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에 해당되는 글 33건

  1. 2020.01.23 끓는점을 서성이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팔팔 끓고 나서 4분간』정우련 작가와의 만남
  2. 2020.01.23 홍콩 산책 3일 차 ② - 센트럴, 할리우드 로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소호, 문무묘
  3. 2020.01.23 홍콩산책 3일 차 ① - 스탠리, 스탠리 마켓, 스탠리 해변, 딤섬, 스타페리, 이층버스
  4. 2020.01.23 [저자와의 인터뷰]『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의 저자 정우련 작가
  5. 2020.01.23 ‘원북원부산’ 최종도서 선정 방식 바뀐다
  6. 2020.01.23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
  7. 2020.01.22 2020년 부산을 대표할 책은...? 바로~~~~~~~~~~!!!!! (2)
  8. 2020.01.22 [저자와의 인터뷰]『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김민주작가님 (1)
  9. 2020.01.21 [독서토론] 목표를 향한 그의 열정, 『세상에 나를 추천하라』를 읽고 토론을 하였습니다. (2)
  10. 2020.01.21 부끄럽고 참담 골목 상인운동가의 분투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 
  11. 2020.01.20 [저자와의 인터뷰]『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의 저자 이국환 교수님 인터뷰 (3)
  12. 2020.01.20 [저자와의 인터뷰] 이 시대의 진정한 가치를 묻다 『실금 하나』정정화 작가 인터뷰 (2)
  13. 2020.01.17 [저자와의 인터뷰] 『골목상인 분투기』의 이정식 저자님 인터뷰 (2)
  14. 2020.01.17 <골목상인 분투기> 이정식 저자의 칼럼이 시작되었습니다 ★
  15. 2020.01.16 위선과 거짓 속 참된 삶은 뭘까…정정화 두번째 소설집(8편 단편모음집 ‘실금 하나’, 일상 포착 섬세하게 그려내)
  16. 2020.01.13 '로켓맨' 옷에 왜 크리스털 100만개 달았을까
  17. 2020.01.10 #부산사람브이로그 _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 편 (3)
  18. 2020.01.09 [서평] 『골목상인 분투기』 오늘도 행복한 자영업자를 꿈꾸다 (2)
  19. 2020.01.09 김민주 작가의 에세이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 를 읽고 (2)
  20. 2020.01.09 [서평] 끓는점에 놓인 통증과 마주하다.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2)
  21. 2020.01.09 [서평] 위선의 세계에서 만난 사람들, 『실금 하나』 (2)
  22. 2020.01.09 [서평] 작지만 따뜻한 삶의 위안,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3)
  23. 2020.01.08 [행사알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6회 - 박영애 소설가
  24. 2020.01.08 [신간]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
  25. 2020.01.07 2019 3분기 문학나눔 - 구모룡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 선정

 끓는점을 서성이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저자 정우련 작가와의 만남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김다연입니다.

2020년 경자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산지니 2020년 첫 저자와의 만남을 가진 지난 1 16에는

정우련 작가와의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영하를 웃도는 추운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셨는데요.

그 덕분에 산지니X공간을 온기로 가득 채울 수 있었습니다.

 

 

 이날은 특별히 동료 작가인 정영선 소설가와의 대담으로 풍성한 북토크가 진행됐습니다. 정영선 소설가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파헤쳐주셨는데요. 두 분께서 절친이신지라 훈훈하면서도 거침없는 대담이 이어졌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던 정우련 작가와의 만남을 함께 살펴보실까요?

 

 

북토크는 정우련 작가의 인사말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께도 따뜻했던 북토크 현장을 살짝 보여드릴게요. :)

 

정영선 : 16년 만에 책을 내신 정우련 소설가와 저자와의 만남을 가집니다. 절친이지만 사정없이 봐주지 않고 진행하겠습니다. (웃음)

정우련 : 많은 분들이 와주셨는데 너무 감사합니다. 16년 만이라는 말을 정영선 선생님이 가장 많이 쓰시는데, 들을 때마다 등짝 때리는 소리처럼 느껴집니다. 세월이 한참 지나 책을 내게 돼서 부끄럽습니다. 장문의 메일도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내시냐는 분도 있었고 자기 모습 보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부지런히 소설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기대를 버리신 분이 계신다면,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영선 : 첫 소설집 빈집 16년 만에 내신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에 대해서 작가가 느끼기에 차이 혹은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정우련 : 그 얘기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 (웃음) 제가 빈집에서는 빈집이라는 제목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묶었던 것 같습니다. 집이라고는 하지만 꽉 차 있지 않고 비어있는 결핍을 다뤘어요. 청춘의 방황이라든가 젊은 날의 상처 같은 것들이 가지는 결핍들이요. 그래서 빈집 속에 소외되는 결핍들의 이야기로 제 안의 상처를 붙들고 있었던 것 같아요. 소설 쓰는 사람들이 대개 처음에 자기 안의 상처나 방황의 이야기를 쓰는 것처럼요. 빈집이 첫 소설집이라 힘이 많이 들어가고 문장도 꾸미려고 애쓴 흔적이 보였다면,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은 여기서 조금 벗어나 사회적 연결고리가 있는 이야기로 옮겨가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는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묶고 나서 보니까 앞으로 써나가야 할 작품의 방향성이 보여요. 그래서 나름대로는 묶어낸 보람이 있는 소설집입니다.

 

 

정영선 :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7편의 이야기들이 10대부터 60대까지 나열이 되더라고요. 의도적으로 나열을 한 건가 싶을 정도로 한 세대당 한 인물들이 나옵니다. 주인공들이 자란 과정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를 의도한건가요?

정우련 : 정영선 선생님다운 날카로운 질문이십니다. 사실 의도한 건 아니고요. 그렇지만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묶어낼 단편 7편을 고를 때, 세대별로 선택을 한 건 맞습니다. 분선이가 성장한 게 아니냐는 날카로운 포착을 하셨는데, 저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각 세대들의 화자 안에 저의 내면이 반영되어  소설 속에 드러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영선 : 저는팔팔 끓고 나서 4분간 읽으면서 한 사람의 통증이 오래가고 있구나하고 느꼈거든요. 작가가 어린 시절의 결핍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매혹적인 순간」을 보면 타인의 통증도 느껴지는데,  개인의 통증에 머물러 있다가 타인의 통증으로 시선이 옮겨간 변화의 계기가 무엇인지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

정우련 : 소설 쓰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두 번째 소설집이 늦게 나온 만큼 늦게 드러나게 된 건데요. 두 번째 소설집이 16년 만이 아닌 5~6년 만에 나왔더라도 그쯤에 변화가 시작된 걸 눈치챘을 거예요. 늦게 발표한 만큼 늦게 표가 난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대의 절실한 문제를 파겠다는 의도는 아니었고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시선이 옮겨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16년 만에 나온 책이라 할 이야기가 많다며 예정되어 있던 시간을 연장해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정우련 작가와 정영선 소설가 두 분뿐만 아니라, 자리에 참석해주신 분들도 유쾌한 입담을 자랑해주신 덕분에 웃음이 오가는 자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정영선 : 제 얘기보다도 여기 오신 분들이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질문을 받아봤으면 합니다. 꼭 질문이 아니어도 감상을 이야기해주세요.

조갑상 : 우리가 하는 일이라는 게 자기 고집으로 하는 것인데,  붙잡고 싶은 상처가 해결이 안 되니 계속 쓰는 게 아니겠어요? 지겹게 '또 썼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끝장을 보시는 거죠. 앞으로 한 창작집 5권, 장편 4권은 그렇게 해주시지요. (웃음) 성장소설이 여운을 남기니까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구모룡 :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읽어보니까 '아, 이제 정우련 선생님 진짜 소설 쓰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토론은 '무엇을 썼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저는 '어떻게 썼는가'에 대해 이야기해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여성의 글쓰기 가운데 자서전적인 글쓰기라는 건 정체성만 발현되면 당연히 쓰게 되어있어요.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거 같고요. 오히려 이걸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편은 소설의 주제를 끌고 가다가 문제를 제기하고 끝내는 게  가장 훌륭하다고 봅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북토크 중말례 언니 순덕이가 이 자리에 참석해주셨다고 정우련 작가께서 소개해주셨는데요. 제일 재밌게 읽은 단편의 실제 인물을 직접 뵙게 되어 신기했습니다. 정우련 작가는 열심히 쓰겠다는 약속을 남기시며 저자와의 만남을 마무리하셨습니다.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재밌게 읽은 한 명의 독자로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는데요. 벌써부터 작가님의 차기작이 기다려집니다. 얼른 좋은 소식이 들리길 바랍니다. :)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 10점
정우련 지음/산지니

 

Posted by '김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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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차 일정

 

침사추이 (숙소) > 도보 > 빅토리아 항구 > 스타페리 > 홍콩섬 > 이층버스 > 스탠리 (스탠리 마켓, 머레이 하우스, 스탠리 해변) > 딤섬 > 이층버스 > 홍콩섬 (할리우드 로드/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소호/문무묘)


3일차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센트럴로 돌아와 자유시간을 보냈습니다.

책에 소개된 곳을 가보고 싶은 마음에 할리우드 로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소호, 문무묘를 둘러보았어요. 이곳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기도 하죠. 책 속에 정보와 사진을 함께 소개합니다.



>> 할리우드 로드

 

홍콩의 인사동이라 불리는 골동품 거리. 할리우드 로드는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인들과 영국군들이 주로 사용하던 거리로 그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홍콩의 인사동이라고 불릴 정로도 골동품과 중고품들을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현대 예술 갤러리들이 생겨나면서 전통과 현재가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로드를 걸으면서 골동품 가게에 진열된 고대 유물과 아기자기한 예술품을 보고 홍콩인들의 감각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나다. 그 종류의 다양함에 놀라면서 홍콩 인들의 눈에 좋게 보이는 골동품은 나도 가지고 싶은 예술품이구나 하는 공감을 하게 된다. 더불어 중국 문화의 깊이와 넓이에 대해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홍콩인들의 집에 가보면 가격을 떠나 골동품 한두 가지를 전시해두고 손님들에게 자랑한다.

 

그런 문화가 과거와 현재를 연결지어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여유가 아닐까 싶어서 부럽다. 홍콩이라는 단어 앞에 동서고금이 회통하는 곳이라는 수식어도 붙는데, 골동품은 동서와 고금을 이어주는 통로일 것이다. 홍콩인들은 골동품을 통해서 옛것을 새롭게 해석하고, 홍콩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세계에서 가장 긴 야외 에스컬레이터로 길이가 800m에 달하며,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원래는 높은 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출퇴근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영화 <중경삼림><다크나이트>에 등장하며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에게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2개의 에스컬레이터가 이어져 있으며 캣 스트리트, 소호과 같은 주변 테마거리로 나갈 수 있게 만들어 졌다. 오전 10시까지는 하행만, 그 이후부터 자정까지는 상행만 운행하며 단지 에스컬레이터의 정상을 가보기 위한 것이라면 내려올 때 고생할 수도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 소호

 

South of Hollywood Road의 줄임말인 소호(SoHo)는 홍콩에서 가장 크고 트렌디한 핫 플레이스이다. 최근에는 갤러리들도 속속 들어서면서 뉴욕의 소호를 넘어서는 추세이며, 우리나라의 홍대와 가로수길을 믹스매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좁은 골목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있는 카페, 레스토랑, , 샵들이 밀집되어 있어 오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면서도 동양의 분위기가 절묘하게 조화된 매력적인 공간이다. 오전에는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 오후에는 간단하게 식사를 하거나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녁에는 근사한 식사를 하거나 시원한 야외 테라스에서 칵테일과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있다.



>> 문무묘

홍콩 사이드의 골동품 거리로 유명한 할리우드 로드(荷李活道)’로 가면, 홍콩의 대표적인 전통 사찰 문무묘가 있다.

문무묘(文武廟)’는 글자 그대로 문신(文神)’무신(武神)’ 문창제(文昌帝)’관성제(關聖帝)’를 모시는 사원이다. ‘문제는 붓을 잡고 있고, ‘무제는 큰 칼을 쥐고 있는 것으로 보아그 신들의 전공 분야를 알 수 있다. ‘문제는 시험, 학문, 승진 등을 관장하는 신이고, ‘무제는 정의와 재물을 관장하는 신이다.

 




 홍콩 산책 도시 인문 여행

류영하 지음 │ 224쪽 │ 2019년 1월 15일 출간

 

홍콩의 정체성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온 류영하 교수의 인문 여행 에세이집. 30년간 홍콩을 연구하며, 살며, 여행하며 쓴 글들을 담았다. 홍콩에 대한 전문 지식을 집대성했지만 쉽게 풀어 썼다. 슬렁슬렁 비치는 홍콩의 불빛 사이를 느긋한 걸음으로 걸으며 관찰한 저자의 글에는, 홍콩에 대한 내공 깊은 시선이 뾰족하게 드러난다. 그의 시선을 따라, 함께 홍콩 인문 여행을 떠나보자. 홍콩을 꿈꾸는, 홍콩을 여행하는, 홍콩을 추억하는 당신과 함께 홍콩 산책.



홍콩 산책 - 10점
류영하 지음


Posted by 기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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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지니출판사에서 인문 여행서 <홍콩 산책>과 함께 떠난 홍콩 북투어!

북투어에서는 홍콩을 대표하는 20가지 키워드

가거나, 먹거나, 타거나, 체험하는 형태로 모두 만나보았습니다.

 

홍콩의 핵심 관광지는 가보고 싶지만, 그렇다고 남들이 가는 곳만 가는

뻔한 여행은 싫으신 분들! 이 일정으로 여행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 

***

3일 차 일정

 

침사추이 (숙소) > 도보 > 빅토리아 항구 > 스타페리 > 홍콩섬 > 이층버스 > 스탠리 (스탠리 마켓, 머레이 하우스, 스탠리 해변) > 딤섬 > 이층버스 > 홍콩섬 (할리우드 로드/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소호/문무묘)



3일차 일정은 홍콩의 유럽이라 불리는 스탠리를 중심으로 돌아봤습니다.

저희 숙소가 있었던 침사추이에서 스탠리로 가기 위해선 홍콩섬으로 건너가 버스를 타야 하는데요, 빠르게 가기 위해서라면 지하철을 타도 되지만, 북투어단은 <홍콩 산책>에도 소개된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교통수단, 스타페리를 타기 위해 빅토리아 항으로 향했습니다.



>> 스타페리

 

광동성은 지금도 대외 개방의 정도가 중국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지만, 몇 세기 동안 상하이(上海)와 함께 중국의 관문 구실을 해왔다. 광동성을 관통하면서 마카오 앞바다를 누렇게 물들이고 있는 주강(珠江)1천 년 전부터 차와 도자기와 비단을 실은 무역선들이 중국유럽을 오가는 뱃길이었다.

그 주강의 입구에 홍콩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무역을 해온 영국인들은 홍콩의 지리적 이점과 함께 수심이 깊은 항구로서의 장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영국은 ‘1차 아편전쟁에서 승리한 후 홍콩섬을, ‘2차 아편전쟁후에는 구룡반도를 영구적으로 할양받았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홍콩섬과 구룡반도는 왕래가 필요하니, 두 곳을 왕복하는 스타페리는 홍콩에서 가장 먼저 생긴 대중교통 수단이다. 그리고 지금도 바다를 건너는 가장 싼 대중교통 수단으로 홍콩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_역사의 증인, 스타페리중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건너는 바다에서 본 고층 빌딩이 늘어선 홍콩의 풍경은 ~’ 소리가 날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즐거운 바닷바람을 맞은 뒤, 이층 버스를 타기 위해 센트럴 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여러 노선이 있지만, <홍콩 산책>의 저자 류영하 교수님은 터널을 통과해서 가는 빠른 노선 말고 ‘6을 타라고 추천하시는데요.



>> (스탠리로 가는) 이층 버스

 

센트럴(中環)종합버스터미널로 가서 6, 6A, 6X, 260번 등의 버스를 타면 된다. 가는 코스는 비슷하고 특히 260번은 직행인데, 나는 가급적 6번을 타라고 권한다. 다른 버스는 홍콩섬의 동서를 관통하는 터널로 지나가는데 비해, 6번 버스는 빅토리아산을 넘어서 가기 때문이다.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버스가 산으로 진입하면 도심의 공동묘지가 눈에 들어온다. 산으로 올라가면서 왼쪽으로 보이는 공동묘지가 우리 눈에는 생소하다. 한국의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낯선 풍경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공간이 명확하게 구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한국인에게는 의아한 장면이다. 그것도 땅값이 금만큼 비싼 홍콩의 도심 한가운데 공동묘지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동네에 묘지를 두는 영국 전통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그들은 출퇴근하면서 그리고 등하교하면서 조상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_홍콩 자본주의의 실체, 이층 버스 중에서


정말 주거지 가까운 곳에 있었던 묘지


빅토리아산을 타고 홍콩의 풍경을 볼 수 있는 버스, 6번을 타고 굽이굽이 산을 둘러싼 길을 따라 스탠리로 갔습니다.

 

>> 스탠리

 

재래시장도 있고, 쇼핑센터도 있고, 바다도 보이고, 카페도 있고, 맛집도 있는 곳을 원한다면, ‘스탠리 마켓(赤柱市集)'으로 가야 한다.

스탠리(赤柱)' 는 홍콩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감옥이 있는 곳이다. 홍콩이 태평양전쟁 시기 ‘38개월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은 적이 있는데, 스탠리 감옥에 영국을 비롯한 연합군의 포로들이 수용되기도 했다. 지금은 장기수 위주로 15백여 명이 수용되어 있다. 스탠리 감옥은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와 아이러니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아름다운 곳은 죄수들이 도망가기에는 험한 지형일 가능성이 크겠고, 또 아름다운 경치는 인성을 순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할 만하다.

스탠리 해변에는 150여 개의 가게와 카페가 예쁘게 줄지어 있다. 특히 볼만한 곳은 1884년 영국군 숙소 용도로 시내 요지인 센트럴에 건축된 머레이 하우스(美利樓)'이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로, 1991년에 센트럴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스탠리 시장 곳곳에 있었던 예술품 상점

 

1884년 영국군 숙소 용도로 센트럴에 건축된 머레이 하우스(美利樓)'.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로, 1991년에 센트럴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지금은 상점, 레스토랑 등이 입점해 있다


스탠리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빽빽한 홍콩 시내에서 잠시나마 해방된 기분이 들었다는 거예요. (그 빽빽함이 동시에 홍콩의 매력이지만요^^;) 한치의 공간도 허용치 않는 공간에 익숙지 않았던 여행자에게 스탠리는 위로 같은 곳이랄까요? 뻥 뚫린 파란 바다를 보면서 북투어단은 잠시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저도 바다에 있는 잔교 위에 올라가 여유를 즐겼습니다.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어요. 오늘의 저녁메뉴는, 홍콩에 왔으면 꼭 먹어야 한다는 딤섬이었어요! 모두들 이 시간을 기대했는데요. 저희는 스탠리의 딤섬 맛집, 'Chang's Cuisine'으로 향했습니다.



>> 딤섬

 

딤섬을 먹으러 아침에 홍콩 사람들처럼 신문이나 책 한권 들고 얌차(飮茶)' 하러 가보자. ‘()' 은 마시는 것이고, ‘()' 는 그냥 차이니, ‘얌차는 차를 마신다는 뜻이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차와 함께 딤섬을 먹는 행위를 가리킨다. 한국 사람들은 술 한잔하자고 하지만, 홍콩에서는 얌차 한 번 하자고 한다.

딤섬(點心)' 은 떡, 과자, , 케이크 등의 간식을 가리킨다.

광동요리의 대표답게 딤섬 dimsum ’이라는 광동어 발음으로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딤섬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하나의 명칭으로 정의되지만 그 형태는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지극히 존귀한 지존(至尊)' 이고, 더 이상 위가 없는 무상(無上)' 이다.

딤섬은 중국 요리를 주축으로 세계 각국의 대표 요리를 축소해서 작은 대나무 바구니 하나하나에 담아낸다.

그 종류의 다양함을 보면 딤섬이 왜 홍콩 문화의 포용성을 상징하는지 알게 된다.

_음식의 지존무상, 딤섬

딤섬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그 다양한 종류가 아닌가 싶어요. 주식으로 먹을 수 있는 시우마이같은 딤섬부터 달달한 커스타드 번같은 딤섬까지, 한 자리에서 조금씩 그 맛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딤섬을 다 같이 둘러앉아 먹으면서 왜 류영하 교수님이 딤섬이 왜 홍콩 문화의 포용성을 상징한다고 말씀하시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늦은 점심으로 딤섬을 맛있게 먹고, 다시 6번 버스를 타고 센트럴로 돌아왔어요.

센트럴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됩니다.

 


홍콩 산책 도시 인문 여행

 

류영하 지음 │ 224쪽 │ 2019년 1월 15일 출간 

 

홍콩의 정체성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온 류영하 교수의 인문 여행 에세이집. 30년간 홍콩을 연구하며, 살며, 여행하며 쓴 글들을 담았다. 홍콩에 대한 전문 지식을 집대성했지만 쉽게 풀어 썼다. 슬렁슬렁 비치는 홍콩의 불빛 사이를 느긋한 걸음으로 걸으며 관찰한 저자의 글에는, 홍콩에 대한 내공 깊은 시선이 뾰족하게 드러난다. 그의 시선을 따라, 함께 홍콩 인문 여행을 떠나보자. 홍콩을 꿈꾸는, 홍콩을 여행하는, 홍콩을 추억하는 당신과 함께 홍콩 산책.




홍콩 산책 - 10점
류영하 지음


Posted by 기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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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김다연입니다.

영광스럽게도 제게 정우련 작가님의 소설집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서평과, 저자와의 만남 포스팅에 이어 인터뷰까지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작가님은 자주 가신다는 광안리의 한 카페로 저를 초대해주셨는데요. 작가님이 애정하시는 곳에서의 인터뷰라 더 뜻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님을 처음 뵙는 자리였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본 선생님처럼 친절히 대해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올리며, 정성가득한 정우련 작가님의 인터뷰 함께 보실까요? :D

 

Q. 작년 9월에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출간하셨는데요. 16년 만에 나온 두 번째 소설집이라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습니다.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은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사실 너무 오랜만에 나온 소설집이다 보니까 책 내용은 뒷전이고 도대체 뭐 하느라 인제야 두 번째 소설집이냐, 하는 눈총을 많이 받았습니다. 작가 후기에서 책을 출간하는 데에만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는 말은 그런 반응들이 예상됐기 때문이었습니다. 한때는 문학이 내게 사치가 아닌가 하는 회의에 빠져서 나 하나쯤 안 쓴다고 뭐 그리 달라질 게 있을까 하고 슬그머니 비켜서 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했는데 그러다 보니 책도 눈에 안 들어오고 글은 더더욱 안 되고.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요. 그런 우여곡절 끝에 그동안 발표한 단편 12편 중의 7편을 추려서 묶었습니다. 더는 숨을 데가 없다 싶으니까 차라리 뻔뻔해지더라고요. 그렇게 책을 내고 보니 그제야 앞으로 제 소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보이는 것 같아요. 얼마나 다행한지 모르겠어요. 그게 이번 소설집의 의미라면 의미겠지요. 2017년 끝에 낸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를 묶었을 때도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산문집도 신문에 연재하거나 청탁받아 쓴 산문 중에서 추려서 묶었는데 그동안의 제 관심사가 오롯이 드러나는 느낌이었어요. 그 속에 실린 짧은 단상들 중에는 소설로 쓰고 싶은 발상이 더러 있었습니다. 그것들 몇 개가 단편소설이 되었고, 또 이 단편소설집 안에 들어 있는 단편 중에서 장편으로 쓰게 될 모티브가 보였어요.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낸 것도 그런 뜻에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Q. 표제작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의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는데,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서 나온 대사라는 걸 알고 흥미로웠습니다. 평소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으시나요? 영화 외에도 작품을 쓰실 때 소재나 주제를 채집할 때 어디서 영감을 받으시는지 궁금합니다.

A. 등단 초기에는 더러 미술이나 음악 같은 데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첫 소설집『빈집』에 실린 「서른 즈음에」는 한때 제 애창곡이었던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를 부르다 문득 서른 즈음의 나이에 파업 중인 한 학습지 교사의 어느 막막한 하루를 상상하면서 써봤고요. 「빈집」은 화가 박병재의 전람회에 갔다가 <빈집>이라는 그림을 보고 그 우울하고 쓸쓸한 이미지에 얼굴을 묻고 울고 싶은 마음을 단편으로 만들기도 했지요. 「브라암스의 회상」도 브라암스 피아노협주곡 1번을 떠올리면서 썼고요. 이번 소설집에는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이 영화에 나오는 한 줄의 대사에서 영감을 얻어서 쓴 작품이에요. 나머지 6편은 제 일상 속에서 직간접적으로 체험했거나 언론이나 방송 매체 같은 데에서 충격적으로 접한 사건이 마음속에 남아있다가 이야기가 된 경우지요.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쓴 게 13년 전이니까 최근에는 타 장르에서 영감을 얻거나 하는 초기 소설의 경향에서는 좀 멀어진 게 아닌가 싶네요.     

 

 

Q. 소설집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읽고 나서, 많은 감정이 교차했는데요. 7편의 이야기 곳곳에 통증을 느끼는 인물들을 배치했다고 느꼈는데, 편집자님께서 「통증」도 표제작 후보에 있었다고 말씀해주셔서 신기했습니다. 소설집의 제목을 정하게 된 비하인드가 궁금합니다.

A. 맞아요. 「통증」이 1번 후보로 올라왔었습니다. (웃음)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지만 소설 전편에 걸쳐서 통증을 느끼는 인물들이 나옵니다. 「통증」에서 아내는 베트남 참전 용사였던 남편의 상처를 보면서 극심한 통증을 느끼거든요. 「까마귀 길들이기」에서는 펄펄 끓는 호박죽을 젓다가 팔목을 덴 윤주가 까닭모를 통증에 시달리며 마치 까마귀를 길들이는 것처럼 힘들게 사춘기를 지나온 기억을 떠올리고요. '통증'을 제목으로 했어도 무난했겠지요. 근데 너무 평이하고 심심했을 것 같은 거예요. 「까마귀 길들이기」는, 뭐뭐 길들이기 같은 제목도 좀 흔해 보이고. 「처음이라는 매혹」은 느낌은 있지만, 또 전체를 아우르기에는 미흡하고, 제3의 제목을 달기도 좀 그렇고. 그래서 제가「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표제작으로 하면 어떨까 하고 제안을 했어요. 이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목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13년 전 이 소설을 쓸 때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 또한 내일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그만그만한 날들이 지나가고 있었어요. 살다 보면 권태로울 때가 있잖아요. 그때 오래전에 본 영화를 다시 봤는데 영상이며 음악이 정말 아름다운 거예요. 뜨겁게 사랑하는 두 연인이 막다른 골목까지 도망치다 결국 동반 자살을 선택하거든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 사랑이 죽는 것보다는 자신들이 죽는 게 사랑을 살리는 길이라고 판단해요. 남자는 닭장에서 막 낳은 달걀을 훔쳐 와서는 최후의 만찬을 준비합니다. 달걀을 어떻게 해드릴까요 하고 여자가 묻죠. 물이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삶으라고 남자가 대답해요. 남자의 그 대답이 아주 상징적이고 은유적으로 와 닿더라고요. 냄비 속의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해서 4분이면 달걀이 푹 익듯이 어쩌면 사랑도 삶도 딱 그 만큼에 해당하는 시간을 말하는 건 아닐까. 나머지는 그저 연명이고 잡지의 부록처럼 군더더기가 아닐까. 그때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느낌이 하도 선명해서 제목을 그렇게 붙였고요. 책 제목이 인상적이라는 평을 많이 들었습니다. 독자들이 입에 딱 붙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팔팔 끓는 라면 그거 재밌더라 하는 말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Q. 저는 7가지 이야기 중에서도 「말례 언니」를 가장 인상 깊게 읽었는데요. 분선이의 천진난만함이 묻어나는 재미와 말례 언니가 주는 아릿한 여운까지 다 지닌 작품이라 더 깊게 각인된 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소설집에 실린 7가지 단편 중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있으시다면 어떤 작품인가요?

A. 저는 제일 촌스럽다고 생각한 소설이 「말례 언니」였는데 의외로 제일 인기가 많더라고요. (웃음) 「말례 언니」가 7편 중에서 제일 오래된 소설이에요. 진짜 청탁받고 보름도 안 걸려서 썼거든요. 지금은 깡깡이 마을이라고 불리는 영도 대평동이라는 공간 배경하고 제 유년 시절의 몇몇 에피소드가 실제 이야기라서 쉽게 썼어요. 물론 말례 언니를 비롯해서 다른 인물들은 모두 허구였지만 상상하기에 무리가 없었어요. 이제는 아무도 안 쓰는 낡은 스타일이 아닐까 우려했는데, 뜻밖에 유머가 느껴진다고 해서 좀 의외였어요.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쓴 건 없지만 제일 애착이 가는 작품은 예술가 부부의 갈등을 다룬 「통증」이랑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입니다. 「통증」은 예술가 부부의 갈등이 드러나는 대화의 현장성을 날것으로 살리는 데 주력했고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은 오래전 발표한 소설이다 보니 시대가 특정되지 않아서 퇴고 과정에서 거의 갈아엎다시피 하는 바람에 제일 힘들게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고 때의 강렬했던 메시지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발상이나 모티브의 강렬함에서는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Q. 199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서 소설 「서른네 살의 다비장」으로 등단하셨는데요. 당시 당선 소식을 들었던 기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실 것 같습니다. 소설가의 꿈을 언제부터 키우시게 된 건가요?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A. 대부분의 작가들이 어릴 때의 책 읽기나 백일장에서 상을 받은 경험 같은 게 글쓰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도 그런 케이스였어요. 그전까지는 주로 문학 중심의 독서였는데 고등학교 졸업 무렵에 함석헌 선생의 글에 빠졌습니다.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칼끝으로 가슴을 쓱 베는 듯 아팠습니다. 보수동 헌책방을 돌며 사상계며 씨알의 소리 잡지를 사 모으곤 했지요. 그러다가 부산에 오신 함석헌 선생 강연을 듣고 장기려 박사님 사택에서 했던 수련회에 다녀오고 하면서 나도 선생처럼 사람을 온통 뒤흔들어놓는 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품었습니다. 그리고는 한강 이남에 처음 생긴 부산 여전 문예창작과에 들어갔어요. 제가 1기생이었는데 영남권의 문청들이 대거 몰려왔죠. 120명을 뽑아서 한 반에 30명씩 4개 반으로 분반 수업을 할 정도였어요. 그때가 82년도였는데 막 동아일보로 등단하신 조갑상 선생님이 소설창작 실기 지도를 하셨어요. 이제 막 등단한 팔팔한 작가가 내뿜는 은근한 열정이 우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학생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으셨죠. 하루는 뭣 때문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학보사에서 선생님이 “니는 어떤 소설을 쓰고 싶노”하고 물어요. 그래서 앞뒤 재지 않고 함석헌 선생님 처럼 당대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이고 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선생님이 그 특유의 혼자 웃는 웃음을 웃으시면서, 선생님 등단작이 ‘혼자 웃기’ 였거든요. “니는 그기 가능하다고 생각하나?”라고 되물으셨어요. 광주항쟁 직후였으니까 군사정권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철저히 검열당하던 암울한 시대였거든요. 그러니까 선생님 생각에 제 대답이 아주 세상모르는 철부지 같아 보이지 않았겠어요.
합평시간도 되게 뜨거웠어요. 책 꽤나 읽었다는 문청들이 모여 있다 보니 어마어마하게 물어뜯어요. 그게 자기 작품일 땐 상처받죠. (웃음) 저도 약속이란 제목으로 첫 작품을 합평에 올렸다가 너덜너덜해졌죠. 어쨌든 선생님이 합평한 작품을 퇴고해서 제출하라고 했는데 고칠 엄두가 안 나서 들고만 있었어요. 과외 알바를 해서 학비를 벌어야 했고 매일 새벽에 일어나 방위 받는 남동생 도시락도 싸줘야 해서 늘 잠이 부족했어요. 그러니 복도 같은 데서 선생님 그림자만 보여도 숨고 (웃음) 피해 다녔거든요. 그러다가 학기 말이 되었는데 기말 고사치는 날 시험감독으로 들어오신 거예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는데 딱 걸렸죠. 죄밑이 되어 고개 푹 숙이고 시험을 보고 있는데 선생님이 제 옆에 딱 와서 서시는 거예요. “고쳐보면 뭐가 돼도 될긴데. 와 빨리 안 가져오고 그라노.” 하면서 화를 버럭 내셨어요. 야단맞는 게 창피했지만 고쳐보면 뭐가 돼도 될긴데, 하는 말씀이 마음에 참 따듯하게 남았어요. 아, 그래도 내 글이 영 쓰레기는 아니었나보다 하는 자각이 들었던 거지요. 그 후로 졸업하고 결혼과 육아, 학원 경영 등으로 바삐 살다가 문창과 동기인 김초옥이란 친구가 문예지에 당선된 제 작품을 보내온 거예요. 그때 문창과 시절을 떠올렸죠. 내가 지금 어디서 뭘하고 있나 싶었지요. 마침 남산동에 35평 신축아파트 한 칸 살 돈이 모였던 터라 운영하고 있던 학원을 정리하고 범어사 밑으로 이사를 했어요. 그리고는 고쳐보면 뭐가 돼도 될긴데 하시던 선생님 말씀에 꽉 매달렸죠. 그리고는 96년에 처음으로 신춘문예에 투고한「서른네 살의 다비장」이 덜컥 당선이 됐어요.

 

Q. 소설을 쓸 때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잖아요. 인물, 사건, 배경, 소재, 하다못해 저는 인물의 이름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끙끙댄 적도 많은데요. 소설을 집필하실 때, 특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A. 등단 초기에는 문장에 엄청 신경을 썼어요. 어떻게 하면 감수성이 살아있고 가독력있는 문장을 쓸 수 있을까 하고요. 그러니까 상징이나 은유 같은 표현의 문제에 많이 집착했어요. 어떤 때에는 생생한 인물, 즉 돋보이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할 때도 있었고요. 아무리 특출하고 개성 있는 인물이 나온다고 해도 또 주제가 받쳐주지 않으면 공허하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요. 주제를 잘 살리려면 글의 흐름이며 구성이 똑 떨어져야 하고 문단의 응집력이며 전체적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물이 나올 수 있는 시공간적 배경도 중요한 요소고요. 그러니까 특별히 어느 것 하나에 신경 쓰기 보다는 이런 전체적 균형을 생각하는 거죠.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문학의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한국어문학과 학생인지라 항상 고민해보는 부분인데요. 명확한 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작가님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사람들이 잘못된 기사나 정보를 비판할 때 흔히 쓰는 말이 ‘소설 쓰지 마라’ 입니다. 그 말은 소설이 허구, 즉 가짜라는 거죠. 맞아요. 소설은 가짜죠. 픽션이니까 만들어낸 이야기인 거죠. 그게 꼭 소설 자체를 비하하고 부정적으로 보고 말하는 건 아닐 거예요. 소설은 물론 허구죠. 그런데 그 허구 속에 객관적인 진실을 담고 있는 거거든요. 만들어진 이야기를 통해서 허구 안에 있는 진실의 문을 여는 게 소설이죠. 문학의 힘은 단연 호소력이죠. 소설은 허구니까 현실과 멀리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현실을 더 속속들이 파헤쳐서 마치 내 이웃이나 나 자신에게서 일어난 일처럼 느끼게 한다는 거죠. 요즈음은 영화가 소설의 자리를 차지해버린 지 오래됐잖아요. 그래서 영화가 훨씬 더 대중적인 호소력을 갖고 있지만 원작의 호소력은 못 따라가거든요. 영상 언어가 문학 언어의 구체적이고 섬세한 상상력을 따라잡는 데는 한계가 있거든요. 대개 원작 읽고 영화 보면 실망하잖아요. 문학은 내면을 뚫고 들어가는 힘이 영화보다 훨씬 커요. 아무리 문학을 외면하는 시대가 온다고 하더라도 문학의 진실한 힘을 믿는 사람들은 남아있을 거라고 봐요. 저도 그런 문학의 힘을 아직도 꽉 믿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거든요.

 

 

Q. 각 단편들이 통증이라는 선상에서 흐르다가, 마지막 작품인 「만선」으로 소설집의 끝을 맺으셨습니다. 「만선」은 전재용 선장의 이야기를 장편으로 쓰던 중에 단편 청탁이 와서 우선 주제 부분만 떼 단편으로 쓴 작품이라고 밝히셨는데요. 전재용 선장의 이야기를 계속 집필 중이신 건지 궁금합니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 활동으로 장편소설 소식도 들어볼 수 있는 걸까요?

A. 만선은 앞에 실린 6편과는 좀 다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서 이번 창작집에서 뺄까 말까 망설이다가 실었거든요. 그래서 독자들의 반응이 제일 신경 쓰이는 작품이었어요. 근데 의외로 일반 독자들 중에서는 장편으로 발간하면 꼭 읽어보겠다는 의견이 많았고 책 나오면 리뷰를 쓰겠다고 자청하기도 했어요. 그런 독자들의 관심과 지지가 든든한 힘이 되어서 조금씩 써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초고를 완성하겠다는 계획대로 부지런히 달려봐야죠.

 

Q. 2020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사람 ‘정우련’으로서 이루고 싶은 올해의 소망과, 작가 ‘정우련’으로서 이루고 싶은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올해는 자연인으로서의 사람 정우련과 작가 정우련의 삶이 일치하는 한 해가 되는 게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구상 중인 소설 속 공간 중 한 곳을 두어 달 취재하러 갈 계획이 있고요. 올해는「만선」초고를 끝내는 게 독자들과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오직 소설과 나 사이에 어떠한 매개항도 두지 않는 한 해를 보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글을 사랑해주시는 독자님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먼 곳에 가서 그리운 이에게 보내는 엽서 같은 소설을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딱딱한 인터뷰를 한다기보다는 다정다감한 담소를 나누다 온 기분이었습니다. 인터뷰 외에도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한 사람으로서, 인턴으로서, 한국어문학과 전공자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독자이자 작가님을 응원하는 팬으로서  활발한 작품활동 기대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정우련 작가님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면서 인터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 10점
정우련 지음/산지니

 

Posted by '김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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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북원부산’ 최종도서 선정 방식 바뀐다

일반·청소년·어린이 등

독서 대상별 1권씩 3권 뽑아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지난 15일 부산시립시민도서관에서 열린 ‘원북원부산’ 후보도서선정협의회. 오른쪽 책 사진은 2020 원북원부산 일반 부문 최종 후보도서로 선정된 <우리 몸이 세계라면>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나무의 시간>(위쪽부터). 부산시립시민도서관 제공


올해부터 ‘원북원부산 운동’이 ‘원북원부산’으로 사업 명칭이 바뀌고 최종도서 선정도 1권에서 일반, 청소년, 어린이 등 독서 대상별로 1권씩 총 3권을 뽑는 방식으로 변화한다. 2004년 시작된 ‘원북원부산’은 부산시교육청, 부산시가 공동 주최하고 부산시립시민도서관과 부산 공공도서관이 주관하는 범시민독서생활화운동이다.



부산시립시민도서관(관장 임석규)은 지난 14~15일 원북원부산 운영위원회를 열고 최종 후보도서를 독서 대상별로 3권씩 총 9권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일반 부문 최종 후보도서는 〈나무의 시간〉(브래드),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산지니), 〈우리 몸이 세계라면〉(동아시아)이다. 청소년 부문 최종 후보도서는 〈급식시간〉(소요-You), 〈선량한 차별주의자〉(창비),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문학동네)이며, 어린이 부문 최종 후보도서는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잇츠북), 〈슬픈 노벨상〉(파란자전거), 〈할아버지의 감나무〉(평화를 품은책)이다.



부산시민도서관은 독서 대상별 원북 선정을 위해 내달 4일부터 25일까지 부산대표도서관 홈페이지(http://www.siminlib.net)와 부산지역 공공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투표와 부산지역 40개 공공도서관(분관 포함), 학교, 대학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에서 오프라인 투표를 병행할 예정이다.



한편 ‘원북원부산 선포식’도 ‘원북원부산 어울림 한마당’으로 명칭이 바뀐다. 4월 1일 오후 2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 열리는 원북원부산 어울림 한마당에는 공연, 작가 강연, 사인회, 시민 도서 교환전, 체험 프로그램 등 풍성한 행사가 마련된다. 작가 강연회도 기존 1회에서 부문별 2회씩 총 6회로 늘어난다. 051-810-8292.


김상훈 기자 neato@

기사링크 :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12218183187952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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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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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진경옥| 산지니 | 페이지 242








동명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진경옥 명예교수가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 『패션, 영화를 스타일링하다』에 이어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를 출간했다. 이번 책은 특별히 한국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음악영화 장르만을 엄선하여 구성했다. 책에는 영화 속 주인공들의 패션 이야기뿐 아니라, 영화 의상을 만들어낸 의상 감독과 의상에 숨겨진 뒷이야기, 패션 역사까지도 담겨 있다. 음악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 이야기까지도 함께 들려준다.



기사링크 :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47414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 - 10점
진경옥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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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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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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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여러분.....!

 

 

 

여러분!!!

 

기쁘고도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동아대학교 이국환 교수님의 에세이 <오늘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가 2020년 부산 원북원 도서 최종후보에 올랐습니다~~~(모두 소리 질럿~~~!!)

 

엣헴 엣헴

 

얼마 전 도서관에서 보게 된 원북원부산 후보도서 리스트에는 맛칼럼니스트 최원준 작가의 <부산 탐식 프로젝트>, 정우련 작가의 소설집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이국환 에세이<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이렇게 3종이 올라가 있었어요.          

 

 

그리고 두둥, 최종 후보로 이국환 교수님의 에세이집이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국환 교수님, 축하드립니다^^

 

2020 원북원도서 최종 선정을 위한 온라인 투표가 다음 달 4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됩니다. 각 도서관과 초중고등 학교, 대학교에서도 오프라인 투표가 진행된다고 하니, 부산 곳곳의 이국환 교수님 팬들 모두 헤쳐 모여주세욧 ㅎㅎ

원북원도서에 관한 내용은 아래 기사 내용을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고럼, 여러분의 많은 기대와 관심과 성원과 응원과 참여와 독려와 애정과 열정을...

기다리겠습니다.

    

 

 

부산 대표 도서를 골라주세요

‘원북원부산 운동’ 책 후보 9권, 지역 내 도서관에 배부 완료

 

- 내달 4일부터 온·오프라인 투표
- 독서대상별 1권씩 총 3권 선정

부산시·부산시교육청이 공동 주최하고 부산지역 40개 공공도서관이 주관하며 국제신문 등 지역 5개 언론사가 후원하는 ‘원북원부산(One Book One Busan) 운동’에서 ‘올해의 책’ 후보 9권을 선정함에 따라 책 읽기와 온·오프라인 투표가 시작된다.

   

원북원부산 운동은 시민이 선정한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연계해 즐기는 범시민 독서 생활화 운동이다. 2004년 시작해 올해로 17회째를 맞는다. 올해부터는 원북 최종도서를 기존 ‘1권 선정’에서 독서대상별(일반, 청소년, 어린이)로 1권씩 총 3권을 선정한다.

원북원부산 운영위원회는 지난 14, 15일 ‘원북’(한 권의 책) 후보 도서 100권 중 독서대상별 최종 후보 도서 각 3권(총 9권)을 선정했다. 일반 부문 후보작은 ‘나무의 시간’(김민식·브래드)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이국환·산지니) ‘우리 몸이 세계라면’(김승섭·동아시아)이다. ‘나무의 시간’은 나무로 만나는 흥미진진한 역사, 건축, 과학, 문학, 예술 이야기를 담았고,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는 예술과 철학에서 찾은 삶의 무게를 저자의 단단한 사유로 풀어 놓는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은 소수자의 인권, 건강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과 해답을 제시한다.

청소년 부문은 10대들의 생활과 감정이 느껴지는 시를 선보인 ‘급식시간’(서형오·소요유), 우리가 놓치고 있던 차별과 혐오의 순간을 날카롭게 포착한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창비), 주인공의 여정을 담은 성장소설인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황영미·문학동네)이다. 어린이 부문은 노벨상의 두 얼굴에 관해 이야기하는 ‘슬픈 노벨상’(정화진·파란자전거),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두 소년의 갈등과 성장을 그린 동화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이혜령·잇츠북), 아이의 눈으로 전쟁을 겪은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그림책 ‘할아버지의 감나무’(서진선·평화를 품은책)가 후보에 올랐다.

후보도서 9권은 부산 공공도서관, 학교, 대학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에 배부돼 독서 릴레이와 투표가 진행된다. 온라인 투표는 다음 달 4일부터 25일까지 부산시민도서관 홈페이지(www.siminlib.go.kr)에서 진행하며, 각 도서관, 초·중·고, 대학도서관에서 오프라인 투표를 병행한다. 2020 ‘원북’ 선포식은 오는 4월 1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린다. (051)810-8292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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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탐식 프로젝트 - 10점
최원준 지음/산지니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 10점
정우련 지음/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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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eace21 2020.01.22 1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서 소리 지르면 되나요? ㅎㅎ "우와~~아아아!!!"
    버뜨, 최원준 작가님도 정우련 작가님도 선정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ㅡ'
    해서 너무 설레발치진 않겠습니다.
    올봄에 더 크게 소리 지를 준비하고 있을게요~ (o^^)o

  2. BlogIcon 이응 2020.01.22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김우철입니다. 


 저번에 포스팅했던 서평에 이어서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의 저자 김민주 작가님과 인터뷰한 내용을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직접 만나서 많은 대화들을 나누고 싶었지만, 김민주 작가님이 서울에 계셔 아쉽게 서면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Q.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를 출간에 있어서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나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출간한 지 20일도 안 되어서 2쇄를 찍게 되고, 또 서점의 북한 통일 관련 순위에서 4위까지  올라갔던 일이 너무 특별하고 신기 했던 거 같아요.



파주 도라산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사진(tbs)



Q.   김민주 작가님께서 직접 느낀 북한의 느낌은 어떠하였나요? (북한 건물, 지역의 분위기)


A.   개성공단의 건물은 다 남측식이라 남한의 공단지역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개성공단 공업지구에 들어와 일하던 ‘북한사람들’ 외에는 지역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는데, 가끔 북한 사람들이 싸 오는 음식들에서 안 여기는 북한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돼지 간볶음을 도시락 반찬으로 싸 온다든지, 김치에 고수 같은 것들을 넣을 때요.


Q.   북한에 가 보았을 때 생활 수준이나, 화장품과 같은 상품들이 남한의 70~80년대 때와 비슷하다고 하셨는데, 개성에서 근무하셨을 당시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었나요?

A.   네, 북한에도 손전화라고 해서 휴대폰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벨 소리를 직접 들은 적도 있고요, 하지만 원래 남북한 사람들 다 개성에는 휴대폰을 가지고 오지 못하게 되어 있어서, 벨 소리는 났는데 얼굴이 빨갛게 되어서는 끝까지 꺼내질 않더군요. 제가 안 볼 테니까 전화 받으라고 하자 “선생님 고개 돌리십시오. 보지 마십시오.” 하면서 전화를 받더군요.



Q.   개성에서 북한인들과 같이 일을 하는 등 북한과 관련된 경험이 많으신데 북한이 일반인들과 다르게 조금 특별하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김민주 작가님에게 북한이란 어떤 존재로 다가오시는지요?

A.   특별히 북한이라는 나라를 생각한다기보다는 북한에서 지내는 보통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사람들에게 정말 자유가 있었으면, 스스로 선택하고 사고할 수 있는 많은 정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저는 작가님이 리순희 성원이 총화를 받을까 봐 조장의 눈을 피해 다친 부위에 후시딘을 발라 주는 장면은 저에게 가장 애정을 느낀 장면이었습니다. 이처럼 본인이 느끼기에 가슴 따뜻해지고 훈훈한 베스트 에피소드를 하나 뽑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A.   말씀하신 그 약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가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간단한 진통제, 항생제 같은 것들이 없어 고생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


통일대교 사진(SBS 김학선 사진기자)

Q.   이것 말고도 책에 담지 못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나요? 있으시다면 하나만 얘기해 주세요!


A.   직원회식으로 개성의 BBQ치킨을 주문한 적이 있습니다. 다 함께 주방에 서서 마늘 양념치킨, 간장양념 치킨, 닭튀김 등을 먹었는데 처음 맛본 그분들이 눈이 땡 그래 지더군요. 너무 맛있어했는데, 조장이 “음음 느끼하다 에그” 하더군요. 그랬더니 다들 내려놓더군요. 이후에 치킨을 싹 다 싸서 세척실로 들어갔어요. 나눠서 싸가는 소리가 들렸고, 가족에게 맛보이고 싶었나보다 생각했어요.



Q.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정착업무를 하셨고, 강연과 북한정착지원사무소 봉사 등의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북한 관련해서 진출하고 싶은 분야가 또 계신가요? 또한 강연은 주로 어떤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하시는 건가요?


A.    보통 제가 만났던 북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북한을 바라봐야 하는 부분에 대해 평화&통일 강연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각 지역에서 온 북한 이탈 주민들을 인터뷰해서 에세이를 내보면 어떨까 싶어요. 북한은 평양과 기타 도시의 생활 수준, 환경이 많이 차이가 나거든요. 각 지역의 특성마다 다른 사람들에 관한 내용을 써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조선족에 관련된 내용도 흥미가 있습니다.




Q.   통일되었을 때 반세기 이상 다른 이념으로 살아온 이유로 많은 사회적 문제, 갈등이 야기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면, 그 문제를 조금이나마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통일을 준비하거나 북한을 인식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하여야 할까요?


A.   참 많은 분이 내가 전문가라고 말씀하시는 거 같아요. 수많은 논문, 학자들이 한국에 있는데 북한에 한 번도 가본 적 없고, 탈북민 몇 사람 만나본 게 전부인 사람들이 먼저 한 사람들의 글, 논문들은 참고하고 인용해서 또 자료를 만들어 내는 것 같고요.  그 중에 진짜도 있고, 거품도 있을 텐데 구분할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국내 자료도 공부해야 하겠지만, 외국에서(직접 북한에 들어가 연구하거나 생활한) 사람들의 연구자료 같은 것들도 보고, 북한에 살다 오신 분들의 목소리도 들어보고 교차 검증해서 흡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통일이 되면 무조건 우리가 피해 본다는 의식들이 강한 것 같은데,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고 장기적으로 더욱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근거들도 있으니 다양한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봐야 할 것 같아요.



Q.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해서 실례를 무릅쓰고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 남남북녀라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북에서도 남남북녀라는 말을 사용하는지, 또한 그런 말이 생길 만큼 북한 여성들의 외모가 아름다운지 궁금합니다 ^^


A.  잘 모르겠네요. 사실 그것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세상을 흘러가고 사람은 움직이고 있어요. 냉면, 김치, 남남북녀 말고 새로운 시각으로 정서로 그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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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 - 10점
김민주 지음/산지니


Posted by 기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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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에디터날개 2020.01.22 15: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의 불시착> 열혈 애청자로서 ㅎㅎㅎ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니 낯설지 않은 느낌도 들더라고요~
    북한이란 나라는 마치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 일부만 알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와 같은, 그곳을 직접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가 북한을 바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우철 씨 인터뷰 잘 봤어요^^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남경희 입니다 :)

현재 산지니에는 저를 포함한 5명의 인턴들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 인턴들은 함께 모여 산지니의 책 『세상에 나를 추천하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독서 토의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세상에 나를 추천하라』에 대한 어떤 의견과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함께 보실까요?

 

 

[경희, 사회자] 먼저 독서 토의에 들어가기 앞서 책에 대해 간단한 소개와 토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세상에 나를 추천하라』는 대만의 유명한 강연자 및 사회자인 정쾅위가 쓴 자기계발서로, 그의 성공담이 아주 솔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번 독서 토의에서는 저자 정쾅위의 삶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것입니다.

 

1.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산지니’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때문에 독서 토론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다 같이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인상 깊은 구절이든, 책의 첫인상이든, 다 상관없어요. 자유롭게 『세상에 나를 추천하라』에 대한 감상을 나누어볼까요?

 

[우철] 전공이 국제관계학과라 그런지 해외에 나가 경험하는 부분에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그는 해외에 나가서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였는데, 교환학생과 해외취업 등을 준비하는 저로서는 유용한 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성일] 제가 인상 깊었던 구절은 55페이지에 나오는 “노력은 기본이고 성공은 파고들어야 한다.”라는 부분입니다. 노력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고, 성공을 하려면 노력가지고는 될 수 없고, 성공하기 위해서 노력 이상으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른 사람들과 다른 방법과 진행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직설적이지만 현실적일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민] 이 책의 서문인 5페이지에 그런 말이 나오거든요. “만일 당신이 진짜 평범한 사람이라면, 무미건조한 삶을 수용하고, 아무 고민 없이 살아도 된다. 상처를 받지 않아도 되는 대신, 이룬 것 또한 하나도 없는 그런 삶을 말이다.” 저는 사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공감하지 못했거든요. 왜냐면 평범한 삶은 나쁜 삶이 나쁜 삶은 아니잖아요. 물론 저자처럼 죽을 각오로, 체면 차리지 않고 도전하는 삶은 멋진 삶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범한 삶, 그런 평범한 삶조차 힘들게 살아내는 사람들을 “이룬 것 하나 없다.” 고 말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연] 저도 인상 깊었던 구절을 말해보자면, 48페이지의 “그러니 하늘 아래 ‘하찮은 일’ 따위는 없다. 오히려 이 작은 일들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자양분이다. 작은 일 하나를 제대로 해나가면서 그 일의 전문가가 되고, 그러면서 더 큰 일들이 시나브로 당신에게 맡겨지는 것이다.”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청년들에게 필요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소하고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도 ‘나’라는 사람을 단단히 받쳐주는 자양분이 된다는 사고의 전환이 인상적이었어요.

 

 

[경희, 사회자] 2. 여러분들 모두 책에 대한 첫인상에 관해서 이야기해주셨는데, 다음으로 책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전반적인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며, 무엇이든 열정적으로 임하라고 말합니다. 또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다른 길과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어야 하는데요. 여러분들은 어떠한 삶의 목표를 가지고 있나요? 간단하게나마 이야기해봅시다.

 

[우철] 저자는 책에서 어떤 노력이든 헛된 노력은 없다고 말하고 있더라고요. 자신이 했던 노력들은 축적되어 빛을 발한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저는 매사에 게으른 성격 탓에 열정적으로 일에 임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저자처럼 뚜렷한 목표설정으로 이런 저의 단점을 극복하고 싶습니다.

 

[성일] 저의 목표의식은 저자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삶의 목표는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도 요즘은 쉬운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남들만큼 똑같이 하기보다, 남들보다 조금 더, 그렇다고 남들을 따라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 떳떳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경민] 저는 저자가 말했던 ‘삶의 목표’가 쌓여서 삶의 방향성이 결정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단순하게 “의사가 되겠어, 변호사가 되겠어.”라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삶의 방향성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저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좋은 사람이라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 다를수 있지만, 저는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저 나름대로 공부도 많이 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싶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연] 아직은 구체적인 삶의 목표가 없는 것 같아요. 추상적인 목표는 많지만 거창하게 삶의 목표라고 말할 뚜렷한 목적지는 찾지 못했어요. 하나만을 보고 달려갈 삶의 목표를 찾아가는 중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네요. 억지로 정하려고 하지는 않으려고요. 살면서 생기면 생기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현재의 삶을 살아가다 보면 목표를 뛰어넘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경희, 사회자] 저자는 어떤 목표를 향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뛰어들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게 쉽지는 않죠. 그래서 조금 구체적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근데 반드시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럼 이제 3번 주제로 들어가 볼게요.


3. 이제 본격적으로 책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저자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우리의 삶과 연관 지어 봅시다.
저자는 타이완대학 법학과에 지원하고자 했지만, 연합고사를 망쳐버려 정즈대학 철학과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1년 동안 타이완대학교 편입시험을 준비했지만, 전과시험도 통과하지 못했고, 정치학과로의 편입시험과 타이완대학 정치학과 편입시험 모두 떨어졌죠. 심지어 그해 연합고사마저 망쳐버렸습니다. (p44~45)
저자는 이때의 회상하며 연속으로 4번의 실패를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여러분들도 저자처럼 거듭해서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 또한, 그때 어떤 모습을 취했나요?

 

[우철] 저는 군 복무를 수행하려 할 때, 의무 경찰로 근무하고 싶어서 지원을 했지만 5번 넘게 최종에서 떨어졌어요. 그래서 장갑차 조종수라는 경쟁률이 낮은 곳에 지원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너무나도 생소한 일이었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상황을 아무리 부정해도 바꿀 수 없는 상황이었고요. 그렇게 계속 낙심을 하다 보니까 군 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 이후로 저는 생각하지 않고 일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그 시기를 이겨냈던 것 같습니다.

 

[성일] 인생에서 도전을 해본 것이 많지 않아 크게 실패한 경험이라고 할 만한 경험은 없지만, 대학교 3학년이 됐을 때, 저의 진로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대외활동을 찾아보고 대외활동을 지원 했지만 여러 군데 대외활동 선발에서 떨어졌습니다. 결국 여러번 탈락 끝에 원했던 것 보다 좀 작은 규모의 대외활동을 했긴 했지만, 그 안에서 열심히 활동하면서 결국 좋은 성과를 얻었던 것 같습니다. 원하는 목표만큼 못했다고 거기에 실망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경민] 저는 중학교 때 ‘작가’라는 꿈을 가지기 시작했고, 대학도 그에 맞춰서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교내외의 작은 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글을 진짜 잘 쓰는 줄 알았고,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여러 백일장에 참여했었는데, 본심에도 못 올라가고 다 떨어졌어요. 그래서 그때의 실패에 좀 좌절을 했던 것 같아요. 근데 그 실패를 통해서 제가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걸 깨닫고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다연]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방학동안 일할 단기알바를 구하는데 지원하는 곳마다 떨어진 적이 있어요. 단기는 잘 뽑지 않는 데다가 갓 성인이 된 20살이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알바를 포기해야 하나 싶을 때쯤 조건이 딱 들어맞는 곳을 찾았어요.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지원서를 더 정성스럽게 써서 제출했고 면접도 보러 갔어요. 담당자가 면접을 보면서 다른 지원자 3명도 면접을 보고 갔는데 다연씨가 마지막 지원자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지원한 알바가 고객센터 업무였는데 제 전공까지 이야기하면서 적극적으로 어필했어요. 적극적인 자세를 좋게 봐주신 건지 제가 뽑히게 됐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말고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도전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수도 있다는 걸 배우게 됐어요.

 

 

[경희, 사회자] 3-1. 그럼 3번 주제와 이어서 다음 질문을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비록 편입·전과시험에 실패했지만, 그때 공부한 것들이 이후 치른 장교시험과 국비유학생시험의 필수 과목들이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수월하게 그 시험들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모두 합격했죠. 이처럼 저자는 실패에 낙심만 하며 자신을 갉아먹은 것이 아니라, 꾸준히 자신의 삶을 살아갔고 ‘인생에 헛된 노력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p46~47)
이러한 저자의 삶을 우리에 삶에 대입해볼까요? 과거 실패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앞으로 실패를 마주했을 때 어떤 모습을 취할 것인지 말해봅시다. 

 

[우철] 앞의 주제에서도 말했지만 인생에 헛된 노력은 없다고 하는 말이 인상에 많이 남았어요. 실패했다고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고, 실패하고 모든 걸 잃었다고 해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니까요. 저 역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노력은 나에게 선물을 들고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일] 113쪽에서의 본 문장이 기억이 나는데요. “목표를 설정한 후 목표 달성 이후 얻을 수 있는 쾌락을 최대한으로 설정해서 지금 자신의 행동을 독려하고 격려하라.” 라는 부분인데 앞으로 목표를 정했다고 해도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중간 게으름도 피우고 딴 짓도 많이 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럴 때마다 목표 달성 이후의 보상을 최대한으로 생각하며 좀 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경민] 저는 앞의 3번 주제에서 말했듯이 글쓰기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고등학교 이후의 많은 실패로 좌절을 겪었어요. 그래도 결국 제가 원하던 과에 진학하긴 했지만 진학하고 나서도 비슷한 좌절을 또 한 번 겪은 것 같아요. 이 과에 저보다 잘 쓰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도 저는 여전히 글을 쓰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좌절을 경험으로 삼아서 조금 더 글을 써보고 싶고, 더 잘 쓰도록 노력해 나가고 싶습니다.

 

[다연] 책 50페이지를 보면, “실력의 축적은 언제나 나를 돕고 보호하며, 용기와 능력을 갖추도록 해줬다. 덕분에 나는 닥쳐오는 도전과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라는 구절이 있어요. 우리가 실패하면 당시에는 세상이 다 무너진 것처럼 느끼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렇게 큰일이 아니었던 적이 많잖아요. 그런 것처럼 실패도 쌓이면 성공의 발판이 된다고 생각해요. 저자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지니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경희, 사회자] 4. 저자의 삶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그는 대학원 시절 일본으로 떠나는 학부생 봉사활동에 참여했습니다. 해당 봉사활동은 학부생 중심의 활동으로 대학원생이 참여할 수 없다고 명문화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참여한다면 이상한 일로 비칠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면접 때 다른 학생들과 차별성을 두며 열정적으로 면접에 임했습니다.(p97)
저자는 자신이 정한 목표에 도달할 때 체면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목표를 위해 달려갔죠. 이러한 저자의 삶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은 목표를 위해 어떤 모습을 취하며 살아갔는지 혹은 살아갈 것인지 말해봅시다.

 

[우철] 저자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는데 저는 목표를 위해 자랑할만한 노력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자처럼 목표를 향하여 노력하는 열정을 본받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일] 저는 솔직히 어렸을 때부터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오진 않았어요. 그래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하게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봤습니다. 물론 용돈을 스스로 버는 목적이 가장 컸지만, 아르바이트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이제는 하고 싶은 일과 관련된 활동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경민] 근데 저는 조금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게, 저자가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는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너무 목표지향적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면, 국비지원을 받기 위해서 무용학과 쪽으로 원서를 넣어 합격한다든가, 일본어 실력을 늘릴 목적으로 고아원에 봉사활동을 나간다든가, 동일본 대지진을 자신의 커리어를 위한 좋은 기회로 바라본다든가 하는 시선이 저는 불편했어요. 저는 이 사회에서 ‘성공’이라고 하는 건 필연적으로 누군가를 밟고 올라설 수밖에 없는 것인데 저자는 그런 거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저는 그래서 저자와는 반대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는 게 아니라 함께 같이 갈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다연] 저는 저자처럼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아온 것 같지는 않아요. 저와 같은 면보다는 다른 면이 더 많고요. 그래서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읽었어요. 세상은 크고, 다양한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보다는 저자의 말 중 제게 필요하고 와 닿는 부분만 받아들였습니다. 저자의 목표지향적인 삶과 저의 삶은 다르다는 걸 인지하고 취사선택했듯이, 제게 독이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삶의 목표를 찾아가고 싶습니다.  

 

[경희, 사회자] 5. 어느 정도 책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이 책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도 충분히 말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딱딱한 형식보다는 짧게나마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혹은 책에 대한 추천의 한마디를 해봅시다.

 

[우철] 저는 책 뒤편에 있는 표제가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중화권에서 가장 뻔뻔한 사람 정쾅위, 그의 아주 현실적이고 뜨거운 성공담!’ 이 표현이 너무 공감돼서 추천의 한마디로 선정했습니다.

 

[성일] 이 저자분이 대만에서 굉장히 유명한 분이시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 분의 성공담도 한번 읽어보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추천합니다.

 

[경민]저도 사람마다 의견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저자의 일에 대한 열정적이 인상적이라고 느껴서 이 책을 추전하고 싶습니다.

 

[다연]저는 이 책을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자의 넘치는 에너지가 독자에게 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세상에 나를 추천하라 -10점
정쾅위 지음, 곽규환.한철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남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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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에디터날개 2020.01.22 1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은 독자에 의해서 다시 쓰여진다는 걸 이번 토론을 통해 다시 느끼게 되네요.
    정쾅위 저자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각자의 고민도 들으니 옛생각이 아련... 하군요. ㅎㅎ

  2. 권디자이너 2020.01.22 1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대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정리하느라 다들 수고하셨어요.


"대기업 돈 안받은 상인은 바보” 부끄럽고 참담

 골목 상인운동가의 분투기…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 




이렇게 오랫동안 상인운동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처음에 이마트 입점저지 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조례만 바꾸면 될 줄 알았죠그러나 유통대기업의 침탈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이를 저지하기 위한 각종 입법운동까지 진행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골목상인 분투기’.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이 지난해 10월 출간한 책이다지난 13년간 골목상권을 지키려고 온몸으로 싸워온 장본인으로, 노동운동이나 학생운동과는 또 다른 역사가 짧은 상인운동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내놓은 책이다책 출간으로 상인운동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돌아보고상도에 입각한 골목상권을 회복하기 위한 길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모래알처럼 흩어져 홀로 사업하는 상인들이 연대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이 회장은 상인운동은 자기의 삶 뿐만 아니라 골목상권과 소비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상인 뿐만 아니라 시민들과도 연대하지 않으면 운동의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골목상권 밀고 들어온 대자본에 맞서 협회 설립

어묵두부 등 식품 납품업을 하던 이 회장의 사업기반이면서, 신도시가 형성되고 있던 부산 해운대에 2000년 이마트가 들어와, 지역상인들은 말 그대로 초상집이었다연이어 골목상권으로 밀고 들어오는 대자본에 중소상인과 자영업자의 삶이 난도질당하는 상황을 더이상 지켜볼 수만 없어 2011 2월 설립한 것이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였다.

 


2006년 중소기업을 보호하던 ‘고유업종제도가 폐지되면서, 그 전후로 대기업은 정신없이 중소기업 분야에 진출했다. 2000년 해운대 이마트를 시작으로 2002년 수영구 남천동 메가마트, 2006년부터는 SSM이 출점하기 시작했다. 2008년 해운대 홈플러스가 들어서면서 그해 2월 이 회장은 해운대 홈플러스 앞에서 상인들 200여명을 모아 처음 집회를 열고 삭발을 했다이어 지역언론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홈플러스가 추가출점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그러나 그 후에도 2011년 이마트 서면점과 2016년 이마트타운 연산점까지 쉴새없이 대기업 유통업체가 들어왔다.

 

이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었다지역상인들의 힘만으로는 막아낼 재간이 없어 전국 상인들과 연대하고 정치권을 찾아다니며 호소했다이 회장이 주도해 신청한 사업조정만 12이 회장은 사업조정을 신청하고 대기업과 싸우며 얻은 노하우 만으로도 한권의 책이 나올 정도라고 말한다사업조정제도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상권에 진출해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협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경우 정부가 사실 조사와 심의를 거쳐 대기업의 사업확장을 연기하거나 생산품목수량 등의 축소를 권고할 수 있는 제도다.




상인들의 부끄러운 모습음성

적 금품거래 막아야


가장 힘들 때는 연대하고 협력해야 할 상인들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때입니다이마트타운 연산점 개설 등록 허가과정에서 대기업 편익을 우선시하는 구청과의 싸움도 어려운데,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위원 중 전통시장 위원 2명이 이마트로부터 음성적인 금전을 받기로하고 입점에 동의한 사실이 알려졌죠청천벽력이었습니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와 부산참여연대는 2018년 음성적인 금품을 제공한 이마트와 이를 수수하고 입점에 동의한 상인들  연제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1, 2심 모두 증거부족과 영업허가에 대한 구청장의 재량권 등을 인정해 패소했다이 회장은 청탁금지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차 고발해둔 상태다지난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은 이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자유한국당 이종구 위원장이 회의 후 이 회장에 대해 막말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일부 상인단체와 대기업 간의 음성적인 기금 수수는 전국적으로 심각하다대기업 돈을 받지 않은 상인은 바보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상인들의 도덕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얘기다이 회장은 대기업 유통업체와 상인들과의 음성적 금전거래에 대해서는 중소벤처기업부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은 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유통업체가 골목상권에 들어오면상인들은 연대를 해야하는데 현실을 들여다 보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소매업체와 도매업체도소매업체와 제조업체 등 불신의 골이 너무 깊습니다때문에 자신의 생존권 요구를 뛰어넘어 지역사회와 연대하며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힘바꿔 말해 상도가 필요합니다.”

이 회장은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공동회장을 맡아 골목상권 보호 입법운동을 펼치기도 했다입법운동을 하며 제대로 하려면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법학과 경영대학원을 마쳤고, 현재는 부경대학교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에 있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현재 부산 범일동에 들어선 유니클로에 대해 사업조정을 신청한 상태다의류업종에서의 사업조정은 이번 사례가 최초인데사업조정 신청을 위해 조직화되지 않았던 의류분야 상인들을 조직화하는 일을 주도하기도 했다이 회장은, 일본기업 유니클로의 입점은 일본제품 불매운동과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근 의류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말했다이 회장은 상도정신을 주변 상인들과 나누며, 골목상인을 지키는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기사링크 : http://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24571





골목상인 분투기10점
이정식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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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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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산지니 인턴 남경희 입니다 ^_^
얼마 전 올린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의 서평에 이어 저자 이국환 교수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바쁜 일정을 쪼개어 흔쾌히 저와의 인터뷰에 응해주셨는데요. 책과 삶의 가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Q. 작년 7월 『그냥, 꼭 읽어 보라고 』를 출간하시고, 연이어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를 출간하셨는데요. 매우 바쁜 한 해를 보내셨을 것 같아요. 그런 와중에 어떤 마음으로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를 출간하셨나요?


A. 저는 살아가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예컨대, 고독이란 무엇인가,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폭력은 인간의 숙명인가, 불안이 꼭 나쁜 것일까, 또 예술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내 삶의 어떤 순간이 예술이 될 수 있는가 등 많은 고민을 합니다. 이런 다양한 고민이 있을 때마다 저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렇게 모인 글들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어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Q. 저는『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의 글 하나, 하나가 교수님의 삶의 발자취가 담고 있다고 느꼈는데요. 이렇게 자신의 삶을 녹여내는 글을 쓰시는 교수님에게 그만의 글쓰기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좋은 글은 깊은 사유를 통해서 나옵니다. 사유는 까닭을 묻는 생각이며, 그 까닭을 내 안에서 찾는 과정입니다. 저는 삶과 앎이 교유해야 사유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즉 삶과 앎이 만나는 지점에서 사유가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삶이란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성실하게 사는 것을 뜻합니다. 성실하면 남들보다 늦어질 수도 있으나 결국, 시간이 내 편이 됩니다. 이 책의 제목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의 의미 역시, 우리가 거창한 목표를 지니고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책의 서문에서 밝혔듯, 글쓰기는 나를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글을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일고일문(一孤一文), 한 번 고독할 때마다 하나의 문장이 나오기에, 그 문장을 빚어내고자 제 마음에 방을 만들고, 그 방에서 글을 썼습니다. 아무리 힘든 날도, 그 방에 들어서면 그곳에 나와 내 안의 나, 두 사람만이 존재하여 마음이 평온했습니다.

이번 책을 출간하고 독자들과 여러 번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자인 제 의도와 생각을 넘어 또 다른 지평에서 다양한 독자들의 반응과 생각을 들을 수 있었고요. 그 만남으로 제 글과 생각들이 더 깊어지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처음 책을 출간하고, 과연 독자들이 제 책을 읽어줄지, 이런 글을 묶어 굳이 책으로 낼 필요가 있냐고 야단칠지 두려웠는데요. 현장에서 독자들을 만나며 책을 출간할 때의 걱정과 고민이 많이 사라지고, 그래도 제 글을 세상에 선보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이국환 교수님 연구실의 벽면에는 책에 대한 교수님의 사랑이 가득하다.

 

Q. 그렇다면 계속해서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어요. 이번 작품에는 글쓰기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이 많이 보였는데요, 특히 저는「에토스, 운명을 바꾸는 글쓰기」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여러 글 중 교수님의 에토스가 가장 진하게 담긴 작품 하나만 뽑아주실 수 있으신가요?

 

 A. 언젠가 한 독자가 쓴 이 책에 대한 짧은 평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독자는 제 책에 실린 글을 한 편씩 필사하며, 이른바 ‘필사의 독서’를 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는 제 문장과 글이 낭만적이면서도 절제되어 있다고 평하더군요. 책을 읽는 방법은 속독, 정독, 발췌독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제 생각에 어떤 책을 가장 정성스럽게 읽는 방법이 바로 필사가 아닌가 합니다. 필사는 그 글을 쓴 저자의 호흡을 따라 책을 읽는 방법이며, 저자의 에토스를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독서법입니다.

이 책에서 제 에토스가 가장 잘 담긴 글은 첫 번째 글 「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입니다. 이 글에 드러나는 제가 가장 저다운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질문에는 없지만, 파토스가 가장 강한 글「애도, 슬픔을 기록하는 슬픔」입니다.

「애도, 슬픔을 기록하는 슬픔」은 마지막까지 이번 책에 담을까 말까를 고민했던 글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그 독자의 평대로, 대부분의 제 글은 감정의 과잉을 절제하면서 에토스를 중시하며 썼습니다. 그러나 딱 한편의 글이 절제보다는 ‘파토스’에 기대고 있는데요. 그 글이 바로「애도, 슬픔을 기록하는 슬픔」입니다. 책을 출간하기 위해 흩어진 제 글을 정리하는 시기에 17년을 가족으로 함께한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반려동물을 보내고, 그에 관해 글을 쓸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책에 썼듯이, 저는 자식 같은 반려동물을 애도하고 싶었습니다. 글쓰기로 애도하는 것은 그리움을 기록하는 것이었고, 그 존재를 기억하고 보존하려는 행위야말로 진정한 애도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 글을 쓰면서 저는 반려동물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이 떠올라 내내 울었습니다. 애도의 마음으로 글을 쓰려는데 아무리 절제해도 경험적 자아와 서술적 자아 사이에 거리를 둘 수 없었습니다. 저는 평소 글쓰기 수업에서 서술적 자아와 경험적 자아 사이에 거리가 있어야 좋은 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그 거리 두기에 실패한 글입니다. 파토스가 과잉된 글이라 망설였지만,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그리워하며 기록으로 남기고자, 부끄럽지만 책에 실었습니다.

 

Q. 이번 작품에 학생들, 청년들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되어주는 글이 많이 담겨 있어요. 때문에 이 책은 졸업을 앞두고 취업의 두려움 앞에 서 있는 저에게 큰 위로가 돼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이 학생과 청년들을 위로하기 위해 쓴 일종의 편지라고 생각했는데요. 혹시 졸업을 앞둔 혹은 학업에 치여 고단한 오늘날의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짧게나마 좋은 말씀 나눠주실 수 있으실까요?

 

 A. 책을 정확히 잘 이해한 질문인 것 같네요. 이 책은 저의 고민을 담은 글이기도 하지만, 제가 지도하는 제자들과 고민을 나누고 싶은 생각을 정리한 글이기도 합니다. 저는 섣부른 위로보다 인생의 깊은 의미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 책을 읽는 독자인 학생과 청년들이 스스로 위로하고, 이 책의 부제처럼 ‘삶을 버티게 하는 가치’를 떠올리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청년들과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거창한 목표를 세워 너무 자신을 몰아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먼 저곳을 꿈꾸지 말고, 자신이 발 딛고 사는 이곳에 충실한 것이 어떨까,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저곳’으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이 사실은 바로 ‘이곳’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저는 가르치는 일로 생계를 이어왔는데요. 오랫동안 시간강사로 살았습니다. 평생을 교단에 서도 스승일 수 없는 사람이 있고, 한 학기를 학생들과 함께해도 학생들에게 평생 스승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있다 믿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학교에서 어떤 강의를 맡아도 온 힘을 다해 애정을 담아 학생들과 수업했습니다. 저는 뛰어난 교수나 위대한 학자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로 살아간 것이 아니라, 그저 매 학기 제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오롯이 충실했습니다. ‘우보행(牛步行), 소의 걸음으로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것. 인생은 먼 길입니다. 그렇기에 조급하게 종종걸음으로 나아가기보다, 소의 걸음으로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말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깁니다.

저는 목적이 이끄는 삶을 경계하며 살았습니다. ‘무엇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은 삶을 이끄는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 삶을 붙드는 족쇄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목표에 너무 연연하기보다, 이 순간 내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고자 했습니다. 물론 제가 그렇게 살았단 것이지, 이러한 가치관이 꼭 정답은 아니겠지요. 저는 선생, 즉 먼저 태어난 사람이지만, 청년들은 제때 태어난 존재이기도 하잖아요. 오히려 저보다 더 현명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책이나 어른의 조언도 중요하지만, 그 어떤 것에도 메이지 말고, 자신의 가치관과 소신을 분명히 하고 살아갔으면 합니다.

 

▲ 많은 책들 사이에 놓인 기타에서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교수님의 모습이 드러난다.

 

 Q. 저는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를 하나의 키워드로 부르자면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책’과 ‘글’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학생’들을 향한 사랑, 삶에 대한 ‘사랑’ 등 교수님이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글이라고 생각했어요. 저희 집이 삭막해서 그런지 그 가운데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이 인상 깊었는데요. 교수님만의 특별한 ‘가족애’를 나누는 방법 혹은 방식이 있나요?

 

A.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가족이 함께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그땐 형편이 어려웠지만, 여행지의 작은 방에서 부대끼며 지냈던 것이 ‘가족애’를 형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함께 독서를 하거나 영화를 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그렇게 감상한 책과 영화를 매개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둘러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것이 가족 간에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 듯합니다. 저는 내성적인 사람이라, 사실 생활 자체가 가족 중심이에요. 평소에 집과 학교만 오가는 생활을 하고요. 따로 모임 같은 것이 없습니다. 저는 가족 중심, 그중에서도 아내 중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내를 사랑하고, 그런 아내와의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Q. 계속해서 교수님이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번에는 교수님이 사랑하는 ‘책’에 대해 질문 드리고자 하는데요. 교수님은 이번 책뿐만 아니라, 여러 저서를 통해서 책에 대한 사랑을 끊임없이 드러내셨죠. 때문에 2019년 통계청 조사 결과 독서 인구가 50%에 불과하다는 소식이 매우 안타까우실 것 같은데요. 이러한 전 국민적인 독서량 감소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A. 문자는 기호입니다. 예를 들어, 한글이란 문자를 익히기 전 단계인 유아의 눈으로 보면, 우리가 읽는 책이란 해독할 수 없는 기호의 나열일 뿐입니다. 따라서 어떤 책도 재미있을 수 없고, 단지 사각형의 물체에 불과하지요. 책의 저자들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 상상과 사유를 기호화(encoding)하여 정리하였고, 독자는 그 기호를 풀어 해독하고 이해하여 수용하게 됩니다. 책 한 권을 읽으려면, 독자는 글자나 글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를 수천 번, 많게는 수만 번 해독해야 하니, 어떻게 한 권의 책을 독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겠습니까. 독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독서의 즐거움과 유익함은 고도의 독해 능력을 요구하며, 독해를 잘하려면 언어 능력, 배경지식, 글 구조에 대한 지식 등 다양한 요인을 갖추어야 합니다.

독서의 즐거움은 해독에서 해석을 거쳐 독해 단계로 나아간 자가 얻을 수 있는 선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독서의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러한 훈련 과정을 스스로 혹은 누군가의 지도를 받아 어릴 때부터 거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지 않는 어른들은 독서가 습관이 되지 않음을 핑계로 들지만, 독서의 즐거움을 맛볼 만큼의 독해 능력이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이유가 아닐까요. 이솝우화의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처럼, 위대한 책을 만나도 독해가 되지 않으니, 시대가 바뀌어 더는 책 읽을 필요가 없는 것처럼 자신을 합리화하는 어른들을 가끔 봅니다.

인류의 지적 자산은 위대한 자들의 지식과 지혜와 상상력을 기호화하여 모아둔 책으로 전승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문자의 발명이 인류 문명을 일구었듯, 이미지와 영상으로 지적인 작업을 담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소 책은 인류의 기억이라고 말합니다. 그 속에 인류의 역사와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개인의 필요에 따라 이러한 지적 자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자와 그럴 능력이 없는 자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경제기구는 연구와 조사를 통해, 독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일자리를 구하기 쉽고, 높은 액수의 급여를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취업과 관련하여 학력이 높을수록 유리하지만, 비슷한 학력 수준일 경우에는 독서 능력 차이에 따라 급여 차이가 났다고 하지요. 독서의 중요성을 말하다 보니, 말이 길어지고 너무 진지해지는 것 같습니다. 제 책에서도 밝혔듯, 어른이 된다는 건 놀이의 시간을 잃고 노동의 시간을 얻는 과정인 것 같아요. 어른에게 좋은 책은 거울 같은 책입니다. 거울처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나 아집과 편견에 물든 자신의 민낯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낄 때 성찰은 이루어지죠. 그래야 젊은이들이 비판하는 ‘꼰대’가 되지 않을 수 있겠지요.

 

▲인터뷰에 진지하게 임하여 주시는 이국환 교수님

 

Q.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인 2019년은 교수님께 어떤 해였고, 시작될 2020년은 어떻게 보내실 건지 짧게라도 듣고 싶습니다.

 

A. 작년 한 해는 두 권의 책을 출간하고 몇 편의 논문을 쓰며 공부에 열정을 바친 시간이었습니다. 가르치는 자로서 저는 항상 지금 제가 바닥이 나버린 우물을 퍼내고 있는 건 아닌지,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예전에 익힌 지식으로 빈약한 저의 우물 바닥을 긁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합니다. 저는 좋은 선생이란 선생이기 전에 늘 학생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으로서의 배움이 내 안에서 체화되어야, 그것이 물이 흐르듯 제자들에게 흘러간다고 여깁니다. 올해 2020년은 그동안 치열하게 공부했던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또 기회가 된다면, 학교 밖에서도 이러한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남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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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동글동글봄 2020.01.20 15: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책들이 감동적으로 다가오네요. 목표보다는 하루하루 충실히 하라는 말도 마음에 와닿고요.

  2. BlogIcon Peace21 2020.01.20 1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꼼꼼히 책 읽고, 촘촘히 인터뷰한 수고가 느껴집니다.
    출간 후 계속해서 사랑 받고 있는데, 경희 씨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는 책이 되었으면 해요~ ^^

  3. 날개 2020.01.21 0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창한 목표를 세워 너무 자신을 몰아가지 않았으면 합니다.'라는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네요. 어쩌면 지금의 청년들은 스스로를 너무 몰아가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지 않나 싶어요. 학생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이라 더욱 와닿네요.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구경민입니다. 지난번에 올렸던 실금 하나』 서평에 이어 저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원래라면 직접 찾아뵙게 질문을 드려야했지만, 작가님이 계신 곳과 거리가 너무 멀어 이렇게 서면 인터뷰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고 나서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작가님이 상세하게 답변을 해주셨는데 다같이 한번 보러 가실까요?





Q. 2017년이 출간된 고양이가 사는 집이후로 두 번째 소설집을 출간하시게 된 소감과 첫 번째 소설집과 비교해 두 번째 소설집 실금 하나에 더욱 신경을 쓰신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두 번째 소설집 실금 하나를 낸 소감은 설렌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초기에 두 번째 소설집을 낸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 첫 소설집을 내봤기에 기대감이 덜했던 것 같습니다. 소설집에 실을 작품을 고르고, 작품 순서와 표제작을 정하고, 교정을 보면서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표제작을 쓸 때는 몰랐는데, 교정을 보면서 읽을 때는 스스로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말을 쓰고 출판사에서 보내온 표지 도안 중 표지로 쓸 도안을 정하고 의견을 냈습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소설집에 대해 애정이 더해져 갔습니다. 책이 인쇄돼서 처음 책이 도착한 날 기쁨과 함께 낯선 느낌이었습니다. 무채색의 바탕 위에 실금 하나와 노란 초승달 하나. 따뜻한 글을 쓰고 싶은 제 소망과 조금은 다른 느낌의 표지여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쏙 들어오는 작은 책이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그때부터 설레기 시작했어요. 초승달을 보며 작은 희망을 품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제야 책을 출간했다는 실감이 나면서 둘째 아이를 낳은 엄마처럼 기뻤습니다.

제가 실금 하나에 더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헌사와 노인 이야기 두 편을 넣은 점이 아닐까 싶네요. 거동을 못하시는 어머니를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케어하고 있는데요. 가족을 위해 희생만 하다 늙고 병든 어머니께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두 편의 노인 이야기를 통해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의 삶의 질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인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Q. 실금 하나에는 총 8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는데요, 그중에서 작가님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과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제가 낳은 자식들(작품들)이라 여덟 편 모두 애착이 갑니다.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부모의 심정과 비슷하다 하겠네요. 굳이 하나만 꼽으라면 돌탑 쌓는 남자예요. 그 속에는 경력 단절 여성이 나오는데요. 저를 비롯한 이 시대의 많은 여성이 출산과 육아의 과정에서 주인공과 비슷한 아픔을 겪습니다. 삶에 있어서 시간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흐름 속에 놓인 여성의 삶은 정체성, 자아성취, 책무 등이 서로 상충되면서 방황하게 됩니다. 그 속에서 굴하지 않고 살아나가는 삶을 그렸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통해 출산과 육아는 한 여성의 몫이 아니라 다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일임을 널리 인식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Q. 실금 하나에 실려있는 8편의 소설이 대체로 선악의 구분이 명료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고 순수한 주인공과 속악하고 세상과 영합한 인물들의 갈등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러한 소설적 구조를 취하신 것에 대한 특별한 의도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면서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겨야 할 가치가 훼손되고 심지어는 가치가 상실되는 현상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도덕성도 돈, 권력 앞에서는 무력화되는 일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점점 물질의 노예가 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갑질이 공공연히 자행되는 것을 뉴스를 통해 접하곤 합니다. 각자의 욕망이 중요하다고 하는 21세기를 살면서 정작 우리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여겼습니다.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인간성, 가치, 연민 등에 대해 늘 염두에 둬서 그런 설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리석은 인물도 보호받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따뜻한 사회, 인간 본연의 순수성 회복, 가치 회복 등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많이 생각했습니다. 첫 소설집 고양이가 사는 집에서는 김필립, 불맛, 언어가 감정을 지배하는 방식등 오히려 선명한 대립 구조가 아닌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질문하신 대립 구조를 취한 건 기본적으로 위에 말씀드린 작가의식에 기인하겠지만, 꼭 그렇게 대립적으로만 보지 않았다는 건, 예로 든 첫 소설집의 다른 작품을 살펴보면 알 수 있겠네요.




Q. 실금 하나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 소설집에서 많은 부분 악인으로 설정되어있는 캐릭터들이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의 주영이나, 가면의 가희, , 괜찮니?의 엄 선생, 크로스 드레서의 염 선생, 빈 집의 미영처럼 특히 여성을 구조에 영합한 인물들로 많이 그려내셨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러한 것들이 의도된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A. 질문이 예리하신데요. 우리 사회의 구성원은 남녀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 속에서 폭력적인 구조에 영합하는 인물이라면 남녀 불문하고 악인으로 설정했습니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말처럼 가부장적 사회를 재생산하는 주체의 절반가량은 여성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회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성은 살아남기 위해 더 약한 여성에게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여성은 스스로 관습에 얽매이기도 하지요. 의도된 작품이라 볼 수 있는 건, 가면의 가희, , 괜찮니?의 엄 선생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 괜찮니?크로스 드레서에서는 기간제 교사에 대한 묘사가 자세하게 나오는데, 혹시 작가님께서 혹시 직접 교사 생활을 한 경험이 있으신지, 아니면 기간제 교사에 대해 취재를 하신 건지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A. 저는 육아를 하면서 학교에서 시간강사와 방과 후 강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낀 학교 분위기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었고, 그 부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근무하면서 그 부분을 눈여겨보았고, 필요한 부분은 아는 선생님께 물어 보고 직접 취재도 했습니다. 특히, 이 두 작품은 방황하는 젊은이에 대한 헌사라고 할 정도로 청춘들이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제대로 자리를 못 잡는 현상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썼습니다.




Q.  소설을 퇴고하는 과정에서 특히 힘들었거나 공을 들인 부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힘든 점이라 말하긴 어렵고, 주안점을 두었다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고양이가 사는 집에 이어 구성과 표현에 신경을 썼습니다. 또한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스토리 라인이 잡히면 흥미로운 구성을 통해 독자들이 좀 더 소설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표현하는 데에 노력을 했습니다. 저는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쉬우면서도 저만의 감각으로 리듬감을 살려서 썼습니다. 소설을 읽고 인상적으로 남을 수 있는 장면을 어떻게 그릴까 하는 점도 많이 염두에 두었습니다. 신선함을 위해 구성을 다변화시킨다든가, 화자를 사물로 설정하는 등 변화를 주었고, 초점화를 통한 변화 등을 시도했습니다.




Q. 작가님의 소설은 모두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꼬집고,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소설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작가님이 이번 소설에 대해서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으셨는지, 있으시다면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A. 3번 질문과 유사한 답변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물질의 노예가 되어 사는 건 아닌지 되짚어보고 참다운 가치 회복, 순수성 회복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순 없을까 하는 게 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고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취약한 환경 속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고, 어쩌면 순수한 사람이 살아내기엔 힘든 구조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젊은이들의 취업 문제, 여성들의 출산 육아 문제, 남녀평등 문제, 노인 문제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입니다. 사회 구조가 안고 있는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취업문의 확대와 다양한 복지 정책으로 개인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훼손된 가치가 회복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 갖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향후 작품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저는 최근에 두 번째 소설집을 냈는데요. 세 번째 소설집을 위해 단편소설을 계속 쓸 것이고요.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글을 쓸 때 제 눈은 더 작은 것을 볼 수 있고, 제 귀는 더 작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제까지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인생의 아이러니를 드러내거나 예술성이 제대로 구현된 소설도 쓰고 싶고, 생태소설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장편은 현대 역사의 토대 위에 펼쳐지는 인간의 삶을 다룬 소설을 쓸까 하고 있습니다. 첫 소설집 이후 줄곧 생각해오던 장편소설은 어머니 케어를 하다 보니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부터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도를 할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구경민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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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eace21 2020.01.20 1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 선생님이 직접, '질문이 예리하다'라고 표현하실 만큼 글을 꼼꼼하게 읽고 살펴, 질문할 내용을 잘 뽑았다 싶습니다. 서면 인터뷰로 끝난 점은 조금 아쉽지만, 답변해주신 작가님께도 분명 좋은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해요~ :)

  2. 날개 2020.01.21 0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금 하나' 표지의 노란 초승달은 작가님의 아이디어였지요!
    많은 분들이 달을 넣은 게 화룡점정이라 말해주셨어요.
    작가님 덕분에 예쁜 표지가 탄생했네요~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허성일입니다. 지난번에 골목상인 분투기를 읽고 쓴 서평에 이어서 저자님의 인터뷰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저자님께 연락을 드렸지만 바쁘신 와중에도 흔쾌히 인터뷰 요청을 수락해주셔서, 저자님이 계신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님께 인터뷰를 하면서도 인생의 선배로서 많은 이야기도 해주셨는데요. 인터뷰를 하러 갔다가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왔다고 느꼈습니다. 저자님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함께 보실까요? : )

 

    

 

Q. 반갑습니다 ! 간단하게 저자님의 소개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A. 나이로는 만 55, 우리나라로는 56세인 자영업을 약 22년 하다가 지금은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의 상근회장을 맡고 있는 이정식입니다.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는 부산에 있는 전통시장이라든지, 소매업체, 슈퍼나 카페뿐만 아니라 납품하시는 분들, 제조업체에 운영하거나 근무를 하시는 분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회원들이 들어와 있는 단체입니다. 협회는 대기업으로부터 골목상권을 지키고 관련된 입법안을 마련하고 중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만들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단체입니다.

 

Q.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에서는 대기업에 맞서 싸우는 상인들의 입장들을 위한 단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이 들어오는 것이 더 편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A. 신도시라든지 신흥 상가에 점포가 들어올 때 편리하고 다양한 구색을 갖춰 소비자에게 유익한 부분을 가져다주는 부분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지역 상인들의 이야기로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편리한데 왜 들어오면 안 될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흔히 기업형 슈퍼마켓이라고 불리는 SSM이 운영을 하면 직원은 5명만 있어도 됩니다, 하지만 개인 슈퍼마켓을 운영하려면 30명은 필요합니다. 기업은 효율의 극대화를 하기 위해 적은 인원만 고용합니다. 마트 운영에서 가장 많이 드는 부분이 인건비이고 이를 아끼기 위해서 개인 슈퍼는 사람을 줄일 수밖에 없다. 결국 자기 일자리를 걷어차는 꼴입니다. 이는 멀리 보면 결국 부산 인구가 빠져나가는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기업형 슈퍼마켓에서는 부산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성장하지 못하고 다른 도시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판매됨. 나 편하게 하자고 했다가 내일 자리 내 지역을 죽이는 꼴이 됩니다.

 

Q. 서울의 망리단길을 시작으로 부산 수영구 망미동의 망미단길, 해운대의 해리단길, 범어사의 범리단길 같은 곳이나 서면의 전포카페거리, 혹은 보수동 책방 골목, 초량 이바구길뿐만 아니라 서동의 미로 시장, 부평의 깡통시장처럼 골목의 상권에 이름을 붙이고 다 같이 힘을 합쳐 테마를 조성하여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홍보 방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많은 생각들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도시의 미래는 상인은 물론 행정가들도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인들끼리만 해서 구역을 형성하면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대기업이 다 가져갑니다. 기존 점포로 형성되어있는 전통 상점가나 전통시장은 한계가 있습니다. 개성이 있는 시장으로 발전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통시장 안에 상인 대학이라든지 상인들의 의식교육을 하지만 그분들에게만 맡기면 너무 어렵습니다. 해리단길 같은 곳 또한 행정으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결국 행정적인 부분과 합쳐 어느 정도 계획을 통해야만 더욱 성공적인 발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제가 학교에서 2018년에 부산경제진흥원에서 추진했던 '우리 동네 골목 활력 증진 지원사업'으로 부산 중구 대청로 99번 길을 알리는 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아무래도 연령대가 좀 있는 지역 상권 자영업자들과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있는 대학생들과 같이하는 활동 하여 상권을 알릴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일은 혹시 해보신 적이 있으신지, 없으시다면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A. 해본 적이 있습니다. 협동 조합을할 때 부경대 학생들과 함께 두리누리라는 이름으로 개인적으로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과 같이 만든 고양이가 훔쳐 간 생생어묵이라는 제품도 만들어서 여러 가지 이벤트도 해봤고 생각지도 못한 문화를 공유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산학협력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젊은 친구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상당히 바람직하고,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체험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다. 협회에서도 동의대학교, 부경대학교와 관련된 내용은 계속 얘기 중입니다. 직접 경험을 해보고도 고민을 못 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책에서는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OECD 주요 회원국 중 매우 높은 편이다. 전체 취업자 중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8월 기준, 25.5%OECD 평균인 15.9%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되어있었고, 이처럼 많은 회사원이 퇴직 이후 진입장벽이 낮아 보이는 자영업에 많이 뛰어듭니다. 이처럼 새로 시작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조언 한마디가 있을까요?

A. 책에서 보면 홈플러스의 이사이자 본부장이었던 분이 회사를 나오고 카페를 차렸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 그분께 카페를 차리려고 했던 시점으로 돌아가면 다시 카페를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안 한다고 했답니다. 그만큼 창업은 어떻게 보면 회사를 운영하는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람이 해도 힘든 것이 창업입니다. 진입장벽이 낮아 쉽게 창업을 할 수 있지만, 창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생각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자 기본적으로 자영업에 뛰어들려는 사람은 빚을 내서 창업을 하면 절대 안됩니다. 돈을 가지고도 자영업이 쉽지 않은데 빚을 내서 하면 그 부담감을 이기기 힘들 겁니다. 

 

Q. 책 안에서 보면 저자님의 아드님이 여자친구분과 창업을 계획했었던 부분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도 한마디만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A. 요즘 정부에서나 학교에서 창업을 지원을 많이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무턱대고 창업을 권하는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인가 생각이 듭니다. 창업하지 않아도 내 능력을 발전시키고 개발하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무조건 창업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생각하기에는 창업하려면 창업을 할 만한 나만의 기술이나 적성에 맞는 역량을 가지고 있거나, 창업 아이템이 보인다면 그 업종에서 일정한 일을 부분의 배우고 나서 가늠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보고 무턱대고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기업과 관련된 업종은 더욱 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기업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곳으로 창업 아이템을 생각해야 합니다.

 

Q. 가끔씩 골목시장이나 전통시장의 대표가 대기업으로부터 기금을 받고 권리를 내어주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처음에는 왜 상인들이 대기업에 맞서 싸우다가 음성적인 돈을 받고 해결하려고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결과는 상인들이 한계점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은 마트나 SSM이 편리한데 왜 막냐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인들은 위축이 됩니다. 그리고 상인들이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걸 알아서 돈이라도 받는 것이 차선책이라 생각합니다. ‘이러다가 아무것도 못 받는 것보다는 돈이라도 받자라는 생각으로 돈을 받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습니다.

 

Q. 책을 쓰면서 느낀 점 같은 것이 있을까요?

A. 이 책을 쓰면서 그리고 상인운동을 하면서 세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미안함, 고마움, 깨달음입니다. 첫 번째 미안한 마음은 가족들에게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못한 미안함을 담아내고 싶었고, 그리고 제가 권력이나 자본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의 회원들에게 무언가 해줄 수 없는 미안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의 회원들은 희생을 많이 당했습니다. 그 분들에게 무언가 해드릴 수 없는 미안함. 그 어려움들을 드러내어 이 책을 쓸 수 있게 도와준 것에 대한 것이 두번째인 고마움입니다. 그리고 가족에게 고마운 것도 있고, 책에 있지만 지역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해준 것에 고마운 것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퍼지는 언론에 저희 이야기가 다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조금이라도 정치적인 내용이 들어가야 쉽게 다루어 집니다. 그래서 지역의 언론에서 도와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깨달음을 얻은 것이 있습니다. 얼마나 내 가족이 소중하고, 지역을 지키기 위한 연대의식을 가져야한다는 것, 그리고 상도정신을 갖고 나의 생존권을 넘어서 넓은 마음을 가지고 나보다 어려운 사람도 껴안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다같이 만들어 봐야한다는 깨달음을 느꼈습니다.

 

Q. 노동 운동은 많이 들어봤지만, 상인 운동은 저한테 좀 생소합니다. 이 책이 상인 운동의 기록이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A. 일반적으로 노동자의 투쟁은 다 아는데 상인의 투쟁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는 내 일자리 지키기 위해 노조랑 싸움하는데, 다 어떻게든 해결이 됩니다. 상인 운동은 나의 주변이 어떻게 보면 주변 경쟁업체이기 때문에 모두 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합하기도 어렵고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조직도 너무 많아 정치적으로 흔들리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상인들의 리더들이 많은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상인 스스로가 상인계층임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인은 규모가 커도 대기업성을 가지긴 어렵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이 대표하여 기록을 남기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상인끼리 투쟁하는 과정을 적어놓기 위해 책을 썼습니다. 부끄러운 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상인들의 특성이 폐쇄적이고 자신들의 부끄러움을 안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힘들어하면 어떤 누가 돈이라도 꾸어주겠습니까? 돈이라도 꾸려면 사람들이 내 매출도 많고, 내가 잘 갚고, 돈이 많은 줄 알아야 돈을 꿀 수라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교가 되기 싫기 때문에 보수적이다. 하지만 자신의 힘든 부분들이든, 못난 역사든, 잘못된 과오든, 또 어떤 음성 적을 받는 그런 투쟁이라도 이런 책들이 계속 나와야 노동 계층 정도의 투쟁 동력을 통해 정책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직 상인운동은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내 호주머니밖에 못 챙기지만 좀 더 넓게 바라봐야 합니다. 겪고 있는 희생을 발판삼아 좀 더 키워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나의 터전 나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인들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책 안에는 전국의 많은 자영업자들의 아픈 사연들이 있었는데, 어떤 사연이 가장 힘들었습니까? 

A. 모두 힘들지 않은 부분이 없지만, 가장 힘들었던 사연은 스크린 골프존 사연입니다. 스크린 골프가 어디 가서 대리점 사장, 슈퍼 사장 이런 식으로 하면 괜찮게 봅니다. 그런데 스크린 골프장 연습장 사장이라 하면 사회적으로 보면 좀 여유 있어 보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어디를 가도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들어주지 않습니다. 당신 먹고살 만하지 않냐는 식으로 생각을 합니다. 이런 부분은 너무 힘들고 법적인 부분도 너무 복잡하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없는 사연이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Q. 추가로 새로 계획하시고 계신 책 같은 걸 낼 계획이 있으십니까? 있으시다면 어떤 책을 내실 계획이십니까?

A.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실패를 해도 좋은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책을 쓴다면 현재 부경대 경영 컨설팅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논문을 적고 난 후 연구와 관련하여 책을 써보고 싶습니다. 우리들의 조그만 힘을 결속력을 통해 크게 만들어 대기업과 제대로 협상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책을 많이 안 팔리는 부분들은 조심스럽지만, 사업조정제도 같은 기술적인 부분을 책으로 만드는 걸 생각 중이긴 합니다. 협상의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협상에서 어떤 걸 갖추고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대기업은 상대하는 상인의 상권, 특성, 집단의 구성원까지 다 알고 오는데 상인들은 상대를 아무것도 모르고 오기 때문에 협상을 잘해나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체계화된 제도로 운영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꿈이긴 한데 너무 전문 분야라 많은 사람이 읽지 않을까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Q. 인터뷰를 마무리하려고 하는 데 추가적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A. 책에 나온 구절 중에 고슴도치 딜레마라는 게 있습니다. 서로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상대의 가시에 찔리고, 찔려서 멀어지면 다시 온기를 나누기 위해 다시 가까이 다가가려 합니다. 고슴도치 딜레마가 지금 상인들과 같다. 참 어려운 환경에 자영업자들이 놓여있다. 사람과 어떤 온전한 관계가 형성되면 도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돕는다는 것은 비가 올 때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고, 함께 맞아주면서 고민하는 것이라는 글을 신영복 시인의 함께 맞는 비를 가져와서 써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님은 인생 선배로서 인터뷰하면서도 보고 싶었던 것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서로 고개 끄덕이며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공감하지 않는 정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니라도 언제든지 궁금한 게 있으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 찾아와도 좋다는 말씀까지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직접 그 자리에서 친필 사인까지 해주시며 『골목상인 분투기』 책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이정식 저자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선물도 받고, 오히려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골목상인 분투기 - 10점
이정식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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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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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eace21 2020.01.17 1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이'의 '가치'가 중요한 시대에, 상생과 공감 등을 이야기하는 이정식 선생님과 허성일 인턴의 인터뷰 내용 잘 읽었습니다. 지역 사회에서 함께하는 우리의 내일이 조금은 더 나은 삶이 되길 바라봅니다~ ^^

  2. 날개 2020.01.21 0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인터뷰네요.
    진심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상인운동을 이어올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결국 그 마음이 닫혀있던 상인들의 마음도 열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

<골목상인 분투기>의 이정식 저자가 국제신문 칼럼 필진으로 참여하게 되었네요.

새해 첫 번째 칼럼으로 부산지역의 지역화폐인 '동백전'에 관한 글을 쓰셨습니다.

저도 길 다니다가 보니 동백전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많이 눈에 띄더라고요.

(얼른 신청해봐야 겠어요!)

<골목상인 분투기>에도 지역화폐에 관한 이정식 선생님의 생각이 잘 담겨 있습니다.

"대형유통업체의 경우 매출액의 대부분이 지역 외부로 유출되지만 지역화폐는 조례를 통해 지역 외 유출 방지조차 합법적으로 가능해진다. 물론 지역화폐가 만능일 수는 없다. 그러나 지역의 돈이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지역 경제를 선순환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정책 중의 하나인 건 자명하다."

_<골목상인 분투기> p.284-285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지역화폐' 中

 

'동백전' 사업을 위해서 이정식 선생님도 엄청 바쁘게 뛰어다니셨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의 바람처럼, 지역과 중소상공인이 살아나는

 '동백전' 사업이 되길 희망합니다 :)

 

☞지역화폐 관련 뉴스: 우리 동네만 통용되는 화폐…지역상권도, 복지도 살려요

 

국제신문에 실릴 이정식 선생님의 칼럼에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세상읽기] ‘동백전’ 활짝 피어 함께 웃기를 /이정식

 

  민선 7기 ‘오거돈호’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중소상공인 관련 공약을 내걸고 출범했다. 출범 뒤로도 중소상공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굵직한 일이 이어졌다. 2017년 정권이 바뀌고 2018년 지방권력까지 교체된 상황에서 부산지역 중소상공인들의 살림살이는 얼마나 좋아졌을까?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있었던, 기억에 남는 사건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지역 중소상공인들과 함께 올 한 해 어떤 활동을 펼칠지 방향을 모색하고 다짐하는 의미도 있다.

  필자는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으로서 지난해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종구 산자위 위원장은 필자에게 막말을 퍼부었고 이는 당시 언론에 널리 보도됐다. 사건 전말은 이랬다. 국정감사가 있기 전 부산 중소상공인들은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 및 일부 상인회 관계자 등을 중소 상공인 보호를 위해 부산지방검찰청에 고발한 일이 있었다. 고발장에 증거를 밝혔음에도 검찰은 엉뚱하게도 이전에 있었던 행정소송 판결문을 근거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우리는 그런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후 구체적 증거를 보강하고 적용 법규를 달리해 검찰에 고발했지만,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상인들의 절박함을 국회 국정감사에서 호소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검찰개혁’을 언급했던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이종구 위원장은 민생경제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는 호소는 외면한 채 본인 발언의 꼬투리를 잡아 막말을 한 것인데 당사자로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중소상공인들이 검찰에 고발했던 사안은 대형 유통점 신세계 이마트의 진출 움직임과 관련이 있었다. 그때 신세계 이마트는 이마트타운 연산점 개설을 준비하면서도 부산 강서구에 스타필드시티 명지점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중소상공인 조직인 부산도소매생활유통사업협동조합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에 따라 사업 조정을 신청했다. 그 결과 품목 조정으로 냉장 제품 등 600여 가지 소량·단량 제품 판매 금지를 끌어냈다. 이 상생안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및 납품업체 등의 피해를 그나마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됐다.

  대규모 및 준대규모 점포 개설자는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지자체장은 지역 상권 보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상생법 등이 불완전해 일부 상인단체는 대형유통업체 입점 시 입점 유예나 품목 조정 등 상생안을 도출하기보다 음성적인 ‘상생기금’으로 마무리 지으려 한다.

  필자는 지난해 ‘골목상인 분투기’라는 책을 냈다. 책에는 13년간 골목상권을 지키며 처절하게 살아온 주요 10대 도시의 다양한 자영업자의 눈물겨운 사연을 담았다. 음성적 기금을 포함해 상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도 알리고 싶었던 이유도 컸다. 상인의 고통을 드러내 실상을 사회에 보여주고자 했다. 지난해 6월에는 폐업 위기에 몰린 상인 3000여 명이 바라는 정책을 내걸고 ‘지역경제활성화선포대회’를 열었다. 부산시에 제안한 긴급처방 정책은 ▷부산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부산시 중소상인정책위원회 설치 ▷납품차량 사전등록제 및 유류비 지원 등이었지만, 우리의 바람은 요원해 보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말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이 발행된 것이다. 지역화폐 발행은 급물살을 타며 이뤄졌지만, 애초 추진단이 결정했던 핵심 내용과는 다른 플랫폼으로 운영되는 점 등에 대한 아쉬움은 컸다. 하지만 어렵게 시작된 동백전이 동백꽃 만개하듯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동백전 활성화를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증대라는 목표가 이뤄지기 바란다. 성공의 관건은 향후 캐시백이 줄더라도 지속 성장이 가능한 모멘텀, 누구나 쓸 수 있는 범용성, 구·군 연계 시스템, 부산시의 열정과 강력한 리더십 및 민관 협치이다.


사실, 지역 중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은 늘 겉돌고 있다. ‘과난성상(過難成祥)’이란 말이 있다. 온갖 어려움을 거친 뒤에야 좋은 일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경자년 한 해는 동백전 대박을 시작으로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이 쏟아져 다함께 웃을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중소상공인살리기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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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화(사진·52) 소설가가 두 번째 소설집 ‘실금 하나’(산지니)를 펴냈다. 구모룡 평론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위선과 거짓이 팽배한 현실에서 참된 삶을 찾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2017년 ‘고양이가 사는 집’이라는 첫 소설집을 낸 후 8편의 단편을 모은 이번 소설집에는 부모와 자식, 부부, 직장, 친구 사이에서 관계가 일그러진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정 작가는 누구나 충분히 겪을 만한 사소한 일상과 순간을 포착해 섬세하게 그려내는 비범함을 보여준다. 표제작 ‘실금 하나’는 삼십 대 후반의 이른 나이에 조기 폐경을 맞게 된 아내의 이야기다. 아내는 조기 폐경 사실을 알게 된 후 아이만 집에 둔 채 늦은 밤 밖으로 나간다. 남편인 ‘나’는 갑자기 변해버린 아내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찾다가 부부 관계에 금이 간 결정적인 사건이 아주 사소한 일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야말로 실금 같은 작은 틈이 조금씩 벌어져 부부간의 사이가 멀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는 물질적 욕망에 사로잡혀 부모의 임종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씁쓸한 세태를, ‘201호 병실’은 오지 않는 자식들을 기다리는 두 노인의 병상 생활과 그 가족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의 일이 되어버린 노인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돌탑 쌓는 남자’는 회사와 가정, 육아 사이에서 갈등하고 관계가 깨지는 부부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작가는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현실을 직시하고 비판하면서도 진정한 자아로 나아가는 지향을 견지한다. ‘너, 괜찮니?’에는 기간제 교사로 일하면서도 교육 현장에서 횡행하는 비윤리적인 일을 거부하며 저항하는 ‘나’가 나오고, ‘가면’은 보험회사 조직 내의 부조리함에 맞서 부당함과 부정을 폭로하는 ‘정민’이 주인공이다. ‘크로스 드레서’ 역시 막막한 현실을 살아내는 한 청춘이 상처를 치유하려고 사회적 금기에 도전한다.


그간 휴머니즘과 인간관계의 회복을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해온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도 노인 문제, 부부 문제, 비정규직 문제, 갑을 관계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우리의 일상이 아닌 것이 없는 소설 속 인물들의 현실은, 또한 나의 삶이 될 수 있기에 그들의 애씀이 낯설지 않다.



정 작가는 동아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15년 경남신문과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해 등단했다. 정 작가는 “그동안 인간애의 사라짐과 인류 공통의 가치 훼손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앞으로는 생태적인 것,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다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신문 정홍주 기자

기사 링크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200116.2202000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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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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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

진경옥 지음|산지니|244쪽|2만원



패션은 음악으로 시대정신을 입는다. 

허영적 놀이를 뛰어넘는 요즘의 패션은 명징한 메시지를 담은 정치적 언어이자, 속물적 자본주의에 문화적 코드를 입혀 취향을 포장하는 도구다.

 음악이 더해지면 청중의 '뜨거운 피'는 용솟음친다. 패션 디자이너인 저자는 이러한 대중 예술 속 음악과 패션이 갖는 관계에 주목해 '음악 영화'라는 키워드를 뽑아낸다. 

록·힙합, 팝·재즈, 클래식, 뮤지컬 등 장르로 구분하고, 대중문화와 패션계에 영향을 미친 영화 19편을 선별했다. 

직설 화법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읊었던 흑인 재즈가수 니나 시몬의 인생을 담은 영화 '니나'와, 펑크와 글램록의 신화를 일군 데이비드 보위의 '벨벳 골드마인', 흑인의 전유물이라는 경계를 넘어 백인 힙합 가수로 성공한 에미넴의 '8마일' 등 시대상을 반영한 작품을 골라 패션이 음악에 정체성을 입히는 과정을 그린다. 

1960~1970년대 젊은이들의 저항과 혁신을 반영한 힙합과 펑크는 패션을 무기 삼아 집단성을 강화하고, 10대를 열광시키며 하위 문화에서 주류 트렌드로 변화한다.


영국의 ‘국민가수’ 엘턴 존의 삶을 그린 영화 ‘로켓맨’의 의상감독 줄리안 데이가 제작한 주홍 악마 의상. 

수만 개 크리스털과 깃털을 달아 엘턴 존의 쇼맨십을 극대화했다. /산지니


저자의 설명처럼 음악은 '혁신성이 강한 소수에서 시작되어 대중에게 널리 퍼진다'는 패션의 속성과 궤를 같이한다. 

영화로 만나는 화려한 의상은 덤. '보헤미안 랩소디'의 프레디 머큐리가 왜 웨딩드레스를 입는지, '로켓맨'에 등장한 의상 88벌 등에 왜 100만개 이상의 크리스털을 달아야 했는지 등의 일화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기사링크 :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11/2020011100038.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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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 - 10점
진경옥 지음/산지니


Posted by 기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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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포스팅한 '산지니에 브이로그 카메라가 떴다!(클릭!)' 를 기억하시나요?

<골목상인 분투기> 이정식 저자가 브이로그 촬영을 위해

지니 사무실로 급습하셨죠 ㅎㅎ

업무에 찌든 편집자들이 정신없이 촬영에 임했던...

그 결과물이 드디어 나왔네요!! ^^

 

알고보니 '부산탐구생활'이라는 유투브 채널에

 #부산사람브이로그 라는 영상으로 올라가는 거였어요~

'부산탐구생활' 유투브 바로가기

 

오옷, 지금 메인에 걸려 있군요! (좋아요, 구독  꾸욱)

<골목상인 분투기>도 자연스럽게~ 홍보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닷! 헤헷.

 

 

아앗, 익숙한 이 공간은 어디죠?

산지니 사무실도 (다행히 편집되지 않고) 출연을 하는 군요^^

 

 

<골목상인 분투기>가 출간되고 나서의 반응과

앞으로의 홍보 방안에 대해서 함께 논의했어요 :)

언제나 열일하시는 이정식 저자의 2020년 활동도 응원합니다!

자영업자, 도소매상인, 소비자 할 것 없이

지역사회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골목상인 분투기>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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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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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실버_ 2020.01.10 15: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들고 다니시던 카메라가 탐났었지요...^^;
    <골목상인 분투기> 화이팅! 이정식 선생님 화이팅!

  2. BlogIcon Peace21 2020.01.10 15: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골목상인 분투기>를 위해 '고군분투' 하시는 이정식 선생님, 응원합니다!! :D

  3. BlogIcon 동글동글봄 2020.01.13 11: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무실을 또 이렇게 보니까 다르네요. 이정식 선생님 응원합니다!

거대자본에 맞서 지역 상권을 지킨

중소상공인살리기 운동, 13년의 기록

 

 2006, 중소기업을 보호하던 고유업종제도가 폐지되면서 대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중소기업 분야에 진출했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인 사업조정제도에서 빠져나가려고 했고, 결국 그해 말부터 기업형 슈퍼마켓(SSM:Super SuperMarket)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개인 슈퍼마켓이 거대 자본과 조직을 가진 대기업 슈퍼마켓에 혼자 맞설 수 없기에, 지역 상인들은 다 같이 힘을 모아 자신들의 상권을 지키기 위해 생업까지 뒤로하고 맞섰다.

 

  이 책은 그 상인들이 자신들의 상권을 지키기 위해 싸워왔던 내용과 결과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들의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사연, 이들이 법과 공무원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 정치와의 관계 등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자본에 중소 상인과 자영업자의 삶이 난도질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식품대리점을 운영하다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았다. 또한 부산시 중소기업 사업 사전조정협의회와 부산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위원을 맡아 골목 상인의 입장을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전국유통상인 연합회 공동회장을 맡아 골목상권 보호 입법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현재 부산도소매 유통 생활 사업협동조합 이사장직을 맡아 협동조합 사업과 사업조정제도를 활용한 상권 보호에 힘쓰고 있다.

 

 『골목상인 분투기의 내용은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만은 할 수 없다. 회사에 다니다가 퇴직을 한 후에 부족했던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도전할 수 있는 가장 진입 장벽이 낮은 게 자영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OECD 주요 회원국 중 매우 높은 편이다. 전체 취업자 중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8월 기준, 25.5%OECD 평균인 15.9%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번듯하면서도 리스크가 낮다는 판단에 대기업이 하는 가맹사업에 불나방처럼 뛰어들었고, 오로지 가맹점만 늘리려고 혈안이 된 가맹 본사 탓에 한국은 편의점과 치킨집이 포함된 가맹점 수가 전국에 22만 개가 넘는 가맹점 대국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물론 자영업을 해서 많은 수입을 얻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가맹점으로 가게를 차렸지만 무분별한 가맹사업으로 적자를 보거나, 비싸게 기계를 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업그레이드된 새 기계가 출시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대기업이 아니라도 자본이 없는 개인이 하는 사업자는 사업이 잘돼도 문제였다. 장사가 잘되니 입점해 있던 마트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재건축으로 인해 몇 년간 노력했던 게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던 자영업자들의 모습을 이 책에서는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는 적자를 뻔히 알면서도 왜 문을 닫지 못하는지 아십니까?”  많은 자영업자들이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를 받은 뒤 은행 대출금으로 모자라는 사업자금을 보태거나 긴급자금을 수혈합니다. 그런데 폐업을 하면 사업자등록증이 말소되니 은행 대출금을 일시에 상환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출금 상환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주변의 자금을 모두 끌어다 썼기 때문입니다.” (p.100)

 

  이처럼 자영업을 여윳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번 자영업을 시작한 이상 어쩔 수 없이 맞이하게 되는 현실을 적어놓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지레 겁먹고 절대 자영업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SNS나 유튜브, 다른 서적을 보면 실패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례들과 사업에 대해 밝은 점도 충분히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자영업을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여기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하고 치열하게 준비를 한다면 성공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공을 하기 위해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하지 않고 이익만 챙기려고 하고, 사람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기면서 성공을 한다면 그 또한 대기업과 다름없는 것이다. 결국 서로서로 '상도(常道)의 정신'을 가지고 잘 살기 위한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골목상인 분투기 - 10점
이정식 지음/산지니

 

Posted by 허성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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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에디터날개 2020.01.10 13: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골목상인 분투기』의 내용은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만은 할 수 없다.' 이 문구에 공감이 가네요. 맞아요. 이 책에 담긴 이야기가 당장에 나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언젠가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흔히 '카페나 차려볼까? 하고 말하기도 하고 ㅎㅎ), 내 가족이나 친척, 지인 중에 자영업자는 분명 있을테니까요.


  2. BlogIcon 실버_ 2020.01.10 15: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에 대형마트가 등장했을 때 여러 이야기가 많았었지요... 지금은 너무나 당연시되어버렸네요. <골목상인 분투기>는 그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김민주 작가의 에세이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를 읽고

김민주 저산지니2019.12.20222



[저자소개]


 90년대 수많은 아사자를 낳은 북한의 식량난은 그녀에게 체제와 이념을 넘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민주 작가는 통일부 사회문화교류 과와 유엔세계식량계획(UNWFP) 민간협력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난의 행군시절 성장기를 보낸 북한 주민들의 영양결핍에 대한 논문을 썼고, 개성공단 영양사 구인공고를 본 그녀는 석사를 졸업한 그달 휴전선을 넘어 개성 땅으로 향한다.

개성공단의 누리미 공장동 외에 공단 내 버스사업소 등 북한 노동자 3,000여 명을 위한 급식 식자재 반·출입 및 북한 직원 관리 총괄 업무 등을 하며 그들의 점장 선생으로 사계절을 함께 보냈다. 개성공단의 급작스러운 폐쇄 이후에도, 그녀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정착지원 업무를 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온 각계각층의 북한 이탈 주민을 만나 북한에 대한 시야를 넓혔다.



[책 소개]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에는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기 전, 저자가 1년간 개성공단 공장동에서 영양사로 일을 하며 만난 북한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봉사활동을 위해 찾아간 파키스탄에서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밥을 얻으러 다니는 아이들을 만난 기억이 있다. 그 모습에서 분단된 조국과 그 땅에서 일어났던 한국전쟁을 떠올리고는 북한과 통일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기아 문제로 고통받는 북한의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기로 하고, 영양전문가가 되기 위한 공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북한 사람 혼자 있으면 순박하게 웃으며 함께 고개를 꾸벅하고 인사를 하고, 북한 사람 둘 이상이 있으면 눈을 내리깔고 무표정으로 지나친다. 북한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혼자일 때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수줍게 웃으며 부끄러워했지만, 여럿이 있을 때는 무표정으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이들 체제에서 공화국에서 정해둔 규정을 어기게 되면 남한에서 상상할 수 있는 징계와는 차원이 다른 처벌이 뒤따를 테니까. 누가 곁에 있든 마음껏 반가워하고 웃을 수도 있는 자유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 " (91)

  개성공단에서 북측사람들과 4계절을 함께 지내면서 글쓴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이 책에 녹여 놓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1층 여자 화장실에 가니 그 도도한 면세점 직원이 남한 사람들이 쓰고 버린 페트병에 면세점에서 팔던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를 담아 와서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고 있었다. 고개를 들던 그녀와 눈이 딱 마주쳤다." (178)

  이처럼 북한인들이 남한사람들에게 겉으로는 도도하고 북한의 상품이 우수하다고 광고하지만, 본인들은 우수한 품질의 남한 물건들을 사용하며 서로 곤란했던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북한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왔다.


 6·25전쟁, 도끼만행사건, 핵 도발과 같은 우리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지만 100년도 안 된 시간일 뿐, 오랫동안 우리말을 같이 사용하고 역사를 같이 써 내려왔다. 이념을 달리한 채 반세기 조금 넘게 분단되어 사는 상황이다.

냉전 시대의 특수성과 김일성 일가를 필두로 한 독재, 그리고 공산당원 간부들의 체제적 모순이 남한과 북한의 사이를 갈라놓았다고 생각할 뿐, 그 안에서 사는 일반 시민들은 이 책에 나와 있는 바와 같이 자식들을 사랑하고, 남을 위하려고 하며, 같이 기뻐해 주는. 남한 사람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매우 순수한 사람들이다. 다만 체제의 감시 속에 있어 표현의 자유가 없을 뿐이다.


비슷하지만 너무나 다른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우리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지내왔는지 그들과 대화하고 싶은 나에게 조금이나마 그런 갈증들을 해소해 주는 단비 같은 책이다.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 - 10점
김민주 지음/산지니


Posted by 기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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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에디터날개 2020.01.10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 책을 읽으며 통일이 정치적인 측면에서야 복잡한 문제라 저도 잘 모르겠긴 하지만, 경제적으로라도 서로 자유롭게 오가고 교류한다면 답답한 현실을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많이 열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2. BlogIcon 실버_ 2020.01.10 1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점점 드라마, 영화 분야에서도 북한 관련 콘텐츠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우철 씨 말대로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는 비슷하지만 너무 다른 그들의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네요^^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은 정우련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빈집』 이후 16년 만에 나온 소설집으로, 정우련 작가의 발자취가 차곡차곡 담겨있다.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끓는점으로부터 서있는 지점이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그려냈다.

 

「통증」은 베트남전 참전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조각가 그와, 무명 소설가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두 사람은 새집 지어 사는 것보다 헌집 고쳐 사는 게 몇 배나 골치 아프다는 소리를 듣는 재혼 부부이다. 중년 부부인 이들은 통증을 앓으며 뒤틀려 어긋나기도, 공감하며 다시 맞춰지기도 한다.

그녀는 난생처음, 가슴을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몸속에 전쟁의 기억을 새겨놓은 사람의 40년 삶이란 도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죽음이 아니면 잊을 수 없는 상처란 바로 이런 거구나. 그녀는 비로소 그가 건너야 할 망각의 강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33p

 

「까마귀 길들이기」는 친구라고는 길들인 까마귀 하나뿐인 왕따 ‘나’가 별아를 친구로 사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나’는 한때 자신이 질투했던 수정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별아의 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도망친다. 그러면서 까마귀 까미처럼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별아를 좋아하게 된 과거의 사춘기 때를 회상한다. ‘나’는 회상 끝에 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려 별아 엄마를 찾아가려 하는 것으로 작품은 끝을 맺는다.

“…죽이나 인생이나 다 끓었다고 방심하면 클난다.” 할머니가 혀를 끌끌 찼다. 놓친 주걱을 건지고 불을 조금 줄였다. 그러고는 다시 젓기 시작했다. 죽은 여전히 분화구를 만들면서 한동안 뜨겁게 끓었다. 마치 사춘기 적의 펄펄 끓던 우리들 마음 같았다. 죽에 덴 팔목 부분이 쓰리고 아파왔다. 53p

 

「우리들」은 시인 ‘나’의 출신학교, B여상 3-1반의 반창회가 열리는 이야기다. ‘나’의 동창 중에서는 B여상을 상반되게 바라보는 친구들이 있다. 사과농장을 운영하는 미경은 모교를 자랑스러워하는 반면에, 보험영업을 하는 둘이는 첫사랑에게조차 출신학교를 밝히지 못하고 부끄럽게 여긴다. 이렇듯 생각도, 직업도, 살아온 시간도 다른 인물들은 B여상 3-1반이라는 공통점 하에 ‘우리들’로 묶인다. ‘우리들’은 부재의 시간이 무색하게도 졸업 37주년 반창회에 모여 마치 3-1반으로 돌아간 듯, 학교 쉬는 시간인양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걸 당당히 밝히면 자존심이 안 상하지. 여상 나온 게 무슨 죄가. 너는 네 엄마가 문둥이면 꽁꽁 숨길 년이네. 진짜 자존심은 문둥이 엄마지만 내 엄마라고 당당히 내보이는 용기 아이가. 86P

 

「말례 언니」어린아이인 ‘나’가 이웃집 문맹 말례 언니의 연애편지를 대필해주며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나’는 말례 언니에게 대필을 해줄 뿐만 아니라, 한글을 가르쳐주는 스승이 되기도 하고, 쪽지를 전달하는 심부름꾼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불행의 씨앗이라는 역할조차 하게 된다. 말례 언니는 비극을 겪고,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고향으로 쫓겨나듯 떠나며 ‘나’에게 쪽지를 건넨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가네요.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가네요…….”
똑같은 구절이 쪽지 한바닥에 빼곡이 적혀 있었다. 참았던 울음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144P

 

표제작인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은 새내기였던 ‘나’가 대학 교양 작문 수업의 담당 강사인 그를 만나 뜨겁게 끓어올랐다가, 식어가는 사랑의 과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불가항력에 이끌려 팽팽하게 조이던 뜨거운 줄은 끓고 나서 4분 후면 끊어지고 만다.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 나오는 장면처럼, 그들은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이었다.

물이 끓기 시작해서 4분 후면 계란이 알맞게 익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끓고 나서 4분 후면 끝이라는 거. 그다음은 잡지의 부록처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이란 생각이 들더라. 그저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또 내일과 같은 그런 반복이거나 연명에 지나지 않는 삶이잖아. 176p

 

「처음이라는 매혹」젊었을 적에는 청상과부로, 나이가 든 지금은 독거노인으로 살아가는 엄마와 요양보호사 ‘나’의 이야기이다. ‘나’는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만, 친엄마는 아니다. 새엄마라든가 출생의 비밀 같은 것도 아니다. 엄마는 요양보호사가 돌보는 여성 노인을 부르는 호칭이다. 엄마는 채 1년도 함께하지 못한 남편을 그리워하고 죽음을 ‘생전 처음’ 겪는 매혹적인 순간으로 여기며 죽음을 준비한다. 평소 ‘생전 처음’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엄마를 의아해하던 ‘나’는 엄마의 덤덤한 모습에 눈물을 삼킨다.

“나는 인자 죽음이 기대가 된대이. 간혹 가다 어찌된 판인지 하나하나가 낯설고 생전 처음인 거 같을 때가 있거든. 그러다가 금방 내 아이가 인자 여든여덟이지, 하고는 깜짝 놀래. 인자 내가 처음 겪을 일이 죽음밖에 더 있겠나 싶은 생각이 들거든. 죽음이야말로 내가 세상에 나서 생전 처음 겪는 진짜로 매혹적인 순간이 아이겠나 싶어서 은근히 기대가 된다니까.” 203p

 

「만선」은 영광 87호 선장이 공산화된 베트남을 탈출한 보트피플 96명을 해상에서 구조하는 이야기이다. 선장은 표류하던 배에서 구출한 생명들을 참치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만선’이라며 희열을 느끼지만, 회사에서는 해고를 들먹이며 난민들을 들여오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다. 선장은 수많은 고뇌 끝에 회사의 지시를 거부하고 선원의 의무를 지킨다.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1985년 베트남 난민을 구출한 전재용 선장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정우련 작가가 이를 장편으로 쓰던 중에 단편 청탁이 와서 주제 부분만 떼 단편으로만 썼다고 한다. 그 장편 소설이 나온다면 바로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전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정우련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그날 밤, 보름달이 밤바다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바람 한 점 물결 한 점 없었다. 그런 바다를 선원들은 장판선 바다라고 불렀다. 자칫 땅으로 착각하고 무심코 발을 내디뎠다가는 빠져버릴 수도 있는, 세이렌의 노래처럼 아름답고도 위험한 바다였다. 232p

 

 정우련 작가는 7편의 이야기 곳곳에 통증을 느끼는 인물들을 배치했다. 사소한 갈등에서부터, 속을 긁는 큰 다툼까지 끓는점으로부터 서있는 지점이 다른 인물들인 만큼 통증을 주고받는 대상도 다양하다. 마땅히 미워했던 친구에게, 사랑이 영원할 것만 같았던 연인에게,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사람에게, 심지어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도 통증을 선사한다. 홧김에 혹은 의도적으로 생채기를 낸 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통증은 고통만을 주니 피하며 살자와 같은 의미는 전혀 아닐 것이다. 우리는 통증을 느끼고 살아가야 한다. 통증이 없다면 고통을 느끼지 못해 위험을 알아채지 못하고,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없으며, 살아갈 수 없다. 하나의 크고 작은 통증을 유발하는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은 독자에게 질문한다. 통증이 필요한 삶 속 당신은 지금, 끓는점으로부터 어디에 있나요?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 10점
정우련 지음/산지니

 

Posted by '김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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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실버_ 2020.01.09 1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각 수록작마다 대표하는 구절들을 센스 있게 뽑아주셨네요.
    다연 씨가 정우련 작가님이 7편 이야기 곳곳에 통증을 느끼는 인물들을 배치했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그래서 통증도 제목 후보에 있었답니다.
    작가님이 보시면 의도를 알아챘다고 좋아하실 것 같네요! 서평 잘 읽었습니다. : )

  2. 날개 2020.01.10 0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가 담겨 있네요. 정우련 작가님이 앞으로 풀어놓을 이야기가 더욱 기대됩니다! 서평 잘 읽었어요 :)

 

 

위선의 세계에서 만난 사람들

정정화의 실금 하나를 읽고


정정화 작가의 소설집 실금 하나에는 총 8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하나의 제목으로 묶인 단편 소설집이라고 하더라도 소설 하나하나에서 일관된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정정화 작가의 실금 하나는 어렵지 않게 8편의 소설 모두를 관통하는 주제를 찾을 수 있었다. 그건 곧 부조리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201호 병실은 가족관계의 불화, 돌탑 쌓는 남자실금 하나는 부부 관계의 불화, 가면, , 괜찮니?,크로스 드레서학교와 회사에서의 불화, 빈집은 친구 관계의 불화를 내세운다. 불화와 갈등은 소설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세상과 불화하여 만들어 내는 것이 갈등이며 그러한 갈등 속에서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화하지 않는 세계에서는 소설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불화나 갈등은 소설에서 전제조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정정화 작가의 소설에서 인물은 대부분 순수하고 정직한 주인공과 그와 대립하여 위선적인 세계와 영합한 이들의 대립구조로 볼 수 있다. 이는 너무나 선명한 선악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러한 갈등이 현실 세계에 너무나 밀접하게 다가와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을 쉽게 읽고 넘어갈 수 없도록 만든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에서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와 그의 재산을 둘러싸고 가족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인 201호 병실에서 역시 아픈 노인들이 가득한 201호 병실의 침대를 의인화해 서술하고 있다. 그는 병실에 입원한 노인들의 이야기와 욕망, 그리고 한때 자신의 위에서 입원 생활을 했던 설아 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돌탑 쌓는 남자실금 하나는 모두 부부 관계를 이야기하는 소설이었는데 이 두 편의 소설에서는 모두 가부장적인 남편이 등장한다는데서 인상적이었다. 특히 실금 하나는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떠오를 만큼 강렬한 부분이 있었다. 가면은 보험사에 취직한 정민 씨의 이야기이다. 그런 정민 씨의 팀장인 가희는 자신이 지점에서 가장 실적이 높은 명인이 되면 같은 조인 정민에게도 보상이 있을 것.”이라며 정민의 실적을 가로채지만 정작 정민은 실적이 가장 낮아 회사에서 무시를 당하기 일쑤이다. 반대로 가희는 지점장과 불륜관계를 유지하고 고객들과 성적인 관계를 맺으며 지점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잡게 된다. 그런 가희를 축하하기 위해 연 가면무도회에서 정민과 가희에게 피해를 입은 동료들은 가면을 벗으며 진실을 폭로하기에 이른다. 이렇듯 가면은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이 소설집에서는 흔치 않은 소설이다. 이와 비슷한 유의 소설인 , 괜찮니?크로스 드레서는 마찬가지로 학교’라고 하는 직장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 괜찮니?는 학부모들에게 부당한 선물을 받고 미술 대회 성적을 조작하려는 염 선생과 그에 동조하는 선생님들에 대해 반기를 들고 상장을 찢어버리지만 결국 물의를 일으켰다는 죄목으로 해고를 당한다. 크로스 드레서에 등장하는 기간제 교사 역시 기간제 교사로 학교 업무에 쉬이 적응하지 못하던 찰나 그녀를 살갑게 도와주는 사회 선생과 점점 친해져, 육체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그는 그녀에게 사랑한다.”라고 말하지만, 그녀가 기간제 교사의 업무를 끝내자마자 연락이 소원해지더니 결국에는 같은 학교의 염 선생과 결혼을 한다고 한다. 그에게 배신감을 느낀 그녀는 그들이 자주 가던 카페의 바리스타처럼 반대 성별이 입는 것으로 인식되는 옷을 입는 행위인 크로스 드레싱을 하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이처럼 가면을 제외한 정정화의 소설은 모두 순수한 삶은 지향하는 사람들의 패배로 그려진다. 빈집은 이러한 비극성이 절정에 달하는 소설이다. 외딴 섬에 어머니와 함께 살고있는 현수는 얼른 돈을 벌고 장가를 가라는 어머니의 독촉에 섬 밖으로 나와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간판 사업을 하던 기태와 만나 같이 사업을 시작한다. 현수와 기태, 그리고 기태의 경리인 미영까지 3명이 일을 하면서 현수와 미영은 사랑에 빠지고 둘은 멀리 가서 같이 살 계획을 짜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뒤, 기태와 미영이 현수에게 줄 돈과 계약서를 가지고 야반도주를 하게 되고 현수는 절망에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방마저 빼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자 현수는 어머니를 두고 온 외딴 섬을 떠올린다. 그는 결국 외딴 섬으로 돌아가지만, 거기에는 이미 썩어버린 어머니의 시신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이 소설은 독자들로 하여금 불편하게 하고, 분노케 한다. 이러한 불편함과 분노는 부조리한 세상과 그것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들에게서 기인한다. 주인공들은 영악한 인물들에게 속절없이 당하지만, 그런 인물들 역시 구조의 피해자이며 구조에 영합할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이 대부분 여성으로 묘사되고 있는 점까지 생각해보면 이 소설이 드러내고 있는 현실은 더욱 서늘하다. 하지만 비뚤어진 세상에서는 똑바로 서 있는 자가 비뚤어진 것.’이라는 말처럼 그들은 똑바로 서 있기에 비뚤어져 있다. 그런 이들의 순박함과 올바름에 대한 감각은 작가가 반드시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것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가 던지는 정의와 올바름에 대한 지향은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Posted by 구경민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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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실버_ 2020.01.09 1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평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언젠가부터 부조리한 현실을 다룬 소설을 읽기가 힘들었어요. 현실을 마주하면 할수록 버겁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지만 경민 씨가 쓰신 것처럼 그 역시 소설의 역할이므로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2. 날개 2020.01.10 0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정화 작가님의 이번 작품을 설명하는 단어 중 '위선'과 '부조리'라는 말이 자주 나오곤 합니다. 어떤 명쾌한 답을 내려주진 않지만, 내가 서 있는 현실은 어떠한가 생각을 해보게 하는 작품이었어요.

 

 작지만 따뜻한 삶의 위안,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서평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는 여러 단편 에세이가 묶인 총 4부로 구성된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삶과 예술, 사람과의 관계, 책과 독서에 대해 이야기함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책과 문학, 독서와 비평 등. 나는 현재 재학하는 한국어문학과 특성상 다양한 방면으로 많은 작품을 만나고 수학한다. 그럼에도 지금의 나는 책 속에서 가치를 찾기보다, 과제와 성적을 위해 수동적으로 작품을 바라볼 뿐이었다. 책과 글이 좋아서 진학한 학교이지만 오히려 그와 더 멀어져버렸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그 동안의 대학생활이 허망해졌고, 그렇게 나는 학교생활에 대한 권태감에 빠져버렸다. 그 시기에 만난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는 그런 내게 공감과 힘이 되어주었다.

삶은 언제나 불확실하며, 그 불확실성 속에서도 견고하게 자신의 한 생애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이다. 오늘날 대학이 취업의 최전선에 서게 되면서 기능적 지식에 매몰된 편협한 인재를 양산할 위험은 늘 있어 왔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결국, 그 어떤 변화에도 두려움 없이 맞설 수 있는, 깊이 있는 지성을 갖추는 일이 대학생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나는 믿는다.

(독서, 인간의 으뜸가는 일 中 p.83~84)

저자는 배움·교육에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오늘날의 대학이 단지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됨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저자의 대학 제도에 대한 비판은 대학 생활의 권태감에 빠진 나에게 큰 공감이 되었다. 또한 저자는 대학생들이 대학 제도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배움·지성을 쌓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저 권태감에 빠져 무기력했던 나는 이를 통해 다시금 책을 펼치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얻었다.

 

 집이란 것이 편해야 하는 것인데 나는 그렇지가 못했다. 우리 집 자체가 워낙에 개방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내 방에 있다고 해서 혼자인 느낌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까. 인간관계에 있어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즐거웠다. 그러나 고독을 안쓰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독을 즐긴다고 자부하는 나에게도 그들의 시선은 고역이었다. 동정어린 시선이 느껴질 때, 나는 순간 혼자 보내는 시간이 불쌍한 건가? 하는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억지로 사람들 사이에 나를 끼워 넣기도 했다. 그런 고민이 들 때 이 책은 이렇게 말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인간을 단단하게 만든다. 일고일고(一孤一高), 한 번 고독할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나아간다. 우리는 고독을 거쳐 더 나은 자신이 되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살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잃어버린 고독을 찾아서 中 p56~57 )

저자는 고독은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은 고독을 거쳐 성정한다고 말하며, 고독을 통해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혼자만의 시간은 불쌍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만의 시간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게 만든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더 이상 혼자 보내는 시간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저 남들의 시선을 버려두고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길 뿐이다.

 

 이처럼『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의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철학적이고 예술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읽음으로 내 삶과 스스로를 돌아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또한 소소하지만 가치 있는 삶의 의미와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세계는 의미로 가득 차 있다. 삶의 의미는 내가 애써 걸어 도달하는 지점에 있지 않고 걸어가는 길 곳곳에 존재한다. 단지 스스로 이를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성실하게 산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불안하지 않은 삶은 이미 죽은 삶이다. 불안을 끌어안고 우리는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 그 불안 속에 삶의 의미는 어두운 터널 끝의 빛처럼 또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는가 中 p132)

삶의 지치고 모든 것에 권태로울 가? 일상이 버겁고 무기력한 가?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는 그런 이들에게 작지만 따뜻한 위안과 원동력이 되어준다.

 

 


 

Posted by 남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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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실버_ 2020.01.09 1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에서 일고일고(一孤一高)라는 말이 와닿았는데, 경희씨에게도 와닿은 구절이었나 보네요. 따뜻한 서평 잘 읽었습니다 : )

  2. 날개 2020.01.10 0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학생들이 대학 제도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배움·지성을 쌓아가기를 바란다'라는 교수님의 글귀가 인상적이네요. 바뀔 수 없는 시스템 속에서 무기력하게 있기 보다는 그 속에서도 '나다움'을 찾는 게 어렵지만 중요한 것 같네요.

  3. BlogIcon 동글동글봄 2020.01.13 1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평 잘 읽었어요. 저도 책에서 "일고일고(一孤一高), 한 번 고독할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나아간다." 문장이 가장 감명 깊게 와닿았어요:)

 

2020년 첫 번째로 열리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입니다.

이번 월문비에서는 '박영애 소설가'를 모시고

작가의 소설세계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월문비'는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열리는데요.

 이번 달은 설 연휴 관계로 그 전주인 20일에 진행됩니다.  

 

문학을 사랑하시는 여러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 박영애 소설가

부산 출생
부산교육대학, 동의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네 사람이 누운 침대』, 『우리가 그리는 벽화』
제9회 들소리 문학상과 제13회 부산소설문학상 수상.

 

| 구모룡 평론가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시인의 공책』, 『폐허의 푸른빛』,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종이꽃 한 송이 - 10점
박영해 지음/문예바다

 

네 사람이 누운 침대 - 10점
박영애 지음/계간문예

 

우리가 그리는 벽화 - 10점
박영애 지음/계간문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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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곡가들의 삶·오늘의 클래식

(서울 = 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 = 진경옥 지음


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명예교수인 저자가 풀어낸 영화음악 속 의상 이야기다. 록·힙합·밴드 뮤직, 팝과 재즈, 클래식, 뮤지컬 등 장르별 음악영화 속 주인공들의 패션과 그 의상을 만들어낸 의상감독과 의상에 얽힌 뒷얘기, 패션 역사 등을 들려준다.


'보헤미안 랩소디'에 나오는 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는 무대에서 패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기 때문에 극적인 의상을 연출했다. 목선이 배꼽까지 파지고 스와로브스키 보석이 잔뜩 달린 점프슈트, 현란하게 프릴이 장식된 블라우스, 타이트한 흰색 탱크톱, 딱 달라붙는 가죽바지 등 파격 의상은 언제나 그의 노래 못지않게 주목을 받았다. 줄리안 데이 의상감독을 비롯해 38명이나 되는 영화의 의상팀은 퀸의 오리지널 사진 등을 주된 자료로 삼아 무려 만 벌가량의 옷을 재창조했다고 한다.


프레디 머큐리 못지않게 파격적인 의상으로 유명한 엘튼 존의 패션이 잘 드러난 영화는 '로켓맨'이다. '보헤미안 랩소디'와 마찬가지로 줄리언 데이가 의상을 맡아 금색 핫팬츠에 금색 날개 달린 플랫폼 부츠를 비롯해 엘튼 존 의상 88벌과 시대적 배경을 살린 등장인물들 패션을 되살렸다.


책은 이밖에 비틀스, 데이비드 보위, 휘트니 휴스턴 등 현대의 가수·밴드를 다룬 영화들과 '아마데우스', '불멸의 연인'에서 '마이 페어 레이디', '라라랜드'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를 아우르는 영화들과 그 영화에 담긴 의상 이야기를 풀어낸다. 대중문화의 세 축인 음악, 패션, 영화가 서로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내며 이들이 얼마나 대중문화에 녹아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산지니. 244쪽. 2만원.

기사링크 : https://www.yna.co.kr/view/AKR20200108062200005?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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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 - 10점
진경옥 지음/산지니

 

 

 

 

 

 

 

 

 

 

 


Posted by 기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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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분기 문학나눔에 산지니출판사의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구모룡 지음)이 선정되었습니다!

 

 

<폐허의 푸른빛> 표지(좌)와 구모룡 평론가(우)

 

아래 희곡.평론집 심사위원들의 평을 공유합니다.

 

2019년 3분기에 발행된 희곡과 평론집을 대상으로, 심의위원들은 2차에 걸친 심의를 거쳐 총 3종의 도서를 선정했다. 평론이 2종이고, 희곡이 1종이다. 1,2차 심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심사기준을 세웠다.

 1) 문학적으로 탁월한 작품을 우선하자는 것, 2) 평론과 희곡 장르 모두에서 각 장르의 본질적 성격을 잘 구현한 작품을 선정하자는 것, 3) 희곡의 경우 공연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평론의 경우 평이한 해설이나 단평 모음집, 학술연구서 보다는 현장비평집을 중시하자는 것 등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1종의 희곡과 2종의 평론을 선정할 수 있었다. 심의 대상이 된 작품들의 경향에 대해 간략한 총평을 기술해 보도록 하겠다.

(...)

 비평의 경우는 희곡 보다는 종수가 많았지만, 역시 심의대상 종수가 많지 않았다. 비평 대상이 된 작품들은 짧은 칼럼을 모은 것부터 국문학 연구서에 가까운 것까지 다양했는데, 아마도 이는 비평의 장르 정체성이 여전히 명료하게 인식되지 않은 데서 온 현상으로 해석된다. 심의의 결과 선정된 작품들은 이런 가운데, 비평가의 예리한 비평적 자의식, 대상작품들에 대한 치밀한 분석적 시각, 동시대 한국문학과 지역문학에 대한 성실한 실제비평과 사회문화적 맥락화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심의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비평과 희곡 출판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해 보았다. 문학나눔 도서보급 사업이 이처럼 열악한 소수 장르의 지속과 부흥에 좋은 버팀목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심의의 총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2019년 3분기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평론/희곡 분야 심의위 일동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산지니 | 472쪽 | 25,000원


└ <폐허의 푸른빛> 책 소개

 오늘의 비평에 대한 성찰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평론가와의 만남

 "모옌처럼 상상력 있는 지역문학이 세계문학으로 나아갈 수 있어" 

    - 구모룡 평론가 조선일보 인터뷰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472 | 25,000원 | 2019년 930일

 978-89-6545-629-2 03810 | 신국판(152*225)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구모룡 평론가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와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의 가치를 품고 키웠던 건 폐허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푸른빛’을 띤 문학과 비평의 희망과 가능성을 주지한다.

 

 -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은 국내에서 발간되는 우수문학도서를 선정·보급함으로써 문학 출판시장 진흥 및 창작 여건 활성화를 견인하고, 다양한 문학 활성화 프로그램의 연계 확산을 통해 국민의 문학 향유·체험 기회 확대 및 삶의 질을 제고하고자 합니다.

 

구모룡 평론가님 축하드립니다! 

문학나눔 선정을 계기로

<폐허의 푸른빛>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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