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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관계, 사회적 합의 도출할 때_『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부산일보 언론소개

_Sun__ 2024. 12. 26. 16:09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동물의 권리와 복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동물권은 동물 또한 생명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동물 역시 고통을 느끼고 생명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며 인간의 도구나 소유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됩니다.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은 동물권 실현과는 거리가 먼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북유럽의 모피 농장에서 아시아의 서커스장까지. 가려진 동물의 고통을 한 장씩 펼쳐 보입니다.

아래 소개할 기사는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에 담긴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의 동물권, 동물복지 현실을 되새깁니다.  이 책이 전하는 동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독자 여러분도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꿔보길 바랍니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 사회적 합의 도출할 때”

판다, 꼭 동물원에서 지내야 하나?
선진국도 동물 복지 별 차이 없어
그들의 고통 보고 느끼려 노력해야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저자 룽위안즈가 2016년 6월 일본 도쿄에서 전국 도축장 폐쇄 청원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산지니 제공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룽위안즈

‘국민 판다’ 푸바오가 지난 4월 중국으로 떠났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푸바오를 잊지 못하고 있다. 강철원 사육사가 쓴 ‘사랑하는 푸바오! 할부지가 너를 두고 간다. 꼭 보러 올 거야. 잘 적응하고 잘 먹고 잘 놀아라’는 편지 내용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한다. 사실 그 귀여운 새끼 판다가 사육사와 어울려 천진난만하게 노는 모습을 보면 반하지 않을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싶다.

하지만 성체가 된 판다가 사람에게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드문 것 같다. 판다 사육사들은 “판다에게는 감정이라고 할 게 없다”고 한숨을 쉰다. 판다는 고양이나 개처럼 인간에게 길든 동물이 아니라 야생동물이라 그렇다. 독립적인 생활을 선호하는 판다가 인간의 눈에 귀엽다는 이유로 자연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동물원에서 지내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일까.

같은 곰이라도 판다는 다른 곰에 비하면 완전 상팔자다. 중국에는 여전히 곰쓸개 광고판이 걸려 있다. 몇 년 전 중의학협회 회장이란 자는 “쓸개즙 추출은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우면서도 간단한 시술이라 하나도 고통스럽지 않다. 쓸개즙 추출이 끝나면 곰은 신나게 뛰어놀 수 있다. 곰은 오히려 개운함을 느낀다”라고 어이없는 말을 했다.



중국 곰 사육장을 심층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새끼 곰에게 매일 곡예 훈련을 시켰다. 새끼 곰이 장시간 두 발로 서 있게 하기 위한 묘수는 앞발을 불로 지지는 것이다. 앞발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고통스러워 뒷발로만 몸의 균형을 잡게 하는 식이다. 새끼 곰들은 이렇게 줄타기나 권투 같은 서커스 공연을 하다, 두 살에서 세 살이면 쓸개즙을 빨린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신나거나 개운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겠는가.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는 혹시 있을지도 모를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 헤맨 저자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북유럽은 동물복지 선진국으로 알려졌지만 현실은 달랐다. 북유럽 모피 사육장의 동물은 모두 좁은 철장 안에 갇혀 있었고, 사육사는 번거롭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먹거리와 물도 공급하지 않았다. 태어난 지 몇 달밖에 안 된 밍크들은 털이 가장 풍성해지는 겨울이면 어김없이 죽음을 맞이한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덴마크에선 밍크로부터 인수공통감염병이 확인되어 1700만 마리에 살처분 명령이 내려졌다.

저자가 폐쇄적인 모피 경매장을 취재하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모피상들 틈에 섞여 겨우 검문대를 통과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경매장 안에는 무려 1000만 개에 달하는 동물 모피로 가득 차 있었고, 한국인과 중국인 모피상이 대부분이었다. 모피 산업 종사자들이 주장하는 “인도적 방식으로 사육됐다”는 말이 소비자들의 양심을 무디게 만들었지만, 현실과는 달랐다. 이 책은 북유럽에서 아시아까지 이어지는 모피 유통망을 추적해 모피 산업이 주장하는 높은 수준의 동물 복지가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저자는 한국, 일본, 대만, 홍콩, 중국이 연대하는 ‘아시아 퍼 프리(Fur free)’ 운동을 제창했다. 최근에는 판다 보호와 동물 모피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 역시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동물원 실태조사를 통해 동물을 본다고 했다. 다만 동물에게 환호성과 박수를 보내는 대신, 무대 뒤 동물의 고통을 보고 느끼려고 노력하는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개식용종식법 시행령이 공포되었고, 내년부터는 곰 사육이 전면 금지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이제 가족이 된 반려동물만 하더라도 동물 복지나 동물 윤리 차원에서 논의해 봐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반려인구 1500만 시대에 한 번쯤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영국의 미술비평가 존 버거는 “혼자 동물원에 가서 동물을 한 마리씩 천천히 살펴보고 나면 외로움이란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동물은 나의 스승이다’라는 이 책 마지막 장의 제목이 책을 덮고 나서도 자꾸 떠오른다. 룽위안즈 지음/량세환, 김영화 옮김/산지니/320쪽/2만 원.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표지.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2024년 12월 26일 부산일보)

 

“인간과 동물의 관계, 사회적 합의 도출할 때”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저자 룽위안즈가 2016년 6월 일본 도쿄에서 전국 도축장 폐쇄 청원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산지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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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 중국 판다 서식지부터 북유럽 모피 경매장 잠입 취재까지 동물 유토피아 실현을 위해 세계 각지를 조사하다▶ 동물 낙원을 찾기 위한 여정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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