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 수업 두번째 시간에는 또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첫날 이쑤시개에 이어 이번에는 꼬지가 연필이 되었습니다.

꼬지는 산적 요리할때만 쓰는 건줄 알았는데...
이쑤시개보다 두껍고 길어 글씨 쓰기가 훨 편하고 써놓은 글씨를 보니 느낌도 좀 달랐습니다. 꼬지랑 이쑤시개 말고 다른 도구를 사용해보아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꼬지를 손에 익히는 연습을 하고나서 실제로 카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선생님이 나누어준 하얀 종이에 막상 글씨를 쓰려니 
조금 긴장됐습니다. 손이 떨리기까지 했습니다.
종이는 올록볼록 화장지처럼 표면에 질감이 있는 머메이드지였습니다.
사인펜으로 알록달록 꽃그림도 그려 넣고,
빨간 바탕지에 붙여 놓으니 제법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수성사인펜으로 색을 칠한 뒤 꼬지 윗쪽 뭉퉁한 면으로 물을 찍어 종이에 톡톡 두드리면 색이 번져 이렇게 솜뭉치같은 꽃모양이 된답니다.


몇일 후 남편 생일이었는데 선물과 함께
직접 만든 카드라며 내밀었더니
조금 감동먹은 눈치였습니다.
여기까지 좋았는데...
남편이 갑자기 카드에 쓰인 닭살 문구를
큰소리로 낭송하는 게 아니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바로
나와 함께 늙어가는 소중한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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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지니북
어제가 생일이었다. 친구들로부터 받은 생일 축하 문자, 딸한테서 받은 생일 선물, 남편의 생일 케익 등 여러 가지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는데,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받은 생일 축하 카드는 정말 뜻하지 않은 선물이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지역 주민 스스로 뜻을 모아 도서관을 세우고 운영해가고 있는 도서관이다. 매달 이 도서관에 많지 않은 후원금을 내고 있는데, 그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생일카드를 보내온 것이었다. 더운 날씨에 힘 내라고 레모나 세 개를 동봉해서...
도서관 운영도 쉽지 않을 터인데 일일이 후원자들을 챙기는 마음이 고마웠다.

개관식 이후 자주 가보지는 못했지만 한 번씩 들를 때면 마치 우리집 안방처럼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계단을 올라가면 다락이 있고, 구석구석에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이도 무척 좋아한다.

느티나무도서관 개관식 때(벌써 1년이 넘었네.)


도서관을 살리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살리는 일이다. 내가 꼭 책을 만드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편안하게 아이 손 잡고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서관은 얼마나 축복인가. 다른 나라에서는 일상이 되는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축복이 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절대적인 숫자도 부족한데 도서관 도서구입비도 턱없이 모자라고, 사서는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베스트셀러 위주로 책을 구입할 수밖에 없으니 우리 같은 소규모 출판사는 더더욱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부족한 도서구입비를 경기가 어려우니 상반기에 조기집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는 풍문도 들려온다. 그럼 하반기는? 

문화 마인드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이 삽질 정권에서 축복을 기대한다는 건 바보짓인가?


Posted by 아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