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열무 편집자입니다.


요즘 저는 현대시조 비평집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현대시조라니, 조금은 생경한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조...
저도 고등학생 때 마지막으로 읽어본 것 같은데요, 
(이 몸이 죽고죽어 일백번 고쳐 죽는 바로 그 시조..) 
현대시조는 그 조어(語)부터 굉장히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ㅎㅎ 
고려 말부터 제창되었던 시조 앞에 '현대'라는 명사가 붙으니 그 조합이 무척 재미있어져요! 
이번 원고를 맡으면서, 시조의 생명력과 매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어 즐겁게 작업하고 있답니다 :)

그래서, 이번주엔 김종목 시조시인의 현대시조집인 『슬로시티』를 읽어보았어요!

이 시집을 읽다보면, 튼튼한 정형시인 줄로만 알았던 '시조'의 다채로운 변화에 다소 놀라게 됩니다. 
하지만 시조의 뼈대를 이루는 것이 정형시라는 '형식'인 것은 결코 아닐 거예요.
그렇담 무엇이 시조를 시조로 만드는 걸까요?

그 비밀은 곧 출간될 시조비평집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그전에 먼저 『슬로시티』로 현대시조의 매력을 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 수 놓아두고 갈게요 ㅎㅎ



옛날의 사랑

                     김종목


옛날의 사랑은 천천히 왔었다네

불꽃같이 성질 급한 사랑이 결코 아닌

느리게

조금은 속 터지게

그렇게 왔었다네.


담 너머로 눈빛을 수도 없이 던지면서

가슴 태우며 밤잠을 설치면서

어쩌다 마주친 눈길에 가슴 쿵쿵거리면서.


그렇게 여러 해가 흘러가고 난 뒤에야

겨우 편지를 주고받곤 했었지만

지금은

인터넷 핸드폰으로

부리나케 해버리지.


화끈해서 좋은지는 아직 나는 모른다네

그래도 은근한 그 옛날이 그리워서

느리게 다시 한 번 더 사랑하고 싶다네.


Posted by _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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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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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에 진행되었던 『완월동 여자들』 라이브 북토크 풀버전 영상이 

산지니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었습니다. 


라이브방송을 놓치신 분들, 

다시 한번 정경숙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분들, 

지금 산지니 유튜브 채널로 오세요 💨


👇👇👇

북토크 보러 가기(좋아요, 구독, 댓글은 새싹 유튜버에게 큰 힘이 됩니닷!)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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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가 말하다

마르크스주의 이후 마르크스의 재발견 


▲ Karl Marx 1818년 5월 5일-1883년 3월 14일



이 책은 사사키 류지(佐々木隆治)가 쓴 마르크스 입문서인 『칼 마르크스: ‘자본주의’와 투쟁한 사회사상가』(치쿠마신서, 2016)를 옮긴 것이다. 저자는 1974년생으로 현재 릿쿄대학 경제학부 준교수이며, 마르크스의 경제이론과 사회사상을 전공했다. 저자는 이 책 외에도 『마르크스의 물상화론: 자본주의 비판으로서의 소재의 사상』(2012), 『우리는 왜 일하는가』(2012), 『마르크스의 자본론』(2018) 등을 출판했으며, 계간 『마르크스주의 연구』에도 자신의 논문을 출판한 바 있다.

국내외에 이미 마르크스 입문서로서 좋은 책들이 다수 출간되어 있는데, 굳이 한 권 더 보탠 것은 이 책에만 고유한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은 마르크스(Marx)를 마르크스주의(Marxism)라는 의례적 프리즘을 통해서가 아니라, 마르크스 본래의 사상 그대로 재현하려 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만년의 마르크스는 “분명한 것은 내가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라면서, 마르크스주의와 단호하게 선을 그었지만, 지난 세기까지 마르크스는 거의 항상 각종 마르크스주의(레닌주의, 스탈린주의, 트로츠키주의, 마오주의, 그람시주의, 알튀쎄르주의, 자율주의 등등)와 연결되어 ‘아전인수’(我田引水) 식으로 소비되어왔다. 하지만 지난 세기말 이런 종류의 마르크스주의들이 모두 파산하면서 ‘마르크스로의 복귀’(Return to Marx), 혹은 ‘마르크스 재현’(Marx Revival)이라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이 새로운 흐름은 마르크스의 사상을 가치형태론과 물상화론에서 출발하는 자본주의 비판과 어소시에이션, 물질대사, 공동체, 젠더에 기초한 포스트자본주의 대안을 중심으로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각종 마르크스주의들과 확연하게 구별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새로운 마르크스 연구 흐름에 기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책은 마르크스 본래의 사상을 재현하기 위해 기존의 마르크스주의들에서는 거의 무시 되었던 마르크스가 남긴 방대한 분량의 미출간 원고, 특히 마르크스의 ‘발췌 노트’에 대한 최근의 엄밀한 텍스트학적 연구의 주요 성과가 반영되어 있다. 실제로 저자는 마르크스의 출판 및 미출판 원고를 모두 출판하는 프로젝트인 ‘새로운 『마르크스·엥겔스 전집』’(MEGA2)의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최근 일본의 마르크스 연구 성과를 집약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다. 일본의 마르크스 연구는 1980년대 우리나라에도 우노 고조(宇野弘蔵), 도미츠카 료조(富塚良三), 히라타 기요아키(平田清明) 등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중심으로 소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일본의 주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비판하고 ‘마르크스로의 복귀’ 경향을 주도하고 있는, 구루마 사메조(久留間鮫造)에서 비롯되어 오타니 데이노스케(大谷禎之介)로 이어지는 일본의 마르크스 연구의 새로운 흐름은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이 책에서는 그 핵심 문제의식과 대표성과가 압축적으로 소개된다. 주지하듯이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마르크스 연구에서도 영미권 연구가 실제보다 고평가되어 있는 반면, 양적·질적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마르크스 연구는 턱없이 저평가되어 있는데, 이 책은 이런 착오를 교정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각각 초기, 중기 및 만년의 마르크스에 대응한다. 먼저 1장 ‘자본주의를 문제삼기까지(1818-1848): 초기 마르크스의 새로운 유물론’은 청년 마르크스의 사상의 형성과정을 전기적 형식으로 추적하면서, 마르크스가 이 시기에 철학 비판을 수행하고 ‘새로운 유물론’을 정립하는 과정을 개관한다. 저자에 따르면, 청년 마르크스가 정립한 ‘새로운 유물론’은 옛 소련의 『철학 교정』 등이 체계화한 이른바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아니라, 철학 그 자체에 대한 비판이다.

이 책의 본론인 2장 ‘자본주의를 보는 방식을 바꾸다(1848-1867): 마르크스의 경제학 비판’에서 저자는 마르크스의 대표작인 『자본론』 전 3권의 주요 내용을 경제적 형태규정 비판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기존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은 흔히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자본의 노동 착취와 부익부·빈익빈의 메커니즘을 해명한 ‘노동자의 경제학’으로 환원하지만, 이 책은 이와 달리 『자본론』의 핵심은 ‘대안적 경제학’이 아닌 경제학 비판, 즉 자본주의에서 경제적 형태규정에 대한 비판에 있다고 이해한다. 저자가 『자본론』에서 가치형태론의 결정적 의의를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저자는 난해하기로 유명한 마르크스의 가치형태론을 ‘가격표’ 비유를 들어 재미있게 설명하는데 이는 이 책의 압권이다. 저자에 따르면 기존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서는 마르크스의 사상이 사적 소유와 노동 착취 비판으로 환원되어, 자본주의에서 권력의 원천은 노동의 특수한 형태(소외된 임금노동)를 끊임없이 생성시키는 경제적 형태규정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못한다. 게다가 자본주의의 극복도 사적 소유의 수탈과 국가권력 장악으로 환원되어, 마르크스의 포스트자본주의 대안에서 핵심적인 어소시에이션의 역할은 주변화되고 만다. 물론 서구에서도 루빈, 파슈카니스, 루카치, 아도르노, ‘새로운 마르크스 독해’(Neue Marx-Lektüre) 그룹으로 이어지는 흐름에서는 마르크스 사상에서 경제적 형태규정 비판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지만, 이 책은 일본에서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가치형태론 연구 성과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3장 ‘자본주의와 어떻게 싸울까 (1867-1883): 만년의 마르크스이 물질대사의 사상’에서 저자는 마르크스의 포스트자본주의 대안을  어소시에이션, 물질대사, 공동체, 젠더 등에 관한 만년의 마르크스의 사유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이는 이 책의 백미이다. 특히 3장에는 만년의 마르크스의 ‘발췌 노트’를 비롯한 MEGA2를 활용한 최근의 국제적 성과들[예컨대 케빈 앤더슨(Kevin Anderson)의 『마르크스의 주변부 연구』(정구현·정성진 옮김, 한울, 2020), 사이토 고헤이(斎藤幸平)의 『마르크스의 생태사회주의』(추선영 옮김, 두번째테제, 2020), 헤더 브라운(Heather Brown)의 『마르크스의 젠더와 가족 이론』(2012) 등]의 핵심이 잘 소개되어 있어 유용하다. 저자에 따르면 만년의 마르크스 사유의 중심은 자본주의의 주된 모순을 형태규정(Formbestimmun)과 물질대사(Stoffwechsel) 간의 모순으로 파악하고, 이를 통해 변혁의 전망을 밝히는 것이었다.

끝으로 저자는 마르크스의 포스트자본주의 대안을 ‘어소시에이트한 인간들이 물질대사를 합리적으로 규제하고 자신들의 인간성에 가장 걸맞도록 이 물질대사를 행하는 사회’로 이해하고, 이로부터 페미니즘과 기후변화 운동과 같은 ‘새로운 사회운동’을 계급투쟁의 필수적 부분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는 근년 우리나라 좌파의 대항헤게모니 이념으로 부상하고 있는‘적녹보 패러다임’과 공명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자본주의에서 경제적 형태규정 비판 및 물질대사의 교란 비판과 포스트자본주의 대안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마르크스 본래의 사상은 최근 COVID-19 팬데믹과 급격한 기후변화 속에서 존재 자체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 시의적절하고 유용한 통찰을 제공한다.


정성진 경상대학교·경제학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계간 『마르크스주의 연구』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21세기 마르크스 경제학』(2020) 등이 있으며, 『마르크스의 주변부 연구』(2020)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한 권으로 읽는 마르크스와 자본론 - 10점
사사키 류지 지음, 정성진 옮김/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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