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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12 [저자와의 만남]『대학, 정치를 배우다』의 정천구 작가님

지난 1010일 저녁 630산지니X공간에서는 대학, 정치를 배우다의 저자 정천구 선생님과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날 강연은 오늘날 정치 주체로서 국민이 가져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주제로 90분가량 진행됐습니다.


 

 

 

2년 전 겨울 민주주의의 뜻을 찾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우리는, 그 거리에서 내가 민주사회의 일원임을 절실히 느꼈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선 어떤 것이 더 필요할까요? 정천구 선생님의 이야기에서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정천구 선생님의 대학, 정치를 배우다는 논어, 맹자, 중용에 이은 사서의 마지막 편인 대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학은 정치나 통치에서 흔히 간과하는 주체의 문제를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대학, 정치를 배우다는 성리학적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 정천구 선생님만의 시선을 순우리말로 쉽게 풀어낸 책입니다. 그리고 오늘 강연을 위한 교과서이기도 했습니다.

 

 

 

대학은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해설한 번역서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정천구 선생님의 해설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주희를 벗어난 시선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중에 나온 책들은 주희집주를 기본으로 합니다. 이런 책들의 문제는 정치를 개인 수양의 차원에서 해설한다는 점입니다.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는 해설은 현실 정치와 거리가 멀었고, 통치 철학의 쇠퇴를 불러왔다고 합니다.

 

 

 

이날 강연은 Q&A 시간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에 있었던 질문과 정천구 선생님의 답변은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Q. 선생님께서도 책 집필 시 다른 학자의 책을 참조하십니까?

 

A. 저는 기존 책에 불만이 있어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해석자들이 원문의 내용에 고작 몇 마디 덧붙여 늘여놓은 정도로 출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숨겨진 의미, 맥락 등은 독자가 파악하기 힘들었죠. 제 학생들에게 차마 그 책을 사서 보라 권하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 아마존을 통해 영미권에서 해석한 책들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저자마다 해석의 기준이 명확하더라고요. 그래서 용어도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군자를 우리는 관습적으로 모두 사용하는데, 영미권에서는 누군가는 ‘gentleman’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superior man’으로 번역합니다. 단어 하나에도 해석의 기준이 들어가는 거죠. 우리나라에도 그런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번역서라 해놓고, 한자를 그대로 읽어놓은 수준에 그치는 책도 많았습니다. 우리말이 매끄럽게 이어지지도 않고, 번역투 그대로 옮기는 거죠. 그러니 자연스레 한자 언어권과 멀어진 젊은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젊은이들이 논자, 맹자를 싫어한다고 하는데,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전달 방식이 낯설기 때문이죠. 요즘 애들은 한문보다 영어가 더 친숙합니다. 저는 제임스 레그가 영어로 번역한 유교 경전을 제가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며 수업했습니다. 이런 형식이 요즘 애들한테는 더 친숙한 거죠. 내가 배운 걸 그대로 고집하면 안 됩니다.

 

 

Q. 국가의 정치 주체를 국민이라 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동아시아 각 나라의 국민성에 차이가 있습니까?

 

A. 일단 국민이란 단어부터 정정하자면 사실 시민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국민은 황국신민의 준말로 신하로서의 백성이란 뜻이라 전근대적인 단어입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도 국민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실 백성은 '백 가지 성씨'를 뜻하는 말로 민중이 아닌 귀족들만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진시황의 천하통일 이후 ()이 귀족부터 민중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말이 되었습니다. 관습적으로 국민, 백성이란 단어를 쓰지만 정정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정치 주체에 대해 질문해주셨는데, 중국은 정치 주체가 시진핑입니다. 황제죠. 여전히. 우리는 민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사무라이()의 나라입니다. 일본은 여전히 신분제 사회로 지금 정치인을 보면 다들 예전부터 유서 깊은 정치인 집안 입니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정치 주체가 백성이었고, 속담에도 안 보이는 데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민중이 주체였던 거죠. 이 문화는 지금의 문화에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연예인의 수식어를 보면 중국의 경우 황제에 버금가는 사천황이란 표현을 자주 씁니다. 우리나라는 국민가수’, ‘국민배우등 국민00을 붙이죠. 일본은 가수왕이라 수식합니다. 이런 작은 부분에도 누구를 주체로 생각하고 있는지 드러납니다.

 

 

이날 정천구 이날 강연을 마치며 민주주의는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라 표현하셨습니다. 흔히 무질서를 혼돈이라 착각하기 쉬운데, 질서 또한 혼란할 수 있다고 하시며 어지러운 세상을 완전히 바로잡자는 생각은 독재로 이어진다고 하셨습니다. 민주주의에는 정답이 없고, 다만 질서와 무질서 사이 균형을 잡을 뿐입니다. 정보가 넘쳐나고, 나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지금 사회에서, 정치 주체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결국 균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조로움 삶 속에도 끊임없이 무질서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우리가 깨닫지 못할 뿐이죠. 무질서를 깨닫는 순간 지루함을 깨고, 창의적인 곳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일상의 감각을 깨우는 것은 곧 일상의 정치적 감각을 깨우는 것과 같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내몸, 가정 뭐 하나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나를 조율하고, 가정을 조율하는 것이 사소해 보이지만, 정치 주체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아닐까요.

 

 

 

여기까지가 정천구 선생님과의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하루 24시간 중 고작 90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제 하루의 무질서를 깨닫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저자와의 만남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은 대학, 정치를 배우다를 읽으며, 정천구 선생님의 말씀에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대학, 정치를 배우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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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