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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계단3

편집자의 출사기 편집자의 일이라는 것이 보통, 책상 앞에 찰싹 달라붙어 하는 일입니다. 원고 위에서, 혹은 컴퓨터 앞에서, 모래알 같은 글자들을 젓가락으로 고르거나 집어내는 것이 주된 일입니다. 그리고 역시 모래알 같은 글자들을 보며, 세상의 흐름을 파악해야 하기도 합니다. TV나 신문만큼 빠르지않고 또 미리 확보된 시청자나 구독자도 없지만, 출판사도 세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통로니까요. 이 통로의 중간에서, 편집자는 일종의 거름막 같은 역할을 합니다. 작가가 쓴 글이 독자의 가슴 속으로 더 잘 스며들 수 있도록 곱게 빻아서 입자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죠. 거기에 다른 재료를 좀 섞기도 하고, 있던 재료를 빼기도 합니다. 근데 그게 생각에 해로운지 아닌지를 알아야 하니, 편집자도 세상을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하는 것이겠지요.. 2012. 2. 24.
모다난전 혹시 ‘또따또가’를 아세요. ‘또따또가’는 지난 3월 20일 문을 연 부산 중구 동광동과 중앙동 주변 원도심 지역에 자리 잡은 문화·창작공간을 말하는데요. 무슨 뜻인지 궁금하시죠. ‘또따또가’는 관용, 문화다양성 등의 의미로 쓰이는 불어인 똘레랑스(Tolerance)에 ‘따로 또 같이’(따로 활동하지만 때론 같이 활동함) 더하기 ‘거리 가(街)’를 합해 만든 이름이라네요. 현재 이 공간에는 문화·창작공간 36개소가 마련되어 있고 창작공간에는 젊은 예술가 41명과 공연단체 22곳이 입주해 있다고 합니다. 부산시가 예산 3억 원을 들여 조성했다고 하는데 타 지역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죠. 다 원도심 주민들의 협조 덕분이랍니다. 원도심 빈 상가건물 등을 활용해 젊은 작가들에게 안정된 창작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중.. 2010. 5. 28.
40계단 콘서트 토요일 오후, 동광동 40계단에서 열린 인문학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백년어서원에서 주최한 라는 콘서트였습니다. 계단과 도로는 객석이 되고 도로 앞 광장은 무대가 되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야외객석은 사람들로 꽉 차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할 수 없이 계단에 앉아 구경했는데 나중엔 엉덩이가 얼얼해 방석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시와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내용으로 꾸며진 무대는 최원준 시인의 '40계단' 시 낭송을 시작으로, 1950년 평안북도에서 18살에 부산에 피난온 문윤서 할아버지(77)와 영주동에서 태어난 열 살짜리 김기영군의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40계단은 6.25 동란 시절 남으로 남으로 쫓겨 내려온 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린 곳입니다. 계단 중간쯤에는 1953년 지어져 1955년 음반으.. 2009.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