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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스퀼라체3

사람은 향기로 기억된다 - 『사포의 향수』서평 출근길에 오르면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들어오는 냄새들이 있다. 역에서 파는 군고구마 냄새와 도시락 반찬 냄새, 그리고 옆 사람에게서 나는 향수 냄새도 있다. 마스크가 코로나 바이러스는 예방할 수 있어도 이런 냄새들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나는 후각이 예민한 편이지만 갖가지 냄새를 사랑한다. 그래서 요즘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새벽 공기, 벚꽃 나무 밑의 바람 냄새 등은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그렇게 보면 마스크가 이런 냄새는 또 잘 거른다). 우리의 코를 자극하는 냄새들은 평소 잊고 있던 기억을 불러오기도 한다. 밥 짓는 냄새, 연인의 샴푸 냄새, 여행지의 독특한 토양 냄새 등은 우리를 그 추억 속에 젖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 코로나.. 2021. 3. 29.
사랑·사치의 상징 … 고대 지중해 향수 문화사(광주일보) 사랑·사치의 상징 … 고대 지중해 향수 문화사 “방은 화병의 신선한 꽃향기로 천천히 채워지기 시작한다. 다이아몬드 나리꽃 형태로 넓게 퍼진, 금별처럼 보이는 크리스털 화병에는 장미 다발이 가득하다. 이 모습은 보르게제 미술관의 산드로 보티첼리 그림 ‘여섯 천사와 함께한 성모자’에 나오는 성모 모리아의 뒤편을 가득 채운 꽃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 어떤 화병도 이 모습의 우아함에는 미치지 못한다.” (가브리엘테 단눈치오, ‘기쁨(Ⅱpiacere)’) 중에서 현대 사회에서 향수는 액세서리와 같다.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옷에 따라, 장소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뿌리는 향이 달라진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향수는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기호화한다. 유명 패션 업계는 시즌마다 새로운 향수를 출시한다. ‘.. 2016. 9. 23.
출판사들은 어떤 책 내놓을까? (교수신문) 혼탁한 한국사회 에두르며 자본주의 현실 겨냥한 책들 쏟아진다 지난호에서 갈무리-사이언스북스의 출판 예정 목록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호에서는 산지니-휴머니스트의 목록을 알아본다. 부산을 배경으로 인문사회 분야 저력 있는 책들을 출판하고 있는 산지니는 하반기에 공들인 책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나 아렌트와 탈학습』(마리 루이즈 크노트)과 계급론의 대가인 사회학자 에릭 올린 라이트의 『계급 이해하기』, 그리고 그리스 문학을 통해 살펴본 향수와 방향제의 역사를 담은 『사포의 정원』(주세페 스퀼라체), 건축사학 분야에서 눈길을 끄는 『동중국해 문화권의 민가』(윤일이) 등이 목록에 올라 있다. 특히 『한나 아렌트와 탈학습』은, 전범 아이히만을 마주하고 혼란에 빠진 한나 아렌트가 이제까지 학습해온 사고의 틀을 벗어.. 2016.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