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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인문

『사람 다치지 않았느냐』- 그리고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으셨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0. 31.

 

 

또 전복라면입니다. 출간 간격이 좁아서 『황금빛 물고기와 이 책을 한꺼번에 소개해 드리게 되었네요.

 

사람 부분이 금박처리가 되어 있답니다. 예쁘죠?

 

『사람 다치지 않았느냐』는 2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했던 부산일보 논설위원 윤현주 기자가 기자적 시각으로 논어를 해석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한 글입니다.

부유한 선진국처럼 보이는 대한민국. 하지만 국민들은 왜 행복하지 않을까요? 저자는 그 원인을 과도한 경쟁이라 보았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저자는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논어에서 구하고 있습니다.

(공자의 집) 마구간에 불이 났다. 공자께서 조정에서 돌아와 이를 알고 말했다. “사람이 상했느냐?” 그리고 말(馬)에 대해서는 묻지 않으셨다.(廐焚 子退朝 曰 傷人乎 不問馬-향당편 제12장)
공자의 인본주의 정신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구절이다. (중략)그 당시 말은 출퇴근 교통수단일 뿐만 아니라 강력한 전쟁 도구인 전차의 동력이었다. 말 한 마리 값이 요즘으로 치면 벤츠나 BMW 승용차보다 더 비쌌으면 비쌌지 싸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의 안전을 먼저 물은 것은 ‘오직 사람만이 가장 귀한 존재’라는 ‘유인최귀(唯人最貴)’의 휴머니즘 사상이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사람 다쳤느냐, 그리고 말에 대해선 묻지 않았다」)

이 책의 제목인 ‘사람 다치지 않았느냐’는 논어 향당편 제12장에서 따왔습니다. 저자가 국민의 행복을 논어에서 찾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말(馬)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는 사람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공자처럼, 우리도 인간을 소외시키는 경쟁에서 벗어나 서로가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휴머니즘 사상을 되새기고 실천하자는 뜻이랍니다.


 

시인을 꿈꾸는 윤현주 기자는 세상이 시로써 소통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습니다. ‘무식한 기자의 무모한 도전’이라며 겸손을 내비치지만,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한 궁리가 느껴지는 한 문장 한 문장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람 다치지 않았느냐』는 간결한 논리와 인위적이지 않은 섭리, 무엇보다 따스함과 아름다움이 있는 세상을 소망하는 마음과 그를 위한 노력의 흔적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사람 다치지 않았느냐 - 10점
윤현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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