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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1 제주도 고기국수와 멸치국수 (4)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벌써 점심 때.

아이들과 제주 여행 시작 코스를 삼성혈로 잡았다. 왜냐하면  제주도에 사람이 살고, 문화가 형성되는 그 모든 것의 시작, 즉 신화와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혈 근처에는 제주에서, 아니 전국에서 유명한 삼대국수집이 있어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지금부터 4300년 전에 삼신이 이 곳에 있는 세 구멍에서 용출하여 탐라국을 건설하였고, 그 삼신은 지금 제주도의 고씨, 양씨, 부씨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삼성혈에 들어서면 울창한 고목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어 더위를 잊게 해준다. 영상실에서는 신화를 만화영화로 제작하여 보여주어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아 일본어로 상영하는 시간도 있었다.

휴가철인데도 장마가 길어진 탓인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고,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제주도에는 고기국수가 별미라는데, 삼성혈 근처에 있는 '삼대국수'라는 집이 가장 오래되기도 하고 유명해서 제주에 오는 사람은 꼭 들른다고 한다. 삼성혈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조금 걸어서 국수집에 들어갔다. 유명세 덕분인가. 자리가 없어서 서서 기다려야 했다. 그리 크지도 않고, 약간은 허름한 듯한~ 식당 내부. 온갖 매스컴에 소개되었다는 광고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과연 소문대로 맛이 있을까.

빈자리는 금방 나왔다. 아이들과 자리에 둘러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미식가인 큰아이는 유명하다는 고기국수, 매콤한 걸 좋아하는 작은아이는 비빔국수를 선택했고, 4살짜리 막내는 가장 무난한 멸치국수를 시켜주었다.

조금 기다리니 차례로 국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삼대국수집 고기국수와 멸치국수


  고기국수에는 돼지 수육이 들어가 있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흔히 먹는 돼지국밥에 밥 대신 국수가 들어가 있는 모양이었다. 큰 아이가 먼저 먹어보더니 맛이 있다고 좋아했다. 고기는 쫀득했고, 국물은 느끼하지 않았다. 

그런데 누나가 국수 먹는 모양을 보던 막내 녀석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잉~잉~, 으앙~"
식당이 떠나가도록 울어제꼈다.
"왜 울어? 왜 그러는데?"
"잉잉잉~ 멸치국수에 멸치가 없어! 잉잉~"
누나의 고기국수에는 고기가 있는데, 제 몫으로 나온 멸치국수에는 멸치가 없다는 것이다.

"원래 멸치국수에는 멸치가 없어. 멸치 국물로 만든 국수라는 뜻이야."
"잉잉잉. 멸치가 없어. 멸치 줘. 멸치... 으앙~"
아무리 설명해도 울기만 할 뿐. 결국 이 녀석 국수 한 젓가락도 안 먹고 식당을 나오고야 말았다.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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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세미예 2009.08.11 14: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는 국수군요. 맛은 어쩐지 모르겠네요. 잘보고 갑니다.

  2. BlogIcon 송순호 2009.08.12 03: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붕어가 없는 붕어빵,
    국화가 없는 국화빵,
    매실이 없는 매실주,
    바다가 없는 드림베이 마산....

    아이가 실망할만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보다 고 녀석 엉뚱한데가 더 많은 것 같네요.

    우리 아들 해닮이 여자 친구 다봄이란 아이가 있어요.
    그 다봄이 4살때 얘기입니다. 지금은 8살입니다.

    다봄이 아빠가 퇴근해 집에 가서는 다봄이의 연산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나 봅니다.

    "다봄아! 아빠가 바나나 7개를 사서 오다가 해닮이
    3개 주고 00엄마 2개 줬으면 바나나 몇개 남았게?"

    그런데, 다봄이는 막 웁니다. 아빠 손에 바나나가
    없었기 때문이죠.

    "바나나 줘... 왜 나는 바나나 안주는데...엉~엉~"

    아이들의 엉뚱한 반응에 배꼽이 빠지기도 합니다.

    건강하세요.

    • BlogIcon 아니카 2009.08.13 03: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배꼽이 빠지네요. 그러게 바나나가 왜 없을까요?
      아이들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 새삼 더 어렵다는 걸 실감합니다.

      선생님도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