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산지니에서 열심히 배우고 있는 학생 인턴 김동규입니다!

오늘은 정광모 작가님의 소설집 콜트 45로 남포문고 138’에서 진행한 문학 톡! !

행사에 다녀온 후기를 남기려고 해요.

소설집 안에 단편인 견습생 풍백에서 휴가 떠난 우사(雨師)의 빈자리가 큰지,

가는 길에 아주 어마어마한 비가 저를 반겨주더라구요 ...

그래도 이 무시무시한 비를 뚫고 들어가니 미술 개인전이 전시 중이었는데요,

많은 그림이 조명을 받으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어요.

57번 자화상에서도 미술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혹시 이런 이유에서 이 장소를 고르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북토크는 강희철 해설자분이 정광모 작가님의 양력을 소개하면서 시작되었는데요,

놀랍게도 정광모 작가님은 부산대와 한국외대 정책과학대학원을 졸업하셨다고 해요!

소설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과인데 이런 이과적인 감성이 소설에서 많이 반영된 것 같아요.

 

얘기를 시작하면서 6편의 단편 중 표지를 왜 콜트 45를 고르셨는지 사회자분께서 질문해주셨는데,

부산소설문학상을 받은 소설이고

장소·시대적 배경이 부산(수정동)으로 설정되어 있는 소설이라 고르셨다고 해요.

 

각 단편에 대한 이야기도 모두 하셨는데, 종합적으로 얘기해 보자면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셨어요.

작가님은 소설을 쓰실 때 주제의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각 소설이 무엇을 얘기하고 있는지 읽으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주인님, 나와 타나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나요. 오늘까지 주인님은 저를 타나로 아셨어요. 인간이 지닌 눈과 코와 귀의 감각은 본디 허약하기 짝이 없어요. 주인님의 시각과 후각과 청각, 그 감각이 모두 합쳐 저를 타나로 보았다면, 전 타나예요. 주인님이 비밀을 캐려고 하지 않았으면 전 저승 끝까지 영원히 타나였어요.” (p.152 『축제의 끝』 중)

저는 개인적으로 축제의 끝을 가장 재밌게 읽었는데, 소재도 좋고 글 자체도 너무 재밌게 읽혔거든요.

AI와 인간, 요즘엔 많이 사용되는 소재이긴 하지만

작가님만의 세계관과 전개 방식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여러분은 어느 소설을 가장 재밌게 읽으셨나요?

(물론, 모든 단편이 다 재밌어요!!)

 

마지막으로 작가님은 현재 한국문학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세계적인 위상을 갖지 못한다고 말씀하시면서

이러한 이유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며 이를 타파하는 것이 곧,

한국 문학이 나아가야 할 지점이 될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북토크는 1시간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으로 진행되었는데

소설의 뒷이야기를 이렇게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어요.

작가님이 어떻게 글을 쓰시는지, 소설에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같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어요!

 

그럼 이만 글을 줄이며, 다들 장마철 안전하고 조심히 보내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2379503

 

콜트 45

<작화증 사내>로 2013년 부산작가상, <토스쿠>로 아르코창작기금을 수상한 정광모 작가의 소설집.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소재와 특유의 냉철한 시각으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해온 저자는,

www.aladin.co.kr

 

Posted by 부산에서 책 만드는 이야기 : 산지니출판사 블로그 김 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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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보니 클래식 애호가, 내 이름은 페르마타 

일상의 스펙트럼 06

 

예비 선생님의 못 말리는 클래식 ‘덕질’라이프

그의 일상에 스민 클래식을 발견하는 순간

당신도 이미 클래식화되어 있을 것이다.

 

 ‘제와피’와 ‘지아코’ 전에 ‘바흐’와 ‘쇼스타코비치’가 있었다 

여기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20대 청년이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호두까기인형 모음곡을 듣는 것이 진리라는 이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클래식 애호가로서의 면모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시그니처 사운드 하면 ‘제와피’와 ‘지아코’보다 ‘바흐’와 ‘쇼스타코비치’를 먼저 떠올리고,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에 온전한 LP판을 발굴하기 위해 음반 가게를 전전한다. 여행의 피로는 온천보다 클래식 공연으로 씻어내야 한다는 이 못 말리는 클래식 애호가의 여정은 클래식이 가지고 있는 무겁고 마이너하다는 편견을 ‘클래식 덕질’로 승화시켜 버린다. 그의 ‘덕질’을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나도 모르는 새에 클래식 애호가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

 

클래식은 내 아이덴티티

클래식이 내 아이덴티티가 된 이상, 클래식 음악은 평생 나를 따라다니는 상징이자 취미가 될 것 같다. (p.16)

페르마타는 늘임표를 뜻하는 음악기호로, 음을 두세 배 더 길게 끌어 연주하라는 표시이다. 저자는 평소 자신의 급한 성격을 보완하고 여유롭게 살자는 의미로 이 기호를 자신의 닉네임으로 정했다. 자신의 삶과 성격에 늘임표가 필요하다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도 페르마타를 하나씩 선물한다.

이 책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찾아나가면 되는지,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이 어떤 일인지에 대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저자의 일상 곳곳에 녹아 있는 클래식에 대한 애정은 카페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심지어 공익근무를 하는 와중에도 불쑥불쑥 튀어 나온다. 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클래식은 자신의 취미를 찾아 가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 느린 일상과 다채로운 매일에 대한 가능성을 선물한다.

 

나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꿈꾼다

저자는 교육대학교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육성재단 ‘엘 시스테마’가 음악을 통해 빈민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하는 것처럼 언젠가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실현하는 데에 보탬이 되려 한다. 이 책을 톺아나가다 보면 저자가 클래식 음악과 아이들 사이의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 차근차근 발을 내딛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그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깨달아 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자연히 클래식의 미래에 희망을 품게 된다.

 

클래식의 대중화가 아닌 ‘대중의 클래식화’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저자가 바라는 것은 ‘대중의 클래식화’이다. 그를 위해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이렇게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클래식 음악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 속에서 특별한 음악으로 취급되어 왔다. 편견으로 외면 받은 좋은 음악들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젊은 클래식 애호가의 노력은 클래식을 가장 낡고 오래된 음악에서 더 없이 익숙하고 부담 없는 음악으로 만들어 준다. 오늘, 그가 얼마나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지 그의 ‘덕질’ 라이프를 들여다본다면 당신은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이미 클래식화되어 있을 것이다.

 

 

🎵 시리즈 소개

‘일상의 스펙트럼’은 다채로운 빛깔로 분해되는 일상을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내면의 만족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일과 삶을 이야기합니다.

 

🎵 첫 문장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하던 때였다.

 

🎵 책 속으로

p.13  20대 중반의 나이에 클래식 음악을 찾는 사람은 사실 흔치 않다. 심지어 주위의 나이 많은 어른들 중에도 클래식을 굳이 ‘찾아서’까지 듣는 사람을 보기는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클래식 음악은 내 가장 큰 아이덴티티가 됐다. 야구도 좋아하고 여행 다니는 것도 좋아하지만 나보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나만큼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주위에 널려 있다. 하지만 클래식에 관해서라면? 그렇게 흔치는 않은 것 같다.

p.132   혹자는 여독을 풀기 위해 일본 여행의 마지막을 온천욕으로 마무리하라고 이야기했지만, 적어도 나는 온천보다는 음악회가 훨씬 피로를 풀기에 좋다. 지끈거리던 머리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싹 나았다. 이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다.

p.164 좋으면서도 마음 한편이 씁쓸해졌다. 우리나라에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이 이렇게 없나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클래식 음반을 찾아볼 수 없는 끔찍한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와 노트북을 펴고 오늘 산 클래식 음반들에 대한 소개를 블로그에 주저리주저리 썼다. 할 수 있는 일이 이런 것밖에 없어서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나도 ‘대중의 클래식화’에 기여할 날이 오겠지!

p.202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갖게 되는 특별한 마음이다. 내 경우에는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연주회에 가고 싶다. 내 친구들 중 나와 연주회에 함께 가 보지 못한 친구가 없을 정도인데(혹시 있다면 앞으로 같이 가면 된다), 함께 연주회에 가는 일이 친구가 되기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가 된 셈이다.

p.209   아이들에게 직접 악기를 가르쳐 주거나, 지휘자가 되어 지휘를 해 줄 수는 없더라도, 스무 평 남짓한 작은 교실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음악이, 그중에서도 교향악이 가진 힘과 매력을 전달하는, 클래식 음악으로의 ‘징검다리’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어쩌면 내가 선생님이 되고 싶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p.213   클래식은 절대 특별한 음악이 아니다. 가장 오래되고 낡은 음악이며, 그렇기에 언제 꺼내 들어도 부담 없는 일상의 음악이다. 독자들에게 이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마음은, 다만 그것뿐이다.

 

🎵 추천사

신동욱을 만나면 음악이 들린다. 그는 교향곡이다. 다양한 음악을 보고 느끼고, 마음속에서 퍼즐을 맞추고, 화음을 이루게 하는 음악꾼이다. 피아노 수업 시간에 처음 만난 이 신기한 재주꾼이 대체 어떤 친구인지 궁금해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넘겨보았던 기억이 아련하다. 피아노, 관현악, 야구, 영어, 컴퓨터, 글쓰기… 블랙홀 같은 이 친구의 능력과 열정은 어디까지인지 아직도 알 수 없다. 다만, 누구보다도 음악꾼인 그가 연주했던 베토벤 비창 소나타의 진지함과 무게감이 아직도 내 마음 한 구석에 한 조각의 감동으로 각인되어 있을 뿐이다. 세계 어느 곳에 있든 음악과 함께 있을 때 가장 완벽한 행복을 누리는, 신동욱이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들은 재미와 감동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 최영미(피아니스트 • 서울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클래식음악을 향유하는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젊고 열정 가득한 이 클래식 애호가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클래식 애호가라, 덕분에 클래식음악의 미래에 대해 많은 희망을 품게 되었다. 음악은 단순히 연주회장을 넘어, 또 교실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이 책이 독자들과 클래식 음악 사이의 그러한 징검다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이영완(팀파니스트 •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 음악감독)

 

🎵 작가 소개

신동욱

어린 시절, 오디오가 CD를 먹는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었다. 그래서 30장짜리 클래식 전집 CD를 하나씩 바꿔 끼우면서 놀았다. 그렇게 클래식 음악을 처음 만났다.

CD 넣는 재미로 클래식을 듣기 시작한 저자는 어느덧 성장하여 교향악을 특히 사랑하는 스물 여섯 살 예비 초등 선생님이 되었다. 대학 입학 후에는 글쓰기에도 재미를 붙여 서울교대 학보사 편집국장을 지냈으며, KBS 교향악단 대학생 명예 기자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았다. 이때 ‘페르마타’라는 필명을 지었다. 페르마타는 늘임표라는 뜻의 음악기호다. 평소 급한 성격을 보완하고 숨 좀 쉬면서 여유 있게 살자는 뜻으로 지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정은 자랄수록 점점 커져, 오직 클래식 공연 하나만을 위해 방학마다 유럽, 미주 등지로 여행을 떠났다. 2019년부터는 전국 팔도 국내 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를 순례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진행하기도 했다. 많은 대중들이 클래식 음악을 어렵게 느끼고 있다. 클래식은 멀지 않은 곳에,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이에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공연 관람 후기, 명반 소개 등의 컨텐츠를 개발해 꾸준히 소통하는 등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음악교육을 통한 사회적 변화를 시도하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실현하는 데 일조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 차례

더보기

 

내 이름은 페르마타

어쩌다 보니 클래식 애호가

CD 세 장짜리 여행

베토벤이라 불리던 초딩

1악장은 조금 긴데요

재수생의 하루는 거슈윈으로 시작된다

이건 만 원이야

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음악

우리는 축복받은 청중이다

관객의 톤앤매너

악보를 사수하라

절판된 악보를 구했을 때의 기쁨이란

프로그램에도 궁합이 있다

하우스 룰을 존중해 주세요!

차마 댓글을 달지 않을 수 없는 후기

음악 속 음악

갑자기 !’

제와피지아코전에 바흐쇼스타코비치가 있었다

단 사흘 만에 작품 하나가 뚝딱?

작곡가들의 미신과 징크스

북한의 교향악

참으로 영국스러운

가장 바그너답지 않아서

죽기 전 택할 마지막 음악

딱 초기 스트라빈스키까지만!

신동욱, 쳐 보세요

뉴욕에 가면 반드시 하는 일

조금 제약이 심하다

휠체어 탄 지휘자

하늘에서 내려온 소프라노

세상에서 가장 우렁찬 브라보!

어깨가 들썩들썩

굳이 거기를 가야겠어?

뜻하지 않은 연주회, 운명적인 만남

포도 향 차이콥스키

엘렌 그리모를 좋아하던 그 친구

기차역에서 만난 팀파니스트

클래식이 흐르는 카페

푸르트벵글러가 뭔가?

클래식은 프리패스

잠이 오나, 잠이 오지 않나

초등학교 1학년,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를 만나다

비행기에 타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이거 브람스 아니야?

추운 겨울날의 작은 휴식처

더운 여름날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호두까기인형!

그 티켓, 다시 주세요!

사인 스타일, 연주 스타일

파바로티와 쿠렌치스

도서관 음악 섹터를 완파하리라

나만의 피날레

클래식 투수

, 내 친구가 돼라!

참 고마운 교향악단

나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꿈꾼다

에필로그

 

 

 

『어쩌다 보니 클래식 애호가, 내 이름은 페르마타 - 일상의 스펙트럼 06

신동욱 지음 | 224쪽 | 110*178 | 978-89-6545-735-0 02670

12,000원 | 2021 7 1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20대 청년의 음악 에세이.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클래식 애호가로서의 면모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이 책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찾아나가면 되는지,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이 어떤 일인지에 대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Posted by 부산에서 책 만드는 이야기 : 산지니출판사 블로그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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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 3호

오키나와, 주변성, 글쓰기

 

 

 

 

▶ 비평지 『문학/사상』 3호 출간,

로컬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진실성으로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 그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 『문학/사상』의 3호가 출간됐다. 2호에서 주변성의 개념과 그 이행을 위한 질문을 던졌다면, 이번 호에서는 주변부성을 좀 더 심화시키고 그 갈등과 모순에 접근하기 위한 구체적인 담론을 펼친다.

3호는 전보다 한 걸음 더 발전해 ∏비판-비평의 수가 하나 더 늘어 총 네 편의 글로 특집이 구성되었다. 도미야마 이치로, 사키하마 사나, 곽형덕, 심정명이 글에 힘을 실어주었는데 이들 모두 일본과 한국에서 연구와 담론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들이다. 오키나와에 관한 폭력과 지배 그리고 주변성에 입각한 문학이 특집을 이루며 독자에게 국민국가와 지역, 그 관계에 대한 관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또한 특집이 마무리를 짓는 자리에 구모룡 교수의 날카로운 제주 Ⅹ현장-비평을 실었다. 이어지는 ∞쟁점-서평에서는 주변부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구체적인 곳에서 찾는 진실을 마주한다. 우리는 3호로 말미암아 다양한 시각으로 로컬의 시작에 좀 더 접근하기 위한 기획을 해볼 수 있다.

 

 

▶ 일본과 한국을 횡단하는 오키나와 담론과 오키나와 문학, 그 주변성

 

특집에서 우리는 네 명의 사유를 엿볼 수 있다. 도미야마 이치로는 자신의 글 『시작의 앎』을 연장하며 오키나와에 관한 일본인들의 경계와 무지를 인지하고, 균열의 회복에 집중하는 과정을 읊는다. 특히 모자란 일본의 역사 인식을 문제 삼아 ‘안다’고 하는 삶의 영위에 대해 고뇌한다. 오키나와의 평화는 일본의 것이 아닌 자립된 그들의 몫이며 이것을 발언함으로써 무지를 인정하고 오키나와와 일본 두 관계성에 집중하며 회복을 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키하마 사나는 이하 후유의 ‘일류동조론’을 재독하여 이하 후유 그가 일본과 오키나와의 관계에 대해 반복적으로 물음을 제기하여 사후에도 많은 독자를 매혹시켜 왔음이 분명함을 이야기한다. 이하 후유는 제국적 평등을 위해 오키나와의 신기지 건설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옳고 그르다를 논하기 전에 중요한 것은 오키나와인과 일본인, 둘 사이에 대한 동등한 몫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그의 사상적 도전을 ‘신화 다시 쓰기’라 표현하는 사키하마 사나로 말미암아 이하의 텍스트야말로 혁명이며 폭력적인 주변부성에 대항하는 비폭력이자 인식적 평화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어서 곽형덕은 한국에서 진행하는 오키나와 문학 연구가 지니는 ‘유사성의 함정’을 논파하고 그에 따른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 지배당한 식민지라는 아픈 과거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오키나와는, 그 역사적 유사성으로 국민국가와 지역이라는 스케일의 한계를 뛰어넘어 버린다. 그러나 엄연히 다른 역학 관계 속에 있으므로 다양한 주변 국가와의 주변성을 확립시켜 여러 관계를 이해하고 고찰하여야 한다고 말해준다.

오키나와에 반복되는 폭력과 저항하는 힘의 존재를 메도루마 슌의 작품을 보며 끌어내고 있는 심정명은 그가 오키나와 신기지 건설에 어떤 식으로 대항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소설가인 메도루마 슌은 작품과 함께 다양한 육체적 행위로 시위를 표현한다. 그의 고독한 저항은 우리에게 ‘시작의 앎’의 의미를 깨달으라고 말하는 듯하다.

 

 

▶ 동아시아 지중해와 제주 해녀 로드

 

‘Ⅹ 현장-비평’으로 ‘동아시아 지중해와 제주 해녀 로드’를 실은 구모룡은 제주라는 텍스트를 읽어내는 시각에 대해 말한다. 제주를 제주의 관점으로 보면서 자기중심에 갇히지 않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제주 안의 주체이자 타자인 해녀는 여성문화라는 차원에서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으로서의 제주’라는 관점이 필요한 현 시점에, 타자의 관점이 아니라 제주의 관점에서 제주를 바라보고 해석하자고 제안한다. 이렇게 바라보면 해녀 문화의 동아시아적 위상이 보인다. 제주 해녀가 일본열도의 연안에서 남중국해를 경유하여 발해만에 이르고, 한반도의 남해와 동해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간 사실에서 제주라는 로컬과 한국이라는 네이션, 동아시아라는 리전, 세계라는 글로벌로 시야를 확장해 볼 수 있으며, 이렇게 로컬에서 동아시아지역으로 시좌를 넓힐 때 새로운 국면이 열린다고 말한다.

 

 

▶ 주변부성의 본질에 육박하는 단단한 글쓰기

 

어긋난 듯 비슷함을 띠는 네 개의 서평들은 한결같이 단단한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다. 나름대로 공통적인 지표를 그리며 부유하고 있는 글들은 독자에게 충분한 사유의 기회를 주며 우리 주변의 본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 한다. 문학평론가 강희정은 『억척의 기원』으로 역사적, 사회적 소수자들의 구술과 그에 대한 청취가 그들과의 진솔한 대화로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홍명교 기자는 『우한일기』를 읽고 코로나19 세태가 보여주는 중국 사회의 모순을 짚어준다. 중국이 이루고 있는 로컬적 폐쇄가 얼마나 우매한지, 오늘날 중국 사회가 ‘자유’를 이루고자 하는 행위가 어떤 상실과 딜레마를 상기시키는지 이야기하며 저자의 소시민적 의지를 느끼게 해준다. 안상학의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을 읽고 그의 시를 날카롭게 짚는 김만석 평론가는 어떤 풍경의 생성을 공통된 내장기관의 연결을 통해서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존재와 기억에 따른 ‘내장풍경론’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용된 신체로서 시를 바라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절박한 삶』은 다섯 명의 탈북 여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들은 정영선 소설가가 하나원에 근무하던 시절 만난 교육생이다. 『절박한 삶』의 저자는 북한 이주 여성의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하는 자신의 모습까지도 독자에게 보여주는데, 정영선 소설가는 이것이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한 고민의 결과라고 말한다. 항상 질문과 충고를 받는 탈북민은 더 이상 배제와 차별의 대상이 아니며, 도리어 그들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존재가 되고,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고 날카롭게 짚어준다.

 

 

첫 문장

문학과 사상의 대화 혹은 문학 안의 사상과 사상을 사유하는 문학을 지향하며 이제 3호를 내게 되었다.

 

책속으로_권두시

더보기

점유의 공화국

 

할 말 많은 새들이 잠을 깨운다 중구난방 회합장이 된 이 집 지붕은 누구 것인가,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잠깐 물어보는 사이에도 날아오고 날아간다 한 뙈기 텃밭은 무료급식소, 옆집 굴뚝에 세 사는 참새들이 내려와 종종 끼니를 때운다 까치가 가끔씩 입맞춤해도 잔디들은 군말이 없다

 

황금조팝 겨드랑이에서 노란 혀들이 솟아나고 있다 납작 엎드려 한파를 견디던 잔디도 옆으로 손을 뻗는다 본격적으로 거주지를 넓혀갈 때다, 지도자의 진군 나팔소리 없어도 알아서들 기어간다 잔디는 횡렬종대로 어깨를 겯고 침울한 기분을 떨치려는 듯 부추가 허리에 힘을 준다 수심이 깊어진 마늘과 수태 중인 달래가 동거한다

 

등기권리증이 통하지 않는 거주지

텃밭 공화국엔 형형색색 깃발들이 진동한다

인민들이 기지개를 켠다 지렁이도 나비도

말없이 대화하는 자유민주주의 공화국

추위와 배고픔을 증명하지 않아도 기초수급은 된다

 

뿔이 나고 있다 안간힘으로 밀어올리는 푸른 비명, 숨어지내던 갓도 깃대를 세우고 사철나무에 더부살이하던 더덕도 혀를 내민다 잔디들이 어깨 겯고 으쌰으샤 웃음을 터트린다 뽕나무 그늘 한 귀퉁이에서 꽃마리가 흥분해 잎을 떨고 제비꽃이 수줍게 환호한다 잔디가 파고들어도 개망초가 밀어붙여도 집집이 일가를 이루었다

 

옹색한 지하방 붙어 잘 수록 따닥따닥 새끼들만 늘었다 단결심 좋은 잔뿌리들은 안온한 거주처, 온몸이 굴삭기인 지렁이들도 새끼를 쳤다 바위가 엉덩짝 하나 내주어 고향도 출처도 모르는 꽃양귀비도 돌나물도 문패를 달았다 아무도 명령하지 않고 집행하는 이도 본 적 없지만 법은 지켜진다 아무도 찌르지 않는다 화살나무와 화살나무 사이 화살이 빽빽해도 상사화 잎과 긴병풀꽃은 무사하다

 

연푸른 혀들이 공중을 소요하는 사이

붉고 노란 꽃무데기들이 두세두세 산비얄을 내려온다

싸리순과 산고추나물 산달래 몇 덩거리가 내게로 이사왔다

덜퍽진 비닐봉다리와 내민 손 사이에 눈애리게 광막한 허공이 보였다

제 이름으로 땅 한 뙈기 소유하지 않아서 사시사철 산은 보살들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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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두시

점유의 공화국

 

∏ 비판-비평

전후 일본의 오키나와론, 그 곤란과 ‘시작의 앎’

이하 후유의 「일류동조론(日流同祖論)」 재독

-‘정치(la politique)’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유사성의 함정과 연대의 가능성

-한국에서 오키나와를 묻다

메도루마 슌과 대항으로서의 문학

 

Ⅹ 현장-비평

동아시아 지중해와 제주 해녀 로드

 

∞ 쟁점-서평

구술과 청취: 기록이 남는 순간

-『억척의 기원』

바이러스가 드러낸 다층적 시공간으로서의

중국 사회 모순

-『우한일기』

내장풍경론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

금기를 넘어와 분단에 갇힌

-『절박한 삶』

 

∽ 연속비평

「폭력-비판을 위하여」의 행간번역 (2)

 

 

 

 

문학/사상 3 : 오키나와, 주변성, 글쓰기 

구모룡 지음|199쪽145*225|15,000원|2021년 7월 12일

ISBN : 9788965457329[05800]ISSN : 2765-7167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 그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 3호는 전보다 한 걸음 더 발전해 ∏비판-비평의 수가 하나 더 늘어 총 네 편의 글로 특집이 구성되었다. 도미야마 이치로, 사키하마 사나, 곽형덕, 심정명이 글에 힘을 실어주었는데 이들 모두 일본과 한국에서 연구와 담론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들이다.
오키나와에 관한 폭력과 지배 그리고 주변성에 입각한 문학이 특집을 이루며 독자에게 국민국가와 지역, 그 관계에 대한 관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또한 특집이 마무리를 짓는 자리에 구모룡 교수의 날카로운 제주 Ⅹ현장-비평을 실었다. 이어지는 ∞쟁점-서평에서는 주변부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구체적인 곳에서 찾는 진실을 마주한다.

 

 

 

 

 

문학/사상 3 : 오키나와, 주변성, 글쓰기 

 

문학/사상 3 : 오키나와, 주변성, 글쓰기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 그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 3호는 전보다 한 걸음 더 발전해 ∏비판-비평의 수가 하나 더 늘어 총 네 편의 글로 특집이 구성되었다. 도미야마 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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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희곡: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레제드라마


읽는 희곡을 꿈꾸며

 

 ‘극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면모를 발굴하다


일본 탐미파 문학을 대표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郎, 1886~1965)의 극작가적 면모를 보여주는 희곡 작품들이 번역 출간되었다. 『문장의 희곡-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레제드라마』에서는 일본 주오대학에서 다니자키 준이치로 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나승회 부산대학교 일본연구소 전임연구원의 번역으로 다니자키의 희곡 5편을 국내 독자에게 소개한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다니자키의 소설 작품을 중심으로 번역되어 극작가(희곡가)로서의 역량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니자키는 지속적으로 연극적 양식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며 희곡 창작을 병행하여 극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였고, 시나리오와 대화극, 희곡체 소설까지 포함하여 약 30편의 희곡 관련 작품을 발표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소설가의 ‘희곡 시대’를 이끌다


『문장의 희곡』에 수록된 5편의 작품은 소설가의 희곡 창작이 늘어나고 창작극의 방향이 레제드라마로 집중되었던 다이쇼기(大正期)의 ‘희곡 시대’를 전후하여 발표된 것이다. 
다니자키의 초기 희곡 창작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사랑을 느낄 무렵」은 다니자키 본인의 최애 희곡으로 언급한 작품이며, 1913년 발표된 후 1981년 초연되기까지 오랜 기간 레제드라마로 ‘읽혀’ 왔던 희곡이다. 이 작품은 부유한 상인 집안의 서녀인 여주인공 오킨과 적장자이자 상속자인 신타로를 둘러싼 일종의 가권상속 다툼을 그린다. 오킨의 여체에 매료되는 신타로의 모습과 등장인물 모두를 압도하는 오킨의 존재감은 초기 다니자키 문학에 자주 등장하는 마조히즘 성향의 남자주인공과 마성의 여성이라는 남녀관계의 구조를 ‘극’형식 속에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기혼자와 이혼자」는 대화극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차용한 레제드라마이다. 극 전반을 관통하는 문학사와 법학사의 대화는 작가 자신의 이혼과 관련한 실생활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작품 속 두 남성의 대화 속에 다지나키 자신의 결혼관과 여성관을 투영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자유롭고 개방된 시대 분위기 속에서 
연극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문학세계를 표출하다


「흰 여우 온천」은 1923년 작품으로 다니자키가 가장 활발하게 희곡을 집필하던 시기에 창작되었다. 달 밝은 밤 흰 여우가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을 본 자는 여우에 홀려 버린다는 속설을 바탕으로, 고베의 양복점에서 일하던 가쿠타로가 정신이 이상해져서 고향으로 돌아온 뒤, 밤마다 산골짜기 계곡의 온천탕 주변을 배회하다가 백인여성 로사로 둔갑한 흰 여우에게 홀려 익사한다는 내용이다. 흰 여우의 표상은 다니자키 문학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로, 이 작품에서는 달빛을 받으며 은은하게 빛나는 여우의 새하얀 털과 백인여성의 하얀 살갗이 오버랩되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1925년 작품 「만돌린을 켜는 남자」는 도플갱어를 모티브로 한 희곡으로, 자신의 아내를 빼앗으려는 남자를 두려워하는 맹인이 그 남자(자기 자신)가 연주하는 만돌린 소리를 피해 도주하다가 호수에 잠겨 죽음을 맞이하는 내용이다. 호수에 비치는 차디찬 달빛과 은은하게 울리는 만돌린 소리를 배경으로 아내를 향한 맹인의 집요하고도 이중적인 애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돈을 빌리러 온 남자」는 1926년에 창작된 사실적 분위기의 1막극이다. 해외출장을 다녀온 도요타의 집에 평소 자주 돈을 꾸러 오던 하세가와가 방문해서 여행이야기를 나누던 중 둘의 대화는 공통의 지인인 우사미의 낡은 회중시계로 이어진다. 이를 이용하여 하세가와가 도요타에게 사기로 돈을 빌리려 하지만, 마침 그때 우연히 시계 주인인 우사미가 도요타의 집을 찾아오는 바람에 낭패하는 하세가와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어 쓴웃음을 짓게 한다. 궁지에 몰린 인간의 초라한 일면과 어떻게든 돈을 빌리려는 하세가와의 자기희화가 부각되는 일종의 블랙코미디이다. 
『문장의 희곡』을 통해 국내 독자들이 극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면모를 발견하고, 그가 소설가의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희곡 창작을 계속해 온 의미를 되새겨 보길 기대한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읽으며 ‘읽는 희곡’ 레제드라마의 즐거움과 가치를 만나보자.

첫 문장                                                           
오스미, 실제로는 37, 8세이지만 서른 전후로밖에 보이지 않는 중년 여성. 

이제 막 아침식사를 마친 참인 듯 혼자 화로에 기대어 앉아 신문을 읽고 있다가, 바로 무릎에 던지고 담뱃대에 담배를 채우면서 날카로운 목소리로 부른다. _「사랑을 느낄 무렵」

 

책 속으로                                                         
p. 112  그래서 난 그 여자와 이혼하기 위해서는 그녀를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 벼락치기라도 좋으니까 어설픈 서양사상을 마구 불어 넣어서 급조된 신여성으로 만드는 거야. 남편이 이혼신청을 해도 겉으로는 끄떡도 하지 않는 자부심을 갖도록 말일세. _「기혼자와 이혼자」

p. 132-133  누구라니, 옛날부터 본 사람이 많아. 온천물이 깨끗하니까, 게다가 달빛이 투명하게 비치지, 그 탕 안에 여우가 새하얀 털을 세우고 목덜미와 겨드랑이 아래를 부지런히 씻고 있는 모습이 마치 눈의 정령(雪女)처럼 굉장하다고 하더라. 그게 너무 예뻐서, 무심코 빨려 들어가 오두막 안을 엿보기라도 하면 그 후로 미쳐 날뛰게 되는 거야. 가쿠타로의 엄마나 형과 누나도 모두 그래서 그렇게 된 거야. _「흰 여우 온천」

p. 194  그림자 사나이, 맹인을 뒤로 밀치면서 떨어진 창틀 위로 밀어 넘어뜨린 뒤, 말을 탄 것처럼 깔고 걸터앉아 주머니에서 끈을 꺼내 맹인의 목을 조른다. 맹인은 간신히 저항만 하다 숨이 끊어진다. 구멍을 통해 비쳐 들어온 달빛이 그 시체 주위로 푸르스름하게 원을 그린다. _「만돌린을 켜는 남자」

저역자 소개                                                   
지은이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郎: 1886-1965)
일본 근·현대를 대표하는 유명 소설가이다. 다니자키는 서구권에도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작가이며, 노벨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의 대가(大家)로서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소설 작품이 번역되었다. 메이지기(明治期), 다이쇼기(大正期), 쇼와기(昭和期)에 이르는 약 60여년의 문학생애를 보내면서 탐미적·유미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하였으며, 중년 이후에는 일본의 전통에서 비롯되는 여성의 고전적 아름다움에 집중하여 많은 소설과 희곡 및 평론을 남겼다. 사후 50년을 맞이한 2016년 저작권이 소멸되어 다수의 소설작품이 번역되었으나, 국내에는 다니자키의 극작가(희곡가)로서의 역량이 알려지지 않아 30여 편의 희곡 대부분이 미(未)번역 상태이다. 본 번역서는 소설가로 데뷔하기 이전에 이미 희곡을 발표한 다니자키의 극작가로서의 숨겨진 일면을 소개하고, 1910~40년대 일본의 신극운동을 계기로 근대 초기 한일 양국의 소설가들의 희곡 창작과 레제드라마의 유행을 고찰한 연구의 성과물로 기획되었다.

옮긴이 나승회(부산대학교 일본연구소 전임연구원)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주오(中央)대학에서 일본 근·현대문학 및 문화 연구를 전공하였다. 일본 근대 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의 문학이 남성의 이야기에서 여성의 이야기로 이행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하여 주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동시대의 사회적, 문화적 상황과 맥락 속에서 한국과 일본의 근·현대문학을 고찰하고 있으며, 한일 창작극에 대한 비교 연구를 통해 소설 중심의 문학 연구를 희곡의 영역으로 확대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근대 초기 한국에서 발간된 일본어 신문의 광고란을 고찰하면서 관련 논문을 집필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로 『도시의 시학』(2019.02 심산출판사)이 있다.

목차                                                         
사랑을 느낄 무렵
기혼자와 이혼자
흰 여우 온천
만돌린을 켜는 남자
돈을 빌리러 온 남자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레제드라마 
역자후기

『문장의 희곡: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레제드라마』 - 읽는 희곡을 꿈꾸며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 나승회 옮김 | 279쪽 | 148*210

978-89-6545-733-6 93830 | 20,000원 | 2021년 6월 21일

일본 탐미파 문학을 대표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郎, 1886~1965)의 극작가적 면모를 보여주는 희곡 작품들이 번역 출간되었다. 일본 주오대학에서 다니자키 준이치로 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나승회 부산대학교 일본연구소 전임연구원의 번역으로 다니자키의 희곡 5편을 국내 독자에게 소개한다. 국내에는 소설을 중심으로 소개되었던 다니자키의 작품 세계가 이번 책을 통해 그가 애정을 가졌던 희곡작품으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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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

부산작가상, 부산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한 정광모 소설가가 세 번째 장편소설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을 발간했다.

'토스쿠'에 이어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한 이번 신작에서는 꿈 속에서 유토피아의 건설을 꾀하는 인물들을 통해 진정한 유토피아의 의미를 되짚는다. 368쪽, 산지니, 1만6000원.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출처: 뉴시스

 

알라딘: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 (aladin.co.kr)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

부산작가상, 부산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한 정광모 소설가가 세 번째 장편소설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을 발간했다. 『토스쿠』에 이어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한 이번 신작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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