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해를 맞아 출판사와 독자가 ‘함께 모여서 읽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독서모임,
이름하여 ‘모다 읽기’!

그 두 번째 모임이 지난 9월 19일에 있었습니다.
이날도 비가 왔었는데요, (모다 읽기 시간마다 비가 오는듯한^^;)
그래도 참석자분들 모두 시간에 맞추어 산지니x공간에 모여 주셨어요.

 

두 번째 모임은 산지니의 도서 <나는 나>를 읽고 이야기해보았는데요,
<나는 나>는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를 담은 책입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작년에 개봉한 영화 ‘박열’을 통해 많이 알려졌지요.

영화 속에서도 ‘옥중 수기’가 중요하게 다루어져서, 책과 영화를 함께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함께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독서모임에서 가장 설레는 시간, 참석해주신 분들의 소개를 들어봐야겠죠?
(익명성을 위해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
각자의 닉네임에 대한 이유는 맨 아래 마무리 부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게 된 계기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S 편집자
책의 해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기획하며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나는 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불꽃같던 삶을 살았던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영화 ‘박열’을 통해 유명해진 산지니의 효자 도서이기도 해서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 스텔라
저는 영화에 대해서 들어보기는 했었는데, 책을 읽기 전엔 실존 인물인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산지니출판사의 SNS에 올라온 모다 읽기 공지를 보고, 실존 인물인 것을 알게 되어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또 책의 제목 ‘나는 나’가 책을 읽기 전부터 왠지 모르게 딱 와 닿았어요. 읽고 싶은 제목이랄까...? 그리고 영화 관련 직종에서 일하다 보니, 영화와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흥미로워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달래룸메
가네코 후미코 ‘박열’을 먼저 보고,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박열을 만나기 이전의 가네코 후미코의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 가네코 후미코라는 인물에 대해 더 알아보고,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백설기
저는 영화 ‘박열’과 책 ‘나는 나’ 두 가지 모두 알지 못했는데요, 독서모임 공지를 통해서 책과 영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남북공동회담도 있었고, ‘국가’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었는데, 아나키스트로서 국가라는 관념을 떠나서 신념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 또 한 명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의 소개를 들어보고,

본격적으로 <나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에서는 ‘박열을 만나는 지점’까지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고,
영화 ‘박열’에서는 박열을 만난 이후 가네코 후미코의 말기를 볼 수 있는데요.

 

'박열' 속에서 오히려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가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요. 그래서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를 기승전결으로 나누어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기 - 박열과의 만남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이 월간청년에 개제한 <개새끼>라는 시를 보고, ‘이 남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달을 보고 짖는
보잘 것 없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박열, <개새끼>

 

가네코 후미코는 이 시를 읽은 이후 무작정 박열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였다고 해요.

이때 가네코 후미코의 나이는 20살이었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강단 있는 선택을 하는 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박열과 만나는 장면에서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에게 “나도 아나키스트에요.”라는 말을 하는데요. 아나키스트의 개념에 대해 함께 보실까요?

 

아나키스트


- 아나키즘을 추구하는 사람. 아나키즘은 국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억압과 지배를 반대하고 사회혁명을 통해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흔히 ‘무정부주의’로 번역하지만, 아나키즘이 무정부주의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전해져 민족해방운동 이념의 하나로 기능했다.

 

- 아나키즘은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며 모든 종류의 지배 권력을 부정한다.

 

이 ‘아나키스트’라는 개념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잇는 개념으로 작용하며 둘 사이를 끈끈하게 합니다.

 


승 - 옥에서의 생활

 

 

그렇게 동거를 하게 된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그즈음 일본에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고, 일본 정부는 민란 봉기를 막기 위해 조선인에 대한 괴소문을 퍼뜨립니다. 또한 관동대학살 사건으로부터 대중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희생양과 사건을 찾아냅니다. 그렇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 정부의 타겟이 되어 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가네코 후미코는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일본 검사를 당황하게 하죠. 심문 도중 가네코 후미코는 검사에게 "박열은 나에 대해 어떻게 진술하였는가”라고 묻기도 했는데요, 검사는 박열이 “그녀에 대한 진술을 내가 하면 그녀의 마음에 상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가네코 후미코의 ‘주체적 판단’에 맡긴다”라 말했다고 전해줍니다. 가네코는 그 말을 듣고 싱긋 미소를 짓는데요, 이 장면에서는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의 동등하고도 조금은 독특한 사랑의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 - 박열과의 사랑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은 동지로서도 사상과 의견이 맞았지만, 연인으로서의 사랑도 불같았는데요.

영화 속에서는 옥중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옥중이지만, 사상범으로서 또 검사의 동정으로 박열의 소원을 들어주게 된 것인데요.

이 부분에서 박열은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하고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 정부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임신 가능성을 제기하며 자살로 위조한 살해를 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든 안타까운 죽음이지요...

 


결 - 옥중수기를 맡기는 후미코

 

 

후미코는 자신이 옥중에서 썼던 수기를 선배 ‘구리하라’에게 맡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책으로 출판해달라고 말을 하는데요. 출판할 때 지켜달라고 당부한 내용은 책에 함께 실렸습니다.

 

구리하라 형


* 기록 외의 장면은 전후 관계 등에 있어서 조금 윤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인 것에 생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사실의 기록으로서 봐주고 다루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문체는 어디까지나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가능한 평이하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사여구를 사용한다든지 지나친 기교를 부린다든지 우회적인 형용사를 붙인다든지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원고를 많이 고치지 말고 최대한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써달라는 것을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각자 인상 깊었던 구절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나의 불행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줄곧 학대당했다. 나는 ‘자신’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모든 과거에 감사한다. (…)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벌써 열일곱 살이 되었다.

- '도쿄로!' 중


모든 일에 열정을 갖던 당시 나는 고학을 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확실히 꺠달았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고학을 하더라도 훌륭하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훌륭하다고 대접받는 사람만큼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노예로 살아왔다. 참으로 많은 남자들의 장난감으로 살아왔다. 나는 나 자신을 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을해야 한다. 그렇다. 나 자신의 일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그것을 알고 싶다. 그것을 깨달아 실천하고 싶다.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한 가지 더 물어볼게요. 당신은 민족운동가인가요? (…) 사실 난 조선에 오랫동안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 때문인지 민족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조선인이 아니라서 그들처럼 일본으로부터 억압받은 일이 없으니, 조선인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할 마음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군요. 그러니까 당신이 만약 독립운동가라면 유감스럽지만 당신과 함께할 수 없어요.”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등 책속에 공감을 일으킨 많은 이야기 중에는, 모두 다 그녀의 주체성과 항상 철저하게 ‘자신’의 모습을 살고자 노력했던 아나키스트로서의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모임의 끝에는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생각을 짧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S 편집자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자, 평소에 다른 사람의 평가를 많이 생각하는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한 모습을 닮고 싶기도 해서 한 구절을 인용해서 곱씹으며 시간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 스텔라

 

 

 

 

 

 

 

 

 

 

 

 

 

 

 

 

 

 

 

 

 

 

 

 

 

 

 

 

 

나의 스무살과 후미코의 스무살을 비교해보게 되었다.

독립적이고 당당하지 못한 내 못난 스무살에도 고민과 진지함은 있었다.

담담하게 읽히지만 내내 기억나는 사람, 그녀의 이야기는 진정 '선물'이었다.

 

 

어릴 적에 '라스트 콘서트’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봐서 그 이후로 쭉 주인공의 이름 ‘스텔라’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나는 나>를 읽으면서, 아나키스트로서 “행동하고 사상적 모임을 꾸리고, 기존 체제를 깨부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 그 시대에도 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어요. 세상을 원망하고 그치는 사람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20살 때 어땠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20살의 그녀가 굉장히 대단하고 멋있게 보였어요.

대학생 시절,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해 인식은 했지만, 현실에 내던져 살아가기 바쁘단 핑계를 대며 30년을 살아왔고, 결국 재작년에서야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러기는 힘든 일이지만, 우리 모두 가네코 후미코처럼,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그 안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달래룸메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삶의 갈림길에 서서 문경에 잠든 당신을 생각하겠습니다.

 

오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달래는 제가 키우는 햄스터의 이름인데요,
닉네임이 어째 조금 깨는 것 같지만 제 정체성이기 때문에^^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 백설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 않던 그녀의 삶을 보며
제 삶의 지향점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순응하며 산 건 아닌지...
그녀 삶의 마지막이 ‘부정’만은 아니었길 바래봅니다.

 

닉네임은 오늘 준비해주신 간식 ‘백설기’를 보고 지었습니다.

 


모다 읽기 세 번째 시간에서는,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염원하고 실천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모여

여러 가지 감상을 나누어보았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각자의 감상이 다른 것을 보며
독서모임의 필요성과 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다읽기의 마지막인 세 번째 시간은
사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책,

<폴리아모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 공지 바로가기

 

마지막 모임인 만큼, 모임 후에는 맥주 한 잔과 함께

편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지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나는 나>를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