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6

세상에서 제일 사소한 일「아들과 함께 화분에 물 주기」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있는 경험이겠죠.저도 의욕 넘치게 화분을 샀다가 여러 번 죽인 적이 있습니다. 성선경 시인은 화분에 물 주기를 "세상에서 제일 사소한 일"이라고 말하지만"세상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장 귀한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교보문고는 교보문고 북모닝 CEO서비스로 유료회원에게 시를 이용한 영상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7월에는 윤성학 시인이성선경 시인의「아들과 함께 화분에 물 주기」를 꼽았습니다. 아들과 함께 화분에 물 주기 세상에서 제일 큰 소리는 우리 귀에 들리지 않지만세상에서 제일 사소한 일은 화분에 물 주기그저 시간이 나면 관심을 가지는 척물 조루를 들고 어디 새잎이 났는지어디 마른 잎사귀는 없는지 살펴보는 일그러나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서내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귀한 일이화분에 .. 2016. 8. 9.
[이 아침의 시] 밥벌 - 성선경(1960~ ) 밥벌이는 밥의 罰이다. 내 저 향기로운 냄새를 탐닉한 죄 내 저 풍요로운 포만감을 누린 죄 내 새끼에게 한 젓가락이라도 더 먹이겠다고 내 밥상에 한 접시의 찬이라도 더 올려놓겠다고 눈알을 부릅뜨고 새벽같이 일어나 사랑과 평화보다도 꿈과 이상보다도 몸뚱아리를 위해 더 종종거린 죄 몸뚱아리를 위해 더 싹싹 꼬리 친 죄 내 밥에 대한 저 엄중한 추궁 밥벌이는 내 밥의 罰이다.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산지니) 中 세상이 나에게 다그쳐 묻습니다. 젊은 시절 품었던 꿈과 이상은 어찌한 채 밥벌이하느라 그렇게 바쁘냐고. 사랑과 평화를 노래했던 너의 과거는 모두 거짓이었냐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다만 그 대가로 내려진 벌을 받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집을 나섭니다. 세상의 수많은 가장이 자식 입에.. 2016. 5. 3.
익살로 푼 늙어감의 회한 (부산일보) '삶이란 쥐보다/쥐머리보다/쥐꼬리에 매달리는 것/…/우리의 삶은 늘/저 가늘고 긴 쥐꼬리에 경배하는 것.'('쥐꼬리에 대한 경배' 중) 서글픈 우리네 인생을 시어로 꾸준히 담아낸 성선경(56·사진) 시인이 여덟 번째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산지니·표지 사진)'를 펴냈다. "나이 오십만 넘으면 새로운 세상이 있는 줄 알았다"던 성 시인은 늙어감에 대한 회한과 점점 속물적으로 변해가는 삶을 무덤덤하게, 때로는 익살스럽게 풀어낸다. 시인 성선경 여덟 번째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 20일 서면서 저자와의 만남 이는 역설적으로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빚어내며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하기도 한다. '밥벌이는 밥의 罰이다./내 저 향기로운 냄새를 탐닉한 죄/내 저 풍요로운 포만감을 누린.. 2016. 4. 18.
웃겼다가 울렸다가…이 남자의 시는 오랜 친구다 (국제신문) - 일상의 평범한 장면 속에서 - 명퇴 앞둔 50대가 읊조리듯 - 삶의 회한 시적 언어로 버무려 삼복 더위로 푹푹 찌는 여름날 친구 다섯이 오랜만에 만나 보신탕집에 갔다. 이 집 메뉴는 삼계탕과 보신탕, 단 둘이다. 연신 들이닥치는 손님으로 바빠 죽을 것 같은 보신탕집 주인장은 빨리 주문부터 받느라 이렇게 외친다. "여기 개 아닌 사람 손 드세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주인장은 확인한다. "다섯 명, 모두 개 맞죠?" 여덟 번째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씨'를 최근 펴낸 성선경 시인.무신경하게 들으면 우스개, 애견인이 하면 저주가 섞인 꾸지람이 될 이 장면을 명퇴했거나 명퇴를 앞둬 약간 쓸쓸한 느낌도 없지 않은 오십대가 소개한다면? 시인 성선경의 시에서 이 촌극은 웃기고 쓸쓸한, 좀 후줄근하지만 미.. 2016. 4. 12.
늦가을서 겨울로 가는 쉰살, 그 이후의 삶 (경북도민일보) 성선경 시인 여덟번째 시집… 삶·시간·존재 등 자기연민 묘사 깊은 울림 자아내 “희망이란 뭐 별건가?/내년이면 아들은 졸업반/등록금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게 어디냐?/나는 다시 힘이 나고 용기가 솟는다/이야 이야 이야오.(‘아주 꾀죄죄한 희망’ 부분) 궁색하고 누추한 우리의 생을 삶의 언어로 노래하는 성선경 시인이 여덟 번째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를 최근 출간했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은퇴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명태 씨’를 통해 “늙어감의 문제와 관련된 존재의 불가항력적 슬픔과 무력함”(김경복, 해설)을 드러낸다. 꽃이 피고 지고, 모래가 부서지는 시간의 무상 속에서 말라빠진 명태처럼 푸석한 자신의 삶을 풍자와 해학, 골계와 아이러니 기법으로 푼 시가 우리의 인생과 닮아 서글프다. “이젠 나.. 2016. 3. 30.
속담으로 들여다본 ‘웃픈’ 자화상 (경남신문) 창원 성선경 시인 여덟 번째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 발간말맛이 살아있는 속담이 시가 됐다. 창원 성선경 시인이 여덟 번째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산지니)’를 내놨다. ‘봄 풋가지행’을 내놓은 이후 1년 만에 선보이는 시집, 떫던 얼굴에는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부쩍 밝아진 표정이었다. 말을 잇는 입꼬리도 싱싱했다. 그가 명퇴한 ‘명태 씨’가 됐기 때문이다. 성선경 시인.지난 2월 29일 그는 30년간의 교직생활에서 물러나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석간신문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된 거죠. 우리지역 석간신문들이 다 조간이 돼서 안타깝지만요. 작품에 집중할 수 있어 좋습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8편의 연작시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를 쓰면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요즘.. 2016.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