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근현대사상총서 008]


『중국문화요의』

_인류사에서 본 중국문화의 특수성


중국문화의 특수성에 비추어 인류사회를 통찰하다

중국 사상가이자 현대신유학의 창시자 량수밍이 과거의 중국을 인식하여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자라는 구호 아래 중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술한 책이다. ‘사상에 근거하여 행동하는 인물이라는 량수밍 자신에 대한 평가에 가장 적합한 저술로, 인류 사회와 문화에서 중국사회와 문화가 지니는 의의를 중국의 특수성에 주목하여 해명한다.

동아시아출판인회의에서는 ‘20세기 중반 이후 동아시아 100권의 책에 량수밍의 중국문화요의를 선정했고, 책은 근대 중국을 이해하는 중요한 저작으로 손꼽힌다.

량수밍은 책에서 크게 중국문화의 범위, 중국인의 가정, 집단생활과 서양인, 중국인의 집단생활 결핍, 중국의 윤리본위 사회, 도덕에 의한 종교의 대체, 중국 민족정신의 소재, 계급대립과 직업분화, 중국의 국가적 특수성, 통치의 원리와 치세, 혁명과 산업혁명의 결여, 인류문화의 조숙, 문화조숙 이후의 중국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근대화로 서구의 생활양식이 빠르게 유입되던 시기, 량수밍은 동서 문화 비교의 시야에서 중국과 서양의 생활 방식의 차이를 논한다.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집단생활 측면에서 중국은 윤리를 근본으로 하는 사회이고, 도덕이 종교를 대체했으며, 서양과 같은 계급적 대립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책은 중국사회와 문화의 특수성을 밝혀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과 인류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바탕으로, 중국사회와 문화가 인류사와 인류 지성사에서 지니는 보편적인 의미를 규명하고 있다.

 


량수밍이 분석한 중국문화와 중국 전통사회의 특징

중국문화요의는 문화 개념을 정의하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문화 개념은 좁은 의미에서부터 넓은 의미까지 다루고 있어 실제로 전통 중국사회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 개념 정의에 이어 중국문화의 강한 개성으로 독자성, 특수성, 시간적 유구성, 포용성, 공간적 광대성, 정체성, 영향력의 일곱 가지를 들고 있다. 사실 이런 특성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량수밍은 이들을 중국 전통사회의 특징 및 중국인의 특성과 연관 지어 상세히 설명한다. 이는 문화를 하나의 전체로 보고 그것을 관통하는 근본정신을 탐구하려는 량수밍의 연구방법에 기인한다.

다음 량수밍은 중국 전통사회의 특징으로 열네 가지를 든다. 넓은 영토와 많은 인민, 여러 민족의 동화와 융합, 유구한 역사, 지식·경제·군사·정치 외에 위대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분명하게 얘기하기 어렵다는 점, 장기간 변화 없는 사회와 정체된 문화를 가졌다는 점, 종교가 거의 없는 사회라는 점, 가정생활이 가장 중요한 사회생활이라는 점, 학술이 과학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 민주·자유·평등 같은 요구가 제기되지 않고 법제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 도덕이 특히 중시된다는 점, 천하국으로서 일반적인 국가 유형과 다르다는 점, 군대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점, 효의 문화, 은사라는 독특한 존재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중국인의 특성으로는 열 가지를 꼽는다. 이기심, 근검절약, 예절의 중시, 화평문약, 지족자득, 보수성, 애매모호함, 인내심과 잔인성, 끈기와 탄력성, 원숙함 등이 그것이다. 량수밍이 중국사회에서 근 100년 동안 일어난 형세를 다룬 이 책은 1940년대 집필이 완성되어 1949년 출간되었다. 그러나 2020년에 읽어도 현재 중국사회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량수밍, 중국에 대한 인식이 마오쩌둥과 달라

량수밍은 새로운 중국사회 건설 방안을 두고 마오쩌둥과 대립각을 세웠다. 량수밍과 마오쩌둥 사이에는 국가정책에서 농업과 공업, 농민과 공인의 처우에 대한 견해의 차이가 있었는데, 량수밍은 서양의 계급 대립 사회와 달리 중국은 계급이 결여된 직업분화 사회라고 인식했다. 마오쩌둥이 정통 마르크시즘과 달리 노동자 대신 농민을 중국혁명의 주력으로 삼기는 하였지만, 마르크시즘의 역사유물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는 량수밍의 견해를 마오쩌둥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던 듯하다.

책에서는 량수밍이 일정 부분 마르크시즘의 연구방법을 수용하고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인류 사회와 문화에서 경제가 중요하지만, 이는 결코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며 인간의 정신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보는 것이 량수밍의 기본 입장이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마오쩌둥이 아닌 량수밍의 사회 인식 방식이 당시 통용되었더라면 지금의 중국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량수밍의 사상 유산, 인간과 인류 사회에 대한 근본적 통찰

책이 중국사회와 문화의 특수성을 설명하는 것에만 의의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량수밍은 이전의 저술 동서 문화와 철학(1921)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이 책에서도 인류 보편의 차원에서 중국을 고찰한다. 량수밍은 인류사회에 3대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인간과 자연계의 관계 문제[人對物]와 인간과 인간의 관계 문제[人對人]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 문제[人對自己]가 그것이다. 그의 사상 유산은 과거 중국과 오늘날 중국을 이해하고 인류사회에 대한 인식을 심화시키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





 책속으로      

P.17 우리는 태어나서는 아무 능력도 없고, 모든 것을 다 후천적으로 학습해야 할 수 있다. 이에 모든 교육시설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문화의 전파와 부단한 진보도 여기에 달려 있다. 따라서 문자·서적·학술·학교 및 그와 관련된 일들도 당연히 문화이다.

P.79 만일 과거 중국인에게 개인주의라는 말을 하면 하루 종일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생활경험상 원래 그런 문제가 존재하지 않아서 의식에서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서양 근대사조가 유입되었지만 오늘날 중국인 중의 99%가 아직도 그것을 자사자리의 대명사로 여기고 그 원리를 알지 못한다. 이는 중국과 서양의 사회구조가 확연히 다르다는 명백한 증거다

P.213 한 사회에서 토지가 일부의 수중에 장악되고 다른 사람들이 경작의 임무를 맡으면, 생산의 소득을 후자보다 전자가 더 많이 향유한다. 그렇다면 일종의 착취관계가 형성된다. 중세 봉건지주계급이 농노에 대해 그러하다. 또 근대 공업생산은 공장의 기계설비와 떠날 수 없다. 가령 한 사회에서 그 설비가 일부의 수중에 장악되고 다른 사람들이 조작의 수고를 떠맡으면, 생산의 소득을 전자가 후자보다 더 많이 향유한다. 그러면 또한 일종의 착취관계가 형성된다. 근대의 산업자본 계급이 노동자에 대해 그러하다.

P.464 중국과 서양을 서로 대조해보면 왜 그렇게 치우치게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찌 유독 중국과 서양만 치우쳤겠는가. 세계 각지의 문화가 서로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바로 갖가지 다른 편향에서 나온 것이다. 반드시 지리·종족·역사 등의 조건이 다른 점에 대해서 말할 수 있지만, 결국 다 열거할 수는 없다. 모든 문화는 다 단지 외적인 조건에 적응한 것이 아니라 창신이요, 위대한 문화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저자      

량수밍(梁漱溟, 1893~1988)

현대신유학의 창시자이자향촌건설운동을 전개한 사회활동가이고중국민주정단동맹 대표로서 국공합작을 주선하는 등 제3세력 지도자로 활약한 정치활동가이다중학 졸업 학력으로 베이징대학에서 7년 동안 강의한 후 사직하고 사회활동에 투신했다이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될 때까지 학술공동체운동과 교육사업 및 향촌건설운동에 종사하는 한편, 1940년대부터는 국민당과 공산당의 중간에서 조정을 꾀하는 제3세력의 지도자로 활동하였다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에 마오쩌둥의 요청으로 농촌지역을 시찰하고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1953년 정협 상위 확대회의에서 과도시기 총노선을 논할 때 중국공산당 노선에 대해 농민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이라고 비판함으로써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이후 수년 동안 량수밍에 대한 대대적인 비판운동이 전개되었으며문화대혁명이 끝날 때까지 사실상 정치적 숙청상태가 지속되었다문화대혁명 기간에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은 량수밍은 1980년대에 정치적 학문적으로 복권되었다전집 8권이 4년여에 걸쳐 발간되고 기념문집과 연보 및 평전연구서와 연구논문 등이 잇달아 간행되었으며 그를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되는 등 량수밍에 대한 학문적 조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주요 저술로 중국문화요의(1949) 외에 동서문화와 철학(1921), 향촌건설이론(1931), 중국민족 자구운동의 마지막 깨달음(1932), 인심과 인생(1984) 등이 있다.

 역자      

강중기(姜重奇, Kang Jung-ki)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 동양철학 전공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HK연구교수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수석연구원을 지냈으며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해

왔다현재 인하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주요 연구분야는 중국근현대철학 및 한국근대철학사상이다저서로 동양고전 속의 삶과 죽음(공저), 중국문명의 다원성과 보편성(공저), 마음과 철학-유학편(공저), 양수명 <동서 문화와 철학>21세기의 동양철학(공저), 황종희 <명이대방록>조선 전기 경세론과 불교 비판』 등이 있고역서로 음빙실자유서(공역), 관념사란 무엇인가(·)(공역), 천연론(공역), 동서 문화와 철학』 등이 있다근대 이행기 중국의 유교 연구-장즈둥과 량수밍을 중심으로근대 중국에서 미신의 비판과 옹호-량치차오와 루쉰을 중심으로현대 중국의 유교 논쟁양수명의 유학관-양명학을 통한 선진유학의 재해석」 등의 논문을 썼다.





 목차      

 

 

중국문화요의

저자 량수밍 ∥ 역자 강중기 ∥ 552p ∥ 양장, 신국판(152*225) ∥ ISBN 978-89-6545-647-6 ∥ 4,5000원 ∥ 발행 2020년 3월 27일 

중국 사상가이자 현대신유학의 창시자 량수밍이 ‘과거의 중국을 인식하여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자’라는 구호 아래 중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술한 책이다. ‘사상에 근거하여 행동하는 인물’이라는 량수밍 자신에 대한 평가에 가장 적합한 저술로, 인류 사회와 문화에서 중국사회와 문화가 지니는 의의를 중국의 특수성에 주목하여 해명한다.

 


중국문화요의 - 10점
량수밍 지음, 강중기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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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중국문화요의』가 소개되었습니다

"'윤리 중심' 중국, 집단성 결핍됐지만 계급 대립 적어"

중국 학자 량수밍이 1949년에 쓴 '중국문화요의'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과거의 중국을 인식해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자."(認識老中國, 建設新中國)

중졸 학력으로 명문 베이징대에서 학생을 가르친 중국 철학자 량수밍(梁漱溟, 1893∼1988)이 저서 '중국문화요의'(中國文化要義)에서 내세운 구호다. 신유학 창시자로 불리는 그는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1949년에 발간된 '중국문화요의'는 량수밍이 서양 문화와 비교해 확연하게 구분되는 중국 문화 특질을 논한 책으로, 동아시아출판인회의가 2009년 선정한 '동아시아 100권의 책'에도 포함됐다.

량수밍은 서론에서 중국 3대 특징으로 광대한 토지와 많은 인구, 많은 종족의 동화와 융합, 세계에 유례가 없는 장구한 역사를 꼽고는 '오랫동안 변화 없는 사회, 정체돼 진보하지 않는 문화'와 '종교가 거의 없는 인생'을 또 다른 특성으로 제시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과학을 발전시킨 서양과 그렇지 않은 중국 사이에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집단'이다. 서양은 단체생활에 익숙한 반면, 중국은 가정을 중시해 단체생활이 결핍됐다는 것이다. 중국인에게 공공 관념, 기율 습관, 조직 능력, 법치 정신이 결여된 이유도 '집단 결핍'에서 찾는다.

저자는 "집단생활과 가정생활, 양자는 서로 용납할 수 없다"며 서양인들은 기독교를 통해 가정생활을 억압하고 집단생활의 길을 개척했다고 주장한다. 즉 중국과 서구 운명을 가른 중대한 요인이 결국 종교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를 살폈을 때 중국인은 왜 종교를 신봉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공자 이래 중국 사회에 널리 퍼진 '윤리'를 지목하고 "윤(倫)이란 동류이고 사람들이 피차 교류함을 가리킨다"며 "가정의 부자가 천연의 기본 관계이므로 가정을 중시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중국의 윤리는 이 사람과 저 사람의 상호관계만을 볼 뿐, 사회와 개인 간의 상호관계는 홀시한다"며 "이는 집단생활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불가피한 결점"이라고 분석한다.

도덕이 종교를 사실상 대체한 탓에 자국 발전 속도가 더뎠다고 본 저자는 중국에서는 서양처럼 계급 대립이 심화하지 않았고, 직업 분화가 일어났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울러 계급과 착취, 통치가 중국과 서양에 모두 존재했으나 "서양에서는 집중되고 고정됨을 면치 못했고, 중국에서는 분산되고 상당히 유동적이었다"고 평가한다.

이성의 조기 계발과 문화의 조숙이라는 관점에서 중국과 서양 문화를 고찰한 저자는 결론에서 '단절'과 '단결'이라는 용어로 논의를 정리한다. 중국 장점은 단절되지 않은 것, 서양 장점은 단결을 잘한다는 것으로 요약한다.

또 서양은 신체, 중국은 이성이 발달했다면서 "오늘날 중국인은 이기심이 서양인보다 많은 것이 아마 사실이겠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이기적이지 않은 것이 서양인을 넘어선다"는 문장으로 '신중국 건설'을 독려한다.

산지니. 강중기 옮김. 552쪽. 4만5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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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수밍 지음, 강중기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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