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유리창을 두드리는 월요일, 잘 보내고 계신가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를 덮쳐 일상을 빼앗긴 와중,

사람의 발길이 끊겨 자연은 고요히 되살아나고 있다고 해요.

오늘은 조금씩 숨 쉬는 자연처럼

생기넘치는 소식을 가져왔답니다.

 

바로

2020 우수환경도서 일반 성인도서부문에

『습지 그림일기』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총 두 권이 선정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포스팅을 통해 알아보아요

 


 

우수환경도서란?

경부와 한국환경교육협회에서 우수한 환경도서의 발굴·홍보와 독서 기회를 확대하고 출판사의 환경도서 출판 의욕을 고취하고자 2년마다 학계와 출판, 환경 단체 등 관련분야 전문가 10명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도서입니다.

 


 

2020우수환경도서

 

<일반 성인도서> 부문

 

<습지 그림일기> (박은경 지음)

 ▶서울 도심에 나타난 고마운 습지!

13년의 관찰일기, 습지 생태 변화를 글과 그림으로 담다.

박은경 습지 활동가가 북한산국립공원에 있는 진관동 습지를 보전하고 관찰하려는 노력으로 2005년부터 지금까지 13년 동안 습지생태의 변화와 다양한 생물을 켜켜이 담은 그림일기다. 책은 저자가 기록한 관찰일기를 정리해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습지의 모습과 그곳에 사는 생물들의 모습을 담았다.
참개구리가 웅덩이에 뛰어드는 소리, 둥지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멧비둘기 알, 눈처럼 날리는 버드나무 씨앗 등 습지가 들려주는 왁자지껄한 생명의 이야기는 답답한 도심 한가운데 커다란 숨구멍이 된다. 저자는 습지에 사는 생물들에게 다정한 안부를 건네며 함께 살아가는 기쁨과 가치를 전한다. 한편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와 개발로 훼손되고 있는 습지를 걱정하며 습지를 보존하고 지켜나가길 당부한다.

 

☞ 책속에서

p. 13 이곳은 국립공원 안에 속해 있지만 전부 개인 사유지이기도 하다. 환경관련 종사자들은 보전하려는 곳이고, 돈을 벌고 싶은 소유주들은 개발을 하고 싶어 하는 대립의 장소이다. 그런데 이곳은 인간들이 그러든가 말든가, 때가 되면 봄이 오고 꽃이 피듯 자연의 순리에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생물의 터전이다. 도심에 있는 이곳을 인간과 생물들이 공동명의로 함께하는 것은 어려운 것일까?

P. 15 봄꽃을 기다리는 초봄에 땅이 질퍽질퍽 햇살에 반짝이고 신발에 흙이 쩍쩍 붙는 걸 보며, 아~ 나는 이곳에서 흙을 밟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집을 나와서 걷고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이곳에 와서 흙을 밟아보는 거였다. 어쩌면 흙을 밟기 위해 이곳에 오는 것은 아닐까?

P. 32 귀한 도롱뇽에게 가 있다. 점점 말라가고 있는 위태롭고 불안한 물가. 그나마 얼마 되지 않은 공간에 어김없이 도롱뇽이 찾아와 작년과 같은 그 자리에 알을 낳으면 어찌나 반갑던지. 고맙기 그지없다.

P. 142 어김없이 겨울이 왔고 콩새, 쑥새, 긴꼬리홍양진이, 큰부리밀화부리 등 겨울철새들이 습지에 찾아왔다. 바람 없고 청명한 겨울날, 이런 날을 매들이 좋아한다고 두원 군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무섭게 하늘에서 매 같은 녀석이 큰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고 있다.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조혜원 지음)

 

 

▶“글맛 뚝뚝, 힐링에 최고!”
일기장과 주경야페로 따뜻한 공감을 엮어낸 글

이 책은 시골에 둥지를 튼 첫날부터 써내려간 일기장과 산골살림을 하면서 첫발을 디딘 페이스북에 남긴 글 가운데 알토란들을 고르고 엮었다. 글쓴이는 “날마다 맞닥뜨리는 새롭고 놀라운 시간들을 인생 공책에 꼭 남기고 싶다”는 바람으로 산골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주경야페’(낮엔 밭일하고 밤엔 페이스북 글쓰기)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소박한 나날들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었다. 동요부터 대중가요, 민중가요, 민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래를 징검다리 삼아 날적이처럼 띄워 보낸 소소한 일상 이야기는, 따뜻한 감성과 생생한 전개가 어우러져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 책속에서

P. 97 사람 먹을거리로 쓸모없게 된 덕에 저리도 환하게 피어난 당근꽃. 살아가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의미가 있음을 대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모자람이 있기에 다른 무엇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되는 거라고, 모자란 나를 다독여주는 것만 같다.

P. 133 부추김치 한 접시에 막걸리 한 병 비우니 부추 하나만 바라보고 움직인 하루가 마무리됐다. 날마다 먹는 일로 꽉 찬다. 도시에 남았더라면 평생 안 먹고 살았을지도 모를 음식들을 끊임없이 만들고 먹는다. 먹고산다, 먹고 산다. 사는 데 먹는 일은 이토록 중요한 거였어.

P. 182 초록빛 스러진 자리마다 문득문득 버섯들이 눈에 밟힌다. 봄부터 여름까지 싱그러움 자랑하던 꽃과 풀과 나무들. 살아 있는 많은 것들이 생을 다하는 가을 산에, 보일 듯 보이지 않을 듯 흐르는 생명의 기운이 버섯을 타고 내 몸과 마음으로 천천히 흘러 들어온다.

P. 207 그러고 보니 엄마 살아계실 때 음식 한번 제대로 해드린 적이 없네. 하늘까지 갈 수 있는 택배가 있다면, 그래서 이 김치라도 맛보여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빗방울 소리를 음악 삼아 두 권의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요?

마침 우수환경도서 독후감 공모전도 열렸으니,

초록빛 향기나는 여러분의 독후감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2020우수환경도서 외에도 다른 해 선정된 환경도서로 참여해도 괜찮답니다!

우리 모두 책 읽어요~

☞우수환경도서 독후감 공모전 확인하러 가기

 

 

습지 그림일기 - 10점
박은경 지음/산지니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 10점
조혜원 지음/산지니

Posted by 이승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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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지니북 2020.07.14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축하합니다

  2. BlogIcon Peace21 2020.07.14 09: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아요!
    최근에 포스팅한 책 두 권이 나란히 "우수환경도서"로 선정되어, 더 좋아요~ ㅎㅎ

안녕하세요. 와이 편집자입니다. 

요즘 작가나 연예인이 책을 직접 낭독해주는 오디오북이 인기가 많죠? 
저도 공유의 오디오북에 대한 사심을 들어냈는데요.
어제는 이병률 시인의 신작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오디오북을 들었습니다. 

이병률 시인이 시 한 편을 읽고 시에 얽힌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인데

7월 6일부터 30일까지 하루 한 편씩 연재 형식으로 오디오북이 공개됩니다.

시 행간에 숨은 시인의 이야기는 물론, 시인의 목소리까지 
낭독회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시가 있었는데요. 
셋이서 사는 게 좋겠다입니다.


https://audioclip.naver.com/serial/leebyungryul


꼭 기존의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아니라 새로운 가족 형태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시였어요. 실제로 작가에게 어느 부부가 함께 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최근 새로운 가족 형태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이 많이 나오는데요. 출판사에서도 <폴리아모리>와 <윤리적 잡년>을 출간했습니다. 짜잔! 



윤리적 잡년폴리아모리에 대한 개념을 제시하였다 하여 ‘폴리 성서로 불린답니다. 이 책의 원서는 1997년 처음 출간되었고 당시 당연히 파급력이 어마어마했겠죠? 이 책은 2017년에 출간된 가장 최신 개정판을 번역한 책입니다. 


둘에서 여럿으로, 이분법을 넘은 열린 관계와 탐구
무엇이든 가능하다

둘에서 여럿으로 관계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기 위해서는 주의해야 할 것들이 많다. 모든 관계의 기본이면서 특히 열린 관계에서 중요한 원칙은 누구도 타인을 소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저마다의 인생을 살고 개인적 요구를 결정하며 그 요구들을 충족시킬 책임은 각자에게 있다. 윤리적 잡년에서 경계는 사람의 관계가 어디에서 끝나고 시작되는지, 사람은 어떻게 개별적으로 존재하는지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계를 재설정하면서 닫힌 관계에서 열린 관계로 나아가게 한다.
저자 재닛 하디와 도씨 이스턴은 다양한 관계와 사랑의 방식을 인정하는 것이 각자 자신을 솔직하게 탐구하고 결정하는 시작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와 함께 일부일처제나 독점연애는 계속되고 주류의 형태로 남겠지만, 다른 선택지에도 시야를 열어두라고 당부한다. 여지를 키워 계속 적응하면 관계의 형태는 새롭게 진화할 것이고, 사회가 만들어놓은 틀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답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담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함께 사는 폴리아모리 에세이입니다.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레즈비언의 결혼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조금씩 다양한 관계의 책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책들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또 이 책을 읽으신 분이라면, 새로운 관계 맺기를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윤리적 잡년』을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추천드립니다!)

그런데 저는 편집하면서 꼭 이 책에 나오는 폴리아모리, 동성애자, 논바이어리 등에만 『윤리적 잡년』 방식이 적용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과 약속을 잡기 전 상대방에게 의사를 묻고, 화가 나는 일이 있다면 왜 화가 났는지 서로 소통하고,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고, 어떠한 상황이든 내가 원할 때는 예스, 내가 원하지 않을 때는 아니오 라고 말한다면 (음음 그 외에 아주아주 많은 방법들이 있답니다.) 전통적인 결혼생활에도 충분히 적용해볼 만한 관계설정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열린 관계를 떠나서 타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나는 타인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사유가 빛나는 책입니다. 편집하는 동안은 힘들었지만(분량이요ㅠㅠ) 이번 기회에 새로운 시각으로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답니다. 


여러분은 둘이 좋으신가요? 셋이 좋으신가요? 아니면 혼자가 좋은신가요? 

이제는 우리 사회가 전통적인 결혼방식뿐만 아니라 타인과 관계 맺기에 대한 고민을 더 개방적으로, 더 활발하게 고민하고 사유해야 할 시간 같아요. 그 고민의 깊이 만큼 나와 타인을 더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관계 맺기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더 너그러워질 수 있겠죠.


우리는 모든 사람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자유롭게 사랑을 표현했으면 좋겠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공동체, 연결, 터치와 섹스와 사랑을 많이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아이들이 대가족, 그러니까 현대의 소외 속에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 마을에서 자라기를 바란다. 거기에는 그 아이들과 서로를 사랑하는 어른들이 충분히 있기에, 사랑과 관심과 보살핌이 넘친다.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고도 남는다. 환자와 노인은 사랑이 담긴 손으로 보살핌을 받으며, 서로를 아끼는 사람들이 자원을 공유하는 세상이었으면 한다.

채워질 가망이 없는 욕망에 시달리지 않고, 욕망이 수치스럽거나 꿈이 좌절되어 괴로워하지 않으며, 사랑이나 섹스의 결핍에 굶주리지 않는 세상을 우리는 꿈꾼다. 자신의 역량보다 적은 역량의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문화적 규칙에 제한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바란다. 삶의 선택이나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한 선택이나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의 선택을 놓고, 자신과 연인 말고는 아무도 결정권이 없는 세상을 우리는 꿈꾼다. 누구를 사랑하든지, 얼마나 사랑하든지. 그리고 바라건대 우리 모두 평생의 꿈이 실현되기를. _본문 중에서


윤리적 잡년 - 10점
재닛 하디.도씨 이스턴 지음, 금경숙.곽규환 옮김/해피북미디어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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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 여성들의 시간을 되짚다

국 사회 페미니즘을 진단하는 연구자 손희정은 3년 전 저서에서 지금의 시대정신을 `페미니즘 리부트(reboot)`로 정의했다. 2015년을 전후로 재정의되기 시작한 페미니즘을 압축하는 단어였다. 이후 5년, 문학계도 화답하듯이 여성 작가들의 서사가 주류를 이뤘다. 올해 6월 이후 출간된 여성 소설가의 신작만 10권이 넘는다.

2020년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 젊은 여성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김성중 단편집 `에디 혹은 애슐리`(창비)부터 눈길을 잡는다. 수록된 단편 `상속`이 압권이다. 창작 아카데미에서 소설을 가르치던 20대 선생에게 뇌종양이 발병하자 40대 여성 기주는 간병을 자처한다. 기주에게 우연한 돌파구였던 소설은 그의 모든 것을 바꿨다. 섬망에 빠진 선생은 기주에게 책을 물려주지만 기주의 글은 진척이 없다. 10년쯤 지나 기주는 암에 걸린다. 찬란한 명저를 생의 마지막으로 읽으며 밑줄을 긋던 기주는 아카데미 동기 선영에게 책을 소포로 전달한다. 유한한 인간의 운명 속에서 사라질 것과 영속적일 것의 관계를 소설은 이야기한다.

손보미 장편 `작은 동네`(문학과지성사)는 기억과 망각의 인간을 묻는 작품이다. 죽기 전의 엄마는 `나`에게 유년 시절 살던 작은 동네에 관한 얘기를 전했다. 명확하게 기억되는 동네와 `나`가 확인하게 되는 공간은 다르다. 비밀스러운 추리극 같던 소설은 한 번의 화재사건과 기억 속 한 사람을 끄집어낸다. 망각 앞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할지를 묻는 묵직한 소설이다.

정세랑 장편 `시선으로부터,`(문학동네)는 큭큭 대는 문장으로 열리지만 여성이 처한 위치를 돌아보게 만든다. 엄마의 제사를 하와이에서 치르려는 딸들의 서사다. 전쟁을 겪고 하와이에서 새 삶을 살았던 여성 예술가인 엄마는 생전에 TV에서 "큰딸에게 나 죽고 절대 제사 지낼 생각일랑 말라고 해놨습니다"라는 진보적 발언으로 유명했던 인물이었다. 딸들은 과연 무사히 제사를 마칠까. 엄마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강화길 단편집 `화이트 호스`(문학동네)에서는 단편 `음복`부터 펼치게 된다. 결혼 3개월 뒤 시할아버지 제사에 참석한 `나`는 사사건건 긴장을 유발하는 남편 고모가 내내 불편하다. 정작 고모가 꾸짖는 `나`의 남편은 무표정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무관심하다. 순간 `나`는 시댁 내력을 간파한다. 진짜 악역은 목청 큰 고모가 아니었다. "여성들의 희생을 통해 무지할 수 있는 권력을 대가 없이 승계받는" 남편이 악역이었다. 남성의 음복(飮福) 이면에서 목소리를 상실한 여성이 있었음을 소설은 밝힌다.

한정현 단편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민음사)는 20세기 여성을 4대에 걸쳐 바라본다. 경성 최고 권번을 졸업한 만신 유순옥, 모친에 이어 대무녀가 된 아들 희, 여성 국극배우가 된 주희, 주희의 조카로 서울대 시위 중 사망한 트렌스젠더 제인까지 `퀴어·여성·예술` 노동자의 시간을 되짚는다. 해녀들의 `숨비소리`를 환기하는 장면의 대사 "살아남은 여성들에겐 숨소리뿐인가 봐"는 한국 여성을 응축한다.

이수경의 `자연사박물관`(도서출판 강) 표제작은 잔혹한 삶의 여러 정면을 들여다본다. 부부가 도착한 자연사박물관에는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져가고 있는 것들"이 전시돼 있다. 소설 안에 전시된 것은 박물관 유리창 밖에 만연한 인간의 불행 같다. 황모과 SF단편집 `밤의 얼굴들`(허블)의 수록작 `모멘트 아케이드`는 전율의 반전을 선사한다.

삶의 모든 순간을 데이터화해 매매하는 모멘트 아케이드가 배경이다. 치매를 앓는 엄마를 혼자 간호하던 `나`는 자신을 버린 언니의 기억에 접속한다. 육체를 상실한 기억은 어디로 가는가란 질문을 건넨다.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인간의 무력을 그린 박유리 장편 `은희`(한겨레출판), 기자 `륜`의 추적을 통해 진실을 어떻게 정의할지 고민하는 황경란 단편집 `사람들`(산지니), 불안의 미궁을 도도히 추적하는 시(詩)같은 소설들이 꽉 찬 허희정 단편집 `실패한 여름휴가`(문학과지성사) 등도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김유태 기자

 

[매일경제 원문 보기]

 

 

사람들 - 10점
황경란 지음/산지니

Posted by 김소민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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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과 함께 그늘을 걷다"
노동자 청년들의 꿈과 삶이 공존하길

지금 여기의 전태일

50년이 지났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전태일 열사가 스물세 살 젊은 나이에 분신한 그 때로부터 자그마치 50년이다. 아직도 현장에서는 과로로 차별로 산재로 노동자가 죽어 가고 있다. 죽음으로 이끄는 현장 실습생들의 열악한 환경은 평화시장의 가혹한 노동환경을 떠올리게 하며, 동준이 동균이 민호, 어린 청년들의 죽음은 어린 여공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았던 태일의 죽음과 겹쳐 보인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는 태일의 외침은 비정규직을 방치하지 말라고 피켓을 들었던 용균과 닮아 있다.

 

“태일과 함께 그늘을 걷다”는 스스로를 ‘글 재봉사’라고 칭하는 고등학교 국어교사 강성규가 전태일의 짧은 생애에서 결정적인 순간들을 찾아, 그것을 지금 청년들의 삶 속에 되살린 노동 인문서이다. 저자는 전태일을 ‘기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마음을 ‘현재화’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과거의 일을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국을 발로 뛰며 인터뷰하고 취재하면서 청년노동자들, 이주노동자들, 플랫폼 노동자들처럼 우리사회 곳곳에 존재하나 불안정하기만 한 이 땅의 청년노동자들의 삶을 한데 엮어 생생함을 더했다.

 

태일과 함께 걷다

“태일과 함께 그늘을 걷다”는 전태일 50주기 공동 출판 프로젝트 ‘너는 나다’의 일환으로 기획한 책이다. 전태일 열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갈마바람, 나름북스, 리얼부커스, 보리, 북치는소년, 비글스쿨, 산지니, 아이들은 자연이다, 철수와영희, 학교도서관저널, 한티재 등국내 출판사 11곳이 힘을 모았다. 이번 책 출간은 지난 1969년 전태일이 10여명의 재단사 친구들과 함께 '바보회'를 구성해 평화시장의 어려운 노동현실을 바꾸려 했던 뜻을 되살리고자 진행됐으며, 출판사들은 책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18년 11월부터 1년6개월 동안 노력했다. 노동조합, 기본소득, 중국 여성 노동자, 노동인권교육, 진보정치사, 노동소설, 전태일 만화 등 다양한 주제와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출판사들은 지난 2월 전태일재단과 연대 협약을 맺고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고 알리는 데 서로 연대하기로 했으며, 책마다 인세 1%를 전태일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가장 인간다운 인간’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벗’이었던 영원한 청년 전태일은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세상의 그늘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2020년 우리는 아직도 만연한 세상의 그늘을 태일과 함께 걸으며 노동자 청년들의 꿈과 삶이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꿈꾼다. 

 임욱영 기자

 

[노동과 희망 원문보기]

 

산지니에서는 전태일 50주기 공동 출판 프로젝트 '너는 나다'로 이창우의 『전태일에서 노회찬까지』를 출간했습니다!

 

전태일에서 노회찬까지 - 10점
이창우 지음/산지니

 

Posted by 김소민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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