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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문학211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책소개) 소설 『밤의 눈』의 제목은 오랫동안 『그 여름의 그림자』였습니다. 『밤의 눈』이 막 출간된 지난주 부산에는 송이가 굵기도 한 첫눈이 내렸는데, 그늘 드리워진 여름과 눈 오는 겨울 사이의 그 무던한 섭리에서 다소 억지스럽게나마 어떤 상징성을 느끼며 감회에 잠깐 젖어 보았습니다. 첫눈과 함께 출간된 『밤의 눈』은 6․25전쟁 당시 가상의 공간 대진읍을 배경으로 국민보도연맹과 관련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소설입니다. 이 한 줄 때문에 '뒤로 가기' 버튼이 아른아른거리신다면, 잠깐만 서 계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얼른 읽고 책을 손에 잡으시면, 그때는 망설임없이(가끔 등장인물 이름이 헷갈릴 때는 예외) 앞으로 앞으로만 가게 되실 겁니다. 본서 정보과 소속인 그는 한용범에게 이른바 담당이었다. 정보과 형사는 10월.. 2012. 12. 11.
도전하는 청춘, 최문정의 <짬짜미, 공모, 사바사바> 짬짜미,공모,사바사바 도전하는 청춘, 최문정의 활똥가 일기 부산시 가야동 부산실업극복지원센터에서 민생상담과 주민교육 상담을 해 왔던 최문정 활동가. 그녀가 7년간 NGO 활동을 하며 겪었던 이야기와 함께, 저소득층 실업계층 이웃들을 상담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 그리고 자신의 진솔한 청춘기를 담아냈습니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글은 실업센터 회원 및 유관기관에 메일로 발송되었던 「활똥가 일기」라는 글을 모아 구성되었으며, 일자리를 잃고 좌절한 이들의 아픔과 눈물, 소소하지만 따뜻하고 유머 넘치는 저자의 일상을 함께 다뤘습니다. 또한 이 책은 ‘실업’이라는 주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최문정 활동가 주변의 이웃(이주여성), 가족, 30대의 나이에 부모와 함께 살아가는 자신에 대해 담담하고 솔직하게 그려냄으로써,.. 2012. 12. 6.
무기력한 인생을 조롱하는 맹랑한 속삭임 - 『즐거운 게임』 “인생은 즐거운 게임 같은 거야.” 즐거운 게임 ▶무기력한 인생을 조롱하는 맹랑한 속삭임 1994년 「부산일보」신춘문예로 등단한 박향 소설가의 신작 소설집 『즐거운 게임』. 소설가 박향은 10대 청소년부터 중년 여성에 이르는 다양한 층위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그들의 무기력한 삶 속에 담긴 상실과 소외를 그려내고 있다. 불륜과 이혼, 암에 걸린 남자, 버림받은 여인 등 『즐거운 게임』 속 인물들은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황량한 사회 속에 홀로 내쳐진다. 하지만 그 인물들은 자신을 옥죄이고 고통에 이끈 ‘가정’의 굴레를 애써 긍정하려 하지 않고, 냉정하게 가족의 틀 밖에서 삶을 분석하려 한다.이번 소설집을 통해 박향 소설가는 도시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고독과 무기력한 삶의 편린을 집요하게 포착해 낸다.. 2012. 9. 25.
『삼겹살』을 즐기는 몇 가지 방법 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요즘 갑자기 뭔가를 마요네즈에 듬뿍 찍어먹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하늘 높고 전복 살찌는 계절 가을을 몸으로 느낀달지... 삼겹살을 마요네즈에 찍어먹으면 무슨 맛이 날지 상상하며 『삼겹살』을 즐기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1. 잘난 척하며 읽기 『삼겹살』 이 영광도서(www.ykbook.com) 종합 31위, 소설 부문 2위를 차지했답니다! (2012년 8월 다섯째 주) "나 베스트셀러 읽는 사람이야~" 하면서 책을 꼭 가방에서 꺼내 들고 다니시길 바랍니다. 다만, 시멘트 그레이와 포크 핑크, 오리엔탈 찹스틱의 콤비네이션이 감각적인 어반 프렌들리 시크 감성의 북커버 때문에 길거리 파파라치에 찍혀 곤욕을 치를 수 있으나 출판사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2. TV.. 2012. 9. 4.
뜨거운 여름, 지친 그대에게『삼겹살』을 허하겠어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배고플 때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책, 『삼겹살』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정형남 선생님은 주간 산지니 6월 셋째주 호에도 등장하셨을 정도로 저희 산지니의 스타 작가신데요,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일단 출중한 외모가 일순위지요. 『해인을 찾아서』와 『남도(南島)』 등으로 고유한 문학세계를 만들어온 중견소설가 정형남이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출간하였습니다. 난계 오영수의 적통다운 향토적 정서와 정감 어린 어휘, 반도시주의가 돋보이는 『삼겹살』은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는 남위원이 도시에서 생활하다 귀향을 결심하기까지 만난 사람들과 그의 고향 정경을 그린 장편소설입니다. 선생님은 오랜 세월 부산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 전남 보성으로 터전을 옮겼는데, 이러한 자전적인 면모를 글 속에서 .. 2012. 8. 4.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 가 나왔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바로 어제 산지니안 소개글에서, 요즘 바빠서 블로그에 오랜만에 글쓴다는 말이 무색하게 오늘, 내일, 주간 산지니가 올라오는 금요일까지 계속 뵙게 되었네요. 반가우시죠? 흐흐흐. 산지니의 신간 『나는 나』 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조선의 독립운동가 박열의 아내이자 일본의 젊은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1903~1926)가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쓴 수기를,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교수로 계신 조정민 교수님의 세심한 번역으로 접할 수 있는 책입니다.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과 조선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여 조선인 무정부주의자 박열과 같이 생활하고 옥중에서 결혼하였으며, 천황과 황태자의 암살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아 수감되어 있던 중 .. 2012.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