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탐하다'에 해당되는 글 20건

  1. 2015.06.15 시의 힘을 믿는 이가 보내는 응원:: 『은유를 넘어서』구모룡 저자와의 만남
  2. 2015.05.22 67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 구모룡『은유를 넘어서』
  3. 2015.02.05 막걸리와 함께 말과 글이 질펀하게 익어 가는 '어산재' (부산일보)
  4. 2015.01.23 부산시 공공도서관 이달의 책 『금정산을 보냈다』
  5. 2014.10.16 도서관 밤마실 (1)
  6. 2014.02.18 [작가돋보기 정태규, 야수를 향한 소리없는 아우성
  7. 2014.02.11 [작가 돋보기] 발바닥으로 쓰는 남자, 김곰치
  8. 2014.02.10 주간 산지니-2월 첫째 주
  9. 2014.02.06 [저자 인터뷰] 『문학을 탐하다』최학림, 지금 만나러 갑니다 (3)
  10. 2014.02.05 [작가 돋보기] 시대를 회상하는 소설가, 조갑상 (3)
  11. 2014.02.05 [책과 대담] 『문학을 탐하다』를 말하다 (1)
  12. 2014.01.29 [작가 돋보기] 에로와 그로테스크의 경계, 돌직구 시인 김언희 (1)
  13. 2014.01.24 주간 산지니-1월 넷째 주
  14. 2014.01.23 문학을 탐하다, 우리 지금 만나! (1)
  15. 2014.01.21 주간 산지니-1월 셋째 주
  16. 2013.10.22 요즘 만난 최학림 선생님─ 도요 맛있는 책읽기, <출판저널> 편집자 출간기 (2)
  17. 2013.09.27 주간 산지니-9월 넷째 주 (3)
  18. 2013.09.02 내 인생의 책을 선물합니다 :: 2013 가을독서문화축제 안내
  19. 2013.08.26 문학기자 최학림이 만난 작가들─『문학을 탐하다』(책소개) (3)
  20. 2013.08.23 주간 산지니-8월 넷째 주 (3)

문학평론가 구모룡 교수의 최신작은 시 평론집『은유를 넘어서』입니다.

"많은 시인들은 필생의 과업을 은유로 생각한다"고 시인(!)하는 이로써

이런 제목의 책을 낸 데에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지난 화요일에 열렸던 저자와의 만남에서 탐색해 볼 수 있었습니다. 


바야흐로 장미의 계절. 지인분들께서 축하 화환도 준비해주셨어요.


행사 전 주부터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있어 

행사를 진행해도 될지 걱정스러웠지만, 많은 분들께서 참석하셨습니다 :) 



이 날 행사는 『은유를 넘어서』에 등장하는 작가 최정란 시인과

문학을 탐하다의 저자인 최학림 부산일보 기자와의 대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최정란 시인은 "시와 시인 자체가 소통이 되지 않고, 또 시와 독자가 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시와 독자가 소통되지 않는 그 이면에 평론가의 역할이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대담을 여셨습니다. 또 구모룡 교수가 '미래파'와 '극서정시'라는 두 극단이 아닌 그 사이에 있어 평론가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시들을 다루고 있는 점에 주목하셨습니다. 

이에 구모룡 평론가는 "양끝만 보이는" 진자운동이 아니라 "이 사이에 무수한 궤적들"이 있기에 그 "구체적인 궤적들을 추적"하고자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학림 기자는 구 교수의 글에서 "은유의 도서관에서 나와 진실 속으로 나아가자. 시쓰기는 자신의 바깥으로 나가는 과정이다"라는 부분을 인용하며 제목의 의미에 대해 물으셨는데요.


구모룡 평론가는 "영어로 하면 실존이란 existence입니다. 그런데 existence의 ex가 바깥이란 듯이거든요. 실존은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는 것입니다."라며 말문을 트셨습니다. 

아래에 이어지는 답변에서 '은유를 넘어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까요?


"사실 언어가 은유죠. 그런데 많은 이론가들이 시는 은유라 말하거든요. 실존의 욕구라는 것은 외부기 때문에 들어가기 위해서 바깥의 사물에 대해 은유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보면 굉장한 동일성의 확대재생산일 수 있다는 거죠. 

은유를 넘어선다는 건 단지 언어의 차원이 아닙니다. 주체의 문제인데, 서정시인이 가장 먼저 극복해야될 게 나르시시즘입니다. 시인이 자기 이야기 속에 갇혀 있으면 안됩니다."





이에 대해 최정란 시인이 "나약한 시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며 웃자 


구모룡 평론가는 "시인은 나약하지 않다"며 

오히려 "자기만의 고통이 아니고 타자들의 고통"에 대해 말하는 시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리얼리즘 시과 서정시, 일상시와 정치시, 생태시 등 여러 구분을 넘어서

그동안 많은 시인들은 우리 사회에서 '잠수함의 토끼' 역할을 해 왔습니다.

용산 참사에서 4대강 사업, 세월호 사건까지, 

시인들의 방식으로 낮은 곳에서, 약한 이들과 함께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두운 시대에 '문학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시와 시인에게 세상을 변화하기를 주문하는 것은, 그만큼

시의 힘을 믿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유를 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겠지만

시, 그리고 시인이 전혀 '나약하지 않다'고 믿는 이에게서 오는 부탁이자

함께하겠다는 약속이지 않을까요?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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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지니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시를 읽으시나요? 

소설에 비해 어렵다는 선입견과 추상적 언어 구사 때문에 

시는 우리의 현실과는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구모룡 평론가는 시쓰기란 

주체에서 시작하여 세계로 열려가는 과정이라 말합니다.

은유, 그것보다 더 넓은 시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번 만남은

문학을 탐하다의 저자인 최학림 부산일보 기자와 

최정란 시인과의 대담으로 이뤄집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다과가 제공됩니다. 

추첨을 통해 산지니 책을 받으실 기회도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15년 6월 9일(화) 오후 6시 30분
장소 : 러닝스퀘어 서면점 (동보플라자 맞은편 모닝글로리 3층)

대담자: 최학림 (기자), 최정란 (시인) 

문의 : 러닝스퀘어 051-816-9610



구모룡(具謨龍)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되었고 그 이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박사학위논문은 「한국 근대 문학유기론의 담론분석적 연구」(1992)이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서 지성사, 동아시아 미학, 문화연구 등을 가르치면서 공부하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세계관과 형식』,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예술과 생활-김동석문학전집』(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을 출간하였다. 현재 제유(synecdoche)의 수사학으로 동아시아 시론과 미학을 설명하는 저술을 준비하는 한편, 새로운 시론과 평전 쓰기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산지니 출판그룹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sanzinibook 

산지니 출판그룹 트위터 : http://twitter.com/sanzini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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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 시인의 부산일보 연재글 [최원준의 '주유천하']
이번 주 주인공은
 『감꽃 떨어질 때』의 저자 정형남 선생님이십니다.

감꽃 떨어질 때의 영광독서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시원한 창으로 소설의 한 부분을 낭독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역시나 최원준 시인님과의 만남에서도 창이 빠지지 않았나 봅니다 ^^ 


보성 정형남의 서재


▲ 서재는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다녀가고 백가쟁명(百家爭鳴)이 난무하는 곳. 그리하여 천 가지의 생각과 만 가지의 말이 발효되고 끓어 넘친다. 사진은 정형남 작가의 서재에서 작가와 필자가 판소리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최원준 시인 제공

'그때 나는 연속 사진 컷을 누를 수밖에 없었다. 전남 보성군 조성면에 있는 소설가 정형남 선생의 집이었다. 우리는 부산에서 마산을 거쳐 순천을 훑어가면서 곳곳의 막걸리 맛을 순례했고 그로 인한 취기에 몸을 편하게 실었다. 그것의 절정이었던가, 이슥한 밤까지 통음한 다음 날 아침에 드디어 토방의 한쪽에 있는 북에 눈길이 갔던 것이다. 아슴한 기억으로는 한쪽은 개가죽이고, 다른 쪽은 소가죽이어서 이를테면 개도 짖고 소도 음메하고 우는 그런 북이었다. 최원준 형이 그 북을 쳐대기 시작했다. 북소리는 느리고 빠르게 둥기덩 울리고, 그 장단을 따라 영판 고개를 주억거리고 흔들며 고소한 흥을 자아내는 원준 형의 모습이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 없었다.'(최학림의 산문집 '문학을 탐하다'중에서)

남도의 그윽한 소설가 정형남 
토굴 같은 서재에 묻혀 
세월 이기고 창작에만 몰두 

주인장 마음을 닮은 풍광 
늘 열려 있는 '방담의 장소'라 
'제자백가'들 부담 없이 다녀가


아마도 판소리 '춘향가' 중의 '쑥대머리'인 것 같다. 국창 임방울 선생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소리로, 아침나절 정형남 작가는 '쑥~대~머리~.'구수하게 소리 한 소절 뽑아내고 있었고, 필자는 흥에 취해 '두둥~'북을 타며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밤새 서재에서 마신 막걸리가, 뱃속에서 제대로 도도하게 익어가는 와중이었다. 그날 정형남 작가의 '쑥대머리'는 걸쭉하기 이를 데 없는 절창(絶唱)이었다. 소리가 길~게 길을 이끄니, 북이 뒤따르며 한판 춤이 어우러지는, '무아지경의 절정'을 경험한 것이다.



'어산재'에서는 그리운 사람들이 줄줄이 소환되어 어우러진다.
소설가 정형남. 전남 완도 조약도에 태를 묻은 남도의 그윽한 사람. 30여 년의 부산 생활을 접고 귀향하던 중, 보성에 눌러앉은 지 7년째 쯤 됐겠다. 자연과 동하며 소설이나 맘껏 써 볼 심산으로 '말(語)하는 산'이 버티고 있는 집 '어산재(語山齋)'를 짓고, 지척인 고향 쪽으로 창을 내고 살고 있다.

이후로 본격적인 장편소설을 두 권이나 펴냈다. 젊었을 때 '장돌뱅이' 마냥 해볼 것 다 해보고, 가볼 것 다 돌아보며 전국을 주유(舟遊)한 탓에, 이제는 조용히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됐다고. 그 후로 토굴 같은 서재, '어산재'에서 면벽안거(面壁安居) 중이다.

"하루에 원고지 3장만 써부러. 그럼 한 달이면 백여 장이 되제~? 그러다 보면 소설 한 편이 나오는 거여. 소설가는 게으르면 못 쓰는 법이여. 장편 굵은 놈으로 뽑아낼라먼 부지런해야 혀. 글고 나가 평생을 일기를 쓰는디, 이게 소설의 단초가 돼야. 소설은 기록 문학이라 하잖어. 늘 기록하고 꾸준히 쓰는 버릇을 들여야 하는 거라."

작년 펴낸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도 이 '어산재'에서 작업을 끝냈다. 항일 의병에 가담하고, 한국전쟁 소용돌이 속 빨치산으로 '이데올로기에 희생'되는 한 남자. 그 남자의 부인과 딸로, 집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간 두 모녀의 일생을 그려냈다. 

이 모녀를 상징하는 피사체가 감나무다. 한 집안을 묵묵히 지켜낸 여인과, 집을 지키고 선 감나무는 '지킴이'라는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하여, 시집간 딸은 집안의 내력이 서로 다른, 친정과 시댁의 '감꽃 맛'을 구분해내는 것이다.

'내가 친정을 찾은 것은 감꽃이 떨어질 때였다. 이상하였다. 친정 감나무에 열린 감꽃과 시댁 감나무에서 떨어진 감꽃 맛이 그렇게 다를 수가 없었다. 달착지근하면서도 입술 위에 떫은 여운이 감도는 맛. 나는 친정집에 들어서자마자 감꽃부터 주웠다.'(정형남의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 중에서) 

집과 땅은 그곳에 사는 사람의 성정을 닮는다고 했던가? 감꽃마저 그 맛이 다를진대, 사람의 생각과 삶은 오죽했을까? 그래서 '어산재'는 남도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닮고, 그 주인장의 마음을 닮아, 소설집 두 권의 이야기를 산처럼 쌓아놓고 있는 것이다.

어느 해인가, 비가 질척이던 겨울. 일단의 무리가 따뜻한 온돌의 그리움에 못 이겨 '어산재'로 난입을 한다. 양손에는 막걸리를 잔뜩 들고 통영의 싱싱한 해산물들도 허리에 꿰차고 말이다. 갑작스러운 무뢰배의 방문에 뒤늦게 서재 아궁이에 불길이 들어가는데, 온갖 방법을 써도 좀체 온돌은 데워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급기야 가당찮은 일을 모의하는데, 분서(焚書)를 감행한 것. 서재에 잘 꽂혀있던 무르익은 시집들을 훑어보다가, 가장 따뜻해 보이는 시집들을 아궁이에게 공양하기로 한 것이다. 

'쩝쩝 입맛을 다시던 아궁이놈이요, 이 맛이로구나, 무릎 치며 펄펄 끓는데요, 활활~ 제 몸 태우기 시작하는데요, 세상사 삼라만상 다 읽어내고요, 산길물길 다 짚어 길을 내는데요, 붉은 혓바닥은 경구 읊듯 넘실거리고요, 뜨거운 불길은 서재의 모든 시집들 다 깨우는데요, 몸을 태운 시집들이 일시에 입을 맞춰 게송을 하는데요,'(졸시 '시집아궁이' 중에서)

이렇게 시집으로 몸을 덥힌 서재에서 우리는 밤새 '막걸리파 문인들의 거두' 정형남 작가를 좌장으로, 문학과 개똥철학과 막걸리로 비 오는 겨울밤을 견뎌낸 것이다. 이처럼 정형남 작가의 서재는 사람들에게 늘 열려있는 방담(放談)의 장소이다. 하여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다녀가고 백가쟁명(百家爭鳴)이 난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서재는 정신적 경운(耕耘)과 철학적 수확을 이루는 곳. 때문에 복잡다단한 논리가 간결하게 정리되기도 하고, 질서정연한 철학이 수만 갈래 잔물결로 흩어지며, 제각각의 생각으로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래서 서재는 불가마 같은 것. 천 가지의 생각과 만 가지의 말이 발효되고 끓어 넘친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문장과 말씀이 술처럼 '뽀글뽀글~'익어 가면, 궁극의 이치와 그리운 사람들이 줄줄이 소환되고, 질펀하게 회자되고, 거방하게 어우러진다. 

정형남 작가와 서재에서 막걸리를 마신다. 막걸리는 제 지역의 정서를 가장 잘 반영하는 음식. 그 지역의 산과 강과 들판을 두루 거치며 어우러지는 물과, 그곳 땅의 영양분을 먹고 자란 곡식과, 햇볕과 바람이 함께 발효 과정을 거쳐야 지역의 막걸리가 익어간다. 말씀으로 발효되고 문장으로 끓어 넘치는 서재와 다름 아닌 것이다.

막걸리가 조성면 대곡리의 바람 소리를 닮아 청량하게 흔들린다. 오호라! 어느결에 막걸리 한 잔이, 어산제의 책 한 권으로 일어나 죽비소리로 '탁~!' 때린다. 그 한 잔이 삶의 나태함을 꾸짖고 맑은 정신을 일깨운다. 그렇기에 서재의 막걸리가 익을수록, 정형남 작가의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도 점점 깊어가는 것일 게다. cowejoo@hanmail.net


최원준 시인 ㅣ부산일보ㅣ2015-02-04

원문 읽기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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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날씨라는 게 무색할만큼, 부산의 겨울은 무척이나 따뜻한 편입니다.

엘뤼에르 편집자도 겨우내 도서관을 자주 찾지 않은 점을 반성하며,

어린이대공원이 있는 초읍의 시민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사무실과 시민도서관이 너무 가까워 자주 갈 법도 한데 전 집과 가까운 교보문고와 영광도서를 주로 가는 바람에 한참 동안 방문이 뜸했네요.)

나선형의 계단을 한참 올라 도서관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책과 사람 사이에 도서관이 있다'는 의미심장한 문구의

시민도서관 입구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시민도서관 입구에 있는 현수막인데요.

제일 왼쪽의 『금정산을 보냈다』 책이 보이시나요?



2층 대출실로 올라가니 책에 관한 설명이 나와 있네요.^^

『금정산을 보냈다』 자세히 보기 >>


금정산을 보냈다 - 10점
최영철 지음/산지니

시민도서관에는 2015년 1월 이달의 책뿐만 아니라 

작년에 선정되었던 2014년 이달의 책을 전시하는 코너도 있었는데요.

개중에서 2014년 1월 이달의 책 『문학을 탐하다』가 있어, 잽싸게 찍고 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책을 대출하고 싶은 이용자를 위해

작년 이달의 책에 관한 대출실 정보(어문학실)과 청구기호(810) 정보도 함께 알려주고 있습니다^^

『문학을 탐하다』 자세히 보기>>>


부산 시민분들도 이번 기회에 가까운 공공도서관을 들려,

좋은 책을 빌려보는 것도 어떨까 합니다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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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초읍동 | 부산광역시립 시민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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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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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찌감치 저녁을 해먹고

빌린 책 반납도 하고 새책 구경도 할겸

도서관으로 밤마실을 갔습니다.

늦은 시간에 가면 조용하니 책 보기도 좋거든요.

제가 주로 가는 시민도서관은

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10시까지 책을 빌릴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사서 분들은 야근하느라 힘드시겠지요.)

 

헉헉 계단을 올라 1층 로비에 들어서니

왼쪽 빈 공간에 무언가 전시중이었는데

반가운 이름이 보였습니다.

 

작년 8월에 출간된 『문학을 탐하다』(최학림)를

소개하는 전시였습니다.

 

 

<최학림과 부산문학을 탐하다>를 전시하며

 

『문학을 탐하다』(산지니)는 부산일보에서 오랫동안 문학기자로 일했던 최학림의 저서로 부산 경남의 작가들을 소개한 산문집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작가로는 소설가 이복구, 김곰치, 조갑상, 정영선, 강동수, 정태규, 이상섭 작가이며 시인 김언희, 최영철, 유홍준, 엄국현, 신진, 성선경, 박태일, 조말선, 정영태, 최원준, 그리고 시조 시인 박권숙으로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작가와 작가에 대한 내용은 모두 저자의 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가까이 있는 것에 문외한일 수 있는 우리들에게 이 책으로 말미암아 좀더 지역 문학과 작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작년 8월에 출간된 『문학을 탐하다』(최학림)를

소개하는 전시였습니다.

 

 

 

 

책에 나오는 시인, 소설가 들의 약력과 책에서 뽑은 글, 작가들이 낸 책 표지를 크게 출력해서 판넬에 붙여 만들어 놓았습니다.

 

 

소박한 전시물이었지만 이만큼 만들어 내려면 꽤 많은 시간과 품이 들었을텐데 생각 하니 참 고마웠습니다. 도서관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 중에 얼마나 이 전시물을 들여다볼 지 모르겠지만요.

 

꼭 저희 책을 소개해주어서가 아니라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마음이 느껴져서입니다. 사람들이 지역 출판사와 지역 작가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마음 말이죠.

 

"네 이웃의 문학을 탐하라"

(반말해서 죄송^^ 네 이웃의 아내는 탐하면 안됩니다.)

 

 

 

 

 

관련글

 

  • 2014/02/05 [책과 대담] 『문학을 탐하다』를 말하다 (1)
  • 2014/02/06 [저자 인터뷰] 『문학을 탐하다』최학림, 지금 만나러 갑니다 (3)
  • 2013/10/22 요즘 만난 최학림 선생님─ 도요 맛있는 책읽기, <출판저널> 편집자 출간기 (2)
  • 문학기자 최학림이 만난 작가들─『문학을 탐하다』(책소개) (3)
  •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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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동글동글봄 2014.10.17 1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이런 전시가 있다니^^

     

    <정태규, 야수를 향한 소리없는 아우성>

     

     

    정태규. 처음 그의 이름을 접한 건 역시나 「문학을 탐하다」에서입니다. 산지니 인턴으로서 작가 돋보기를 연재하고 있는 지금, 2명의 작가에 대해서 썼고 마지막인 정태규 작가에 대해서 쓰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서두가 길어지고 있는데요.^^ 흔히들 책을 읽으면 작가의 세계를 머릿속에서 그려보곤 합니다. 특히 여러 편의 단편집과 산문집은 작가의 세계관을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어서 더욱 그러합니다. 정태규 작가의 경우 자신의 내면화를 통해 늑대, 표범과 같은 것들로 형상화하여 자신을 구축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속안에 야수 한 마리쯤은 품고 있겠지만 공공연하게 드러내진 않는데요. 그건 자기 안의 야수지만 그것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만한 용기가 없거나 아직 외연으로 발현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자신의 야수인 늑대를 발견했으며 이 늑대를 구체화시켜 자신=야수(늑대)가 되고자 합니다.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길위에서」, 「꿈을 굽다」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작가의 작품이라는게 보통 작가의 세계를 담고 있지만 은은하게 드러나 가공의 소설로서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들의 경우는 말하고자 하는 바가 동일성을 가지고 있어 각 단편의 캐릭터가 풍기는 느낌이 저자를 생각나게 합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 『길위에서』

    정태규 작가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늘상 자유롭고 싶었습니다만 현실은 내게 너무 무거운 갑옷이 되어 있군요. 갑옷처럼 경직된 사고를 두려워하면서도 나는 그 속으로 자꾸만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삶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허무해지는 느낌입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향해 문을 닫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의 말이 슬프게 느껴집니다. 무엇 때문에 자꾸만 움츠러들었을까요? 자유롭고자 하나 그러지 못한 그의 모습이 소설 속에서 그대로 드러남을 알 수 있습니다. 「솔베이지의 노래」에서 강진우는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를 끝내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합니다. 떠나보내지도 못하며 그녀의 굴레 안에서 살고 있는 그는 영국으로 떠나는 그녀에게 부러워하며 자신도 떠날 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자신과 있어달라고 외치고 그 외침이 메아리가 되어버릴 진정 붙잡았다면, 혹은 그녀와 함께 같이 떠났다면 어땠을까요. 그의 외침은 무언의 노래일 뿐이었습니다.

    「솔베이지의 노래」에서는 작가 안의 존재하는 창살을 엿볼 수 있다면 「정글 게임」에서 나오는 인물은 작가 자체일 것입니다. 「문학을 탐하다」에서 최학림 기자는 정태규 작가에게 야수가 되어보자고 말합니다. 야수란 도대체 무엇이며 왜 야수여야만하는 걸까요. 정글 게임에서 나오는 퓨마와 「구글 어스」의 퓨마를 집중해보고자 합니다. 「정글게임」에서 그는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온 몸이 검은 퓨마 한 마리가 있습니다. 퓨마는 그를 매료시키고 포르노를 보는 일상을 계속 합니다. 자극적인 성행위 장면이 넘쳐나지만 정작 아내 앞에서면 할 수 없게 됩니다. 아내 얼굴을 보면 순간 힘이 빠져버리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그는 사이버 채팅, 게임 속으로 도망쳐버립니다. 그 안에서는 자신을 드러낼 필요 없으며 진지함이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 일상의 반복 중 그는 퓨마의 꿈을 꾸고 자신이 무언가에 의해 갇혀 있음을 깨닫습니다. 추락하는 비행기의 조정석에 갇혀 있음을 느끼면서 꿈 속의 어둠이 자신을 물들어 퓨마가 자신을 죽일 때마저 무기력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조정석, 갑옷, 퓨마에게 죽임은 야수가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무언가겠죠. 현실에서 작가에게 그 무언가는 어떤 것일까요?

     

     

    작가는 현실의 시간에서 벗어나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사이버세계, 설산, 포장마차. 하지만 이런 것들은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도 현실을 극복하게 해주지도 않습니다. 단지 도망하는 것일 뿐이며 눈을 감는 행위에 불가하죠. 현실의 세계는 야수가 도사리고 있으나 야수가 되지 못하는 이들의 도피처입니다. 소설에서는 도피처를 환상의 세계로 그리면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착각에 불과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상의 세계를 희망하는 것은 절망의 뒷면은 다를 꺼라고 착각하는 인간의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2. 『꿈을 굽다』

    「꿈을 굽다」는 단문을 모아 낸 산문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태규 작가의 과거모습, 일상생활, 글 쓰는 모습·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초발심

    작가는 데모, 실연을 동시에 하면서 인생의 쓴맛을 깨닫습니다.

    결국 나는 절망감과 외로움에 쫓겨 휴학계를 내고 자취방의 짐을 챙겨 시골집으로 올라왔다. 그러곤 시골집의 뒤채 골방에 틀어박혔다. 그 어두운 골방에서 겨울 내내 내가 붙잡고 매달린 화두가 바로 소설쓰기였다.

    앞에 「거리에서」 언급한 도피의 세계가 작가에게는 소설쓰기였나 봅니다. 작가는 일종의 미친 상태에 빠져 써내려 갔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고, 온밤을 세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열정은 작가가 안고 있던 절망감과 외로움의 순수한 마음이 온전한 열정을 자아냈다고 말합니다.

    그 열정은 나를 향해 닫혀 버린 세상의 문을 열고 싶어 한 열망의 다른 표현이었으리라.

    작가는 다시금 열정이 자신에게 찾아오길 바라며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예감에 두려워 합니다.

    -갈천리에서

    작가는 소설을 쓰겠다고 산골 오지로 혼자서 들어갑니다. 산골 오지가 주는 적막함과 외로움이 소설을 쓰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판단하면서요. ‘외로움은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며 글을 쓴다는 것은 곧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이다’ 이렇게 말하는 작가는 외로움이 쌓여 작품을 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런데 그는 ‘내가 느끼는 외로움은 가짜다’ 라고 표현합니다. 요지는 이 외로움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 낸 인조적인 외로움일 뿐이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외로움은 떠나기만 하면 언제든지 사라질 외로움이라면서요. 공감이 됩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살아가면서 이리저리 치이길 마련이고 자신을 돌아보는 행위를 못하기 때문에 나를 잃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때문에 갑작스럽게 여행을 떠나고 여행 중에서도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 더욱 가치있게 느껴집니다. 나를 모르는 곳에서 나를 바라보는 행위는 자신을 감성적이게 만들고 온전한 시간을 투자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억지로 하는 행위이겠으며 찰나의 순간일 뿐입니다. 여행지에서 나와 다시 현실에 돌아온 나는 현저히 다른 인간입니다. 이 둘이 하나가 되면 오죽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인도여행’, ‘올렛길’, ‘순례의 길’ 등이 유행을 합니다. 소설과 여행. 아니 다른 것일지라도 이들은 나의 또 다른 세상의 문을 여는 열망의 표현입니다.

    정태규 작가의 책을 압축하면 자신의 야수를 찾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허나 그의 열망이 실패로 돌아가든지 성공하든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루게릭병을 진단받아 절망적이고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야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태규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잃어버렸던 혹은 찾지 못한 야수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떠할까요^^

     


     

    꿈을 굽다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길 위에서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책 읽는 부산을 만드는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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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돋보기] 발바닥으로 쓰는 남자, 김곰치

     

    르포·산문집과 소설을 넘나드는 글쓰기, 소설가 김곰치. 이름부터 특이했습니다. 김곰치. 자꾸 곱씹는 이름, 김곰치. 이름이 특이했고,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왔는데 실은 그의 본명은 김경태입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그 이름이 곰치라는 탈을 쓴 순간부터 제겐 특별하게 다가왔으니, 소설가의 이름도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데 한 몫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김곰치, 그는 1970년 김해에서 태어났고,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1995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구요. 1999년 제4회 한겨례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가 쓴 책으로는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한겨례신문사, 1999), 『발바닥 내 발바닥』(녹색평론사, 2005), 『빛』(산지니, 2008), 『끝까지 이럴래(-졸업)』(한겨례출판사, 2010), 『지하철을 탄 개미』(산지니, 2011),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한겨례출판사, 2011)가 있습니다.

    오늘은 산지니 출판사에서 나온 그의 소설 『빛』과 르포·산문집『지하철을 탄 개미』을 살펴볼 작정입니다.

    먼저 『빛』에 대한 이야깁니다.  

     

     

    『문학을 탐하다』를 먼저 읽고, 소설 『빛』을 읽으니 이건 그의 자전적 소설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주인공 이름이 '조경태'거든요. 작가의 본명은 '김경태'구요. 또 『문학을 탐하다』 속에서 볼 수 있었던 정영태 시인이 『빛』 안에서 종종 등장하기도하고, 자신의 가정사와 닮은 이야기를 소설 안에서 작가가 풀어놓아서 그랬을테지요.

     

    순간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어요. 전도는 기독교인의 사명이라지만, ‘교회 나와보세요’라는 말을, 물론 기독교인이라니까 정연경한테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듣게 될 줄은 예상치 못했습니다. 오늘 집에 가시면 성경을 한 번 읽어보세요, 읽고 저랑 이야기 좀 해봐요, 이런 말은 기분이 안 나쁠 거 같은데, ‘교회 나와보세요’라는 말에는 뭔가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위태로우나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던 대화였는데, 나는 축지법을 쓰듯 백 걸음 앞서버렸어요. 성깔을 드러낸 것입니다.

    pp186-187

     

    소설 속 주인공인 '조경태'는 '정연경'이라는 여자와 썸씽(?)이 있습니다. 조경태의 썸녀 정영경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데, 사실은 얼마 전 불교에서 개종한 사람입니다. 조경태는 따로 종교가 없는 사람으로서 그런 그녀를 나쁘게 보지 않았는데, 애정 관계로서의 만남이 아닌 마치 전도하려 자신과의 만남을 가진 듯한 그녀의 말에 기분이 확 상해버리죠. 소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경태와 정영경의 썸씽은 어떻게 전개 될런지요.

     

    살인, 강간마저 용서하는데, 내가 저지른 죄 정도는 가볍게 용서받겠다, 종교가 이 정도는 돼야지, 혹시라도 당신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곤란합니다. 기독교는, 아니 정확한 이름은 바울로교입니다, 살인과 강간을 용서하기 위해 터무니없이 극단적인 교리를 내놓고 있는 종교입니다. 용서가 불가능한데, 그 불가능한 죄의 용서를 성취해냈다고, 그래서 더욱 기적과 같은 종교가 아니냐고, 제발 그러지 말아 주세요. 죽은 이, 그의 부모, 목에 칼을 대인 채 강간당한 이, 그녀의 부모, 애인, 사랑 없이 낳아진 자식의 운명 등을 곰곰이 생각하면, 그런 염치없는 소리는 절대 입에 올릴 수 없어요.

    pp224-225

     

    조경태와 정연경의 썸씽에 앞서 이 소설이 다루고자하는 이야기는 ‘기독교’에 대한 내용이지요. 더 정확히는 ‘예수’에 관한 이야기지만요. 소설 안에서 조경태는 ‘기독교’의 안일함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종교 자체를 비판하기보다는 문제있는 신도와 그렇게 만든 이들에 대한 비판이지요. 종교적인 냄새로 독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일종의 편지형식을 취하며 독자에게 말을 건넴으로서 작가는 독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독대하고 있죠. 또 가까워진 거리만큼 거부감을 줄이면서요. 기독교라는 종교에 대해 무지했던 독자들에게 배경지식을 알려주기도 하구요.

     

    아, 그런데 존경하는 당신이…… 복음에서 예수 이적 이야기를 모조리 뽑아버리셨다구요! 오늘에야 알았어요! 거짓말이라 진리공부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리 러시아 농민한테 조금도 쓸 데가 없다고 충치처럼 뽑아버리셨다구요! 선생님의 그 단호한 조치는, 『전쟁과 평화』,『부활』,『안나 카레니나』만큼 내 인생의 빛이에요. 얼마나 큰 격려가 되는지 선생님은 모르실 것입니다. 나는 갑자기 진짜 자유로워요. 선생님과 함께 정말 자유롭단 말예요!

    p298

     

    여기에서 ‘존경하는 당신’은 소설가 ‘톨스토이’입니다.

     

    선생님이 이적 기사를 뽑아버린 것은, 그러면서도 그리스도인으로 자처했던 것은,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던 예수라 해도 참삶을 산 사람이기에 우리들 인생의 빛으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아닙니까. 내 생각과 일치하여 너무 반가워요! 선생님이 구체적으로 어떤 그리스도사상을 가졌는지 알고 싶어요. 당신의 ‘통합 복음’을 꼭 읽고 싶어요! 맹세할게요, 앞으로의 내 인생, 예수의 성령잉태를 절대 부인합니다. 천 번을 윤회한다 하여도 나는 단 한 번도 기독교인이 되지 않을 거예요. 선생님, 너무 잘하셨어요! 감사해요, 감사해요.

    p299

     

    본문에선 톨스토이가 그리스도인이지만 기독교를 바울로, 혹은 바울로의 후손들이 왜곡한대로 받아들이지 않으셨다는 점을 높이 사지요. 예수의 ‘성령 잉태설’은 바울로와 바울로 제자들이 그들의 죄를 가볍게 하기위해, 혹은 그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다른 이들이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 예수를 신성시 만드는 작업이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저 또한 종교가 없는지라 ‘성령 잉태’같은 건 믿지 않았지만 톨스토이가 생각한대로 그가 인간임에도 충분히 존경받을 존재였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습니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Lev Nikolayevich Tolstoy)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사상가로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와 더불어 ‘러시아 3대 문호’로 일컬어지고 있다. 톨스토이는 예수를 신적 대상으로 추앙하기보다는 따름의 대상으로 생각하여, 기독교의 영성은 하느님을 공경하고, 가난한 사람과 죄인들까지 모두 사랑하며, 폭력을 사용하지 말라는 복음서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이해하였다.

    바울로 (The Apostle Paul)

    기독교 최초의 전도자. 예수가 죽은 지 불과 몇 년 뒤에 회심한 그는 새로운 종교운동, 즉 그리스도교를 지도하는 사도(선교사)가 되었으며, 그 운동이 유대교의 한계를 넘어 세계 종교가 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남긴 서신들은 현존하는 그리스도교 문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바울로의 서신들은 신학적인 정교함과 목회적인 이해를 생생히 드러내고 있으며, 그리스도교의 생활과 사상에 대해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형, 까놓고 얘기해보자구. 예수가 지 입으로 마리아가 성령으로 지를 잉태해 낳았다고 한 적 있나. 하느님은 내 아버지라고 했지 정말 그렇게 태어났다고 했어? 지가 태어날 때를 어떻게 기억해? 그런 말 진짜 했다면, 제자들에게 살짝이라도 말했다면, 왜 직접인용으로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겠냐구. 예수 스스로 그런 말 한 적 없어! 그럼 대체 성령잉태는 뭐야. 마태, 아니 마태 죽고 난 뒤의 어떤 미친 새끼가 성령잉태 이야기를 써갈겨 넣은 거야? 예수 좆 빠는 소리를 왜 집어넣은 거냐구!

    p315

     

    작가는 과격한 말투로 ‘성령잉태’의 허위성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예수의 ‘사생아설’에 무게를 싣지요.

     

    예수의 존재, 예수의 사랑이 절대화되면 될수록 자기 죄가 가벼워지는 바울로, 그리고 그 후예들이 그 짓을 했지. 근데 그게 예수를 높이는 그 새끼들이 진심으로 예수를 높이려고 그랬나? 십자가에 이미 죽고 없는데, 죽고 없는 예수를 어떻게 빨아? 예수 이름으로 교회 세우고 세력을 확장하려는 교회 지도자 놈들 좆 빠는 소리였지!

    p315

     

    또한 작가는 허위사실 기록으로 예수를 신격화시키며, 신성화시키려했던 그들의 전략에 대해, 그들의 진실된 속셈에 대해 폭로하고 있습니다.

     

    나는 애잔해졌고 따스한 사랑을 느꼈다. 똥 누는 예수가 내 미래의 아기처럼 예뻐 보였다. 지상의 모든 생명체는 물질 교류가 원활하게 되도록, 동물은 동물대로 식물은 식물대로 제 할 일을 하고, 일익을 맡아 똥 누는 일을 매일매일 성실하게 행할 뿐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하느님을 즐겁게 순종하는 일을 누구든 거역할 리 없고, 어떤 생명체든 거역하다간 죽음을 일찍 부를 뿐이다.

    p326

     

    그리고 인간적인 예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요. 예수도 과거의 사람일 뿐이고, 신격화 된 사람이었다는 사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는 한사람에 불과하다고. 그가 신격화 될 만큼 존경받을 만한 사람인 것은 동의하나, 남녀의 잠자리 없이 태어날 수 없는 존재는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성령 잉태’는 허위지만, 그가 ‘빛’인 것은 진실이라고 설파하지요. 자세한 내용은 소설 『빛』을 참고해보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은 르포·산문집『지하철을 탄 개미』에 대한 이야깁니다.

     

     

    산문 챕터 두 개와 르포 챕터 두 개로 구성된 이 책은 ‘발바닥으로 쓰는 글’이라는 취지에 가장 맞는 글이지요. 산문1, 르포2, 르포3, 산문4로 차례가 구성되어있는데, 산문1에 있는 내용은 서정적인 글들이 많습니다. 작가가 사물을 바라볼 때 느끼는 애정이 깊다는 게 보이지요. 르포2에서는 보다 무거운 문제에 접근하지요. 원자폭탄 환우 2세들의 이야기(원자폭탄 2세들에게 무관심한 정부 비판), 이명박 대통령의 시장시절 한양 주택 주민들을 거주지 침해(다수를 위한 소수의 강제적 희생을 요구), 또 태안 앞바다를 오염시킨 기름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대기업인 삼성에 관한 루머) 있습니다. 르포3에서는 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아이들의 이야기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결핵 문제, 그리고 호스피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마지막으로 산문 4에서는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또 생각을 새로 버는 데에 걷기만 한 것이 없어요. 발이 하는 일이 걷기인데, 머리에서 제일 먼 게 발이죠. 걷는다는 것은 뇌를 발바닥까지 내려보내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뇌가 발바닥까지 내려오는, 즉 온몸을 통과하는 뇌, 그러면서 뇌가 온몸이 되는 일인데, 사실인즉, 뇌와 심장 사이로 오가는 짧은 회로 속에 갇힌 다량의 피가 걷기에 의해서 발바닥까지 내려가 지기(地氣)를 받고 뇌로 돌아가는 일인데, 어떤 까닭인지 모르지만, 심장만 돌고 올라온 피에 비해 발바닥까지 갔다가 온 피는, 즉 피가 온몸 구석구석까지 돌고 왔다는 것인데, 경험 많은 자가 지혜가 많듯이 풍성한 아이디어와 감정을 뇌에 담뿍 선사하는 것이었어요. 생각을 버는 데에 걷기가 최고라는 것은 이런 뜻입니다.

    p233

     

    산문4에서 내오는 부분인데, 『빛』에서의 주인공의 편지를 인용하고 있는 부분이지요. 이 부분은 작가가 생각하는 글쓰기 방식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바닥으로 쓰는 글. 작가는 “가장 직접적이고 진실하고 또 가장 겸손한 어떤 것을 르포 글쓰기가 잘 담아낼 수 있다”며 르포의 가치를 말했다고 합니다. 고발자 역할. 소설은 현실의 사건을 형상화하는데 느리지만(예술이기 때문) 르포르타주는 감정적 자아를 솔직히 드러내데 효과적이지요. 그래서 매력적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더 호소하는 힘을 가진 글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곰치 작가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아래를 클릭하세요.↓↓↓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 10점
    김곰치 지음/산지니
    지하철을 탄 개미 - 10점
    김곰치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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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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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지난주 금요일엔 오후 내내 외근을 나갔더랬습니다. 애독자분들께 너무 오랜 기다림을...늦은 자는 말 않고 얼른 사라지렵니다...ㅠㅠ

    아니지, 미워도 다시 한 번만, 할말은 하고...여러분 2014년 원북원부산 올해의 책 후보에 올라 있는 최학림 산문집 『문학을 탐하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14 원북원도서 올해의 책 투표하러 가기>> http://www.siminlib.go.kr/onebookone2/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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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을 탐하다』최학림,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안녕하세요, 마하입니다. 부산일보 앞. 오늘은 『문학을 탐하다』의 저자이신 최학림 논설위원을 만나러 부산일보에 왔습니다. 너무 너무 추운 날씨였어요.☠

     

     

    짜잔. 여기가 부산일보입니다. 저는 거제동에서 출발, 부산진역에 도착하여 부산일보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어떻게 타야할지 몰라 난감한 상황에 다른 분이 올라가는 걸 보고 같이 타봅니다. 훗. ⦿▽⦿ㆀ

     

     

    최학림 논설위원과 약속된 5층. 10분 일찍 도착해서 문자를 보내봅니다. 뚜벅 뚜벅 발소리가 들려서 두근두근하고 있는 와중에 발소리가 끊기고, 최학림 논설위원과 만났습니다. 최학림 논설위원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카페로 갔습니다. 애매한 시간이라 카페 안이 조용하네요. 인터뷰를 위해 카페를 통째로 빌린 느낌이었어요.♥o♥

    자, 그럼 마하와 함께하는 저자 인터뷰 시작합니다. Go Woo- Go Woo-!

     

     

    마하  안녕하세요, 선생님! 빠르고 신속하게 오늘 인터뷰 진행해보겠습니다. 취조받으시는 느낌도 드실거예요!

    최학림  (웃음)

    마하  머리말에 보면 책이 한권이라 다 담지 못한 문인들이 꽤 있다고 하셨고, 기사 인터뷰에서도 앞으로 두세 권은 더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책에 담지 못해 아쉬웠던 작가가 있다면 누가 있는지, 또 다음 책이 나온다면 맨 먼저 담고 싶은 작가는 누구인지 듣고 싶어요.

    최학림  이 책에는 18명이 들어있는데, 처음에는 25명 정도 기획했거든요. 근데 이게 시기를 맞춰야하는 책이다 보니 쓰는 것이 지체되어 18명까지 썼죠. 처음 계획은 25명이었고 많은 문인들 중에 25명을 추려내는 것도 어려웠어요. 얼마든지 더 쓸 수 있는데…. 정말 앞으로 두세 권은 더 낼 수 있을 정도로요.

    마하  부산·경남권 안에서요?

    최학림  네. 부산·경남권 안에서만요.

    마하  그 일곱 분이 누구예요? 처음에 빠지신 분들.

    최학림  제가 서문에 언급한 허만하 선생 있죠, 그 분 대단한 분입니다. 그 다음엔 강은교 선생님. 그 두 분은 처음에 넣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뺐습니다.) 이 두 분이 굉장히 심층적으로 접근해야 될 분들이고 상대적으로 전국적인 지명도가 두터운 분들이십니다. 어떻게 보면 본인 한 사람으로 책을 낼 수도 있는 분들이에요. 김규태 선생이라고 여든 정도 되는 연세인데, 그 분도 시 정말 잘 써요. 그 다음엔 동길산 시인이라고 있는데 이 분은 부산-경남을 왔다갔다 하시는 분이고, 정형남 소설가는 부산에서 몇 십 년 살다가 지금은 전남 보성에 가 있어요. 또 서규정 시인. 서규정 시인은 내가 문학 취재하면서 최고 친했던 시인이에요. 내가 꼭 써야하는 작가죠. 그 사람 작품을 제가 굉장히 좋아하고, 서로 감정선이 통하니까. 또 이상개 시인이라고 부산의 문학 출판사 중에서 빛남 출판사가 있었어요. 빛남 출판사 사장이었거든요. 1988년에 만들어져서 2010년까지 부산에 있었어요. 시 전문 출판사였는데, 내가 문학 기자를 하면서 그 출판사에 거의 출퇴근을 했죠. 근데 이 분이 말이 많지는 않으신데 묵묵히 보여주시는 분이에요. 부산에서는 우유부단파라고 하는데, 저는 이상개 선생님을 보면서 ‘시인이 저런 거구나’하고 스스로 느낀게 있거든요. 여기까지만 여섯 분이고요. 이와 함께 유병근, 김성종, 박청륭, 강영환, 오정환, 김형술, 김하기, 정익진, 공재동, 배익천 선생 등등을 언급할 수 있어요.

     

    - 이 책에서 아쉽게 빠지신 일곱 분을 정리하자면 허만하 시인, 강은교 시인, 김규태 시인, 동길산 시인, 정형남 소설가, 서규정 시인, 이상개 시인이 있으시네요.

     

    마하  그래도 아는 이름 하나는 있어서 반갑네요. 강은교 교수님. 학점은 잘 못 받았지만…. (웃음) 이복구 소설가 보면 『맨밥』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잖아요, 선생님은 맨밥같은 삶을 어떤거라고 생각하세요?

    최학림  참 어려운 질문인데. 거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담백한 삶이에요.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말이죠. 우리가 굉장히 많은 책을 읽고 때론 셰익스피어를 인용하면서 삶은 헛되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옛날 어머니들을 보면 폐부를 찌르는 말을 능히 하잖습니까. 수식을 하거나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삶 자체로서 공감할 수 있게 담백하게 보여주는게 맨밥같은 것이 아닐까 싶군요. 이반 까르마조프라고 철학적이고 굉장히 지적인 사람인데 도스토예프스키가 미래형의 인간이라 설정한게 종교적인 인간형. 뭔가 설명하기보다는 몸에서 우러나고 그 자체로 보여주는 것. 그런 것이 맨밥에 가까운 것 같아요.

     

     

    마하  김언희 시인 시가 굉장히 자극적이잖아요. 선생님께선 시를 허무하고 어둡고 자기파괴적이라고 하셨는데 그래서 눈에 더 들어오지 않나 싶어요. 선생님이 생각하실 때 김언희 시인의 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뭔가요.

    최학림  많은 시들이 그랬죠. 하지만 <홍도야>가 입에 아주 잘 달라붙어서 기억나네요. 이 시만 봤을 때 의미가 잘 안 오는데 리듬이 있으니까 의미의 서걱거림을 리듬으로 흡수시켜주잖아요. 리듬이 자유스러우면 노래를 잘 몰라도 리듬을 흥얼거리듯, 시도 그런 것 같아요. 김언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은 굉장히 쎄요. 책에도 적어놨지만 통화를 할 때 호흡을 가다듬고 하는데 좀 떨리더라고요. 뭐 때문에 시를 이렇게 쓰지? 의문이었는데 가서보니까 시인의 이미지가 시와 전혀 다르고 본인도 너무 힘들어하면서 짊어지고 가고 있구나하고 생각하게 됐죠. 결국은 시안에 들어가 보면 표현되는 생경한 언어들, 생경한 구절은 하나의 형식일 뿐이죠. 근데 사람들은 내용보다 형식이 중요하니까. 내용 위주로 읽으면 좀 더 높게 평가받을 건데….

    마하  일반인들은 서정시를 좋아하고, 잘 읽히는 걸 좋아하니까….

    최학림  그렇죠.

    마하  최영철 시인의 <늦은 봄에 쓰는 편지>를 보고 선생님은 정말 읽고 싶은 편지는 뭔지, 쓰고 싶은 편지는 뭔지, 보내고 싶은 편지는 뭔지 차근차근 생각할 것이라고 했는데, 혹시 이 중에 생각해본 편지의 내용이 있으신가요?

    최학림  시라는게 ‘삶은 이거다’고 정의해주지 않고,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잖아요. 그 시가 고양이가 죽은 거, 새가 죽은 거, 꽃이 늦게 지는 거 하고는 상관이 없었지만 뭔가 연관이 있는 듯한 느낌. 사람이 쓰는 언어 너머에 뭔가 연결되어있는 듯한, 있는 것 같은데 확실히 말할 수는 없고. 말을 해버리면 싱거워질 수도 있지만 더러는 없다고도 할 수 있는 거. 그런 걸 생각하게 하는 거죠.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안되는 영역도 있고, 그런 영역을 갖다가 공감을 하는 거죠.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철학자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말 할 수 있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해야된다.’고 말하죠. 최영철 시인의 그 편지가 말할 수 없는 것이지만 뭔가 있는 것 같은 걸 일깨워주고 알려주는 거죠.

    마하  유홍준 시인이 구사하는 상징과 비유를 보고 선생님께서 감탄하셨다는데 특히나 이 표현은 정말 기억에 남는다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학림  나도 시골에서 생활을 좀 했었거든요. 방학때마다 시골에 가서 살았어요, 집은 6살 때 부산에 왔었는데. 밤에 연못에 달이 떠있는 모습이 기억 속에 선명하게 있어요. 근데 그 달을 갖다가 붕어가 툭툭 치고 나가면서 갖고 논다, 이런 발상이 대단한 거예요. 유홍준 시인도 산청의 촌놈이거든요. 상징의 보고를 가지고 있는 시인인 것 같아요. 저는 그 사람보고 '도둑놈'이라고 하는데, 유홍준 시인이 자연 속에 있는 걸 잘 빼 와요. 정말 상징 같은 걸 잘 구사하는 시인이죠. 놀라운 건 이 시인이 대학도 안 나오고 고등학교 때 가출도 했다는 것이죠. 강원도에서 온갖 일, 함바집 일도 하고 진주에서 종이공장 다니다가 뒤늦게 시를 썼죠. 그래서인지 가식이 별로 없죠. 인정머리도 없고. (하핫 농담) 표면적으로는 없죠. 근데 친해지면 있겠지. 글 쓰는 사람 그 동네에서는 격의 없이 잘 지내지요.

    마하  김곰치 소설가의 필명 얘기에 대해 재밌게 읽었는데, 혹시 선생님께서 알고있는 또 다른 작가의 필명과 그 필명이 탄생하게 된 비화가 있을까요?

    최학림  부산에 박향이라는 소설가가 있거든요. 그 양반은 작년에 문학상을 두 개나 받았어요. 세계일보에서 하는 세계문학상이 있는데 그게 고료가 1억원이래요. 현진건 문학상이라고 또 받았고. 그 분 이름이 향자거든요. 근데 박향 하니까, 글의 향기도 떠오르고, 그러죠? 곰치처럼 특이한 그런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별명 관련해서 재밌는 건 있지만 곰치처럼 특이한 건 없는 것 같아요. 복구라는 촌스러운 이름도 좋고…. 이 책의 문인들은 다 본명이에요. 김곰치만 필명이고. 정영선도 원래 정생인가, 하여튼 다른 이름이었는데 본명으로 돌아왔어요. 곰치는 자기가 지향하는 소설 세계와 필명을 일치시키려고 한거고. 근데 이 친구는 시적인 감수성이 예민하거든요. 글도 아주 샤프하고. 페이스북 같은데도 짧은 산문들을 잘 쓰고. 곰치라는 느낌이 둔탁한 느낌이지만 그 밑에 보면 예리한 느낌이 있어요. 근데 예리함만 있으면 소설가 하기 힘든데, 그 예리함을 넓게 확대시키려는 그런 의지도 있고. 악기를 예로 들면 바이올린이 예민해서 특히 조심하는 게 있는데, 그걸 다루는 사람은 자기가 더 힘들고 그렇죠. 그에 반해 첼로하는 사람들은 감정선이 넓고 둥글고 안정되어있는 면이 있고요. 소설 쓰기에는 날카로운 면도 중요하지만 안정되고 안착된 느낌도 중요하니까.

    마하  엄국현 시인은 신라 향가나 고려 속요 같은 ‘우리나라’ 냄새나는 걸 좋아하고 향가를 비롯한 옛 시 전공자라고 하잖아요. 선생님이 생각한 향가의 매력은 뭘까요?

    최학림  그냥 좋죠. 그죠? 우리 시가의 원형이 들어있고. 이두 표기로 돼 있는데 가랑이가 넷이도다(-처용가處容歌) 이런 표현들. 사상도 여러 가지 있지마는 이두로 표기된 옛스러운 리듬이 멋있는 것 같아요. 제망매가(祭亡妹家) 월명사의 시 보면 달을 움직이는 구절이 있고. 천지조화를 갖다 움직이는 시의 힘. 그런 근엄한 모습뿐 아니라 노인이 수로부인 희롱하는 거(-헌화가獻花歌) 있잖아요. 보면 인간의 모습이 다 들어있거든요. 신라 문화보면 토기나 토우 같은 데 사람 몸의 표현이 가감없이 다 드러나 있잖아요. 향가의 세계에도 가감없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아요. 삼국유사 삼국사기하고 연결시켜보면 원형적인 것에 대해서 잘 느낄 수 있게. 엄국현 선생은 한자 문화가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의 감성'을 많이 잊어먹었다고 하는데 그런 감성의 원형이 향가에 잘 나와 있지요. 내가 철학과 나왔는데 따로 향가를 공부한 적이 있어요. 정화되는 느낌도 있고. 평론가들이 고대시가 평한 거 보면 김현같은 분은 제망매가를 최고로 치고, 또 북한에 간 국어학자 홍기문은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를 최고로 치고.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조금 다른 게 있는데, 그것도 보면 신기하고, 풍부한 세계란 생각이 들죠. 이성복 시인이 풍요의 한자 구절을 그대로 옮겨와 시집을 냈어요. 사람이 굉장히 다양하게 느끼는 그 원형은 초기에 불렀던 그 노래에 다 들어있는 것 같아요. 제망매가나 안민가(安民歌)나 누구를 사랑하는 찬기파랑가. 다 그 원형인 것 같아요.

     

    - 여기서 잠깐,  위 말에서 언급된 향가를 찾아보고 갑시다.

    처용가處容歌 : 처용 자신 아내 역신() 동침하는 보고 부른 노래.

    제망매가祭亡妹家 : 월명사가 죽은 누이를 추모하며 지은 노래.

    헌화가獻花歌 : 이름을 알 수 없는 노인이 수로부인(水路夫人)에게 꽃을 꺾어 바치며 부른 노래.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 : 신라시대의 화랑이었던 기파랑의 높은 인격을 사모한 충담사가 그의 인물됨을 상징성을 띤 자연물에 빗대어 찬양한 노래.

    안민가安民歌 : 경덕왕이 충담사를 만나 백성을 편안하게 할 노래를 지어달라 부탁하여 탄생한 노래.

     

     

     

    마하  조갑상 소설가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를 빗대어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무엇을 저마다 꿈꾸고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선생님의 평행선 너머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최학림  자기가 가지고 있는 현실은 자기한테 착착 붙어 원만하게 조화롭게 되는 게 아니에요. 현실이라는 건 자기하고는 잘 안 맞거든요. 우리가 적응하려고해도 딱 맞춰서 같이 가는 것도 아니고 결국 우리하고 평행선을 그을 수 밖에 없죠. 왜냐하면 세계와 내가 일치되어서 갈 수 없으니까. 일치되려고 노력은 하지만 흔적만 남을 뿐이고 결국 현실은 현실대로 있고 우리 삶은 우리 삶대로 있고. 그게 평행선이죠. ‘그 너머에 뭔가는 분명히 있다.’ 그건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마하  저는 구체적인 답변을 바랐는데…. 근데 괜찮아요. 비슷한 질문 뒤에 또 있으니까. 또 다시 할거예요. (하핫) 성선경 시인의 몽유도원은 목욕탕이 아닐까하셨는데 선생님의 유토피아, 몽유도원은 어디인가요?

    최학림  여기라고도 할 수 있고, 저기라고도 할 수 있고. 소설 시 많이 읽을 때는 거기일 수도 있고 음악 듣고 할 적에는, 음악이 사람을 굉장히 고양시킬 수도 있거든요. 그 언저리일수도 있고. 책을 읽을 적에 어떤 구절들이 확 번지면서 올 때가 있는데 그런 걸 만나는 순간일 수도 있고….

    마하  박태일 시인의 시의 뿌리는 ‘지명’이라고 하셨고, 장소를 말하는 것은 결국 사라져 없어질 사람의 삶, 쓰이지 않은 이야기를 쓰겠다는 것을 뜻한다고 하셨는데 기자도 이와 비슷한 글쓰기를 하는 것 같아요. 선생님의 뿌리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최학림  나는 대학 다닐 때 철학을 공부했거든요. 학교 졸업하면서 철학을 조금 쉬었다하자, 그러다가 일년에 하나의 주제를 잡아서 하자 그랬었는데 결국 못했죠. 요즘 다시 옛날에 생각했던 큰 주제들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대학에 배웠던 것에서 많이 형성이 되는 거죠. 철학이 자꾸만 꿈틀거리니까. 하지만 철학을 날 것으로 펼쳐놓으면 별로 재미없거든요. 철학이 삶을 접목시키면 문학이 될 수 있는데, 생각의 뿌리는 철학에 있는 것 같고 그걸 펼치는 데는 문학의 틀을 빌려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마하  강동수 소설가는 기자이면서 소설가라고 하셨잖아요. 선생님도 문학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신 것 같은데 혹시 시나 소설을 쓰실 생각 있으세요?

    최학림  저는 신문 글 쓰죠. (문학작품을) 언젠가는 쓸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없어요. 옛날에 어릴 때는 좀 썼는데.

    마하  정태규 소설가는 인간에 대해서 끊임없이 회의한다고 하셨는데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인간이란 어떤 모습인가요?

    최학림  정의할 순 없지만, 지금 생각엔 나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인간의 모습을) 10대 때는 10퍼센트 정도 알고 20대는 20퍼센트 정도 알고 50대는 50퍼센트 정도 아는 것. 분명히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그런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게, 인간인 것 같아요. 도덕, 예술, 종교, 진선미 그와 연관된. 영락없이 삶과 시간 속에서 흔들리는게 인간이고. 신뢰가 안가지만 신뢰할 수밖에 없고 뻔한 거 같으면서도 뻔하지 않은, 여지가 있는. 80퍼센트까지 보는 게 인간인데 나머지 20퍼센트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같아요. 작은 가치를 갖다가 잃지 않으려고 끝까지 나아가려는 존재. 힘들지만 나아가려는, 좌절도 하고. 좌절이 80퍼센트, 딛고 나가는 게 20퍼센트 정도.

    마하  근데 그 퍼센트 논리가 맞는 것 같아요. 저도 10대 때 (손 동그라미) 이만큼 보였다면 20대 때는 그 것보다 더 보이는 것 같거든요.

    최학림  (농담) 120살까지 살면 120퍼센트를 볼 수 있겠죠.

    마하  장수해야되겠네요.. (하핫) 선생님께서 박권숙 시인을 생각하면 배롱나무와 천마도가 떠오른다고 하셨는데 선생님은 타인이 선생님을 볼 때 어떤 이미지를 연상했으면 하고 바라세요?

    최학림  남들이 나를 학림거사로 부르는데, 새 학 자에 수풀 림 자인데 사람들이 배울 학 자에 수풀 림 자로 생각해요. 학림이라는 게 절이라던지 철학관 이런 느낌이 없지않아 있으니까.

    마하  어리셨을 땐 그런 별명 아니셨을 것 같은데.

    최학림  초등학교 때 나는 최하리라고. 애들이 장난친다고 내 이름에 받침 빼서 불렀죠. 내 고향에 학림리라는 곳이 있거든요. 작은 마을 두 개 세 개를 하나로 합쳐서 리 인데, 학동이고 임포라고 있는데 학동의 학 자하고 임포의 임자 합쳐서 학림리라고 해요. 이름을 한자로 풀면 소나무 숲이 위에 학이 앉아 있는 모양이에요. 그림은 되죠.

    마하  멋있어요. 옛날 수묵화 화폭이 연상돼요.

    최학림  나는 어릴 때 이 이름을 안 좋아했어요. 중 2때 윤리선생님이 출석부 부르면서 이름이 여학생 같다, 나는 그런 말을 처음 들어봐서. 학림이라는 이름을 한 번도 좋다고 생각해본 적 없고 이상하고 그랬는데, 고3때 이름 좋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어봤어요.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거든요.

    마하  이상섭 소설가를 부산 문단에서 알아주는 ‘구라’라고 표현하셨는데 선생님께서 보시기에 이상섭 소설가와 견줄만한 부산 문단의 숨겨진 입담꾼이 있다면 누가 있을까요?

    최학림  형식적으로는 그 양반이 최고 구라죠. 근데 소설가들 시인들 이런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자고하면 남한테 안 지거든요. 소설가들이 되게 말을 안 져요. 말이 어눌한 것 같지만 은근하게 말을 잘하는 사람 많고 소설가들이 한 가닥씩 다해요. 술자리 하다보면 처음부터 알알이 꿰면서 기억의 세밀한 복원을 하는 소설가들도 있고 어느 정도 지나면서부터 좌중을 압도하는 말들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마하  정영태 시인의 ‘눈을 쓸자’라는 말에 감명 받아 ‘눈을 쓸만한’ 문인들의 이름을 자꾸 불러야 한다고 평소 생각하시고 지역 문인들을 호명하는 기사도 쓰셨다고 했는데 이 책의 기획의도와 맞닿아 있는 생각인 것 같아요. 언제부터 이 책을 기획하셨어요?

    최학림  3-4년전인가 기획을 했는데 그 때는 바쁘기도 했었고, 중요한 건 내 이야기가 아니고 부산의 지역 문단을 지키는 많은 작가들을 좀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시작이었죠. 일반 사람들이 아는 사람들도 많지만 좀 더 상세하게 지역 문인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은 옛날부터 하고 있었죠. 4-5년 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저술 지원에 선정이 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갑자기 심사 방식을 바꿔 결국 선정이 누락된 적이 있어요. 이건 조금 더 있다가 쓰라고 하는 거다 생각했죠. 기획만 해 놓고 안 썼죠. 재작년에 기술지원 신청해서 가지고 그때부터 쓰기 시작했죠.

    마하  가벼운 질문 하나 할게요. 최원준 시인의 둥글한 얼굴과 성격 때문에 ‘동방신기’식 사자성어 별명으로 ‘원만원준’이라고 불린다고 하셨는데 선생님도 이런 별명으로 불리셨나요?

    최학림  몇 명 어울리는 사람들 5-6명 사이에서 난 ‘안다학림’이었어요. 아는 체를 많이 한다고. (농담) 그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은 원만하게 하는데, 나는 말을 잘 못하니까 정색을 하고 말해요. 그걸 아는 체한다고 표현하더라고요. 또 동길산 시인이라고 있는데 그는 ‘야동길산’이라고. 야동을 본다 길산. 이 뜻도 있는데 누군가 호명할 때하는 야- 동길산. 이 뜻도 있죠. 예민한 감성의 ‘감성태성’. 뭐 이렇게들 있었죠.

    마하  마지막으로 <문학을 탐하다>를 읽게 될, 혹은 읽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최학림  내가 이 책을 쓸 때는 할 수 있는 최선의 한도 내에서 (부산-경남 문학을) 드러내겠다. 우리 지역작가들이 뭘 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 정말 나보다는 고군분투하는 지역 작가들이 있다는 걸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 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썼거든요. 이분들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직업도 없이 전업으로 하는 거 쉽지 않잖아요. 물론 따로 직업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글쓰기에 생을 걸은 사람들이니까. 독자들이 지역 문인들의 글을 더 많이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지역 작가들에 대한 발견이면서, 지역 문화에 대한 발견이고, 결국은 자기 자신에 대한 발견일 것입니다.

     

     

     

     

    인터뷰를 마친 뒤.

    『문학을 탐하다』에 사인을 받았습니다.

     

     

    정갈하게 쓰인 글씨. 멋있죠?

     

    부산일보 앞까지 선생님을 배웅해드리고, 다시 출판사로 돌아오는 길.

    선생님이 사주신 커피 향기가 은은하게 맴도는 느낌이라 훈훈한 기분이였어요. 선생님 말씀에 배운 것도 많고, 부산 문학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o⁌⁂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책 읽는 부산을 만드는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2014 원북원도서 올해의 책 투표하러 가기>> http://www.siminlib.go.kr/onebookone2/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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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4.02.06 17: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이 아주 빽빽(林)하네요ㅋㅋ 문학을 탐하다라는 책과 책이 소개한 부산 경남 작가, 저자 최학림 선생님의 매력이 글 여기저기에서 잘 드러난 인터뷰인 것 같아요. 추운 날씨에 취재 고생했죠? 덕분에 직원인 저도 잘 몰랐던 것들 알아가요ㅋㅋ 고마워요.

    2. BlogIcon 아니카 2014.02.08 22: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하님께서 준비를 아주 많이 하고 가셨네요. 기자님께서 정말 취조받는 느낌이었겠어요. ㅎㅎ 부산의 시인, 소설가들을 또 새롭게 알게 되네요. 수고 많으셨어요.

    3. BlogIcon 곰고래곰 2014.08.01 15: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하님, 최학림 선생님 두 분 모두 말을 재밌게 하셔서 지루할 틈 없이 읽었어요ㅎㅎ 끊임없이 던져지는 질문들도 그렇고, 정말 인터뷰 준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이번 글 통해서 바깥의 작가님들 모습을 알게 되서 즐거웠네용ㅎㅎ 수고하셨어요~~

     

     

     

    시대를 회상하는 소설가, 조갑상

     

     

     부산을 사는, 진중한 정신의 맏형! 소설가 조갑상에 대해서 심층탐구를 하게 된 인턴 ‘성리’입니다. 산지니 인턴으로서 처음 쓰는 글이, 부산 소설가들이 최고라고 뽑고 있는 조갑상 소설가여서 떨리고 설레는 맘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경남 의령 출신인 조갑상 씨는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 장편 '밤의 눈‘ 등이 있으며 부산작가회의 회장,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등을 지내고 계십니다. 조갑상 씨에 대해서는 소설을 중심으로 그의 작품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러기에 앞서 저는 이 글의 제목을 ‘시대를 말하는 소설가’라고 붙여 봤는데요. 그 이유는 앞으로 살펴볼 두권의 책 ‘테하차피의 달’, ‘밤의 눈’을 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습니다.

     

    1.『밤의 눈』 - 국가에 의해 획일화된 슬픈 눈의 국민

     밤의 눈은 국가에 의해서 획일화 되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 크게는 ‘보도연맹사건’ 작게는 ‘진영 민간인 학살사건’을 배경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밤의 눈은 보도연맹사건을 리얼하게 그려낸 최초의 장편소설입니다. 보도연맹사건은 국민방위군사건과 더불어 한국 전쟁기에 발생한 가장 처절하면서도 비극적인 국가폭력이었습니다. 민간인이 군경에 의해 20만 명이나 학살당했으며 1996년에나 비로소 명예회복에 대한 특별조치법이 통과되었으니 무려 46년 동안이나 침묵되어진 셈입니다. 이와 같이, 소설에서는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를  진영에서 대진이라는 지역명으로 바꾸어 재구성한 허구라고 표명합니다. . 또한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 명 또한 그러한데요, 소설 인물명인 ‘한시명’, ‘남상택 목사’ 등의 경우도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을 바꾼 경우입니다. 그 이유는 책의 작가가 실제로 그 시대의 아팠던 기억을 증언한 사람들의 말로 서술한 까닭에 지명을 바꾸어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 하기 위해서 입니다. 한편론 제 생각이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도 같습니다.  아직도 이 소설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들이 존재하며 ‘빨갱이’라는 용어가 정치 이권에 따라 쉽게 쓰이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6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는, 이러한 소재가 쉽게 다루기 힘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문에 더욱 가치있는 소설이 된 ‘밤의 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보도연맹 사건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국가에서는 남한 지역에 있는 사상범들을 ‘빨갱이’로 간주하여 구금, 고문, 처형합니다. 이때 내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재판도, 해명도 없이 즉결심판이라는 이름 아래 무참히 행해집니다. 소설의 주요 인물로 나오는 한용범 또한 시대의 피해자로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해방기에 그는 양심적인 지식인이었고 주위에 힘든 사람들을 돕는 자발적인 성격이었습니다. 단지 해방 이후, 국가 만들기의 과정에서 행한 발언은 그를 좌파로 단정 짓는 말이 되었고 순간마다 택했던 선택은 좌파라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손오공의 금고아’ 마냥 족쇄가 되어 고문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선택이라는 것을 포기하고 눈과 귀를 막으면서 살아가는 소극적인 인간이 되어버립니다.

    보도연맹 사건

     

    참으로 십수 년 만에 느껴보는 자유였다. 자신의 온몸이 자유롭다는 걸 자각하고 있다, 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한번 시작된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침례병원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손수건을 꺼냈다. 회한이어서는 안된다. 내일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어야 했다.

    1960년 4월 혁명으로 정권이 붕궤된 이 후 한용범은 자유를 느끼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살기위해 도망쳐 대신 군경에거 처형된 여동생 생각, 억눌렸던 과거의 자신의 모습이 회한이 되어 눈물을 쏟아냅니다. 또한 내일을 그리며 희망을 얻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게된 그의 날개는 다시 한번 선택을 하게 됩니다. 유족회를 만들자는 옥구열의 청을 받아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오전의 햇살은 잡아두기 힘든 것처럼 자유를 꿈꿧던 순간은 너무나도 짧게 끝이납니다. 그리곤 쿠데타로 인해 한용범 외 유족회 사람들은 빨갱이라는 이름 다시한번 펴보지도 못한 날개가 아래로 꺾이고 맙니다. 조심스러운 선택, 하지 말았어야 되는 선택. 그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빨갱이라는 이름 아래, 죽은 것 마냥 살아왔지만 진실이라는 희망을 놓지 못했던 게 잘못이라면 그럴 것입니다.

    “시절 따라가몬 그냥 묻혀 가고 거스르몬 눈 밖에 벗어나는 기 세상 이치지."

    옥구열의 말을 통해 유족회 이들의 슬픔을 함축해서 알 수 있는 구절입니다. 어떻게 보자면 시절을 따라가는 것이 세상 편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 어떤 이들은 왜 유별나게 시절을 거스르느냐고 아니꼽게 쳐다볼 수도 있습니다. 허나 저자가 밤의 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4월 혁명을 이끌었던 대학생들의 노력, 쿠데타를 벗어나고자 했던 이들, 한용범이 한 군경에 대한 저항.' 이와 같이 시절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존재했기에 지금과 같이 국가차원의 유족회가 세워졌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46년 만에 이들의 명예회복이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것이겠죠.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처음으로 그의 입에서 유신 철폐, 독재 타도 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사람의 시민이면 되었다. 식당에서 소주를 마시며 할말을 하는 국민이고 싶었다.

    흔히 역사를 잊은 국민에게는 미래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밤의 눈은 우리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게 해주는 책이며 할 말은 하는 국민이어야 된다며 독자에게 화두를 던집니다.

     

    2. 테하차피의 달 - ‘일반적이지 않나 벌어질 법한 이들의 일상’

     

     

    테하차피의 달’은 단편 여덟 편의 작품을 엮어낸 소설집입니다. 제가 부제를 '일반적이지 않으나 벌어질 법한 이들의 일상'이라고 정했는데요. 그 이유는 각 단편에서 나오는 내용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 모든 것을 알것만 같았던 아내가 갑작스레 종교를 가지면서 벌어진 사고사’, ‘젊은 시절 한순간 사랑에 빠졌었던 여인의 죽음’, ‘보증 잘못 선 탓에 가정파탄의 위기에 내몰린 중년의 사내 이야기’ 등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주위에 있을 법하나 평범한 삶이라고는 애기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전 왜 이런 소재만을 묶어서 소설집을 내셨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죠.

    『김경수(문학평론가)』 말에 의하면 작가는 사람들의 삶에는 그다지 의미 있는 기복이 있다기보다는 인간 개개인이 곱씹어가면서 스스로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될 수수께끼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제기되는 것일 뿐이라는 전언을 전달한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조갑상의 소설은 문제적인 현실과 현시점에서 맞서는 그런 대결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사건이 완료된 시점에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졌으면서도 그 사람의 현실에 개입하려 드는 어떤 힘의 실체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곱씹는, 그런 회상적 반추의 문법을 즐겨 취한다.

    소설을 다 읽고, 책 뒤에 나와 있는 평을 보고서야 의문이 해결 되었습니다. ‘밤의 눈’이나 ‘테하차피의 달’ 두 개의 소설 모두 대결의 이야기보다는 인물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사건을 쓰고 있습니다. ‘밤의 눈’에서는 ‘국가는 국민에게 어떻게 행하여 하는 가’ 그것이 정당한가에 대해 의문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테하차피의 달’에서는 각 단편의 주인공들이 불가항력에 의해 벌어지는 사건을 어찌하지 못하고 마주하는 모습을 보며 ‘왜 저래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편으로는 작가는 ‘왜 인물이 사건에 대항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단편 한편씩 읽을 때마다 하곤 했는데 조갑상 소설가의 ‘회상적 반추의 문법’이라는 특색을 이해하고는 공감이 갔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슈퍼맨·배트맨과 같은 영웅히어로물이 아니기 때문에 감당하기 힘든 사건이 벌어진다고 해서 그들과 같이 대항하기는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라면 조갑상 소설가에게서 ‘회상과 반추’를 느낄 수 있다면 현실 세상을 꾸밈없이 바라보는 사람이겠죠.

     

    나름대로 단단하게 쌓았다고 믿는 삶의 제방을 언제든 무너뜨릴 수도 있는 크고 작은 빈틈을 눈여겨보지 않고, 그간 살아오며 체득한 지혜와 습관대로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어쩌면 아내조차, 그렇게 서두르며 맞이한 믿음의 세계에 자신을 무방비로 노출시켰던 것은 아닐까.

    남편은 아내의 죽음을 보며 울부짖기 보다는 아내라는 타인의 삶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되짚습니다. 그의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행태는 모두 그러합니다. 자신을 바라보며 회상하는 그의 소설의 인물들은 마치 영화 아바타처럼 그가 바라보는 삶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남선생을 배웅한 뒤 김우곤은 이내 허전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그 쓸쓸함은 남 선생이 채웠던 공간이 빈 데서 오는 느낌만은 아닌 듯했다. (중략)그때 가슴 밑바닥에 어디에선가 서늘한 비안개 같은 게 퍼져 오르는 듯했다. 무지근하게 가슴을 압박해오는 그것은 통증처럼 몸 어느 부위를 불편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호흡을 곤란하게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서 견디기 힘들었다. 그때서야 김우권은 지금 문갑을 옮기면서 느끼고 있는 거북함이나 하중이 문갑의 무게 때문만이 아님을 알았다. 자신의 가슴에 어른거리는 서늘한 물기는 B와 헤어진 뒤부터 자리했을 허허로움의 그림자였다. 그러므로 지금 그가 느끼는 문갑의 무게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지금껏 받아온 하중이었고 앞으로도 짊어져야 할 어떤 거북함과 그에 따른 무게일지도 몰랐다.

    통문당에서 나오는 구절입니다. ‘테하차피의 달’ 속에 있는 여러 단편들 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와 닿는 구절이었습니다. 헤어진 여인을 잃은 김우곤의 마음을 ‘허허로움의 그림자’라고 표현하면서 그 무게를 앞으로도 짊어져야할 무게라고 적고 있습니다. 여타 다른 소설 같으면 눈물 한 방울 또는 외침이라도 하면서 지나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버하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그의 심리를 표현하는 게 오히려 소설 속 마음을 더욱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가슴 밑바닥에 어디에선가 서늘한 비안개 같은 게 퍼져 오르는 느낌’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닐 듯 싶습니다.

    이렇게 두 편의 소설을 통해 조갑상 소설가의 세계를 느껴보았습니다. 10권 이상의 저서 중에 단 2권밖에 살펴보지 못해서 무척이나 아쉽지만, 최근에 내신 두 편이기 때문에 작가분의 최신(?) 지필 스타일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제 후기를 읽고 조갑상 소설가의 다른 책이 궁금하신 분들은 도서관으로 고고 !~ 하시고 오늘 소개한 두 책을 자세히 보고 싶으신 분들도 제 생각과 비교하시면서 읽어보시면 어떠실까 싶습니다. ^^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테하차피의 달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책 읽는 부산을 만드는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2014 원북원도서 올해의 책 투표하러 가기>> http://www.siminlib.go.kr/onebookone2/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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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4.02.06 17: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책 열심히 읽더니 포스팅도 열심히 꼼꼼하게 잘하셨네요. 슬픈 눈의 국민이라는 절묘하게 압축된 문장 굿~

    2. BlogIcon 아니카 2014.02.08 2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머지 책들도 읽어보신다면 더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답니다. 잘 읽었어요~~

    3. 2014.08.17 1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문학을 탐하다』를 말하다

     

     

    왜 이 책인가요?

     

     

    『문학을 탐하다』는 도서출판 산지니가 출간했구요.

    현재 원북원부산 최종후보 5권에 들어가고, 이달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지요.

     

    『문학을 탐하다』를 말하다

    1월 28일 화요일. 카페 휘고에 산지니 인턴 셋이 모였다. 마하, 썽리, 서류닝이 함께 한 ‘문학을 탐하다’를 말하다. 지금 시작합니다.

     

     

     

    1. 『문학을 탐하다』의미와 부산 문학

    마하 지금부터 『문학을 탐하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요. 일단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가 중요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목받지 못했던 부산 경남권의 작가를 다 수면 위로 띄워준거니까 되게 뜻 깊고요.

    썽리 그런 의미도 되게 큰 것 같고, 작품에 대해서는 집중한 적이 있었겠지만 그 작가에 대해서 사생활과 결부시켜서 작품을 수면 위로 이끌어냈다는 것이 좋아요. 책을 보면 알겠지만 저자가 작가와 되게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술을 같이 먹거나 그런 걸 통해서 그 사람의 작품과 그 사람의 삶을 결부시켜서 써놨잖아요. 그런 면들이 서울에는 개개인 사생활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저희가 많이 알고 있는데, 부산에서는 그런게 잘 없는 것 같아요. 처음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산 작가에 집중해서 다뤘다는 것에 의의가 큰 것 같아요.

    마하 그리고 저자가 작가와 친밀하게 지내면서 썼던 기록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이러한 작품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알 수 있고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 작품들을 쓸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또 워낙 저자가 작가들이랑 친하다보니까 (모르는 정보도 더 얻을 수 있었겠죠.)

    서류닝 전 되게 신기했어요. 저자가 18명이나 되는 작가랑 알고 있다는 게요.

    마하 친분이 있다보니까 독자들이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많이 끌어와서 좋았어요. 그래서 안 좋은 점은 있었지만….

    서류닝 네, 안 좋은 점이 있었죠. 이 작품 자체가 자기 경험이랑 결부시켜서 한 거잖아요. 그래서 저자의 생각이 좀 비약적인 부분도 있었고요.

    썽리 되게 사소한 일인 것 같은데 큰 의미를 부여하거나 작품같은 경우도 있죠. 솔직히 독자들은 작품을만 딱 보는 경우가 많고, 굳이 그 작가를 안보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굳이 그 작품에 작가가 드러나지 않은 것도 작가의 삶과 결부시키다보니까 약간 포장된 느낌이 있지않나 싶네요.

    마하 그러면서도 작품에 대해서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놓은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부분도 있구요.

    썽리 그래요. 어떻게 보자면, 이런게 서울쪽에서 하는 작가들에게는 빈번한 일이잖아요. 인터뷰를 워낙 많이 해야하고 수많은 기자들이 쓰다보니까 다 달라야해서 개인 사생활과 가족관계까지 다 결부시켜서 이 작가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이런거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해놓은 것들이 많다 보니까, 이 책의 저자가 조금 비약적으로 썼다고해도 다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하듯이 너무 찬양조로 써놓으면 그건 조금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부산에서는 이런게 흔치않은 일이고 더 많이 일어나야하는 일이니까요.

    마하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점은 몰랐던 작가를 많이 알게되서 좋았죠. 부산에 이렇게 많은 작가가 있는지 몰랐어요.

    서류닝 여기 18명이 있는데 한명도 몰랐어요.

    썽리 이 책에 김현 이런 사람들 나오진 않았는데, 김곰치 작가하고 어울려지냈던 작가. 이렇게만 알았지 주체적으로 다룬 작가는 한명도 몰랐거든요.

    서류닝 심지어 저는 이 책에 저희 학교 교수님이 있는데도 몰랐어요.

    마하 근데 저는 같은과 교수님이여서, 신진 시인님은 알고 또 친구가 경성대 국문과에 대학생이라서 조갑상 소설가의 이름은 들었었죠. 그런데 이 사람이 이런 작품을 썼고, 이런 특징이 있고, 이 글을 쓴 당시에 조갑상 소설가가 당대 부산 최고 소설가로 꼽혔는지도 몰랐죠. 대단한 사람인지도 모르고 봤는데요.

    서류닝 그러고보니까 이 조갑상이란 소설가가 부산을 대표하는 그런 소설가인 것 같은데 한번도 안 읽어보고 부산 사람으로써 (부끄럽기도 하고요.)

    마하 부끄럽기도 하고, 여기 출판사와서도 되게 이름을 많이 들었었거든요. 내가 다른 업무를 하고 있어도 들려서, 또 지금 읽고 있는 책에 나와있는 이름이다보니까 귀가 더 쫑긋 서서 듣는거죠. 이 책에서 한번 언급해줌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에게 각인이되니까요.

    썽리 저는 되게 궁금한게 왜 이렇게까지 이르렀을까. 이런게 되게 궁금했어요. 나름 부산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사람인데 왜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을까. 그런게 잘 안 이루어졌을까 생각을 해보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서류닝 생각을 해봤는데, 사람들이 책을 고르는데 너무 수동적인 것 같아요.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만 보잖아요. 부산 사람인데 부산 문학 찾아볼 생각도 안하고, 너무 수동적으로 골라와서 읽구요.

    마하 수동적인 것도 있고, 기본적으로 책도 많이 안 읽고, 또 읽는다고해도 요즘은 실용서 위주로 읽으니까 문학서적이 더 천대받는다는 느낌이 있죠. 읽는다고해도 정글만리처럼 이슈화 되야 찾아보고하니까요.

    서류닝 의아했던게, (마하씨는) 문창과고 저는 국문과잖아요. 근데 부산 문학에 대해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부산 대학에서 왜 부산 문학을 안 다룰까, 의문이 드는거죠.

    썽리 부산이 큰 도시이니 만큼 인구수도 많고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타지사람이니까 느끼는건데 부산이 지역색이 되게 강하잖아요. 지역적으로 따로 브랜드 이런 것도 많고, 서울 이런데서 되게 우세를 많이 띄는 브랜드가 오히려 부산에 와서 맥을 못추는 경우가 많구요. 자생브랜드가 되게 많더라구요. 그런데 왜 하필 문학에서 만큼은 서울을 따라가고, 대중적 흐름을 따라는 걸까요. 부산 사람들이 부산문학가들을 전혀 모를만큼 이런 상황이 왜 일어난걸까요.

    마하 부산 대학에서 안 가르치는 문제도 있고, 교수님조차도 언급을 안하니까.

    썽리 여기 나오는 작가분들이 수상은 많이 하셨더라구요. 나름 글을 잘쓰신다는 방증일 것 아니예요.

    마하 저도 여기 나오는 작가분의 소설을 몇 권 읽었는데, 되게 중앙의 작가들하고 다를 바가 없는데 왜 이 사람들은 뜨질 못할까.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해서 그런가 생각도 들고….

    서류닝 반성했던게, 제가 글쓰고 싶다 이런 생각이 많았는데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글을 쓰려면 무조건 서울에 가야된다 생각을 많이 했단 말이에요. 서울에 가면 큰 출판사가 많으니까 그런거예요. 근데 이 책 안에 있는 작가분들을 보면서 반성했어요. 이 작가님들은 부산에 남아서 부산 소설을 쓰면서 부산을 지키는데 무조건 서울에 가야지 했던게 반성돼요.

    마하 서울에 사람이 많으니까 아무래도 기회가 많다고 생각하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죠.

    썽리 서울에서 뭔가 하면 이슈가 많이 되고, 예를 들어 홍대에서 개인이 뭔가 하나를 하면 그게 이슈가되서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데 만약 부산의 번화가인 서면에서 창의적인 한 사람이 뭔가 제스처를 취했다 하더라도 그게 전국적으로 퍼질까요?

    마하 관심이 중요한거죠. 다른 타인에 대해서 관심이 없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서류닝 특히 지역은 그게 강하죠. 그렇게 치면 참 대단하신 분들이에요. 이름을 알리기 위해 막 서울로 가지 않고 부산에 남아서 부산 소설하면서 있는게, 솔직히 어렵잖아요.

    썽리 서울에서 정착하기도 힘들거예요. 타지 사람이 아무 연고도 없이 가는게요. 제가 1부를 중심으로 봤는데, 거기서 김곰치라는 작가분이 서울에 있다가 반년만에 다시 내려왔더라구요. 견디기가 되게 힘들었대요. 어머니도 보고싶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런 점들이 물론 당연히 작가분들도 아실거예요. 작가로서의 활동하기는 서울이 여건이 나은데 삶이 힘들다는 점이 좀 한계로 다가오셔서 그렇지 않을까요? 부산에서 지원을 안해줘서 서울로 가게 만드는 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

    마하 지역적인 차원에서 이런 부분에 지원을 해줘야할 것 같아요. 지금 영화의 도시라고해서 부산 국제영화제를 하잖아요? 남포동이나, 해운대. 영화제 할 때 당시에 영화제에는 관심이 많은데 오히려 다른 문화적인 부분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점점 멀어지는거죠. 도서관이 있어도 잘 안 찾구요.

    썽리 어떻게보자면 부산의 문학가들을 집중해달라 이렇게 하는 것도 되게 좋은 말이긴 한데 현실적으로 힘들긴하잖아요. 굳이 부산에서만 활동을 안하더라도 부산-서울에서 연계해서 활동할 수 있는 장치가 있더라면, 부산-서울을 양분적으로 나눌게 아니고 교류하면서 오가거나 공통된 프로그램이 있으면, 계속 부산에서만 활동해서 묻히거나 부산을 떠나서 아예 서울 사람이 되어버리거나 이러진 않을 것 같아요. 영화를 예로 들어서 촬영은 서울에서 하더라도 영화제가 있거나 포럼이 있으면 다시 부산으로 오듯이 부산에서 문학하는 사람들에게도 부산의 문학적 기반을 갖춰주었으면 하는거죠.

    마하 보수동 책방 골목 같은 곳에 그런 건물하나 있어서 작가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행사도 자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을 것 같긴해요. 부산시에서 나서야하는 문제지만.

    서류닝 책에서 보면 부산작가들도 모임이 있는 것 같긴 한데요.

    마하 근데 그건 술모임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친목 모임이고, 뭐 작가들은 술모임에서 얘기한 걸 바탕으로 이야기가 떠올라서 쓰기도하는데 그런 개인적인 모임말고 체계적인 모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작가들이 주기적으로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모임이요.

    썽리 행사 이런게 있으면 좋을텐데. 진짜 열릴법도 한데요, 얼마전에 부산 연극제나 개그제도 열렸잖아요. 그런 행사들이 있으면 부산 작가들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기도 한데요.

    서류닝 그에 반해 책에 대한 관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요.

    마하 부산 문학에 관한 축제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관심이 좀 생길텐데 말이죠. 이 책 안의 작가들 보면 부산 배경으로 글을 많이 썼던데 그런 걸 잘 살려서 지역축제처럼 기획해서 하면 문학적으로 관심이가고, 사람들은 축제 즐기면서 문학을 자연스럽게 접하는거니까 좋을 것 같은데 없어서 아쉽네요.

     

    2. 『문학을 탐하다』 속 작가들

    썽리 1부에서 다룬 이복구라는 작가가 있는데 무명에 가깝다고 하네요. 1972년에 등단을 했는데 왜 이제와서 조명 받는지 이런 것에 대해서 얘기해보고 싶어요.

    마하 근데 1부, 이복구 작가는 제가 책을 빌리려고 도서관에 가봤는데, 불구경이 나오고 나서 몇 십 년만에 새로운 책이 나와서 그 뒤에 책은 있지만 그 앞의 불구경이라는 책을 찾기 힘들더라구요.

    서류닝 도서관에서 찾기 힘든 것도 (그 분의 책을 접하지 못하는 이유가 될 것 같아요.)

    썽리 그분의 책을 찾기 힘든 것도 그동안 그 분이 야학의 교장으로 계셨다고 해요.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복구 작가가 삶아온 삶이 바로 문학이 아닐까 하시더라구요.

    마하 이복구 작가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다가 봤는데, 이복구 작가가 야학을 하신 것도 하실 때가 없어서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이를 딱하신 여기신 어떤 분이 일본에서 돈을 벌어 오신 재일교포 분을 소개시켜 주셔서 겨우겨우 학교 문을 열었다고 해요. 얼마 전에는 ‘맨밥’이라는 책이 나왔더라구요.

    썽리 네, 맨밥이라는 책에는 이복구 작가에 대한 철학이 나와 있는데 이 분 철학 자체가 말 그대로 맨밥 같은 삶을 지향하고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자는 ‘문학을 탐하다’라는 책에서 ‘맨밥’을 통해서 느낀 것은 조금 더 의미있는 무언가가 담겨도 좋겠지만 이복구 작가의 철학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쓰셨더라구요. 이를 통해서 저자가 이복구 작가에 대한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으시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마하 근데 오히려 작품이 적어서 가치가 클 수도 있어요.

    썽리 그리고 그 분이 살아오셨던 삶을 보면 야학을 통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이러신 것 들 때문에 적게 내신 작품이 의미를 가지시는 것 같아요. 만약에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거지만 아무것도 안하시면서 작품을 적게 내시면 의미가 없겠지만 자신의 삶을 통해 문학을 실천하고 계시니까 차가운 맨밥이 아니라 따뜻한 맨밥인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다음으로 가장 좋았던 작가 분은 엄국현 작가였어요. 물론 제일 신기했던 분은 김곰치 작가였는데, 김곰치 작가는 24살 때 등단을 하잖아요. 책에 나와 있는 예민한 모습들, 동생분이 여드름 하나로 시작한 우울증 때문에 자살까지하는…. 가족자체에서 나오는 특이한 성질들이 작가로서 특이하게 느껴졌어요. 뭔가 작가가 가진 괴상하고 특이할 것 같은 천재성이랄까….

    서류닝 뭔가 평탄치 않은 삶!

    썽리 오히려 평범한 엄국현 작가가 가장 좋았던 이유는 책에 보면 엄국현 작가의 챕터에 부제가 붙어 있는데 ‘미안하고 죄송하다 그리고 침묵하는 언어’ 이렇게 써져 있었는데 되게 공감가는 말이 있었거든요. ‘미안하다’라는 말은 안으로 향해져있고, ‘죄송하다’라는 말은 밖으로 향해져 있다라는 말이 되게 와닿는 거예요. 우리는 미안하다고 느낄 때 진짜로 안으로 삼키고 죄송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남들에게 밖으로 말하는 거잖아요. 시를 많이 읽어보진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책에 따르면 이런 단어를 시에서는 잘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서류닝 그래요?

    썽리 그래서 되게 신기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도 말씀하셨는데 시는 삶으로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로 완성하는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여기에도 많이 공감을 했어요. 작가와 작가가 쓴 시가 다른 경우가 있잖아요. 작품은 너무 훌륭한데 작가의 삶은 그렇지 못한 경우. 처음에 어릴 때는 작가의 삶과 시가 일치할 거라고 생각해서 실망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시와 작가를 다르게 보니깐 시와 작가의 삶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이 되더라구요. 물론 시의 주제를 자신이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시인이라면 더욱 값어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은 하는데 쉽게 일치하긴 힘들 것 같아요. 작가가 한 말이 의미있게 다가왔던거 같아요.

    마하 저는 2부에서 신기했던 것은 강동수 소설가인데 이분은 국제신문 논설위원이세요. 분명 소설이랑 기사랑 쓰는 방식이 다를텐데 기자 생활을 하다가 등단하셨고, 지금도 꾸준히 글을 쓰시고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이 분도 두 개의 글쓰기에 괴리가 있었는지 처음에는 문체에 집중을 해서 썼다면 나중에는 주제가 선명한 쪽으로 변해가셨다고 해요.

    썽리 강동수 소설가를 보고 그 분 생각났어요. 김훈이라고 강동수 소설가처럼 처음에는 기자로 시작했다가 소설가로 전향하셨는데, 기자로 시작했다가 작가의 삶을 걸으시는 분이 꽤 있는 것 같아요.

    마하 그리고 조갑상 소설가 얘기하면서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는 저자가 말한대로 진짜 인간을 철학적으로 적절하게 표현한 명제라고 느꼈어요. 평행선은 못 만나는 건데 사람은 항상 그 너머를 원하잖아요, 자기가 있는 곳보다. 또 이 분이 리얼리스트여서 부산에 대해서 잘 상세하게 잘 쓰신대요. 아, 그리고 새롭게 느낀 분은 우리 학교 교수님인 신진 시인이에요.

    썽리 교수님이 섭섭해하시겠어요. (웃음)

    마하 근데 진짜 학부 4년 동안 교수님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데, 이 책을 통해서 교수님이 멋있다고 느낀 게, 유혹이라는 시에서 보면 마지막 구절이요. ‘예서 한 열흘 음악이 되어서 놀다 가거라’라고 하는 부분, 또 <미망인>이라는 시의 해석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저자가 설명한 것을 보면 시의 내용을 상상하게 되는데, 전 이 시를 읽으면서 저자가 해놓은 해석이 좋은 건지 시가 멋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새로웠어요.

    서류닝 그런 경우가 종종 있는 거 같아요.

    마하 그리고 성선경 시인 이야기 보면 자기 시에 할머니가 자기가 앓아 누웠을 때 복숭아 통조림를 주었는데 그게 자신의 몽유도원이었다고 말해요. 저자는 성선경 시인의 몽유도원이 목욕탕이 아닌가 하지만요. 저도 이걸 보면서 나의 몽유도원이란 어디일까, 생각해봤어요.

    서류닝 3부에 보면 ‘빛나고 가파른 정신과 언어의 환희’ 라는 제목으로 써졌는데 저는 약간 전반적으로 봐서 안에 나와있는 작가들이 자신의 정신, 생각을 어떠한 방법으로 표현했는지를 중심적으로 봤어요. 우선 저는 세 명을 봤어요. 첫 번째로 정태규 소설가는 인간과 허무에 대해서 끊임없이 회의하는 소설가인데, 자신의 쓸데없는 사족을 안 붙이고 깔끔하게 말해요. 저자가 부분 발췌로 올려놓은 작품을 읽는데, 진짜 쓸데없는 말이나 미사여구를 안 쓰는구나하고 생각했어요. 또 제가 3부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소설가는 이상섭인데, 이분이 말을 되게 잘하는 소설가래요. 말을 글로 나타내는데 천재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저자가 설명해주는데 사투리는 글로 옮기기가 진짜 어렵잖아요. 이상하게 옮겨놓으면 읽기도 힘들고. 그런데, 읽고 있으면 귓가에 말하는 것처럼 표현을 하니깐 이상섭 소설가가 가장 인상에 남았어요. 마지막으로 조말선 시인은 자기 자신한테 내면탐구를 많이 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항상 시를 보면 나, 자신 이러한 단어가 많이 나오고 또 처음에 저자한테 말하는 내용 중에 자신은 항상 경계에 서 있다면서 서정시에서 모더니즘시로 다른 경계로 넘어간다는 말을 해요. ‘정오’라는 시가 나오는데 되게 와닿는 거예요. ‘편지가 벌써 익었다’, ‘늦은 아침이 다 구워졌다’ 이런 표현이 서정적인데 계열은 모더니즘에서 나오고 이런데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이런거보면 저자가 작가들의 표현방식을 잘 짚어서 애기한 것 같아요.

    마하 일단 기본적으로 문학에 애정이 있는 분이니까요.

    서류닝 책에 나와있는 작가가 18명이잖아요. 많은 수의 작가를 한명, 한명을 소홀하지 않고 집중해서 잘 써준 거 같아요, 마치 한사람의 책만 나오는 것처럼.

    썽리 그리고 개인적인 사생활과, 문학의 참터까지 찾아가면서 쓰셨잖아요.

    서류닝 참 바쁘셨겠구나 싶어요. (웃음)

    썽리 그리고 뒤에 보면은 구모룡 문학평론가가 써놓은 글을 보면 ‘이건 분명 사랑이다. 사랑이 없이 기자가 이런 글을 쓸 수 없다’라고 써져 있는데 진짜로 그런 거 같아요. 사랑이 없이 작가에 대해서 쓰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분개하는 글에서 부산과 부산작가에 대한 애정이 엿보였어요. 저자의 생각으로는 작품을 잘 쓰는 작가인데 전국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어떤 작가는 이번 작품이 첫 작품이 아닌데도 첫 작품이라고 표현하고, 상도 충분히 받을 만한데 굉장히 늦게 받거나 평가가 절하되는 부분이 있다고 쓴 글들이 되게 많더라구요. 이런 걸 보면 애정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 분들을 물위로 끌어내서 조명받게 하고 싶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3. 부산 문학의 과제

    서류닝 부산에서 활동하는 작가 분들도 많을 거예요.

    썽리 그래서 안타까운 게 작가분들이 촌으로 많이 들어가시잖아요. 그러면 사람들이 더 모를텐데, 엄국현이라는 분도 지금은 대학교 교수로 지내시는데 글에 보면 가난한 농부로 사시고 싶다고 하세요. 또 외지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좀 더 자신을 드러내시면 작품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텐데 싶더라구요.

    서류닝 조금 세상으로 나오셨으면…. (웃음)

    마하 작가 개개인은 그러시기 힘드시니깐 그걸 끌어내줄 수 있는 뭔가가 있었으면….

    썽리 아니면, 여러 곳에서 더 조명을 해주시던가요.

    마하 저자처럼 적극적이고 애정이 있는 기자분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어요.

    썽리 작가분들이 표면에서 활동을 안하시더라도 찾아가서 끌어주시는 분이 많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서류닝 부산도 이런데 수도권 아닌 다른 도시는 얼마나 더 심각 할까요?

    썽리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도 부산은 큰 도시인데 이 정도이면 소도시들은 아예 작가를 조명하는게 힘들거예요.

    마하 오히려 유명한 작가들이 외진데 살아도 찾아가고 하는데, 그렇지 못한 작가들은 지방에서 활동하면 그렇지 못하니깐.

    썽리 맞아요, 박경리 이런 작가들은 통영 이런데서 활동했었잖아요. 그래도 우리는 박경리 작가의 사생활이나 작품에 대해서 많은 기자들이나 잡지에서 다루고 있잖아요.

    마하 우선은 사람들이 문학에 대해서 관심을 보일 수 있게 하는 게 선행되어야할 과제인 것 같네요. 그래야 그 작가에 대해 관심이 자랄테니까요.

    썽리 그리고 단체가 커야 될 것 같아요. 만약에 지방에서 활동하더라도 단체가 커서 여러 도시와 소통한다면 서울에도 소식이 전해질거예요.

    마하 국가에서 지원을 받으려면 사람들의 관심이 있어야 되는데 사람들이 워낙 책을 안보니깐 지원을 받기도 힘들고. 사람들의 관심을 키우려면 광고도 하고 홍보도 해야 될텐데….

    서류닝 저는 이번에 원북원 도서 하는 줄도 몰랐어요.

    썽리 그게 뭐에요?

    마하 부산에서 하는 건데 ‘부산 시민, 일 년에 한번 책읽기’로 좋은 책을 한 권을 뽑아요. 그런데 5개 책 중에 후보로 이 책이 뽑혔대요.

    썽리 문학 하나 자체만으로는 시장이 너무 작아서 한계가 있는 것 같고, 뭔가를 결합시켜서 다루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마하 이분들이 지역적인 특색을 많이 쓰시니깐 부산이라는 것을 주제로 테마를 잡아서 하거나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썽리 그리고 대학생들과 만남을 가지는 멘토링 같은 것을 통해서 부산 작가를 알리면 좋을 것 같아요. 무작정 책을 읽지 않는데 책을 읽으라고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고, 지역작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것 같진 않아요. 다른 문화 캠프나 이런 걸 열어서 하면 좋을 듯 해요. 사실 저희가 ‘산지니’라는 곳에 인턴을 와서 『문학을 탐하다』라는 책을 읽게 된거지, 나온지도 모르는 책을 서점에 가서 사서 보기는 사실 힘들 것 같아요. (웃음)

    마하 작가랑 함께하는 문학캠프. 좋은 거 같네요.

    썽리 학교에서 문학캠프 이런 것들 하잖아요. 통영이라 전라도 쪽에 유고하신 분들의 생가나 활동하신 곳 중심으로 도는데 차라리 그러지 말고 학교 자체에서도 부산 작가를 만나는 캠프를 여는 건 어떨까요? 부산에 있는 대학교인데, 물론 유명하신 작가 분들을 탐방하는 캠프도 좋지만 그런 분들은 인터넷이나 개인적으로 찾아가고 알기 너무 편리하게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부산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가까이 사는데도 저희가 잘 모르잖아요.

    서류닝 참 안타까운 것 같아요.

    썽리 어떻게 보면 부산은 부산만의 색이 강하잖아요. 이런 것이 부산의 특징을 더욱 드러내는 동시에 다른 곳과는 단절시키는게 아닌가 싶어요.

    서류닝 고립시키는….

    썽리 문학쪽은 아니고 영화제에 관한 건데, 그쪽에 고문으로 계시는 교수님이 있으세요. 늘 고용적인 부분이나 여러 가지를 부산에서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충고를 하시는데, 그러면 안듣는다고 하더라구요. 부산 사람들은 부산 지역 사람들끼리 하려는 부분이 크대요. 산업자체가 더 접하기 쉬운 영화 부분에서도 그런데, 더 작은 문학적인 부분에서는 어떻겠어요? 작가도 지역문학 단체 이런 곳에서는 여러 지역과 소통하고, 특히 수도권과는 더욱 더 소통을 더욱 많이 해야하지 않을까요? 근데 지금 이게 잘 이루어지고 있냐고 보면 그렇다고 하기에는 의문이 들죠.

    마하 문학적으로 서로 소통하는 게 발전하려면 중간에 있는 매개 역할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야 될 것 같네요. 일단은 이게 돈이 되어야지 할 사람이 생기고 하니까….

    썽리 지방에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 중심부와 같이 활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통신도 많이 발전했잖아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랬으면 좋겠어요.

    마하 아까도 말했지만 우선은 책을 읽는 문화를 많이 만들어야해요. 경남권이든지 서울권이든지 관심을 보일테니까요.

    서류닝 갈수록 책을 읽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니….

    썽리 그리고 덧붙여서 말하자면, 책을 안 읽는 것도 문제지만 서울권과 경남권이 책을 읽는 수를 보면 부산과 굉장히 많은 차이가 나서 이러한 문제가 생겼다고는 보지 않아요. 이상하게 똑같이 활동하는 작가들 임에도 불구하고 주목받는 게 다르잖아요. 그러기 때문에 책을 읽는 유무보다 지역의 한계라는 게, 그리고 이러한 격차가 크다는 게 안타깝고 빨리 좁혀야지 않을까 싶어요.

    서류닝 서울에 가면 출판사들이 크니깐 아무래도 홍보도 많이하고 그러니까요

    마하 이게 다 인적자원 문제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으니까요.

    썽리 부산에서 잘 활동하다가 어느 순간 서울에 가서 내려오지 않죠.

    마하 수도권에 사람이 많으니깐 같은 비용으로 홍보를 해도 홍보효과가 더 큰 거죠.

    서류닝 인적자원들이 다 서울권에 가려고 하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썽리 문화라는 것도 지방과 수도권의 문화가 격이 있거나 이런 게 아닌데 무슨 하위 문화 취급을 받게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서울에 가지 못해서 부산에서 활동하는게 아니잖아요. 부산을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지방에서 활동하는 건데요. 부산만의 특색을 표현하고 차별성 있다는 점에서 조명 받아야 될 것 같아요.

    마하 작가들 스스로도 나올려고 노력해야 되는 것 같아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니깐, 지역 출판사나 시민들도 같이 힘써야 하구요.

    서류닝 확실히 지방이라고 해서 하위라고 보는 인식도 존재하는 것 같아요.

     

    4. 책읽기를 마무리하며

    서류닝 마지막 질문입니다. 저희가 이 책을 읽었지만 여기에 나와 있는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 읽어보진 않았잖아요. 책에 나와 있는 일부분만 봤기 때문이죠. 작가에 대해서 먼저 알고 나중에 작품에 대해서 읽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러면 작품에 대해서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썽리 그럴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긍정적인 것 같아요. 이 『문학을 탐하다』라는 책을 읽고 작가들의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거든요.

    마하 그리고 영화 예고편처럼 작품을 읽기 위한 예고편이라고 생각하면 되니까요. 작품 전체가 들어있는 게 아니니깐 프리뷰 한다는 면에서는 좋은 영향인 것 같아요.

    썽리 물론 작품 자체는 그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는데, 그 작가의 인생에 집중을 하다보면 작가의 사연에 대해서 집중하기 때문에 작품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힘들어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서류닝 그래서 객관적으로 보기 힘든 부분이 있어요.

    마하 그런데 그러한 점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힘든 게, 우리가 시상하는 게 목적이 아닌 그냥 작품을 읽는데 것에 도움을 받기 위해 이 책을 읽는 거잖아요. 이런 책이 갈잡이 역할을 해줘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일반 독자들에게는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네요.

    썽리 사실 걱정이 됐다면 이 책의 저자가 작가에 대해서 애정이 있으니깐 비판보다 칭찬을 많이 하셨잖아요.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읽어도 이 작가 분처럼 애정을 가지고 느낄 수 있을까 싶었어요. 독자는 조금 더 냉정하잖아요. 시간과 돈을 들여서 읽는 거니까. 독자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이 사실 저자만큼은 없을테고, 읽고 나서의 생각이 저자와 다를 수 있으니까 그 부분을 우려하는 거죠.

    서류닝 약간 실망할 수도 있구요.

    썽리 맞아요.

    마하 근데 책을 사서 본다는 것 자체가 독자 자신의 판단인거죠. 이 책은 그냥 미리 보여주는 거고 이것을 보고 읽고 싶으면 작가의 책을 사서 읽으면 되는 거죠.

    서류닝 확실히 이 책을 보고 안에 있는 저자의 책을 읽고 싶은 것도 있고 읽고 싶지 않은 것도 있어요.

    마하 이 18명 속에서도 튀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 안에서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아가는 거겠죠

    썽리 분명히 이 기자 분도 다 칭찬을 했는데 조금 더 애정을 들여서 쓴 작가도 보이는 것 같아요. 기자 분의 친분도 들어있으니깐 비평서도 아니고 비평을 쉽게 쓰긴 힘든 점도 있었겠죠. 이 작가분도 조금 더 비평적인 시각에서 글을 실었더라면 공감이 더 잘 갔을 수도 있었을 것 같긴 해요.

     

    요컨데, 부산 사람이 부산 문학을 아껴주지 않으면, 누가 부산 문학을 사랑해주겠어요?

    부산 문학을 지키기위해서는 당신의 관심이 필요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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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을 탐하다 -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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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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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니카 2014.02.08 2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로운 형식의 포스팅이네요. 세 분 모두 진지하게 대담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포스팅도 열심히 하셨구요...

    [경남 작가의 재발견]

    에로와 그로테스크의 경계, 돌직구 시인 김언희


    김언희 시인의 시는 쎄다. 참혹했다. 그것이 제가 받은 그녀 시의 첫인상이었습니다. 김언희 시인은 1953년 7월 20일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경상대학교 외국어교육과를 나왔고 1989년 현대시학에서 대뷔했지요. 2005년 경남문학상을 받은 전례도 있구요, 계간 '시와 세계'가 주관하는 제6회 이상 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최학림 문학기자는 『문학을 탐하다』안에서 '타협 없는 무서운 엽기'라고 그녀의 시를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그녀는 2000년도에 발간한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에서도 자서(自序)에 '임산부나 노약자는 읽을 수 없습니다. 심장이 약한 사람, 과민 체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읽을 수 없습니다. 이 시는 구토, 오한, 발열, 흥분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드물게 경련과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는 똥 햝는 개처럼 당신을 // 싹 핥아 치워버릴 수도 있습니다.'라고 경고하지요. 그쯤 '엽기'코드가 유행했으니 그녀의 시가 당시의 시대 코드를 잘 반영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녀는 쭉 그런 시를 쓰고 있습니다. 여전히 에로틱하고 그로테스크한 시를요.



    그녀의 출판 저서로는 『요즘 우울하십니까』(문학동네, 2011), 『뜻밖의 대답』(민음사, 2005), 『트렁크』(세계사, 2000),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민음사, 2000)가 있습니다.

    저는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와 『뜻밖의 대답』안에 있는 시들을 읽었는데요, 속도감 있게 읽히는 반면 불쾌한 감정을 들게하는 시들이었습니다. 시 안에 나오는 표현들 전부가 부정적인 이미지였으니 당연한 기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녀의 시세계를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은 일단 그녀의 시를 읽어보도록 하죠.

    우선은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에서 뽑은 세 편을 소개할까합니다. 제 주관적인 해석이므로 반기를 드셔도 됩니다. 시는 읽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여러 가지 옷을 입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는 아직도 죽지 않았다 양 한 마리가 무릎을 꿇은 채 여자의 잠속을 절룩절룩 걸어다닌다 도끼에 찍힌 자국들이 헐벗은 사타구니처럼 드러나 있는 앵두나무 저 여자는 언제 죽을까 죽은 앵두나무 아래 죽을 줄 모르는 저 여자 미친 사내가 도끼를 들고 다시 등뒤에 선다 미래의 상처가 여자의 두개골 속에서 시커멓게 벌어진다 앵두나무 죽은 앵두나무 말라죽은 앵두나무 도랑을 가득 채우고 흐르는 것은 검은 머리카락이다.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저는 이를 읽으면서 영화 <이웃사람>이 생각 났습니다. 왜일까요? 앵두는 애정관련 표상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앵두가, 그것이 맺히는 앵두나무가 말라죽었다는 건 이 시에 나오는 여자의 처녀성 상실로 생각되네요. 미친 사내의 도끼질을 보며 강간범을 떠올렸구요. 그것도 강간살인범이요. 시를 곱씹으면 계속 그런 장면이 머릿속에 되감기되어 재생되서 끔찍해요. 어쩌면 이 시는 처녀성을 잃고 무참히 살해당하는 여자에게 보내는 추모시가 아닌가. 이런 사회적 성범죄 문제를 각성하라는 시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자궁으로 가는 길은 불태워졌다

    소작(燒灼)된 길

    위에서

    타고 남은 내 몸은

    내가 낳은 난자를 먹어치운다

    피가 벌건

    입으로

    * 소작Coagulation : 난관(난관)을 태우는 영구 피임.

    -『가족극장, 소작*된』

     

    소작된 길은 생명 잉태를 막는 차단로가 됩니다. 영구피임은 더 이상 임신하지 않으려고 선택하는 불가피적인 것이지만, 여자의 몸 안에 남아있던 난자들은 생명으로 부화하지 못한 채 무참히 죽음을 당하지요. 현대 의료시술에 의해 살해되는 겁니다. 그리고 결국 여자의 달거리로, 그들의 시체가 빠져나오게 되지요. 벌건 핏덩어리로 말입니다. 이미지 자체가 좀 징그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편으로는 소작된 길로 인해 상실되는 여성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구요.

     

    자궁의 목구멍에 아버지가 걸려있다

    하수구에 걸린 슬리퍼처럼

    -『가족극장, 삭망(朔望)』


    삭망(朔望)은 음력 초하룻날과 보름날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데요, 이것과 같은 말로 삭망전이 있습니다. 삭망전은 상중(喪中)에 있는 집에 매달 초하룻날 보름날 아침에 지내는 제사라는 뜻입니다. 제목으로 유추하여 보자면, 상중에 있는 아버지가 지금 성관계를 맺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저 불쾌했습니다. 제사를 지내는 날 만큼은 엄숙해야하는 거 아닐까요. 하물며 상(喪)의 중심에서 상주(喪主) 역할을 해야하는 아버지는 특히요. 그래서인지 하수구에 걸린 슬리퍼를 생각하니 짜증이 났습니다. 아니 짜증보다는 분노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이 시 속의 아버지가 미친놈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다음으로는 『뜻밖의 대답』안의 세 편을 추려봤습니다. 아래로는 더 주관적인 해석이 달려있습니다. 이 시인이 사회적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구나, 생각이 들어서요.


    그것은, 어디에나, 있고,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르든지 간에, 극장이라, 부르거나, 유치원이라, 부르거나 간에, 그것은, 도살장이고, 도살장임에, 틀림없고,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들의, 공공연한 용도를, 사무치는, 용도를, 모르는 사람, 역시, 없다, 어떤 간판을, 달았든지 간에, 거기서, 벌어지는, 일들이, 자신의 집, 안방에서, 또는 욕실에서, 家傳의, 도살 기구들이 흔들거리는,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흡사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 섬뜩한 항등식, 무엇을, 대입해도 성립되는, 도살의, 등식을, 모르는 사람, 또한,

    -『벙커 A』


    우리는 벙커 안에 갇혀있습니다. 시인의 말대로라면 항상 어느때나 어디서나 우리는 벙커 안에 갇혀있는 셈입니다. 그 벙커에는 이름이 있지만 벙커는 그냥 벙커입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무참하게 도륙당하고 있는 것이지요. 무엇이요. 우리는 그 벙커안에서 무엇을 도륙 당하고 있는 걸까요. 아마 벙커 안에서 도륙되어지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들의 '생각'이 아닐까요? 극장에서는 같은 화면을 똑같이 앉아 보고, 유치원에서도 똑같은 내용을 배우죠. 공장에서 찍어내듯 균일화된 사람들이 탄생합니다. 말그대로 이름만 다른 벙커죠. 도살장이지요. 각기 다른 개개인을 죽이는, 벙커는 도살장이군요. 김사과 소설가의 『미나』가 생각나네요.


    이자의 개가 되고

    호출기의 개가 되고

    더 이상 변명일 수 없는 변명의 개가 되고

    단말기의 개가 되고

    땅거미의 개가 되고

    숙취의 개가 되고

    시의 개가 되고

    구멍의 개가 되고

    입에서 나온 입으로 뻐꾹

    뻐뻐꾹 성교를 하고 백날이고 천 날이고

    연기가 피어오르고 마침내

    마침내 그것의 개가 되고

    백날이고 천 날이고

    누린내가 피어오르고

    -『마침내 그것의』


    <마침내 그것의>는 지금 이 시대의 사람들을 힐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여기서 '개'는 '노예'로도 바꿔말할 수 있겠네요. 자신의 생활 수준에 안맞는 소비 때문에 이자의 노예가 되는, 휴대폰 단말기처럼 기기의 노예가 되는, 땅거미지도록 술을 퍼마시는 술의 노예가 되는, 상대에게 뻐꾸기 날리며 교접을 원하는 성의 노예가 되는, 개가 되는 그러한 현실. 그리고 결국 누린내가 피어오르죠. 이 누린내는 죽음을 뜻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얼마나 허무한 인생입니까. 평행 무언가의 노예로, 개로 사는 현실은요.


    나에게는

    뾰족하게 깍은 연필 한 자루 있네

    나에게는 뾰족하게 깍은

    자지 하나 있네

    뾰족하게 깍은 자지, 아버지의

    자지로 오늘도 나는

    내 눈을

    찌르네

    아버지, 아버지가 밴 아이는

    내 아이가

    아녜요

    -『나에게는』


    비약적일지도 모르지만, 전 연필을 사람이 쓰는 ‘말(言語)’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뾰족하게 날이 선 말이지요. 그것을 다시 아버지의 성기에 빗대어 말한 것은 그 습관을 아버지로부터 받았다는 말이 됩니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우지 않습니까. 화자는 뾰족하게 날이 선 자신의 말로 자신도 아버지도 상처입히지요. 아버지가 밴 아이는 내가 준 상처의 말이지만 화자는 그것을 부정하지요. 그 말은 애초에 아버지의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화자는 아버지에게 배운 것을 그대로 답습했을뿐이죠.



    시를 보고, 읽고, 나름대로 해석해보면서 역시 생각한 것은 ‘김언희 시인은 시는 쎄다.’였습니다. 부패된 부정한 사회와 가정에게 돌직구를 날리는 스타일이랄까요. 괜스레 독설가 언니를 만나고 온 듯한 느낌도 들었구요.

     

    김언희 시인은 “종이가 찢어질 정도로 훌륭한 시를,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쓰고 싶었습니다.”라고 그녀의 네 번째 시집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당신은 김언희 시인의 시를 읽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김언희 시인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 책을 참고해보세요.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책 읽는 부산을 만드는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2014 원북원도서 올해의 책 투표하러 가기>> http://www.siminlib.go.kr/onebookon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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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4.02.04 0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하 씨가 엄선한 사진들 덕분에 포스팅이 더 재미있네요. "종이가 찢어질 정도로 훌륭한 시"는 저에게도 참 짜릿한 문장이었답니다. 시인의 시도 그렇고요ㅎㅎ 잘 읽었어요!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오늘은 여유롭게 금요일 오전에 업로드.

    부산 경남 지역 문인을 소개한 최학림 기자의 『문학을 탐하다』가 원북원부산운동 최종 후보도서 5권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도서관에 가시면 반가워해 주세요.

     

    사진을 클릭하면 책소개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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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을 탐하다, 우리 지금 만나!

     

     문학(文學) [명사]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

    탐하다(貪--) [동사] 어떤 것을 가지거나 차지하고 싶어 지나치게 욕심을 내다.

     
    문학을 탐하다. 이 제목은 사전적 의미로 풀어본다면 참으로 묘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학을 탐한다는 이 말을 곱씹으면 문학이란 사상과 감정을 언어로 또는 작품으로 만들어낸다는 뜻이고, 탐하다는 말은 그런 문학을 갖고 싶어 안달내는 누군가의 모습을 떠오르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이런 문학을 탐내는 첫 번째 누군가는 단연 이 글을 집필한 최학림 문학기자요, 두 번째는 바로 이 책을 읽게 될 당신이 되지 않을까요?

     

    최학림 기자가 문학 기자가 되기까지 과정은 꼬박 1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문학 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부산일보>에 입사해서 여러 과정을 거쳐 문학기자가 된 최학림. 그가 만난 작가들의 이야기들이 여기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문학을 탐하다』는 세 가지 파트로 나눠지고 또 그 한 파트 한 파트 안에는 각각 여섯 명의 작가들이 숨 쉬고 있습니다. 즉, 이 책 한 권으로 독자들은 총 18명의 작가들을 만나보는 셈이지요. 얼마나 매력적인 이야기입니까? 책 한 권으로 18명의 작가를 만날 수 있다니! 또한 최학림 기자는 작가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통해, 작가와 독자의 심리적 거리를 좁혀주고 있습니다. 최학림 기자가 풀어놓는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가 들려준 작가들에게 호기심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들의 작품이 읽고 싶어집니다. 이 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는 작품 밖에서 미리 만나게 되지요. 그렇게 보면,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문학을 탐하다』의 위치가 아닐까 싶네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태규 소설가, 최영철 시인, 조갑상 소설가, 이복구 소설가, 유홍준 시인.

    제가 처음 『문학을 탐하다』를 접했을 때 이 책 안에는 생소한 작가들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문학을 멀리하는 독자층이라면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이름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도 처음 보는 작가들이 대부분이였어요.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존재감이 분명한 이 작가들은 이 책을 뚫고 나옵니다. 대담하게 독자의 앞에 걸어 나와 묻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 하겠어요?”

     

    그러면 독자는 작품이라는 몸에 걸쳐진 『문학을 탐하다』라는 옷을 보고 그 안에 감춰진 속살을 생각해봅니다. 옷 속으로 비친 속살을 보며 그 안을 가늠해봅니다. 그러다 호기심이 이는 순간 이 책을, 그리고 이 책 안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품들을 손에 집어든 당신을 발견하게 되겠지요. 아니면 저처럼 이미 작품들을 펼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구요.

    『문학을 탐하다』를 읽다보면 최학림 기자가 얼마나 문학에 애정이 있는 사람인지 느껴지실거예요. 최학림, 그는 진정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문학을 애정의 대상으로 보고, 그 작가들과 작품들을 만나 자신의 글쓰기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최학림 기자의 눈을 통해 18인의 작가를 엿볼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지요. 그렇기에 작가들이 멀게 느껴져서, 혹은 작품을 어렵다며 책 읽기를 멀리하는 그대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대들에게는 이 책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작가,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거예요. 이건 마치 소개팅하는 기분일지도 몰라요. (두근두근)

    소설가 이복구, 시인 김언희, 시인 최영철, 시인 유홍준, 소설가 김곰치, 시인 엄국현, 소설가 조갑상, 시인 신진, 시인 성선경, 소설가 정영선, 시인 박태일, 소설가 강동수, 소설가 정태규, 시인 조말선, 시조 시인 박권숙, 소설가 이상섭, 시인 정영태, 시인 최원준.

    나른한 오늘 오후.

    18명의 작가들과 유쾌한 만남을 가져보시지 않겠어요?

     

     

    - 마하 올림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책 읽는 부산을 만드는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2014 원북원도서 올해의 책 투표하러 가기>> http://www.siminlib.go.kr/onebookon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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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4.01.27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속 홍조와 하트가 무척 인상적이네요ㅋㅋ 애정 넘치는 글 잘 봤어요!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1월 셋째 주 주간 산지니입니다. 애독자 여러분들의 관대함을 바라며......

     

    문학기자 최학림이 만난 작가들─『문학을 탐하다』(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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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19일 토요일에는 김해 도요마을 도요나루 도서관에서 10월의 <맛있는 책읽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행사 2부를 『문학을 탐하다』 최학림 기자님이 장식해 주셨습니다.

     

    행사 시작 전 사인을 하고 계시는 최학림 선생님. 뒤쪽에 산지니 크리티카& 시리즈를 빛내주신 『한국시의 이론』 신진 선생님과 『김춘수 시를 읽는 방법』 김성리 선생님의 모습도 보입니다.

     

     

    도요나루 도서관의 풍경이 근사하죠?

     

     

    질문에 답하고 계신 선생님.

     

     

    『문학을 탐하다』에 소개된 시인 엄국현 선생님과 신진 선생님, 우리들의 사장님.

     

     

    행사가 끝나고 즐거운 막걸리 파티!

     

    도요 창작 스튜디오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풍경이 멋집니다.

      

     

    저자에게 직접 듣는 책 소개와 독자들의 낭독, 묻고답하기 시간으로 이루어진 이번 행사는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자연, 문인들의 정다운 분위기가 함께한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운전 때문에 엄청나게 맛있는 막걸리 앞에서 강제 금주하신 산지니 디자인 팀장님만 빼면 모두 즐거웠겠죠? 

    아래는 <출판저널> 10월호에 실린 『문학을 탐하다』 편집자 출간기입니다.

     

     

     

    문학기자 최학림이 만난 작가들 『문학을 탐하다』

     

    『문학을 탐하다』는 기자 경력 20년의 최학림 부산일보 기자(현재 논설위원)가 부산 경남 작가들 18명과 그들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산문집이다. 비슷한 콘셉트의 책이 그렇듯 이 책 역시 청탁에서 비롯되었거나 연재 모음집은 아니다. “지역의 가치를 지역 문학을 통해 더 널리 드러내고 싶고, 이 글이 문학을 징검돌 삼은 지역 문화의 섬세한 자기 기록이 되었으면 한다.”라는 머리말에서 엿보이듯 혼자만의 우직한 기록이다. 여기에는 지역 기자로서 지역 작가를 알리겠다는 책임감에서 오는 경직과, 거기서 염려되는 진부함이 없어 한결 가뿐하게 읽힌다.

    “지역을 묵묵히 지키며 글을 쓰는 뛰어난 문인들이 많다는 것은 문학 기자만이 내통하여 알 수 있는 놀랍고 지극한 사실이다. 나는 자연스럽게 지역 문화와 지역 문학을 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또한 나의 복락이기도 하다.” 『문학을 탐하다』의 글쓰기는 분명 복락이나, 그만의 복은 아닐 것이다.

    보는 이가 존재를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별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들에게 이름을 붙이면 별자리가 생긴다. 그러니 『문학을 탐하다』는 지역의 밤하늘 아래 서서 무수하게 빛나는 작가들을 하나하나 바라보고 이름붙인 작업의 결과물이라 표현해도 좋을 듯하다. 소설가 이복구, 시인 김언희, 시인 최영철, 시인 유홍준, 소설가 김곰치, 시인 엄국현, 소설가 조갑상, 시인 신진, 시인 성선경, 소설가 정영선, 시인 박태일, 소설가 강동수, 소설가 정태규, 시인 조말선, 시인 박권숙, 소설가 이상섭, 시인 정영태, 시인 최원준이 이루는 천체도가, 저자가 붙인 그들의 또 다른 이름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문학을 탐하다』에 등장하는 작가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문학을 향한 독자의 시야를 밝혀주었으면 좋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새로운 세계문학이 장바구니를 흔드는 요즘, ‘우리 동네 문학’을 돌아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독서이리라 믿는다.

    짤막하지만 오래 따뜻했던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최학림 기자와 산지니 식구들이 함께 중국집에 밥을 먹으러 간 적이 있다. 각자 주문한 요리는 한꺼번에 나오지 않았다. 마파두부밥을 기다리며 맨숭맨숭 앉아 있는 내 앞으로 저자가 잡채밥 그릇을 선뜻 끌어놓더니 “이것 같이 먹으며 기다립시다.” 하는 게 아닌가. 황송한 마음에 얼른 손을 내젓자 “젓가락 섞는 걸 싫어하나 보네.” 하며 다소, 하지만 진심으로 멋쩍어하였는데, 그때 저자의 조심스러운 말이며 머쓱한 표정이 송구스러우면서도 마음이 훈훈하였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책에 미처 소개하지 못한 작가들에게 미안해하던 것만 보아도 그렇다.

    그러니 후에 문인들 사이에서 최학림 기자가 ‘학림 거사’로 통한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우리의 ‘학림 거사’께서 언젠가 병에 걸린다면 그 이유는 분명 술 아니면 다정(多情)함 때문이리라 넌지시 짐작해보는 것이다. 다정도 병인 양하다는 시구는 있거니와 술은 왜일까 궁금한 독자에게 대답 대신 책을 권한다. 힌트를 드리자면, 저자는 문학 수업을 책상이 아닌 술상에서 받았다고 한다.

     


     

    문학기자 최학림이 만난 작가들─『문학을 탐하다』(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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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 디자이너 2013.10.22 1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은 참을 수 없어 막걸리 한사발 마셨어요.
      그리고 운전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오늘은 업무 때문에 주간 산지니를 오전에 업데이트하지 못했습니다. 사장님은 지난주도 추석 연휴라 휴재했는데 이번에도 휴재하냐며 슬그머니 압박을 가하셨는데, 저는 특집을 준비했다며 큰소리를 뻥뻥 쳐 선방했습니다. 선방인지 뻥뻥인지는 애독자 제현이 딱 정해 주시는 걸로.

    다음주 화요일 저녁 9시 50분 KNN방송 '행복한 책읽기'에서 최학림 기자의 <문학을 탐하다>가 소개됩니다. 명사가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그때 그 프로그램을 보시면 저와 같은 프로그램을 보시는 거예요. 낭만적인가요? 다른 곳에서도 같은 하늘이나 같은 달을 보는 건 참 낭만적인데, 다른 곳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건 그냥 그런 것 같기도 하고...아무튼 중요한 건 본방송 사수!

     

    문학기자 최학림이 만난 작가들─『문학을 탐하다』(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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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동글동글봄 2013.09.27 1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랄까...문학을 탐하다를 홍보하기 위한...ㅎㅎ 이번 주도 잘 봤습니다^^

    2. 권 디자이너 2013.09.27 1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탐' 최학림 샘께서 드디어 방송에 진출하시네요.
      학원가(+출판계)를 평정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군요.

    3. BlogIcon 김종신 2013.09.27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수는 귀여워~
      근데 주간 산지니는 특집이 아닌듯... 위트도 더불어 다이어트 중 ㅎㅎㅎ.

     

     

     

    몇 주간 내리지 않던 비가 시원하게 내리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직 햇살은 뜨겁지만 책내음 맡으러 잠깐 마실 나가는 것은 어떠한가요?

     

     

    가을을 맞이하여  "2013가을독서문화축제"가 열립니다.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벌써 4회째를 맞이한 행사입니다.

    9월 7일 토요일과 8일 일요일, 이틀에 걸쳐 광복동 패션거리, 보수동 책방골목 등 중구 곳곳에서 행사를 진행합니다.

    전시뿐만 아니라 직접 참여도 할 수 있는 체험부스, 저자와의 만남 등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그럼 이 중 저희 산지니를 만날 수 있는 행사를 밑줄 쫙 쳐서 알려드립니다.

    9월 7일 토요일 오후 여섯 시 광복로 패션거리에서 개최되는 김진명 북콘서트(개막행사)에는 『오늘의문예비평』편집위원 전성욱 평론가 사회자로 참여합니다. 

    9월 8일 일요일 오전 열한 시 ESS어학원에서는 『밤의 눈』조갑상 소설가, 오후 다섯 시 우리글방에서는 『문학을 탐하다』최학림 저자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참가 신청, 더 자세한 행사 소개는 공식 블로그에서(눌러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문학기자 최학림이 만난 작가들─『문학을 탐하다』(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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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 작가들은 좋겠다, 최학림 기자가 있어서

    평론가도 독자도 아닌 기자의 눈에 문학과 작가는 어떻게 보일까. 부산 경남의 작가 18명(소설가 7명, 시인 11명)을 소개한 산문집 『문학을 탐하다』는 문학기자 최학림이 기자 생활 20년 동안 묵묵히 써내려간 이 질문의 답이자, 애정 가득한 지역문화 기록이다.

    술상을 넘어온 소설가 김곰치, 알쏭달쏭한 고스톱 실력의 시인 엄국현, 카리스마 넘치는 시인 박태일, 눈과 이에서 빛을 내뿜는 소설가 정태규, 경계에 선 시인 조말선, 돌사자 엉덩이를 만지게 한 시인 김언희, 어눌한 듯 무한한 소설가 조갑상……때로는 손가락이 그가 가리키는 달만큼이나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깨닫는다. 소설가 이복구, 시인 김언희, 시인 최영철, 시인 유홍준, 소설가 김곰치, 시인 엄국현, 소설가 조갑상, 시인 신진, 시인 성선경, 소설가 정영선, 시인 박태일, 소설가 강동수, 소설가 정태규, 시인 조말선, 시조 시인 박권숙, 소설가 이상섭, 시인 정영태, 시인 최원준을 차례로 탐하는 최학림의 섬세한 손가락 말이다.

     

     

    한 손엔 해부의 칼, 한 손엔 초상의 붓

    그를 처음 본 감회는 죄송한 말이지만 ‘촌스럽다’는 것이었다. 말도 주섬주섬 어눌했고, 체구도 자그마하니 압도하는 뭣도 없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그를 부산 문단의 진중한 정신적 맏형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이상한 깊이를 때로 전율하면서, 때로 흥감하면서 감지하는 것이다. 사람이 도달한 사람의 잔잔한 무늬, 여기에 소설가 조갑상의 비밀과 매력이 있다.(「진중한 정신의 맏형, 부산을 살다-소설가 조갑상」 중)

     

    최학림은 작가를 잘라내는가 하면 어느새 그려낸다. 작품을 한 문장, 한 단락씩 발라내 그 의미를 풀어내다가 어느새 ‘실없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그의 글은 저자가 소개하는 작가며 작품이 어떤 모습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궁금하게 한다.

    “그러니까 최학림은 그의 연애사를 쓰고 있는 것”이라는 추천사의 한 문장처럼, 이 책은 청탁이나 연재 모음이 아니라 고단한 작가들에게 화관(花冠)을 선사하겠다는 저자 혼자만의 오랜 노력의 결정체다. 이렇듯 문학과 작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그의 문장은 솔직하고 정답다. ‘원준 형’(최원준 시인), ‘태규 형’(정태규 소설가)하며 허물없이 어울리다가도 금세 ‘책 속에서 발견한 소설가를 만나기로 하고 소개팅에 나간 대학 신입생처럼 두근두근 그를 기다리고 있는 초보 문학기자’가 된다.

     

     

    나는 ‘지역, 문학, 기자’이다

    지역을 묵묵히 지키며 글을 쓰는 뛰어난 문인들이 많다는 것은 문학 기자만이 그들과 내통하여 알 수 있는 놀랍고 지극한 사실이다. 나는 신라의 그 대나무처럼 바람이 불어오니 자연스럽게 지역 문화와 지역 문학을 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또한 나의 복락이기도 하다. 나는 지역 문학 기자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욕심이 없는 게 아니다. 지역의 가치를 지역 문학을 통해 더 널리 드러내고 싶고, 이 글이 문학을 징검돌 삼은 지역 문화의 섬세한 자기 기록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더 많은 다른 작업들로 번져 나갔으면 좋겠다. 나는 ‘지역, 문학, 기자’이다.(머리말 중)

     

    서울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최학림은 1989년 부산일보에 입사한 뒤 오랫동안 문화부 기자 생활을 했다. 그토록 바라던 문학 기자가 되자마자 『부산문학사』부터 통독한 그가 부산 경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인과 그들의 문학을 쓰는 것은 그의 말마따나 자연스러운 일이나 자칫 구태의연해질 수 있다. 이 어려운 글쓰기를 기꺼이 ‘나의 복락’이라 부르며, ‘지역 작가’로 함부로 뭉뚱그려지곤 하는 이들에게 늘 정성스러운 수식을 붙여주는 그가 있어 작가들은 행복할 것이다.

    최학림의 『문학을 탐하다』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좋은 작가가 많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독자들은 새로운 작가, 새로운 문학을 상완하는 즐거움으로 책을 탐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은 그 곳에, 어느새 우리 지역 문학을 찾아 떠나는 길이 펼쳐졌음을 발견할 것이다.

     

     

     

    차례

    머리말

    1부 문학, 삶의 비밀을 쉼 없이 두드리다

    광염소나타 울리는 ‘불구경’과 그 이후-소설가 이복구
    타협 없는 무서운 엽기, 시의 끝까지 내닫다-시인 김언희
    도요의 자연에 이른 빛나는 야성-시인 최영철
    과녁에 단도직입하는 적중의 언어-시인 유홍준
    예민한 시적 감수성의 소설, 그리고 르포-소설가 김곰치
    ‘미안하고 죄송하다’ 그리고 침묵하는 언어-시인 엄국현

    2부 저기, 불굴의 인간 정신이 걸어가네

    진중한 정신의 맏형, 부산을 살다-소설가 조갑상
    호활하게 웃으며 이를 닦아라-시인 신진
    꼿꼿한 사대부 자손, ‘모란’에 이르다-시인 성선경
    빛나는 문장으로 삶과 세계의 미로를 벗어나라-소설가 정영선
    합천 황강이 유장하게 흐르는 저 노래들-시인 박태일
    제국익문사로 80년대 뛰어넘는 손도장 찍다-소설가 강동수

    3부 빛나고 가파른 정신과 언어의 환희

    눈 시린 감성과 문장들, 야수를 찾아서-소설가 정태규
    비닐하우스의 상상력이 직조하는 낯선 언어-시인 조말선
    사무치게 고마운 삶과 시-시인 박권숙
    말빨로 글빨에 이르는 소설의 실험-소설가 이상섭
    밤과 문학을 마저 살다 간 ‘밤의 노래’-시인 정영태
    금빛 미르나무의 황금가지를 보다-시인 최원준

     

     

    최학림
    1964년 통영 사량도가 건너다보이는 경남 고성 하일면 송천리에서 태어났다. 부산에서 문현·보수·부민·서대신·서동 등지로 이사 다니면서 초·중·고교를 나왔는데 이때 몸과 마음의 또 다른 5할이 ‘부산’에 물들었다. 대학은 서울에 유학 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부산일보에 들어가 대학 때 기웃거린 인문학 공부의 ‘찌꺼기’ 덕택에 오랫동안 문화부 기자 생활을 했다. 문화부에서 미술 취재도 했지만 기자들끼리 농담으로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는 비 무대 파트인 문학, 출판, 종교, 문화재, 학술 취재를 주로 하면서 지역 문화의 층과 켜를 배우고 익혔다. 중간에 2년간 라이프팀 팀장으로 있으면서 요리 및 맛 기사를 쓰기도 했다. 문화부 기자로서 무엇보다 하고 싶었던 문학기자 일을 오래한 것은 최고의 복락이었다. 아직도 ‘문학기자’라는 얘기를 듣고 싶고, 지역 문화를 화두로 깊이 있는 공부와 글쓰기를 하리라는 마음을 다지고 있다. 현재 부산일보 논설위원으로 있다.

     


     산문집『문학을 탐하다』

    최학림 지음

    문학 작가 산문 | 신국판 변형 | 304쪽 | 16,000원
    2013년 8월 26일 출간 | ISBN :
    978-89-6545-224-9 03810 

    문학기자인 저자가 부산 경남 지역 작가 18명과 그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에세이. 지역을 지키며 묵묵히 글을 쓰는 작가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지역문화 기록집이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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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온수입니까 2013.08.26 1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는 작가분들이 있으니까, 저 역시 책 속에 달려 들어가 읽고 싶은 기분입니다^^

    2. BlogIcon 아니카 2013.08.26 1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록 배경에 파묻혀 있으니까 책이 더 예쁜데요?

    3. BlogIcon 해찬솔 2013.08.27 1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역내에도 많은 작가들이 있는데 제대로 알지 못하는 까닭에 그냥 지나치는 사례가 많네요...
      지역문학으로 길을 떠나는 가을이면 더 좋겠네요.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제가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정해진 시간 안에 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유독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출근하자마자 주간 산지니부터 만들어놓고 이제 올리는 거에요. 증명할 길은 없지만요.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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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니카 2013.08.26 1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늘씨가 보고 싶을 거예요

    2. 가을하늘 2013.08.27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 ㅠㅠ! 가끔 찾아뵈도 되겠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