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연말 기념 폭풍 블로거 잠홍 편집자입니다.


산지니 어워드 2부: 2015년에 빛난 산지니 책! 문학편


에 이어, 이번에는 2015년에 빛난 산지니 인문도서들을 한자리에 모아보려 합니다.

순서는 제 마음대로, 아시죠? :)
수상 사실 외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도서 목록입니다.



1/ 힘의 포획, 비인칭적인 것 

세종도서 문학나눔 - 평론

올해 문학나눔 평론 부문에서는 오길영 평론가의 <힘의 포획>, 
그리고 고봉준 평론가의 <비인칭적인 것>이 선정되었습니다.




<힘의 포획>은 “지금 비평은 거의 대부분 ‘칭찬’의 비평”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이 책에서 오길영 평론가님은 “비평(criticism)은 곧 비판(critique)”라고 적으셨는데요. 

문학의 위상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동시에 '칭찬'의 비평과 주례사 비평으로 전락한 당대 한국비평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비평가가 본래 갖고 있는 문학에 대한 책무를 놓치지 않을 것을 강조합니다. 



힘의 포획 - 10점
오길영 지음/산지니




<비인칭적인 것>은 고봉준 평론가님의 네 번째 평론집으로, 한국사회와 한국문학의 최근 시대적 변화에 개입하여 주체, 문학과 정치, 민주주의, 주권, 노동시 등의 문제들을 직접 마주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올해의 첫 저자와의 만남에서 교수님은 "문학은 자신만의 경험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작품이 모두 작가 본연의 이야기가 아닌 경우도 있지요. 작가, 나 그리고 이외의 목소리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누구의 목소릴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비인칭적이라는 것』이라는 제목을 착안했습니다."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고봉준 평론가님께서는 올해 5월에 '제16회 젊은 평론가상'을 수상하시기도 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비인칭적인 것 - 10점
고봉준 지음/산지니



2/ 지중해 언어의 만남

세종도서 우수 교양도서


201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서 선정된 산지니 책은 

지중해지역원 인문총서 시리즈 중 하나인 <지중해 언어의 만남> 입니다.


저자 윤용수, 최춘식 교수님께서는 이 책에서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요르단, 레바논을 중심으로 근대 이후에 아랍어가 유럽어와 접촉하는 과정과 배경 및 그 결과를 살펴보셨는데요. 지중해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언어의 강제 이식이 어떻게 언어 교류의 형태로 작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타 지역의 언어 교류 형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외래어가 범람하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점을 던져주는 책이지요.




지중해 언어의 만남 - 10점
윤용수.최춘식 지음/산지니



3/ 한국 근대서화의 생산과 유통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


왕실과 양반계급 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던 서화는 어떻게 대중적 문화상품이 되었을까요? 저자 이성혜 교수님은 근대 전환기 신문과 잡지를 살펴 조선시대부터 일제 시기까지 국내 서화계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규명한다. 근대국가 체제로의 전환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서화가들이 어떻게 생존을 모색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이성혜 교수님께서는 조선후기 서화가의 삶과 예술에 골몰하여 2000년도 초부터 서화가들에 대한 책을 내신 바가 있고이들 조선후기 서화가들이 중세가 해체된 근대전환기에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며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는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에 실린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 10점
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


4/ 사막의 기적? , 
라틴아메리카 언어의 다양성과 언어정책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칠레와 20년 가까이 인연을 맺고 있는 조경진 교수님의 저서『사막의 기적?』은 

칠레 북부 이키케 지역의 흥망성쇠의 문화와 지역개발신화를 다룬 문화인류학 책입니다.



이키케는 칠레 북쪽 아타카마 사막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항구도시로, 비옥한 남부지역과 달리 척박한 사막지역이어서 수천 년 동안 정착민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세기 이키케 지역에 초석 붐이 불면서 경제부흥이 일어났고, 다른 도시의 이민자들이 유입해 오면서 척박한 도시에 항구와 지역민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단일품목 생산 또는 단일 사업형태에 집중된 이곳 경제활동은 외부충격에 취약했고, 다시 쇠퇴기를 겪으면서 결과적으로 반복적인 흥망성쇠를 경험하게 됩니다. 


군사독재하에 이뤄진 경제개발, 과열된 부동산 투기, 노동운동의 태동과 지역민의 국민되기 등은 머나먼 이국 땅 칠레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에게 낯선 사건들이 아니지요. 무엇보다 저자는 역사적 사건을 경험한 현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칠레 북부 사람들의 개인사와 지방사, 역사를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롭게 풀어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 속에 남아 있는 개발신화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막의 기적? - 10점
조경진 지음/산지니



『라틴아메리카의 언어적 다양성과 언어정책』은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언어상황과 
다민족으로 구성된 이들의 문화와 언어정책 등을 되짚어 보는 책입니다.


저자이신 김우성 교수님은 특히 중남미 각국의 독자적인 언어규범 확립에 대한 노력에 주목하셨는데요. 과거 라틴아메리카가 겪은 역사, 사회적 변동에 따라 식민지 본국인 스페인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 각국이 어떠한 언어 민족주의적 관점으로 정책을 펼쳐왔는지 상세히 기술하셨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스페인어는 국가마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집합체라고 쓰셨는데요. 그럼에도 이들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근본적인 통일성이 언어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언어현상에서 공통되는 점을 묶어 규범을 만드는 일이 다양한 어휘로 인해 야기된 많은 문제를 종식하는 한 방법일 수 있다고 합니다.



5/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산지니 어워드 3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책은, 제가 편애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부산 지역출판사 산지니 식구들이 출판사의 창업에서부터 다사다난했던 출판사 운영과정을 엮어낸 책인데요.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 창업을 준비한 강수걸 대표님의 사연은 물론 첫 책 『반송 사람들』을 시작으로 300여 권의 책을 펴낸 산지니의 기록을 한데 모았습니다. 출판사를 차리고 첫 책을 홍보하러 서점 관계자를 찾아갔던 이야기, 출판사 작명에 관한 이야기, 저자에게 원고를 청탁했던 이야기, 인쇄사고, 서점부도 등 10여 년에 걸친 지역출판사의 생존기록인 셈입니다. 산지니 출판사 사례를 통해 부족하지만 지역의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며 향후 지역출판의 과제와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10점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산지니 어워드 3부작, 어떠셨나요?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올해 꽤나 많은 책들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격려 속에 2015년을 지나온 것 같습니다.

저자분들의 헤아릴 수 없는 땀방울에서부터 

교정교열, 본문과 표지 디자인, 인쇄와 제본을 거쳐

독자 여러분들께서 책들을 읽어주시기까지--

편집자인 저는 활자에 파묻혀 잊고 있을 때가 많지만

참 많은 분들과 손길을 주고 받았네요.

이 참에 감사 인사 드립니다.



연말 블로거 잠홍은 이만 새해를 맞이하러 가봐야겠습니다.


잠홍과 싱크로율 99%. 표정은 이래도 좋아라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책으로 또 인사를 드리게 될까요? 


산지니의 2016년, 기대해주세요 :)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단디SJ 2016.01.04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학만큼 알찬 산지니의 인문 서적들~ ♥

  2. BlogIcon 엘뤼에르 2016.01.04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궁... 고양이 귀여워 죽겠네요 ㅎㅎ

  3. 온수 2016.01.04 1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잘 읽었어요. 앵콜 요청합니다. 다음 편도 해주세요. 아우 고양이도 귀엽네요. 그냥 고양이 특집 한 번 해줘요ㅎㅎ

근대문학의 종언, 근대비평의 종언과 같은 언설이 나오는 지금, 한국비평의 현실은 과연 어떠할까? 문학의 위상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동시에 ‘칭찬’의 비평과 주례사 비평으로 전락한 당대 한국비평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오길영 문학평론가는 무엇보다도 비평가가 본래 갖고 있는 문학에 대한 책무를 놓치지 않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바로 텍스트를 섬세하게 읽어낼 것과 더불어 텍스트를 둘러싼 사회·문화·역사적 맥락을 함께 읽어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요지다. 비평집 『힘의 포획』은 이러한 비평의식에서 출발한 한국문단의 현실과 비평의 본질에 대해 되짚고 있다. 

 



힘의 포획

감응의 시민문학을 위하여









한국문학의 위기 속, 문학이 가지고 있는 ‘힘’을 포획하다



나는 여기서 비평의 위기를 느낀다. 한국 문학비평에서 제대로 된 비판, 혹은 예리한 독설이 사라진 지 오래라는 말을 나도 종종 들었지만, 이번에 신경숙 소설을 나름대로 읽고 관련 비평을 읽으면서 그 점을 실감한다. 많은 비평가들이 공감의 비평을 말한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작가 로런스(D. H. Lawrence)의 충고. “비평은 흠잡기가 아니다. 균형 잡힌 의견이다.” 로런스의 말은 이렇게도 읽어야 한다. “비평은 주례사가 아니다. 균형 잡힌 의견이다.” _「베스트셀러와 비평의 위기」, 141-142쪽.


세계 안의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글의 힘’

비평집의 표제기도 한 평론 「힘의 포획」에서는 김남주 시인 20주기를 맞은 저자의 단상을 담았다. 저자는 “문학이나 영화는 무엇을 표현하고 재현하는가”라는 화두를 던지고 곧이어 “우리의 삶과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포착해내는 데 예술이 기여한다 말한다. 정한석 영화평론가의 말에 따르면, 영화에 있어 연기력이란 ‘힘을 포획하는 힘’이다. 그렇다면 문학에 있어서 예술이 감응하는 힘을 포착하는 방법은 단연 ‘글의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이때 글이 가지고 있는 ‘힘’은 단순히 언어의 형식적 아름다움에 그치는 게 아닌 “세계를 구성하는 힘들의 복잡한 관계와 감응의 역학”을 담아내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즉 당대 문학 속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문학공간의 쟁점들에 대한 열띤 토론이 사라진 현실에서부터 한국문학과 한국문화, 그리고 인문학 연구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날카로운 비판과 다양한 논의들을 통해 한국문학의 현주소를 살피고 있다.


뛰어난 문학·영화는 눈에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게 아니라 미처 알지 못하는, 지각하지 못하는, 그러나 세계에 존재하는 미지의 힘들, 우리의 삶과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붙잡는 데 힘을 쏟는다. _「힘의 포획」, 390쪽.


비평의 공론장으로 끌어올린 한국문학/문화론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한국문학공간에서 제기되는 쟁점들을 다루고 있으며, 2부에서는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관계를, 3부는 건강한 시민문학과 예술이 기능하기 위해 갖춰져야 할 한국 문화의 토대에 주목했으며, 끝으로 4부는 신문과 잡지에 기발표된 한국작가와 작품론을 논하고 있다. 이 책의 글들은 대체로 문제를 제시하고 쟁점을 예각화하려는 ‘논쟁적’ 성격을 띤다고 저자는 밝혔다. 당대 비평계에 열띤 논쟁이 사라진 지 오래이나, 저자는 이러한 문제제기들을 통해 비평계에 건강한 활력이 돌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다시, 비평가는 누구인가를 묻다

저자는 비평(criticism)은 곧 비판(critique)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문학비평계에서 비평가란 출판자본에 종속되어 예쁘게 작품을 포장하는 ‘문학코디네이터’로 전락한 지 오래이다. 저자는 “끝까지 읽기가 고통스러운” 한 중견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한국 평론가들에게 높이 평가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비평에는 ‘객관성’이 존재하지 않으나 “독자대중과 비평가들의 주관성이 만나 새롭게 형성되는 객관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객관성이 부재한 한국의 비평현실에 대해 씁쓸함을 감추지 않는다. 일본문학계에 파장을 일으켰던 가라타니 고진의 화두가 지금의 한국소설계에 유효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문학비평의 쇠락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로 당면한 지금, 다시 비평과 비평가의 본질은 무엇인가.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정신을 잃지 않은 비평”의 중요성에 대해 환기하고 있다.



힘의 포획 | 산지니 평론선 13

오길영 지음 | 문학 | 신국판 | 432쪽 | 25,000원

2015년 6월 15일 출간 | ISBN : 978-89-6545-293-5 03810

근대문학의 종언, 근대비평의 종언과 같은 언설이 나오는 지금, 한국비평의 현실은 과연 어떠할까? 문학의 위상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동시에 '칭찬'의 비평과 주례사 비평으로 전락한 당대 한국비평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오길영 문학평론가는 무엇보다도 비평가가 본래 갖고 있는 문학에 대한 책무를 놓치지 않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 : 오길영(吳吉泳)

서울대학교 영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 박사. 비평 및 문화이론, 현대영미소설, 비교문학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며, 현재 충남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있다. 계간 『한길문학』(1991년 겨울)에 평론 「연민과 죄의식을 넘어서: 임철우·양귀자론」을 발표하며 평론 활동 시작. 주요 저서로 『세계문학공간의 조이스와 한국문학』(2013,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이론과 이론기계』(2008, 생각의나무), 『에드워드 사이드 다시 읽기』(공저, 2006, 책세상) 등이 있다.


차례


힘의 포획 - 10점
오길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산지니 필자이며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위원인 전성욱 평론가가 제8회 봉생청년문화상(문학 부문)을 받았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평론집 <바로 그 시간>이 나왔을 때 첫책이라며 감격에 겨워하던 모습이 생생한데 벌써 2달이 훌쩍 지났네요. 책과의 인연으로 얼마전부터는 산지니 팀블로그에 '전성욱 평론가의 문화 읽기'  필자로도 활동하고 계신답니다. 

봉생청년문화상은 사단법인 봉생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사업으로 부산의 문화예술인에게 주는 상인데, 봉생문화상(제22회)은 나이 제한이 없지만 봉생청년문화상은 35세이하의 청년들만 받을 수 있는 상이라고 합다. 부산에 10년 이상 거주해야하는 것도 조건이구요. 1회부터 3회까지는 1인에게 시상하였으나, 2006년부터 문학, 공연, 전시 분야 3명에게 시상하고 있답니다.

그저께 전성욱 샘께서 출판사에 오셨는데 수상과 함께 상금을 받았다며 맛있는 점심을 사주셨어요. 시원한 복국을 먹으며 수상을 축하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부산일보사에서 시상식이 열렸는데 '가문의 영광'을 축하하기 위해서 누님들이 많이 참석하셨다고 하네요.^^

전성욱 : 문학평론가. 1977년 경남 합천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열두 살 때부터 지금까지 부산에서 살고 있다.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7년 봄 계간 '오늘의문예비평'을 통해 비평가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은 몇 개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봉생문화> 겨울호에 실린 제8회 봉생청년문화상 수상소감과 심사평을 소개합니다.

수상소감 :
읽고 또 쓴다는 것, 그것은 진정으로 즐거운 마음에서 하는 일이지만 언제나 외로운 일이다. 인생의 반 고비 나그네 길에서,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깊이 외로움 속에서 홀로 방황해 왔던가. 그러나 그 외로움이 단지 절망은 아니었다. 문학 연구자로서 또 비평가로서 내게 주어진 소임은 읽고 느끼고 생각하며, 말하고 써서 논쟁을 촉발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들을 거치면서 나는, 분명 외로움 속에서 나왔을 그 누군가의 숱한 활자들에서 내 외로움의 깊이와 의미를견주어 살필 수 있었다. 그러니 문학이란 어쩌면 서로 외로움을 견디는 자들의 우정의 연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명을 떠받들어 모시는 봉생(奉生)의 정신이란 아마도 내 절실한 외로움의 통각으로 다른 이의 외로움에 공감하는 뜨거운 사랑일 것이다. 그 사랑에 성실한 비평가로 사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봉생의 소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상을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더 깊이 외로워하고 더 많은 외로움들과 만나라는 당부로 받아들인다.
-전성욱

심사평 :
비평은 작품이 안고 있는 의미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해 그것의 이해와 해석이 가능해지도록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지적 작업이다. 그것은 대개 비평가의 미적 진정성과 미시적 안목에 곧바로 닿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평론가 전성욱의 비평적 시각은 남달리 두드러진다. 세상을 보는 눈이나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오랜 기간 수련의 흔적과 인간적 깊이를 확인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품 낱낱이 주는 이미지로서 깨어 있는 즉 열려 있는 시각도 청년문학상 수상으로서 심사위원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음을 밝힌다. 그리고 아직 미흡한 부분들은 전성욱 평론가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발전 가능성의 여지로 인정하기로 했다.
아무튼 심사위원들은 청년문학상 수상자로서 평론가 전성욱의 선정에 모두가 합의하면서 그의 비평작업을 각별한 관심으로 지켜보기로 했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강남주(시인), 고현철(문학평론가), 김창근(시인), 박홍배(문학평론가), 신진(시인)




관련글
제16회 <저자와의 만남>-『바로 그 시간』 전성욱 평론가
아무도 문학평론을 읽지 않는 시대에 책은 외롭다
전성욱 평론가의 문화 읽기

바로 그 시간 - 10점
전성욱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여강여호 2010.12.08 1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봉생청년문화상. 처음 알고 갑니다. 행복한 시간 되십시오

    • BlogIcon 산지니북 2010.12.08 17: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여강여호님.
      솔직히 저도 출판사에서 일하기 전까진 이런 상이 있는줄 몰랐거든요.^^
      열심히 일하는 젊은 문화예술인들을 격려하는 상이니 참 좋은 상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