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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야기33

3월에 내린 부산의 첫눈 아침에 일어나보니 온세상이 하얬습니다. 몇년만에 눈구경인지 모르겠네요. 장마철도 아닌데 부산엔 몇일째 비만 계속 내렸거든요. 눈구경은 좋았으나 예상했던 대로 밤새 쌓인 눈이 군데군데 얼어 미끄러웠고 도로엔 차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정류소엔 출근길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차고 6개나 되는 노선버스들이 30분동안 한대도 안오더군요. 같이 기다리던 한 아저씨는 결국 버스를 포기하고 택시를 잡기 시작했는데, 행선지를 말하자 택시들이 승차를 거부하는 듯 보였습니다. 아저씨의 목적지는 이미 빙판이 되어 있을 산복도로 어디쯤이었나 봅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부랴부랴 사무실에 도착해 보니 사장님만 출근해 계시고 눈 덕분에 오늘은 모두들 지각입니다. 2010. 3. 10.
40계단 콘서트 토요일 오후, 동광동 40계단에서 열린 인문학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백년어서원에서 주최한 라는 콘서트였습니다. 계단과 도로는 객석이 되고 도로 앞 광장은 무대가 되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야외객석은 사람들로 꽉 차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할 수 없이 계단에 앉아 구경했는데 나중엔 엉덩이가 얼얼해 방석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시와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내용으로 꾸며진 무대는 최원준 시인의 '40계단' 시 낭송을 시작으로, 1950년 평안북도에서 18살에 부산에 피난온 문윤서 할아버지(77)와 영주동에서 태어난 열 살짜리 김기영군의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40계단은 6.25 동란 시절 남으로 남으로 쫓겨 내려온 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린 곳입니다. 계단 중간쯤에는 1953년 지어져 1955년 음반으.. 2009. 11. 18.
사람냄새나는 구포장날  얼마 전에 구포시장을 지날 길이 있어 잠깐 들러 저녁 찬거리를 샀다. 마침 장날이라 시끌벅적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였다. 구포시장은 3,8장이라 3일과 8일에 장이 열린다. 장날에는 난전도 서니 볼거리도 많고 물건도 풍성하고 가격도 싼 것 같다. 장날 구경을 하는 것을 좋아해 천천히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장도 한 아름 보고 싶었지만 사정상(나를 모셔갈 차가 대기 중^^) 다음으로 미루고 급한 저녁 찬거리만 샀다. 고등어 두 마리 3,000원, 고추 한 무더기 1,000원,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한치 5,000원어치, 감자가 싱싱해 보여 한 바구니 2,000원, 장날에는 과일도 싸니 이왕 장보는 거 참외 3,000원어치. 들고 갈 힘만 있으면 이것저것 더 사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 이상은 나의 팔에.. 2009.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