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어디에나 있지만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들의 실제적인 삶. 2002년 '경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조화진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캐리어 끌기'가 출간됐다.

작가는 일곱 편의 단편 소설을 통해 부부관계, 모녀관계, 연인관계 속 여성의 삶을 그려냈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삶의 군상을 깊고 유연한 시각으로 묘사한다.

표제작인 '캐리어 끌기'는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는 중년 여성 '미선'의 시각으로 부부관계를 묘사한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한 미선의 일상과 부부관계를 현실적으로 담았다.

작품은 미선의 시각으로 어린 소녀의 일상을 묘사한다. 25년을 함께 지낸 남편에게도 꺼내지 못한 속내를 소녀에게 털어놓는 상황을 통해 부부관계와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귀환'에서는 불안정한 모녀관계를 마주할 수 있다.

작품에서 묘사되는 주인공의 엄마는 우리가 상상하는 전형적인 엄마와는 달리 불안정하고 비틀거린다. 경제활동을 시작하고부터 엄마의 소비력을 감당하느라 허덕여온 딸은 엄마의 반대에도 결혼을 강행한다. 이후 남자에게 버림받고 다시 엄마의 품으로 돌아간다. 결국 모녀가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은 서로였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작품은 '송정에서'는 스쳐간 연인에 대한 글이다. 떠나버린 인연에 대처하는 마음도 점차 무뎌지고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송정'이라는 공간과 화자인 '나'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송정은 주인공이 어릴 적 연인과 헤어진 후 괴로워하는 친구들을 위로하기 위해 찾았던 공간이다. 당시에 이별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했던 주인공도 실연의 공허함과 슬픔에 점차 공감하면서 자연스레 송정을 찾는다.

작가는 "누군가는 이렇게, 또 누군가는 저렇게 살아간다. 삶의 모습은 같은 얼굴 없듯, 사람 숫자만큼 제각각 다르며 고유하다. 어떻게 보면 사는 건 신선하지 않고 획기적이지도 않다. 그러기가 쉽지 않다. 인생에서 사랑, 실연, 결혼, 상실, 이별 같은 것들이 진행될 때는 잘 모른다. 너무 열중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끝난 후에 알게 된다"고 설명한다.

작품에서는 결코 같을 수 없는 여성들의 삶과 작가가 느낀 인생의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각 소설은 우리의 삶 속에 얽혀 있는 관계들을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240쪽, 산지니,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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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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