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이 한국영화 사상 아홉 번째로 관객 수 천만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산지니 식구들은 영화가 개봉했을 무렵 벌써 다 보았는데요.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생각나는 소설이 한 권 있었습니다.바로 1980년대 부산의 5월을 소재로 한 최초의 장편소설  『1980』입니다.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저자 노재열 선생님은 국가보안법(부림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하셨습니다.
이외에도 선생님의 20대에는 부마항쟁으로 인한 도피, 1980년 계엄포고령위반 1987년 노태우 반대시위 구속 등 역사의 사건들이 가득한데요.

두산백과 '부림사건' 항목.(사진을 클릭하시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잔인한 시대의 청춘을 공유한 「변호인」진우와 『1980』정우의 이야기 같이 들어보실까요?

(영화 스틸컷와 소설 대사는 작성자 임의로 발췌해 재구성한 것으로, 영화와 소설의 내용은 서로 무관합니다.)

 

 

 

변호인의 진우,
1980의 정우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너희 같은 쓰레기들은 모두 총살해야 한다. 하루 세끼 먹여주는 짬밥도 아깝다."

K 헌병은 자칭 국가관이 뚜렷한 애국자였다. … 영창 안을 구석구석 쏘아보는 K 헌병의 얼굴에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 1부 죽은 자의 울음소리

 

“별로 안 아프지?”
싱긋이 웃으며 가슴을 두드리는 수사관의 주먹이 멈추지를 않았다.
“인마, 이 주먹을 계속 맞으면 너는 폐병에 걸려 죽게 돼.”
수사관의 말에 정우는 두려움이 일어났다. 정우의 얼굴이 돌처럼 굳어져 버렸다. 이러한 정우를 바라보는 수사관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일어났다.

 ─ 1부 죽은 자의 울음소리

 

 

 

김 여사는 아들의 소식이 끊긴 지 몇 달이 지나는 동안 경찰의 집요한 감시를 받아왔다. … 처음에는 아들의 일을 무마하기 위해 아는 사람을 통해 선처를 부탁해 보기도 하고, 경찰서를 찾아가 사정을 해 보기도 했다. …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들 정철이가 저녁 늦게 집으로 오다가 집 앞 골목길에서 경찰에게 연행되어 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복경찰이 집 주위에 잠복하고 있다가 김 여사의 집으로 들어가는 둘째 아들 정철을 정우로 잘못 알고 연행했던 것이다. 정철은 맏아들 정우와 한 해 터울로 태어난 연년생으로 정우와 얼굴이 많이 닮았다. 마침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정철을 어둠 속에서 발견한 사복경찰이 정우로 오인하면서 거칠게 연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정철을 구타하고 옷이 찢어지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경찰서로 달려간 김 여사의 앞에는 둘째 아들이 만신창이가 되어 경찰서 안 구석 나무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날 이후로 김 여사는 집 주위에 어슬렁거리는 사복경찰만 보면 달려들어 쫓아내었다. 
 

─ 1부 죽은 자의 울음소리

 

 

 

 

 

그러나 정우는 다시 살아남아야만 했다. 정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시간들, 잊힌 이름들을 다시 되살려 내어야 했다. 그것은 정우 자신도 모르게 남은 숙제였다. 살아남은 자에게 남은 죽은 자의 목소리. 그 목소리만이 산 자의 영혼을 불러올 수 있었다. 뼈대만 남아 있는 자에게 피와 살을 붙이고 해골 속에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다. 살아남은 자의 고통은 바로 이런 거였다. 죽은 자의 목소리를 통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은 자 역시 죽은 자였다.


─ 2부 살아남은 자

 

 

 

 

1980년, 무엇이 떠오르세요?(책소개) 

1980년의 동화,『1980』의 작가 노재열 선생님을 만나다.

부산 지하철 게시판에 붙은 『1980』포스터

젊은이들, 힘내세요!-노재열 저자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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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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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 저자 노재열 11일 간담회

1979년 10월 부마항쟁과 이어 펼쳐진 1980년 부산 지역 학생운동을 조명한 소설 '1980'(산지니 펴냄)이 발간됐다.

책을 집필한 노재열(53) 부산 녹산공단 노동상담소장은 11일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당시 사건과 관련해서는 보고서 형태로 설명할 수 없는 사라져간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가 있다"며 "묻힌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려면 소설 말고는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재열 소장이 직접 소설을 쓴 것은 그가 당시 부산 지역 민주항쟁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전두환 정권 치하에서 세차례 구속 수감돼 8년을 교도소에서 보냈고 오랫동안 수배를 받으며 20대 청춘을 보냈으며 1981년 부림사건 때도 주역으로 활약했다.

노 소장은 "소설은 1979년 10월 부마항쟁부터 1981년 3월까지 기간만 집중해서 다루고 있다"며 "부림사건 등 그 뒤의 사건을 다루려면 또 다른 이야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광주 지역에만 국한된 투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5·18은 광주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이뤄진 투쟁이었지만 광주 위주로 의미가 축소됐다"며 "또 아직까지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으며 5·18 민주화 투쟁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실질적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더 관심을 둬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소설은 주인공 대학생 정우를 내세워 당시 사건을 살펴본다. 정우는 5·18 때 계엄군에게 붙잡혀 고문당하기도 하는 등 동료와 함께 민주화 투쟁을 벌이며 대중의 힘을 자각해 나간다.

소설은 노 소장의 체험을 풍부하게 담은 덕분에 고문 등에 대한 묘사가 치밀하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생생하다.


<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기사로 바로가기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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