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동행 버스 타고 2시간을 달려 하동읍에 도착했다. 1시간 간격으로 있는 광양 망덕행 버스가 좀 전에 떠났단다. 어쩐다. 기다리기엔 긴 시간. 버스터미널 뒤 마을 구경에 나섰다.

 

어슬렁어슬렁 골목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반가운 표지판.

이렇게 반가울 수가. 지리산둘레길(하동읍에서 서당마을 구간)이 지나는 곳이었다. 망덕에서 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여행 일정은 바로 바뀌었다. 오늘은 서당마을까지 걷기.

 

마을을 벗어나 산길을 100여 미터쯤 올랐을까.

앞에 노랑노랑한 것이 보였다.

 

 

 

 

숲길을 걷는데

갑자기 마주친

모과 한무데기

낙엽이랑 뒹굴고 있다

주위를 둘러 보니

사방이 모과나무

맘씨 좋은 과수원 주인이

둘레길 여행객 주워 가라고

길에 놓아 두었나

흠있고 벌레먹고

못생겼지만 향기는

비할 데 없다.

다섯 알 주워 와

세 알은 차에 두고

두 알은 집에 두고

차 탈 때마다

집에 들어올 때마다

흠~ 흠~

모과 냄새

참 좋다

 

 

Posted by 산지니북

 

지난 주말 지리산둘레길 삼화실-하동호 구간을 걸었습니다.

 

상존티마을을 지나는데 길가에 감나무 가지가 뒹굴고 있었습니다.

감이 주렁주렁 달린 채로 말이죠.

이게 왠걸까 의아했죠.

올해는 정말 감이 풍년인가보다.

아니면 여행객들이 몰래 한가지 꺾다 들켜서 버리고 갔나.

이렇게 가지 채로 버리다니. 

그래도 길에 버린 걸 줏어 먹기도 뭐해서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팠지만 침만 흘리며 고민중이었죠.

 

 

마침 마을 어르신이 지나가시기에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

할머니께서 감을 가리키며

"등산객들 먹으라고 마을에서 따놓은 거니까 많이 묵어" 하셨습니다.

이게 왠 감!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가지에서 3개를 따서 먹었습니다.

더 먹고 싶었지만 다른 여행자를 위해 남겨두었습니다. 

 

홍시가 달기도 했지만

마을 어르신들의 정이 담겨 있어 더 맛있었습니다.

여행객들이 지나갈다닐수 있게

마을길을 터준 것만도 고마운데 말이죠.

이래서 매년 아니 매 계절마다

지리산둘레길을 찾을 수 밖에 없답니다.^^

 

 

 

 

 

 

마을회관 앞 거대한 감나부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허수아비. 감나무에 기대 쉬고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표지판

 

상존티마을 대나무숲. 둘레길을 만드느라 대나무를 벤 흔적이 보입니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키가 큰 대나무들

 

표정이 살아 있는 존티재의 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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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지니북
지난 달 대마도로 출판사 워크샵을 다녀왔습니다.
10월 14~15일 1박2일 일정이었는데 벌써 한달이 흘렀네요.

대마도는 원래 하나의 섬이었는데 1900년대초 러일전쟁 당시 일본 해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운하를 내어 섬이 둘로 나뉘어졌다고 합니다. 윗섬은 상대마 아랫섬은 하대마라고 부릅니다.

흔히들 대마도는 별로 볼 게 없는 자그마한 섬이라고들 여기는데
직접 가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볼 게 아주 많고, 상대마의 히타카츠 항에서 하대마의 이즈하라 항까지 차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꽤 큰 섬이었습니다.

특히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풍경, 한가로운 시골 마을들, 훼손되지 않은 원시림, 가슴을 뻥 뚫리게 해주는 맑은 공기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섬 안에는 쓰레기 소각장이 하나도 없다는군요. 그럼 쓰레기 처리는 어찌 하냐구요? 배로 실어 일본 본토로 가져가겠지요.


하대마의 이즈하라 항이 그간 대마도 여행의 첫 관문으로 많이 이용되어 숙박업소나 식당도 많고 관광지 분위기인데 반해, 부산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1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히타카츠 항은 상대마의 관문으로 조용하고 한가로운 어촌 분위기였습니다. 

대마도와 첫 만남. 항구에 정박하기 전 창문으로 본 마을 풍경. 산사태 때문인지 여기저기 공사중이네요.


부산항을 떠나면서 대마도엔 비가 안오길 바랬는데 너무나도 가까운 외국 대마도 역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더군요. 렌트한 차를 인수 받아 예약해놓은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 식사 시간까지 5~6시간 여유가 있어 곧바로 대마도 구경에 나섰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관광이라니... 우리 워크샵 온 것 맞나요?
맞습니다. 저녁 식사 후부터 빡센 워킹(working) 스케줄이 잡혀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대마도 여행 첫째날

온천으로 유명한 미네촌 전경


미네촌의 한 식당

간판이 붙어 있어도 일본어를 모르니 이게 식당인지 가정집인지.
지나가던 마을 아저씨께 손짓 발짓으로 물어 겨우 식당을 찾았다.

점심으로 먹은 닭고기 우동, 돈까스덮밥, 튀김덮밥

메뉴판을 보니 또 난감.
그림도 없고 읽을 수도 없으니 그냥 찍을 수 밖에.
각자 찍은 음식이 나오는 순간 희비가 엇갈렸다.
"내가 원했던 건 이게 아닌데..."
"와, 내껀 지대루다."

자판기 앞에서 또 난감.

점심을 먹고 나니 커피 생각이 간절해 자판기 앞에 섰다.
원하는 건 따뜻한 캔커피. 근데 커피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어떤 게 뜨거운 건지, 차가운 건지, 블랙인지 다방인지.
또 찍을수밖에.


우체국

배를 채우고 나니 이제야 주변 풍경이 슬슬 눈에 들어온다.
우체국 건물도 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주황색 우체통이 예쁘다.


고가

어디서 많이 보던 일본식 옛집.
일제강점기 일인들의 거류지가 있었던 부산 원도심에도 이런 일본 가옥이 아직 몇군데 남아 있다. 개발 바람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긴 하지만.

미네촌 역사민속자료관

국내에서는 박물관 같은 곳 절대로 안가면서 외국에 오니 이런 곳도 들른다. 평일이라 그런지 관광객도 전혀 없고 첨엔 들어가도 되는 곳인가 주저했는데 용기를 내 문을 여니 담당자가 얼른 나와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민속자료관 내부

옛 쓰시마인들의 생활상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헉. 해녀들의 복장이 매우 개방적. 우리네 문화와는 많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대마시립서소학교 운동장에서.

수업은 끝났을 시간인데 몇몇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놀고 있었다. 말은 안통하지만 사진을 찍으며 즐겁게 놀았다. 아이들은 한국인인 우리를 보고 저희들끼리 키득거리며 신기해했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처음엔 뻘쭘해하며 도망가더니 곧 다시 몰려와 포즈를 취한다. 귀여운 것들.^^

키사카오마에하마 공원

앞으로는 확 트인 시원한 바다와 뒤로는 숲이 있어 야생조류 등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공원 지대. 여름엔 캠핑족으로 무지 붐빈다고.

오랜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곳, 카사카카이잔 신사

사방이 바다로 둘러쌓인 섬나라에서 바다의 신을 모시고 있는 신사가 쓰시마인들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장소일지...

너무나 예쁜 청해마을.

안내 팸플릿에 나와 있기는 한데, 비도 부슬부슬 오고 찾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면서 그냥 돌아가자 하고 고개를 딱 넘었는데, 이 광경이 나타났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여행 둘째 날

카미소 호텔의 조식.

카미소 호텔 아침상은 간단한 빵 몇 조각 주고 때우는 아침이 아니었다. 따뜻한 국과 생선 반찬, 든든하게 한 끼 배를 채울 수 있는 아침밥이 좋았다.

아침 산책

호텔을 나와 아침 산책을 나섰다. 계단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가 눈부셨다. 맑고 깨끗한 대마도의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이틀 동안 우리 발이 되어준 도요타 자동차.

운전석이 우측에 있고, 좌우가 바뀌어 얼마나 헷갈리든지... 깜박이를 넣는다고 넣으니 와이퍼가 돌아가지를 않나... 나도 모르게 반대 차선으로 달리고 있지를 않나....

편백나무 숲길

누구 말대로 이런 길은 걸어줘야 한다. 피톤치드 향으로 마음까지 정화되는 느낌.

눈처럼 하얀 메밀꽃으로 덮힌 섬

메밀은 척박한 땅에서도 씨만 뿌려놓으면 잘 자란다고 한다.
산이 많은 이곳 지형에 메밀만큼 적합한 작물이 또 있을까.
풍미와 향이 좋기로 유명한 쓰시마 메밀국수를 못먹어봐 아쉽다.

 

가을걷이를 기다리고 있는 논

쌀, 메밀, 배추, 토란, 고구마, 파 등등.
농가 작물이 우리네와 별반 다르지 않아보였다.

킨의 장수은행나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
늦가을 낙엽이 질때는 더 장관이라고 함.


마을마다 이런 공동묘지가 있다.

한 접시 시켜 6명이 나눠 먹은 정갈한 초밥.
예쁘기도 하고 맛있기도 하고...

일본에서도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이름난 미우다 해변.

 하얀 모래와 파란 물빛이 너무나 아름다운 곳.

 

대마도엔 한국인 관광객이 무지 많다고 들었으나 1박 2일 동안 한명도 못봤다. 근데 이 아름다운 해변에서 처음 만난 한국인의 흔적이 라면 봉지라니...

Posted by 산지니북

지난 주말 승학산에 다녀왔습니다.
사람들이 다 이 산에 왔는지 정말 사람 많더군요.
승학산은 부산시 사하구에 있는 억새로 유명한 산인 건 다 아시죠.
올라가는 코스는 여러 개가 있는데 저는 꽃동네에서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는 초입 길이 시멘트 길이라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이들과 같이 가기엔 무난한 것 같아 그 길로 올라가게 되네요. 처음에 갔을 땐 다음에는 절대로 이 길로 안 온다 하고 갔는데 이번에는 시멘트길 무시하고 하늘 보며 주변 경치 보며 가니 나름대로 이 길도 괜찮네요.

몸이 쪼께 피곤한 관계로 가는 길에 도시락과 기타 등등 먹을 것은 사고 11시 정도 도착하니 벌써 내려오는 사람도 있네요. 정말 부지런하십니다.^^
힘든 몸을 부여잡고 간신히 올라가니 정말 뒷말은 생략하게요.

보신 분은 다 아실 거고 한 번도 안 오신 분은 이번 주말 시간 내서 한번 들러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눈이 부셔 구도, 각도 기타 등등 생략하고 보이는 대로 그냥 눌렀는데...
워낙 억새가 장관이라 그런대로 그 느낌은 담겼네요.
못 가시는 분들 눈 호강이라도 하시라고 몇 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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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사상구 엄궁동 | 승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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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