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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86

『천 개의 권력과 일상』소소한 편집후기 ▒『천 개의 권력과 일상』편집후기 안녕하세요. 온수 편집자입니다:)화려한 액션이 펼쳐지는 편집후기는 아닙니다. 늘 그런 게 없다고 생각해서 편집후기를 미뤘지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담당 편집자인 저에게는 특별했지요.오랜만에 들뢰즈와 푸코 두 철학자의 사유를맛본 즐거운 시간이었거든요. 야외극장에서 상영되는 단편영화 같은 느낌으로『천 개의 권력과 일상』을 편집하면서 느꼈던 소소한 이야기를 독자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저자의 이력이 특이했습니다 투고 원고로 시작한 이 원고는 저자의 이력과 원고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자의 이름도 특이했지요. 사공일. 필명이 아닐까 했지만 본명입니다. 이때 제가 찾아본 이력은 이러했습니다. 1.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후 다시 공부를 시작한 점2. 대학 다닐 때.. 2014. 7. 24.
[기획회의 출판사서평] 카를 슈미트는 누구인가─『반대물의 복합체』 『반대물의 복합체』 20세기 법학과 정신과학에서 카를 슈미트의 위상 헬무트 크바리치 외 지음 | 김효전 편역 인문 | 신국판 양장 | 552쪽 | 38,000원 2014년 6월 13일 출간 | ISBN :978-89-6545-254-6 93300 독일 슈파이어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카를 슈미트 세미나에서 발표된 논문 모음집. 카를 슈미트의 정치신학, 정치사상, 헌법사상 세 가지 관점에서 논문 11편을 골라 번역하고 카를 슈미트 연보와 저작목록, 관련 인명록, 저작과 서평, 참고문헌과 색인을 더한 카를 슈미트 백과사전이다. 카를 슈미트는 누구인가? 기획회의 372호 출판사 서평 번역 초고를 받고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칼 슈미트’를 입력해 보았더니 진짜 칼이 나왔다. 철자는 다르지만 우리말로 하면 영락없이 똑.. 2014. 7. 22.
『유토피아라는 물음』편집자 후기 『유토피아라는 물음』 비평공동체 지음 * 이 글은 5월 호에 실린 편집자 출간기입니다. 아직 회사 책상에 앉아보기도 전에 그러니까 내가 가장 먼저 출근한 곳은 회사가 아닌 비평공동체 의 포럼이 열리는 자리였다. 입사를 코앞에 둔 나는 긴장도 됐지만 아 포럼이라니, 이거야말로 출판사 편집자다운 일이구나 하며 은근히 좋아했다. 물론 지금은 그런 마음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그날 포럼은 멤버들이 정해진 주제에 따라 각자 공부한 내용을 발제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공부 주제는 하나였지만, 각자 발표한 내용은 모두 달랐다. 그들은 모두 젊었고 그때는 여름이었고, 그래서일까, 나는 조금 뜨거워진 듯했다.그때의 인연으로, 나는 줄곧 을 담당해 왔다. 비평공동체라는 수식을 붙이듯, 은 학.. 2014. 5. 9.
윤여일의『상황적 사고』편집후기-불 끄고 생각 좀 해볼까 ■ 책 소개 윤여일의『상황적 사고』불 끄고 생각 좀 해볼까 중국에 가 있는 저자 윤여일 선생에게서 메일이 왔다. 중국에서 체류하는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졌고 사쿠라이 다이조 씨에게도 책을 전달하고 싶으니 중국에 『상황적 사고』를 보내줄 수 없냐고. 저자는 책 작업 마지막까지 한국에 있었고 제작에 들어갔을 때 중국에 갔기 때문에 책을 받아볼 수 없었다. 원고가 오가는 동안 일찌감치 중국에 간다고 말했지만 나는 이 상황이 마치 소설의 발단처럼 느껴졌다.저가 윤여일이 말한 사쿠라이 다이조는 텐트연극을 하는 극작가이자 배우다. 단 한 편의 연극을 공연하기 위해 한 장소에 텐트를 세우고 한 차례의 공연이 끝나면 텐트를 걷고 떠난다. 서울 광화문에서는 3·11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1년 후에 팔레스타인, 광주.. 2013. 8. 27.
지금, 소설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 《장미화분》 지금, 소설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 《장미화분》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소설을 읽는다는 것에 무슨 함의가 담겨 있을까. 과연 소설이 킬링타임용이 아닌, 한 독자에게 있어 어떤 가치와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책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고는 있는 걸까. 편집자로 일하면서 소설 원고를 받을 때마다 늘 드는 생각이었다. 소설의 주요한 가치는 ‘재미’에 있음을 부정하지 않지만 재밌는 원고를 나름 출판하였음에도 사실 독자들은 소설보다는 에세이나 다른 교양도서에 관심 있는 게 통계에서도 드러난 사실이니까. 그렇게 문학작품에 과연 어떤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회의가 들 무렵, 『장미화분』 원고를 접하고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캄보디아에서 맨몸으로 시집와 고난의 한국생활을 겪는 이주여성의 삶이 담긴 표제작 「장미화분」은 그 무렵.. 2013. 2. 14.
출간임박『정신분석적 발달이론의 통합』-꼬박 2년. 밤이 깊어지고 추위에 바람도 깊어지는 어제 저녁. 『정신분석적 발달이론의 통합』 최종 교정과 표지파일 확인을 위해 번역자 박영숙 선생님과 장대식 선생님께서 출판사를 방문하셨다.교정 확인을 위해 작가 선생님들이 출판사를 방문하다 보면 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조금씩 정이 든다. 선생님께서 출판사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데 마음속으로는 얼마나 반가웠던지…. 『정신분석적 발달이론의 통합』은 정신분석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연구자, 선생님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교재로 사용되었지만, 400쪽 가까이 되는 두꺼운 분량의 이 원서를 누구도 번역하지 못했다. 2년 전, 지금처럼 밤도 깊고 바람도 깊어지는 저녁.선생님들은 텔레비전에 배우들이 상을 받는 연말 시상식을 보면서 우리도 한번 한 해를 마무리하는 무언가를 해보는 게 어떨.. 2013.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