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블랙박스 왜성 재발견 = 왜성은 임진왜란이라는 420여 년 전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의 블랙박스다. 31개의 왜성을 통해 역사 속 그날을 깨워 본다. 부산을 중심으로 울산에서 전남 여수까지 한반도 동남해안 일대에 분포한 왜성은 일본 고유 양식 성곽 원형이 남아 있다.

신동명·최상원·김영동 지음, 224쪽, 산지니, 1만 5000원.

경남도민일보 | 이원정 기자 | 2016-08-12

Posted by 비회원

[취재후기] <왜성 재발견>후일담


EP.1 왜성이 뭐예요? 뭐 뭐예요?



“왜성이요?”


“예. 왜성이요.”


“근데, 왜성이 뭔데요?”


왜성을 취재하며 취재원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왜성이 뭔데요?”라는 질문이다.

왜성을 취재하며 왜성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야만 하는 답답함이란….

심지어 왜성 관리를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왜성이 뭔데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는 황당함을 넘어 버럭 화가 치밀기도 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용마산에 있는 마산왜성을 취재할 때다. 현재 마산왜성은 산호공원으로 바뀌어 있다.

기본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마산합포구청 누리집(masanhp.changwon.go.kr)에 들어갔더니 ‘산호공원은 일명 용마산성이라 불리며 선조 25년(1572년)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착공하여 선조 30년에 완공했다’라고 되어 있었다.


'엉? 이게 무슨 소리야?'


조선의 선조 임금은 1567년에 왕위에 올랐는데, 1572년이 선조 25년이라고? 선조 25년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이니, 1592년을 1572년으로 잘못 적었나보다. 그런데 선조 임금이 왜구 침입을 막기 위해 성을 쌓았다고? 선조 25년부터 30년까지는 임진왜란이 한창 벌어질 때인데, 그 시기에 어떻게 왜군 점령지역에 성을 쌓는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왜군이 이곳에 쌓은 성은 도대체 어디에 있지?


▲ 마산왜성


마산합포구청 누리집은 ‘마산왜성’에 대해선 아무런 소개를 하지 않고, 대신 전혀 앞뒤 맞지 않는 ‘용마산성’을 언급하고 있었다. 누리집에 안내된 번호로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산호공원에 대한 누리집 설명이 조금 잘못된 것 같아요. 임진왜란 때 왜군이 쌓은 왜성인데, 그걸 왜구를 막으려고 조선이 쌓은 성으로 소개하고 있고, 쌓은 시기도 잘못된 것 같네요.”


“뭐라구요? 왜성이요?”


“예. 왜성이요.”


“근데, 왜성이 뭔데요?”


담당 공무원은 기자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 ‘왜성’이라는 단어를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는 오래전에 배운 것이라 외우지 못한다고 했다. 누리집에 소개된 내용은 예전부터 그렇게 되어 있던 것이라 출처를 모른다고 했다.


“내용을 확인해보시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보름가량 지나 마산왜성을 소개하는 ‘마산·고성·남해 왜성’ 기사 작성을 끝낸 뒤, 마산합포구청 누리집에 다시 들어가봤다.


‘산호공원에는 일명 용마산성이라 불리는 과거 성터인 마산왜성이 있다. 1592년(선조 25)에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마산의 용마산을 군사기지로 사용하기 위해 축성을 시작하였으며 1597년 정유재란 때 완공한 것이라고 전한다.’


고쳐져 있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최소한 잘못된 것은 바로잡혀 있었다.

왜성 제일 높은 곳에는 천수대가 있었고, 천수각 위에는 왜장이 머물며 전투를 지휘했던 목조건물 천수각이 있었다. 현재 마산왜성 천수대에는 6·25전쟁 전몰군경 2039명의 위패를 모신 위령각이 서있다. 해마다 현충일이면 지역 기관장들이 이곳을 찾아 머리를 숙인다.


이곳이 왜성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과연 이런 일이 되풀이해서 일어날까?

왜성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그럼에도 왜성을 허물거나 복원해야 한다고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글 | 최상원 기자

 


  ◀ 『역사의 블랙박스, 왜성 재발견』 저자 3인방

   (왼쪽부터) 김영동 기자, 신동명기자, 최상원 기자


  *본 후기는 저자가 직접 실제 '왜성' 취재 이야기를

   작성해주셨습니다.   

 

 


 



왜성 재발견 - 10점
신동명 외 지음/산지니


:: 언론스크랩 

<한겨레21> 『왜성 재발견』 신간 소개 -  http://goo.gl/WMHtPY

<한겨레> 왜성은 치욕의 물증 아닌 전리품이다 - http://goo.gl/6RitYW

<연합뉴스> [신간들춰보기] 『왜성 재발견』 - http://goo.gl/etKqfK

<전남일보>왜성,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역사 - http://goo.gl/LtTSOH

<경상일보> 왜성 31곳 발로 뛰며 확인한 임진왜란의 전리품 - http://goo.gl/eBXt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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