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서 인턴입니다 :)

지난 금요일(2019.08.09.) 다정 인턴과 함께 문학 톡톡 행사에 다녀왔어요.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 톡! 톡!'은 부산작가회의에서 주관하는 행사인데,

지난 회차는 산지니에서 출간된 『데린쿠유』가 그 주인공이었답니다.

그래서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참석하게 되었어요 :D !

 

 

행사는 크게 토론, 낭독 및 퍼포먼스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특히 퍼포먼스는 어떤 게 준비되어있을지 너무 기대됐어요!

 

무대의 현수막과 추첨표입니다.상품은 데린쿠유 도서와 문화상품권!

 

아직 비어있는 무대를 보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본격적으로 행사를 시작하기 전에 감상도 혼자 정리해보고,

작품에 관해 어떤 얘기가 오갈지 추측도 해보고 하면서 대기했어요!

 

카메라 화질이 좋지 않아서무대 전체를 사진에 담지는 못했어요 ㅠ▽ㅠ

 

사회를 맡으신 정영선 소설가님과 지정토론을 맡으신 권유리야 평론가님.

두 분 덕분에 깊이 있고, 재미있는 토론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정영선 소설가님께서 중간중간 『데린쿠유』 관련 퀴즈를 내주셨는데,

작품에 더 골몰하게 되고 재미있었어요!)

 

 

데린쿠유의 저자, 안지숙 소설가님!

첫 장편을 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창작동기로 답변을 해주셨어요.

 

단편으로 등단하고 작품활동을 제대로 못 했어요. 그래서 누가 작가님, 하고 부르면 낯뜨겁더라고요. 작가로서 부끄럽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먼저 동기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남에게 보여주기보다도 제 스스로 한번 제대로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남들보다 조금 힘든 몸을 가지고 살았고, 그래서 여러 가지 일을 당했거든요. 그에 대해서 비명을 질러 보고 싶었습니다. 그냥 질러봐야 엄살밖에 안 되니까, 작품으로 한번 뽀대나게 질러보자 싶었습니다.

 

남보다도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나한테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인생이 너무나도 억울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3년 전에 하던 일을 다 때려치우고 장편소설 쓰기에 착수했고, 그렇게 『데린쿠유』가 나오게 됐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권유리야 평론가님께서는 『데린쿠유』 작가의 말을 언급하시면서

안지숙 소설가님께서 지니신 작가로서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어요.

 

『데린쿠유』 작가의 말

 

생계로 하던 일들을 끊고 창작 활동에만 몰두하셨던 모습에서

작가로서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하셨는데

저도 들으면서 정말 공감했던 것 같습니다.

 

 

인사를 포함한 간단한 대화가 끝나고,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마윤제 소설가님과 황은덕 소설가님의 『데린쿠유』 낭독이 있었습니다!

 

마윤제 소설가님께서는 작품의 도입부를 낭독해주셨고,

황은덕 소설가님께서는 입원한 세라와 현수의 대화 부분을 낭독해주셨어요.

 

소설의 첫 부분을 환기하니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되게 반갑게 느껴졌어요.

캐릭터가 워낙에 매력적이고 밝아서 그런지 다솜이가 특히나 반가웠어요.

 

황은덕 소설가님께서는 워낙 실감나게 낭독을 해주셔서,

장면을 상상하면서 깊이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인물들과 그 관계의 촘촘한 설정에 대해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작품을 관통하는 갈등의 원인을 누구로부터 찾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작가님께서는 인물 모두가 저마다의 우물, '데린쿠유'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답변해주셨습니다.

 

 

토론을 마무리하고 난 뒤, 기대했던 퍼포먼스 차례가 되었어요.

퍼포머 문수경 님께선 보이스 뮤지션, 사운드 퍼포머로서 활동하고 계신다고 해요.

이날은 『데린쿠유』의 마지막 장면을 연출해주셨습니다.

 

현수가 지하실에서 느꼈을 감정부터 시작해

지하도시 '데린쿠유' 의 느낌까지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셨어요.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청중의 질문과 감상을 받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발표에는 영 소질이 없지만, 그래도 작가님과 독자로서 감상을 나눠보고 싶었어요!

엄청 떨면서 얘기했는데 박수치며 독려해주신 모두 감사했습니다.

 

 

 

사인도 받았어요!

제목이랑 사인이 같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페이지를 지정해서 사인을 받았습니다. (취향)

 

정말 두루두루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특히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어 좋았어요.

 

이상으로 문학 톡톡 행사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연서 인턴이었습니다 :) !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 톡! 톡!'은 부산작가회의에서 주관합니다.)

 

 

데린쿠유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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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듯하더니, 다시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요즘입니다.

지난 9월 26일(월) 역시도 잔뜩 흐린 하늘 아래 눅진한 더위가 계속 됐는데요.

여름이 미련을 채 버리지 못한 가을밤, 39회 문학톡!톡!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함께 이야기나눌 작품은 조미형 선생님의 『씽푸춘 새벽 4시』!!

작년 12월에 출간한 작품집으로 진한 삶의 농도를 보여주는 소설들로 채워져 있죠.

 

 

▶ 『씽푸춘 새벽 4시』가 궁금하다면?

삶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출구 없는 세계의 비정성-『씽푸춘, 새벽 4시』

 

 

 

이날 진행은 정훈 문학평론가께서 맡아주셨고요,

조갑상 소설가의 인사말로 문학 톡!톡!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왼쪽부터) 황은덕 소설가, 조미형 소설자, 김필남 문학평론가

 

대담자 : 조미형 소설가(저자), 황은덕 소설가, 김필남 문학평론가

 

황은덕(이하 '황') : 「다시 바다에 서다」의 여주인공 미아가 발견하는 사랑의 허상, 이런 주제가 작품집 전체를 관통하는 자본주의의 논리와 다른 어떤 것의 대결, 그 속에서 철저하게 부서지는 개인(어떤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표제작 「씽푸춘 새벽 4시」는 그 정점에 있는 것 같고요. 두 작품은 전혀 다른 소재,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연결이 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필남(이하 '김') : 「나비를 보다」 같은 경우에도 그런 것 같아요. 굉장히 개인적인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거대한 사회,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움직이는 개인의 삶을 보여주죠. 그래서 읽는 내내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껴졌습니다. (웃음) 

 

조미형(이하 '조') : 사회라는 시스템 속에 소외된 나약한 인물들, 어두운 소설의 분위기 등을 말씀해주시는 것 같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물론, 살아가는 삶에서 사랑이 빠질 순 없죠. 그러나 요즘 주변의 여러 환경에 의해 사랑조차 바뀌는 걸 봤어요. 그래서 조금 다른 측면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음~ 예를 들자면 개인이 무언가를 하려고 했을 때, 사회가 억압을 한다든가 규칙을 요구한다든가 개인의 욕망을 꺾는다든가 하는 것들이요. 바람이 있다면, 작은 힘이지만 몇 명의 독자들이라도 제 글을 읽고 사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하철 기관사의 자살 이야기나 거대한 사회 앞에서 약해질 수 밖에 없는 개인의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을 하며 작품으로 쓰고 있습니다.

 

 

: 저는 7편의 작품을 보면서 대부분 비극적 엔딩이라고 생각됐습니다. 그 결말에 담긴 의미와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결말을 죽음으로 마무리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죽었다고 읽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소설을 자세히 보면 「잉커송」에도 주인공이 죽었다고 확실하게 나오지 않고, 「다시 바다에 서다」도 그렇고요. 새벽이 끝나면 다시 아침이 오는 것처럼 조금은 모호하고, 열린 결말로 열어둔 것이었어요.  

 

: 조 작가님의 말을 듣고 다시 「잉커송」의 끝부분을 잠시 봤는데요. 내가 기수를 끌어안고, 기수가 떨어졌다는 부분은 있지만 내가 어떻게 됐다는 내용은 없네요. 그런데 방금 사랑에 대해서 쓰고 싶지 않고 하셨는데 소설 곳곳에 '사랑'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시 바다에 서다」를 보면 분명 사랑에 대한 환멸을 느낄 수가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씽푸춘, 새벽 4시」, 「연지연 꽃이 피면」, 「우리끼리 안녕」 등의 작품에서는 굉장히 낭만적인 사랑이 보입니다.

 

: 드라마에서 자주 다루는 재벌 2세의 환상적인 사랑 이야기와 같은 것을 싫어한다는 이야기였고요. 현실에서 사랑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그리고 사회의 가장 작은 부분은 가정이라고 생각해요. 그 가정이 단단하면, 사회도 단단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은 1인 가정이라고 해서 다 해체가 됐지만, 저는 1인 가정도 가정이라고 생각해요. 남녀간의 판타지의 사랑보다는 내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줄 때, 내가 나를 믿을 때 큰 사회가 완성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 「연지연 꽃이 피면」을 보면서 선생님이 쓰신 진한 사랑 이야기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웃음) 작품 전체를 봤을 때,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안구건조증, 불면증, 이유없는 가려움증, 두통 등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병들을 가지고 있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 각각 인물이 처해 있는 힘듬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통증으로 표현한 거죠. 주인공의 직업, 생활환경, 상황, 내면 등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 선생님은 소설을 쓸 때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는지요?

 

  : 일상 속에서 소설을 쓰기는 매우 힘들어요. 심장이 떨릴 일이 적으니까요. 「씽푸춘, 새벽 4시」 쓸 때는 제가 통링에 있었어요. 거기서 여름과 겨울을 보내면서 40대 50대 중년의 남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집에서 할 수 없는 대화 속에서 삶의 짠내 같은 걸 느꼈던 것 같아요. 사는 게 참 미지근한 맥주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우리가 원한 거는 거품이 있는 고급 샴페인인데, 현실은 미지근한 맥주...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행복이 현재형인지, 미래형인지 고민을 해봐야겠단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게 됐죠.

 

 : 앞서 가족의 가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는데, 소설 속에서 나타나는 가족의 모습은 행복은커녕 정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 행복한 가족을 쓰면 소설이 안되잖아요. (웃음) 이런 상황이 됐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어떤 꿈을 꾸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까? 이런 쪽으로 생각을 하며 주인공들을 움직이게 했던 것 같아요. 가족의 가치를 믿지만, 행복한 가족, 아름다운 가족 이야기는 굳이 저까지 쓰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웃음)

 

* 위의 대담 내용은 일부를 녹취하여 풀어쓴 것입니다.

 

 

독자와의 질의응답

 

Q. 일상 속에서 소설을 쓰기가 힘들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소설은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것이니 일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조미형 작가님의 소설의 모티브가 되는 일상의 풍경이 궁금합니다.

 

A. 사람을 관찰하면서 모티브를 얻는 편입니다. 예컨데 지하철을 타면 신발을 많이 봐요. 어느 쪽의 신발의 굽이 얼마나 닳았나 같은 것을 보면서 저 나름의 상상을 하죠. 그러면서 한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의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뉴스나 신문을 보면서는 소외계층에 대한 기사에 관심을 가지고 스크랩하기도 하죠.   

 

Q. 카레이서가 직업인 주인공, 오토바이를 타는 고등학생 등 소설 속의 속도가 드러난 부분들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A. 저 F1 좋아합니다. 운전도 좀 거칠게 하는 편이고요.(웃음) 「다시 바다에 서다」의 신제민의 대사 중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시간을 앞서가는 거야. 그게 내 인생의 목표니까. 난 그걸 위해 살아. 시간을 깨부수는 것. (P.29)

 

시간을 거슬러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이런 제 생각과 저의 평소 모습들이 소설에 반영되어 속도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싶네요.

 

Q. 앞으로의 작품 계획과 끝 인사

 

A. 깊은 산속에서 절구를 가지고 뼈를 찧는 노인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어요. 「씽푸춘, 새벽 4시」같은 진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씽푸춘, 새벽 4시』는 등단한 지 10년만의 작품집입니다. 다작은 아니지만 한 작품 한 작품마다 끝까지 붙들고 깊이 있는 세계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하나하나 디디며 나갈 예정입니다. 

 

 

씽푸춘, 새벽 4시 - 10점
조미형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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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09.28 15: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가 다시 더워져서 힘든 와중에 수고해주셨네요. ^^
    간접적으로나마 현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ㅎㅎ

  2. 온수 2016.09.28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뜨거웠던 문학톡톡이었네요. 현실을 미지근한 맥주로 표현하다니 인상적이네요

  3. 권디자이너 2016.09.30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하셨어요.
    소극장이 아담~하니 분위기가 좋네요.

 

 

월요병을 문학의 힘으로 이겨내고자

김일지 선생님과 소설집 『내 안의 강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문학 톡! 톡!'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먼저 행사에 들어가기 전,

『타란툴라』 이후, 8여 년 만에 선보이는

김일지 소설집 『내 안의 강물』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1986년 <동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일지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내 안의 강물

 

정서적 결핍을 앎고 있는 현대인들을 보다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이번 소설집은 가족의 유대를 상실한 현대인들의 근원적 고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표지 안에 현대인들의 아픔과 고통이 담긴 소설들이 있답니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이들.

 

총 다섯 편의 소설들은 불안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상처 입은 과거와 만나게 하면서 불안한 현재를 넘어 삶에 대한 의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 책소개 :: 떠도는 섬 같은 현대인의 모습-내 안의 강물(책소개)

 

 

김주현 문학평론가(이하 김) : 8년 만에 내는 소설집이라면 느낌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오랜만에 만나는 김일지 소설가의 작품이라 그 이야기를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오늘 그 결의를 담아 운동화를 신고 왔습니다. (웃음)

 

김일지 작가(이하 김) : 너무 무섭게 하지 마세요. 호호.

 

: 아휴~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럼 첫 번째 질문으로 바로 넘어갈께요. 이번 소설집에는 1인칭 화자들이 대부분입니다. 1인칭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시키는 역할을 하죠. 하지만 반면에 소설이 단조로워지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특별히 1인칭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 특별히 1인칭을 고집하는 건 아니예요. 최근 소설을 읽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에 독자와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1인칭으로 소설을 많이 쓰기도 하는데 저는 그런 이유는 아니고, 그냥 쓰다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3인칭 시점의 소설들도 있습니다.

 

 

: 작품 속 인물들이 굉장히 젊어요. 그리고 인물들이 관계 맺기에 굉장히 서툰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인물들은 모두 매우 선하게 그려지지만 그 이면에 가정적 문제, 가족사에 대한 두려움, 고통이 너무 짙게 나타나지 않았나 싶어요. 관계 맺기에 어려워 하는 근원적인 부분 역시 이 가정의 문제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 해설을 맡아주신 정미숙 선생님도 그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상처 때문에 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소설까지는 굉장히 젊은 분위기를 풍긴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더라고요. 보통 소설은 자신의 체험을 밑바닥에 두고 작업을 하신다던데 저는 제 경험을 바탕에 두고 새로운 미학적 구조가 만들어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데 그러다 보니까 주인공들이 좀 젊어진 것 같습니다. 제가 나이가 좀 많거든요. 좀 지나치게 많은데~ (웃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상처들은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나이가 되고 세월이 지나면서 가족이 남긴 상처들이 잊혀지지가 않는 거예요. 어렸을 때 우리 어머니가 저를 몹시 힘들게 했어요. 학교도 안 보내려고 하고 막 그랬거든요. 그런 기억들을 젊었을 때는 이해를 했어요. 이해를 하려고 노력한 거겠죠? 그런데 제가 아이를 낳고 보니 우리 어머니가 절대 이해되지 않는 거예요. 아이는 희망인데, 그렇게 모질 게 할 수 있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거예요. 세월이 지나면 상처가 저절로 없어진다?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아요. 그런 내재적인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소설의 한 방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영선 작가 (이하 정) : 이 소설집에는 자식을 버리는 어머니들이 대부분인데요, 김일지 선생님 본인은 어떤 어머니라고 생각하시나요?

 

: 그런 말이 있잖아요. 하느님을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어머니를 보냈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하느님이 되고 싶어요. 우리 아이들의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고, 설령 삶의 실수를 했다 하더라고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줄 것입니다.

 

: 이 이야기를 들으면 순간적으로 자식에게 잘해야겠구나~란 생각이 드네요.

 

 : 어떻게 20년만에 첫 작품집을 낼까? 어떻게 8년만에 두 번째 작품을 낼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시간 작품을 모아왔고 또 오랜시간 작품을 떠나 있기도 하셨는데요, 『타란툴라』에서 『내 안의 강물』에 오기까지 8년 동안 선생님의 소설에 대해 변화된 생각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 첫 작품을 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사는 것에 힘을 썼고 또 다른 일들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그러면서 소설을 꼭 써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는 데 바빴던 거죠. 그러다 문득 어릴 때부터 가졌던 문학에 대한 꿈을 생각하게 됐고 그렇게 첫 번째 작품집을 냈습니다. 그리고 8년이 지났죠? (웃음) 사실 어떻게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나 싶어요. 호호. 그 시간동안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좀 바뀌었을 것이고 조금씩 삶의 변화들이 있었겠죠. 하지만 저는 소설이라 하면 미학적 구조를 꼭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구조가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름다움을 따라가다보면 주제가 약화되기도 하는데 그게 저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저도 압니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은 건 쓰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 생각은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요.   

 

 

: 「내 안의 강물」은 중편입니다. 남녀가 동거를 하지만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청혼을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보이며 끝이 나는데요. 그것이 안정적인 느낌을 주진 않아요. 소설을 읽으면서 선생님께서 도시인들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것은 내 소설 속의 인물들이 그러한 것이지 제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이 꼭 긍정적이고 바른 모습이여야 하는가 생각해 보았을때 꼭 그렇게 나아가야 하는 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는 굉장히 책임감이 강한데요, 제 소설 속 인물들은 저와는 다른 모습으로 그려보고 싶었고, 이들도 세상을 살아가는 저 나름이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 선생님 소설 주인공들이 하위층이라 생각되는데 살고 있는 곳은 너무 아름다운 겁니다. 광안대교가 보이거나 광안리 바다가 보이거나 하는 식으로. 피부 관리사, 백화점 점원, 화장품 가게 점원 등 인물들은 굉장히 사회적으로 힘들 것 같은데 풍경은 매우 아름다워요. 풍경 때문에 이 사람들의 누추한 삶이 오롯히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 추악한 현실을 소설에서까지 그대로 보여주고 싶진 않았어요. 저는 좀 더 아름답게, 문장 하나도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 그렇게 썼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그래서 주제가 좀 약화되는 부분도 있죠. 제 약점입니다만 호호호.

 

 : 개인적으로 「내 안의 강물」 안에 있는 대화에 참 놀랐습니다. 더 보탤수도 뺄 수도 없이 정확한 대화였거든요. 공을 많이 들였다는 표현도 모자랄 정도로 글을 다듬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처음 문학을 시작한 게 시로 시작을 한 영향으로 군더더기 없이 글을 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날 김일지 선생님께서 세 번째 작품집은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작업을 하겠다고 이야기 하셨는데요,

많은 독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김일지 선생님의 세 번째 작품도 기대해봅니다.

 

▲ 이날 연극 무대를 꾸며준 배우분들과 함께

 

▲ 문학 톡! 톡!에 참가해주신 분들과 함께

 

 

내 안의 강물 - 10점
김일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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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6.04.26 2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표지에 쓸 광안대교 선화를 만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작년 일이 되었네요.
    블로그 글로 책과 작가님을 다시 만나니 참 반갑습니다.

  2. BlogIcon 별과우물 2016.04.27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악한 현실을 소설 속에서까지 그대로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부분이 작가님의 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연극도 있어서 볼 거리가 많은 행사였을 것 같네요. ^^

부산 대표 중진작가 조갑상, 시민과 이색 문학토크 시간

부산작가회의가 27일 부산 중구 자유바다소극장에서 연 제27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톡톡 행사에서 조갑상(오른쪽) 작가가 첫 소설집 재출간과 정년퇴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 교수 정년퇴임 앞둔 소회 밝혀
- 90년대 책, 25년 만에 재출간
- "분단 주제 작품도 1년내 발표"

"또 다른 시간이 열리는 것이지요. 단편소설 '다시 시작하는 끝'의 주인공도 한 번 막힌 데서 다시 시작하려는 인물입니다."

27일 오후 7시 부산 중구 중앙동 자유바다소극장에서 부산작가회의가 주최한 제27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톡톡이 열렸다. 그달에 책을 펴낸 문학인을 초청해 '문학 토크(talk)' 시간을 갖고, 책 내용 일부를 연극으로 꾸며 공연하는 이채로운 행사다.

이날 주인공은 부산을 대표하는 중진 작가 조갑상(66·경성대 국문학과) 교수였다. 그에게 이날 문학행사는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최근 그는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산지니 펴냄)을 냈다. 이 책의 운명이 특이하다. "1980년 등단하고 꼭 10년 만인 1990년 낸 첫 소설집이 바로 이 '다시 시작하는 끝'입니다. 그런데 그사이 책이 절판돼 누구에게 보여줄 수도 없었고 독자가 구할 수도 없었죠."

표제작을 비롯해 단편이 17편이나 실린 이 책을 부산의 산지니출판사가 이번에 재출간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끝'은 새로운 시작을 맞았다.

그리고 그는 올해 경성대 국문학과 교수로서 마지막 해를 보낸다. 올해 2학기를 끝으로 정년퇴임을 맞는다. "1982년 서울을 제외한 도시에서는 처음으로 문예창작과가 생긴 당시 부산여자전문대(현재 부산여대)에서 가르치기 시작해 1986년 경성대로 옮겨왔다. 어느덧 올해가 마지막 해"라고 그는 말했다. 이 또한 끝이자 다시 시작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문학톡톡' 행사가 시작하기 직전 만난 그의 목소리는 조금 상기된 듯했다. 35년 작가 생활에서 의미가 큰 첫 작품집을 다시 찾고, 교수로 가르친 세월 33년을 매듭짓는 자리이므로 감회가 새삼스러운 것은 당연해 보였다.

조 작가는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혼자 웃기'가 당선해 등단했고, 소설집 '길에서 형님을 잃다' '테하차피의 달', 장편소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밤의 눈', 산문집 '이야기를 걷다'를 냈다. 보도연맹 비극을 다룬 '밤의 눈'으로 만해문학상을 탔고,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서라벌문학상 등도 수상한 부산의 대표 작가이다.

'작가로서 놓치지 않고 추구하려 한 것은 무엇인가' 묻자 그는 "사람이 억압당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추구하는 바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는 삶과 사회를 줄곧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분단이라는 어려움이 드리워 있어 더욱 예민했다"고 밝혔다.

평소 그는 동료 작가와 이야기할 때 "창작 환경이 좋지 못해도 우리(소설가)가 당연히 할 일이 좋은 작품을 쓰는 것임을 잊지 말자"며 작가의 책임을 중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오랜만에 독자에게 건네는 메시지도 꺼내놓았다.

"소설은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고 새롭게 보도록 하는 가장 역동적인 장치라고 본다. 소설이 문학의 한 장르로서 독자 여러분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언어가 가진 특유의 힘으로 세상과 자기를 다시 보게 하는 예술임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그는 말했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에 선 기분"이라는 그는 "분단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 그 속살 드러내는 장편소설을 1년 안으로 발표할 것 같다. 새 단편집도 엮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조봉권| 국제신문ㅣ201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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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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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정난주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7월 16일 목요일에 있었던, 『다시 시작하는 끝』의 조갑상 작가님 인터뷰를 가지고 왔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 재밌게 읽었던 소설의 작가님을 만나 뵙고 온다니 정말 신기하고 가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저와 함께 그 두근두근한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인터뷰가 진행된 경성대학교 인문관. 오후 두시 작가님의 연구실로 찾아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먼저, 첫 소설집을 재출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재출간의 감회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발표했던 단편 27편 중에 17편을 선정해서 첫 작품집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산지니에서 재출간을 할 때 그중에 한편을 빼고 ‘방화’를 넣어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방화’를 독자분들과 함께 읽어봤으면 하는 생각에서, 또 지난 작품들을 스스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작품을 구성했습니다

6월에 발매가 되었지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언젠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산지니에서 재출간의 이야기를 꺼냈고, 그 후에 편집자분들이 1990년에 나온 세계일보사 판을 도서관에서 빌려 일일이 컴퓨터로 입력을 하셨습니다. 그때는 원본이 원고지 형태라 문서 파일이 없었기에 그런 작업까지 하느라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렸습니다.

또 제목이 '다시 시작하는 끝'이라니, 책의 제목이 자기 운명을 결정한 것인지 묘하게 상황과 맞아떨어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부산에 정착하게 되셨는지, 부산이 작품의 배경으로도 등장할 정도로, 부산에 이렇게나 큰 애착을 가지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버지 고향이 의령이셨고, 그 뒤에 마산으로 이사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태어나자마자 부산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부산이라는 도시는 유년기를 보내고, 성장하고, 직장생활도 한 곳입니다.

그래서 의식은 하지 않지만, 부산이 작품의 배경으로 많이 등장했던 것 같습니다. 작가는 소재에 따라서 특정한 배경을 선택할 수 있지만 대개 자신에게 익숙한 지역, 도시, 장소가 저절로 작품의 배경이 되니까요. 부산이 작품적 배경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특별히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저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동생의 3년」,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 「방화」, 「바다로 가는 시간」의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현실에 순응하고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조금 우유부단한 면도 보이고 남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고 살아갑니다. 특별한 인물보다 보통 혹은 보통보다 더 나약한 인물을 이야기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의도는 없지만, 소설은 한 편 한 편 쓰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쓸 때는 그런 걸 생각하지는 않지만, 뒤에 읽어보니 그렇게 되었더라고요. 이런 인물이 나온 이유는 강하고 단단한 인물보다는 평범하면서도 나약한, ‘소시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들로 지난 1960~1980년대의 세상살이를 보여주는 게 맞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취향의 문제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이런 모습에는 작가님 자신의 모습이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그럴 수도 있겠죠. 소설은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니까. 어떤 모습의 흔적, 글의 소재, 변형되고 허구화된 주인공 모두 작가의 여러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많이 이입해서 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작품과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 속에서 저의 모습을 많이 배제하게 되었습니다.

 

「바다로 가는 시간」에서는 퇴직한 아버지의 모습이 나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를 연민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감정을 배제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셨다고 느꼈는데요. 그런 서술의 이유가 있으신가요?

작가는 소설 속 인물이 이야기를 만들어 가도록 놔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너무 많이 개입하는 것보다 작가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감정을 많이 이입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 소설집에는 불안 증세를 보이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중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에서 '남편'은 특히 그 문제가 심각한데요. 남편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내는 남편이 시가 안 써져서, 혹은 승진 때문에 등의 이유로 남편의 불안을 추측해봅니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끝내 남편이 불안해하는 이유를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힌트를 줍니다. 이 소설에서의 힌트는 남편이 친구들과 하는 이야기 중에 있습니다. 광주 비행장을 필리핀 기술자들이 와서 닦았다, 하는 이야기. 광주민주화운동이 있고 난 후의 광주의 모습, 당시의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 남편은 괴로움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를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 소설을 읽으면 그 당시를 사진으로 찍어 한 장면으로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소설처럼 최근의 사회상을 나타낼 수 있는 사건이 작가님께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선거로 이야기하자면, 지금은 선거가 완전히 달라져서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 작품 속 그때와 같은 장면 볼 수는 없지요. 예전의 유세장은 폭력이 존재하고, 격동적이었던 반면 요즘은 별스럽지 않죠. 그 고요함이 뭔가 다 완벽한 것 같지만 사실 허술하고.

이것은 비단 유세장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메르스 사태도 그렇습니다. 제대로 대처를 못 해 많은 사람이 불안에 떨기도 하고. 그런 것도 어찌 보면 하창기 씨가 겪은 그런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습만 달리한 폭력에 여전히 어수선하고, 누구의 잘못이든 간에 폭력적인 모습은 여전히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텍스트의 영향을 받아오셨을 텐데 특히 어떤 작가, 작품의 영향을 받으셨나요?

여러 작가의 작품을 읽었습니다. 세계 문학 전집을 읽으며 습작 시절을 보냈는데 그중 토마스 만, 헤세, 포크너, 도스토옙스키가 기억나네요. 현대작품은 김동리, 염상섭, 이청준의 작품도 즐겨 읽었습니다.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계시면서 학생들을 많이 만나시는데, 방학 기간인 학생들에게 개강 전에 이 책은 꼭 읽어 봐라, 하시는있으신가요?

누가 추천하니 읽어라, 가 아니라 어쨌든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설을 읽든 에세이를 읽든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자신이 스스로 찾아서 많이 읽었으면 합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독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현대소설강독 시간에 읽어야 하니까 읽는 교과서적인 책 읽기보다는 자신이 관심 가는 작품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방학 동안 열흘 정도 파묻혀 전집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가님의 연구실에 있는 난에 꽃이 피었다고 하셨습니다. 난에 꽃 피기 쉽지 않은데,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네, 우선 저부터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학기 중에는 학생분들을 매일 만난다 할 정도로 20대와의 접촉(?)이 많은 환경에 계시는 작가님께 더욱 여쭤보고 싶은데요,

아, 그러고 보니 제 소설에는 20대 주인공이 별로 없군요. 병들의 공화국 빼고는. 다 어른들이 나오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성인이지만 어른은 아닌 그런 애매한 존재인 20대들을 위한 메시지가 넘쳐나는 요즘입니다. TV 프로그램이나 강연 등을 보면 유행이 됐다 싶을 정도인데요. 작가님은 그 현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별로 탐탁지는 않은데요. 청춘은 원래 괴로운 존재이어 왔는데 그게 요즘 화제의 대상이 되어서 유독 그런 것 같습니다. 세대라는 것은 늘 있어 왔고 반복되며 누구나 20대를 통과하는데, 그것을 지나온 기성세대들이 위로해주는 척. 단순히 흐름, 조류와 같은 것이라 생각하지만 몇 년 전부터 유독 그 호들갑이 심해진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일장일단이 있듯이, 20대라는 세대가 많은 고민과 불안만 짊어진 것이 아니라 찬란한 젊음 또한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작가님께서 그런 입장에서 그들한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가혹하게 들리겠지만 어쨌든 삶이라는 게 마냥 무난하고 호락호락한 게 아니라는 것, 힘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좀 더 잘까? 아니면 바로 일어날까?’하는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갈등부터 큰 갈등까지 매일 겪으면서 삽니다.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산다는 것은 갈등의 연속이고 마냥 편안한 것이 아니니, 힘들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삶, 시간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을 자신의 쪽으로 당겨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여러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20대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시대나 20대는 힘들어 왔으니, 그 시기를 지나온 20대 선배로서, 본질적으로 답은 자신이 찾아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독자분들은 어디서 작가님을 만날 뵐 수 있나요?

7월 27일 월요일 저녁 7시에 자유바다소극장에서 작가회의에서 진행하는 ‘문학 톡톡’이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그때 독자분들과 만날 수 있겠네요. 작가회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세한 안내를 볼 수 있습니다.

(부산 작가회의 홈페이지 : http://www.busanwriters.co.kr/)

 

 

인터뷰가 끝나고 저는 작가님의 싸인도 받았습니다. 히히. 이렇게나 장문의 글을 남겨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조갑상 작가님은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두서없는 질문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친절히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저의 조갑상 작가님과의 만남이 부러우신 분들은 다가오는 27일 월요일 저녁 7시에 자유바다소극장에서 작가님을 찾아 뵙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 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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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 | 자유바다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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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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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5.07.21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뷰하느라 수고하셨네요.

    꽃이 활짝 핀 교수님 연구실의 난 화분을 보니
    저희 출판사 난이 너무 애처롭네요.

    • BlogIcon 정난주 2015.07.22 0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교수님께서 정말 반갑게 맞아주셔서 저도 편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난에 꽃 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 그만큼 더 기분 좋은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자랑하실 만한 예쁜 꽃이죠ㅎㅎ

  2. BlogIcon 단디SJ 2015.07.21 1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청춘은 원래 괴로운 존재'라는 말이 되게 와닿네요.
    인터뷰 준비부터 블로그 포스팅까지, 정말 열심히 하신 것 같아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 BlogIcon 정난주 2015.07.22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옆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제가 무사히 인터뷰를 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ㅠㅠ 한번씩 게을러질 때 교수님이 하신 말씀을 다시 읽어야 겠어요.ㅋㅋㅋ

  3. BlogIcon 엘뤼에르 2015.07.21 1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갑상 선생님의 조언 한 말씀 한 말씀이 정말 인상 깊게 다가오네요. 잔잔한 감동이 묻어 나오는 글,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ㅎㅎ

    • BlogIcon 정난주 2015.07.22 0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선생님께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는데 제가 포스팅에 잘 담아냈는지 모르겠네요.ㅠㅠ 매번 응원해주시고 친절하게 피드백 해 주셔서 감사해요!

  4. BlogIcon 찜디 2015.07.22 1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주씨 수고많으셨어요^^ 인터뷰, 포스팅 너무 잘하셔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5. BlogIcon 잠홍 2015.07.22 15: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꼼꼼하게 책 읽으시고 20대 입장에서 궁금한 점들을 여쭤보셔서 재미있었어요. 더운데 취재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포스팅 편집도 예쁘네요.

    • BlogIcon 정난주 2015.07.27 1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교수님께서 차려주신 밥상에 숟가락을 얹었을 뿐인데요ㅠㅠ다음 도서관 취재기도 힘내서 쓰겠습니다!

 

 

 

3월 30일 월요일 저녁 7시 중앙동 자유바다 소극장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 톡(talk!) 톡(talk!)>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초대손님은 바로 소설집 『고도경보』의 작가 김헌일 선생님입니다.

소설집 『불온한 식탁』과 산문집 『기차가 걸린 풍경』을 쓰신 나여경 선생님과, 황국명 문학평론가님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왼쪽부터 황국명 평론가, 김헌일 소설가, 나여경 소설가

 

소설집 『고도경보』는 항공사에서 근무한 작가의 생생한 경험을 녹인 항공소설집입니다.  <지상의 낙원, 오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기도>  <불꽃>  <나비 속에서>  <떠나는 사람들> < 붉은 띠>  등에는 공항과 항공사, 비행기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으며, 특히 중편 < 붉은 띠>는 911테러가 일어나던 그날 비행기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를 묘사하는 작품입니다.

작가님께 직접 듣는 작품 소개에 이어 황국명 평론가님과 나여경 소설가님의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진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설집의 특성상 수록된 작품이 서로 어떤 점에서 닮아 있으며 어떤 점에서 다른지를 알 수 있었고 또 개성있는 각 작품들이 모여 완성한 소설집 한 편의 모습을 비로소 제대로 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마지막에는 자유바다 소극장 소속 배우분께서 작품집의 일부를 낭독해주셨습니다. 라디오 드라마처럼 생생하고 힘이 느껴지는 연기였습니다. 푹 빠져들었어요.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 톡(talk!) 톡(talk!)>은 3월 30일 이번 첫 행사를 시작으로 1년간 10회 개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행사안내: 부산작가회의(http://www.busanwriters.co.kr/)  

『고도경보』김헌일 작가님과의 인터뷰:: 그와 그의 작품 이야기
 
     

 

 

고도경보 - 10점
김헌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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