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books 메인 화면에 『하이재킹 아메리카』 서평이 올랐습니다. 몇일전 강양구 기자께 전화가 와서 책 표지 이미지를 보내드렸거든요. 테리 이글턴의 『반대자의 초상』, 『찰스 다윈, 한국의 학자를 만나다』, 김정욱의 『나는 반대한다』 등 3권의 책과 함께 소개되었습니다.



홍재우 인제대학교 교수께서 '악마들의 음모'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쓰셨습니다. (기사 링크) 책 내용에 대한 언급과 함께 이 책의 가치를 두 가지로 얘기했는데요, 첫째는 미국의 밖에서 오늘의미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고 둘째는 미국의 우경화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입니다. 한국 사회의 최근 변화에서 미국 우파의 발자취가 보이기 때문이지요.
그 외에 책에 관한 아쉬운 점들과 깔끔하고 맛깔스런 번역-역자 두 분과 담당 편집자의 수고가 컸지요-에 대한 칭찬, 끝으로 출판사에 대해 몇 마디 하셨는데, 책을 받아보기 전까지 산지니출판사를 전혀 몰랐다고 하시네요.TT;
출판사나 책에 대한 홍보가 아직 많이 부족함을 절감하며 '드물게 부산에 위치한 인문사회과학 출판사로서 지역에서 세계를 아우르는 출판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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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 아메리카 - 10점
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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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파는 미국인의 사고를 어떻게 바꾸어놓았나

『하이재킹 아메리카
』 학술|정치 사회

지은이: 수전 조지
옮긴이: 김용규·이효석
출간일 : 2010년 5월 28일
ISBN : 9788992235976
신국판 | 356쪽

신우파적 정치권력과 신자유주의적 자본 세력들이 자본과 종교의 결합을 통해 미국문화에 대한 의식적·무의식적 지배를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히, 그러면서 끈질기게” 획득해간 과정을 분석한다.


◎ 미국을 하이재킹한 세력들은 누구인가, 사회정의를 지향하는 미국적 가치와 이상이 단 몇십 년 만에 진창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IMF, WTO, 세계은행 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작업을 해온 유명한 이론가이자 실천가인 수전 조지가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우경화하고 있는 미국의 모습을 살펴보고, 그렇게 되기까지의 원인을 분석한다. 수전 조지는 이 책에서 1980년대 이후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 즉 미국의 현실정치적 신우파와 종교적 신우파들이 미국의 정치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형을 어떻게 바꾸어왔는가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엄청나게 심각해지고 있는 빈부격차, 끝없는 전쟁, 지배계급의 탐욕 등이 어우러진 미국의 절망적인 상황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가.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미국적 가치와 이상이 단 몇십 년 만에 진창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수전 조지는 방대한 정보를 샅샅이 뒤져 미국을 하이재킹한 세력들을 연구하고 이 책을 통해 여실히 폭로한다.

◎ 뿌리 깊은 미국문화의 신보수화 경향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그동안 미국의 신우파와 그들의 정치 이념인 신보수주의를 분석하는 책들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개의 책들은 신보수주의의 정치문화를 파헤치거나 분석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그들의 정치적 지배가 초래하고 있는 파행적인 미국문화의 모습을 드러내는 데 치중해왔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얼마나 위험한 세력들인지를 고발하고 정권 교체를 역설하는 정치 비판의 경향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수전 조지의 『하이재킹 아메리카』는 정치문화에 대한 비판이나 정권 교체로 사라질 수 없는, 훨씬 더 뿌리 깊은 미국문화의 신보수화 경향을 집중적으로 추적한다. 이 책은 1980년대 이후 신우파적 정치권력과 신자유주의적 자본 세력들이 자본과 종교의 결합을 통해 미국문화에 대한 의식적·무의식적 지배를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히, 그러면서 끈질기게” 획득해간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수전 조지의 분석에서 특히 충격적인 것은 신우파들이 미국의 보수적이고 우파적인 종교적 근본주의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 종교적 우파들이 미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어떤 식으로 헤게모니를 행사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1965년에 이 나라의 실질적인 중요 인물은 모두 케인스주의자이거나 어떤 다른 형태의 사회민주주의자였다. ‘대처주의자’라는 발상은 웃음거리일 뿐이었다. 하지만 『타임지』 표지가 등장한 후 단 15년 만에 철의 여인은 다우닝가에 입성했고, 더 싹싹한 그녀의 짝 로널드 레이건은 백악관을 차지했다. … 케인스에 대한 『타임지』의 아낌없는 찬사가 있고 난 뒤 채 40년도 지나지 않아 ‘좌파’는 공식적으로 그 가엾은 사람의 두 번째 장례식을 치르고 그를 망각 속으로 몰아넣은 셈이 되었다. (1장_「상식의 날조, 혹은 초보자를 위한 문화적 헤게모니」 중에서)


◎ 자만심에 빠져 방심하고 있는 좌파를 대신해서 종교·비종교적 우파들은 어떻게 미국의 헤게모니를 장악했는가

미국의 종교적·비종교적 우파는 네 가지 M 즉, 자금(Money), 미디어(Media), 마케팅(Marketing), 경영(Management)을 통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명감(Mission)을 바탕으로 신중한 행진을 계속해왔고, 마침내 미국인의 사고방식에 변화를 가져왔다. 자유무역, 민영화, 시장지배 같은 신자유주의 정책들은 지속적으로 장려되고 육성되었는데, 그 이유는 이러한 정책들이 엘리트계층과 거대은행, 다국적기업의 이익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좌파가 자신의 정책과 프로그램과 정치적 기획이 올바른 만큼 언제나 만인의 환영을 받을 거라는 자만심에 빠져 방심하는 동안 미국 우파는 재단과 로비, 두뇌집단과 출판계, 정치거물과 법률가 및 활동조직들로 구성된 기계에 충분히 기름을 칠하고 풀가동시킴으로써 미국 사회를 서서히, 그러나 아주 효과적으로 접수하기에 이르렀다.

◎ 신보수주의 네오콘의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기 위한 우파 프로젝트의 핵심은?

그것은 바로 자금이었다. <브래들리>, <올린>, <스미스-리처드슨>, <찰스 코크>, <스카이퍼-멜론> 등 신보수주의 재단들은 우파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엘리트와 기관을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후원금을 제공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수십 년간 대규모 기금을 꾸준히 제공하여 정교하고도 세밀한 사상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수전 조지는 이 재단들과 재단의 자금을 지원받은 기관이나 연구소, 개개인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보수재단의 기금 수령자 가운데는 그 유명한 사무엘 헌팅턴도 들어 있었다.

느슨한 네트워크로 시작된 것이 이제는 하나의 은하계가 되었다. 외부 시각에서 판단해볼 때, 광대하게 확대된 네트워크의 다양한 접점―기금제공자, 두뇌집단, 대학교, 단일 쟁점의 정책개발센터, 저변 조직, 출판물, 개별 지식인과 운동가―의 결집력은 주목할 만하다. 그들을 연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커다란 종이 하나에 기부자와 수령자 이름을 모두 써보는 것이다. 관련된 하위범주(가령, 연구지원금을 받고 있는 특정 대학 내 연구센터의 개별 연구자)는 모두 다루고 그들 사이의 연결 관계는 꼭 그려야 한다. 다양한 색깔의 비슷한 선들은 돈이 아니라―이를테면, 같이 일하는 조직, 출판물, 미디어 간의―긴밀한 관계를 나타낼 것이다. 하나의 접점으로 이어지는 선 대부분이 각 행위자의 권력과 범위와 영향력을 이해하게 해줄 것이다. (1장_「상식의 날조, 혹은 초보자를 위한 문화적 헤게모니」 중에서)



◎ 끊임없이 정치권력을 확대하고 있는 종교적 우파


교회의 십자가와 미국 국기를 적절히 조화시킨 원서 'Hijacking America'

수전 조지는 이 책에서 두 장에 걸쳐 우파 종교계의 이데올로기를 다루고 있다. 미국이 하이재킹당하는 데는 우파 종교집단의 역할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거듭난 기독교도, 재건주의자, 오순절주의자, 카리스마주의자, 천연왕국주의자 등 그 이름도 다양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신정정치를 주장한다. 즉, 인간은 신에게 복속되어 있기 때문에 종교적인 대리자(교회 등)가 정부를 대신하여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일견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미국 내에는 많이 존재하고 지난 수십 년간, 특히 부시 정부하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영향력을 확대해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친이스라엘 목사 제리 폴웰은 복음주의자를 향해 “우리는 7천만이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정부가 반이스라엘 경향을 조금이라도 보이면” 다른 종교지도자들과 더불어 수백만 복음주의자들이 항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이는 그리스도의 재림이 예루살렘(물론, 알-아크사 사원이 없는 예루살렘)에서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아주 논리적이라는 것이다.
텍사스 주 샌 안토니오 시의 18,000 신도를 맡고 있는 존 해기John Hagee 목사의 대형교단과 9,900만 가정에 방송하는 8개 TV 네트워크 역시 “이스라엘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이스라엘로 이민 가는 것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해기 목사의 〈출애굽기 II〉 프로그램에 300달러씩 기부하면 이스라엘로 이민 가는 사람 한 사람을 돕게 된다. 반면 그가 설립한 〈친이스라엘기독인연합Christians United for Israel〉은 3,500여 명을 워싱턴으로 초대하여 매번 식사와 우정의 저녁을 보내는 대형 만찬을 열고 그 다음날에는 의회에 공세적인 로비를 펼친다. 많은 의회 대표자들이 이 만찬에 참석한다. (3장_「제도 속으로 진입하는 종교적 우파」 중에서)


◎ 천박하고 냉혹하며 비기독교적인 휴거신학

많은 미국인들이 믿고 있는 휴거신학의 기본 신조는 종말론, 즉 “세상은 구원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최후의 심판일에 주를 영접한 자는 휴거되어 천국의 첫줄에 앉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환난과 고통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이 휴거의 이론이 안고 있는 환경재앙을 그리스도 재림의 전조로 보고 복음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중동에서 벌어지는 이슬람과의 전쟁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오히려 환영하고, 이들에게 생태계의 붕괴는 계시의 확실한 신호일 뿐이다.

이와 동시에 하나님은 적절히 대비하실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 자원이 무한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이단이다. 하나님은 모두를 위해 넉넉하게 준비하셨다. 하나님의 넉넉하심으로 인간은 지구를 마음껏 이용해도 되는 권리를 하사받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인간에게 지구에 대한 지배권을 주셨으니까. (3장_「제도 속으로 진입하는 종교적 우파」 중에서)


가정학교(홈스쿨링)를 통해 창조론을 가르치는 미국의 가정학교운동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나 『지상 최대의 쇼』가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세상은 다윈의 진화론을 과학이라고 믿는데, 미국인은 61%가 성경에 적혀 있는 그대로 하나님이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했다고 믿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직도 창조론을 가르쳐야 하는지 진화론을 가르쳐야 하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고, 실제로 창조론을 가르칠 것을 지시한 학교이사회에 반발한 학부모들이 이 사안을 법정으로 가져간 것이 2005년이다. 시골학교 생물교사들은 근본주의적 학부모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e”로 시작되는 단어, 즉 진화론(evolution)은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고 밝히고 있다. 1990년에 30만 명이던 가정학교 학생 수가 오늘날 250만 명에 육박하는데, 이는 ‘가정에서, 제대로, 창조론과 복음주의’를 가르치기 위함이다.

유레카 스프링즈 박물관 (출처: www.worldofstock.com)


아칸소에 가면 지구상에 인간과 공룡이 공존했음을 ‘증명하는’ 박물관이 실제로 있다. 이 박물관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버스를 타고 유레카 스프링즈Eureka Springs의 오자크 마운틴Ozark Mountain 마을로 모여든다. 이 마을의 잘나가는 관광산업은 주로 광대한 토지에 조성된 기독교 테마파크에 집중되어 있다. 이 박물관에 가면 아담과 이브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함께 에덴동산에 살고 있는 모습을 그려놓은 그림을 볼 수 있다. T-렉스는 점잖은 동물로 묘사되어 있는데, 아담과 이브를 잡아먹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 시대는 죄가 세상에 침범하기 이전의 평화로운 공존의 시대 즉, 죽음을 모르던 시대이기 때문에 이게 정상이다. 그럼 지금은 왜 공룡이 없는가? 바보야, 그건 홍수로 다 쓸려 가버렸기 때문이잖아!
(4장_「계몽의 횃불을 저지하라: 지식에 대한 공격」 중에서)


◎ 일부 기독교 광신도들의 생각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수전 조지는 상황이 이러한데도 미국 지식인층과 중산층, 진보 세력들은 대부분 이러한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수천만 종교인을 그저 ‘광신도’나 ‘열광적인 기독교신자’로 치부할 뿐 진정한 정치세력으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파 기독교인들이 막대한 자금과 정치력으로 세를 넓혀가면서 전체 미국 개신교도들을 우측으로 기울게 하고 있으며, 가톨릭마저 보수화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이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만나면서 정치세력화되어 일부 지배계층과 초국적기업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고 사회 정의와 경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음을 두고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그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휘두를 수 있는 나라일 때는 말이다.

불온하면서도 강력한 그 세력의 영향력은 비단 미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들을 물리치지 않는 한 우리는 문명화된 세계를 꿈꿀 수 없다. _ 노엄 촘스키


부시가 물러나고 오바마가 들어선 이후에도 여전한 우파의 헤게모니

조지 부시는 2009년 1월 백악관을 떠났다. 따라서 미국은 ‘정상’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수전 조지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그들이 기반하는 정치문화에는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팔레스타인 구호를 위한 다국적 NGO들의 가자 지구 진입을 폭력적으로 차단하고 억압한 이스라엘의 행동을 두고 미국 상원이 친이스라엘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바로 이 미국의 이익이 무엇인지, 그것이 얼마나 도착적이고 뒤집어진 것인지를 수전 조지는 이 책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2008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전야에 쓰였지만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미국인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바로 이런 도착적 매트릭스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 수전 조지 Susan George

Susan George

미국 출생으로 프랑스 시민권을 가지고 프랑스에서 살고 있으며 제3세계의 빈곤, 개발, 부채 문제 등에 관해 활발한 저작 활동과 실천 활동을 벌이고 있다. IMF, WTO, 세계은행의 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전개해왔으며 1990년부터 1995년까지 그린피스 인터내셔널과 그린피스 프랑스 지부 상임위원으로, 그리고 1999년부터 2006년에는 아탁(ATTAC, 국제금융거래과세연합) 프랑스 지부 부회장으로 활동하였다. 유엔 산하 여러 기구 및 환경, 개발, 노동 등 여러 분야의 시민단체를 위한 자문과 연설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초국적연구소> 운영위원이다.
저서로는 How the Other Half Dies(Penguin, 1976, Reprinted 1986, 1991), A Fate Worse Than Debt(Penguin, 1988), The Debt Boomerang(Pluto Press, 1992), The Lugano Report: On Preserving Capitalism in the 21st Century(『루가노 리포트』, 당대, 2006), Another world is possible if…(『수전 조지의 Another World』, 산지니, 2008) 등이 있으며, 이 책은 저자의 열한 번째 저서이다.

옮긴이 김용규 부산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영미문화연구와 세계화의 문화이론에 관심이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문학에서 문화로: 1960년대 이후 영국 문학이론의 정치학』이 있고, 역서로는 『백색신화: 서양이론과 유럽중심주의 비판』이 있다.

옮긴이 이효석
부산대 인문학연구소 비교문화학센터 HK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서양 고전의 형성과정과 비교문화연구에 관심이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헨리 제임스의 영미문화비판』이 있고, 역서로는 『포스트모더니즘 백과사전』(공역)이 있다.

차례

한국어판 서문
머리말-종교·비종교적 우파는 어떻게 미국을 장악했는가

제1장 상식의 날조, 혹은 초보자를 위한 문화적 헤게모니
제2장 외교 문제
제3장 제도 속으로 진입하는 종교적 우파
제4장 계몽의 횃불을 저지하라: 지식에 대한 공격
제5장 로비, 복도, 권좌

맺음말-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가?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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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 아메리카 - 10점
수전 조지 지음, 김용규.이효석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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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엄 촘스키나 하워드 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상하게 한국의 독자들은 노엄 촘스키나 하워드 진을 좋아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촘스키를 검색해보니 무려 85권의 책들이 줄을 서 있다. 그러나 미국 학계에 촘스키나 하워드 진만이 있는 것은 아닐 터.

마이클 H.헌트 지음, 권용립 이현휘 옮김


『이데올로기와 미국 외교』를 번역한 권용립, 이현휘 교수들의 문제의식은 우리 한국의 일반 독자들이 노엄 촘스키나 하워드 진처럼 미국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드러낸 학자들의 책만 편식한다는 데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그간에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정치와 한국외교를 둘러싼 모든 논쟁들이 교차하는 지점에 미국이 있는데, ‘미국은 한국의 혈맹’이라는 냉전시대의 친미적 대미 인식을 탈냉전 시대에 맞게끔 교정하려는 욕구 때문에 미국의 오만과 부도덕성을 비난하는 책들이 우선 번역 대상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전통과 본성을 탐색해온 중후한 저작들보다 미국 외교의 현상을 서술하고 도덕적으로 단죄하는 저널리즘적 저작이 미국 관련 번역서의 주종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이 역자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역사학자 마이클 헌트가 쓴 『이데올로기와 미국 외교』는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는 미국 외교의 바탕을 성찰한 책이다. 건국 이후 미국 외교를 지배해온 세 가지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생성되고 어떻게 미국을 움직여왔는지를 국제정치학과 역사학을 배경으로 서술한다.

사실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은 냉전이 끝나기 이전인 1980년대 중반이다. 20년도 훨씬 더 지난 이 책을 출간하기로 한 것은 200년도 훨씬 더 넘게 지속되어온 미국 외교의 이데올로기가 20년 만에 바뀔 리가 없기 때문에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리라는 판단에서였다. 2008년에 출간한 책이 햇수로 삼 년째인데, 그동안 미국은 공화당 부시정부에서 민주당의 오바마정부로 바뀌었다. 오바마가 집권하면 미국이 바뀔 거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변함없는 미국의 대외정책에 당혹스러움을 느꼈다면 이 책을 들춰보기 바란다.


* <시사인>145호에 실린 권경옥 편집자의 글입니다.

이데올로기와 미국 외교 - 10점
마이클 헌트 지음, 권용립.이현휘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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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1989년 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 정권 붕괴 이후 세계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도 미국 월가의 몰락으로 종말을 맞게 되었습니다. 시장이 만능이라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로 포장한 채 경제적 패권을 휘두르던 미국의 지위가 한순간에 추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추락하는 제국』 (원제: America's Failing Empire)은 냉전이 끝난후 15년간의 미국 외교정책을 그 이전 40년과 연관시켜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냉전이 끝나던 무렵 정권을 잡은 조지 H. W. 부시(시니어 부시) 정부에서부터 클린턴을 거쳐 현재의 조지 W. 부시(주니어 부시) 정부 1기에 이르기까지의 미국 외교정책이 그 내용입니다.

1989년, 미국은 냉전에서 이긴 승자였습니다. 하지만 승리의 진정한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미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렸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군사력보다는 경제력을 갖춘 국가들에 의해 미국의 위상이 점점 빛을 잃어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최강의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만 관심을 보였습다.
 
이후 약 10년간 이런 우려는 잠잠해졌지만 다른 곳에서 문제가 터졌지요.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에 가해진 공격으로 미국 외교의 취약성이 드러났고, 이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대응은 세계 여러나라로부터 불신을 샀습니다.


냉전이 끝난 후 미국은 그야말로 제국의 자리를 차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세계질서에 대한 아무런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고 제국다운 역할도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오랜 이념 전쟁이 마무리된 이후 세계가 미국에게 기대한 것은 아마도 인류 보편적 가치의 확산이었고 그로 인한 세계의 안정과 평화였을 것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종, 종교, 계층, 이념 간의 갈등 해소 및 화해가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경제적 패권을 추구하고 일방적인 힘의 행사에 주력한 나머지 세계 주도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실패국가로 치닫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 외교의 산실, 백악관


서문은 이차대전 이후부터 냉전 종식 시점인 1989년까지의 상황을 간략하게 다룹니다. 종전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가 수립되는 과정과 냉전 시대를 떠받쳤던 미국 외교정책의 기조를 엿볼 수 있습니다.

1장에서는 갑자기 닥친 냉전 종식의 상황과 그로 인해 크게 변화된 정치, 군사, 외교적 지형 속에서 외교 전문가인 부시와 그의 보좌진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천안문 사태를 일으킨 중국과의 문제, 1차 걸프전과 같은 굵직한 사건에서부터 유고 연방들 간의 분쟁, 파나마 사태, 아이티와 소말리아 문제에 이르기까지 각종 국제문제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봉쇄’는 냉전 시대의 외교 원칙이었습니다. 이제 그 원칙이 가치를 상실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이론이 필요했고 더불어 국제적 지형 변화에 따른 미국의 새로운 역할론에 대해서도 논의해볼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2장에는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3장부터 5장까지는 클린턴 행정부 시대의 외교정책을 다루었습니다. 클린턴 정부 시절에는 경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여긴 나머지 외교가 크게 위축되었고 그로 인해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써 당연히 수행해야 할 최소한의 역할마저 포기한 시기로 규정됩니다. 특히 인도주의적 개입 문제에 소극적 반응을 보인 정부의 처신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아울러 외교를 경제와 국내 정치 문제에 종속시킴으로써 냉전 이후 신국제질서 확립을 위한 외교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6장부터 8장까지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 시기의 키워드는 역시 테러와 전쟁입니다. 9·11 테러를 비롯하여 아프간 전쟁, 이라크 전쟁 그리고 미국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긴장관계가 이어진 시기입니다. 정책 결정권을 가진 몇몇 인사들의 편협한 민족주의 의식이 빚어낸 상황들이었습니다. 때마침 등장한 네오콘이라는 새로운 이념 집단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위해 이 민족주의자들의 힘을 빌렸고 민족주의자들 역시 네오콘으로부터 이론적 논거를 제공받음으로써 일방주의적 정책이 더욱 빈번하게 저질러졌습니다. 그 과정과 내막을 상세하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현재 임기말이 다가오고 있는 주니어 부시에 대한 평가를 대단히 부정적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부시 집권 1기 동안은 냉전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 국민들이 불안에 떨었고 20세기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의 국가 위상과 국민의 위상이 추락한 시기로 봅니다.


부시가 임기를 시작하면서 구성한 외교팀은 케네디 정부의 외교팀에 버금가는 ‘최상의 진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채택한 정책은 미국을 재난 직전의 상태까지 가게 했다고 말합니다.

부시의 외교팀은 알카에다와 빈 라덴에 대한 경고를 무시하고 소위 불량국가의 위협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충분히 피할 수도 있었던 9·11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고 그로 인해 파멸을 불러오고야 말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9·11 이후에도 모든 국력과 국가의 에너지를 사담 후세인 제거에 집중시킴으로써 이라크 전쟁에 집착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수많은 우방을 잃었고 악당으로 인식되면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막대한 반감만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입니다.

결국 부시 외교팀은 전후 이라크 상황을 오판함으로써 미군을 자신들이 파 놓은 함정에 빠뜨리고 말았다고 평가합니다. 미국에 대한 적대감은 중동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 미국이 세계 평화의 최대 위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징후가 전 세계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

『추락하는 제국』워런 코헨 지음, 김기근 옮김



『추락하는 제국』은 다소 무겁고 전문적인 분야일 수 있는 외교정책이 주제이긴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깊은 식견을 갖추지 않고서도 능히 읽을 수 있을 만큼 매우 쉽게 쓰인 책입니다.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국제적 사건 위주로 설명되어 있는 데다 그 내용을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당시 미국 외교정책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외교정책에 관여하고 있는 정치가들의 성격이나 업무 스타일에 대한 파악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 편의 이야기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대단히 존경받는 인물이었던 파월이 외교팀 내에서는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크리스토퍼와 레이크는 외교에 무관심한 대통령을 대신해서 외교팀을 이끌어갈 만한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은 못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크리스토퍼, 레이크, 올브라이트, 버거를 모두 합쳐야만 애치슨이나 키신저에 비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클린턴 행정부의 외교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클린턴 행정부 외교팀의 면모는 외교계를 대표하고도 남았지만 활기도 없었고 또 활기를 띨 가능성도 없었다. 카터 정부에서 국무부 차관을 지낸 바 있는 국무장관 워런 크리스토퍼는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정책이 대통령과 국가에 대한 기여라고 믿고 있었다. 만약 기회가 주어졌더라면 그는 인권 보호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았을 것이다. 크리스토퍼는 아주 지적이고 점잖은 인물이었지만 부시 행정부에서 베이커가 그랬던 것처럼 클린턴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고 클린턴으로부터 강력한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었다. 클린턴 정부의 초대 국방장관 레스 애스핀은 식견 있는 정객이었으나 행정가로서는 무능해서 군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했다. 대단히 존경받는 인물로써 합참의장 자리에 오른 콜린 파월은 군 내 동성애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정책을 반대하며 공개적으로 대통령의 권위를 손상시켰다. 안보 보좌관에 오른 토니 레이크는 한때 닉슨 정부에서 헨리 키신저를 잠깐 보좌한 경력을 갖고 있었지만 키신저의 외교적 능란함이나 수완을 배우지는 못했다. 그는 카터 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팀을 이끌면서 신중하고도 정확한 판단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스스로를 이상주의자로 여겼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본문, 104p)


콘돌리자 라이스가 얼마나 부시의 신임을 받고 있는지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빗대어 설명합니다.

벌컨의 중심인물은 콘돌리자 라이스였다. 라이스는 소련 전문가로서 시니어 부시 정부의 NSC에서 스코크로프트와 함께 일했고 이후 스탠포드 대학의 최연소 학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었다. 라이스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가장 안심할 수 있는 안보 보좌관이라는 얘기가 일찍부터 나돌았다. 라이스는 주니어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 보좌관 자리를 차지할 게 거의 확실했고 라이스 역시 그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부시가 취임한 뒤 라이스는 대통령 휴양소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많은 주말을 부시 가족과 함께 보냈을 정도였다. 라이스는 대단한 능력을 갖춘 전문가인 데다 정부 정책에 대해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 인물이었고 게다가 도날드 럼스펠드(Donald Rumsfeld)는 국방장관에, 부시의 심복인 딕 체니는 부통령에 지명되었기 때문에 라이스가 나머지 외교진을 이끌 거라고 점쳐졌다. 어떤 방송 해설가는 라이스를 두고 ‘두 코끼리 사이에 끼인 공깃돌’(미 공화당의 상징이 코끼리이고 럼스펠드와 체니가 거구인 데 비해 상대적으로 왜소한 라이스를 빗대어 한 말-역자)이라고 비유했다. (본문, 214p)

 


 


Posted by 산지니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