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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24 패전후 미국에 점령당한 일본인들의 삶과 그늘
  2. 2009.08.20 1년에 백 권의 책을 읽는다면...

만들어진 점령 서사 

점령군의 PX로 변한 도쿄 긴자


1945년 패전후 일본은 연합국(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점령하에 놓이게 되는데, 이는 일본 건국 이래 처음으로 당해본 일본인들의 피지배 경험이었다. 책은 점령기간 동안 일본인의 삶에 미국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당시의 일본 문학작품을 통해 들여다 본다. 타국에 의한 피점령 기억은 오늘날까지도  일본인의 삶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며, 해방 이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직, 간접적 영향을 받으며 일본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만들어진 점령 서사>가 던지는 내용이 단순히 이웃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1946년 당시, 영양실조로 사망한 사람은 1,00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전국 각지에서 식량난과 싸우는 일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가의 영·미어 교재가 날개가 돋친 듯이 팔렸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전후 일본사회가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도구이자 새로운 가치관을 대변하는 상징물로 미어를 열망하고, 갈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본문 38쪽)

 또한 팡팡이나 온리여성들은 일본인을 상대로 할 때에는 다분히 수치심을 느끼지만, 외국인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도 고백한다. 특히 양팡이라고 불리던 여성들은 외국인만을 상대로 하는 만큼 소위 팡글리쉬로 의사전달을 하고,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행위가 타 지역 내지는 친인척들의 귀에 전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그녀들은 상대가 외국인에 국한될 경우에 ‘안심’과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일본인 여성이 외국인 남성을 선택하여 교제하는 것을 ‘정조의 이동’으로 이해하고, 이를 일본의 전통적인 가부장제적 질서로부터의 해방으로 간주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들 여성의 활약은 대단히 진취적인 현상으로 해석되었을 뿐 아니라, 직업의 일환으로까지 설명되기도 하였다. (본문 130쪽)

현지처에 해당하는 일본인 여성'온리'는 1945년 10월경부터 모습을 드러내었다. 미 장교들이 출입하는 클럽에도 '온리'와 동반하는 미군들이 많았다.

  

팡팡 : 패전 직후 거리에 넘치던 매춘부의 총칭. 처음에는 미군을 상대로 하던 여성만을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GHQ가 성병 방지를 이유로 미군에게 매매춘 행위를 금지시키자, 이들은 일본인을 상대로 영업하기도 하였다. 그 가운데 미군만을 상대로 하던 여성을 ‘양팡’이라고도 불렀다.

온리 : 미군상대 매춘부 가운데 특정한 남성과 관계를 가지던 여성을 말한다. 불특정한 미군 남성과 관계를 가지던 이들은 ‘양팡’, ‘버터플라이(butterfly)’라고 불리었다. ‘온리(only에서 유래)’들은 ‘현지처’적인 의미가 강하였고, 미군이 기지를 옮길 경우에는 자신의 ‘온리’를 동료들에게 넘겨주기도 하였다.

양팡 : ‘팡팡’과 ‘잉글리쉬’를 결합시킨 조어. ‘팡팡’들이 미군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사용하던 일본어식 영어 및 일본어와 영어가 뒤섞인 말을 가리킨다.


책소개 더보기

서장 <점령과 문학>

1장 <미어米語의 탄생>
2장 <전후 일본과 미국의 젠더적 관계>
3장 <‘재일조선인’이라는 중간자>
종장 <교차의 장場, 오키나와>

만들어진 점령 서사 - 10점
조정민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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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시립도서관에서 남편에게 연락이 왔다. '책 많이 읽은 시민'으로 뽑혔으니 상을 받으러오라고. 남편은 얼떨떨해했다. 가끔씩 책을 빌려 보긴 했지만 '다독상' 수상자 명단에 들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뭔가 착오가 있었겠지...

출판사에 들어와 북디자인 일을 하면서 예전보다 몇배로 책을 많이 보게 되었다. 남편 명의로 된 시민도서관 가족회원카드로 한번에 최대 15권을 빌릴 수 있다. 대여기간은 2주. 15권중 2~3권은 내용까지 꼼꼼히 보지만 나머지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대부분 겉모양을 열심히 살핀다. 책의 판형, 표지는 어떤 종이를 썼고 본문 편집은 어떻게 되어 있나, 무슨 색을 썼나 등등. 매달 30권씩 꼬박꼬박 1년(360권)을 대출더니 도서관에서 상 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온 것이다. 책을 읽은 게 아니고 열심히 보기만 한 것이라 내심 좀 찔렸지만.  그래도 상이란 걸 받아본 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나는데 이게 왠 상이냐 하며 가서 받아왔다. 거금 삼만냥어치의 문화상품권도 덤으로.

요즘 한비야의 새책 <그건, 사랑이었네>가 화제다. 책을 보면 한비야는 1년에 책을 100권 가량 읽는다고 한다.  여고 1학년, 열일곱 살 때 잘생긴 총각 국어선생님의 책략 덕분에 <1학년 필독 도서 백 권 읽기>를 급우들과 경쟁하면서 실천한 게 계기가 되어 중년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1년에 백 권 읽기"를 해마다 달성하고 있다고 한다. 외국에서 국제구호활동을 하거나 여행할 때 빼곤 말이다. 1년에 백권이면 대략 1주일에 2권. 헉!

고등학교 때 생긴 독서 습관이 내 인생을 얼마나 풍성하고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지는 하느님만이 아실 것이다. 책을 통하지 않고 어떻게 개미와 우주인, 천 년 전 사람들과 천 년 후의 사람들을 만나고 또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녹아 들어가고, 그들의 머릿속을 낱낱이 분석할 수 있단 말인가? 책 읽는 재미를 알고 난 후부터 정말이지 나는 심심하다는 단어를 모르고 살고 있다. 거대한 호수에 빨대를 꽂고 있는 듯 세상의 지혜와 지식과 이야기에 목마르지 않게 살고 있다. 이런 놀랍고도 멋진 세상을 알게 해준 국어 선생님과 여고 시절 단짝 친구가 일생의 은인이다. - <그건, 사랑이었네> 본문 중에서

1년에 책을 백 권씩 읽는 사람의 삶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생각했다.
나도 어릴 때부터 이걸 실천에 옮겼으면 내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지만 나이들어서라도 철이 들어 다행이다. 책읽기의 즐거움을 뒤늦게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렸을 때도 책을 싫어한 건 아니지만 열심히 보진 않았다. 그땐 시간이 나면 뭐하고 놀까를 먼저 생각했지 무슨 책을 볼까 하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이나 남는 시간이 두렵지 않다. 재밌는 책, 봐야할 책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엊그제 제본소에서 내려온 따끈따끈한 신간 '만들어진 점령 서사'부터...

만들어진 점령 서사
 

점령군의 PX로 변한 도쿄 긴자

1945년 패전후 일본은 연합국(실질적으로는 연합국의 우두머리인 미국)의 점령하에 놓이게 되는데, 이는 일본이 건국 이래 처음으로 당해본 피지배 경험이었고, 점령기간 동안 일본인의 삶에 미국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당시의 일본 문학작품을 통해 들여다 보는 책이다. 타국에 의한 피점령 기억은 오늘날까지도  일본인의 삶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며, 해방 이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직, 간접적 영향을 받으며 일본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만들어진 점령 서사>가 던지는 내용이 단순히 이웃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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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점령과 문학>

1장 <미어米語의 탄생>
2장 <전후 일본과 미국의 젠더적 관계>
3장 <‘재일조선인’이라는 중간자>
종장 <교차의 장場, 오키나와>

만들어진 점령 서사 - 10점
조정민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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