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출판은 탈중심의 새로운 길이다

-변방에서 길을 찾는 부산 출판계 전망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 뢰메르는 "우리는 모두를 위한 방으로 통하는 반쯤 열린 문이다"('미완의 천국')라고 했다. 이 시구는 미국 독립출판사 그레이울프프레스의 총괄 에디터 제프 쇼츠의 책상 위에 걸려 있다. 뉴욕의 '빅 파이브'가 미국출판계의 80%를차지하는 현실에서 그의 출판사는 훌륭한 작가와 책을 위한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출판사는 저자에게 봉사하며 출판사와 작가는 책에 봉사한다. 책은 사회 전체에 봉사한다. 모든 책은 사회 안에서 과정이자 사건이며 그리고 그 문을 계속해서 반쯤 열어 놓는 것이출판사의 역할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 11일 '2019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년간우리나라 성인의 종이책 연간 독서율은 52.1%로 2017년에 비해 7.8% 줄었다. 17개 광역 지자체별 5대 독서지표를 분석한 결과, 2017년도에 5대 항목 모두 전국 평균을 상회한 지자체는 서울뿐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인천, 제주가 모든 항목에서 평균치 이상을 보였다. 반면 부산은 연간 독서율 55.7%(서울 69.9%), 평일 독서시간26.1분(서울 47.2분)으로 서울과 큰 격차를 보였다. 도서관 인프라가 서울보다 떨어지는 부분도 크게 작용하겠지만, 고령화 속도가 빠른 것도 이유일 것이다.


오는 9월 부산도서관 개관에 기대

다행인 것은 올해 9월 부산대표도서관인 부산도서관이 사상구 덕포동에 개관한다는 점이다. 2014년 9월 부산도서관 건립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건립비 432억 원·개관구축비 149억 원이 투입된다. 부산도서관은 책 읽는 문화 확산과 생애주기별 독서 지원사업, 포용적 독서복지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새로운 정책 과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사람과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독서지원 정책'을 추진할 마중물 역할이기대된다.

어느 시대나 인구에 회자되는 이야기들이 많다. 입에서 입으로 떠돌아다니다가 다른 이야기에 덮여 잊히기 일쑤다. 그러나 몇 사람만 아는 비밀스런 사연일지라도 글로 기록되고 책이 된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그 이야기는 후대에 이어져 영원히 기억되는 역사가 된다. 말을 글로바꾸고 책을 만드는 일, 출판이란 참으로 경이롭다. 수많은 생각과 행위들이 오만 가지 책이 되어 차곡차곡 쌓이고, 또 많은 사람들은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영혼의 양식을 얻는다.

하지만 책이란 권력과 자본이 모여 있는 서울산(産)이기 십상이다. 지금은 대규모 자본과 독서인구가 밀집된 큰 시장이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서울 밖 사람들은 아예 손을 놓고 있어야만 하는 걸까? 온 나라 곳곳에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살고 지역마다 이야기꽃이 피고 지는데 말이다.


자본·마케팅 열세 속 지역 출판사 분투

자본의 열세와 협소한 독서시장, 유통과 마케팅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아직 씩씩하게 지역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는 지역출판은 살아 있다. 서울의 권력이나 자본은 전혀 관심을 두지않는 이야기, 돈벌이가 되기보다는 자칫하면 영영 사라질지 모를 소중한 지역의 이야기들을 역사로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문화의 다양성을 지키는 보루'가 되자는 맹세로 뭉친'한국지역출판연대'(이하 '한지연')가 그들이다. 

한지연은 부산, 제주, 광주, 대구, 대전, 춘천,고창, 청주, 수원 등 전국 팔도 방방곡곡 구석진 동네에 퍼지르고 앉아, 자기 동네 이야기를뚝심 있게 책이라는 그릇에 담아온 책장이들의 연대이다.

'한지연'의 대표적 사업으로 '한국지역도서전'이 있다. 지역에서 만든 책을 알리고 지역민이 중심이 된 독서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책잔치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제주에서 시작된 이후 '한지연'에 참여하고 있는 각 지역 출판사들이 소재하고 있는 시도를 순회하며 개최해오고 있다.

'한국지역도서전'은 지역출판을 살리기 위한 전국 책장이들의 연대와 함성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울과 경기 파주의 유력 출판사들이 국내 출판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실속에서도 지역문화를 기록하고 보전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지역출판사들이 모여 일으킨 새로운 문화운동/출판운동이라고 규정해도무방할 것이다. 첫 도서전이 열렸던 제주에 이어 2018년 경기도 수원시, 2019년 전라북도 고창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는 5월 22일∼24일 대구시 수성구에서 열린다.

유네스코가 1997년부터 세계기록유산 등재제도를 운영할 정도로 기록문화와 출판문화에는그 시대의 정신과 문화가 담겨 있다. 특히 지역출판문화에는 해당 지역의 정체성이 오롯이 녹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지역도서전'은 지역출판사들의 출판물을 선보이는 것뿐만아니라, 해당 지역의 정신과 문화를 제대로 공유하고 소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 연대 통해 새로운 출판문화 개척

'2020 대구 수성 한국지역도서전'은 이번 축제를 통해 대구와 수성구의 문화 정체성을 제대로 조명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한국지역출판대상(천인독자상 시상) 선정이다. 지역의 문화를 발굴, 기록하고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지역출판사들과 저자들의 활동을 응원하기 위해 천 명의 독자들이 직접 지역출판사와 저자에게 수여하는 뜻깊은 상이다. 이밖에 두 개의 특별전을 비롯해 홍보판매부스, 지역잡지 전시부스, 지역출판컨퍼런스 개최, 한중일3국 지역출판 비교부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서 '한국지역도서전'이 열렸던 도시와 비교해볼 때 부산 출판계의 사정은 결코 더 낫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열악하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이같은 지역적 특성 탓에 '한국지역도서전'을 개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길은 늘 변방에서 시작되듯이, 우리나라 출판계의 가장 험준한 변방이었던 부산에도 새로운 희망의 싹이 움트고 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책'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분투해온 부산 출판인들과 독자들 덕분이다. 머지않은 시간에 부산에서도 '한국지역도서전'이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이제 막 움을 틔운 부산의 출판문화가 활짝 피어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전국의 지역 출판인들과의 연대와 소통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하는 이유다. 

온 나라 지역책들의 한마당 '2020 대구 수성한국지역도서전'에 산지니는 적극 참여하여 부산의 책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지역에서 삶을일구어나가는 많은 독자들의 관심이 모여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김영주 funhermes@korea.kr

ⓒ다이내믹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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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원북원부산' 사업에 산지니 도서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가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알려드렸었는데요! 얼마전 다이내믹 부산에도 소개되었답니다.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낯선 용어를 탄생시켰다. 나와 내 가족, 이웃과 공동체의 건강과 감염 예방을 위해 적절한 관계의 거리와 공간의 거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홀로 독서는 감염과 전파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어서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는 지혜로운 문화생활로 가장 적합하다. 

세 권의 책이 있다. '2020 원북원부산 도서'에 뽑힌 책들이다. 올해는△일반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이국환·산지니) △청소년부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창비) △어린이부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이혜령 글·전명진 그림·잇츠북)가 선정됐다.

'원북원부산'은 지난해까지 부문 구분 없이 한 권을 선정했으나, 올해부터 △일반부 △청소년부 △어린이부 3개 부문에서 한 권씩 모두 세권을 뽑았다. 

원북원부산 사업은 대상 도서 선정 후 한해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올해는 원북원부산어울림 한마당, 어린이·청소년 독서릴레이 활성화, 원북 작가 순회강연, 원북을 연극, 뮤지컬, 낭독극 등으로 제작한 '원북 공연으로 만나다'등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을 1년 동안 펼칠 예정이다. 김영주 funhermes@korea.kr



단정한 문장 위로 솟아오르는 깊고 단단한 사유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이국환지음·산지니)를 읽고 있노라면 3월 오후의 봄볕이 지친 몸을 가만히 껴안아 주는 것만 같다. 살그머니 다가와 무거운 어깨를 감싸는 따스한 손길, 그 조심스럽고 뭉근한 온기는 이 책의 갈피마다 숨어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봄햇살처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불안, 고통, 슬픔. 지치고, 지겨운 삶 속에서도 견뎌야 하는 이유,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는 영원한삶의 질문이다. 이 책의 뿌리는 이 질문에 닿아있다. 책은 이국환 작가가 질문의 답을 찾는 고독한 여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지은이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 책, 영화라는 좌표를 통해 망망대해를 순례한다. 순례의 길에서 만난 사람, 책, 영화의 등에 올라타서 일상 너머로 탈출한 후 다시 돌아온다. 이 영원회귀는 같으면서 매일 다르고, 이를 통해 작가는 삶의 근육을 키운다. 그에게 일상·삶은 실천이자 구도이며 살아내는 행위 그 자체이다.

이 책은 삶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 작가의 매일 매일이 담겨 있다. 작가는 책을 통해 자신의 쟁투를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과 공유한다. 예술과 철학에서 찾은 삶의 무게,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애정, 고통과 불안 속에 버티는 삶의가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의미를 저자의 단단한 사유와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정해진 길보다 흔들리고 고민하며 걸어온 곳곳에 삶의 의미는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책은 흔들리고 고민하며 불안을 안은 채, 그러나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곧 다가올 오후도 미래가될 수 있다고 다독인다.

작가의 책 사랑은 지극하다. '도대체 산다는게 뭘까 싶었는데, 책을 읽으니 하루도 같은 날이없었고, 하루하루가 좋았다'고 고백한다.

저자의 독서 목록은 방대하다. 철학, 문학, 역사, 사회학, 과학까지 아우른다. 전문서평가들의 독서 에세이보다 다양하고 생생할 뿐 아니라 삶에 구체적으로 닿아있는 도서 목록을 얻을 수 있다.

일상의 이야기들은 평범한 듯 보이지만 그가 이끌어내는 사유는 깊고, 그윽하며, 단단하다. 무엇보다 불안, 슬픔, 고독같은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요소들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는 익숙하지만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독자들을 설득한다. 때로 스트레스와 불안은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고, 외로움도 두려워하지 않으면 고독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목소리는 낮고 진중해서 파동을 일으킨다. 이렇듯 힘을 빼고 나와 나를 둘러싼 주변을 바라보게 하며, 단정하고 깊이 있는 사유로 세상과 소통하는 저자의 태도는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에는 흔한 힐링이라는 단어를 찾을 수 없다. 강요되는 힐링보다 삶의 고통을 담담하게 바라보자고 말한다. 삶은 항상 즐거울 수 없으므로 희로애락 속에 자신을 담금질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매력은 '책을 읽자'와 같은 구호성 주장을 하지 않으면서도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우리 안에 내재된 욕망의 물꼬를 책속에 나오는 숱한 책, 영화, 철학으로 돌리며 확장하고 연결한다. 생로병사의 숙명을 짊어지고 걸어가는 길 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한푼의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는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낮고 온화하게, 그러나 한결같은 그의 어투는 강한 것은 부드러운 것을이길 수 없다는 잠언을 확인할 수 있다.

이국환은 동아대 한국어문학부에서 학생들을가르치고 있다. 냉철한 산문정신과 서정적인 문장의 힘으로 엮어낸 한 권의 무게는 묵직하다. 빼어난 문장과 개결한 사유의 에세이스트를 발견한 기쁨은 말할 것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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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120년 역사 속 ‘민족’과 ‘애국’

[교수신문기사전문보기]



중국 내셔널리즘

영토나 영해를 둘러싼 중국의 애국적 행동
그 의식의 근저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 오노데라 시로 | 역자 김하림 | 산지니 | 312쪽

중국은 1990년 이래 급속한 발전을 이뤄왔고 2010년에는 GDP 세계 2위의 대국이 됐다.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존재감과 발언력도 당연히 커지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성장과는 별개로 영토와 주권, 역사인식, 민족문제 등을 놓고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분쟁, 남중국해를 둘러싼 동남아시아 국가들 및 미국과의 대립, 동북공정 프로젝트로 인한 남·북한과의 갈등. 이러한 사건들의 배경에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고양되고 있는 중국의 내셔널리즘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 사회는 왜 이토록 영토 문제와 주권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중국 내셔널리즘’은 약 120년간의 중국 내셔널리즘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몇 개의 시대로 나눠 살펴본다. 또한 각 시대에 나타난 중국 내셔널리즘의 특징을 부각하기 위해 ‘공정 내셔널리즘인가, 민중 내셔널리즘인가’, ‘서양 근대 지향인가, 전통문화 지향인가’ 등 총 4개의 참조축을 설정했다.

일본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중국 근현대사 연구자인 오노데라 시로는 지난 20년에 걸쳐 중국근현대사 분야에서 축적되어온 중국 내셔널리즘 연구의 개요를 독자들이 가능한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했다. 또한 사료의 제약으로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이전을 주된 연구 대상으로 삼아왔던 그간의 연구적 한계를 뛰어넘어 청나라 시대 말부터 현재까지를 연속적으로 논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 교수신문

중국 내셔널리즘 - 10점
오노데라 시로 지음, 김하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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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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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 시집




‘영혼을 도축당한 아이들’의 좌절과 불행 

이를 직시하고 드러내는 교사 시인   

전라북도 남원의 남원여고에서 국어 선생으로 살아가는 이근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세상의 많은 것이 빠르게 바뀌었지만 별로 달라진 것 없는 학교 현장에서, 저자는 성적과 씨름하는 아이들과 함께 일상을 보낸다. 그야말로 ‘고군분투’라는 말이 어울리는 아이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줄 수 있는 선생이 되겠다는 소박한 철학을 가지고 교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그의 마음이 첫 번째 시집 『심폐소생술』에 오롯이 담겨 있다.  



작고 약한 존재에 대한 연민과 울분

총 3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시인이 살아온 시간의 역순이기도 하다. 1부에 수록된 작품에서는 20여 년간의 교사 생활에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낀 울분과 연민이 도드라진다. 이 시들은 학교 생활과 학생들의 이야기이지만, 교실 속 훈훈함과 따뜻함, 아이들의 순수함을 담고 있지 않다. 아이들이 마주하고 있는 진짜 현실을 비판적인 시인의 시선으로 솔직하게 그려낸다.

시집은 「장수 한우축제」라는 작품으로 시작되는데, 이 시에서 시인은 가르치는 학생들을 ‘출시를 앞둔 고깃덩이들’에, 선생인 자신을 ‘축산업자’에 비유한다. 


그러므로 나는 실패한 축산업자,

38명의 몸뚱이를 도축하고 출시를 앞둔 시절에

1++등급도, 찾아와 주는 사람도 없네.

일찌감치 영혼을 도축당한 아이들이

1++등급을 꿈꾸며 자기소개서를 쓴다 

_「장수 한우축제」중에서


이처럼 작품 속 아이들은 이혼한 부모에게 버림받아 동생과 단둘이 살고(「한풍루에서」), 농어촌 특별전형을 신청하기 위해 등본 속 이혼한 부모의 흔적을 마주하며(「 농어촌 특별전형」), 지역 유지의 딸이 1등급을 받게 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자퇴서를 만류당하고(「너의 쓸모」), 옆 사람의 살을 뜯고 결국엔 자신의 살을 뜯어서라도 하루하루를 견뎌야 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것이 매일 아이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시인이 전하는 오늘날 교실 속 민낯이다.



선생이자 시인이 ‘그날’을 기억하는 방법

2014년 4월 16일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의 많은 것이 달라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크든 작든,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가슴속에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학생들을 매일 마주하며 살아가는 선생은 어떨까. 시인은 시인의 방식으로 그날을 기억하고 또한 우리로 하여금 잊지 않게 한다. 『심폐소생술』에는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몇 편의 시가 담겨 있다. 

그러나 이 일을 다루는 시인의 시선에는 앞서 학교생활을 묘사한 시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애도가 아닌 냉소가 담겨 있다. 세월호 이후 교실에 모여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선생들, 하지만 그 교육이 끝난 뒤 ‘막힌 혈액을 기가 막히게 뚫어 준다는 신비의 약’ 광고를 듣는 모습이나(「심폐소생술」), 세월호 그 후 학교 내에서 강화된 안전에 대한 지침이 빼곡한 공문서 작성으로 발현되는 등(「현장체험학습 매뉴얼에 따른 공문서 작성」) 본질적인 것은 바뀌지 않고 껍데기만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학교 현장의 모습을 담아 낸다.



헛된 희망에 기대지 않는, 

세상의 맨 얼굴에 더 가까이 다가가다

2부에서는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지나 온 청춘의 시간들(「자취」, 「카레밥 추억」, 「내 별명은 태국 왕자」)을 기억하며, 작고 약한 것들에 대한 연민과 생태에 관한 애정을 드러낸다.(「파리」, 「꽃 피는 돼지」, 「생태탕」)

3부에서는 시인이 오랫동안 노트에 눌러 썼을 시들, 그리고 특별히 가족사를 다룬 작품들이 눈에 띈다.(「고추말리기」, 「빗물 속의 아버지」, 「꿈」, 「편지」) 『심폐소생술』마지막 부에 등장하는, 가족을 소재로 한 시들은 어쩌면 이 시집 전체에서 느껴지는 절망과 회의의 근원을 말해주는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희망을 이야기해야 하는 선생의 위치에 있으나, 마주한 이 세상의 맨 얼굴을 외면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교사는 희망을 말해야 하는 의무를 진 소수의 직업 가운데 하나이다. 시인이 느끼는 절망과 선생이 말해야 하는 희망 사이 어디에 이근영 시인이 설 자리가 있을 것이다. 시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겠으나 그곳에서 새로 싹트고 꽃피고 열매 맺을 새롭고 튼튼한 시를 기대할 자유는 독자들에게 있다.  _발문 「서정과 현실 사이」중에서


|목차


|저자 소개

이근영

1973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2020년 현재 전북 남원여고에서 국어교사로 근무 중이다.

밀레니엄 버그로 인해 세계 각국에 엄청난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떠들썩하던, 그러나 큰 사고 없이 지나갔던 2000년에 선생이 되어, 현재까지 선생으로 버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들 하는데, 학교 현장은 별로 달라진 게 없어 여전히 아이들은 성적과 씨름하며 살아갑니다. 그 아이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줄 수 있는 선생이 되겠다는 소박한 철학을 가지고 교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시인의 말

저의 시가 뷔페나 한정식처럼 다양하고 맛깔스럽지는 않아도, 그저 물에 말은 밥에 된장 푹 찍어 고추 한 입 먹는 그런 소박하지만 정겨운 맛이면 좋겠습니다. 들쭉날쭉하고 못난 놈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한두 작품이라도 읽는 분들 가슴에 남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추천의 글

이근영의 시집 『심폐소생술』에는 학교생활에 관한 시가 유독 많은데, 흥미로운 것은 교사가 아닌 학생의 시점으로 쓰인 시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단상 위에 올라 아이들을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떻게 보고 느끼고 생각할지 낮은 자리에서 기록하는 것이다. 이는 이 시집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시들은 하나같이 아프게 박힌다. 끝나지 않았기에 계속 이야기하는 것, 그것은 시의 본령이기도 하다. 

-오은 시인


이근영의 시는 활자에 갇혀 있지 않다. 그의 시집은 삶이라는 연극무대이고 그의 시들은 ‘우리 인간’이라는 배우들의 처절한 몸짓이다. 비장한 표정과 가늘게 떨리는 손끝, 투박하고 거친 맨발, 흐느껴 들썩이는 어깨, 그리고 조용하여 슬픈 뒷모습이 시라는 형식을 갖추어 우리 시대의 암전을 걷어내고 정신을 밝힌다. 

-송승근 청주공업고등학교 교사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시는 마치 고난이도 수학 문제에 접근하는 것처럼 어렵고 복잡하다. 그래서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쉽게 시를 읽지 못한다. 그러나 이근영의 『심폐소생술』은 그들이 말하는 시와는 다르다. 소박하고 평범한, 당신과 내가 함께 공유하며 가슴에 안고 울먹이면서 새로운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참된 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경수 이리고등학교 교사




심폐소생술


이근영 지음 | 128쪽 | 142*210 | 978-89-6545-649-0 (03810) 

| 12,000원 | 2020년 3월 30일 출간  


전라북도 남원의 남원여고에서 국어 선생으로 살아가는 이근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세상의 많은 것이 빠르게 바뀌었지만 별로 달라진 것 없는 학교 현장에서, 저자는 성적과 씨름하는 아이들과 함께 일상을 보낸다. 그야말로 '고군분투'라는 말이 어울리는 아이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줄 수 있는 선생이 되겠다는 소박한 철학을 가지고 교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그의 마음이 첫 번째 시집 <심폐소생술>에 오롯이 담겨 있다.



심폐소생술 - 10점
이근영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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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예빈박사 2020.03.30 15: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이 너무 예뻐요 *'-'*

  2. 역마살 2020.04.04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에 이렇게 이쁜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는 줄을 이제서야 알았네요ㅠㅠ
    고맙습니다^^

따스한 햇볕, 부드러운 바람, 덥지도 춥지도 않아 활동하기 좋은 날씨~

이렇게 좋은 봄인데, 올해는 그 기운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네요.

 

건강하게 몸 관리해서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내년 봄엔

그동안 누리지 못한 일상을 담뿍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건강!

마스크 쓰고, 손 씻는 건 이제 두말할 나위가 없고,

바이러스에 대적하기 위한 또 하나의 무기는

바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죠.

 

집콕하며 간편식으로 때우기 쉽지만

그럴수록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식품을 챙겨 먹어야 해요.

   

 

'토마토가 붉어지면 의사 얼굴은 파랗게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식품 토마토는 껍질째 먹기 좋아서

식품을 있는 그대로 섭취하는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할 때도

좋은 식재료가 되는데요~

 

몸도 마음도 가볍게 비울 수 있는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이 궁금하시다면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의 식탁>을 들여다보는 건 어때요?

 

좋은 식품몸의 면역력 키우고

좋은 마음의 면역력을 키워줍니다!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의 식탁 - 10점
전혜연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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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 l u r e 

추천 비건 도서 8종


여성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패션 매거진 <얼루어>에서 비건도서를 추천하는 기사가 나왔는데요! 산지니에서 출간된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의 식탁』이 그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전염병 창궐과 더불어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요즘입니다. 특히 한국은 중화학 공업에 집중된 산업구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이 한국인처럼 산다면 3.5개의 지구가 필요하다고 해요. 티핑 포인트(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이어지는 급변의 시기) 2030년까지 8년이 남은 지금, 이제는 정말 행동으로 동참해야 할 때입니다. 그 첫 걸음으로 비건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책들과 함께 시작하면 어렵지 않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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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의 식탁> | 전혜연(산지니)

마크로비오틱은 일본의 사쿠라자와 유키카즈가 제창한 생활법으로 식재료를 통째로 쓰고, 제철 재료를 활용하며, 동물성 식품을 배제한 곡물 채식을 권장한다. 비건과 달리 먹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정해진 지침 없이, 개인의 체질과 컨디션에 부합하는 ‘건강한 삶’을 지향한다. 저자는 육식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공장식 축산업이 자신이 생각하는 조화로운 삶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해 비건 베지테리언이 되었다. 그가 마크로비오틱을 배우기 위해 찾았던 일본의 ‘쿠킹 스쿨 리마’가 식물성 재료만 사용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이 책은 그가 마크로비오틱을 배우며, 실천하며 느낀 삶의 변화를 기록해놓은 장이다. 계절에 따라 등장하는 제철재료의 향연은 글만으로도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아삭한 채소를 가득 넣은 국수와 포슬포슬하게 찐 감자가 맛있는 여름부터 배추의 단맛이 올라오는 가을을 지나 무가 청량한 즙을 뿜어내는 겨울까지. 식물성 재료로 채운 한 상을 제때 즐기자면 사계절도 금방이다.


<월간 비건>

2011년 2월에 창간된 월간 <비건>의 제호 ‘Has it begun: Vegan’은 시작하다라는 뜻의 ‘Begin’과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Vegan’을 합쳐 ‘채식의 시작이 곧 착한 지구인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월간으로 발행되는 덕에 가장 빠르고 실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달에 제일 맛있을 재료를 활용한 비건 레시피, 알아두면 삶의 질이 올라가는 비건 마켓 등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기사로 가득하다. 에세이와 칼럼은 최전선의 비건 트렌드를 포함한 채식 문화 전반을 다루는 동시에 생명권, 착한 소비로까지 확장된 목소리를 들려준다. 비건은 식문화를 넘어선 삶의 가치관이기에 월간 <비건> 역시 채식 잡지를 넘어서 다양한 모습의 비건라이프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수익금 일부가 유기동물 보호 후원금으로 쓰이니 정기구독이 더 값지게 느껴진다.


<아무튼, 비건> | 김한민(위고)

‘아무튼’ 시리즈의 17번째 책으로 그림 작가이자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활동가인 김한민 작가의 에세이다. 짧은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고, 짧은 책이기에 더없이 명쾌하다. 작가는 비건이 된 계기와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담백하게 전한다. ‘어느 날 무언가를 보았고, 알게 되었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변화를 시도했다. 시도의 결과는 좋았고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았고, 이제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졌다. 이게 다다.’ 간결함 속의 단호함은 비건을 알지 못하던 사람조차 사로잡는 힘을 가졌다. 저자는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객관성과 날카로움으로 무장한 근거를 들며 써 내려간다. 특히 한국사회에 대한 통찰력이 두드러져 다른 해외 작가의 비건 책을 볼 때와는 사뭇 다른 현실감이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 비건에 대한 편견에 대한 작가의 대답, 비건이 될 때 혹은 비건을 권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었다. 비건은 거부가 아닌 연결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묻는다. “당신도 연결되었나요?”


<고기가 아니라 생명입니다> | 황주영, 안백린(들녘)

해방촌의 사찰음식전문점 ‘소식’의 비건 셰프 안백린과 페미니스트 철학자 황주영의 글을 함께 엮었다. 셰프와 철학자의 만남으로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논의의 식탁은 더욱 풍요롭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 동물권 논의에 대한 다양한 관점, 비건 셰프로서 요리를 전하는 것, 관련된 다양한 사회문제와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에 대해 다룬다. 뾰족한 철학자의 말로 인간중심주의의 모순을 꼬집으며 동시에 이를 젠더, 에코페미니즘과도 연결시킨다. 다양한 층위에서의 논의는 3부에서 육식 마케팅과 패션사업, 축산업 노동자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2부를 채운 안백린은 ‘비건 셰프 활동가’로 요리를 통해 비건음식과 동물권을 전파하는 것에 집중한다. 여전히 진행 중인 고초들과 고민들, 그럼에도 뿌듯하고 보람찬 순간들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왜 고기를 안 먹기로 한 거야?> | 마르탱 파주(황소걸음)

그동안 여러 권의 동화와 소설을 쓴 프랑스 작가의 비거니즘 에세이로 흡입력 있는 구성과 따뜻한 시선이 특징이다. 하지만 마냥 친숙한 일상의 조각들만 모은 것은 아니다. 비거니즘의 정의와 역사, 영양학적 문제와 논쟁에 마주하는 대처법 등 이론과 실제를 골고루 버무렸다. 여타 비거니즘 에세이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어린아이의 채식에 대한 글도 있다. 저자는 아버지로서 자신의 아이에게 어떤 식단을 권해야 할지, 어떠한 교육을 해야 할지 진중하게, 누구보다 진심으로 고려한다. 그 진정성이 전해진다면 누구라도 비거니즘이라는 ‘지적 혁명’에 동참하게 되지 않을까.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공감하고, 교감한다면 그동안 놓쳤던 수많은 관계를 새롭게, 창의적으로 맺어갈 수 있을 것이다.


<매일 한끼, 비건 집밥> | 이윤서(테이스트북스)

한국에서 비건으로 살아가는 일은 여러 가지로 고되다. 일차적으로 부딪히는 현실의 벽은 먹을 것이 너무 없는 외식 시장이다. 직접 해 먹는다고 해도 이내 메뉴의 한계에 다다라 거기서 거기인 음식만 반복해 먹는가 하면 주야장천 샐러드만 먹다가 좌절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이들을 위해 비건으로 차릴 수 있는 집밥 레시피를 모았다. 자가면역 피부질환을 치유하고자 10년 전부터 채식을 해온 저자는 비건이라는 생활 방식과 비건 요리의 맛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책을 내게 되었다. 비건과 요리 모두 낯선 초보자에게는 더없이 상냥한 레시피책이다. 집밥 레시피에 들어서기 앞서 비건의 정의를 알려주는가 하면 비건 재료로 쓰이는 무궁무진한 재료를 하나하나 세세하게 소개하는 페이지도 있다. 마요네즈, 버터, 치즈, 케첩 등의 소스를 비건으로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비건은 기존의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즐거움을 늘려가는 모험이 될 수 있겠다.

 

<야미요밀 맛있는 비건 베이킹> | 김성미, 최근형(보누스)

작가 역시 아토피가 있는 아이를 위해 직접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과 같이 ‘진짜 건강’한 베이커리를 찾는 이들을 위해 우유, 달걀, 버터, 백밀가루, 백설탕, GMO 식품, 방부제, 식물성 생크림을 뺀 ‘8無’ 베이킹을 원칙으로 하는 비건 베이커리 ‘야미요밀’을 열었다. 책 또한 그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한 레시피를 기본빵, 식사빵, 디저트 부분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모든 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차례 페이지에는 빵마다 너트 프리, 글루텐 프리, 오일 프리 등을 표시해놓아 체질에 맞는 메뉴를 찾기 쉽게끔 구성했다. 더불어 앞부분에는 책 속에서 사용하는 도구와 재료, 베이킹 용어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해 입문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나의 비거니즘 만화> | 전보선(푸른숲)

비건이 직접 쓰고 그렸다. 작가 자신을 투영한 책 속 주인공 ‘아멜리’가 비건을 결심한 순간부터 시작되는, 단맛과 짠맛을 오가는 비건의 일상 이야기다. 소소한 일상 속에 비거니즘이라는 신념과 비건식, 동물권에 대한 개념까지 쉽게 녹여냈다. 제법 두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 쪽에 세 컷씩, 긴 글로 풀어낸 설명보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에피소드 중심이기에 책장을 산뜻하게 넘길 수 있다. 책의 제목은 트위터에서 비건이 활발하게 공유하는 해시태그인 ‘#나의_비거니즘_일기’에서 따왔으며 주인공 아멜리의 이름은 영화 <아멜리에>에서 착안했다. 결핍된 인물들이 서로를 보듬어주는 영화와 같이 비거니즘도 각기 다르게 부족하고 불완전한 비건이 모여 더 단단해질 것이다. 처음부터 완전할 수 없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작가는 그렇게 작은 위로와 인사를 건넨다.

CREDIT

  • 에디터
    정지원
  • 포토그래퍼
    KIM MYUNG SUNG
  • 출처
    ALLURE website


곧 점심시간이네요! 오늘 점심엔 푸릇푸릇한 봄채소를 찾아 떠나야겠어요.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의 식탁을 위해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의 식탁 - 10점
전혜연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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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데라 시로 지음/ 김하림 옮김/ 산지니 펴냄 / 312쪽 / 2만원

석민 선임기자 sukmin@imaeil.com


일대일로(一带一路)를 통한 중국몽(中國夢)이 큰 시련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중국공산당 정권에 대한 신뢰가 국내외에서 추락하고 있고, 미국과의 패권경쟁으로 인한 타격 역시 만만치 않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래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뤄온 중국은 2010년 GDP 세계 2위의 명실상부한 '대국'이 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과 발언권이 커졌다. 이와 함께 영토와 주권, 역사인식, 민족문제 등을 놓고 주변국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분쟁, 남중국해를 둘러싼 동남아 국가들과의 분쟁, 한국 고대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 미국과의 대립 등 중국공산당이 벌이는 온갖 사건들의 이면에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고양되고 있는 '중국의 내셔널리즘(국가주의)'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내셔널리즘의 기원에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텐안먼 민주화운동 이후 1990년부터 시작한 애국주의 교육으로 대표되는 중국공산당 정권의 정책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하나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중화사상, 덕치와 화이사상, 조공과 책봉 체제 등 중국의 사회구조 및 전통적 사상·문화와 같은 요소를 중시하는 견해이다.

저자는 "만약 중국공산당 정권의 애국주의 교육이 효과를 발휘했다라고 한다면 중국사회에서도 그 정책을 받아들일 만한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면서 "그 같은 소지가 언제 어떻게 해서 형성되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서문을 통해 전통중국의 세계관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으로 19세기 말부터 21세기 초반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120년 간의 중국 내셔널리즘 형성과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

중화민족다원일체구조론(페이샤오퉁, 1988)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주장은 한족을 중심으로 중국 영역 내의 56개 민족이 일체화한 것이 바로 '중화민족'이고, 중화민족은 수천년 전부터 서서히 형성되어 오면서 19세기 이래 열강과 대항하게 되면서 그것을 자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현 국경을 넘어 거주하는 몽골인과 묘족 등을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지 등 실증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같은 주장은 다분히 정치적이다. 전체인구에서 소수민족이 점유하는 비율은 낮은데 비해, 소수민족의 거주지역은 광대하다는 불균형이 항상 중국 소수민족 문제의 발단이 되고 있다. 티베트, 신장위구르, 대만과 홍콩 등의 분리 독립 움직임이 그것이다.

원래 공산당정권의 정당성은 공산당만이 진리인 사회주의 사상에 기반하여 '인민'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하는 논리를 통해 담보되었다. 그러나 개혁개방 정책은 경제발전을 가져온 반면에 사회주의체제의 심각한 형해화를 초래했다. 시장경제 도입 이후 공산당은 자신들이 '국민'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통치를 정당화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중요하다.

또한 사회주의식 일당독재의 유지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추진이라는 딜레마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내셔널리즘이 강조되어 왔다.

그렇다면 과연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중국 경제성장률 급락과 경제공황의 도래 속에서 중국의 내셔널리즘과 중국공산당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1911년 신해혁명으로 근대 중국의 내셔널리즘 횟불을 올린 중국 '우한'이 이번에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역사의 전면에 부상한 것은 정말 아이러니컬하다. 

〈키워드〉

▶일대일로'(一带一路): 중국이 서부 진출을 위해 제시한 국가급 정책.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서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육해공으로 잇는 인프라·무역·금융·문화 교류의 경제벨트로, 포괄하는 나라만 62개국, 추진 기간은 150년에 달한다.

▶중국몽(中國夢, Chinese Dream): 시진핑 체제의 어젠다 중 하나. 시진핑 국가 주석은 이를 구체적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 정의했다.

 

 

중국 내셔널리즘 - 10점
오노데라 시로 지음, 김하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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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이 줄이 없어지려나!

미세먼지처럼 바이러스도 

주룩주룩 내리는 봄비에

싹 씻겨 사라지면 좋겠다.


2020년 3월 24일 

봄비 내린 날 센텀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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