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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와타나베 이타루와의 만남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0. 2.

 제11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와의 만남

 

 

 

어제 아침부터 하늘이 울멍울멍하더니 기어코 억수같이 비가 내렸습니다. 오랜만에 내리는 비로  반가웠지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개막일인데 야외부스는 어떻게 됐는지 직접 설치하지도 않는데 괜히 걱정이 되더라구요. 오늘은 해가 쨍하고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비가 왔지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소식은 놓칠 수 없죠.

 

어제(10월 1일) 저는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와의 만남에 다녀왔습니다. 강연은 홍대 상상마당 4층에서 이뤄졌고 입장료는 무료였습니다. 비가 와서 사람들이 적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강연장을 들어서니 꽉 채운 사람들로 열기가 후끈했습니다. 좋은 책이 사람을 끌어모으는 파워겠지요.

 

 

 

 

강연은 작가와 아내분이 말하면 통역사가 통역하고 전체적인 진행은 출판사에서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작가는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낮은 돗토리현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연장 입구에서 돗토리현 관광 가이드북을 받았는데 타국에서도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알리려는 작가의 마음이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빵집으로 자본을 논하다니, 억지스러운 것 같지만

와타나베 이타루의 빵이 특이한 이유는 천연효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존에 빵은 이스트를 이용해 만드는데 와타나베 이타루는 천연효모로 빵과 맥주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스트와 천연효모의 차이는 균일성과 뷸균일성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사실 저 역시 이스트와 천연효모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작가분이 오신 분들께 차이를 물었고 대부분 사람들이 모른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는데요,

 

배양효모로 이루어진 이스트는 발효하는 데 실패가 없고 발효하는 효모는 오직 발효만 하면서 균일한 맛을 냅니다. 그러나 천연효모는 발효에 성공하는 효묘도 있고 아닌 효모도 있으니까 단맛, 신맛, 매운 맛 등 맛이 다양해진다는 것입니다.

 

오직 발효만 하는 효모가 없기 때문에 풍부한 빵 맛이 난다니, 와타나베 이타루의 빵처럼 우리의 사회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자신이 만드는 빵 기술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스트가 생기기 전 과거 우리의 조상들이 해왔던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그러고 보면 요즘 주목하는 천연, 유기농, 무농약 등은 과거 우리 조상들이 해왔던 방식입니다. 그러나 자본이 과잉 생산을 위해 작물에 농약을 쓰고 화약 약품을 쓰면서 지금의 농업방식이 자연스러워졌지요. 지금은 현시대의 눈높이로 과거 전통방식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주변 농가에서 빵을 만드는 음식재료를 얻고 그걸로 빵을 만들어 팔면 팔수록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환경문제와 노동문제가 해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되길 바란다고 합니다. 자본주의가 서민들의 생활을 위해 움직인 적도 분명 있었겠지만, 언젠가부터 자본의 논리는 자본가의 논리에 집중되어 있어 다시 서민을 위한 논리가 필요하다고 하며, 자신의 기술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군침이 절로 돌며 저 역시 빵을 먹고 싶어졌는데요. 언제 가면 빵이 맛있느냐는 질문에, 땀 흘리며 걷고 난 후 먹으면 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혹시 찾아가신다면 주말 오후에는 빵이 다 떨어진다니 평일에 와달라고 하네요)

 

작가의 재치 있는 대답에 모두 크게 웃었습니다. 강연이라기보다는 제목처럼 만남에 가까웠습니다. 통역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어수선한 느낌이 있었지만 작가는 중간중간 자신의 말을 이해했는지 사람들에게 묻고, 모르는 게 있으면 설명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듣고 있었지만 대화하는 기분이 드는 묘한 감정이 들었네요^^

 

"작지만 진짜인 일"과 "부패하고 순환하는 사회"의 가치.

 

저 역시 다양한 사유로 생각이 풍부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외에 콘서트와 강연, 거리도서전도 있으니 놀러 가보세요.

 

 

제11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http://wowbookfe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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