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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2

중국 시인들은 어떤 현대시를 쓸까? ―『파미르의 밤』 안녕하세요.편집자 열무입니다 :) 긴 연휴가 휘리릭 지나가니 내일은 또 선물같은 한글날이네요.저는 요즘 산지니 SNS채널 중 하나인 '네이버 포스트' 담당이 되어서 주마다 시리즈를 포스팅하고 있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로 접속해주세요!) 독자 여러분들께 좋은 시들을 배달하고, 산지니 시집들을 소개하기 위해 열게 된 시리즈인데요, 이번주엔 21세기 중국 현대시인들의 시선집 『파미르의 밤』을 소개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저는 시촨 시인의 시에 완전 빠져버렸어요 ㅋㅋ 그래서 블로그에도 그의 시를 한 편 소개해볼까합니다.여러분도 잠시 일상에서 빠져나와 중국의 현대시 한편 감상해보세요 :) 필요 없다 분홍색 귀들에게 부탁할 필요 없다그들은 경우 있는 소리만 받아들이므로하지만 너의 목소리는 갈수록.. 2020. 10. 8.
더불어 살아갑시다-이동순 시선집 『숲의 정신』 양말을 빨아 널어두고 이틀 만에 걷었는데 걷다가 보니 아, 글쎄 웬 풀벌레인지 세상에 겨울 내내 지낼 자기 집을 양말 위에다 지어놓았지 뭡니까 참 생각 없는 벌레입니다 하기야 벌레가 양말 따위를 알 리가 없겠지요 양말이 뭔지 알았다 하더라도 워낙 집짓기가 급해서 이것저것 돌볼 틈이 없었겠지요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양말을 신으려고 무심코 벌레집을 떼어내려다가 작은 집 속에서 깊이 잠든 벌레의 겨울잠이 다칠까 염려되어 나는 내년 봄까지 그 양말을 벽에 고이 걸어두기로 했습니다 작은 풀벌레는 양말을 생명의 근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양말 속의 작은 풀벌레를 떼어내는 순간, 그 벌레는 집(생명)을 잃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화자는 그 작은 풀벌레가 생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금 당장 신어야 할 양말을 내년 봄.. 2010.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