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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폭력』의 정기문 역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6. 13.





59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폭력


지난 25일 서면 러닝스퀘어에서 우에노 나리토시의 『폭력』을 번역한 정기문 역자와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오늘의문예비평의 주간이신 전성욱 평론가가 대담을 맡았습니다. 이날 대담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전합니다.



폭력이 화두가 된 시대,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계기


정기문 비평공동체 <해석과 판단>에서 활동하면서 6집을 준비할 때 용산참사, 국가폭력 등이 국가폭력이 대두가 된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주제로 공부하던 시기에 제가 일본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폭력에 대해 이어 공부하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 저자에게 번역을 하고 싶다고 메일로 보냈습니다. 다행히 우에노 나리토시 선생이 허락해 주었고, <해석과 판단> 6집에 일부를 번역해서 실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와나미 출판사의 프론티사고 시리즈에 하나로, 이 책을 쓴 저자 우에노 나리토시는 푸랑크푸르트 학파에 기저를 두었고 정치 철학을 연구했습니다. 후기에도 나와 있듯이, 이 책은 저자가 고베 대학에서 폭력이라는 주제로 13회를 걸쳐 학생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전성욱 이 책을 읽으면서 폭력이 인간 실존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폭력이 인간 외부의 사건이 아닌 내부에 존재하며, 인간이 이성을 통해서 폭력을 제거하고 없애려고 해도 다시 인간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는 본질이라는 게 이 책의 핵심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자가 책 후기에 포스터모더니즘이 유행할 때, 최신 사상가의 사상으로 쓴 전위가 아닌 벤야민, 한나 아렌트, 아도르도 등 옛날 사상가의 사상으로 후위의 위치로 썼다는 게 인상에 남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독일어 인용 등을 포함한 일본어 텍스트를 번역하는 어려움에 번역자에게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려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정기문 저자가 쓴 글을 한글 그대로 직역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자가 책에서 설명한 책이나, 사상가들의 사상이 한국에 이미 나와 번역되어 있다면 그 책을 찾아 통상적으로 쓰는 어구로 번역했습니다. 특히 본문 기본문헌 안내에 쓰인 책 중 한국에 번역된 책들도 있어 그 부분은 한국에 나와 있는 책의 서지정보를 하나씩 찾아가며 옮겨야 했기에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습니다.






전성욱 번역을 하면서 느낀 바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정기문 참을성(웃음), 한 구절이라도 막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보통 일본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같아 번역이 쉽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일본어 번역에 있어 한자 부분이 어려웠습니다. 똑같은 한자라도 한국에서는 문장의 맥락에 따라 다르게 쓰인 경우가 많아 어떤 단어로 번역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전성욱 이 책에서는 바이오런스(Violonce)와 게발트(Gewalt)를 구분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리를 해 주신다면 어떻게 다른가요?


정기문 바이런스는 법외적으로 분출하는 폭력이고 게발트는 법에 의해 강제적으로 행사되는 폭력입니다. 이걸 쉽게 설명하기 위해 고대 로마신 야누스를 예를 들고 있습니다. 일상 시에는 문을 지키고 있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뜨거운 물을 부어 적군을 물리칩니다. 

바이런스는 주체적으로 되지 않은 힘으로, 방화를 한다거나 갑자기 상대방을 때리는 게발트는 주체를 타자에 의해 통제되는 힘을 말합니다.

20세기는 국가와 국가와의 전쟁이라면, 21세기 항시적인 불안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는 불안에 대해 이 책은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후 이성이 폭력을 다스릴 수 있느냐에 대한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내 안에 적을 받아들이는 강인한 주체와 내 안에 이질적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허약한 주체, 결국 강인한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변용하면서 정체성을 만드는 게 중요하겠지요. 우리는 어떤 주체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책을 읽으면서 사유하면 좋겠네요. 폭력과 얽힌 주체, 이성 등 평소하지 못했던 주제로 사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와주신 모든 독자분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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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 10점
우에노 나리토시 지음, 정기문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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