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책으로 이슈 털기'에 <홍콩 산책>이 소개되었습니다 : )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박민희 기자님이

"홍콩 시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지금,

중국이 ‘국민화 정책’의 강도를 높일수록 더 거세게 반발하는 홍콩 사회의 모습을

인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하셨답니다.

 

 

홍콩인들의 우산 혁명은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또 그런데도 왜 지금 그들이 목숨을 걸고 시위를 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시다면

홍콩학 교수의 유쾌하고 뾰족한 홍콩 이야기

<홍콩 산책>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책으로 이슈 털기-홍콩 시위]

전문가 추천도서 ‘홍콩정치와 민주주의’ ‘종족과 민족’ ‘홍콩산책’ 등
홍콩의 역사·정체성·저항의 뿌리, ‘중화주의’와의 충돌 이유 분석 

6개월 동안 타올랐던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홍콩 시위가 11·24 지방선거(구의회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 압승을 분수령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경찰은 2주간의 홍콩이공대 봉쇄를 해제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였으나, ‘세계 인권의 날’(12월10일)을 앞두고 8일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일상의 평화는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다. 행정수반 직접선거 등 홍콩인들의 민주화 요구가 관철되기엔 갈 길이 멀다. 4·19혁명, 광주항쟁, 1987년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간직한 한국인들에게 홍콩시위는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쇼핑천국, 미식의 도시 정도로 알려져 있던 홍콩을 깊이 있게 이해해보려는 욕구 또한 높아졌다. 장정아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박민희 <한겨레> 기자로부터 ‘홍알못’ 탈출을 도와주는 책들을 추천받았다.

 홍콩인들이 왜 이토록 분노하는지 그 저항의 뿌리를 가장 압축적으로 요약한 책은 지난 10월 번역돼 나온 <홍콩의 정치와 민주주의>(한울)다. 홍콩 정치 연구자인 일본인(구라다 도루), 일본 역사 연구자인 홍콩인(장위민)이 공저한 것으로 입문서로 맞춤하다. 홍콩-중국 관계의 기본적 틀인 ‘일국양제’ ‘고도(高度)의 자치’ 등 모순과 절충으로 복잡한 홍콩 정치제도를 알기 쉽게 보여준다. 홍콩은 독자적인 통화·여권 발행 권한을 지녔고 올림픽에도 ‘홍콩·중국’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출전하며 ‘정치적 중립’을 위해 공산당이 없는 특이한 ‘준국가’다. 동시에 인민해방군이 상주하고(그러나 군복을 입고 거리에 나갈 순 없다) 외교는 중국에 일임하는 ‘중국의 일부’다. 이 책은 1967년 노동쟁의로 시작했던 홍콩봉기, 1989년 천안문 지지 시위, 1997년 반환, 2002년 국가안전법 반대 시위, 2012년 중국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교과서 반대 시위의 역사를 훑으면서, 행정수반 직선제의 요구를 뿌리치고 ‘가짜 보통선거’를 도입한 중국 정부에 분노해 벌어진 2014년 우산혁명을 집중 조명했다.

장정아 교수는 현재 홍콩이 겪는 정치적 혼란은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쌓여온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했다고 짚는다. 사진은 지난 6월 시위 장면. 홍콩/AP 연합뉴스

홍콩 현장을 누비며 연구한 장정아 교수의 글은 홍콩시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종족과 민족>(아카넷, 2005, 공저)에 실린 ‘국제도시의 시민에서 국민으로’는 홍콩인의 정체성을 살피면서 홍콩인의 염원인 ‘자유’의 의미를 분석했다. 영국 식민지 시절 홍콩인들은 자유무역항, 글로벌 금융도시로서 ‘경제적 자유’를 구가했지만 정치 참여의 기회는 엄격히 제한됐다. ‘민주 없는 자유’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다. 영국은 식민지 반환의 정당성을 과시하기 위해 1980년대 반환 결정 무렵부터야 부분적인 정치개혁을 시도했다. 장 교수는 현재 홍콩이 겪는 정치적 혼란은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쌓여온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짚는다. 중국을 가난과 야만, 독재와 폭력의 대륙으로 배제·차별화하며 형성된 홍콩인들의 정체성 역시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차별하고 경멸하던 대상(중국)이 자신보다 (경제적으로) 우월해지자 홍콩인 정체성이 딛고 설 기반은 사라지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은 열려 있다. 장 교수는 공저자로 참여한 <도시로 읽는 현대중국2>(역사비평사, 2017)에서 2014년 우산혁명 이후 부두철거 반대운동 등 곳곳에서 벌어진 커뮤니티 운동을 소개하면서 ‘이 땅은 지킬 가치가 있기에 여기서 살아가겠다’는 새로운 움직임에 주목한다. 그는 이런 풀뿌리 운동의 역량이 꾸준히 쌓여오면서 올해 100만 시위가 가능했다고 지적한다.

계간지 <황해문화> 2016년 가을호는 ‘중국과 비(非)중국: 타이완과 홍콩 다시 보기’라는 특집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중화주의의 구심력에서 벗어나려는 타이완(해바라기운동)과 홍콩(우산혁명)의 정치적 움직임을 분석했다. 국제적 관심은 집중됐지만 성과가 없었고 탈중심과 분열을 노출시킨 우산혁명의 한계, 홍콩에서 번진 중국인들에 대한 혐오, ‘윗세대의 번영’을 누리지 못하는 홍콩 젊은이들의 절망, 1997년 이후 사회 양극화, 산업구조의 기형화를 촉발하며 폭력적인 신자유주의의 첨병으로 다가온 중국을 바라보는 홍콩인들의 불안을 응시한다.

중국이 왜 홍콩의 이탈을 용납하지 않는지 중국의 입장에서 살펴볼 수 있는 책들로는 <중국몽과 소프트 차이나>(리시광 엮음, 차이나하우스, 2013) <중국 공산당을 개혁하라>(바이강 등 지음, 성균관대 출판부, 2015) <중국이라는 새로운 국가모델론>(판웨이 지음, 에버리치홀딩스, 2010) 등을 들 수 있다. 조문영 교수는 “서구와 대적할 뿐 아니라 서구 문법에 종속되지 않는 ‘보편중국’ 혹은 ‘중국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를 이해하면, 홍콩시위 참여자들이 서구에 에스오에스(SOS)를 보내는 상황에 중국 정부가 왜 그렇게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중국인 모두가 ‘중국몽’이란 같은 꿈에 취해 있는 건 아니다. 영국 저널리스트 알렉 애쉬가 쓴 <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더퀘스트, 2018)는 앞으로 중국을 이끌어갈 30대 젊은이들의 맨얼굴을 묘사했다.

중국현대문학전공자인 류영하 백석대 중국어학과 교수의 <홍콩산책>(산지니, 2019)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여행 에세이인데 홍콩에 대한 전문지식과 풍부한 감수성이 어우러져 결코 가볍지 않다. 중국이 ‘국민화 정책’의 강도를 높일수록 더 거세게 반발하는 홍콩사회의 모습을 인문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추천한 박민희 기자는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맞아 중국 당국이 중국 사회의 목소리를 철저히 억누른 가운데, 홍콩 시민들이 절박하게 자유와 변화를 요구한 것이 의미심장하다. 우리가 중국 당국이 아닌 사회 저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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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산책 - 10점
류영하 지음 / 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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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학교는 최근 류장수 교수(경제학부, 사진)가 교육부 산하 제6기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연임됐다고 2일 밝혔다. 임기는 2년이다.

이로써 류 교수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4년 연속으로 위원회를 이끌며 급격한 학령 인구감소 등 고등교육 환경변화를 선도하는 대학을 만드는데 힘쓴다.

류 위원장의 가장 큰 책무는 오는 2021년 시행되는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사업이다. 이는 대학기본역량을 평가해 대학 정원 감축과 정부 재정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사업인 만큼 전국 대학의 초미의 관심사다. 또한 위원회는 대학구조개혁과 대학통폐합 사항까지 심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번 류 교수의 위원장 연임은 지난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을 무난하게 마무리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주기 대학평가 후에 있었던 대학의 반발 수위에 비하면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안정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류 교수가 그동안 교육부총리 정책보좌관, 교육과학기술부 지방대·전문대 발전위원장, OECD 고등교육연구 한국책임자, 교육부 정규직전환심의위원장 등 여러 정부에서 교육 관련 중책을 수행, 소통과 조정능력을 갖춘 대학교육전문가라는 점도 반영됐다.

그는 지난 5월 현재의 대학 현실을 분석하고 대학입학자원의 급감 및 제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에 따른 향후 대학의 방향을 정리한 저서 '대학과 청년'(산지니 출판)을 발간했다.

이 책은 대학교육에 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20년 이상의 교육정책에 참여한 그의 경험을 담은 점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편 이번 제6기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류 위원장을 포함해 전체 21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으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 김헌영 강원대 총장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 이기우 재능대 총장을 비롯해 일반대학, 전문대학, 산업경제계, 법조계 대표들이다.

 

머니투데이 권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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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청년 - 10점
류장수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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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을 만나다] - 이정식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

중소상공인 투쟁기 책 펴내 주목받아지난 10월 북콘서트 열어
이마트 상생점포는 미끼 점포생존권 요구를 뛰어넘는 연대성
투쟁을 통해 깨닫게 된 정치의식
스스로 성찰 자세 중요

 

▲ 이정식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 모습.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54)이 지난 10월 ‘골목상인분투기’ 출판기념 북 콘서트를 가졌다.
이 회장은 거대 유통 자본에 맞서 13년째 지역 상권을 지키는 상인운동가이지만 정작 본인은 상인운동가라는 표현이 어색하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상인운동은 상인들이 자신의 생존권요구를 뛰어넘어 서로 연대하여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열기 위해 인식을 가져야 비로소 운동이란 고귀한 표현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범한 사업가에서 상인운동가로 변신한 그는 삭발과 혈서, 그리고 극단적인 두 번의 단식까지하는 등 강경투쟁에 앞장서 왔다. 13년간의 상인들의 투쟁사를 정리한 ‘골목상인 분투기’ 북 콘서트를 개최한 그를 해운대구 재송동에 있는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에서 만났다.

  
-협회는 언제 만들었고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부산 전역을 돌아다니며 상인들을 설득하며 조직화에 박차를 가했죠. 부산의 조직을 만든 뒤 전국적인 모임을 결성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임의 단체로 활동을 하다가 2012년에 사단법인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로 법인격을 갖추었죠. 현재 부산지역 자영업자 1만2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부산지역화폐 추진 운동, 이마트타운 연산점 입점등록허가의 위법성 다투고 있습니다. 지금 준비 중인 협회 사업으로는 엘시티 스타 필드 입점 투쟁과 일본계 유통업체 입점저지 운동, 유통법과 상생법 재개정 운동 등입니다.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상도정신과 시민의식 고취 등의 교육 사업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힘겨운 싸움을 13년 간 이어오셨다. 이번에 책을 낸 이유를 들려주신다면?

“사실 책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여건도 안됐습니다. 그러나 상인운동은 노동운동, 학생운동과 달리 기록이 없습니다. 책을 쓰면서 우리들의 지난 투쟁과정을 뒤돌아보고자 한 것입니다. 그 기록을 토대로 정책을 만드는데 대기업과의 투쟁이 하나의 뉴스로만 다루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보았어요. 투쟁의 과정과 결과를 기록문화로 남겨야 제도적, 정책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동차 백미러 같은 거죠. 운전 중에 백미러를 보는 것은 뒤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잘 가기 위한 것처럼 말이죠.”

- ‘골목상인 분투기’는 어떤 책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전국 10대 주요 도시의 자영업 분야 중에 편의점, 슈퍼, 납품업체, 식당, 카페, 미장원 등 다양한 상인들이 겪고 있는 절절한 사연을 가감 없이 들춰보고, 이들이 법과 공무원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상인들과 정치에 어떤 함수관계가 존재하는지 조명해 보고 싶었죠. 특히 13년 동안 상인들이 대기업과 싸우는 과정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그 과정에서 부끄러운 우리 자화상은 없었는지 솔직하게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저는 속 살을 드러내듯이 상인들의 부끄러움도 민낯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기업과 일부 상인회가 결탁되어 상생기금이란 허울의 음성적인 기금수수는 대기업 돈 몇 푼에 자신들의 상권을 팔아버리는 큰 문제임을 알려야 된다고 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록물로 남기려면 실명과 실제 일어났던 사실관계를 정확히 책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과 아내, 그리고 회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회장님은 어떻게 상인운동 전면에 나서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라도 절박한 마음이 생기면 뭐라도 할 것입니다. SSM이 2006년 부산에 출점하기 시작하죠.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대기업에 우리 생존권, 사업장을 다 내 줄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이 있었습니다.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죠.
먼저 2000년 이마트가 해운대에 들어온 이후 주변 지역 상인들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소매점들이 무더기 폐업되면서 납품업자들의 연쇄 부도로 이어졌죠. 개인적으로도 매출이 절반으로 곤두박질하며 피해가 너무 커 어려운 상황을 경험했던 거죠. 그래서 이번에는 두 번 다시 당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대기업이 구멍가게까지 하는데 이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국가도 문제라고 본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누구에게든 우리 문제에 대해 피해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시작했습니다.”
 
- 대기업과 투쟁을 하면서 느끼신 바와 이를 통해 얻게 된 성과를 들려주신다면?

“성과도 많이 있었지만 또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죠. 사실 상인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정치인, 권력기관에 도움을 청했지만 그들은 상인들의 손길을 걷어찼습니다. 이때 자신들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찾아간 곳이 지역 언론 방송사였고, 시민사회에 도움의 손을 내밀었죠. 그래서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에 대한 고마움과 정치적 의식이 중요하다고 모두들 느낀 것입니다.
상인들 스스로도 연대의식 및 상도정신에 대한 깨달음이 일기 시작한 거죠. 상인은 서로 경쟁자인데, 이런 현실을 간과한 채 우산만 같이 들자고 했으니 함께 비 맞을 마음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거죠. 비를 피하려 우산 속에 몰려들었지만 우산이 찢기거나 비바람이 부니 모두 우산을 내팽겨 치고 떠나버리는 형태였죠. 그때 느낀 것이 힘없는 상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명확한 현실 인식에 기인한 연대라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의 단식 등 극한투쟁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달라진 것이 있나요?

“첫 번째의 단식은 2010년 2월에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등 법 개정을 위해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7일간 단식을 하게 됐습니다. 결과는 당시 전통상업보전구역 500m 안에 SSM을 등록하는 것을 구청장이 제한할 수 있는 법 개정을 만들었습니다. 상생법으로는 대기업이 가맹점까지 진출했을 때 대기업 자본이 51%만 들어가면 사업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개정했으니 매우 큰 성과였습니다. 두 번째의 단식은 이마트 타운 연산점의 입점 중에 일어난 많은 위법성을 따지기 위해 17일간 단식을 했죠. 물론 단식 4일째 만에 구청장은 영업 등록 인가 수리를 하더군요. 구청장의 평상시 태도를 볼 때 충분히 예견했던 상황입니다. 이때 상인들의 정치의식이 달라졌습니다. 이후 만명궐기대회와 지역상권 활성화 대회를 여는 큰 힘이 됐습니다. 단식 전과 후 상인들의 정치의식이 많이 달라졌으니 값진 교훈을 준 셈이었죠.”
 
-자영업의 근본 문제는 그 수가 너무 많다는 데 있는 것 아닌가요?

“자영업의 과잉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역대 어느 정권도 자영업에 대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지 않았습니다. 퇴출과 진입 제한 정책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정부의 대기업 위주 정책으로 중소기업의 존립이 어려워졌고, 중소기업 구직난은 자영업으로 몰리는 산업 구조적인 상황으로 된 겁니다. 건강한 자영업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산업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숨이 넘어가는 사람에게 강펀치를 날려 그로기 상태에 빠뜨린 것과 같다고 봐요. 물론 최저임금이 오르기 전에도 자영업은 겨우 버티기도 힘들 정도로 어려웠죠. 최저임금 인상 대비책,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 등 자영업 대책이 처음부터 나왔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 환경의 경제적, 심리적 요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정책을 폈던 거로 보입니다. 현실을 살피지 않은 정치적 공약이 가뜩이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자영업자들을 자극하여 이들을 거리로 내몬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마트 노브랜드와 전통시장의 ‘상생 점포’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요?

“상생이란 표현에 어폐가 있습니다. 상생점포는 골목상권을 흡수하기 위한 ‘미끼 상품’에 불과한 거죠. 전통시장 안에 노브랜드가 들어오면 전통시장 상인과 골목시장 상인 사이에 신뢰성이 깨지고 힘없는 중소상인들 사이의 연대가 깨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 마지막으로 책을 통해 꼭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누군가가 상생이란 그럴싸한 허울을 씌웁니다. 상인 간 연대를 공고히 하려면 허울에 현혹되지 않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깨달았죠. 골목 상인과 전통시장 상인 간의 연대가 멀어지면 상권은 대기업에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보다는 이익, 사람보다는 돈이 앞서며 서로 존중하는 가치를 내팽개친 결과인 것입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상도’의 정신입니다.
상도는 자신의 생존권 요구를 뛰어넘어 서로 연대하여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힘입니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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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인 분투기 - 10점
이정식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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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삭스삭,

타닥. 타닥타닥. 타다다닥.

종이 넘기는 소리,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로 가득한 이곳.

오후 네시 무렵 산지니 출판사의 풍경입니다.

 

똑똑,

정적을 깨고 출판사로 들어선 분은

<골목상인 분투기>의 저자 이정식 선생님!

 

아니, 근데 선생님, 그... 손에 들고 계신 건... 뭐죠??

아니아니, 그 빵봉지 말고요.

카메라 삼각대 다리 같이 생긴 그건 뭔가요?

 

 

선..선생님...

 

선생님께서 '브이로그' 관련 의논할 게 있다고 사무실에 오신다는 건 들었는데,

촬영하러 오시는 건 줄은 몰랐다고요!!!!

촬영한다고 일부러 말 안하신 건 아니죠? 편집자들 다 도망갈까 봐 ㅎㅎㅎㅎ

 

선생님 너무 자연스러우시네요..

 

교정 마감에 허덕이는 편집자와 팀장님은 완전 작업모드에 몰두해있었던 

저마다의 몰골...을 염려하기 시작하는데...(아, 꾸며도 별 차이는 없습니다만..ㅎㅎ)

 

 

이거 뭐, 도망갈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버려서

카메라에 대고 인사도 하고 <골목상인 분투기> 화이팅도 외치고 말았네요 하하

 

 

선생님이 떠나고 나니 '좀 더 잘해볼 걸 그랬나?'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뭐죠? ㅋㅋ

이게 방송 욕심인가 봐요.

 

 

 

 

실버 편집자가 탐내하던 선생님의 장비.

산지니 브이로그도 시작하나요? ㅋㅋㅋ

 

선생님, 브이로그 대박나시길!!

열정의 아이콘, 이정식 선생님 화이팅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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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9.12.05 1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펭수! 눈치를 못 챙긴 건 가요! 이정식 저자분 응원합니다^^

  2. BlogIcon Peace21 2019.12.05 15: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몰골...도 그렇고, 책상 정리라도 좀 해놓을 걸요... 이왕 찍힌(!) 거, 바빠서 열심히 일하느라... 그런 걸로 해두죠~ ㅎ

울산 소설가들 신작 소설집 잇따라 출간 '책 잔치'

 

▲ 울산지역 소설가들이 펴낸 소설집.

울산소설가협회(회장 권비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소설가들이 잇따라 신작집을 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호상 소설가가 첫 작품집 『젊은 날의 우화(羽化)』(도화)를 냈다. 표제작인 <젊은 날의 우화>을 비롯해 2편이 중편과 4편의 단편을 실었다. 모두 탄탄한 문장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표제작인 <젊은 날의 우화>는 입사 동기인 두 주인공의 사랑을 매미가 성충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사계절 사랑을 대하는 두 남녀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상처 입은 삶을 대하는 각자의 방식도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만 하다. <복순 씨의 개종改宗> <딱따구리의 죽음> <가락지> <우물> <홍수> 등의 작품들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소설가 심은신은 장편 소설 『버블 비너스』(청어)를 냈다. 심은신 작가의 『버블 비너스』는 환영과도 같은 인간의 갈망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줄곧 외모 예찬과 성적 욕망, 그리고 부를 향한 열망이 샴쌍둥이처럼 하나의 뿌리에서 파생되었음을 강조한다. 얼굴을 고쳐 여신이 되고자 하는 한 여자와 돈과 명예를 좇는 성형외과 의사가 나누는 대화 속에 우리 내면에 숨겨둔 욕망의 진실한 모습이 드러난다.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작가가 던지는 인간의 갈망에 관한 이야기에 빠져볼 만 하다.

경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서안 소설가도 첫 소설집 『밤의 연두』(문이당)를 출간했다. 소설집에는 표제작인 <밤의 연두>를 비롯 <과녁> <골드비치> <하우젠을 말하다> 등 모두 9편의 작품이 실렸다. 이서안의 소설은 공간에 대한 상상력이 두드러진다. 인간의 삶을 틀 지우는 건축물과 그 ‘틀’에서 빠져나오려는 몸부림을 이야기 한다. 표제작 <밤의 연두>도 사람들의 삶의 공간인 아파트 가운데 놓인 나무에서 비롯된다. 독일이란 낯선 나라에서 가족을 만들고 뿌리를 내린 화자 아버지 고단한 삶이 가슴속을 파고 든다. 작가는 ‘상처 입은 영혼’들의 이야기라고 전한다.

정정화 소설가도 두 번째 단편소설집 『실금 하나』(산지니)을 펴냈다. 작가는 모두 8편의 작품을 통해 가족, 사회, 친구, 직장에서 일그러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주목한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 <201호 병실>에서는 가족, 특별히 늙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돌탑 쌓는 남자>, <실금 하나>에서는 깨어진 부부의 관계를, <가면>, <너, 괜찮니?>, <크로스 드레서>에서는 학교와 회사로 대변되는 사회 집단 속에서 상처 받고 소외되는 인물에 주목한다. 또 <빈집>에서는 아들을 도회로 보내고 홀로 죽음을 맞는 어머니와 그 아들을 모습을 그린다. 작가는 위선과 거짓이 팽배한 현실에서도 참된 삶을 갈망하고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주인공을 끊임없이 등장시키며 독자에게 진정한 자아를 추구하는 삶에 대해 묻는다. 

고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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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의 12월 소설 신간 <실금 하나>(정정화 지음).

조금만 기다리시면 만나보실 수 있어요^^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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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부산대에 위치한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독일문화원)에서

아네테 훅 작가님과 작은 낭독회가 열었습니다.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 선생님은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신데요,

작년에 작가님의 세 번째 장편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가 한국에 출간된 후

2018 서울작가축제에 유일한 독어권 작가로 초대되어서 세계 작가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하셨어요.

올해에는 서울 연희문학창작촌에서 12월 한 달간 머물며 집필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해요.

본격적인 집필 활동 전에,

11월에는 서울대, 홍익대, 성균관대, 대구대 등 한국의 독일어과 학생들과 낭독회 행사를 하고 오셨는데요.

부산이 그 낭독회의 마지막 장소였답니다.

부산에서는 산지니출판사와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가 함께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는 작년에 초량에서 부산대 언어교육원으로 장소를 옮겼다고 합니다.

처음 방문했었는데, 분위기가 참 좋더라구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한 괴테 인스티튜트 : )

크리스마스 파티도 한다고 해요 :)

 

본격적으로 아네테 훅 작가님의 간단한 책 설명과 함께 <빌헬름 텔 인 마닐라> 낭독회를 시작했습니다.

아네테 훅(이하 훅):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여행‘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선, 1880년대에 젊은 필리핀인이 유럽을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스페인에서 약학을 공부했고, 그 후 독일로 거취를 옮겼습니다. 그는 독일에서 번역 작업을 하며 동시에 여행을 하지요.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이야기의 여행(여정)‘이기도 합니다. 여행을 떠난 젊은 필리핀인의 이름은 ‘호세 리살‘입니다. 그는 1886년 독일에서 프리드리히 실러 작가의 <빌헬름 텔>을 독일어에서 필리핀 토착어인 타갈로그어로 번역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번역에 주목했습니다. 스위스 국민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훗날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이 될 남자(호세 리살)에 의해 번역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이 놀라운 ‘번역‘을 통해 이야기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 ‘호세 리살‘이라는 인물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호세 리살은 <빌헬름 텔> 번역을 했을 당시 25살이었습니다. 그의 가족은 마닐라 근처에 거대한 설탕 농장을 운영하는 부유한 집안이었습니다.

그 당시 필리핀은 300년 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습니다. 리살이 독일에서 필리핀으로 돌아온 후, 그는 정치 활동을 했으며 금서를 번역해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스페인 식민지 정부와, 사제의 권력 남용을 비판했습니다.

그래서 리살의 가족은 홍콩으로 망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리살은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갔고, 그는 스페인을 상대로 혁명을 이끌었다는 죄로 기소되었습니다. 1896년 그는 스페인 법에 의해 처형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리살은, 과격한 혁명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쪽이었습니다. 그는 폭력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파괴될 것이 더 많을 것을 우려했습니다.

이 고민은 이 책 <빌헬름 텔 인 마닐라>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는데요,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좋은 폭력‘이라는 것이 있을까? 그것은 어떤 순간에 정당화되지는 않은가? 빌헬름 텔이 중세 스위스를 지배했던 오스트리아 폭군인 헤르만 게슬러를 쏜 것이 옳은 일일까?'

이렇게 ‘정치에서의 폭력‘에 대한 질문은 두 작가, 프리드리히 실러와 호세 리살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제 여러분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낭독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중 빌헬름 텔(윌리엄 텔)의 사과 이야기를 알고 있는 분이 계신가요? 빌헬름 텔은 그의 아들의 머리에 있는 사과에 활을 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책 속에 한 장면을 함께 보시죠.

 

12장

“아버지, 저기 장대 위에 걸린 모자가 보이시나요?”

발터는 알트도르프에 도착하면서 물어본다. 아버지는 말을 막는다.

“그냥 지나가자.”

벌써 보초병이 다가와서 아버지를 체포하려고 한다. 발터가 도움을 외치고, 주민이 모여든다. 발터는 군졸들이 아버지에 대해 경멸적으로 말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는 비겁하지 않다. 그는 황제 재판관에게 말을 거는데, 실러의 작품에서 나오듯이 건방진 어투의 ‘나리’라고 감히 말하지 못한다. 리살의 작품에서 총독과 동등한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여유는 베르타에게만 유보되어 있다.

그런데 꼬마인 발터도 황제 재판관에게 당당히 말하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얼마나 위대한 궁수인지를 말한다.

“그는 백 걸음 떨어져서도 사과를 맞혀요!”

그제서야 비로소 게슬러는 어떻게 그 사냥꾼을 괴롭힐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에 도달한다. 민중은 경악한 채 경직되어 있고 기예르모는 용서를 구하면서 어린 발터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기보다 차라리 죽겠다고 한다. 오로지 그 소년만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나무에 묶이고 싶지 않으며, 또한 안대도 거부한다. 그는 자신의 양이 아니며 아버지의 굳건한 팔을 안다고 말한다.

“쏘세요!”

발터는 그에게 외친다.

“저 불한당은 아버지가 어떻게 맞히는지를 봐야 한다니까요.”

아이는 거기에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 그러는 동안 아버지는 거의 제정신을 잃은 채 애걸하며, 피어스트 할아버지는 전 재산을 내놓으려 하고, 베르타와 루덴츠는 중재에 나선다.

“쏘시란 말이에요, 아버지!”

아이가 다시 한 번 외치자 어디선가 ‘쉿’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가 살아 있어!”

아이는 모인 군중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서 땅을 바라보고 절하더니 광장 위를 지나간다.

“여기 당신께 그 사과를 갖다드려요, 아버지.”

기예르모가 아들을 번쩍 들어서 거의 숨막힐 정도로 안기 전에, 아들은 아주 짧게 ‘아빠’라고 바꾼다.

“난 아빠가 나를 다치게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훅: 여러분은 책 속에 등장하는 사과 이야기를 함께 보셨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속에 담긴 번역가 리살의 생각도 함께 보셨습니다.

거의 모든 필리핀인은 스페인어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갈로그어는 독일어보다 경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쓰기 전에, 리살이 독일어를 타갈로그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독일어로 재번역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 다음 저는 제가 번역한 것을 실러의 원본과 비교했습니다.

비교를 해보니 리살이 번역한 부분의 차이는 명확했습니다. 저는 원문보다 리살의 번역 버전에서 사람들의 말이 훨씬 더 정중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아이가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그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독일어를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그 반대로 번역할 때 존댓말 같은 어투의 차이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리살의 시선‘을 통한 <빌헬름 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또한 리살이 독일에서 경험한 것과 그가 마주친 것, 독일을 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런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 시선이 드러난 한 부분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일어로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읽고 계신 아네테 훅 작가님

 

1장

그는 조그만 도시, 아니 바람도 멎은 과학의 고장을 기대했었다. 파리를 벗어나면 수술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지만, 생활은 보다 나아진다고들 했다. 리살은 1886년에 하이델베르크로 오면서 평온한 일상을 꿈꿨다. 오전에 눈을 수술하고, 오후에 독일어를 배우며, 밤에 소설을 마무리할 거라고 말이다.

기차역에서부터 그는 대학생들이 어디에서 만나는지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여기에서 안과학을 가장 잘 가르치는 사람이 누군지 물으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 그에게 추천한 곳은 굴덴 맥주양조장이었다.

그 뒤 그는 곳곳에서 대학생들을 보았다. 그들은 크고 작은 무리를 이루며 구시가를 몰려다녔고, 흡사 국영철도 역무원처럼 제복을 입고 있어서 군인처럼 보였다. 알록달록한 모자와 어깨띠는 반짝였을 뿐만 아니라 눈발 속에서 또렷이 빛났다. 대학생들은 리살과 길이 엇갈릴 때마다 그에게 인사했고, 리살이 그 맥주양조장을 찾아내자, 노란 모자를 쓰고 있던 한 무리가 그를 탁자로 안내했다. 그들은 리살이 어렵사리 뱉어낸 독일어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리살은 라틴어로 말했다. 학생들은 흡족해하면서, 대학병원의 안과병원장인 오토 베커 교수를 추천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리살에게 어떻게 건배를 하고, 어떻게 맥주잔을 들어올리며, 어떻게 건강을 기원하고, 어떻게 마시는지를 보여주었다.

거나하게 취한 그들을 대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얼굴의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일그러지는 것처럼 보였다. 한쪽 뺨은 부드럽고, 그 벨벳 같은 피부는 가벼운 홍조를 띠었다. 다른 반쪽은 거칠게 흉터가 져서, 마치 모형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천진난만한 늙은 퇴역군인들도 리살에게는 독일 대학생들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양조장에서 해방을 만끽하며 웃어댔다. 네 번째 맥주잔이 돌고나자 그들은 리살을 주에비아 대학생 동맹에 가입을 권유했다.

리살의 작업계획은 뒤죽박죽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양조장을 찾아 다니며 자주 대학생들과 어울렸고, 그들과 함께 시내에서 벗어나 강 건너 음식점이 딸린 시골 여관으로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여관의 뒤채에선 창문을 열어두고 마당에 쌓인 퇴비더미와 분뇨구덩이를 바라보며 펜싱을 했다. 리살은 베커 교수의 조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두피 일부를 꿰매면서 결투에 입회하는 의사 이미쉬를 도와주었다. 리살은 이미 마드리드와 파리에서 써두었던 소설의 마무리 작업에도 시달렸다. 아직 그는 소설 작업이 만족스럽게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그때 필리핀에 있는 형 빠차노에게서 “네가 독일어를 배웠다면, 우리에게 실러의 작품을 번역해다오”라고 편지가 왔다...

 

훅: 이제 세 번째이자 마지막 부분을 낭독해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챕터의 짧은 텍스트입니다. 리살은 실러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새로운 단어를 창조했습니다. 예를 들면 '눈사태'나 '우박' 같은 단어인데요.

타갈로그어에는 눈사태나 우박 같은 단어가 없었습니다. 필리핀이 위치한 열대에는 그런 현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번역할 때 순수한 타갈로그어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baha ng yielo'라는 단어를 만들었습니다. 스페인어에서 얼음(yielo)이라는 단어를 가져왔고, 타갈로그어에서 ‘범람, 침수(baha)‘라는 단어를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눈사태'는 '얼음의 침수'가 되었습니다.

비슷한 용법으로‚ '우박'은 타갈로그어에서 '돌의 비'가 되었습니다.

자연과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번역된 필리핀의 단어들을 보면서, 저는 스위스 알프스와 필리핀의 열대 섬이 합쳐지는 새로운 풍경을 보았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읽을 텍스트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장

시험 삼아 몇 줄을 번역하자, 이미 리살이 빌헬름스펠트에서 보았던 산악지대가 알프스 산으로 성장한다. 활엽수에서 갑작스럽게 암석이 솟아오르고, 가파른 비탈에서 전나무와 소나무가 성장하며, 산 정상은 구름 속에서 없어진다. 마킬링 산이 호수 위로 솟아 있는 마닐라의 오지인 칼람바에서도 그렇다. 창공 안에서 사라진 듯 산꼭대기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책을 읽다 보면 양편의 풍경이 서로 뒤섞이면서, 모든 일이 한꺼번에 벌어진다. 두 가지 새로운 교역로가 개척된다.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에서 온 노새 행렬이 산의 오솔길을 타고 저 높이 얼음산맥으로 올라간다. 고트하르트 고갯길은 북쪽의 시장들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오스트리아 왕은 그 일로 돈을 벌려고 하며, 그의 총독들은 우리, 슈뷔츠, 운터발덴의 계곡들이 그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 제도諸島의 짙고 무성한 수목과 김이 피어오르는 산 앞에 돌연 스페인의 범선들이 출몰하자, 중국의 정크선들이 마중나온다. 그들은 마닐라에서 만났지만, 여기서 상품을 거래하거나 옮겨 싣는 일은 거의 없다. 스페인 사람들은 새로운 주인으로서 정주한다.

리살이 독일어 ‘숲’을 ‘구바트’로, 독일어 ‘하늘’을 ‘랑이트’로 번역하면, 마킬링 산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산맥의 전초기지가 되고, 따갈로그의 알프스 산이 태평양의 가장자리에서 솟아오른다. 희곡『빌헬름 텔』은 하나뿐인 좁은 교역로에서 점화된다. 이 길은 바다에서 바다로 이어지며, 거대한 원시림을 관통하여 암석들로 오르다가, 잿빛의 돌이끼로 계속된다.길가의 돌멩이들은 말의 발굽이 문질러서 반들반들해지고, 비가 몇 달 동안 억수로 쏟아진 덕분에 반짝인다. 가장 늦게까지 남은 진흙이 완전히 말라서 여름에 흩날린다. 그러면 계곡들은 엷은 갈색의 분진으로 가득찬다...

비좁은 교역로와 해안이 만나는 곳에서 상품들이 배로 옮겨진다. 바다는 만灣이나 피오르드 해안처럼 산 안쪽에 누더기마냥 붙어서 계곡을 채운다. 높새바람이 멀리서 온 배들을 이편으로 몰아넣으면, 계절풍은 그들을 다시 내몬다. 거대한 정크선은 접안하고, 범선의 상품들은 산 뒤편에서 하역된다. 제일 값비싼 물품은 마리아 반신상과 나사렛 예수상이다. 그것들을 선적한 배가 먼 바다에서 화염에 휩싸일지라도 살아남는다. 불 속에서 검게 그을린 그 동상들은 홀로 계속해서 표류하는 것이다.

바다는 양편의 눈 덮인 산악에 붙들려 있지만, 어느 편이든 상관없이 항상 남녘의 바다다.

피오르드 해안 사이의 길은 험준하다. 노새들이 열을 지어 느릿느릿 산을 기어오르다가, 고갯길 정상 앞에서는 더 이상 땅 위에 있지 않고 허공을 걸어간다. 여기서 고갯길은 허공에 매달려 있다. 이곳을 관통하여 정크선들을 범선들과 연결시킨 교역로는 토박이 수공업자들의 예술품이 된다...

 

낭독 시간이 끝나고 청중분들과 함께 질문과 답변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 한국에는 스위스 문학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입니다. 작가님께서 스위스 문학의 특징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훅: 우선 스위스 4개 국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언어로 책이 출간된다는 특징이 있어요. 그리고 많은 작가들이 산에 대해서 글을 많이 씁니다. 스위스에 산이 많다 보니, 산의 아름다운 모습에 대한 묘사나 산을 다른 것에 빗댄 표현도 많이 쓰는 편이지요.

 

청중 1: <빌헬름 텔>을 집필한 프레드리히 실러는 철학자이고 고전주의에서는 괴테 못지않은 대가입니다. 실러의 언어는 굉장히 철학적이고 자유와 자연을 내세웁니다. 그래서 <빌헬름 텔> 속에는 심오한 표현이 많은데 과연 타갈로그어로 했을 때 번역이 잘 가능했나요? 스페인의 지배를 300년간 당했는데, 타갈로그어의 섬세한 단어라든지 그런 것이 남아있었습니까?

훅: 필리핀에서는 전에도 인간의 가치를 중요하는 사상이 있었고, 그런 사상을 담은 단어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번역이 가능했습니다.

필리핀은 스페인에 300년 미국에 60년 식민 지배를 당하며 굉장히 많은 고통을 가슴에 지니고 있지요. 그래서 그것을 깨고 해방하는 내용이 담긴 문학작품이 많답니다.

청중 2: 아까 작가님이 말씀하셨듯이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가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는 '정'이라는 단어가 있어요. 독일어로는 이런 단어를 어떻게 나타내는지 궁금해요.

훅: 그런 단어는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마다 있는 것 같아요. 결국 때에 따라 다른 단어로 쓰여야 할 것 같아요.

청중 3: 저는 독일에서 왔는데, 한국에서 '일석이조'라는 단어를 배우고 놀랐어요. 독일어로는 절대 한 단어로 표현 못 할 단어에요. (웃음)

 

 

이렇게 낭독회를 마치고 커피 한잔을 하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었답니다.

작가님도, 참석해주신 분들도 다음에 또 만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친밀한 낭독회였습니다.

아네테 훅 작가님이 다음에 또 한국에 방문하시길 바라며, 참석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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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무척 추워졌습니다. 달력을 보니 어느덧 연말이네요...!

2019년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올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산지니출판사의 책을 읽어주시는 분들, 함께 책을 만든 작가님들, 산지니출판사 식구들!  

모두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9년 마지막 저자와의 만남은

구모룡 평론가의 『폐허의 푸른빛』을 두고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인 만큼, 강연라기보다는,

참석하신 문인들과 참가자들 모두 함께

오늘날 지역에서 문학 하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행사를 마치고는 함께 따뜻한 송년회 자리를 가지려 하니

여러분의 많은 참석 부탁드리겠습니다.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472 | 25,000원 | 2019년 930일

 978-89-6545-629-2 03810 | 신국판(152*225)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구모룡 평론가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와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의 가치를 품고 키웠던 건 폐허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푸른빛’을 띤 문학과 비평의 희망과 가능성을 주지한다.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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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8일, 전포에 있는 다정한 서점 책방 밭개에서 <마니석, 고요한 울림>의 김미헌 번역자를 만났습니다.

김미헌 역자님은 이번 행사를 위해 서울에서 먼 길을 오셨어요. 또 이날 부산이 무척 추웠는데 참석자분들이 공간을 꽉 채워주셔서 정말 감사했답니다. 역자님께서 강의는 많이 해보셨지만, 북토크는 처음이라 굉장히 떨린다며, 부담을 덜기 위해 티베트 속담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를 떠올리며 강연을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이 속담이 티베트에서 온 줄 처음 알았답니다!) 그리고 속담처럼 걱정이 무색하게도 재미있게 티베트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역자님은 티베트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티베트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티베트는 중국 서남부에 있는 티베트 자치구와 티베트 고원을 일컫는 말로 인도, 부탄, 네팔 등과 인접해 있습니다. 인근 나라인 인도와 네팔은 비옥한 토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화려한 불교 양식을 가진 반면에, 티베트는 험준합니다. 그곳은 '너무 험준해서 말 한 마리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고 험한 골짜기를 지나야 한다'는 기록이 있었고, 여름이 와도 눈이 녹지 않는 곳으로 기후 환경도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열악했던 기후 조건과 경건한 종교적 신앙은 이 티베트 고원지대에 사는 장족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폐쇄됐지만 안정적인 사회구조에서 자급자족의 날을 보내게 했습니다.

또한 티베트 문화를 이야기하자면 티베트 불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티베트는 1446년에야 한글을 만든 우리보다도 600년 전인 7세기에 이미 티베트 글자를 만들어 인도로부터 전래된 불경들을 번역한 불교문화의 강국입니다.

38대 국왕인 송첸캄포가 ‘불교의 국교화’ 선포 이후로는 더욱 정진하여 세계적인 불교문화를 꽃피웠습니다. 티베트 불교는 인도 후기 불교의 하나인 밀종과 티베트 토착 종교인 본교가 결합해 형성된 특수한 종교로 보통은 라마교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힌두교의 여러 신을 혼합하고, 주문을 외우는 점(옴마니파드메 훔—한국에서는 ‘옴 마니반메훔’으로 잘 알려진—등 짧은 주문을 생활에서 늘 욉니다), 불력으로 재해와 고난을 없애고 악마와 요괴를 물리치는 점, 호마법으로 알려진 비밀스런 주술의례가 있다는 점 등에서 다른 불교와 차이점을 보입니다.

이런 불교는 티베트인들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 밀교라는 명칭에서 드러나듯이 신비로움과 평화와 비폭력의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티베트 불교의 가장 신비로운 부분은 전생입니다. 물론 불교가 침투한 사회에는 많든 적든 윤회 사상을 믿는 풍조가 있지만, 전생을 사회제도로까지 승화시킨 곳은 티베트뿐입니다. 삼국시대 이래 불교의 영향 아래 있었던 우리도 ‘다시 태어나면/다음 생에는/전생에...’라는 말을 자주 쓰면서, 무의식의 근저에는 종교를 떠나 윤회에 대해 긍정하는 면을 보이기도 합니다. 티베트 사람들은 윤회사상을 믿고, 티베트 불교에 대한 믿음을 생활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티베트에서 페마체덴이 태어난 곳은 흔히 중심지로 알려진 라싸시가 있는 서장자치구가 아닌, 칭하이성 동북에 위치한 해발 2000미터 고원지대였습니다. 그래서 달라이 라마와 포탈라궁과 라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타 티베트 소설과는 달리, 페마체덴 소설의 배경은 칭하이성 내륙 변방의 어느 티베트 마을입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 변방 마을을 배경으로 티베트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내가 제일 익숙하고 잘 아는 내용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티베트어로, 그 후에는 중국어로, 나중에는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찍었고, 지금은 소설가 보다 영화감독으로 더 유명합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를 배경으로 티베트 언어로 티베트 영화를 찍으며, 영화 관련 인터뷰에서 “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티베트 언어”라고 했습니다. 또한 “티베트어는 언어지만 티베트 민족을 구성하는 근간”이라고 말하며 티베트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런 페마체덴은 티베트어로 적힌 민간 설화집을 중국어로 번역하기도 하고, 티베트어로 적은 자신의 소설을 중국어로 다시 적어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페마체덴이 중국어로 쓴 소설집은 3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작품 <마니석, 고요한 울림>은 중국어로 쓰인,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두 번째 단편집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10편의 단편 중 표제작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읽어보고 종교 문화가 깊이 내재해 있는 티베트인의 일상과 오늘날 티베트인들에게 들이닥친 삶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마니석’은 짧은 기도문이 새겨진 돌이나 석판을 말합니다. 이것을 새긴 후 쌓아두곤 합니다.—우리나라로 치면 성황당의 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마니석에는 관세음 보살이나 물고기(불교 8보 중 하나)가 새겨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대게는 육자진언이라고 하는 ‘옴마니파드메 훔’이라는 진언이 색색으로 예쁘게 새겨져 있습니다. 티베트어로 마니는 ‘보석, 지혜‘라는 의미입니다. 티베트인들이 자나 깨나 암송하는 ’옴마니 파드메 훔‘이라는 진언은 연꽃(관음보살) 위의 보석(마니주)라는 의미로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하고 싶다는 염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티베트에서는 진언을 반복해서 암송하면 깨달음과 공덕, 내세의 복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합니다.

티베트인들의 마니석에 대한 경건함은 표제작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서 잘 나타납니다. 이야기는 어느 아주 크고 둥근 달이 뜬, 달빛이 밝은 밤, 어디선가 들려오는 마니석 두드려 조각하는 소리에 르싸네가 귀를 기울이는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주인공 르싸네는 아내와 술친구 테엔젠, 마을 사람들에게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려 조각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하지만, 유일하게 마니석을 조각할 줄 아는 조각공 어르신이 며칠 전에 돌아가신 터라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르싸네가 절대 아무 때나 허투루 하지 않는다는 ‘맹세’까지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p. 16

르싸네는 간밤에 함께 집에 갔던 술친구 테엔젠이 인파 속에서 웃고 있는 걸 발견하고는 그를 뚫어지게 노려봤다. 그제야 테엔젠의 얼굴에 있는 시퍼런 멍이 눈에 들어왔다.

(테엔젠은 간밤에 같이 술을 마신 르싸네가 자신을 때렸다고 의심하고 르싸네는 간밤의 일을 다 기억한다며 아니라고 한다. 그러자 테엔젠이 안 때렸다고 맹세를 하라고 한다. )

르싸네는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는 눈을 감았다.

“맹세합니다!”

테엔젠은 시퍼렇게 멍든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알았어, 이제 믿을게. 길에서 자빠져서 어디 돌부리에 부딪쳤나 봐.”

르싸네는 테엔젠의 말은 듣지도 않고 옆에서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근데 다들 내 말을 안 믿잖아.”

테엔젠은 얼른 마을 사람들에게 르싸네를 두둔하며 말했다.

“르싸네는 평소 허투루 맹세하지 않아요. 맹세했다는 건 절대 거짓말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 다들 믿으세요.”

한국인들의 시선에서 보면 ‘맹세’까지 하느냐, 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불교에서의 ‘맹세’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티베트인은 그들이 믿는 신이 항상 자신의 곁에 있다고 믿으며, 맹세를 하는 순간 신이 옆에서 그것을 듣고 있다가 모든 걸 기록한다고 합니다. 보통 맹세는 자신의 진심을 밝히고 싶을 때, 자신의 과실을 덮을 때 하게 되는데, 그 ‘맹세’는 그 맹세로 인한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맹세’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업보를 받게 된다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맹세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며, 그 말에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날 사람들은 쉽게 약속하고, 쉽게 그 약속을 어깁니다. 한입으로 두 말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며, ‘약속’이라는 의미가 퇴색된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불교문화가 깊숙이 깔려 있는 티베트인들은 자신이 내뱉은 말에 응당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집 전체에 걸쳐 이 ‘맹세’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누가 ‘맹세’를 하면 상대방은 그 말을 믿어줍니다.

P. 26

르싸네와 테엔젠은 마니석을 들고 활불이 계신 사원으로 들어갔다.

활불은 작은 체구지만 탄탄한 몸에 인자하고 선한 모습이었다. 저 멀리서 두 사람이 정문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는 말했다.

“두 분 술 끊으려고 오셨습니까?”

두 사람은 활불 앞으로 다가가 고두를 세 번 올리고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활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활불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부처님을 말합니다. 흔히 활불하면 달라이 라마만 떠올리는데, 티베트에서 활불은 달라이 라마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활불은 티베트 불교의 모든 종파마다 존재하며, 모든 사원마다 존재합니다. 깨달음에 도달한 수행승은 모두 활불이라고 하며, 티베트인들에게 활불은 믿음직하고 존경의 대상입니다. 수시로 사원에 찾아오는 신자는 헤아릴 수 없으며 길거리에서 활불을 발견하면 바로 무릎을 꿇고 예를 표시합니다. 활불은 고상한 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티베트 사람들 곁에서 그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인자한 존재며, 티베트 사람들과 아무런 거리낌 없이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소통하는 존재입니다.

르싸네와 친구가 마니석을 보고 신기해 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많은 사람들이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르싸네가 마니석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맹세까지 했지만 믿지 않았던 마을 사람들이었습니다.

P. 43

“술고래야. 아, 아니지. 르싸네야, 넌 정말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구나. 우리도 어제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리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단다. 불연이 깊은 사람이 제일 먼저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리포첸께서 말씀하셨는데, 네가 공덕을 아주 많이 쌓은 모양이야.”

“다들 뭘 가지고 오셨어요?”

“별거 아니고 공양품이네. 먹거리와 마실 거리야. 다들 조각공 어르신께 성의 표시를 하고 싶어서 말이야.”

“린포첸께서 망혼이 마니석을 새기는 일은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하시더군. 우리도 이참에 덕 좀 보세나. 공덕 좀 쌓게 해주게.”

르싸네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사람들은 벌써 마니퇴 쪽으로 몰려갔다. 마을 사람들은 가져온 음식들을 마니퇴 위에 올려놓고 허공을 보면서 말을 했다. 조각공 어르신 맛있게 드시라, 우리를 잘 보우해 달라는 그런 말들이었다.

사람들은 마니퇴 주변을 에워싸고 앉아서 육자진언을 읊으며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티베트인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바로 실천하는 자비와 보시입니다. 채소가 잘 자라지 않는 척박한 고원지대에 사는 티베트인은 육식을 하는 가난한 유목민족입니다. 하지만 티베트인들은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어렵게 번 돈을 자신보다 못한 이들에게 보시하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일을 미루지 않습니다. 늘 1마오짜리 화폐를 지니고 다니면서 사원의 불상 앞에 놓고, 오체투지 하는 순례자에게 건네고, 또 걸인과 나눕니다. 티베트에서는 오체투지를 하는 순례자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오체는 이마, 양 팔꿈치, 무릎의 다섯 군데를 말하는 것으로, 오체 투지는 이 다섯 부위를 땅에 내던짐으로써 몸을 땅에 온전히 일치시키는 행위입니다. 이 행위는 부처의 가르침에 대한 지극한 공경을 나타내며, 몸을 엎드리고 낮추어 땅에 맞닿게 함으로써 중생이 빠지기 쉬운 교만심을 꺾고 고행을 통해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수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수행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몇 달 동안 진행되기도 하는 멀고 험한 고행의 과정이기 때문에 간혹 수행 도중 목숨을 잃기도 하며, 가족, 친지, 이웃과 수레에 일용품을 실고 함께 수행하기도 합니다. 티베트인들은 수행길 위에서 맞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영예롭게 여기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런 길 위의 수행자들을 대단한 사람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그 수행자들에게 보시하여 공덕을 쌓기도 합니다. 수행자들의 최종 여정은 티베트 최대 도시이자 수도인 라싸(포탈라궁)입니다. 포탈라궁에는 어떤 기둥에는 천이 둘러져 있는데요, 오체투지를 하며 올라오는 사람 중 도중에 죽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이를 뽑아서 이 기둥에 박아두기 때문입니다. 비록 육체는 오지 못했지만 혼이라도 여기에서 머물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보시는 부처님의 자비를 주고받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티베트사람들의 생활화된 자비와 보시는 그들의 생사관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금생의 선행이 내생의 공덕이 된다’는 불교적 생사관은 자연의 이치를 담고 있으며 ‘선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삶과 죽음의 인과관계는 누구나 아는 진리이지만, 실천에 옮기는 것은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을 알기에, 티베트인들을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항상 노력합니다. 그래서 티베트인의 불교는 단순이 국교로 정해진 종교가 아니라 당연히 믿고 몸소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P.50

가끔 달이 아주 크고 아주 둥글고 유달리 밝게 빛나는 어두운 밤에, 르싸네가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올 때면, 이따금 저 멀리서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가사 없는 민요처럼 고요한 울림이었다.

이 부분은 소설의 마지막인데요, 티베트인들에게 마니석을 두드려 조각하는 소리는 진짜 가사 없는 민요처럼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는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니석을 만드는 작업을 공덕을 쌓기 위한, 일종의 기도라고 여기는 티베트인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편안하고 익숙한 ‘민요’처럼 고요하고 가슴을 울리는 그런 소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의 원래 제목을 직역하면 ‘마니석을 조용하게 두드리다’인데요, 작가는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의 생활과는 달리, 어떻게 보면 느린 삶의 모습이지만 조용한 가운데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마니석을 조각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티베트 사람들의 실제 생활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질문과 답변 )

1.

청중 1: 책에서 여성 인물들이 독특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용우파엔, 돌마’ 등 여성들이 자기 욕망을 잘 드러내는 것 같았어요. 이것이 원래 티베트 여성들의 특징인지, 의도된 여성상인지 궁금해요.

김미헌 번역가(이하 김): 여성의 욕망이 잘 드러났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봤던 것 같아요. 용우파엔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남자 9명을 만나고, 여러 가지 이유로 9명과 헤어집니다. 그러나 결국 상처받은 건 남자가 아니라 용우파엔이었습니다.

사실 장족은 모계 사회입니다. 남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여자가 여러 남자와 교제를 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여자가 결혼 적령기가 되면 하얀 천막에 들어가고, 남자가 아무나 수시로 와서 관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여자는 출산을 할 때까지 나오지 못하고, 여자는 자신과 관계를 맺었던 남자 중 한 명을 택해서 평생 살게 됩니다. 이후에 남자가 죽거나 하면 그 형제와 같이 살기도 하지요.

그래서 모계 사회이지만 상처받고,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고스란히 여자의 몫이라고 느껴졌고, 작가가 티베트의 그런 모습을 담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청중 2: ‘낯선 사람’에서 21명의 돌마가 나타나는데, 낯선 사람은 결국 1명의 돌마와 마을을 떠납니다. 돌마가 부처의 배우자라고 하던데, 낯선 사람이 그럼 배우자를 찾으러 온 건가요?

김: 티베트에서는 여자인 경우 다 돌마라고 칭합니다. 낯선 사람에서 돈을 많이 가진 도시인이 마을에 와서 돌마를 한 명 데리고 떠나가는데요, 제 생각에는 티베트 변방의 마을에 찾아온 외지인을 상징하는 것 같아요. 조용한 티베트 마을에 나타는 외지인 말이죠.

청중 2: 그런 부분이 독자에게 많은 해석을 남기는 것 같기도 해요.

김: 페마체덴의 영화를 보면 예술성을 강조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와요. 페마체덴의 이러한 성향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면 중국 정부의 감시를 받으니 그렇게까지 입장을 뚜렷이 표현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청중 2: 상징성이 풍부한 작품인 것 같아요. 찾으면 찾을수록 너무 많은 상징성에 피곤했어요. (웃음)

김: 제가 친절하지 않은 역자일 수도 있는데, 저자 자체가 해설을 많이 하지 않았으니, 역자로서 저자의 의도를 최대한 전달하는 게 역자의 역할이라고 생각되어 그대로 놔두었습니다.

 

3.

청중 3: 책에 실린 10편 중 판타지성이 강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그중에 티베트의 설화나 구전 이야기가 섞인 것이 있나요?

김: 이 책 중에서는 실제로 섞인 부분은 없어요. 하지만 페마체덴은 티베트 설화를 중국어로 번역하기도 해서, 설화에 관심이 많은 인물인 것은 분명해요. 그리고 한국인인 저희가 이 책을 읽었을 땐 분명 '판타지'스러운 요소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티베트인들의 생활에서는 판타지가 아닌 정말 실재하는 이야기이지요. 그래서 이 소설은 '실재하는 판타지'로 읽힐 수 있겠네요.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 싸인 중인 김미헌 번역가님♡

김미헌 번역가는 평소 영화 번역을 주로 하셨는데, 이 책을 번역하게 된 날, 온 하늘의 별이 본인에게 쏟아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기쁘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산지니 출판사에게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저희가 더 감사합니다. ^^)

아무래도 해외 문학 작품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와 사고를 이해하고 읽어야 더 사고의 깊이가 넓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강연을 들으면서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훨씬 더 이해하게 된 기분이었답니다. 낯설지만 가까운 티베트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티베트를 이해할 수 있는 소설,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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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12월이다. 지난 1월 당신이 세웠던 목표들이 당신을 평가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연초에 계획한 만큼의 책을 당신은 읽었는가. 대개는 목표를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으리라. 바빠서, 쉬느라고, 노느라고 미뤄왔던 독서를 지금이라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아직 2019년은 끝나지 않았다. 연초의 계획을 지키고 자신에게 떳떳해질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12월의 책을 소개한다.

■ 국립중앙도서관 12월 사서추천도서    
이국환 지음│산지니 펴냄│232쪽│15,000원



우리는 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생은 도대체 무엇일까. 살아가면서 우리는 저마다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인생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버티며 살아가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의 삶이 막막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절망 대신 희망을 이야기한다. 흔들리고 고민하며 불안을 안은 채, 그러나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곧 다가올 오후도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삶에 지칠 때 “삶을 버티게 하는 가치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자.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담겨 있다.


기사원문 <독서신문>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 10점
이국환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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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청 시기 대표작가 한방경.

그가 남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입니다.

‘해상화열전’ 오늘의 책에서 만나보시죠.

 

이 소설은 중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작품입니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됐는데요.

상하이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했던 기녀들의 삶이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소설은 당시에 큰 주목을 못 받았지만, 현대에 들어서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문체와 전개 방식, 내용에서 시대를 앞선 독보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부산대 중문과 박사 출신, 김영옥 씨가 번역한 국내 최초의 완역본이기도 한데요.

1894년 간행될 당시 삽입되었던 삽화.

또 작품의 이해를 도와 줄 작가의 서문과 후기도 함께 실었습니다.

오늘의 책이었습니다.

 

KNN 이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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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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