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저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해왔습니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하는 걸까? 

여행해야만 하는 걸까?

대체 여행이 뭐길래, 다들 해야 하는 의무인 것처럼 행하고 있는 걸까.

 

얼마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한 작가의 에세이에서는 '여행을 싫어한다고 말할 용기'를 다룬 부분도 있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여행은 신성불가침의 종교 비슷한 것이 되어서 누구도 대놓고 "저는 여행을 싫어합니다"라고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중략)

여행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쩐지 나약하고 게으른 겁쟁이처럼 보인다.

폰 쇤부르크처럼 명문가의 자손으로 태어났더라면 '우리 귀족들은 원래 여행을 안 좋아해'라고 우아하게 말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우리 같은 평민들이 쓸 수 있는 레토릭이 아니다.

『보다』中-김영하

 

 

저의 경우에 빗대어 본다면, 결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데 그렇다고 싫어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여행에 관해 늘 이렇게도 애매한 감정을 지녔던 저와 달리,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명확하게 '여행을 좋아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건지 몹시 궁금했던 저는 두 권의 에세이집을 읽어보게 되었는데요.

 

노경원 저자의 '그럼에도 여행'이라는 책과 김민철 저자의 '모든 요일의 여행'이라는 책입니다.

 

 

                

 

 

먼저 「그럼에도 여행」을 소개해드리자면, 가장 먼저 목차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총 4 장으로 나뉘어진 책은 #1 돈이 궁해도, #2 시간이 없어도, #3 용기가 부족해도,
#4 그럼에도 여행 라는 연결고리로 진행이 되는데요.

 

여행을 생각할 때 여러 가지 벽들이 존재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걱정이 되는 요소들을 언급하며 그럼에도, 라고 결론짓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게, 이 저자는 이 책에 나오는 여행지를 다녔던 기간에 '대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인데요. 넉넉한 가정형편이 아니었던 만큼, 남들보다 배는 노력해서 간 여행이 저자에게 어떤 의미로 와 닿았는지는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여행이 꿈꾸던 것과 달랐던 점도 있었고 꿈꾸던 것 이상이었던 점도 있었다고 표현하면서, 제목을 그럼에도 여행이라고 지은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왜 ‘그럼에도’ 여행일까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던 여행이 대다수였거든요. 좀 더 큰 의미로 본다면 수많은 내면의 두려움들을 이겨내야만 했던 여정이었다고 할까요. 아마도 ‘만약에‘와 물음표가 끊이지 않는 위태롭고 혼란스러운 종류의 불안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제 선택은 떠남이었기 때문에, 그 고민의 과정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책 제목을 선택하고 싶었어요.


<YES인터뷰-7문7답 中 일부(글: 엄지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던 여행은 그 준비과정도 쉽지 않아, 자기계발을 위한 휴학이 아니라 여행자금을 위한 휴학까지도 감행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저자는 모든 것들이 즐거웠다고 표현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려온 꿈이었다고 말하면서요. 왜 그런지 제대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여행을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라고.

 

 

다음은 한 번 소개해드린 적이 있던 저자분이시죠?

「모든 요일의 기록」에 이어 「모든 요일의 여행」을 쓰신 김민철 저자입니다.

 

소개하기에 앞서, 책에서 나온 문장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하는데요

 

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
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모든 요일의 여행』中 일부

 

책에 나온 이 문장처럼 여행지에서의 저자의 태도는 하나인데요.

여행지이지만, 여행지가 아닌 것처럼.

일상이 되는 여행 속에서, 바로 이곳에서 행복할 것.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뜻대로 이루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어서 저자는 찾아간 여행지가 일상이 되도록 만들기 위한 노력을 몇 번이고 실패하게 됩니다.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 노력하다가 일상을 망쳐버리기도 하고(많은 여행자가 그러하듯), 식사하다 시작되는 불꽃놀이에 계산할 생각도 못 하고 달려갔다가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돌아왔더니, 식당 점원이 "그렇게 걱정하지 마. 이건 세계 최고의 불꽃놀이가 아니야." 라고 위로해주기도 합니다.

 

또, 여행에도 일요일이 필요해-라며 늘어져 있다가 이상한 죄책감에 휩싸이기도 반복합니다. 여행을 즐기는 방식은 각양각색이라지만, 이처럼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인데요. 그래도 여행을 하는 이유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나’를 단숨에 만나는 건 오직 여행뿐이다
여행만큼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게 또 있을까. ‘여행’이라는 빛 아래에서는 ‘애써 외면했던 게으름이, 난데없는 것에 폭발하곤 하는 성질머리가, 떨칠 수 없는 모범생적 습관’까지,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나답다’고 믿었던 것들로부터 더욱 벗어나보는 건 어떨까. 익숙한 공간과 익숙한 시간에서, 익숙한 생각과 익숙한 행동만 해왔다면 말이다.

 

 

이렇듯, 어릴 적 꿈이어서라거나 '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라거나 여행은 각자의 의미를 가진 채 존재하게 되는데요. (어쩌면, 둘 다 일지도 모르고요)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여행에서 자신만의 이유를 찾아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도 함께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나의 여행’은 ‘나의 선택’으로 이뤄진다. 때론 그 선택이 타인의 눈에는 결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여행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그러한 결점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결점을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다.

 

- 모든 요일의 여행 中 일부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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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8.24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이 '여행'이라,,, 어쩌면 일상 곳곳에 스며든 즐거운 시간들이 모두 여행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2. 온수 2016.08.24 0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이 멋진 여행책이네요^^ 김영하의 <읽다>는 읽고 <보다>는 못 읽었는데 저런 심오한 말이 있다니! 모두 매력적인 책이네요




이 책을 간단하게 소개 하자면, 광고 대행사인 TBWA KOREA의 10년차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일상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이름 때문에 오해를 할까 노파심에 말씀드리자면, 여자분 이십니다! 그리고 이 분의 팀장님이 ‘박웅현’ 이라는 유명하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신데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여덟단어』 등의 저서를 쓰셨고,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진심이 짓는다’ 등의 광고를 만드셨습니다. 이 팀은 인문학이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독서를 중요시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저자는 글의 첫 문장에서 자신의 독서환경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독서 환경에 관해서라면 나는 삼면이 책으로 둘러싸인, 사시사철 넉넉한 읽을거리들이 쏟아지는 천혜의 환경에서 살고 있다. (중략)…집은 거실 한 면이 모두 책장이고, 방 한 칸은 도서관처럼 방을 가로지르며 책장들이 있다. 침대는 옆에 책을 둘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각종 책들이 겹쳐지고 쌓이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365일을 지키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쯤은 새 책들이 배달되어 온다.

 

정말 부러운 집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가족과 함께 살기 때문에 공간 제약이 있지만, 언젠가 독립하면 저도 언젠가 저런 독서 환경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일상기록이라는 타이틀만큼, 이 책에는 읽고, 보고, 듣고, 찍고, 배운 모든 것들의 기록이 쓰여 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꼽자면 이 부분 일 것 같습니다.

 

육체의 지중해는 지금도 여전히 나를 유혹한다. 끊임없이 그곳으로 오라 손짓한다. 반면에 정신의 지중해는 나를 지금 이곳에 살게 한다. 내 마음가짐에 따라 이곳이 지중해가 될 수 있음을 알 게 한다.

 

알베르 카뮈의 『결혼, 여름』, 『시지프 신화』를 읽고, 문득 일상에 회의감을 느낀 글쓴이가 결국 지중해를 다녀오고 나서 깨달은 바를 서술하는 부분인데요. 의미는 모호하지만, 뭔가 알 것 같기도 한 기분입니다. 언젠가 저 말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할 날이 오겠죠?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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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4.11 0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자의 이름만 보고 남자로 오해했네요ㅎㅎㅎ 어허허! (별과우물 님의 예측대로) 삼면이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이라~ 책이 광고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밑바탕이 되었군요!!

  2. BlogIcon 잠홍 2016.04.11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육체의 지중해, 정신의 지중해-- 흠 저도 어떻게 이해하는 게 좋을지 궁금하네요. 재미있는 책일 것 같아요ㅎ

  3. 온수 2016.04.12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알베르 까뮈의 『시지프 신화』가 제 인생 책이라고 할 만큼 좋아하는데요, 『결혼, 여름』도 읽어보고 싶네요. 별과우물 디자이너의 필명과 글, 선정한 책 모두 따스하게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