담은 책입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작년에 개봉한 영화 ‘박열’을 통해 많이 알려졌지요.

영화 속에서도 ‘옥중 수기’가 중요하게 다루어져서, 책과 영화를 함께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함께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독서모임에서 가장 설레는 시간, 참석해주신 분들의 소개를 들어봐야겠죠?
(익명성을 위해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
각자의 닉네임에 대한 이유는 맨 아래 마무리 부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게 된 계기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S 편집자
책의 해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기획하며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나는 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불꽃같던 삶을 살았던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영화 ‘박열’을 통해 유명해진 산지니의 효자 도서이기도 해서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 스텔라
저는 영화에 대해서 들어보기는 했었는데, 책을 읽기 전엔 실존 인물인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산지니출판사의 SNS에 올라온 모다 읽기 공지를 보고, 실존 인물인 것을 알게 되어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또 책의 제목 ‘나는 나’가 책을 읽기 전부터 왠지 모르게 딱 와 닿았어요. 읽고 싶은 제목이랄까...? 그리고 영화 관련 직종에서 일하다 보니, 영화와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흥미로워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달래룸메
가네코 후미코 ‘박열’을 먼저 보고,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박열을 만나기 이전의 가네코 후미코의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 가네코 후미코라는 인물에 대해 더 알아보고,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백설기
저는 영화 ‘박열’과 책 ‘나는 나’ 두 가지 모두 알지 못했는데요, 독서모임 공지를 통해서 책과 영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남북공동회담도 있었고, ‘국가’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었는데, 아나키스트로서 국가라는 관념을 떠나서 신념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 또 한 명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의 소개를 들어보고,

본격적으로 <나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에서는 ‘박열을 만나는 지점’까지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고,
영화 ‘박열’에서는 박열을 만난 이후 가네코 후미코의 말기를 볼 수 있는데요.

 

'박열' 속에서 오히려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가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요. 그래서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를 기승전결으로 나누어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기 - 박열과의 만남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이 월간청년에 개제한 <개새끼>라는 시를 보고, ‘이 남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달을 보고 짖는
보잘 것 없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박열, <개새끼>

 

가네코 후미코는 이 시를 읽은 이후 무작정 박열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였다고 해요.

이때 가네코 후미코의 나이는 20살이었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강단 있는 선택을 하는 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박열과 만나는 장면에서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에게 “나도 아나키스트에요.”라는 말을 하는데요. 아나키스트의 개념에 대해 함께 보실까요?

 

아나키스트


- 아나키즘을 추구하는 사람. 아나키즘은 국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억압과 지배를 반대하고 사회혁명을 통해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흔히 ‘무정부주의’로 번역하지만, 아나키즘이 무정부주의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전해져 민족해방운동 이념의 하나로 기능했다.

 

- 아나키즘은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며 모든 종류의 지배 권력을 부정한다.

 

이 ‘아나키스트’라는 개념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잇는 개념으로 작용하며 둘 사이를 끈끈하게 합니다.

 


승 - 옥에서의 생활

 

 

그렇게 동거를 하게 된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그즈음 일본에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고, 일본 정부는 민란 봉기를 막기 위해 조선인에 대한 괴소문을 퍼뜨립니다. 또한 관동대학살 사건으로부터 대중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희생양과 사건을 찾아냅니다. 그렇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 정부의 타겟이 되어 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가네코 후미코는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일본 검사를 당황하게 하죠. 심문 도중 가네코 후미코는 검사에게 "박열은 나에 대해 어떻게 진술하였는가”라고 묻기도 했는데요, 검사는 박열이 “그녀에 대한 진술을 내가 하면 그녀의 마음에 상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가네코 후미코의 ‘주체적 판단’에 맡긴다”라 말했다고 전해줍니다. 가네코는 그 말을 듣고 싱긋 미소를 짓는데요, 이 장면에서는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의 동등하고도 조금은 독특한 사랑의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 - 박열과의 사랑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은 동지로서도 사상과 의견이 맞았지만, 연인으로서의 사랑도 불같았는데요.

영화 속에서는 옥중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옥중이지만, 사상범으로서 또 검사의 동정으로 박열의 소원을 들어주게 된 것인데요.

이 부분에서 박열은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하고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 정부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임신 가능성을 제기하며 자살로 위조한 살해를 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든 안타까운 죽음이지요...

 


결 - 옥중수기를 맡기는 후미코

 

 

후미코는 자신이 옥중에서 썼던 수기를 선배 ‘구리하라’에게 맡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책으로 출판해달라고 말을 하는데요. 출판할 때 지켜달라고 당부한 내용은 책에 함께 실렸습니다.

 

구리하라 형


* 기록 외의 장면은 전후 관계 등에 있어서 조금 윤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인 것에 생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사실의 기록으로서 봐주고 다루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문체는 어디까지나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가능한 평이하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사여구를 사용한다든지 지나친 기교를 부린다든지 우회적인 형용사를 붙인다든지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원고를 많이 고치지 말고 최대한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써달라는 것을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각자 인상 깊었던 구절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나의 불행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줄곧 학대당했다. 나는 ‘자신’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모든 과거에 감사한다. (…)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벌써 열일곱 살이 되었다.

- '도쿄로!' 중


모든 일에 열정을 갖던 당시 나는 고학을 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확실히 꺠달았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고학을 하더라도 훌륭하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훌륭하다고 대접받는 사람만큼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노예로 살아왔다. 참으로 많은 남자들의 장난감으로 살아왔다. 나는 나 자신을 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을해야 한다. 그렇다. 나 자신의 일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그것을 알고 싶다. 그것을 깨달아 실천하고 싶다.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한 가지 더 물어볼게요. 당신은 민족운동가인가요? (…) 사실 난 조선에 오랫동안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 때문인지 민족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조선인이 아니라서 그들처럼 일본으로부터 억압받은 일이 없으니, 조선인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할 마음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군요. 그러니까 당신이 만약 독립운동가라면 유감스럽지만 당신과 함께할 수 없어요.”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등 책속에 공감을 일으킨 많은 이야기 중에는, 모두 다 그녀의 주체성과 항상 철저하게 ‘자신’의 모습을 살고자 노력했던 아나키스트로서의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모임의 끝에는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생각을 짧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S 편집자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자, 평소에 다른 사람의 평가를 많이 생각하는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한 모습을 닮고 싶기도 해서 한 구절을 인용해서 곱씹으며 시간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 스텔라

 

 

 

 

 

 

 

 

 

 

 

 

 

 

 

 

 

 

 

 

 

 

 

 

 

 

 

 

 

나의 스무살과 후미코의 스무살을 비교해보게 되었다.

독립적이고 당당하지 못한 내 못난 스무살에도 고민과 진지함은 있었다.

담담하게 읽히지만 내내 기억나는 사람, 그녀의 이야기는 진정 '선물'이었다.

 

 

어릴 적에 '라스트 콘서트’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봐서 그 이후로 쭉 주인공의 이름 ‘스텔라’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나는 나>를 읽으면서, 아나키스트로서 “행동하고 사상적 모임을 꾸리고, 기존 체제를 깨부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 그 시대에도 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어요. 세상을 원망하고 그치는 사람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20살 때 어땠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20살의 그녀가 굉장히 대단하고 멋있게 보였어요.

대학생 시절,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해 인식은 했지만, 현실에 내던져 살아가기 바쁘단 핑계를 대며 30년을 살아왔고, 결국 재작년에서야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러기는 힘든 일이지만, 우리 모두 가네코 후미코처럼,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그 안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달래룸메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삶의 갈림길에 서서 문경에 잠든 당신을 생각하겠습니다.

 

오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달래는 제가 키우는 햄스터의 이름인데요,
닉네임이 어째 조금 깨는 것 같지만 제 정체성이기 때문에^^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 백설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 않던 그녀의 삶을 보며
제 삶의 지향점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순응하며 산 건 아닌지...
그녀 삶의 마지막이 ‘부정’만은 아니었길 바래봅니다.

 

닉네임은 오늘 준비해주신 간식 ‘백설기’를 보고 지었습니다.

 


모다 읽기 세 번째 시간에서는,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염원하고 실천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모여

여러 가지 감상을 나누어보았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각자의 감상이 다른 것을 보며
독서모임의 필요성과 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다읽기의 마지막인 세 번째 시간은
사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책,

<폴리아모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 공지 바로가기

 

마지막 모임인 만큼, 모임 후에는 맥주 한 잔과 함께

편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지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osted by 실버 편집자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입니다!

성황리에 종료된 1차, 2차 <모다 읽기 독서모임>에 이어

3차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은 <폴리아모리>입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부담갖지 말고 신청해주세요:)

11월 8일 저녁 6시 반 산지니X공간에서 만나요 

 

 

Posted by 전예솔

서울혁신파크 피아노 숲에서 내일(13일) 토요일 축제가 열립니다. 은평 북페스티벌로 벌써 3회째네요. 산지니 저자 두 분이 여기에 출동합니다!ㅎㅎ


싱그러운 웃음을 가진 <습지 그림일기>의 박은경 작가와 

청아한 목소리를 가진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의 조혜원 작가입니다.


박은경 작가는 부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날 아이들을 위한 작은 이벤트도 준비한다고 하시네요. 

어떤 이벤트일지 궁금합니다!^^







오랜만에 두 분 소환(?)합니다.

많이 놀러와주세요!



서울 도심에 나타난 고마운 습지!-『습지 그림일기』(책소개)

깊은 산골에서 펼쳐지는 작은 행복 이야기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책 소개)



Posted by 동글동글봄

지난 1010일 저녁 630산지니X공간에서는 대학, 정치를 배우다의 저자 정천구 선생님과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날 강연은 오늘날 정치 주체로서 국민이 가져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주제로 90분가량 진행됐습니다.


 

 

 

2년 전 겨울 민주주의의 뜻을 찾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우리는, 그 거리에서 내가 민주사회의 일원임을 절실히 느꼈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선 어떤 것이 더 필요할까요? 정천구 선생님의 이야기에서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정천구 선생님의 대학, 정치를 배우다는 논어, 맹자, 중용에 이은 사서의 마지막 편인 대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학은 정치나 통치에서 흔히 간과하는 주체의 문제를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대학, 정치를 배우다는 성리학적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 정천구 선생님만의 시선을 순우리말로 쉽게 풀어낸 책입니다. 그리고 오늘 강연을 위한 교과서이기도 했습니다.

 

 

 

대학은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해설한 번역서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정천구 선생님의 해설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주희를 벗어난 시선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중에 나온 책들은 주희집주를 기본으로 합니다. 이런 책들의 문제는 정치를 개인 수양의 차원에서 해설한다는 점입니다.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는 해설은 현실 정치와 거리가 멀었고, 통치 철학의 쇠퇴를 불러왔다고 합니다.

 

 

 

이날 강연은 Q&A 시간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에 있었던 질문과 정천구 선생님의 답변은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Q. 선생님께서도 책 집필 시 다른 학자의 책을 참조하십니까?

 

A. 저는 기존 책에 불만이 있어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해석자들이 원문의 내용에 고작 몇 마디 덧붙여 늘여놓은 정도로 출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숨겨진 의미, 맥락 등은 독자가 파악하기 힘들었죠. 제 학생들에게 차마 그 책을 사서 보라 권하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 아마존을 통해 영미권에서 해석한 책들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저자마다 해석의 기준이 명확하더라고요. 그래서 용어도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군자를 우리는 관습적으로 모두 사용하는데, 영미권에서는 누군가는 ‘gentleman’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superior man’으로 번역합니다. 단어 하나에도 해석의 기준이 들어가는 거죠. 우리나라에도 그런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번역서라 해놓고, 한자를 그대로 읽어놓은 수준에 그치는 책도 많았습니다. 우리말이 매끄럽게 이어지지도 않고, 번역투 그대로 옮기는 거죠. 그러니 자연스레 한자 언어권과 멀어진 젊은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젊은이들이 논자, 맹자를 싫어한다고 하는데,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전달 방식이 낯설기 때문이죠. 요즘 애들은 한문보다 영어가 더 친숙합니다. 저는 제임스 레그가 영어로 번역한 유교 경전을 제가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며 수업했습니다. 이런 형식이 요즘 애들한테는 더 친숙한 거죠. 내가 배운 걸 그대로 고집하면 안 됩니다.

 

 

Q. 국가의 정치 주체를 국민이라 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동아시아 각 나라의 국민성에 차이가 있습니까?

 

A. 일단 국민이란 단어부터 정정하자면 사실 시민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국민은 황국신민의 준말로 신하로서의 백성이란 뜻이라 전근대적인 단어입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도 국민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실 백성은 '백 가지 성씨'를 뜻하는 말로 민중이 아닌 귀족들만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진시황의 천하통일 이후 ()이 귀족부터 민중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말이 되었습니다. 관습적으로 국민, 백성이란 단어를 쓰지만 정정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정치 주체에 대해 질문해주셨는데, 중국은 정치 주체가 시진핑입니다. 황제죠. 여전히. 우리는 민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사무라이()의 나라입니다. 일본은 여전히 신분제 사회로 지금 정치인을 보면 다들 예전부터 유서 깊은 정치인 집안 입니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정치 주체가 백성이었고, 속담에도 안 보이는 데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민중이 주체였던 거죠. 이 문화는 지금의 문화에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연예인의 수식어를 보면 중국의 경우 황제에 버금가는 사천황이란 표현을 자주 씁니다. 우리나라는 국민가수’, ‘국민배우등 국민00을 붙이죠. 일본은 가수왕이라 수식합니다. 이런 작은 부분에도 누구를 주체로 생각하고 있는지 드러납니다.

 

 

이날 정천구 이날 강연을 마치며 민주주의는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라 표현하셨습니다. 흔히 무질서를 혼돈이라 착각하기 쉬운데, 질서 또한 혼란할 수 있다고 하시며 어지러운 세상을 완전히 바로잡자는 생각은 독재로 이어진다고 하셨습니다. 민주주의에는 정답이 없고, 다만 질서와 무질서 사이 균형을 잡을 뿐입니다. 정보가 넘쳐나고, 나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지금 사회에서, 정치 주체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결국 균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조로움 삶 속에도 끊임없이 무질서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우리가 깨닫지 못할 뿐이죠. 무질서를 깨닫는 순간 지루함을 깨고, 창의적인 곳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일상의 감각을 깨우는 것은 곧 일상의 정치적 감각을 깨우는 것과 같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내몸, 가정 뭐 하나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나를 조율하고, 가정을 조율하는 것이 사소해 보이지만, 정치 주체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아닐까요.

 

 

 

여기까지가 정천구 선생님과의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하루 24시간 중 고작 90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제 하루의 무질서를 깨닫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저자와의 만남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은 대학, 정치를 배우다를 읽으며, 정천구 선생님의 말씀에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대학, 정치를 배우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한국 지역 책의 미래

 

강수걸(산지니 대표)

 

 

 

 

 

1. 지역출판 정책의 현황

 

지역 출판의 미래를 위해서는 물론 지역에 위치한 출판사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정책의 도움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 먼저 지역출판 관련 정책의 필요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2018년 제주도에서 제정된 출판조례를 제외하고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를 강제하는 출판관련 법제는 전무하다. 대한민국 중앙정부는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4(출판문화산업 진흥계획의 수립시행)에 따라 출판문화산업의 진흥에 필요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44항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진흥계획을 수립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광역단체장에게 협조를 요청하거나 시도지사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임의규정으로 입법되어 있다. 그리고 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어디에도 지역출판 육성에 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출판문화산업 진흥계획이 5년 단위로 진행 중이지만, 실제로 지역 출판에 대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산지니가 있는 부산시에서도 지역 출판 우수도서를 선정 제도를 작년까지 운영하다가 올해에는 그마저도 폐지한 상황이다.

 

독서문화진흥법 3(국가 및 자치단체의 책무)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독서 문화 진흥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여 시행하여야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제1항에 따른 시책을 수립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상호 협력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4장 독서진흥에서 제8(독서 교육 기회 제공), 9(지역의 독서 진흥), 10(학교의 독서 진흥), 11(직장의 독서 진흥), 12(독서의 달 행사 등)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제3(국가와 자치단체의 책임)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산업 진흥을 위하여 필요한 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산업 진흥을 위하여 기술의 개발과 조사연구사업의 지원, 외국 및 문화산업 관련 국제기구와의 협력체제 구축 등 필요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부분이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만큼, 출판계의 의견을 대변하는 출판단체에서 지역 출판 지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의 개정(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신설)을 통해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가 중앙정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출판 진흥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입법과정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2.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의 지역출판정책 검토

 

출판문화산업의 진흥발전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16(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설치 등)에 따라 2012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설립되었다.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의 지역출판산업육성사업은 도서기증 창구의 일원화 및 상시적으로 연계하는 중개센터 설치운영을 통해 책나눔 문화 확산 및 책 읽는 사회분위기 조성, 지역출판산업 재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양성 지원 등의 사업이 시행되고 있으며,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5년도에는 지역문화자원과 연계된 지역 특화 출판콘텐츠 발굴, 지역 출판문화산업 활성화 도모, 관람객 등의 문제로 독서행사가 어려운 지역에 축제를 활용한 독서문화행사 지원, 지역 대표축제와 책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축제 모델 구축을 통해 지역 출판산업 및 독서문화 활성화에 기여,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를 거점으로 출판문화도시로의 재도약 도모, 변화하는 출판시장에 대응한 전략으로 지역출판콘텐츠 경쟁력 제고,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의 원활한 안착과 활성화 유도 등이다.

2016~2017년도에는 국민 책 기부 센터 설치운영, 책 기부센터 설치(진흥원 1층 제1자료실), 후원도서 접수 및 도서 기증(사회복지기관 등), 대구출판문화산업육성 지원, 출판 실무 역량 강화 교육 실시(8개 과정 230시간 교육), 콘텐츠 창작생산 인력 집중 육성(멘토링 및 시제품 제작 지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2018년도에는 처음으로 지역출판산업 활성화 지원(65백만 원)사업을 실시하여 지역출판산업 및 지역출판문화 활성화 관련 공모사업을 통해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2015년도부터 지원하던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의 출판산업 지방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지원(65백만 원)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창작지원 우수콘텐츠 발굴, 책나눔센터 운영지원(20백만 원), 지역서점 종합관 전시 지원(50백만 원, 서울국제도서전 기간 중 종합전시관을 마련하여 지역서점 홍보)을 진행하고 있다.

 

위와 같이 여러 가지 사업이 있지만 진흥원의 홈페이지에 홍보하고 있는 주요 사업에는 지역출판사를 위한 사업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위에 제시된 지역출판산업육성 사업도 세부사항을 살피면 지역출판을 위한 뚜렷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예산마저 전국에 위치한 지역출판사에게 골고루 배분되기보다는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지원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와 비교해 파주에서는 열린도서관, 파주출판도시활성화 사업, 파주출판도시 세계클러스터 조성사업, 파주어린이책잔치 등 많은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주출판단지 활성화 지원을 통해 출판산업 육성 및 출판산업 인프라 구축, 산업과 문화가 융합하는 복합문화산업단지 조성 및 출판단지의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을 시행하였다. 세부 사업을 살펴보면, 어린이책잔치(160백만 원), 인문학강좌(200백만 원), 국제출판교류(107백만 원), 국제출판포럼(77백만 원), 동아시아 책의 교류 심포지엄(30백만 원), 관광활성화(197백만 원), 파주에디터스쿨(93백만 원), 출판도시 멀티체험관 활성화(104백만 원), 출판도시 복합문화조성(430백만 원), 출판도시 허브사이트 개발(50백만 원), 파주출판도시 자문회의 등 운영 관리(10백만 원) 등이 있다.

 

파주에 많은 출판사가 위치해 있기는 하지만 지역에 위치한 출판사가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에 비해서 그 크기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으로 보여 지역 출판사 경영자로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열악한 환경의 지역 출판사에 더 많은 지원이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3. 지역출판정책의 필요성

 

지역출판과 관련해서는 2017<제주한국지역도서전 자료집>에 부길만 교수가 쓴 글을 인용해 좀 더 상세히 그 현황과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지역출판과 지역도서전에 대한 논의는 그동안 다소 이루어졌고, 기본적인 개념 정립도 되어 있는 상태이다. 지역 출판이란 지역에 소재를 둔 서적 출판, 교과서 및 학습서적 출판, 전자출판 및 유통, 도소매업 서점영역으로 규정한다. 또한 지역출판물은 서울과 파주출판단지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소재 대형 출판사를 제외하고 지역소재 서적 및 매체 출판업자가 발행한 책, 지역소재 잡지, 지역소재 인터넷 모바일 전자출판서비스업자가 제공하는 출판 콘텐츠, 지역에 소재를 둔 사업자가 발행하는 서적, 잡지, 전자출판물 등이다.

백원근(2009. 7.)정부, 지방자치단체의 독서 진흥정책은 종국적으로 국민을 위한 풍요로운 독서환경의 조성에 있으며, 지역문화 발전 및 독서자료 제공의 토대인 지역출판에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공동체의 폭넓은 관심이 요청된다.”고 전제하며,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지역문화 창달, 지역발 문화 콘텐츠의 생산기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지역 출판사들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다양한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둘째, 지역출판에 대한 상을 만들어 지역출판의 의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한다. 셋째,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지역에서의 도서전 개최를 출판, 서점, 도서관, 교육단체 등과 연계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넷째, 독서 생활화를 유도하기 위해 독서 이벤트 프로그램을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범위 내에서 공모제로 지원하는 지원책 확충이 필요하다.

또한, 백원근(2016. 3.)지자체가 지역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지역 서점과 도서관이 지역 출판물 코너를 만들어 지역 특산품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부길만(2015. 5.)은 이렇게 언급했다. 오늘날 지역문화가 크게 발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는 치역출판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역출판을 살려내어 지역문화 발전의 원동력이 되게 하고, 이를 통하여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역출판은 지역 자원의 네트워킹이 전제되어야 지속성과 의미를 높일 수 있다. 지역출판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문화와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 지방정부에서 독서 진흥을 해야 한다는 법 규정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지자체는 몇 곳 되지 않는다. 우리가 지방으로 눈을 돌릴 때 우리 문화와 역사의 고유성과 보편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이에 따라 해야 할 과제도 많아질 것이다.

 

이와 같이 지역출판에 관한 현재사항과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하다. 진흥원을 비롯한 출판 단체에서 지역출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면, 지역문화를 살리고, 수도권에 국한된 상태에서 발전이 가로막혀 있는 한국출판산업을 지역출판의 활성화를 통해 확장시켜 지역의 출판 생태계뿐만 아니라, 문화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4. 지역출판의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한 네트워크 사례

 

산지니x공간

 

지역에서 출판 활동을 하면서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한 독자와의 친밀한 소통의 필요성을 느껴오던 중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역출판 활성화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난 7월 산지니x공간을 개관했다.

산지니x공간은 산지니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문화공간으로, 상시 운영되는 책 관련 전시와 함께 독자와 소통하는 독서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출판도시 인문학당 강연,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산지니x공간은 직장인들이 많고 근처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 접근성이 높은 센텀시티 센텀스카이비즈 A710호에 위치하며, 평일 10~17시에 상시 오픈한다.

이번 산지니x공간 프로젝트는 부산 문학과 출판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 부산의 출판과 문화 현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은 물론, 나아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는 것까지에 그 목표를 둔다.

 

현재 운영 중인 프로그램은 이러하다.

 

책 식탁 - 커피, 차와 함께 글의 맛을 음미하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독서 의자 - 수영강을 바라보며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여유를 누리다

편집자의 책상 - 작가의 글을 맨 처음 대하는 편집자의 마음에 남은 글귀를 따라 적다

베란다 독서공간 - 산지니의 책들과 마주하다

전시 - 지역 출판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다

 

현재 산지니x공간에서는 <책 제목 키워드로 보는 부산지역 출판의 작은 역사> 전시를 하고 있다. 전시 기간은 2018. 9. 21.까지이다. 지역출판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위상에 관련해서는 2018<책 제목 키워드로 보는 부산지역 출판의 작은 역사> 팸플릿에 구모룡 교수가 쓴 글을 인용해 좀 더 상세히 밝히겠다. 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구모룡 교수는 <책 제목 키워드로 보는 부산지역 출판의 작은 역사> 팸플릿의 지역출판 다변화와 과제,’ ‘21세기 책의 위상에서 아래와 같이 언급한다.

 

-지역출판 다변화와 과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경유하면서 지역출판의 가능성과 한계가 드러났다고 본다. 가능성은 인쇄에 종속된 상황을 탈피하여 전문성을 획득하였다는 데 있다. 특히 문학 전문 출판 시대를 열었다는 데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 시와 소설과 비평과 아동문학 등의 장르별 계열화를 이룬 사실도 괄목할 만하다. 빛남, 해성, 전망, 작가마을, 시와사상사, 신생 등이 각기 계열화하고 있는 출판 내용에 대한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시선, 소설선, 비평선 등으로 집약된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러한 출판 계열화의 수준과 특성이다. 자비 출판이나 기금수혜 출판을 빈번하게 수용하다 보면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완성도 높은 책을 출간해야 한다는 목표를 견지해야 하는데 기획이 아닌 경우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지평과 시로, 빛남이 겪은 시행착오와 무관하지 않다. 한계는 자족 시스템에서 유발한다.

기획출판이 가능하려면 편집자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 대부분 직원이 3인 이하의 일인출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보니 출판사가 책을 만들어낸다는 개념이 부족하다. 편집자와 더불어 디자인 영역의 보완은 필수적이다. 북디자인은 책을 잘 만든다는 개념을 넘어서 수용자와 소통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문학 중심성을 극복해야 한다. 장르의 다변화뿐만 아니라 책을 구성하는 내용과 형식의 쇄신을 끊임없이 요구받고 있는 현실이다. 작가가 제시하는 의미가 그대로 수용되는 경우는 없다. 출판 기획, 편집, 디자인이 매개되어 독자가 책을 통해 의미를 형성하도록 유인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실에 비출 때 그동안의 문학 중심 출판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지역출판의 혁신은 출판 내부에서 진행되었다. ‘비온후’(2000)는 건축 중심으로 특화된 출판사이다. 월간 이상건축의 성취를 담보하는 출판사의 감각이 신선하다. ‘산지니’(2005)는 인문사회과학 출판의 가능성을 전개하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일인출판을 넘어서는 규모에 편집자 회의체라는 운영방식을 도입하여 창의적인 경영의 장을 열었다. 다양한 출판을 계열화하는 한편 기획-편집-디자인이 환류하는 양상을 보인다. ‘호밀밭’(2009)의 등장도 부산지역 출판의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독서대중과 네트워크를 통하여 책의 가치를 제고하는 노력이 꾸준하다.

 

출판은 단지 책을 만드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와 대화하면서 독자에게 알맞은 책을 만드는 수행이다. 마땅히 텍스트의 외부도 중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을 시도하고 다양한 글쓰기와 새로운 독서를 창안해야 한다. 그러니까 출판은 여러 행위자들이 만나는 장이다. 이러한 장에는 글쓰기를 둘러싼 권력과 모험, 새로움과 자유, 소통과 사랑이 내재한다. 어느 일방의 관계가 아니다. 출판은 장을 확장하며 유연하게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손에 잡히고 읽히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 저자를 변화시키는 이는 유능한 편집자이다. 나름의 이념을 지닌 편집자들이 출판의 미래 지평을 열어야 한다. 그동안 지역출판은 이러한 편집자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편집자를 육성하지 못했다. 편집자들이 매개되어 출판의 장이 더욱 활기를 얻는다.

저자의 권위와 자본의 권력이 출판을 좌우하지 않는다. 저자의 변화와 독서대중을 위한 책의 생산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요청이다.

지역출판이 새로운 단계의 도약을 위해 내외적 혁신의 과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기획의 부족, 디자인의 미흡함, 자비와 지원에 의존하는 자족적 시스템 등에 대한 문제 인식은 비온후, 산지니, 호밀밭의 출현으로 두드러졌다. 자기 쇄신과 미디어로서의 책에 대한 재인식이 보태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부산지역의 출판이 독자적이고 본격적인 시대를 이제 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중심주의의 내부 논리에 갇히지 않고 로컬에 뿌리를 내리면서 더 큰 스케일을 전망하는 기획과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 21세기 책의 위상

원고지에 또박또박 글을 써나가던 시절이 아득하다. 타자기로 찍어 쓰던 기억도 멀다. 전동타자기를 잠시 사용한 적도 있지만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20세기 후반은 그 어느 때보다 글쓰기 매체의 변화가 심했다. 마찬가지로 인쇄와 출판도 전환기를 맞았다. 1990년대에 컴퓨터가 보급되고 한글프로그램이 진화하면서 활판 인쇄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디지털 시스템이 자리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하는 시기와 미디어의 변화가 병행하는 양상은 단지 우연은 아닐 터이다. 20세기 후반의 대중문화 시대는 문자 문화보다 사진과 영상 문화의 빠른 발달을 가져왔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책의 위상에 대한 논쟁을 가열한다. 문학의 죽음이 운위되고 전자책의 활성화를 예견한다. 이러한 현실에 대응하여 출판 디자인의 쇄신이 일어나고 있다.

21세기에 이르러 인류의 형질 변경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오랜 인간 문화의 패턴인 책이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인문학의 위기가 기존 인문학의 위기이고 문학의 위기가 기존 문학의 위기이듯이 책의 위기도 출판 관습의 위기일 가능성이 크다. 내용과 체제를 혁신하는 디자인 혁명으로 출판물의 형태와 범주를 달리하면서 책의 공유가치를 향상해야 한다. 더불어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장을 다채롭게 만들어내는 기획이 요긴하다. 경계를 넘어서는 디자인 못지않게 책과 이미지와 장소의 혁신적인 공진화가 요구된다. 이제 책은 미디어이자 많은 사람들이 공생공락하는 장소이다.

 

이와 같이 지역출판이 걸어온 길과 미래에 대해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하다. 오늘날에 지역서점, 지역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지역출판에 대한 이야기는 정리된 것이 없다. 부산 지역 책 역사관이라든지 지역 책을 단위별로 정리된 논문 등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역 단위별(지역출판사, 연구재단)로 출판의 역사를 정리해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그 정리된 결과물을 산지니x공간의 경우처럼 전시하면 지역 출판 생태계에 활발한 영향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월간 토마토

 

산지니가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한 예는 대전에 위치한 출판사 월간 토마토에서도 볼 수 있다. 월간 토마토는 전시와 공연의 역사가 오래되어 2008년부터 10년째 그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월간 토마토의 연혁은 아래와 같다.

 

2007월간토마토 창간

20085대안문화예술공간 voir’ 운영

20104월간토마토 사옥 1북카페 이데운영

20127작당모의 방, 세미나실 딴데운영

20135월간토마토 창간 6주년 기념 기획 공연 옥상콘서트 진행

201312이응노미술관 조용한 행동주의전시 참가

20147원도심, 공간의 재발견 포럼 공동주관 ~2015 현재 11회 진행

20151전국 지역문화잡지 기획사진전 <촙스럽네> 주관

20156대전형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

20156프리마켓 삼팔광땡장운영 - ~10.28까지

201510아트레지던시페스티벌 in 전북

201610북카페 이데 1호점 폐업 기념 삼팔광땡장과 이데가면 언제오나콘서트

201711북카페 이데 재오픈

 

위와 같이 월간 토마토는 북카페를 운영함과 동시에 전시, 공연 등을 통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17년에는 문화예술 활동 등을 통한 지역개발사업 및 강연과 강좌 등 시민교육사업을 진행했다. 2017101일부터 20171231일까지 강연강좌 및 문화공연활동을 8회 실시한 내역은 아래와 같다.

 

2017 문화예술 호라동 등을 통한 지역개발사업 및 강연과 강좌 등 시민교육사업

구분 

 실적

 사업기간

비고 

 강연강좌 및

문화공연 활동

8회

 2017.10.01. ~

2017.12.31.

북콘서트 및

불금이데이 

 

 

강연강좌 '대전여지도2-출판기념 북콘서트'

공연일 

참석자 

 참석자(명)

장소 

 비고

 2017-10-30

 후원회원, 일반인

 30여명

북카페이데

 

 2017-11-21

 일반인

 10명 내외

 가수원도서관

 

 2017-11-28

 일반인

 10명 내외

 유성도서관

 

 2017-12-12

 일반인

 10명 내외

 갈마도서관

 

 2017-12-21

 일반인

20여명 

 스페이스플라토

서울-종로 

 

 

문화공연-'불금이데이'

장르 

공연일 

참석자 

 참석자(명)

 장소

 인디밴드

 2017-12-22

 후원회원, 일반인

 27

 북카페이데

 인디밴드

 2017-12-29

 후원회원, 일반인

 16

 북카페이데

 인디밴드

 2018-01-05

후원회원, 일반인

 20

 북카페이데

 치유극

 2018-01-12

 후원회원, 일반인

 28

북카페이데 

 

2018년에는 문화예술 활동 등을 통한 지역개발사업 및 강연과 강좌 등 시민교육사업을 진행했다. 20181월부터 201882일까지 강연강좌 및 문화공연활동을 11회 실시한 내역은 아래와 같다.

 

2018 문화예술 활동 등을 통한 지역개발사업 및 강연과 강좌 등 시민교육사업

구분 

실적 

기간 

장소 

비고 

 강연강좌 및

문화공연활동

11회 

2018.01.~

08.02 기준 

북카페 이데 

북콘서트 및

불금이데이 

 

 

추가 공연 및 전시: 

2018.07.20. <모먼치얼스ep2: 동명이인 프로젝트 시즌2 GV>_장소: 북카페 이데

· 영화 <동명이인 프로젝트 시즌2> 상영

· 이경원 감독과 배우들의 GV 행사

 

2018.07.23.-27 <몽골에서 온 바람> 그림 전시 _장소: 북카페 이데

 

 

*이데, 봄소리에 물들다. 신창수 명창의 판소리/ 가야금, 거문고 공연

*형제공업사 재즈공연

 

매달 1회 이상 문화공연 진행 및 문화행사 집중의 달 선정계획 중

 

 

월간 토마토는 모먼치얼스라는 문화행사 브랜드를 론칭해 저자 강연회, 영화 시사회 등 출판사로서 하기 힘든 규모의 행사들을 운영하고 있다. ‘모먼치얼스는 매달 하나 이상의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브랜드로서, 단지 공연에 국한하지 않고 저자 강연회, 토크쇼, 영화 시사회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행사를 진행한다. 201711월에 북카페 이데를 재오픈하고 매달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행사 기획과 운영에 있어서 문화행사를 전문으로 기획하는 브랜드가 있다는 것이 월간토마토가 문화행사를 잘 이끌어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지역에 위치한, 대부분 영세하고 규모가 작은 출판사가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각 지역의 작은 출판사에서도 나름의 역랑이 닿는 데까지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한다면, 지역 독자들과 소통이 늘어나는 등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담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5. 책문화생태계 조성을 위한 책의 해 사업

 

지역출판만을 위한 사업은 아니지만 연관된 사업 중 올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으로는 책의 해사업이 있다.

책의 해 사업의 목적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인 국민의 지식과 상상력함양, 책의 사회적 위상과 가치 고양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제고, 독서 친화적인 사회 환경 조성을 통한 책 생태계 활성화와 출판 진흥, 책으로 소통하는 독서생활화 기반 조성으로 출판 수요 창출에 기여 등이다.

책의 해 사업은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4(출판인쇄문화산업진흥시책의 수립시행), 5(전문인력 양성 지원), 6(국제교류 지원 등), 7(시설유통의 현대화 지원 등), 8(출판문화산업의 기반시설 등 확충)에 따라 개설되었다.

사업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함께 읽기 사업 : 북튜버 영상 제작, 위드북 캠페인, 북캠핑, 북클럽 리그, 찾아가는 이동 책방, 전국 심야 책방 데이

함께 읽기 사업 : 우리 고전 다시 쓰기, 시민 책독서 프로그램 공모, 지역별 책 플러스(+) 네트워크발족, ‘책의 마을지정 사업, 책읽는 가족 한마당 축제, 도서관 독서모임 확대, 도서관 독서 프로그램 경연대회, 지자체 지역도서전 지원

언론 협력 사업: 비블리오 배틀, 지금 무슨 책 읽으세요?, 11책 읽기 캠페인, ‘책 생태계 비전 포럼시리즈 지상 연재

책 생태계 비전 포럼 : 국제 포럼 2, 국내 포럼(8/월례)

대외협력사업 : 책읽는나라 의원연맹 발족 지원, 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출범 지원, 책나라 도서기증센터 오픈 지원 등

 

이 중 함께 읽기 사업 에 있는 공모사업 중 지역별 시민 책독서 프로그램 공모 지원 사업에 산지니 출판사도 참여해 선정이 되었다. 초청 강연회 방식이 아닌 공동체의 독서활동 관련 사업 우대, 시민 책독서 프로그램을 지향한다는 사업 목적에 따라 독서모임 형태로 네 번의 행사를 진행해 지역독자와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려고 한다.

 

산지니 출판사에서 시행할 시민 책독서 프로그램공모 사업에 지원한 내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업명: “모다 읽기 프로젝트-지역 독자 & 지역 출판사 함께 읽기

여기서 사업명에 들어가는 모다는 모두의 옛말이자 모으다의 준말로, 부산지역에서 널리 쓰인다. 모다 읽기는 모두 함께 읽고, 모여서 같이 읽자라는 뜻을 가진다.

 

사업의 목적: 국내 출판, 독서 환경의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부산은 제2의 도시에도 불구하고 독서 환경이 매우 열약한 실정이다. 그 예로 도서관의 수와 서점, 독립서점의 수는 물론이고, 독서 모임의 수나 그 다양성도 현저히 떨어진다. 이에 산지니출판사는 출판사와 시민이 함께, 좀 더 능동적으로 책을 읽는 활동을 조직하고자 한다. 이 활동은 시민과 지역의 출판사가 함께 읽는과정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독서활동을 증진시키고 출판사와 책, 그리고 독자의 관계를 친근하게 바꾸는 데 그 목적을 둔다. 나아가 지역 문화 융성에 도움을 주고, 동시에 지역 출판사의 우수한 책을 시민에게 홍보할 수 있다.

 

아직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이라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 산지니에서도 저자와의 만남이나 강연 형태의 행사는 많이 진행했지만, 독자와 더욱 친밀하게 소통하는 형태의 사업은 처음이라 우여곡절이 있을 듯하다. 2018년 하반기까지 4회의 사업을 마치고 평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이 책의 해 사업의 지원으로 부산 지역의 독자들과 출판사가 함께 책을 읽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지역커뮤니티와 책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서는 20186월 발행된 <한국출판학연구> 82호에 실린 김정명 교수의 지역커뮤니티와 책문화생태계 연구 한 부분을 인용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정윤희(2018)는 책문화생태계를 책이라는 유형 및 무형콘텐츠가 다양하게 기획/창작되고 독자인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출판생태계-유통생태계-소비생태계-독서생태계의 가치사슬 네트워크와 정책과 기술적 환경들이 상호작용함으로써 출판생태계에서부터 독서생태계까지 선순환하는 체계라고 정의했다.

 

이상의 내용으로 본 연구에서 출판생태계와 소비생태계, 독서생태계까지 확장된 책문화생태계는 책과 관련된 산업 및 문화적인 측면까지 포함해서 출판생태계뿐 아니라 소비 및 독서 등의 책과 문화에 관련된 전반적인 구성원 및 환경까지 포함한 상호작용을 책문화생태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책문화생태계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지역커뮤니티는 도서관이 중심이 될 수도 있고, 서점이 중심이 될 수도, 또 지역출판사 등이 중심이 될 수도 있다.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커뮤니티가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현재도 국내에서도 많은 출판사 또는 동네 서점이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독서모임 등을 실시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모임이 커뮤니티가 되는 것이다. 지역에서 책과 관련된 커뮤니티가 많을수록 그 지역의 책문화생태계는 활성화되고 건전한 책문화생태계가 구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문화생태계 활성화를 커뮤니티활성화와 연결하는 것은 책문화가 단순히 출판 산업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출판, 즉 책문화는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다. 특히 지역의 책문화는 지역문화, 지역독서와도 중요하게 연결되어 있다. 지역의 커뮤니티 활성화와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지역의 독서문화, 소비문화, 책문화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역출판, 지역책문화 생태계를 위해서 지역의 책문화와 관련된 커뮤니티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

 

먼저, 지역의 책문화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지방정부와 지역의 출판사, 지역서점, 지역도서관 등은 적극적으로 지역커뮤니티를 구성해서 지역민의 참여를 끌어와야 한다. 여기서 지역커뮤니티의 거점은 도서관 또는 서점, 출판사 등이 될 수 있다. 책문화생태계의 중심적인 역할로서 지역커뮤니티가 중요하다.

 

둘째, 지역커뮤니티의 책문화생태계 활성화는 지역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지역문화는 지역자산이 될 수 있고, 지역브랜드가 될 수 있다. 지역문화를 기록하고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출판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지역책문화생태계가 활성화되어 있는 지역은 그 지역문화가 확장될 가능성이 크며 그것이 지역브랜드로 구축될 수 있다.

 

셋째, 지역커뮤니티의 형성은 지역민들의 연대 강화와 지역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책문화생태계를 위한 커뮤니티의 형성은 지역정부의 지역출판정책과 지역책문화생태계 구성원들의 네트워크를 더욱 강하게 구축할 수 있다. 이렇게 지역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구축된 강력한 지역책문화생태계 네트워크는 출판산업의 정책에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며, 지역에 적합하고 실질적인 정책의 제안이 가능하다.

넷째, 지역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역출판의 지산지소(地産地消)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지역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역의 출판사의 책, 해당 지역에 관련된 책 등의 소비가 촉진될 수 있다. , 지역의 출판사의 책을 지역의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 독자가 소비를 할 수 있는 생태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2018 책의 해 사업을 통해 지역 독립서점이나 지역의 독서활동이 활발해진 것은 몸으로 느낀다. 책의 해 사업이 지역커뮤니티의 활성화를 통한 책문화생태계 발전을 일정 부분 견인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와 같은 사업이 책의 해 2018년에만 그치지 않고 내년, 후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더욱 풍성한 책문화생태계가 이어질 것이다.

 

 

6. 지방자치단체 사례 분석(부산문화재단 사업을 중심으로)

 

산지니가 속한 부산의 부산문화재단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는데, 그전에 우선 중앙정부의 문화예술분야 주요 과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문화예술분야 주요 과제

전략목표 

 전략과제

 국정과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 국가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 시대

 창작 환경 개선과 보지 강화로 예술인의 창작권 보장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 조성 및 세계 속 한류 확산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 중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 시대를 언급했다.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려면 책의 해처럼 출판의 진흥을 위한 전국적인 정책과 더불어 지역별로 이루어지는 정책이 필요하다. 부산의 경우에는 부산문화재단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세부사항은 아래와 같다.

 

부산문화재단 2018년도 사업계획서를 보면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문화예술 창작 기반을 조성,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여 일상에 스미는 문화의 새 물결, 상상력 넘치는 해양문화도시 조성 촉진을 목표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 개방과 교류, 다문화 공존을 통한 역동적인 해양문화 지향하고 유무형 전통의 재창조, 문화다양성을 이끌 실험적, 도전적 예술 지원, 지역문화 정체성에 근거한 문화교류를 통해 미래를 위한 문화역량 제고, 시민들에 대한 문화예술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창작과 향유의 선순환구조를 구축,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재생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사업의 추진방향으로 잡았다.

 

이와 관련된 세부 추진사업은 지역문화정책연구 및 홍보, 문화예술 지원, 문화공간 기반 지원, 청년문화 육성지원, 문화향유기회 확대 및 공유문화 기반 구축,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문화유산 활성화 등 총 36개 사업으로, 예산은 26963백만 원, 270억 원이 책정되었다.

 

이 중에 출판과 관련된 사업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도시철도 북하우스 사업은 시민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북하우스를 운영해, 여가문화 정책 강화에 따른 생활밀착형 독서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처음에 민간기업 롯데에서 지하철역에 독서공간 설립 후원을 하면서 시작된 사업인데, 민간기업의 후원이 중단되면서 문화재단 예산으로 진행 중이다.

예산은 7천만 원으로 도시철도 연산역, 시청역, 중앙역, 온천장역, 수정역 5개 북하우스 운영되며, 북콘서트 운영 등 시민향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시축제 및 세계인문학 포럼을 연계한 대시민 독서운동, 하우스 내 북콘서트 개최 등 기획프로그램을 통한 독서문화 확산을 기대하며 개설된 사업이다. 그러나 민간기업의 후원이 중단되어 부족한 예산으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서 인문학 활성화 지원 사업은 인문적 가치의 사회적 확산과 배움의 실천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며, 예산은 4천만 원이다.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독서동아리 활동 지원, 인문학 공유 프로그램네트워크 지원을 통한 연결고리 형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소모임 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인문학 선순환 구조 발판 마련, 합동세미나 및 결과발표를 통한 공유 프로그램 활성화라는 기대효과가 있다.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독서 인문학 관련 사업 및 기관 간의 네트워킹을 통한 선순환 구조 마련을 목표로 삼고, 독서인문학 발전 전문가 간담회 2, 독서인문학 발전 실무자 간담회 5회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 지역 출판물에 대한 지원제도로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이어오던 우수출판지원제도(예산 5천만 원)를 폐지하고, 이 예산에서 극히 일부인 4백만 원을 책정하여 부산 지역에 위치한 출판사 20군데 정도의 출간목록을 모아 도서목록집을 만들어 부산시 가을독서문화축제 때 배포한다고 한다. 부산문화재단의 1년 예산 270억 원 가운데 출판 관련 예산은 이 4백만 원이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책 관련 사업을 살펴보면 실질적으로 출판 진흥과 관련된 예산은 독서문화축제 배포 책자에 관련한 것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출판 관련 사업이 운영되고 있지만 예산이 미미하다 보니 제대로 된 지원은 극히 부족한 실정이다. 책정 예산을 높이고, 지역별로 더욱 좋은 제도가 확장되어 출판사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이 보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osted by 전예솔

10월 4일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제도 개선, 그 이후>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아래 글은 공청회에 있었던 지정토론 산지니 강수걸 대표님의 토론문입니다.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제도 개선, 그 이후]

 

출판계 블랙리스트 피해 출판사의 입장

 

 

강수걸(산지니 대표)

 

 

 

20148월에 산지니는 시인선 001 금정산을 보냈다(최영철 시집)를 출간하였다. 최영철 시인은 부산의 중견 시인으로, 그동안 창비나 문지, 실천문학 등에서 시집을 출간해왔으나 지역출판에 큰 의미를 두고 자신의 열 번째 시집을 산지니에서 펴낸 것이었다. 시집의 제목도 부산의 명산인 금정산을 보냈다로 정하였고, 출간 후 각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이 책은 20154월 부산 시민의 투표를 거쳐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원북원 부산도서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부산에서는 일 년 동안 이 책을 가지고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독서토론과 저자와의 만남을 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그러나 금정산을 보냈다2015년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는데 시집에 세월호를 다룬 <난파 2014>라는 시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시인은 시집에 실린 좌담에서 최학림(현 부산일보 논설실장)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20세기부터 인간의 파국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닐까. 그에 대응하는 방법이 두 가자일 것이다. 하나는 아름답고 선한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고 하나는 추하고 악한 실상을 극대화해 말하는 것이다. 변덕이 심한 나는 이 길에도 서 보고 저 길에도 서 본다. 하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파국을 막으려면 지금의 파국을 과대 포장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마치 몇몇 사람의 잘못인 양 떠드는 걸 보는 게 괴롭다. 우리는 공범이고 방관자다. 이대로 간다면 당연히 인간은 멸종된다. 멸종되지 않으려면 누군가 아픈 소리를 더 크게 내질러주어야 하는데 이를테면 시인이 그 적임자다.”

 

부산 시민의 투표로 원북원 도서가 된 책이, 정부의 블랙리스트 도서가 된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2017111611개 피해출판사가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출판산업진흥원,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하라는 집단소송을 청구하였고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소송과정에서 세종도서 선정 배제 과정을 정상적인 업무수행이었다고 주장하는 정부 측 변호사의 억지주장은 너무나 씁쓸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에 명시된 언론 출판의 자유는 대한민국이 정상국가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중요한 기준점이 되는 표식이다. 출판을 통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정부는 문화강국이 될 수 없다. 19876월항쟁을 거치며 출판사 허가제가 등록제로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출판문화산업의 진흥발전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16(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설치 등)에 따라 2012년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이 설립된 이후에 블랙리스트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판산업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하부기관으로, 블랙리스트가 작동된 세종도서 사업을 실행했다. 출판계의 요구로 만들어진 기타 공공기관인 출판산업진흥원이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된 것이다.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를 일삼는 일을 해온 자들은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 또한 출판계는 문화의 다양성 보호와 국민의 지식정보 증진을 위한 올바른 출판진흥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대한민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이번 토론회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이후의 과제, 특히 세종도서 사업의 개선방향은 어떠해야 하는가가 중심인 듯하다. 발표내용 중 정원옥 선생의 주장(세종도서 사업의 민간 이양이 블랙리스트 이후의 과제로 제기되었다는 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사건이라는 점)은 충분히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출판사의 입장에 따라 세종도서 사업 개편 방법에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산지니 같은 지역출판사들은 출판시장이나 생태계 특성상 희소할 수밖에 없으나 문화다양성 및 우수성,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소외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단체들이 민주적 공론장의 활성화를 통해 출판계의 직면한 문제를 원칙으로 소통하고 토론하면 차이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과정이 출판의 자유를 뿌리내리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며 시급한 문제라고 판단된다.

Posted by 전예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