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의 동물원 

서정아 지음

 

 

당신의 삶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일상의 귀퉁이 한쪽이 깨진 채

오늘을 살아내는 사람들

 

▶ 정제된 문장으로 모순된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서정아의 두 번째 소설집

오후 네 시의 동물원2014이상한 과일이후 7년 만에 출간되는 서정아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8편의 소설에는 인간 삶의 단면과 그 심층에 감추어진 복잡한 무늬들이 정교한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소설의 인물들은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해서 잠을 잔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 침투한 뜻 모를 불안은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일상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도 모른 척하며 그들은 오늘도 일상을 살아낼 뿐이다. 일상의 귀퉁이 한쪽이 깨진 채 오늘을 살아내는 인물들의 모습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어딘가 닮아 있다.

 

▶ 그들에게 닥친 사소한 불행, 그 불행이 일상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어딘지도 모르고 진오가 낸 교통사고로 가난한 할머니가 사망하면서 시작된다. 예상보다 쉽게 이루어진 합의에 진오 부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그들에게 벌어진 일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살아간다. 그렇게 그들의 행위, 선택, 말 등에서 비롯된 문제들은 서서히 삶에 균열을 일으킨다.

조금 언성을 높였을 뿐의 강은 아내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가 풀샷으로 날린 골프공이 나무에 맞고 아내의 눈을 강타한 사고 때문이다. 불운한 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와 아내 진은 한쪽 눈을 실명하고 의안을 끼워야 했다. 하지만 강과 진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서로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부부의 생활은 겉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풍족하고 행복해 보이지만, 그들 스스로는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이다. 무너져가는, 어쩌면 이미 무너져버린 관계를 애써 모른 척하고, 부부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자신과 서로를 위무한다.

 

▶ 한순간 사라진 아이들, 엄마는 아이의 공백을 가만히 더듬는다

사라진 아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들 동훈을 찾아 헤매는 싱글맘 유란의 이야기이다. 평소보다 일찍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유란은 동훈을 찾지만 집 안 어디에도 동훈은 보이지 않는다. 늦은 시간까지 아이가 돌아오지 않자 유란은 직접 아들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유란은 아이의 흔적을 통해 자신이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을 발견하게 되고, 동훈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 어쩌면 동훈은 갑자기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녀가 삶에 짓눌려 허덕이고 있던 사이에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아침은 느리게 온다물놀이 사고로 아들을 잃은 후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유경의 일상을 담고 있다. 유경의 고통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채 쉽게 판단하고 이야기하는 타인들은 그녀를 더욱 아프게만 한다. 살아남은 아들의 친구를 원망해보고, 행복했던 아들과의 추억을 떠올려도 보고, 아이를 말리지 못한 자신을 후회해보지만, 아들을 향한 애도는 끝나지 않는다. 그녀는 마냥 놓아버리고만 싶은 생을 둘째 아이를 부둥켜안으며 붙잡을 뿐이다.

 

▶ 가족이라는 아이러니, 그 이상한 관계를 되짚어본다

양의 울음의 윤은 자신이 일했던 호주의 양 공장을 떠나온 후에도 가끔 양의 시체가 등장하는 꿈을 꾸고, 양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윤은 친부모를 찾으러 한국에 온 입양인 휴고와 알츠하이머를 앓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가족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을 목도한다. 그로테스크한 양 공장의 묘사와 함께 혈연이라는 관계의 이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오후 네 시의 동물원 휴가를 맞아 가오슝으로 떠난 가족이 겪는 사건을 통해 한 가정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무더운 여름, 그들은 갖은 고생 끝에 동물원에 도착하지만 오후 네 시의 동물원은 평온하다 못해 나른해 보인다. 엄마인 도연은 이따금 서늘해지는 가족에 대한 마음을 다잡지만, 사소해 보이는 작은 일들마저 자꾸만 그녀의 마음을 흔든다. 카메라 렌즈에 금이 가고, 하마 우리에 하마가 보이지 않고, 아이가 떼를 쓰다 엉덩방아를 찧고.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 야생 원숭이까지 발치 앞으로 다가오니 그녀는 그저 울음을 터뜨리는 수밖에 없다.

 

▶ 씁쓸한 현실과 쓸쓸한 ‘나’의 세계

카빙은 이상보다 현실의 편익을 따르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조리 교사 오윤의 이야기이다. 스스로가 말라 죽어가는 나무처럼 비틀어져 있다고 느끼지만, 오윤은 회의나 자책보다는 합리화와 외면이 더 쉬운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는 학교를 그만두는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그대로 돌아서고 만다. 현실에 순응하며 내일을 위해 날카롭게 칼을 벼리는 오윤.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 겹의 세계 안젤라는 오랜 친구들과 함께 한 집에서 살고 있다. 서로를 아끼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지만, 그들의 삶에는 함께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엄마의 빚에 허덕이는 안젤라, 낙태수술을 감행하는 루시아와 미카엘,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가족과 지인들에게 외면 받는 요한. 안젤라는 오랜 우정이나 이성적인 이해만으로 겹쳐질 수 없는 개인의 세계에 쓸쓸함을 느낀다.

 

서정아 소설가는 인물이 겪는 모순적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인물들은 현재의 상황과 감정에 혼란을 느끼면서도 성실하게 내일을 준비한다. 오늘을 살아내고 다음 날의 출근을 준비하는 현대인처럼 말이다. 혼란한 감정을 가다듬을 새도 없이 매일을 살아가는 인물들에게 우리는 그저 있는 힘껏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첫 문장 

새 유리 어항으로 옮겨진 물고기들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헤엄쳤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26 어차피 죽은 고기야.

진오는 집게로 장어의 머리를 뒤집으며 말했다. 불판에서 치익, 하고 물기 닿는 소리가 났다.

우리가 아니어도 누군가에게 구워 먹힐 고기라고.

진오는 상추쌈을 쌌다. 양념이 묻은 장어 토막을 두 개나 넣고 각종 야채도 한 젓가락씩 듬뿍 얹어 엄청나게 커다래진 쌈을 한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한참 입을 우물거리더니 입에 있던 것을 꿀꺽 소리 내어 삼키고는 말했다.

그러니 무서워할 것 없어.

 

p.60 그들은 침묵 속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서로 조금 언성을 높였을 뿐, 그들은 서로를 여전히 사랑한다고 믿었고 그들이 누리고 있는 평온하고 안락한 삶은 앞으로도 전혀 나빠지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문득 고요한 공기를 가르고 자동차 급브레이크를 밟는 소리와 뭔가가 둔탁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p.112-113 유란은 동훈의 종합장을 책가방에 넣으려다가 표지를 들추었다. 혹시 무슨 메모라도 있을까 싶어서였는데, 한 장씩 페이지를 넘겨보아도 의미를 알 수 없는 낙서들과 틀린 표시가 가득한 수학 문제들뿐이었다. 온통 빨간 빗금이 그인 문제풀이 페이지들을 넘기면서 그녀는 아이가 혼자 견뎌야 했을 오답의 시간들에 눈이 붉어졌다. 동훈이 남긴 메모 같은 건 없었는데도 어쩐지 아이가 말하지 않았던 것들을 알 것만 같았다.

 

p.140 그들은 오랜 시간 함께했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었고, 교집합의 영역을 벗어나는 부분들이 분명 각자에게 존재했다. 그건 오랜 우정이나 이성적인 이해만으로는 겹쳐질 수 없는 개인의 세계였다.

 

p.193-194 선생님은 못 도와주실 거예요.”

경서의 목소리에는 체념과 원망과 절망스런 확신이 묻어 있었다. 오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경서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스스로도 너무나 잘 알았다. 경서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힘없이 문 안으로 들어갔다. 오윤은 바람에 삐거덕거리는 문을 바라보다 결국 돌아섰다. 경서의 뒷모습을 보니 어쩐지 선화가 자신을 떠난 이유에 대해서도 모두 다 알 것만 같았다.

 

 저자 

서정아

200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풍뎅이가 지나간 자리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으로 이상한 과일이 있다.

clawjsanf@hanmail.net

 

 목차 

 

어딘지도 모르고

조금 언성을 높였을 뿐

오후 네 시의 동물원

사라진 아이

한 겹의 세계

양의 울음

카빙

아침은 느리게 온다

 

작가의 말

 

 

 오후 네 시의 동물원 

서정아 지음|224쪽|125*205 |978-89-6545-728-2 03810

15,000원|2021년 05월 20일 출간

『오후 네 시의 동물원』은 2014년 『이상한 과일』 이후 7년 만에 출간되는 서정아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8편의 소설에는 인간 삶의 단면과 그 심층에 감추어진 복잡한 무늬들이 정교한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2169125 

 

오후 네 시의 동물원

서정아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일상의 귀퉁이 한쪽이 깨진 채 오늘을 살아내는 인물들의 모순적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www.aladin.co.kr

 

Posted by 부산에서 책 만드는 이야기 : 산지니출판사 블로그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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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지만 따뜻한 삶의 위안,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서평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는 여러 단편 에세이가 묶인 총 4부로 구성된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삶과 예술, 사람과의 관계, 책과 독서에 대해 이야기함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책과 문학, 독서와 비평 등. 나는 현재 재학하는 한국어문학과 특성상 다양한 방면으로 많은 작품을 만나고 수학한다. 그럼에도 지금의 나는 책 속에서 가치를 찾기보다, 과제와 성적을 위해 수동적으로 작품을 바라볼 뿐이었다. 책과 글이 좋아서 진학한 학교이지만 오히려 그와 더 멀어져버렸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그 동안의 대학생활이 허망해졌고, 그렇게 나는 학교생활에 대한 권태감에 빠져버렸다. 그 시기에 만난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는 그런 내게 공감과 힘이 되어주었다.

삶은 언제나 불확실하며, 그 불확실성 속에서도 견고하게 자신의 한 생애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이다. 오늘날 대학이 취업의 최전선에 서게 되면서 기능적 지식에 매몰된 편협한 인재를 양산할 위험은 늘 있어 왔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결국, 그 어떤 변화에도 두려움 없이 맞설 수 있는, 깊이 있는 지성을 갖추는 일이 대학생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나는 믿는다.

(독서, 인간의 으뜸가는 일 中 p.83~84)

저자는 배움·교육에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오늘날의 대학이 단지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됨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저자의 대학 제도에 대한 비판은 대학 생활의 권태감에 빠진 나에게 큰 공감이 되었다. 또한 저자는 대학생들이 대학 제도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배움·지성을 쌓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저 권태감에 빠져 무기력했던 나는 이를 통해 다시금 책을 펼치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얻었다.

 

 집이란 것이 편해야 하는 것인데 나는 그렇지가 못했다. 우리 집 자체가 워낙에 개방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내 방에 있다고 해서 혼자인 느낌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까. 인간관계에 있어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즐거웠다. 그러나 고독을 안쓰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독을 즐긴다고 자부하는 나에게도 그들의 시선은 고역이었다. 동정어린 시선이 느껴질 때, 나는 순간 혼자 보내는 시간이 불쌍한 건가? 하는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억지로 사람들 사이에 나를 끼워 넣기도 했다. 그런 고민이 들 때 이 책은 이렇게 말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인간을 단단하게 만든다. 일고일고(一孤一高), 한 번 고독할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나아간다. 우리는 고독을 거쳐 더 나은 자신이 되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살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잃어버린 고독을 찾아서 中 p56~57 )

저자는 고독은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은 고독을 거쳐 성정한다고 말하며, 고독을 통해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혼자만의 시간은 불쌍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만의 시간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게 만든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더 이상 혼자 보내는 시간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저 남들의 시선을 버려두고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길 뿐이다.

 

 이처럼『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의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철학적이고 예술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읽음으로 내 삶과 스스로를 돌아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또한 소소하지만 가치 있는 삶의 의미와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세계는 의미로 가득 차 있다. 삶의 의미는 내가 애써 걸어 도달하는 지점에 있지 않고 걸어가는 길 곳곳에 존재한다. 단지 스스로 이를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성실하게 산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불안하지 않은 삶은 이미 죽은 삶이다. 불안을 끌어안고 우리는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 그 불안 속에 삶의 의미는 어두운 터널 끝의 빛처럼 또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는가 中 p132)

삶의 지치고 모든 것에 권태로울 가? 일상이 버겁고 무기력한 가?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는 그런 이들에게 작지만 따뜻한 위안과 원동력이 되어준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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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실버_ 2020.01.09 1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에서 일고일고(一孤一高)라는 말이 와닿았는데, 경희씨에게도 와닿은 구절이었나 보네요. 따뜻한 서평 잘 읽었습니다 : )

  2. 날개 2020.01.10 0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학생들이 대학 제도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배움·지성을 쌓아가기를 바란다'라는 교수님의 글귀가 인상적이네요. 바뀔 수 없는 시스템 속에서 무기력하게 있기 보다는 그 속에서도 '나다움'을 찾는 게 어렵지만 중요한 것 같네요.

  3. BlogIcon 동글동글봄 2020.01.13 1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평 잘 읽었어요. 저도 책에서 "일고일고(一孤一高), 한 번 고독할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나아간다." 문장이 가장 감명 깊게 와닿았어요:)

 

  요즘 장마 탓에 후덥지근하고 끈끈하고, 점점 불쾌지수가 오르고 있는 듯합니다. 퇴근할 땐 땀을 흘리는 게 아니라 제가 땀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어쨌든 이 장마가 끝나면 아주 뜨거운 여름이 찾아오겠죠? 아마 여성분들은 요즘 한창 여름 맞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노력과 의지에 박수를 보내며, 오늘 제가 쓸 일기 내용은 "요리"입니다! (짝짝짝) 다이어트도 좋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인 식욕과 아아주 밀접한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죠!

  지금으로부터 오래전 먹거리가 별로 없던 시절에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데 급급해, 먹을 것이 떨어지면 나무껍데기나 풀뿌리를 죽으로 쒀서 먹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연간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이 약 15조원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먹을 것들이 넘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음식의 맛과 모양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도 아주 커졌습니다. 바야흐로 요리의 시대라 부를 만큼 사람들의 요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는 것입니다. 그 예시로 요리에 대한 프로그램이 많이 방송되고, 요리책도 그 종류와 양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역전!야매요리> 등과 같은 요리와 관련된 웹툰이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웹툰 <역전!야매요리>

그녀(!)의 앞태가 궁금하시다면 네이버 토요웹툰으로 찾아가 보시라!

 

  이런 추세에 힘입어 제 취미가 요리가 된 것은 아니옵고, 이 이야기는 아주 먼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시작은 손으로 만들거나 그리는 것을 좋아하던 어린이가 단지 그 재료를 먹을 것으로 바꾼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달걀 하나 깨는 것도, 껍질을 까는 일도, 칼질도 모든 게 서툴렀습니다. 볶음밥 한 번 하려면 재료 다듬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습니다.(그렇다고 지금도 썩 빠른 편은 아닙니다..) 그러다가 재료를 다듬고 기본적인 조리법에 능숙해지면서, 동생들에게 작품(?)을 평가받기 시작했고, 아무 말 없이 게눈 감추듯 먹어주는 최고의 평가에 중독되어 여태까지 요리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훗날 결혼을 해서 미래의 남편과 아이들이 제가 한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었으면 하는 소박한 꿈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남자친구에게 맛있게 먹을 것을 강요하고 있는지도요.^.^ (여러분, 이때 오해 말아야 할 것은 제 음식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 남자가 음식을 즐길 줄을 모르는 겁니다! 음식은 오감으로 즐기는 건데 말이죠!)

  그럼 지금부터 제 작품들을 보시죠. 별로 맛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없네요(..) 하지만 먹은 사람들은 죄다 맛있다고 했으니 실제 맛은 보장합니다!

 


 

작년에 차려드렸던 아버지 생신상입니다. 컨셉은 정갈함!

닭간장조림-카레-흔한 햄치즈토스트 순입니다.

여동생이 유독 닭고기를 좋아해서 닭을 이용한 요리를 많이 했어요.

 

꽃게 넣은 된장찌개입니당. 된장찌개는 마스터 단계에요! 단 뚝배기가 있어야...

닭부추간장조림입니당. 감자랑 떡이랑 완전 맛있었어요!

 

이 외에도 많지만 사진이 없네요...

 

  아직 자식은 한 명도 없는 미혼의 여성이지만 음식을 만들 때만큼은 엄마의 마음으로 만드는 게 신조입니다. 음식을 예쁘게 담는 데도 관심이 있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아요.

  이렇게 요리에 대해 예찬했지만, 싫은 점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설거지죠. 요리해보신 분들이라면 절대 공감하실 듯합니다. 만약 지인 집에서 요리를 얻어 먹었다면 설거지로 보답하시길 바라면서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저는 이만.

  다음 주 인턴일기에서 뵙겠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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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전복라면 2012.07.05 1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몽. 씨 요리 꼭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ㅋㅋㅋㅋ닭부추간장조림 레시피 알려주세요ㅋㅋㅋㅋㅋ 깨알같은 문장이 있는 포스팅 너무 좋아요!

    • BlogIcon 라몽. 2012.07.05 17: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ㅇ^ 레시피는... 네이버 키친에서 닭간장조림만 검색하셔서 부추는 제일 마지막에 넣으시면 됩니다!ㅋㅋ 부추는 그냥 남아서 넣었는데 잘 어울리더라구요. 돼지고기+부추 조합 못지 않았어요!

  2. BlogIcon 동글동글봄 2012.07.05 17: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번은 자취하는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아침에 벌떡 일어나더구요. 아무것도 하지 말라며 매실에 재운 목살이며 직접 기른 상추며. 그 소박하지만 화려했던 밥상을 먹었더니 하루가 든든했어요. 그때 생각이 마구마구^^
    건강한 음식은 늘 건강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건강한 레시피 자주자주 공유해주세요^^!!

    • BlogIcon 라몽. 2012.07.05 17: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그 친구분 정말 대단하세요! 매실까지! 저도 한번씩 손수 기를 수 있는 것들을 길러볼까 생각은 해요. 워낙 식물의 생명을 빼앗은 전적이 많아서요.... ㅜㅜ

  3. BlogIcon 동글동글봄 2012.07.05 17: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날 이마만 보는 우리 ㅎㅎ

  4. BlogIcon 엘뤼에르 2012.07.05 1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있겠다. ㅎㅎ 진짜 퇴근시간 다가오니까 더 배고파요. 맛있는 음식 직접 하셨다니 대단하네요 ㅎ

  5. BlogIcon 엘뤼에르 2012.07.05 1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선리플 후감상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