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존과 재생으로 다시 태어난 감천문화마을. 해피북미디어 제공

 

 

'사람이 살고 있었다.'
 
200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임회숙(46) 소설가가 감천문화마을에서 읽어 내린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부일 신춘문예 출신 임회숙 소설가
삶의 터전·주민들 조명 책으로 출간
 
임 작가는 지난해 출판사로부터 감천문화마을만을 다룬 콘텐츠가 없다는 말을 듣고 곧장 감천문화마을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길, 비탈진 계단, 차곡차곡 줄지은 집 사이사이엔 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마을만의 살아있는 이야기가 흐르고 있었다. 4개월간 스무 번 넘게 마을을 찾아 주민을 만나며 마을 구석구석을 훑어내린 여정은 <감천문화마을 산책>(사진·해피북미디어)에 고스란히 담겼다.

 

단순한 관광지 소개가 아닌 삶의 터전으로서 탁월한 접근을 보이는 책은 감천마을의 옛 역사로 시작된다. 마을 터줏대감 윤대한 할아버지를 비롯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과 태극도 신도들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 마을의 힘겨운 이력이 실감 나게 전해진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감천문화마을 미술 프로젝트'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진영섭 작가 인터뷰를 통해 매년 1000명 이상 빠져나가는 가난한 산동네에서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며 '방문자'의 발길을 붙잡는 마을로 거듭나게 된 과정을 상세히 풀어냈다. '마을을 바꾸는 작업에 앞서 필요한 것이 주민의 자긍심이었다'는 진 작가의 말이 특히 인상적이다.

 

천연염색 및 생태, 서양화, 도자기, 카툰, 전통 신발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 내 다양한 공방과 거리 예술작품, 북카페, 갤러리, 마을기업, 작은 박물관, 역사가 담긴 우물 등 즐길 거리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칼국수, 호떡, 닭강정, 어묵, 수제 햄버거 같은 풍성한 먹을거리 소개를 보고 있으면 절로 군침이 돈다. 인근의 송도해수욕장, 아미산 전망대, 꿈의 낙조분수, 몰운대 등에 대한 정보를 담은 부록 '또 어디 갈까'는 덤이다. 임 작가가 발품 팔며 담아낸 사진도 귀한 자료가 된다.

 

임 작가는 "구경꾼으로서 감천이 '이런 곳에서도 사람이 사는구나'였다면 마을에서 생활하는 내부자로서 감천은 힘든 삶이 구경거리가 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와 열악했던 동네가 외부인 덕분에 그나마 좀 나아졌다는 시선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다"며 "문화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장실과 비탈길 등 주거 환경 개선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  윤여진 기자 | 201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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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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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08.11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사가 났네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구석구석 담아서 좋았어요. 감천마을을 향한 애틋한 정도 느낄 수 있었어요

  2. BlogIcon 단디SJ 2016.08.11 1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한 책이라 그런지 기사에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요즘 같은 날씨에 따뜻하면 안될 것 같지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