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가 뽑은 2024 올해의 산지니 책★ 문학부문
안녕하세요! 산지니 독자 여러분~ 편집자 초록입니다. (오랜만입니다ㅠㅠ)
어느새 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매년 이맘때쯤이면 올해 나는 한 게 없다는 자괴감으로 괴로워지고는 하는데요...
그럴 땐 올 한 해 산지니에서 출간된 책들을 돌아보고는 합니다!
올해도 이렇게 많은 책들이 편집자들의 손을 거쳐 나왔다고 생각하면 은은한 위로가 된달까요...?
그래서 작년에 이어 오늘도 꼽아봤습니다. 편집자가 뽑은 2024 올해의 산지니 책!
올해도 수많은 문학책들이 출간되었는데요. 과연 어떤 책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되었을지...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편집자가 뽑은 2024 올해의 산지니 책★
🏆
문학 부문
1. 올해의 뉴페이스
'올해의 뉴페이스'로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폴 윤의 『스노우 헌터스』가 선정되었습니다! 산지니는 올해 폴 윤이라는 한국 독자에게는 아직 낯설었던 작가와 또 그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했는데요. 폴 윤 작가가 이 책을 계기로 더욱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국내 독자들을 만나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스노우 헌터스』는 한국전쟁 이후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한 북한군 포로 요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전협정을 위해 협상을 하던 당시 가장 복잡했던 사안이 포로에 관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포로 송환 협상에서 마지막 쟁점이 된 사안은 요한처럼 본국 송환을 거부하는 ‘송환거부 포로’들이었는데요. 요한처럼 중립국을 선택한 포로가 88명이나 발생했다고 합니다. 소설에서 요한이 선택한 곳은 브라질입니다. 태양이 강렬한 곳, 밤이 없을 것 같은 곳이기 때문이죠. 브라질에서 과연 요한은 그곳에 잘 적응해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와 같은 이주의 기억은 폴 윤이 미국에서 경험한 것과 닮아 있기도 합니다. 작가는 과거 인터뷰에서 "행복과 정착을 위한 움직임이 늘 있어왔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할아버지가 실제 한국전쟁의 피난민이었다고 하니, 이 작품이 더욱 가깝게 느껴집니다. 새로운 얼굴의 작가가 선보이는 우리에게 너무도 친근한, 하지만 아직 더 이야기되어야 할 작품, 『스노우 헌터스』를 독자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2. 올해의 도전
엥? 올해의 도전? 무슨 도전을 했다는 건지 어리둥절해할 독자분들의 표정이 벌써 보입니다ㅎㅎ 네, 『인생 뭐, 야구』가 바로 '올해의 도전'에 선정되었습니다. 『인생 뭐, 야구』는 산지니에서 처음 선보이는 스포츠 관련 도서였는데요. 그런 점에서 산지니에게도 아주 의미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분도, 그렇지 않은 분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답니다! 이 책은 야구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이거든요. 야구 광팬인 저는 야구를 보면서 자주 벅차오르고는 하는데요ㅎㅎ 꽤 자주 인생에 관한 교훈도 얻는답니다. 신인 선수가 첫 경기에 출장하면 제 첫 출근을 떠올리며 응원하고, 베테랑 선수가 은퇴하는 날엔 부모님의 은퇴를 보는 것처럼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요. 『인생 뭐, 야구』는 바로 이런 책입니다! 야구 선수들이 어떤 노력을 하며 매 경기에 임하고 있는지, 그리고 경기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실수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나 야구라는 경기에, 응원하는 팀에 열광하는 것인지. 야구와 우리 삶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지금은 야구가 없는 때이니 한해를 마무리하며, 한 시즌을 마무리하며 읽기도 좋은 책이 될 듯합니다.
3. 올해의 존경
한 대상을 얼마나 사랑하고 존경하면 그 대상을 소재로 한 책을 쓸 수 있는 걸까요. 책을 편집하다 보면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꽤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과, 책의 소재가 되는 대상에 대한 애정이 없이 글을 쓰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존경'은 고래 시인으로 불리는 정일근 시인의 시집 『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에게 돌아갔습니다!
정일근 시인은 일간지 울산 주재 기자로 일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때 고래가 그려진 바다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시인은 이후 불법 포경에 반대하는 시위를 적극적으로 펼쳤고 고래 목측조사에도 참여했습니다. 시인은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래를 지켜나갔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방법은 바로 '시 쓰기'였습니다. 꾸준히 고래 시를 발표하며 고래 문제를 말하고 또 고래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던 시인은 등단 40주년을 맞아 그간 발표한 고래 시에 새로운 시를 더해 『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를 발표하게 됩니다. 꽃밭 위로 뛰어오르는 (제목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표지가 무척이나 아름답지요? 표지만큼이나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도 아름답고 사랑이 듬뿍 담겨 있으니 천천히 그 사랑을 느끼면서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 읽고 저는 고래에 대한 존경을 한 권의 작품으로 표현한 저자에게 한 명의 독자로서 존경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4. 올해의 온기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따스함이 느껴지는 책! 안미선 작가의 에세이 『다정한 연결』이 '올해의 온기' 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 이 책을 설명하는 키워드를 보면 왜 이 책이 '온기'라는 단어와 어울릴 수밖에 없는지 더욱 와닿습니다. 연결, 연대, 여성과 소수자... 안미선 작가는 42권의 책과 함께 그들의 목소리를 다정한 마음으로 들려줍니다.
안미선 작가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 특히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이주민들의 삶, 세월호 참사... 『다정한 연결』도 그 연장선에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다정함'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 다정함이란 무엇일까요? 꾸준히 소수자를 만나 인터뷰해온 작가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여기서 작은 다정함은 시작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서로가 소외되고 점차 무관심해지는 사회에서 이런 다정함이 얼마나 귀한지 더욱 체감하게 되는데요. 그래서인지 얼마 전『다정한 연결』은 2024 하반기 청소년 교양도서 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방에 앉아 읽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따스한 작가의 말과 그 속에 담긴 다정한 생각들을 한 편씩 읽고 나면 안미선 작가가 추천하는 책도 한 권씩 만나볼 수 있으니, 책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독자분들께도 적극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랍니다!
편집자가 뽑은 올해의 산지니 문학도서, 어떻게 보셨나요?
모든 책이 다 의미 있고 재미있기에 어떤 책을 소개해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올 한해도 산지니의 문학에 관심 가져주신 독자 여러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 산지니는 2025년, 더 좋은 시와 소설, 에세이를 출간 준비 중이니 내년에도 산지니 책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저는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ヽ(✿゚▽゚)ノ
감사합니다 💌
(올해의 책 인문사회편도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