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의 원자화된 삶과 전체주의의 숨 막히는 동일성을 넘어서는 공동체, 차이를 훼손하지 않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양 극단을 넘어서서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늘 소개드릴 책은 '세상의 거울'이라 일컬어지는 문학작품을 통해 이같은 방법을 모색하는 책, 바로 '공통성과 단독성(허정 지음, 산지니 펴냄)'입니다.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두 가지 키워드
 
동아대 국어국문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제목에서 보듯 '공통성'과 '단독성'을 공동체성 회복의 두 가지 키워드로 제시하는데요. 저자는 공통성과 단독성은 양자택일의 선택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먼저 공통성을 설명하면서 이는 동일성과는 다른 것이라고 지적하는데요. 공통성은 예전의 공동체 형성 기준이었던 동일성처럼 동일한 기준을 공유한 것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이전에 전제된 기준에 따르는 것들이 아니라 차이 나는 것들이 서로 만나는 과정에서 사후적으로 확인되는 것이 바로 공통성이라는 것인데요. 즉, 저자가 말하는 공통성은 '비슷한 것들의 가까움'이 아니라 '낯선 것의 가까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가 보기에 공통성은 동일성보다는 오히려 단독성과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나치게 높이 평가되어온 주체를 비판하고 이로부터 벗어나려는 과정 속에서 공통성이 획득되는 것이며, 또 자기동일성에서 벗어나 자기 바깥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함께 무언가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로 공통성이라는 주장입니다.
  
낭시, 블랑쇼, 버틀러, 네그리, 하트 등 유명 학자들의 힘을 빌려 이론적 모색을 마친 후 저자는 이런 관점을 한국문학작품들에 구체적으로 적용해 살펴봅니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나마스테'를 통해 말라야 마르파 마을에서 온 사내 카밀과 아메리칸 드림에 사로잡혀 미국에 갔다가 만신창이로 돌아온 신우 사이의 공통성과 소통의 문제를 살피고, 김려령 작가의 소설 '완득이'를 통해서는 한국 다문화주의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또 후쿠시마 원전재난 이후의 한국시를 통해 무엇이 양국의 공통성으로 포섭됐는지를 살핍니다.
 
저자는 공통성 외에 단독성에 대해서도 특별히 강조하는데요. 저자는 단독성은 타자를 존중하는 윤리적 자세와도 이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타자에 대한 폭력 이면에는 타자의 단독성에 대한 인식 부재가 자리하기 때문에 단독성 인식은 타자와의 대면에 있어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하네요.
 
단독성과 관련해서는 전성태의 소설을 분석해 집단주의에 환원되지 않는 단독성과 소통의 관계를 살핍니다. 또 윤동주의 후기시를 통해서는 집단의 도덕에서 단독자의 윤리로 이동했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인간 공통의 것을 수용하는 방법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시스템이나 지배와 종속의 관계, 인간 실존의 양태 등에서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지배와 권력의 관계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보다 강한 위치에 서게 된다고 하네요.
 
이 책의 가치는?
 
이처럼 저자는 더 나은 공동체의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반영하고 있는 문학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문학의 힘을 간접적으로 긍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이 시대 문학의 존재 의의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저술된 책이라고 하는데요. 저자는 "공통성이나 단독성 같은 부분에서만큼은 문학이 다른 매체보다 뛰어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특히 현실에서 잘 재현되지 않는 단독성의 경우 문학이 다른 매체보다 훨씬 더 강하게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문학이 사회에 대한 대응력을 가지고 현실에 바로 맞서는 게 80년대에 가능했다고 한다면, 이 시대의 문학은 다른 매체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공통성과 단독성 포착에 월등한 매체로서 사회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입니다. 그간 문학이 비유, 상징, 상상력 등 현실의 틀 속에 포획되지 않는 그 너머를 드러내기 위한 노력에 그 어느 매체보다도 계속 몰두해왔기 때문에 이같은 역할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저자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 사회의 고민에 근접해 저술한 덕분일까요. 각 글이 소논문의 형식을 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건 없는 사람이건 모두 관심있게 읽을만한 내용인데요. 특히 저자는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했습니다.
 
"개체의 속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공동체에 대한 열망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또 최근에 다문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하는데 나와는 이질적인 존재, 차이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김나볏 | 뉴스토마토 | 201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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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성과 단독성 - 10점
허정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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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개하는 마지막 신간입니다. 간단히 편집 후기를 덧붙이자면,

이번 책 출간을 준비하면서 저자와 처음 직접적인 인연을 맺었습니다. 책 작업은 늘 조심스럽지만, 처음 인연을 맺은 저자와 진행하는 작업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원고를 읽고, 저자의 연구 깊이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꼼꼼하고 단단하게 쓰인 원고 덕분에 원고를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연구서라고 해서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한국문학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수자를 다룬 한국문학에 대한 분석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책 소개 할게요. 말투가 바뀌었다고 놀라지 마세요. 보도자료도 편집자가 쓴 거랍니다 하..하... 간혹 서점에서 써주는 거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그럼 올 한해 마지막 신간 소개. 응원의 의미로 글 마지막에 있는 하트도 꾹 눌러주세요.





개인주의와 전체주의를 넘어 공통성과 단독성을 사유하다

                                                                 


경쟁에 내몰려 원자화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동체 감각의 회복이 중요시되고 있다. 저자는 이미 전작 『공동체의 감각』(산지니, 2010)에서 2000년대 한국문학을 대상으로 공동체의 감각에 대한 문제를 살펴봤다. 『공통성과 단독성』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공동체 사유에 필수적인 공통성과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단독성의 고민을 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인종, 국가, 민족, 계층 등 자신을 구분 짓는 틀에서 벗어나 서로가 가진 공통성을 깨닫는다면, 다른 존재와 만나 소통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공통성을 찾기 위해서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단독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타자에 대한 폭력은 타자의 단독성에 대한 인식 부재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독성은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을 발생하게 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게 한다. 지금과는 다른 대안적 사유도 모색할 수 있다.


저자는 추상적일 수 있는 논의를 시, 소설, 이론비평 등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설득력 있게 펼친다. 『나마스테』, 『완득이』, 『로기완을 만났다』, 윤동주, 하종오 시 등 최근 한국문학 작품으로 한국사회의 담론을 심도 있게 고찰했다. 더불어 낭시, 랑쇼, 네그리, 하트 등의 이론을 바탕으로 공통성을 비교 분석하는 점도 흥미롭다.



한국문학을 통해 본 공통성

                                                                 



1부에서는 공통성을 유한성이나 취약성과 같이 결핍의 관점에서 논의했다. 박범신 소설『나마스테』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인 카밀과 미국에서 무적자 신세였던 신우는 신분은 다르지만 서로의 공통성을 확인하면서 소통의 문을 연다. 김려령 소설 완득이에서 난쟁이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완득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을 살필 수 있다.


2부에서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면서 이 고통이 우리에게도 열려 있음을 시사한다. 조해진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에서 소설 속 주인공이 ‘로’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과 주변 인물의 상처를 돌아보고 공통된 폭력과 지배관계를 인식한다. 「후쿠시마 원전재난 이후 한국시」는 고리원전, 밀양송전탑 관련 시를 다루며 두 사이에 있는 공통된 정서를 살펴본다.


                                     

단독성에 대한 인식을 심화    

                                                                 



집단주의는 개체들의 단독성을 제거하고 그들을 집단에 종속된 이들로 만들어버린다. 이러한 예속의 상태에서 개체는 타자와 소통할 수 없다. 자신에게 부여된 위치 바깥에 존재하려는 단독자의 탈자화하는 행위 속에서 차이와의 조우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_「전성태 소설에 나타난 단독성과 소통의 전제」, 301쪽


3부에서는 단독성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뤘다. 저자는 전성태 소설을 분석하며 단독성에 대한 인식을 심화시켰다. 개인 고유의 단독성을 제거하는 집단주의의 폭력과 거기에 예속된 개인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윤동주 시가 민족 저항의 시로 머물러 있는 점을 안타깝게 여기며, 집단에서 벗어나 자신의 행위에 책임지는 단독자의 자세에 주목했다.



소수자를 다룬 한국문학 작품 주목

                                                                 



한국문학에서 이주민, 탈북자, 다문화가정 등 소수자를 다룬 작품을 다수 분석했다. 저자는 우리보다 소수자들이 못한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한 점을 꼬집으며, 이는 식민주의를 살아온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모습이라고 말한다. 혹시 우리가 가해자의 지배 방식을 답습하고 억압과 종속의 관계를 확산하고 있는 게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보길 권하다. 


공통성과 단독성에 대한 인식이 지배와 종속 관계로 이루어진 식민주의 관계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실천하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 소개   허정                                            

1971년 경남 의령에서 출생하여 초등학교 5학년 이후 부산에서 살고 있다. 1996년먼곳의 불빛」을 『창작과비평』에 실으면서 문학평론 활동을 시작하였고, 2008년 동아대학교에서 임화 시 연구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먼곳의 불빛공동체의 감각이 있다. 


차례





공통성과 단독성


허정 지음 | 문학 | 신국판 456 | 30,000

2015년 12월 14일 출간 | 978-89-6545-326-0 93810


경쟁에 내몰려 원자화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동체 감각의 회복이 중요시되고 있다. 저자는 이미 전작 『공동체의 감각』(산지니, 2010)에서 2000년대 한국문학을 대상으로 공동체의 감각에 대한 문제를 살펴봤다. 『공통성과 단독성』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공동체 사유에 필수적인 공통성과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단독성의 고민을 집요하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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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성과 단독성 - 10점
허정 지음/산지니

공동체의 감각 - 10점
허정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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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5.12.31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트 꾸욱~ 누르고 갑니다 : )

  2. BlogIcon 엘뤼에르 2016.01.04 13: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