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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38회 저자와의 만남, <한산수첩> 유익서 선생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9. 2.

38회 저자와의 만남은 <한산수첩>의 유익서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이번 저자와의 만남도 공간초록에서 열렸습니다. 조금 서늘해진 날씨 덕분에 편안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럼, 오붓했던 그 시간을 소개드릴게요.

 

 

<한산수첩>의 저자 유익서 선생님

 

유익서 선생님께서는 <한산수첩>의 배경이 된 한산도의 분위기를 닮은 분이셨어요. 저자와의 만남을 갖는 내내 얼굴에 섬처럼 고요한 미소를 띠고 계셨습니다.

 

 

김경연 평론가님과 유익서 선생님

 

김경연 평론가님께서 사회를 맡으셨습니다. 조곤조곤한 어조로 만남을 이끌어 주셨습니다.

 

 

*아래 대담은 녹취한 내용과 100%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을 그대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만큼,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 저자와의 만남에 참석하셔서 직접 마음에 새겨 가시길 바랍니다!

 

 

예술과 소설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선생님께 소설이란 무엇인가요?

 작가에 말에 적었던 ‘정명’이라는 말은 ‘올바르게 명명하는 것’을 뜻합니다. 무엇이든 올바르게 명명해야만 그 실체를 드러낼 수 있는데, 예술과 소설이란 바로 그 ‘정명’을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에즈라 파운드는 여기에 ‘가치 기준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덧붙여 저울의 눈금에 비유했습니다. 이 세상의 가치는 때로 올바르게 명명되지 않아 정의가 설 자리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세상을 인식하는 눈이 예전과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없었던, 세상을 읽어낼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된 것이죠. 전작 <소리꽃>을 쓸 때, 이제야 제대로 소설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정신적인 안정감은 <한산수첩>으로도 이어졌습니다. 그 전에 썼던 작품들은 지금을 위한 전(前) 과정이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이 책이라면 그 책을 읽어낼 수 있는 가장 예리한 눈을 가진 사람이 누구일까를 생각했었습니다. 그 때 소설가나 미술가, 카피라이터들은 세상을 보는 눈이 남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소설 속에 이들을 등장시킨 겁니다. ‘이 세상을 바로 보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한산수첩>을 읽으며 선생님께서 예술과 현실의 분리를 긍정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술과 현실의 분리라기보다는 사실과 진실의 차이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사실은 시간이 덧입혀짐에 따라 그 색을 달리합니다. 그렇지만 진실은 변하지 않죠. 예술가들은 자꾸만 변하는 사실을 진실로 남기고자 합니다. 진실을 왜곡하는 사실들이 주는 불편한 심정에 대한 정신적 저항을 소설 속에 그려낸 것입니다.

 

 

▶ 사실을 진실처럼 보여주는 행위에 대한 저항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그 여러 가지 사실이 모여 결국 진실이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진실 역시도 여러 가지 모습을 지닌 것이 아닐까요?

 

철학의 출발을 ‘아포리아’라고 하는데, 수긍이 갈 만한 두 가지 상반된 답이 있는 명제를 의미합니다. 인류에게 답이 하나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시대와 사람에 따라 진실은 얼굴을 달리했죠. 저는 그 점에 수긍하면서도 나름대로 명명해 본 것입니다. 유일한 정답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지요. 끝없는 추구일 뿐입니다. 앞으로 써 나갈 작품들은 지금보다 더 나아지겠지요.

 

 

 

저자와의 만남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이후에는 독자 여러분들의 질문과 유익서 선생님의 대답이 이어졌습니다. 통영에서 어떤 매력을 발견하셨느냐는 질문에, 선생님께서는 한산도에서 톡톡 쏘는 정서적 자극을 받으셨다고 대답 하셨습니다. 그래서 구상해 둔 작품 대신 <한산수첩>을 쓰게 되셨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한산수첩>을 통해 유익서 선생님처럼 한산도를 느끼셨기를 바랍니다.

 

 우연성에 관한 깊이 있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유익서 선생님께서는 우연과 필연을 구분하지 못한 채로 자신의 능력에 도취되어 사는 사람들을 언급하셨어요. 세상이라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흐르는 우연한 인생을 스스로 성취한 인생이라고 착각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번 저자와의 만남이 치유의 시간 같았다는 김경연 평론가님의 말씀에 저도 깊은 공감을 했답니다. 문학의 힘은 무언가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데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유익서 선생님의 팬 사인회 현장!

 

기념사진도 한 컷!

 

산지니안들과도 한 컷!

 

 

마지막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유익서 선생님의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뒷풀이에서는 더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지요. 기회를 놓치신 분들, 다음 번 저자와의 만남에서 꼭 만나요!

 

 

 

한산수첩 - 10점
유익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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