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 파동의 여파로 출판계가 매우 어렵다. 독자가 떠난 자리에 상처받은 출판사와 서점은 부진한 매출로 휘청거리고 있다. 위기의 현장에서 해법을 찾기 위해 책을 찾다가 조금은 위로가 될 만한 책을 발견하였다. 최근에 번역 출판된 미우라 시온의 장편소설 '배를 엮다'(은행나무)와 이시바시 다케후미의 르포 '서점은 죽지 않는다'(시대의창)이다.


미우라 시온은 2006년 분게이슌주(文藝春秋)가 주관하는 나오키상(直木賞)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젊은 소설가이다. 참조로 나오키상은 '화염의 탑'(산지니)의 저자 후루카와 가오루 소설가가 1990년 '유랑자의 아리아'로 이를 받은 바 있으며, 필자는 지난 5월에 분게이슌주의 관리부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미우라 시온은 '배를 엮다'(일본에서 2011년 출간)로 지난해 일본서점 대상 1위를 수상하며 대중성을 인정받아 일본 출판계를 놀라게 했던 작가이다.


미우라 시온은 출판사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에 매일 출퇴근하며 자료 조사를 하고 소설을 집필하였다고 한다. '배를 엮다'는 출판사 겐부쇼보의 사전 편집부에서 사전 만들기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날카로운 언어적 센스를 가진 마지메가 이곳에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전 만들기에 일생을 바친 편집자 아라키와 감수자 마쓰모토 선생, 사전 편집부의 분위기 메이커 니시오카, 눈치 빠른 여성 편집자 사사키, 패션지 경력을 가진 어린 편집자 기시베 등은 10여 년에 걸쳐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묵묵히 사전 한 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에 마지메가 한눈에 반해버린 여인 가구야가 등장해 연애 스토리가 곁들여진다. 작가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고, 누군가와 서로 통하기 위해서 모든 말이 있는 것이다"라고 한국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종이 사전'으로 대표되는 '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그 안에서 희망을 전한다.

   

'서점은 죽지 않는다'(일본에서 2011년 출간)는 출판시장 전문 주간신문 '신분카' 편집장 출신인 저자가 일본 각지의 개인 경영 서점을 순회한 르포이다. 저자가 만난 서점인은 공통으로 일본 출판유통과 서점 운영이 지나치게 팔리는 책 위주의 매출 지상주의로 치닫는 현실을 비판하는 이들이다. 도쿄 한 상점가에 겨우 5평짜리 히구라시문고를 연 하라다 마유미, 전자책에 맞서 종이책의 우위를 말하는 논객 후쿠시마 아키라, 주민이 100명인 마을에서 잡화점 겸 서점을 운영하는 이하라 마미코, 카리스마 서점인으로 불리는 이토 기요히코, 그의 제자인 다구치 미키토와 마츠모토 다이스케, '보통 서점'을 실천하는 나라 도시유키, 그리고 후루타 잇세이. 이 여덟 명의 서점인들은 다양한 배경을 지녔고 서로 다른 서점에서 일하지만 공통으로 독자가 원하는 한 권의 책을 전달하는 서점의 위상과 소중함을 몸으로 보여준다. 소비를 위한 책도 존재하지만, 인생을 바꿀지도 모를 한 권의 책을 파는 곳 또한 서점이다. 책의 미래를 짊어진 서점 장인의 분투기를 보며 작지만, 후세의 현명함에 도움이 될 만한 역할의 소중함과 각오를 다지는 좋은 시간이었다. 


도서출판 산지니 대표

강수걸



배를 엮다 - 10점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은행나무

서점은 죽지 않는다 - 10점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백원근 옮김/시대의창


Posted by 비회원

나의 선조는 백제 왕족이라 호기롭게 외치던

중세 일본 남북조 시대의 무장,

오우치 요시히로의 일대기



-화염의 탑炎の塔-


나오키상 수상에 빛나는 일본 작가 후루카와 가오루는 그간 백제 왕족의 혈통을 주장하던 오우치씨(大內氏) 관련 소설을 여러 편 발표해왔습니다. 소설 『화염의 탑』 또한 오우치씨의 인물 중 중세 일본 남북조 시대의 무장이었던 오우치 요시히로의 삶에 주목하였는데요, 정종 1년 7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도 요시히로가 스스로 백제의 후손이라 자처하는 부분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본 야마구치에서 세력을 키워가던 요시히로는 결국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쓰와 충돌하면서 교토에서 가까운 센슈 사카이에서 대결하게 됩니다.(‘오에이의 난’) 여기에서 패한 요시히로는 장렬한 죽음을 맞이하면서 파란만장한 생애를 마감합니다.


일본의 3대 국보 중 하나인 루리코지 오층 석탑입니다. 소설 작품에서는 주인공 오우치 요시히로의 혼을 기리기 위해 유족들이 만든, 중요한 소재로 등장합니다.


마성의 혀를 널름거리는 화염의 탑

오우치 요시히로라는 강인한 무장의 죽음이 그 일족에게는 더 없는 용기가 되는 것처럼, 루리코지의 오중탑은 작은 교토 일각에 우뚝 서 있다. 낮게 뻗은 지붕이 저녁 해를 받아 화염 토기와 같이 타오르는 불길을 연상시킬 때, 오우치 전사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하여 투지를 불태우게 만드는, 마성의 혀를 널름거리는 화염의 탑이었던 것이다. _20쪽, 「루리코지에서」


야마구치의 루리코지(瑠璃光寺)에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5층 첨탑인 오중탑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오에이의 난에서 죽음을 맞이한 무장 오우치 요시히로의 명복을 빌기 위해 유족이 세운 것이다. 주위를 감싼 신록의 무성함과 함께 인도에서 유입된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오중탑은 오우치씨 문화의 상징이자 일본의 국보이며 3대 명탑으로 꼽힌다. 독자들은 장대한 꿈을 안고 죽음을 맞이한 오우치 요시히로의 생애를 통해, 일본 무사도의 정신세계와 함께 칼끝에 영혼을 담는 일본 봉건 시대 무장의 삶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교토 야마구치를 꿈꾸다

오우치씨 집안의 제9대 당주였던 오우치 히로요는 교토를 모방하여 야마구치에 작은 교토를 조성하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그러다 규슈 단다이 이마가와 료슌의 스오 방문으로 인해 료슌과 히로요는 대립각을 보인다. 주인공 요시히로의 아명인 마고타로는 아버지와의 료슌의 입장 차를 인지하면서도 료슌을 따르며 그의 신임을 얻게 된다. 소설은 이러한 아버지 히로요와 아들 마고타로의 대립으로 시작하게 된다. 훗날 료슌의 원군 요청에 따른 활약을 계기로 료슌의 환심을 산 마고타로는 부젠국 슈고로 임명되면서 권세를 확장한다.



중세 일본 남북조 시대 무장 오우치 요시히로.


권력에 대한 요시히로의 욕망이 피어오르다

요시히로는 ‘이마가와 료슌을 규슈 단다이 자리에서 내려야 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생각을 품음과 동시에 료슌 대신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아야겠다는 야망을 품게 되었다. 그 야망은 예전부터 조금씩 길러지고 있었지만 지금 한순간 급작스레 불타올랐다.

요시히로는 태연한 체하며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혼자가 되었을 때는 무서울 정도로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_131쪽, 「광야의 꿈」


부젠국 슈고로 임명된 요시히로는 이마가와 료슌으로부터 곁눈질로 무역실무를 배우게 된다. 당시 고려국은 일본 해적의 출몰로 고심하고 있던 차, 규슈 단다이인 이마가와 료슌에게 사자를 보내 왜구 처치 건을 요청한다. 요시히로는 고려와의 교류가 상당한 부를 축적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통해 전란으로 황폐해진 백성들의 삶을 재건하고자 하였다. 이는 훗날 조선과의 사무역을 훼방 놓는 왜구의 단속을 통해 부를 쌓고자 하는 오우치씨의 경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일조하는 것으로써, 오우치 요시히로의 선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저의 선조는 백제의 왕족입니다

돈도 없고 권력도 없는 귀족들에게 내세울 거라고는 유서 깊은 혈통과 교양이 전부였던 시절, 한낱 시골의 호족에 불과했던 오우치 요시히로가 교토로 진출한 데 있어 오우치 가문에 대해 여러 귀족들은 궁금해한다. 그러자 자신의 출신을 당당히 백제의 시조인 고(高)씨 자손이라 밝히던 요시히로의 대답에 귀족들은 허를 찔린다. 당시 일본인들에게 있어 조선왕국은 선진문화국가로 인식되고 있었던 것이다. 훗날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된 바 있는 오우치 요시히로의 혈족에 관한 부분은 전례가 없던 것으로서, 오우치씨 스스로 백제의 후손임을 밝히고 있는 첫 번째 사례이다.


동아일보 DB. 조선통신사 행렬


시모노세키 시와 부산 시의 교류 사업이 담긴

기념비적 작품**

부산 시와 시모노세키 시는 그간 자매도시로서 오랜 문화교류를 해왔으나 그동안 문학적 교류는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번 『화염의 탑』 출간은 2011년 부산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한·중·일 포럼에서 후루카와 가오루 작가의 한국 방문 차 논의되었던 작업의 결과이다. 일본 문예춘추사와 협의를 통해 저작권을 한일 간 문화교류 사업에 전액기부한 후루카와 가오루 작가의 배려로 그 의미가 더욱 큰 한국어판 『화염의 탑』. 부산과 시모노세키는 변방의 도시이나, 항구도시로서의 역사성과 함께 국제도시로서의 개방성 또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도시들이다. 역사소설 『화염의 탑』 출간은 앞으로 한일 양 국가 간 문화교류의 물꼬로서 기능할 것이다.





◇ 조선통신사 축제 일정

행사

날짜

장소

내용

통신사야! 놀자!

5월 3~5일

용두산공원 등

'도전 골든벨', K-POP 댄스 경연 등

국제 학술 심포지엄

5월 3일 오후 1시

부산시청

통신사 연구 발표

조선통신사의 밤

5월 3일 오후 6시

용두산공원

3사 임명식 등 재현

평화의 행렬

5월 4일 오후 3시

광복로

1500여 명 참가

뮤직콘서트

5월 4일 오후 7시

용두산공원

한일 대표 뮤지션 참가

거리공연

5월 4일 오후 1시

광복로

한일 예술단 공연

한지인형 전시

5월 1~5일

용두산공원 미술전시관

등성 행렬도 재현


용두산 공원 산지니 판매 행사 안내

▶부산일보 기사 참조(Click!) ::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30501000036


한일 간 문화 사업의 일환으로 출간된 이번 『화염의 탑』은 5월 3일(금)~5일(일) 3일 간 개최되는 조선통신사 축제 행사에 맞추어 용두산 공원 부스 판매행사를 함께 진행합니다. 1호선 자갈치역 또는 남포동역에서 하차후 광복로 거리에서 용두산공원 가는 길로 걸어오시면, 꽃시계 윗편으로 산지니 출판사의 『화염의 탑』 출판전시전 행사 부스를 만나보실 수 있어요:)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산지니소설

『화염의 탑-소설 오우치 요시히로-

후루카와 가오루 지음 | 조정민 옮김
문학 | 국판 (148*210mm) | 272쪽 | 13,000원
2013년 4월 30일 출간 | ISBN :
978-89-6545-217-1 03830

중세 일본 남북조 시대의 무장, 오우치 요시히로의 일대기 『화염의 탑』. 장대한 꿈을 안고 죽음을 맞이한 오우치 요시히로의 생애를 통해, 일본 무사도의 정신세계와 함께 칼끝에 영혼을 담는 일본 봉건 시대 무장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저자: 후루카와 가오루(古川薰)

1925년 시모노세키 시(下關市)에서 태어났다. 야마구치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한 이후 교원, 신문기자를 거쳐 1970년부터 문필가로 활동하였다. 역사소설, 평전, 사전(史傳)을 주로 집필하였고 현대소설도 발표하였다.

오페라 가수 후지와라 요시에(藤原義江)를 그린 『유랑자의 아리아(漂泊者のアリア)』로 1990년 제104회 나오키상(直木賞)을 수상하였고, 서일본문화상, NHK야마구치방송문화상을 수상하였다. 시모노세키 시립 근대선인관(近代先人館) 명예관장이기도 하다. 

주요 저서로 『화염의 탑(炎の塔)』, 『꽃도 폭풍도(花も嵐も)』, 『석양에 서다(斜陽に立つ)』, 『류콘로쿠·요시다 쇼인(留魂錄·吉田松陰)』, 『패도의 독수리(覇道の鷲)』가 있으며 그 외에 단행본 150여 권을 발표하였다.


역자  : 조정민

부경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규슈대학 비교사회문화연구과에서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저서로 전후 일본문학이 패전 후 연합국의 일본 점령을 어떻게 기억하였는가를 논한 책 『만들어진 점령서사』가 있으며, 역서로 가부장적 가족제도와 군국주의적 천황제의 억압과 통제에 추상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을 분명히 실천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가 있다. 현재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교수로 재직 중이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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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의 탑 - 10점
후루카와 가오루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