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을 만나다] - 이정식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

중소상공인 투쟁기 책 펴내 주목받아지난 10월 북콘서트 열어
이마트 상생점포는 미끼 점포생존권 요구를 뛰어넘는 연대성
투쟁을 통해 깨닫게 된 정치의식
스스로 성찰 자세 중요

 

▲ 이정식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 모습.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54)이 지난 10월 ‘골목상인분투기’ 출판기념 북 콘서트를 가졌다.
이 회장은 거대 유통 자본에 맞서 13년째 지역 상권을 지키는 상인운동가이지만 정작 본인은 상인운동가라는 표현이 어색하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상인운동은 상인들이 자신의 생존권요구를 뛰어넘어 서로 연대하여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열기 위해 인식을 가져야 비로소 운동이란 고귀한 표현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범한 사업가에서 상인운동가로 변신한 그는 삭발과 혈서, 그리고 극단적인 두 번의 단식까지하는 등 강경투쟁에 앞장서 왔다. 13년간의 상인들의 투쟁사를 정리한 ‘골목상인 분투기’ 북 콘서트를 개최한 그를 해운대구 재송동에 있는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에서 만났다.

  
-협회는 언제 만들었고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부산 전역을 돌아다니며 상인들을 설득하며 조직화에 박차를 가했죠. 부산의 조직을 만든 뒤 전국적인 모임을 결성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임의 단체로 활동을 하다가 2012년에 사단법인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로 법인격을 갖추었죠. 현재 부산지역 자영업자 1만2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부산지역화폐 추진 운동, 이마트타운 연산점 입점등록허가의 위법성 다투고 있습니다. 지금 준비 중인 협회 사업으로는 엘시티 스타 필드 입점 투쟁과 일본계 유통업체 입점저지 운동, 유통법과 상생법 재개정 운동 등입니다.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상도정신과 시민의식 고취 등의 교육 사업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힘겨운 싸움을 13년 간 이어오셨다. 이번에 책을 낸 이유를 들려주신다면?

“사실 책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여건도 안됐습니다. 그러나 상인운동은 노동운동, 학생운동과 달리 기록이 없습니다. 책을 쓰면서 우리들의 지난 투쟁과정을 뒤돌아보고자 한 것입니다. 그 기록을 토대로 정책을 만드는데 대기업과의 투쟁이 하나의 뉴스로만 다루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보았어요. 투쟁의 과정과 결과를 기록문화로 남겨야 제도적, 정책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동차 백미러 같은 거죠. 운전 중에 백미러를 보는 것은 뒤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잘 가기 위한 것처럼 말이죠.”

- ‘골목상인 분투기’는 어떤 책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전국 10대 주요 도시의 자영업 분야 중에 편의점, 슈퍼, 납품업체, 식당, 카페, 미장원 등 다양한 상인들이 겪고 있는 절절한 사연을 가감 없이 들춰보고, 이들이 법과 공무원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상인들과 정치에 어떤 함수관계가 존재하는지 조명해 보고 싶었죠. 특히 13년 동안 상인들이 대기업과 싸우는 과정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그 과정에서 부끄러운 우리 자화상은 없었는지 솔직하게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저는 속 살을 드러내듯이 상인들의 부끄러움도 민낯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기업과 일부 상인회가 결탁되어 상생기금이란 허울의 음성적인 기금수수는 대기업 돈 몇 푼에 자신들의 상권을 팔아버리는 큰 문제임을 알려야 된다고 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록물로 남기려면 실명과 실제 일어났던 사실관계를 정확히 책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과 아내, 그리고 회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회장님은 어떻게 상인운동 전면에 나서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라도 절박한 마음이 생기면 뭐라도 할 것입니다. SSM이 2006년 부산에 출점하기 시작하죠.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대기업에 우리 생존권, 사업장을 다 내 줄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이 있었습니다.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죠.
먼저 2000년 이마트가 해운대에 들어온 이후 주변 지역 상인들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소매점들이 무더기 폐업되면서 납품업자들의 연쇄 부도로 이어졌죠. 개인적으로도 매출이 절반으로 곤두박질하며 피해가 너무 커 어려운 상황을 경험했던 거죠. 그래서 이번에는 두 번 다시 당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대기업이 구멍가게까지 하는데 이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국가도 문제라고 본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누구에게든 우리 문제에 대해 피해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시작했습니다.”
 
- 대기업과 투쟁을 하면서 느끼신 바와 이를 통해 얻게 된 성과를 들려주신다면?

“성과도 많이 있었지만 또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죠. 사실 상인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정치인, 권력기관에 도움을 청했지만 그들은 상인들의 손길을 걷어찼습니다. 이때 자신들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찾아간 곳이 지역 언론 방송사였고, 시민사회에 도움의 손을 내밀었죠. 그래서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에 대한 고마움과 정치적 의식이 중요하다고 모두들 느낀 것입니다.
상인들 스스로도 연대의식 및 상도정신에 대한 깨달음이 일기 시작한 거죠. 상인은 서로 경쟁자인데, 이런 현실을 간과한 채 우산만 같이 들자고 했으니 함께 비 맞을 마음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거죠. 비를 피하려 우산 속에 몰려들었지만 우산이 찢기거나 비바람이 부니 모두 우산을 내팽겨 치고 떠나버리는 형태였죠. 그때 느낀 것이 힘없는 상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명확한 현실 인식에 기인한 연대라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의 단식 등 극한투쟁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달라진 것이 있나요?

“첫 번째의 단식은 2010년 2월에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등 법 개정을 위해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7일간 단식을 하게 됐습니다. 결과는 당시 전통상업보전구역 500m 안에 SSM을 등록하는 것을 구청장이 제한할 수 있는 법 개정을 만들었습니다. 상생법으로는 대기업이 가맹점까지 진출했을 때 대기업 자본이 51%만 들어가면 사업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개정했으니 매우 큰 성과였습니다. 두 번째의 단식은 이마트 타운 연산점의 입점 중에 일어난 많은 위법성을 따지기 위해 17일간 단식을 했죠. 물론 단식 4일째 만에 구청장은 영업 등록 인가 수리를 하더군요. 구청장의 평상시 태도를 볼 때 충분히 예견했던 상황입니다. 이때 상인들의 정치의식이 달라졌습니다. 이후 만명궐기대회와 지역상권 활성화 대회를 여는 큰 힘이 됐습니다. 단식 전과 후 상인들의 정치의식이 많이 달라졌으니 값진 교훈을 준 셈이었죠.”
 
-자영업의 근본 문제는 그 수가 너무 많다는 데 있는 것 아닌가요?

“자영업의 과잉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역대 어느 정권도 자영업에 대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지 않았습니다. 퇴출과 진입 제한 정책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정부의 대기업 위주 정책으로 중소기업의 존립이 어려워졌고, 중소기업 구직난은 자영업으로 몰리는 산업 구조적인 상황으로 된 겁니다. 건강한 자영업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산업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숨이 넘어가는 사람에게 강펀치를 날려 그로기 상태에 빠뜨린 것과 같다고 봐요. 물론 최저임금이 오르기 전에도 자영업은 겨우 버티기도 힘들 정도로 어려웠죠. 최저임금 인상 대비책,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 등 자영업 대책이 처음부터 나왔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 환경의 경제적, 심리적 요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정책을 폈던 거로 보입니다. 현실을 살피지 않은 정치적 공약이 가뜩이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자영업자들을 자극하여 이들을 거리로 내몬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마트 노브랜드와 전통시장의 ‘상생 점포’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요?

“상생이란 표현에 어폐가 있습니다. 상생점포는 골목상권을 흡수하기 위한 ‘미끼 상품’에 불과한 거죠. 전통시장 안에 노브랜드가 들어오면 전통시장 상인과 골목시장 상인 사이에 신뢰성이 깨지고 힘없는 중소상인들 사이의 연대가 깨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 마지막으로 책을 통해 꼭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누군가가 상생이란 그럴싸한 허울을 씌웁니다. 상인 간 연대를 공고히 하려면 허울에 현혹되지 않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깨달았죠. 골목 상인과 전통시장 상인 간의 연대가 멀어지면 상권은 대기업에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보다는 이익, 사람보다는 돈이 앞서며 서로 존중하는 가치를 내팽개친 결과인 것입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상도’의 정신입니다.
상도는 자신의 생존권 요구를 뛰어넘어 서로 연대하여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힘입니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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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인 분투기 - 10점
이정식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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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삭스삭,

타닥. 타닥타닥. 타다다닥.

종이 넘기는 소리,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로 가득한 이곳.

오후 네시 무렵 산지니 출판사의 풍경입니다.

 

똑똑,

정적을 깨고 출판사로 들어선 분은

<골목상인 분투기>의 저자 이정식 선생님!

 

아니, 근데 선생님, 그... 손에 들고 계신 건... 뭐죠??

아니아니, 그 빵봉지 말고요.

카메라 삼각대 다리 같이 생긴 그건 뭔가요?

 

 

선..선생님...

 

선생님께서 '브이로그' 관련 의논할 게 있다고 사무실에 오신다는 건 들었는데,

촬영하러 오시는 건 줄은 몰랐다고요!!!!

촬영한다고 일부러 말 안하신 건 아니죠? 편집자들 다 도망갈까 봐 ㅎㅎㅎㅎ

 

선생님 너무 자연스러우시네요..

 

교정 마감에 허덕이는 편집자와 팀장님은 완전 작업모드에 몰두해있었던 

저마다의 몰골...을 염려하기 시작하는데...(아, 꾸며도 별 차이는 없습니다만..ㅎㅎ)

 

 

이거 뭐, 도망갈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버려서

카메라에 대고 인사도 하고 <골목상인 분투기> 화이팅도 외치고 말았네요 하하

 

 

선생님이 떠나고 나니 '좀 더 잘해볼 걸 그랬나?'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뭐죠? ㅋㅋ

이게 방송 욕심인가 봐요.

 

 

 

 

실버 편집자가 탐내하던 선생님의 장비.

산지니 브이로그도 시작하나요? ㅋㅋㅋ

 

선생님, 브이로그 대박나시길!!

열정의 아이콘, 이정식 선생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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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9.12.05 1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펭수! 눈치를 못 챙긴 건 가요! 이정식 저자분 응원합니다^^

  2. BlogIcon Peace21 2019.12.05 15: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몰골...도 그렇고, 책상 정리라도 좀 해놓을 걸요... 이왕 찍힌(!) 거, 바빠서 열심히 일하느라... 그런 걸로 해두죠~ ㅎ

울산 소설가들 신작 소설집 잇따라 출간 '책 잔치'

 

▲ 울산지역 소설가들이 펴낸 소설집.

울산소설가협회(회장 권비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소설가들이 잇따라 신작집을 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호상 소설가가 첫 작품집 『젊은 날의 우화(羽化)』(도화)를 냈다. 표제작인 <젊은 날의 우화>을 비롯해 2편이 중편과 4편의 단편을 실었다. 모두 탄탄한 문장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표제작인 <젊은 날의 우화>는 입사 동기인 두 주인공의 사랑을 매미가 성충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사계절 사랑을 대하는 두 남녀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상처 입은 삶을 대하는 각자의 방식도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만 하다. <복순 씨의 개종改宗> <딱따구리의 죽음> <가락지> <우물> <홍수> 등의 작품들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소설가 심은신은 장편 소설 『버블 비너스』(청어)를 냈다. 심은신 작가의 『버블 비너스』는 환영과도 같은 인간의 갈망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줄곧 외모 예찬과 성적 욕망, 그리고 부를 향한 열망이 샴쌍둥이처럼 하나의 뿌리에서 파생되었음을 강조한다. 얼굴을 고쳐 여신이 되고자 하는 한 여자와 돈과 명예를 좇는 성형외과 의사가 나누는 대화 속에 우리 내면에 숨겨둔 욕망의 진실한 모습이 드러난다.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작가가 던지는 인간의 갈망에 관한 이야기에 빠져볼 만 하다.

경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서안 소설가도 첫 소설집 『밤의 연두』(문이당)를 출간했다. 소설집에는 표제작인 <밤의 연두>를 비롯 <과녁> <골드비치> <하우젠을 말하다> 등 모두 9편의 작품이 실렸다. 이서안의 소설은 공간에 대한 상상력이 두드러진다. 인간의 삶을 틀 지우는 건축물과 그 ‘틀’에서 빠져나오려는 몸부림을 이야기 한다. 표제작 <밤의 연두>도 사람들의 삶의 공간인 아파트 가운데 놓인 나무에서 비롯된다. 독일이란 낯선 나라에서 가족을 만들고 뿌리를 내린 화자 아버지 고단한 삶이 가슴속을 파고 든다. 작가는 ‘상처 입은 영혼’들의 이야기라고 전한다.

정정화 소설가도 두 번째 단편소설집 『실금 하나』(산지니)을 펴냈다. 작가는 모두 8편의 작품을 통해 가족, 사회, 친구, 직장에서 일그러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주목한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 <201호 병실>에서는 가족, 특별히 늙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돌탑 쌓는 남자>, <실금 하나>에서는 깨어진 부부의 관계를, <가면>, <너, 괜찮니?>, <크로스 드레서>에서는 학교와 회사로 대변되는 사회 집단 속에서 상처 받고 소외되는 인물에 주목한다. 또 <빈집>에서는 아들을 도회로 보내고 홀로 죽음을 맞는 어머니와 그 아들을 모습을 그린다. 작가는 위선과 거짓이 팽배한 현실에서도 참된 삶을 갈망하고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주인공을 끊임없이 등장시키며 독자에게 진정한 자아를 추구하는 삶에 대해 묻는다. 

고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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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의 12월 소설 신간 <실금 하나>(정정화 지음).

조금만 기다리시면 만나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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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부산대에 위치한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독일문화원)에서

아네테 훅 작가님과 작은 낭독회를 열었습니다.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 선생님은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신데요,

작년에 작가님의 세 번째 장편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가 한국에 출간된 후

2018 서울작가축제에 유일한 독어권 작가로 초대되어서 세계 작가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하셨어요.

올해에는 서울 연희문학창작촌에서 12월 한 달간 머물며 집필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해요.

본격적인 집필 활동 전에,

11월에는 서울대, 홍익대, 성균관대, 대구대 등 한국의 독일어과 학생들과 낭독회 행사를 하고 오셨는데요.

부산이 그 낭독회의 마지막 장소였답니다.

부산에서는 산지니출판사와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가 함께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는 작년에 초량에서 부산대 언어교육원으로 장소를 옮겼다고 합니다.

처음 방문했었는데, 분위기가 참 좋더라구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한 괴테 인스티튜트 : )

크리스마스 파티도 한다고 해요 :)

 

본격적으로 아네테 훅 작가님의 간단한 책 설명과 함께 <빌헬름 텔 인 마닐라> 낭독회를 시작했습니다.

아네테 훅(이하 훅):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여행‘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선, 1880년대에 젊은 필리핀인이 유럽을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스페인에서 약학을 공부했고, 그 후 독일로 거취를 옮겼습니다. 그는 독일에서 번역 작업을 하며 동시에 여행을 하지요.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이야기의 여행(여정)‘이기도 합니다. 여행을 떠난 젊은 필리핀인의 이름은 ‘호세 리살‘입니다. 그는 1886년 독일에서 프리드리히 실러 작가의 <빌헬름 텔>을 독일어에서 필리핀 토착어인 타갈로그어로 번역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번역에 주목했습니다. 스위스 국민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훗날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이 될 남자(호세 리살)에 의해 번역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이 놀라운 ‘번역‘을 통해 이야기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 ‘호세 리살‘이라는 인물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호세 리살은 <빌헬름 텔> 번역을 했을 당시 25살이었습니다. 그의 가족은 마닐라 근처에 거대한 설탕 농장을 운영하는 부유한 집안이었습니다.

그 당시 필리핀은 300년 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습니다. 리살이 독일에서 필리핀으로 돌아온 후, 그는 정치 활동을 했으며 금서를 번역해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스페인 식민지 정부와, 사제의 권력 남용을 비판했습니다.

그래서 리살의 가족은 홍콩으로 망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리살은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갔고, 그는 스페인을 상대로 혁명을 이끌었다는 죄로 기소되었습니다. 1896년 그는 스페인 법에 의해 처형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리살은, 과격한 혁명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쪽이었습니다. 그는 폭력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파괴될 것이 더 많을 것을 우려했습니다.

이 고민은 이 책 <빌헬름 텔 인 마닐라>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는데요,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좋은 폭력‘이라는 것이 있을까? 그것은 어떤 순간에 정당화되지는 않은가? 빌헬름 텔이 중세 스위스를 지배했던 오스트리아 폭군인 헤르만 게슬러를 쏜 것이 옳은 일일까?'

이렇게 ‘정치에서의 폭력‘에 대한 질문은 두 작가, 프리드리히 실러와 호세 리살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제 여러분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낭독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중 빌헬름 텔(윌리엄 텔)의 사과 이야기를 알고 있는 분이 계신가요? 빌헬름 텔은 그의 아들의 머리에 있는 사과에 활을 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책 속에 한 장면을 함께 보시죠.

 

12장

“아버지, 저기 장대 위에 걸린 모자가 보이시나요?”

발터는 알트도르프에 도착하면서 물어본다. 아버지는 말을 막는다.

“그냥 지나가자.”

벌써 보초병이 다가와서 아버지를 체포하려고 한다. 발터가 도움을 외치고, 주민이 모여든다. 발터는 군졸들이 아버지에 대해 경멸적으로 말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는 비겁하지 않다. 그는 황제 재판관에게 말을 거는데, 실러의 작품에서 나오듯이 건방진 어투의 ‘나리’라고 감히 말하지 못한다. 리살의 작품에서 총독과 동등한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여유는 베르타에게만 유보되어 있다.

그런데 꼬마인 발터도 황제 재판관에게 당당히 말하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얼마나 위대한 궁수인지를 말한다.

“그는 백 걸음 떨어져서도 사과를 맞혀요!”

그제서야 비로소 게슬러는 어떻게 그 사냥꾼을 괴롭힐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에 도달한다. 민중은 경악한 채 경직되어 있고 기예르모는 용서를 구하면서 어린 발터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기보다 차라리 죽겠다고 한다. 오로지 그 소년만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나무에 묶이고 싶지 않으며, 또한 안대도 거부한다. 그는 자신의 양이 아니며 아버지의 굳건한 팔을 안다고 말한다.

“쏘세요!”

발터는 그에게 외친다.

“저 불한당은 아버지가 어떻게 맞히는지를 봐야 한다니까요.”

아이는 거기에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 그러는 동안 아버지는 거의 제정신을 잃은 채 애걸하며, 피어스트 할아버지는 전 재산을 내놓으려 하고, 베르타와 루덴츠는 중재에 나선다.

“쏘시란 말이에요, 아버지!”

아이가 다시 한 번 외치자 어디선가 ‘쉿’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가 살아 있어!”

아이는 모인 군중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서 땅을 바라보고 절하더니 광장 위를 지나간다.

“여기 당신께 그 사과를 갖다드려요, 아버지.”

기예르모가 아들을 번쩍 들어서 거의 숨막힐 정도로 안기 전에, 아들은 아주 짧게 ‘아빠’라고 바꾼다.

“난 아빠가 나를 다치게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훅: 여러분은 책 속에 등장하는 사과 이야기를 함께 보셨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속에 담긴 번역가 리살의 생각도 함께 보셨습니다.

거의 모든 필리핀인은 스페인어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갈로그어는 독일어보다 경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쓰기 전에, 리살이 독일어를 타갈로그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독일어로 재번역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 다음 저는 제가 번역한 것을 실러의 원본과 비교했습니다.

비교를 해보니 리살이 번역한 부분의 차이는 명확했습니다. 저는 원문보다 리살의 번역 버전에서 사람들의 말이 훨씬 더 정중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아이가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그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독일어를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그 반대로 번역할 때 존댓말 같은 어투의 차이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리살의 시선‘을 통한 <빌헬름 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또한 리살이 독일에서 경험한 것과 그가 마주친 것, 독일을 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런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 시선이 드러난 한 부분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일어로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읽고 계신 아네테 훅 작가님

 

1장

그는 조그만 도시, 아니 바람도 멎은 과학의 고장을 기대했었다. 파리를 벗어나면 수술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지만, 생활은 보다 나아진다고들 했다. 리살은 1886년에 하이델베르크로 오면서 평온한 일상을 꿈꿨다. 오전에 눈을 수술하고, 오후에 독일어를 배우며, 밤에 소설을 마무리할 거라고 말이다.

기차역에서부터 그는 대학생들이 어디에서 만나는지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여기에서 안과학을 가장 잘 가르치는 사람이 누군지 물으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 그에게 추천한 곳은 굴덴 맥주양조장이었다.

그 뒤 그는 곳곳에서 대학생들을 보았다. 그들은 크고 작은 무리를 이루며 구시가를 몰려다녔고, 흡사 국영철도 역무원처럼 제복을 입고 있어서 군인처럼 보였다. 알록달록한 모자와 어깨띠는 반짝였을 뿐만 아니라 눈발 속에서 또렷이 빛났다. 대학생들은 리살과 길이 엇갈릴 때마다 그에게 인사했고, 리살이 그 맥주양조장을 찾아내자, 노란 모자를 쓰고 있던 한 무리가 그를 탁자로 안내했다. 그들은 리살이 어렵사리 뱉어낸 독일어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리살은 라틴어로 말했다. 학생들은 흡족해하면서, 대학병원의 안과병원장인 오토 베커 교수를 추천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리살에게 어떻게 건배를 하고, 어떻게 맥주잔을 들어올리며, 어떻게 건강을 기원하고, 어떻게 마시는지를 보여주었다.

거나하게 취한 그들을 대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얼굴의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일그러지는 것처럼 보였다. 한쪽 뺨은 부드럽고, 그 벨벳 같은 피부는 가벼운 홍조를 띠었다. 다른 반쪽은 거칠게 흉터가 져서, 마치 모형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천진난만한 늙은 퇴역군인들도 리살에게는 독일 대학생들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양조장에서 해방을 만끽하며 웃어댔다. 네 번째 맥주잔이 돌고나자 그들은 리살을 주에비아 대학생 동맹에 가입을 권유했다.

리살의 작업계획은 뒤죽박죽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양조장을 찾아 다니며 자주 대학생들과 어울렸고, 그들과 함께 시내에서 벗어나 강 건너 음식점이 딸린 시골 여관으로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여관의 뒤채에선 창문을 열어두고 마당에 쌓인 퇴비더미와 분뇨구덩이를 바라보며 펜싱을 했다. 리살은 베커 교수의 조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두피 일부를 꿰매면서 결투에 입회하는 의사 이미쉬를 도와주었다. 리살은 이미 마드리드와 파리에서 써두었던 소설의 마무리 작업에도 시달렸다. 아직 그는 소설 작업이 만족스럽게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그때 필리핀에 있는 형 빠차노에게서 “네가 독일어를 배웠다면, 우리에게 실러의 작품을 번역해다오”라고 편지가 왔다...

 

훅: 이제 세 번째이자 마지막 부분을 낭독해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챕터의 짧은 텍스트입니다. 리살은 실러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새로운 단어를 창조했습니다. 예를 들면 '눈사태'나 '우박' 같은 단어인데요.

타갈로그어에는 눈사태나 우박 같은 단어가 없었습니다. 필리핀이 위치한 열대에는 그런 현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번역할 때 순수한 타갈로그어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baha ng yielo'라는 단어를 만들었습니다. 스페인어에서 얼음(yielo)이라는 단어를 가져왔고, 타갈로그어에서 ‘범람, 침수(baha)‘라는 단어를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눈사태'는 '얼음의 침수'가 되었습니다.

비슷한 용법으로‚ '우박'은 타갈로그어에서 '돌의 비'가 되었습니다.

자연과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번역된 필리핀의 단어들을 보면서, 저는 스위스 알프스와 필리핀의 열대 섬이 합쳐지는 새로운 풍경을 보았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읽을 텍스트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장

시험 삼아 몇 줄을 번역하자, 이미 리살이 빌헬름스펠트에서 보았던 산악지대가 알프스 산으로 성장한다. 활엽수에서 갑작스럽게 암석이 솟아오르고, 가파른 비탈에서 전나무와 소나무가 성장하며, 산 정상은 구름 속에서 없어진다. 마킬링 산이 호수 위로 솟아 있는 마닐라의 오지인 칼람바에서도 그렇다. 창공 안에서 사라진 듯 산꼭대기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책을 읽다 보면 양편의 풍경이 서로 뒤섞이면서, 모든 일이 한꺼번에 벌어진다. 두 가지 새로운 교역로가 개척된다.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에서 온 노새 행렬이 산의 오솔길을 타고 저 높이 얼음산맥으로 올라간다. 고트하르트 고갯길은 북쪽의 시장들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오스트리아 왕은 그 일로 돈을 벌려고 하며, 그의 총독들은 우리, 슈뷔츠, 운터발덴의 계곡들이 그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 제도諸島의 짙고 무성한 수목과 김이 피어오르는 산 앞에 돌연 스페인의 범선들이 출몰하자, 중국의 정크선들이 마중나온다. 그들은 마닐라에서 만났지만, 여기서 상품을 거래하거나 옮겨 싣는 일은 거의 없다. 스페인 사람들은 새로운 주인으로서 정주한다.

리살이 독일어 ‘숲’을 ‘구바트’로, 독일어 ‘하늘’을 ‘랑이트’로 번역하면, 마킬링 산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산맥의 전초기지가 되고, 따갈로그의 알프스 산이 태평양의 가장자리에서 솟아오른다. 희곡『빌헬름 텔』은 하나뿐인 좁은 교역로에서 점화된다. 이 길은 바다에서 바다로 이어지며, 거대한 원시림을 관통하여 암석들로 오르다가, 잿빛의 돌이끼로 계속된다.길가의 돌멩이들은 말의 발굽이 문질러서 반들반들해지고, 비가 몇 달 동안 억수로 쏟아진 덕분에 반짝인다. 가장 늦게까지 남은 진흙이 완전히 말라서 여름에 흩날린다. 그러면 계곡들은 엷은 갈색의 분진으로 가득찬다...

비좁은 교역로와 해안이 만나는 곳에서 상품들이 배로 옮겨진다. 바다는 만灣이나 피오르드 해안처럼 산 안쪽에 누더기마냥 붙어서 계곡을 채운다. 높새바람이 멀리서 온 배들을 이편으로 몰아넣으면, 계절풍은 그들을 다시 내몬다. 거대한 정크선은 접안하고, 범선의 상품들은 산 뒤편에서 하역된다. 제일 값비싼 물품은 마리아 반신상과 나사렛 예수상이다. 그것들을 선적한 배가 먼 바다에서 화염에 휩싸일지라도 살아남는다. 불 속에서 검게 그을린 그 동상들은 홀로 계속해서 표류하는 것이다.

바다는 양편의 눈 덮인 산악에 붙들려 있지만, 어느 편이든 상관없이 항상 남녘의 바다다.

피오르드 해안 사이의 길은 험준하다. 노새들이 열을 지어 느릿느릿 산을 기어오르다가, 고갯길 정상 앞에서는 더 이상 땅 위에 있지 않고 허공을 걸어간다. 여기서 고갯길은 허공에 매달려 있다. 이곳을 관통하여 정크선들을 범선들과 연결시킨 교역로는 토박이 수공업자들의 예술품이 된다...

 

낭독 시간이 끝나고 청중분들과 함께 질문과 답변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 한국에는 스위스 문학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입니다. 작가님께서 스위스 문학의 특징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훅: 우선 스위스 4개 국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언어로 책이 출간된다는 특징이 있어요. 그리고 많은 작가들이 산에 대해서 글을 많이 씁니다. 스위스에 산이 많다 보니, 산의 아름다운 모습에 대한 묘사나 산을 다른 것에 빗댄 표현도 많이 쓰는 편이지요.

 

청중 1: <빌헬름 텔>을 집필한 프레드리히 실러는 철학자이고 고전주의에서는 괴테 못지않은 대가입니다. 실러의 언어는 굉장히 철학적이고 자유와 자연을 내세웁니다. 그래서 <빌헬름 텔> 속에는 심오한 표현이 많은데 과연 타갈로그어로 했을 때 번역이 잘 가능했나요? 스페인의 지배를 300년간 당했는데, 타갈로그어의 섬세한 단어라든지 그런 것이 남아있었습니까?

훅: 필리핀에서는 전에도 인간의 가치를 중요하는 사상이 있었고, 그런 사상을 담은 단어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번역이 가능했습니다.

필리핀은 스페인에 300년 미국에 60년 식민 지배를 당하며 굉장히 많은 고통을 가슴에 지니고 있지요. 그래서 그것을 깨고 해방하는 내용이 담긴 문학작품이 많답니다.

청중 2: 아까 작가님이 말씀하셨듯이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가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는 '정'이라는 단어가 있어요. 독일어로는 이런 단어를 어떻게 나타내는지 궁금해요.

훅: 그런 단어는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마다 있는 것 같아요. 결국 때에 따라 다른 단어로 쓰여야 할 것 같아요.

청중 3: 저는 독일에서 왔는데, 한국에서 '일석이조'라는 단어를 배우고 놀랐어요. 독일어로는 절대 한 단어로 표현 못 할 단어에요. (웃음)

 

 

이렇게 낭독회를 마치고 커피 한잔을 하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었답니다.

작가님도, 참석해주신 분들도 다음에 또 만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친밀한 낭독회였습니다.

아네테 훅 작가님이 다음에 또 한국에 방문하시길 바라며, 참석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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