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일상은 노동의 연속이다. 각박한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수많은 힐링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법은 일시적인 효과만 가져올 뿐,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치유에 대한 갈증을 야기한다. 이에 반해 다도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해내는 선(禪)으로부터의 힐링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다도에 관한 통속적인 관념을 깨고 참된 다도생활로 이끄는 다도 입문 교양서다. 일본 차의 역사에서부터 다도의 유파, 그리고 일본 다도 문화의 전반을 다루고 있다. 또한 차와 선을 통해 참된 인생관을 확립해 자신의 지혜와 인격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한 잔의 차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사색하고 철학과 예술을 논한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차에는 술(術)과 법(法), 그리고 도(道)의 세 단계를 거치는 경지가 존재한다. 이를 흔히 다도라고 하는데, 특히 일본의 다인들은 이러한 다도의 세계를 견고하게 발전시켜 왔다. 다도생활에서 선의 실천적 의미는 자기 본래의 모습을 찾아내 각자의 불성을 깨닫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즉 선에 들어선 다도생활은 불교적 정신에 입각해 인격을 형성하고 완성하기 위한 훈련이자 자기 자신에 대한 치유라고 할 수 있다. 단지 물을 끓이고 차를 다려서 마시는 것뿐이지만, 차 한 잔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여유를 두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선심(禪心)의 차를 만나는 것이다.

“다도에도 관문이 있다. 최후의 견고한 관문이라 해 넘으려고 해도 넘을 수 없는 어려운 곳이 있다. 일단은 스승으로부터 다도를 배우고, 자신도 모든 것을 알고자 하며, 이미 기억하는 것도 아는 것도 없게 되어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궁구하여 이 뇌관에 당면하는 시기가 돼야 한다. 여기서 한번 죽은 셈치고 힘껏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강 얼버무려서는 결코 통과할 수 없다.”

화두를 부여잡고 생사를 건 수행을 하는 스님들과 다도를 하면서 부딪치는 문제를 설명하는 이 글귀는 결국 다도 역시 수행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일반인에게 다도는 생활이지만, 수행자에게는 치열한 구도행의 연장선이 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 외에도 차를 마시는 공간인 다실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이 가득하다. 일본 가정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도코노마는 다실의 중심이다. 도코노마는 객실 상좌에 바닥을 조금 높여 꾸민 곳으로 벽에는 족자를 걸고 꽃이나 장식품을 놓아둔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도구가 족자다. 족자는 손님에게도 주인에게도 같은 감동을 주어 한마음이 되게 해준다. 이 책의 3부에서는 다실 족자에 쓰이는 선어(禪語)들을 따로 정리하여 선어가 나온 출처와 내용 그리고 의미 등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는 독자에게 다도의 깊이를 보여주며 애매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선사상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재호 | 불교신문 |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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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선 - 10점
이토 고칸 지음, 김용환.송상숙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어두운 밤길을 걷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를 보고 유령처럼 보여 깜짝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 자세히 보면 나무일뿐이다. 밤길이 두렵다는 조건이 작용했기 때문에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착각을 일으켰다.

이러한 착각은 일상생활에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들이 착각이라고 알아채지 못하는 착각, 이런 까닭에 모든 고뇌가 발생하는 착각이 있다. 그 근원적인 착각은 ‘자기라고 하는 실체가 실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들은 보통 울거나 웃거나 먹거나 마시거나 하는 자신이라는 존재가 현재 여기에 실재한다고 생각한다. 유식(唯識)사상은 이를 강하게 부정한다. 존재하는 것은 단지 정신활동 뿐이라는 것. 단순히 주관적인 인식작용만 있다는 의미가 아니고 객관과 주관의 양자를 포함한 모든 존재는 단지 나타내진 것, 알려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에 주목하고 있다.

 

유식사상의 본질은 자기 마음을 떠나

외계 사물이 존재한다는

집착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데 있어

세상 모든 존재와 작용은

오직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에 불과

자기라고 하는 실체가 존재한다는

착각에서 모든 고뇌 발생

 

예를 들어 나무를 바라봤을 때 시각의 대상인 나무라는 사물과 나무라고 인식하는 심적 활동은 모두 어떤 것에 의해 나타내진 것이다. 현실에서 인정되는 외적 현상과 내적 정신은 모두 어떤 근원적인 것에 의해 나타나게 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유식의 근본적인 정의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모든 존재를 낳게 하는 근원체는 무엇인가. 바로 아뢰야식이다. 아뢰야는 ‘저장하는 것’, ‘모으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풍경 모두가 인화지 위에 새겨지는 것처럼, 모든 정신적 육체적인 활동은 아뢰야식 속에 심어지며 이 종자는 일정기간 저장되고 성숙되어 새로운 존재를 낳게 된다.

아뢰야식도 식이지만 우리들의 의식으로 경험할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하기 때문에 심층심리에 속한다. 마치 멈추지 않는 물의 흐름처럼 의식의 근원체로서 멈춤 없이 활동한다는 점에서 아뢰야식은 생명의 근원으로도 불린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눈을 더 크게 떠서 심층으로 눈을 돌리라고 당부한다. 마음이 약하고 키가 작다고 괴로워할 수 있지만 이는 표층의 물거품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저것은 버드나무다. 혹은 유령일지도 모른다’라는 개념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려는 의식이야말로 정신활동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왜곡의 요인이다.

 


유식이란 ‘모든 존재는 아뢰야식에 의해 나타나게 된 것, 만들어진 것이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현실에서 인정되는 외적 현상과 내적 정신은 모두 아뢰야식에 의해 나타나게 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근본적 정의이다.

 

사물을 보는 방식의 개혁이야말로 불교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사물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아뢰야식이라는 자기의 근원을, 존재 전체의 근원을 변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식사상의 본질은 자기 마음을 떠나 외계 사물이 존재한다는 잘못된 집착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데에 있다. 모든 사상이나 존재는 자기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를 키우는 것이다. 나아가 모든 사상이나 존재를 만들어낸 마음 그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태까지 자기의 존재방식을 고양하는 것이다.

유식사상은 끊임없이 인간의 심적 작용을 분석하며 인간의 내적 세계로 탐구해 들어가는 역사와 함께 한다. 서양의 심리학을 능가하는 멋진 이론을 갖고 있으며 학문으로서 심리학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본래 존재방식으로 되돌리기 위한 치료법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30쇄 이상 출간된 스테디셀러이다. 저자가 30대일 때 집필한 초기 저작이지만 이후 30여 년에 걸쳐 증판을 거듭했다. 단순한 이론 습득을 넘어 마음을 정화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도록 돕는 실천적 가르침으로서 유식사상을 접할 수 있다.

현재 릿쿄대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이번에 책이 한국에서 번역, 출판된 것은 큰 기쁨”이라며 “유식사상의 연구와 수행이 다방면에서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홍다영 기자_불교신문 2978호/2014년1월18일자]

출처: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131129

 

 

불교의 마음사상 - 10점
요코야마 고이치 지음, 김용환 외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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