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올해 요산김정한문학상 발표가 났었요!

이번 요산김정한문학상 후보로

김유철 작가님의 『레드 아일랜드』

오르면서 어느 때보다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 )

 

-[책소개] 4월의 붉은 제주, 그 속에 휩쓸린 이들의 이야기 - 『레드 아일랜드』 

  http://sanzinibook.tistory.com/1449

 

-[신문기사] "요산정신 재해석한 새로운 리얼리즘 기대"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1013000013#none

 

 

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정찬 작가님의 『길, 저쪽』이 수상작으로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려고 검색을 했습니다.

 

두둔~

 

 

 

오잉!!  

 

첫 번째 뉴스로 조갑상 작가님의『다시 시작하는 끝』보이는게 아니겠습니까!

(반가워라~~ : D)

 

 

 

 

부산경남방송 KNN의 오늘의 책이란 코너에서

조갑상 작가님의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이 소개됐더라고요!

 

 

-[책소개] 끝에서 다시 피어나는 소설의 시작 -『다시 시작하는 끝』

 http://sanzinibook.tistory.com/1398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동영상으로 보고 싶은데...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ㅜㅜ

혹시 아시는 분은 저한테 꼭 좀 알려주세요!!

 

 

 


생각해보니,

『레드 아일랜드』 → 요산김정한문학상  → 『다시 시작하는 끝』까지~

정작(원래 의도였던) 요산김정한문학상 기사는 아직 안 읽어봤네요 ^^;;;

얼른 읽으러 가야겠습니다!!

 

또 우연히 산지니 책과 만나는 반가움과 즐거움을 안고 돌아오겠습니다.

I'll Be Back~ (엄지척)

 

 

 

 

Posted by 비회원

 

 

25년 만에 재출간된 조갑상 작가의 『다시 시작하는 끝』

 

소설의 지나온 세월의 시간만큼 혹은 재출간을 기다린 시간만큼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자리가 간절했을텐데요.

 

지난 27일(월) 조갑상 선생님과 독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제27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 톡!톡! - 조갑상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 행사를 알리는 포스팅도 했었지요 : D ) 

 

 

퇴근 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자유바다 소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입구부터 오늘의 행사를 알리고 있더라고요.

이 행사의 주인공 『다시 시작하는 끝』과 조갑상 선생님의 얼굴도 보이네요.

 

 

입구의 포스터가 너무 작다고요?

짜잔! 소극장 한 켠에 이렇게 큰 POP물이 걸려 있네요 : )

 

오늘의 행사는

1부- 저자와의 만남

2부 -「살아 있는 사람들」을 각색한 연극 관람으로

진행됐습니다.

 

 

행사는

장편소설『번개와 천둥』, 소설집『치우』의 저자이신 

이규정 선생님의 축사로 시작됐습니다.

 

 

▶ 이규정 작가의 작품이 궁금하다면?

 

번개와 천둥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치우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이어 김만석 평론가와 배길남 소설가의 진행으로 

문학 톡!톡! 행사가 진행됐는데요,

 

이번 진행을 맡은 김만석 평론가와 배길남 소설가는

조갑상 선생님과 사제지간이여서 더 의미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만석 평론가(이하 김)

25년 만에『다시 시작하는 끝』을 재출간 하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조갑상 작가(이하 조)

80년대 등단을 해서 90년대 첫 소설집을 냈습니다. 많이 늦은 편이죠. 그렇게 심사숙고하여 낸 책이었는데, 절판이 되고 도서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산지니 출판사의 재출간 권유를 받게 됐고, 소설의 제목처럼 25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끝』을 내게 됐습니다. 다시 책을 내기 위해 제 예전 작품들을 찬찬히 읽어보며 지난 시간들을 다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뭐, 책이 나온 기분이야 뭐... (웃음)

 

배길남 작가(이하 배)

두 번째 소설집『길에서 형님을 잃다』는 강의 교재였기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읽었는데 (웃음) 농담이고요, 이번 소설집을 읽으면서 한 권에 17편의 소설을 담는, 그 모습에 경외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소설들을 찬찬히 읽다보니 대부분의 소설들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표제작인 「다시 시작하는 끝」에는 어머니가 등장하고, 소설의 주요한 인물로 나옵니다. 

 

계기가 있거나 의식을 하고 쓴 것은 아닙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의 주인공은 '고아'이고, 자신을 양딸로 데려다 키운 것이 엄마일 뿐이지 이 소설이 '어머니의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

 

계속해서 소설집 속의 작품 이야기를 해볼까요? 선생님의 첫 소설집에는 부부 관계(혹은 유사 관계)의 불안이, 두 번째 소설집에서는 부부 관계의 안정적인 모습이 보입니다. 그 이유가 있는지요?

 

제 소설에 부부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게 보였나요? 「사육」에서 보이는 남녀의 관계는 대단히 불안해 보이겠군요. 이 소설은 70년대 국내 작품부터 외국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며 그 시절 제가 느낀 감정들이 응축되어 나온 소설입니다. 소설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소재가 다가오는 느낌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제 작품들 속에서 불안을 느꼈다면 그것은 의도가 아니라 제가 가진 감정들이 자연스레 녹아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소설들 속에 신문, 라디오와 같은 매체들이 참 많이 나오는데요, 이와 동시에 운송수단은 버스를 주로 이용하더라고요. 

 

저는 운전을 늦게 배웠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요, 그래서 '버스'라는 공간은 일상적이면서도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매체들을 많이 다루는 것은 제 생활의 범위가 협소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매체들에 매여 있는 것도 있고요. 「살아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신문을 보다가 소재를 얻은 경우 입니다. 그 당시는 신문에서 사람을 찾는 광고가 많았는데요, 그런 부분들을 착안해서 제가 알고 있었던 소재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병들의 공화국」, 「동생의 3년」등의 작품을 보면 고립의 끝은 '군인'으로 설정되어 있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군대에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30개월 복무하고 상병 제대 했으니까 그 고생을 정말... (웃음) 전투도 많이 하고, 전출·전입이 많았기 때문에 군대에서 느낀 고립감이 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때 당시의 느낌들이 작품 속에 녹아나지 않았을까 싶네요. 군대를 다녀온 남자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군대는 소재로 써볼 만한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또 한편으로는 누구나 다 겪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어윤중 이야기」를 읽으면서 중단편 소설이라는 느낌보다는 장편 소설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주인공이 역사적 스펙트럼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요. 분량이 아니라 소설 자체가 두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장편으로서의 욕심은 없으신지요? 혹은 「혼자 웃기」를 「은경동 86번지」로 확장시킨 것과 같은 작업을 생각하진 않으셨나요? 

 

「어윤중 이야기」의 소재를 만났을 때 장편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작품을 투고할 때는 단편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고, 그것에 충실 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웃기」,「은경동 86번지」와 같은 작품은 처음부터 기획한 것이 아니라 제가 살아온 동네,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넓혀 보고 싶은 마음이 계속 남아 있었고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라진 사흘」, 「폭염」과 같은 작품을 보면 근현대사의 결함이 엿보입니다.

 

「사라진 사흘」의 이산가족을 통해 시대적 상처와, 사회적 상실이라는 부분을 제가 가진 여러가지 생각들을 녹여 환기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폭염」과 같은 경우는 80년대의 모습과 그 전의 이야기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80년대 대학생으로서 민주화 운동을 하지 않은 죄책감 같은 것이 남아 작품에 녹아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쯤에서 관객석에서 질문을 받아보겠습니다.

 

Q1. 선생님께서 소설가가 된 이유와 선생님께 소설은 무엇입니까?

 

국민학교 다닐 때 그런 걸 해서… 그렇게… 이렇게… (소설가가) 된 거죠. (웃음) 그리고 제게 소설은 여전히 '힘듬'입니다.  

 

 

Q2. 『다시 시작하는 끝』의 첫 출간과 현재 재출간이 작품에 있어 다른 점이 있습니까?

 

등단 후 두 번째로 발표한 소설 「방화」가 수록 되었습니다. (「방화」가 수록되어 「혼자 웃기」,「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룸) 이외에 작품의 문장들을 부분적으로 다듬은 것 말고는 첫 출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Q3. 작품을 읽으면서 필요없는 문장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소설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것들로만 구성한다는 느낌이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 성격 탓인지, 소설에 대한 저의 생각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설은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보니 그렇게 표현된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제가 다작을 하지 못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Q4. 재출간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단순합니다.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것. 책이 절판 됐었고, 찾아보기 힘든 작품들이었는데 이제 다시 독자들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가 되겠지요.

 

 

 

그녀는 걷어찬 막내의 이불을 다시 다독거리며 희미해져 가는 발짝소리를 지우며, 창을 울리는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렸다. 어차피 다시 시작해야 할 시간들이 저 바람 속 어딘가에 잠겨 있을 것만 같아 그녀의 가슴은 천천히 두근거렸다. _ 「다시 시작하는 끝」p.193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__)(^^)

 

주말을 지나온 사이 갑자기 날이 확~ 더워졌네요.

 

아침에 오자마자 에어컨을 켜고, 차가운 커피를 한 잔 마셔도

더위를 이기기가 힘든 것 같은데요,

 

신문을 펼치자마자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이런 더위가 싸악~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왜냐고요?

 

짜-잔!

오늘 자(7/27) 경향신문입니다.

 

 

 

눈치채셨나요?

 

그래도 아직 잘 모르시겠나는 분들을 위해

 

 

 

 

 

 

 

 

 

 

 

 

 

 

☜ 이 전면광고를 주목해주세요!

 

이제 아시겠죠?!

 

^_______________^ 

 

 

 

 

 

 

 

 

 

 

 

조갑상 선생님의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광고가

경향신문에 실렸습니다.

 

오늘 경향신문을 읽다가 이 광고를 보시고

반가워하셨을 분들도 있었을 것 같네요.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조갑상 선생님의 첫 소설집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7/27) 저녁 7시,

자유바다소극장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 톡!!

조갑상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행사가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중앙역 2번 출구에서 약 200m 걸으면 '자유바다소극장'이 나옵니다.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 |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__)(^^)

 

7월 말의 눅눅함에 푹 절여져 있는 단디SJ 편집자입니다.

 

이번주는 요란한 비(그래도새벽에 내려서 다행이에요.)와 끈적끈적한 습도 때문에

 

더 지치는 한 주였던 것 같아요. (마치 어항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퇴근 후 수영 하기, 영화 보기, 소설 읽기, 맥주 마시기  등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 눅눅한 피곤함을 물리치려고 했답니다.

 

여러분은 퇴근 후 무얼하시나요?

 

오늘은 여러분들의 퇴근 후 시간을 위한 소식을 하나 가지고 왔는데요,

 

무더운 밤~♬  잠은 오지 않고~ ♬ 

 

여름밤(밤이라고 하기엔 좀.. 많이.. 이르지만,)

 

여러분들을 문학의 세계로 안내할 행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바로~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 톡!!

조갑상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뚜-뚠!!

 

 

 

 

월요병을 앓는 직장인들,

 

문화생활을 하고 싶은 학생들,

 

『다시 시작하는 끝』을 진~하게 읽으신 or 읽을 예정인 독자들,

 

그냥 조갑상 선생님이 좋은 사람들,

 

(약 장사 느낌이 조금 나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죠?! ☞☜ ;;;;  )

 

누구나 오셔서 문학과 함께 하는 월요일을 보냈으면 합니다. 

 

(물론, 저도 갑니다 ^.^)

 

 

* 중앙역 2번 출구에서 약 200m 걸으면 '자유바다소극장'이 나옵니다.

 

 

 

책소개

 

- 끝에서 다시 피어나는 소설의 시작 -『다시 시작하는 끝』(책소개)

 

 

저자인터뷰

 

『다시 시작하는 끝』 조갑상 소설가와의 만남 

 

 

독서후기

 

- 동정은 필요 없는 보통의 존재 -『다시 시작하는 끝』을 읽고

 

 

언론스크랩

 

- "끝에서 다시 피어나는 소설의 시작"…'다시 시작하는 끝' (뉴시스)

 

- 소설가 김성종·조갑상 대표작 다시 읽는다 (부산일보)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정난주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7월 16일 목요일에 있었던, 『다시 시작하는 끝』의 조갑상 작가님 인터뷰를 가지고 왔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 재밌게 읽었던 소설의 작가님을 만나 뵙고 온다니 정말 신기하고 가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저와 함께 그 두근두근한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인터뷰가 진행된 경성대학교 인문관. 오후 두시 작가님의 연구실로 찾아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먼저, 첫 소설집을 재출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재출간의 감회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발표했던 단편 27편 중에 17편을 선정해서 첫 작품집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산지니에서 재출간을 할 때 그중에 한편을 빼고 ‘방화’를 넣어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방화’를 독자분들과 함께 읽어봤으면 하는 생각에서, 또 지난 작품들을 스스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작품을 구성했습니다

6월에 발매가 되었지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언젠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산지니에서 재출간의 이야기를 꺼냈고, 그 후에 편집자분들이 1990년에 나온 세계일보사 판을 도서관에서 빌려 일일이 컴퓨터로 입력을 하셨습니다. 그때는 원본이 원고지 형태라 문서 파일이 없었기에 그런 작업까지 하느라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렸습니다.

또 제목이 '다시 시작하는 끝'이라니, 책의 제목이 자기 운명을 결정한 것인지 묘하게 상황과 맞아떨어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부산에 정착하게 되셨는지, 부산이 작품의 배경으로도 등장할 정도로, 부산에 이렇게나 큰 애착을 가지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버지 고향이 의령이셨고, 그 뒤에 마산으로 이사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태어나자마자 부산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부산이라는 도시는 유년기를 보내고, 성장하고, 직장생활도 한 곳입니다.

그래서 의식은 하지 않지만, 부산이 작품의 배경으로 많이 등장했던 것 같습니다. 작가는 소재에 따라서 특정한 배경을 선택할 수 있지만 대개 자신에게 익숙한 지역, 도시, 장소가 저절로 작품의 배경이 되니까요. 부산이 작품적 배경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특별히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저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동생의 3년」,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 「방화」, 「바다로 가는 시간」의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현실에 순응하고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조금 우유부단한 면도 보이고 남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고 살아갑니다. 특별한 인물보다 보통 혹은 보통보다 더 나약한 인물을 이야기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의도는 없지만, 소설은 한 편 한 편 쓰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쓸 때는 그런 걸 생각하지는 않지만, 뒤에 읽어보니 그렇게 되었더라고요. 이런 인물이 나온 이유는 강하고 단단한 인물보다는 평범하면서도 나약한, ‘소시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들로 지난 1960~1980년대의 세상살이를 보여주는 게 맞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취향의 문제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이런 모습에는 작가님 자신의 모습이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그럴 수도 있겠죠. 소설은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니까. 어떤 모습의 흔적, 글의 소재, 변형되고 허구화된 주인공 모두 작가의 여러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많이 이입해서 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작품과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 속에서 저의 모습을 많이 배제하게 되었습니다.

 

「바다로 가는 시간」에서는 퇴직한 아버지의 모습이 나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를 연민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감정을 배제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셨다고 느꼈는데요. 그런 서술의 이유가 있으신가요?

작가는 소설 속 인물이 이야기를 만들어 가도록 놔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너무 많이 개입하는 것보다 작가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감정을 많이 이입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 소설집에는 불안 증세를 보이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중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에서 '남편'은 특히 그 문제가 심각한데요. 남편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내는 남편이 시가 안 써져서, 혹은 승진 때문에 등의 이유로 남편의 불안을 추측해봅니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끝내 남편이 불안해하는 이유를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힌트를 줍니다. 이 소설에서의 힌트는 남편이 친구들과 하는 이야기 중에 있습니다. 광주 비행장을 필리핀 기술자들이 와서 닦았다, 하는 이야기. 광주민주화운동이 있고 난 후의 광주의 모습, 당시의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 남편은 괴로움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를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 소설을 읽으면 그 당시를 사진으로 찍어 한 장면으로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소설처럼 최근의 사회상을 나타낼 수 있는 사건이 작가님께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선거로 이야기하자면, 지금은 선거가 완전히 달라져서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 작품 속 그때와 같은 장면 볼 수는 없지요. 예전의 유세장은 폭력이 존재하고, 격동적이었던 반면 요즘은 별스럽지 않죠. 그 고요함이 뭔가 다 완벽한 것 같지만 사실 허술하고.

이것은 비단 유세장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메르스 사태도 그렇습니다. 제대로 대처를 못 해 많은 사람이 불안에 떨기도 하고. 그런 것도 어찌 보면 하창기 씨가 겪은 그런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습만 달리한 폭력에 여전히 어수선하고, 누구의 잘못이든 간에 폭력적인 모습은 여전히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텍스트의 영향을 받아오셨을 텐데 특히 어떤 작가, 작품의 영향을 받으셨나요?

여러 작가의 작품을 읽었습니다. 세계 문학 전집을 읽으며 습작 시절을 보냈는데 그중 토마스 만, 헤세, 포크너, 도스토옙스키가 기억나네요. 현대작품은 김동리, 염상섭, 이청준의 작품도 즐겨 읽었습니다.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계시면서 학생들을 많이 만나시는데, 방학 기간인 학생들에게 개강 전에 이 책은 꼭 읽어 봐라, 하시는있으신가요?

누가 추천하니 읽어라, 가 아니라 어쨌든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설을 읽든 에세이를 읽든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자신이 스스로 찾아서 많이 읽었으면 합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독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현대소설강독 시간에 읽어야 하니까 읽는 교과서적인 책 읽기보다는 자신이 관심 가는 작품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방학 동안 열흘 정도 파묻혀 전집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가님의 연구실에 있는 난에 꽃이 피었다고 하셨습니다. 난에 꽃 피기 쉽지 않은데,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네, 우선 저부터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학기 중에는 학생분들을 매일 만난다 할 정도로 20대와의 접촉(?)이 많은 환경에 계시는 작가님께 더욱 여쭤보고 싶은데요,

아, 그러고 보니 제 소설에는 20대 주인공이 별로 없군요. 병들의 공화국 빼고는. 다 어른들이 나오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성인이지만 어른은 아닌 그런 애매한 존재인 20대들을 위한 메시지가 넘쳐나는 요즘입니다. TV 프로그램이나 강연 등을 보면 유행이 됐다 싶을 정도인데요. 작가님은 그 현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별로 탐탁지는 않은데요. 청춘은 원래 괴로운 존재이어 왔는데 그게 요즘 화제의 대상이 되어서 유독 그런 것 같습니다. 세대라는 것은 늘 있어 왔고 반복되며 누구나 20대를 통과하는데, 그것을 지나온 기성세대들이 위로해주는 척. 단순히 흐름, 조류와 같은 것이라 생각하지만 몇 년 전부터 유독 그 호들갑이 심해진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일장일단이 있듯이, 20대라는 세대가 많은 고민과 불안만 짊어진 것이 아니라 찬란한 젊음 또한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작가님께서 그런 입장에서 그들한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가혹하게 들리겠지만 어쨌든 삶이라는 게 마냥 무난하고 호락호락한 게 아니라는 것, 힘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좀 더 잘까? 아니면 바로 일어날까?’하는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갈등부터 큰 갈등까지 매일 겪으면서 삽니다.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산다는 것은 갈등의 연속이고 마냥 편안한 것이 아니니, 힘들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삶, 시간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을 자신의 쪽으로 당겨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여러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20대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시대나 20대는 힘들어 왔으니, 그 시기를 지나온 20대 선배로서, 본질적으로 답은 자신이 찾아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독자분들은 어디서 작가님을 만날 뵐 수 있나요?

7월 27일 월요일 저녁 7시에 자유바다소극장에서 작가회의에서 진행하는 ‘문학 톡톡’이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그때 독자분들과 만날 수 있겠네요. 작가회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세한 안내를 볼 수 있습니다.

(부산 작가회의 홈페이지 : http://www.busanwriters.co.kr/)

 

 

인터뷰가 끝나고 저는 작가님의 싸인도 받았습니다. 히히. 이렇게나 장문의 글을 남겨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조갑상 작가님은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두서없는 질문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친절히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저의 조갑상 작가님과의 만남이 부러우신 분들은 다가오는 27일 월요일 저녁 7시에 자유바다소극장에서 작가님을 찾아 뵙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 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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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 | 자유바다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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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동정은 필요 없는 보통의 존재

-『다시 시작하는 끝』을 읽고

  안녕하세요. 인턴 정난주입니다.

  7월, 작은 태풍이 지나가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어김없이 산지니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아침인데도 습하고 더운 날씨의 그 기세가 대단합니다. 거기다 출근 시간에 차까지 막힐라치면 이 버스에 있는 사람들, 도로의 차들 다 저 밖으로 내쫓고 면허도 없지만 핸들을 뺏어들고 법원검찰청 정류장으로 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마치 얼마 전 봤던 영화처럼 말이에요. (다들 연상되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히히) 거제대로를 '분노의 도로'로 만들고, 입에는 은색 스프레이를 뿌리고 치이익, 나를 기억해 줘!…… 하지만 그럴 수는 없죠.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저는 산지니에 가기 위해 법원 검찰청 정류장으로 가는 것이지 전과기록을 남기려고 법원 검찰청으로 가는 건 아니니까요…….

매일 아침 제 롤모델이 되어 주시는 퓨리오사 언니…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비단 저뿐만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종전에 언급되었던 영화와 같이, 질주하고 폭주하는 텍스트를 찾는 것 아닐까요. 그곳의 주인공의 폭주로 대리만족하고, 희열을 느끼며 또 다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막히는 도로를 참아내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읽은 조갑상 작가님의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는 우리에게 희열을 줄 수 있는 인물은 많지 않았습니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곳에 나오는 주인공은 저 혹은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과 같이 폭주를 머릿속으로 그리기도 하지만 이내 곧 자신의 망상을 비웃고 주어진 시간을 주어진 일로 보내는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아버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버지가 된 자들를 보며 아버지가 되지 않겠다며 발버둥 쳤지만 결국 모두 아버지가 됩니다. 조갑상 작가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건조하고도 어떠한 연민도 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소설을 일부분을 보며 작가님이 어떻게 그려내셨는지 한번 볼까요?

 

 

보통의

불안

『다시 시작하는 끝』의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아버지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흔히 아버지라는 소재가 감정에 호소하여 연민의 대상, 희생의 아이콘으로 그려진 것을 다양한 매체에서 많이 보았는데요.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는 그 이면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희생했다는 것은 결국 체제에 순응하여 자신의 색을 지우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그것에 대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단편 「동생의 3년」과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에서 잘 드러납니다.

“앞서지도 뒤서지도 말고 중간 정도 하면 돼. 괜히 옳으니 그르니, 부당하니 어쩌니 깊이 생각지 말고 그냥 남 하는 대로 해.(…)깊이 생각하면 손해야.” /(…)최소한 내가 겪은 일 따위는 되풀이하게 해서는 안 되는 건데. - 「동생의 3년」p.208

「동생의 3년」에서는 주인공이 군대에 간 동생에게 어머니가 걱정하시니 ‘요령껏’, 참으며 군생활을 버텨내라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이런 자신의 모습이 못마땅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창기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색무취의 소시민.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세상살이 전반에 걸쳐 자신의 색채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또는 비겁한 건지 아닌지는 뒤로 하더라도, 다소 애매하게 다수의 편에 서거나 중도에 서는 게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그렇게 손해 본 적이 없었던 것도 사실인 듯했다.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p.247

이념의 대립과 자극적인 구호로 가득한 유세장을, 하창기 씨는 어떠한 주장도 없이 그 난리 속을 통과합니다. ‘소시민’이라고 자신을 정의하며 이런 삶이 당연하다고 이야기 하는 하창기 씨의 이 웃지 못할 장면으로, 작가님께서는 당시 어지러운 사회의, 어쩌면 지금과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 세상의 단면을 그려내고 싶으셨던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들의 증세는 더 심각해져 결국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의 남편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직장에 대한 불만을 생각할 수 없다.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무릎으로 TV를 끄고 30분이나 변기를 타고 앉아 신문을 읽으며 킬킬거리며 어색하도록 인용 자료를 밝히고 술을 마시고 온 세상을 욕을 해대는 근본 원인은 절대 아니다.(…)그런 온 세상이 그를 불만에 가득 차게 하고 술을 마시게 하고 XX되는 욕설을 내쏟게 하는가.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p.147

술을 마시고 심한 욕설을 퍼붓고, 대화는 하지 않고 신문만 보고 킬킬거리고 인용자료에만 의존하는 남편의 태도는 결국 무엇에 대한 불안인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남편의 증상에는 이제는 흔한 말이 되어버린 ‘원인불명’이라는 원인이 가장 적절하다고 느껴집니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부터 오는 불안, 그 불안의 원인을 알 수 없어 더 괴로워하는 원인불명의 굴레. 무엇이든 불분명하고 불명확한 사회에 남편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정확한 근거로서의 인용자료 뿐이었을 것입니다. 홀로 그 굴레에서 힘겨워 하고 있는 남편의 모습에 동정심이 들기보다는 누군가에 비친 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어 뜨끔하며 소설을 읽었습니다.

불안한, 아버지가 된 사람들

 

또 「방화」에서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아하는 소년이 아버지인 그들을 바라봅니다.

나의 혼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버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사실들을 고정화 시키는 것으로 끝났다. -「방화」 p.308

“안정된 리듬은 권태와 크게 다른 말일까요?”

“자극은 누구나 조금씩 원하고 또 필요한 것이지만 지나치게 표피적이고 단순하지. 오래 계속하는 일에서 힘도 생기고 융화도 발견하게 돼.”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적인 생활이 혐오스러울 만큼 싫어질 때가 있는 모양이죠. 그런데 그런 내부의 욕구를 조화니 천직이란 틀 속에 넣어 적당히 말랑하고 부드럽게 변하시키는 것 같아요.” -「방화」 p.313

위는 아버지에 대한 소년의 단상이고, 아래는 자신을 다그친 선생님과의 대화입니다.

선생님의 말 속에서 자신도 역시 아버지가 되기 싫어 발버퉁쳤지만 결국 아버지가 된 자신에 대한 자조적인 태도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보통의

폭주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았던 「방화」의 소년은 결국 제목처럼 방화를 저지릅니다.

“너는 맏이니까 잘해야 돼, 무엇이든지.”

(…)나는 땀이 나는 손을 빼고 싶었다. /(…) 후텁지근한 그날 밤 이후로 나는 손에서 땀이 조금만 나도 당장 수돗가로 달려가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나 이제 곧 눅눅하고 축축한 손의 끈적임도 없어질 것이다. (…) 연기가 아주 낮고도 가늘게 피어올랐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걸레는 타들어갔다. -「방화」 p.318

인용된 부분은 소년이 어릴 때 아버지가 자신의 손을 잡고 어머니가 아픔을 말하고 난 뒤 이어지는 장면입니다. 그때의 아버지와 땀이 나 축축하게 젖은 손은 오래도록 소년의 기억속의 남았습니다. 땀에 젖은 손은 그 이후에도 소년을 그 기억에 시달리게 했는데요. 방화를 결심한 소년은 더 이상 손이 땀에 젖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방화는 결국 아버지와 그 기억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아버지가 되지 않으려는 소년은 발버둥 같이 느껴집니다.

 

 

 

동정은

필요

없다

이 소설에서는 아버지가 된 그들을 동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것이 그러하다’는 태도로 일괄되게 서술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비판이나 풍자의 대상으로 해석하는 것 또한 과하다고 느껴집니다. 작가는 ‘그저 그러함’을 보여주면서 주변 어디에든 있는 인물 중 하나의 삶 속에 들어가, 그 중에서도 그들의 한 장면을 콕 집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일탈하는 장면을 보는 것에만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일탈하는 장면을 보면 볼수록 일탈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조갑상 소설가는 그런 두려움을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해주며 지난 세월의 아버지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지금도 아버지가 되어 가는 사람들에게 『다시 시작하는 끝』을 추천하며 서평을 마칩니다.

 

 

작가

소개

조갑상 작가님은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혼자웃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고,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길에서 형님을 잃다』, 『테하차피의 달』, 장편소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밤의 눈』을, 산문집 『이야기를 걷다』를 쓰셨습니다.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만해문학상, 서라벌문학상을 수상하셨으며, 2015년 현재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특히 이번 『다시 시작하는 끝』은 중견 소설가가 되신 조갑상 작가님의 첫 소설집을 재출간한 것으로 작가님께서도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이번 재출간본에는 ‘방화’가 추가되어 '혼자웃기', '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루어 독자분들로 하여금 80년대의 부산을 더욱 생생하고 자세히 볼 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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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2009), 장편소설 『밤의 눈』(2012) 등을 펴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소설가 조갑상의 첫 번째 소설집을 재출간한다.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은  조갑상의 데뷔작 「혼자웃기」와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사라진 하늘」을 비롯해 총 17편의 중단편으로 채워져 있다. 1990년 첫 출간된 이후 25년 만에 다시 만나는 중견 소설가의 처녀작들은 작품 수만큼이나 묵직한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재출간본에는 등단 후 두 번째로 발표한 소설 「방화」가 수록되어 「혼자웃기」,「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룬다. 소설에는 고단한 삶과 그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들, 공간에 대한 긴 묘사, 그리고 쉬이 위로하지 않는 시선이 존재한다. 독특한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소설의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현실을 삼켜 소화하는 고통을 고스란히 담은 소설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 조갑상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다시 시작하는 삶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17편의 중·단편이 전하는 이 시대 소설의 의미

 과거는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에 남아, 다가올 미래의 시간을 그려낸다. 전성욱 문학평론가는 왜 우리가 다시 조갑상의 첫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그것은 그와 함께 우리 모두가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다. (… ) 그 시작을 섣부른 희망으로 응원하는 것보다는, 그와 함께 고단한 길을 걸어가겠다는 다짐이 더 절실한 마음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조갑상은 소설 「사육」과 「그리고 남편은 오늘도 늦다」를 통해 현대사회의 비인간적인 인물들의 불안과 속물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사육」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50대 남자와 피아노를 치고 소설을 좋아하는 20대 여자의 동거와 이별을 담고 있다. 철저한 교환가치의 셈으로 여자를 대하는 남자는 앞으로도 결코 소설을 읽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 대목은 공감 능력이 결여된 인물의 경제적 성공이 어떤 괴물을 만들어내는지 보여 주고 있는 사례다. 「그리고 남편은 오늘도 늦다」에서는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는 아내의 근심 어린 생각들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셋집에서 나와 번듯한 나의 집을 갖게 되고, 전문대 교수 자리까지 오르게 된 남자. 하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더 높은 고지가 보이고, 언제 아래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에 휩싸인다. 이처럼 조갑상의 소설들은 우리에게 다시금 소설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소한 순간에서부터 스쳐 지나는 풍경, 지금 서 있는 공간까지 소설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작가가 끈덕지게 붙잡고 있는 현실의 서사들 속에서 독자는 조갑상 소설이 가지는 소설의 힘을 발견할 것이다.


 아비들이 살아낸, 살아가고 있는 시간들

 소설집에는 실로 다양한 시대의 연민과 배신을 안고 있는 아비들이 나온다. 퇴직 후 안주할 곳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삶을 보여주는 「바다로 가는 시간」에서부터 근대를 모색하다 처참하게 피살된 아버지들을 볼 수 있는「어윤중」까지, 조갑상 소설은 다양한 시대와 사건들을 통해 역사와 시간의 잔인함을 보여준다. 소설이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할 때, 세상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소설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수록작「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는 첫 대선을 앞둔 유세현장에 본의 아니게 휘말린 하창기 씨의 봉변을 통해 민주화의 실상과 무색무취의 중산층의 모습을 예리하게 보여준다.

 무색무취의 소시민.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세상살이 전반에 걸쳐 자신의 색채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또는 비겁한 건지 아닌지는 뒤로 하더라도, 다소 애매하게 다수의 편에 서거나 중도에 서는 게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그렇게 손해 본 적이 없었던 것도 사실인 듯했다. 남이 비겁하면 나도 비겁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결정적 반대나 절대적 지지도 없이 그만그만하게 살아온 인물이 바로 하창기 씨였다.  _「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 중에서


 이야기를 지탱하는 지역 공간의 힘

 조갑상은 산문집 『이야기를 걷다』를 통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부산의 곳곳을 직접 답사하며 그 감상을 이야기하였다. 이처럼 작가에게 장소는 그저 인물이 사건을 펼치는 공간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의 더 큰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된다. 특히 작가가 20여 년을 살았던 부산 동구 수정동은 「혼자웃기」, 「방화」, 「은경동 86번지」를 이끌어 나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구획정리 후 공터로 남아 있던 기억 속의 땅에 3, 4층까지 건물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었다. 공사 중인 건물들도 눈에 띄었다. 정류소 근방은 통행인도 드물고 어딘가 새로 개발된 변두리처럼 엉성하고 황량해 보였다. 본래 철도 담벽을 따라 판자촌이 들어섰던 곳이었는데 그가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땐가 엄청난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철거되었다. 철도 접경지역과 언덕바지의 불량주택이 집중적인 재개발 대상이었는데, 그가 살던 동네도 계획선이 어디로 그어지느냐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렸다. 결국 작은 길 하나를 두고 위쪽이 철거되었는데 그것은 자기 또래의 아이들이 말해오던 ‘우리 동네’의 뜻을 애매모호하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_「은경동 86번지」 중에서

 중편「은경동 86번지」에서 부산역, 은경동, 신평, 남포동으로 이어지는 문영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1980년대의 부산이라는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근대화라는 말로 시작된 도시 재개발은 새롭게 도시를 만든다는 시작의 의미 저편에 현재의 터를 지워야 한다는 끝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980년대 부산에는 산동네 집들의 강제 철거처럼 서민들이 고통받는 일들이 많았다. 소설에서는 그런 현실을 은경동이라는 가상의 공간으로 고스란히 가져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다시금 만나게 해준다.

 

다시 시작하는 끝 | 산지니 소설

조갑상 지음 | 소설 | 신국판 변형 | 434쪽 | 16,000원

2015년 6월 19일 출간 | ISBN : 978-89-6545-281-2 03810

1990년 첫 출간된 이후 25년 만에 다시 만나는 중견 소설가의 처녀작들은 작품 수만큼이나 묵직한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독특한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소설의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현실을 삼켜 소화하는 고통을 고스란히 담은 소설을 만날 수 있다.

 

조갑상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혼자웃기」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길에서 형님을 잃다』, 『테하차피의 달』, 장편소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밤의 눈』을 냈고 산문집으로는 『이야기를 걷다』가 있다.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만해문학상, 서라벌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소설을 가르치고 있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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