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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책들을…… 다 보시나요?” 얼마 전 사무실을 방문하신 J선생님께서 제 책상 한편에 쌓여 있는 문학 계간지들을 보시며 궁금해하십니다. “다 보진 못하구요, 쌓아놓기만…….” 순간, ‘생활의 발견’을 하였습니다. 제 곁에는 어느덧 2008년부터 2009년 겨울까지 계간지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던 겁니다. 파티션 혹은 바람막이(?) 기능을 하면서 말이죠. 시간을 들여 보리라 하다가, 쌓아둔 것이 어느 덧 두 개의 탑이 되었습니다. J선생님이 다녀가신 이후로, 어쩐지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짬짬이 목차라도 훑어보고, 한 권 한 권 덜어내는 것이 요즈음의 계획입니다. 2009년 겨울호를 보니, 장정일의 신작시가 실려 있어 반갑습니다. 그런데 시인은 17년 만에 시를 쓰면서, 고료가 하나도 안 올랐다는 것에.. 2010. 1. 22.
파키스탄으로 간 의사 세상이 들썩거린다. 몇일째 계속되는 한파와 폭설로 사람 혼을 빼놓더니, 지구촌 한켠 아이티란 나라에선 강진이 발생해 난리가 났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죽어 무슨 재난영화를 보는것처럼 도무지 현실감이 들지 않는다. 그 와중에 아프간에서는 또 '테러'가 발생해 사람이 죽고 다치고 했는데, 사상자 몇만이라는 숫자의 위력 앞에 몇명이라는 일단위 숫자는 뉴스거리도 못되는 것 같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아이티에는 국제구호단이 파견되고 각 나라에서 경쟁적으로 원조를 하고 있지만 이런 관심과 지원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겠다. 중앙아시아 변방,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접경 지역에서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묵묵히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 온 한 의사가 있다. 그의 이름은 나카무라 테츠. 한가지 일.. 2010. 1. 21.
나만 잘나가서야 되겠는가-뉴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기 새해 벽두부터 파멸 운운하니 세상이 너무 암울하게 느껴집니다. 인간의 이기심은 끝날 줄을 모릅니다. 나 혼자만 잘 살면 되고, 내 가정만 행복하면 되고, 우리 나라만 잘나가면 된다는 생각들. 파편화된 개인, 원자화된 개인의 권리가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의 권리. 참 중요한 화두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권리는 참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공동체는 뭘까요. 단순한 개개인이 합이 공동체일까요. 굳이 변증법의 정반합 논리를 끌어대지 않더라도 '전체'가 단순한 '부분'의 합은 아닐 겁니다. 전체는 단순한 부분들의 합이 아니라 그 이상입니다. 마찬가지로 공동체 또한 각 개인의 합 그 이상인 거죠. 만약 공동체가 각 개인의 단순한 합이라면 개개인이 잘나가면 공동체도 잘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 2010. 1. 20.
커피와 소설 책장에 놓여 차갑게 식은 커피잔을 하나 꺼냅니다. 제 앞에 있는 탁상 위에 가지런히 올려 둡니다. 물이 끓으면 커피잔에 부어 잔을 데웁니다. 원두 커피가 내려지면 잔에 있는 물을 깨끗이 비우고 거기에 원두 커피를 붓습니다. 출근하자마자 모닝 커피를 타다가, 함정임 교수님의 '커피 타는 법'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교수님의 연구실에 가면 항상 커피향이 났고, '잔을 데워야 커피의 맛을 좀 더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고 했던 그 분만의 방식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연구실에서 마시는 커피가 더욱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곧장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문의 답장을 받았는데 항상 그렇듯 그 중 몇 줄이 저를 또 사유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커피 한 잔을 타는 데에도 사람마다 생.. 2010. 1. 19.
책의 미래, 출판사의 미래 1월 5일 한국출판인회의 신년회에 다녀왔다. 전날 폭설로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갔다. 신년 교례회가 열려 출판계 여러 선배들 얼굴이 많이 보였다. 1부 행사 후 전자책 단말기 제조사인 네오럭스 대표이사 강우종이 책의 미래, 출판사의 미래에 대한 강연을 했다. 2009년부터 산지니도 전자책을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출판사들이 직접 투자한 전자책 회사 북토피아의 부도와 100억 원 미지급사태로 출판계에 전자책은 큰 상흔을 남겼던 영역이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디지털 콘텐츠의 성장에 여러 전용 단말기가 출시되면서 관심의 영역으로 작년부터 외신의 주요뉴스가 되었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가 이야기한 는 전자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현시점을 상징하는 말이다. 격주간지 기획회의 262호가 특집으.. 2010. 1. 18.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것 서재라는 곳은, 문 열고 들어와서 사람 만나는 데죠. 어쨌든 책이 사람들인 거니까요. 그래서 손에 잡히면 ‘아, 오늘은 이분하고 한 번 이야기를 해보자’하는, 그런 곳입니다. 책은 덮어놓으면 무생물이지만 펼치는 순간에 생물이 되고. 또 교감까지 하면 친구가 됩니다. 덮어놓으면 작가분도 주무시고, 펼치면 작가분도 깨셔야 하고. -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교보문고에 들어섰을 때, 방송인 김제동이 말하는 서재의 의미에 대하여 다시 한 번 동감했습니다. 저 역시 항상 서점에 발을 내딛으면, 그 공간에서 실재하고 있는 독자들을 비롯하여 책에 내재하고 있는 저자, 편집자 등등의 수많은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에 귀가 멀어버릴 지경이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듣기 싫은 소리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가까이 다가가.. 2010.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