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서적 부도 이후 지역출판의 과제

 

 

강수걸 산지니 대표

 

 

1. 송인서적은 2016년 매출 524억(영업이익 11억)의 국내 두 번째 도매서점이었다. 출판사 매입률이 61%, 서점 공급률 73%, 순이익률 12~15%로 도매서점 1위인 북센보다 이익률이 더 높은 회사였다. 그런데 2017년 1월 2일 지불을 정지하고 어음 부도를 냈다. 견제가 없는 내부통제 구조(주주, 이사회, 경영진, 세무회계법인 모두가 가족과 지인으로 구성, 감사와 견제기능 부재, 방만한 경영), 높은 금융비용, 과도한 부채부담이 부실의 원인이다. 2000개 출판사의 피해액은 어음 103억 원, 책 잔고 204억 원, 서점 잔고 142억 원, 은행 59억 원, 기타 18억 원이다.

청산 시 회수 가능한 채권 파악 불가, 도매시장 과점화, 출판사 보수적 경영으로 서점 영업활동 위축, 중소형 출판사의 지방서점 영업활동 위축, 베스트셀러 중심의 시장 가속화로 출판 다양성 붕괴 등 여러 가지 회생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3월 28일 출판사 채권단은 전체회의를 열어 인터파크가 우선인수협상기업이라는 사실을 공식화하였다. 4월 7일 950개 출판사(채권액 대비 71.89%)가 다음 내용의 동의서에 동의하였다. (1) 기업회생 신청 후 채무조정을 통해 송인서적을 제3자에 매각하는 것에 동의 (2) 기업회생 개시 후 경영정상화 시점까지 송인서적에 기존의 조건대로 도서를 공급하는 것에 대한 동의 (3) 기업회생 시 채권단 대표, 양대 출판단체, 인수회사로 구성된 경영진 선임에 대한 동의.

4월 10일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출판계 단체와 출판사 대표 및 인터파크 임원으로 이사회를 새로 구성했다. 그리고 4월 2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2017회합100080)하였다. 5월 1일 서울회생법원은 송인서적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렸다. 개시결정은 회생 신청 기업의 경영에 대해 본격적으로 통제하겠다는 법원의 결정이다. 법정관리의 시작인 셈이다. 법원은 송인서적의 각종 비용 지출과 계약을 통제해간다. 법원의 개시결정에 따라 송인서적 회생절차의 일정도 공개됐다. 채권자들은 자신의 채권 규모를 5월 22일까지 회생법원에 신고해야 한다. 송인서적은 6월 2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고 7월 중순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를 열고 8월 중순 회생절차를 종결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송인서적의 신속한 영업 재개, 시장에서의 조기 신뢰회복을 돕기 위해 책 구매 등 영업활동은 계속 유지하도록 포괄 허가를 내릴 예정이다. 인수 의향자인 인터파크로부터 운영자금 5억 원 차입과 송인서적 퇴사 직원 재고용 신청 등도 허가할 예정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위장 말) 매각방식으로 송인서적에 대한 인가 전 인수합병을 진행한다. 인터파크가 제시한 ‘송인서적 지분 55%를 50억 원에 인수’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참여자가 나오면 인터피크가 아닌 새 참여자가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 어음 피해액은 20% 수준에서 보상(80% 탕감)하고 잔고 차액과 어음 피해액을 합산 조정하여 45% 지분으로 전환하는 것은 회생절차가 종결된 이후 신설 법인이 발족되면 이루어진다.

 

2. 송인서적 부도 이후 산지니는 출판사의 존폐를 걱정하면서 피해액(총 1억 2천5백만 원/어음4천만 원, 책 잔고 8천5백만 원)을 언론에 공개했다 2000개 출판사 중에서 피해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출판사가 살아남기 위한 호소문을 1월 17일 전국의 독자들에게 보냈다.

 

<호소문>

 

 

송인서적 부도와 관련하여 도움을 요청드립니다

 

 

매일 아침 출근해서 확인하는 주문장. 오늘은 과연 몇 부의 책이 찍혀 있을까? 휴~우. 매달 돌아오는 배본비, 인쇄 제작비, 인세는 책을 팔아야 충당할 수 있는데 잘되겠지, 자조하며 지내는 나날. 산지니 출판사의 소중한 책이 서점 진열대에 오르지도 못하고 덩어리째로 반품될 때 심정은 찢어질 듯했습니다. 책을 만들수록 가난해지는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닌지. 대형출판사 베스트셀러 위주의 진열에서 밀려난, 아니 빛도 보지 못한 채 스러지는 책들을 대할 때마다 지역출판사 대표로써 느끼는 자괴감도 이제는 익숙해지기까지 합니다.

새해 들어서자마자 출판사에서 서점으로 책을 유통하는 대형도매상인 ‘송인서적’이 부도가 났습니다. 거래하는 출판사가 2천 곳이 넘는 유통사인데 50억 원의 부도를 막지 못했고 최종 피해액은 2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송인서적과 거래하는 다수의 출판사는 소규모입니다. 현금으로 거래해온 대형출판사와 달리 그동안 소형출판사는 몇 달 뒤에나 현금화시킬 수 있는 어음으로 거래를 해왔습니다. 산지니 출판사도 그 가운데 한 출판사였습니다. 부당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거래처를 늘리기 위해 소형출판사들은 어음을 받고 책을 넘겨야 했습니다. 그래서 송인서적의 부도는 소형출판사들의 연이은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출판관계자들은 진단합니다.

부산에서 12년 동안 출판시장을 선도해 온 ‘산지니 출판사’의 타격도 큽니다. 어음 4천만 원은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책 재고 8천5백여만 원 가량은 회수가 불투명합니다. 구간(출간 후 18개월 지난 책)에 대한 유통은 물론 신간에 대한 인쇄, 제조 공정과정의 연쇄적 압박 등등. 새해벽두부터 터진 악재를 수습하기 위해 저를 비롯한 임직원은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긴급 경영자금 확보를 위해 서울로 달려가야 하고, 당장의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한 재고분 책 매입도 서울시와 문광부만 쳐다봐야만 하는 입장입니다. 사태수습을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무거운 어깨는 내려앉고 옭죄는 압박에 가슴이 묵직합니다.

송인서적의 부도는 중소규모 출판사에게는 재앙과도 같습니다. 특히 산지니 출판사를 비롯한 부산지역출판사의 고통은 배가됩니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를 모토로 수백 권의 책을 만들어 온 자부심으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당장을 버텨내더라도 이후의 상황이 더 걱정입니다. 책 읽는 독자는 점점 줄어들고, 책 읽는 문화는 점점 더 왜소해지는 상황에서 출판사를 한다는 것은 독립운동과도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산지니는 계속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만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출판사는 일개 회사가 아니라 사회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지 않는 나라, 작가가 사라지는 나라에 미래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도서 구매 한 권이 출판사에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희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7년 1월 17일

산지니 출판사 대표 강수걸 드림

 

 

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016년 출판산업 실태조사(2015년 기준)를 2017년 4월 17일 발표하였다. 2015년 매출 실적이 있는 출판사는 3675개로 전년(3614개) 대비 1.7% 증가하였고, 이 중 전자책 매출 실적이 있는 출판사는 584개로 전년(531개) 대비 10% 증가하였다. 매출 실적이 있는 오프라인 서점은 1754개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온라인 서점은 144개로 전년(119개) 대비 21% 증가하였다. 국내 출판사의 매출 규모는 4조 2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8% 감소했으며, 그 여파로 출판사업체 종사자 역시 2만 8483명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전국 오프라인 서점의 매출 규모는 1조 3천8백억 원, 온라인 서점은 1조 1천8백억 원, 도매·총판은 8천7백억 원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서점의 수는 비수도권(62%)이 수도권(38%)보다 많지만, 매출은 수도권이 69%(서울4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이 일상화되면서 종사자들의 실질 노동조건은 악화되고 있어 출판노동과 관련한 분쟁도 점차 격화되는 중이다.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의 <2016년 출판시장 통계>(2017.4.27)를 보면 71개 주요출판사 와 주요서점을 분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활용한 출판시장 분석이다. 주요출판사는 자산총액이 120억 원 이상 또는 부채총액이 70억 원 이상이고 자산총액이 70억 원 이상 또는 종업원 수가 300명 이상이고 자산 총액이 70억 원 이상인 주식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출판사의 소재지는 서울과 파주이며 학습지, 전집, 교구, 교과서, 참고서, 단행본, 외국어, 기타로 나누어진다. 특히 『채식주의자』의 창비와 『미생』의 위즈덤하우스는 매출과 영업 이익률이 큰 폭으로 성장하였다. 베스트셀러를 내는 소수의 출판사로 과점화가 더 심화되었다.

또 하나는 온라인서점을 통한 판매가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온라인 전문 3사(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의 매출액은 8701억으로 14.6%증가하였으나, 온/오프 병행 3사의 매출액은 7759원으로 0.5% 증가에 그쳐다. 이에 따라 온라인에서 출발한 3사의 매출액이 오프라인에서 출발한 3사의 매출액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016년 한 해 동안 교보문고가 9개, 영풍문고가 5개, 서울문고가 3개 등 3사가 17개를 새 매장을 개점하였다(총 72개 운영). 알라딘은 중고서점9개, 예스24는 중고서점 2개를 열었다. 6대 서점의 오프라인 매장 확장을 통한 도서시장 장악으로 지역서점의 폐업과 ‘책의 발견’ 문제가 생겨났다. 대형서점이 들어서면 그 일대 중소형서점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매출이 부진하고 이익률이 낮은 서점은 임차료가 더 싼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아예 영업을 중단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대형쇼핑몰이 개점 초기에 대형서점을 유치하여 그 일대의 중소형서점을 궁지로 내몰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대형쇼핑몰이 고객 유치에 기여한 대형서점을 토사구팽하는 상황이 한국의 유통계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송인서적의 부도를 비롯해 도매서점의 축소도 지역의 소매서점 경영악화와 관련이 깊다. 도매서점 1위인 북센도 2016년도 매출 1074억 원(전년대비 -16.4%), 영업이익 40억 원(전년대비 -16.9%)로 악화되고 있다. 출판협동조합, 북플러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도매총판 중 대형 전국 도매상은 평균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4.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 2월 16일 제4차 출판문화산업 진흥 기본계획(2017~2021)을 발표하였다. 송인서적 부도사태로 출판거래의 투명성과 불합리한 거래관행을 근절할 수 있는 유통 선진화 전략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한국출판유통정보센터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을 보면 서점 POS(판매시점정보관리) 시스템, ISBN(국제표준도서번호) 서지정보시스템, 국제도서정보교환 규약인 ONIX 기반 출판유통시스템 등으로 분산되어 있는 생산·유통 시스템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국립중앙도서관의 ISBN 데이터와 출판유통정보를 통합하는 한국출판유통정보센터설립을 추진한다. 2017년 기초조사를 하고 2018~2021년까지 민간이 설립해 운영하게 될 출판유통정보센터에 관리과 운영을 맡길 계획이다.

문제는 각 서점이나 출판사들을 이 통합시스템에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가이다. 정부의 강제조항이 없다면 실효성이 떨어지고 결국 예산낭비가 될 수밖에 없다. 5월 9일 대통령 선거이후에 들어설 새 정부에서 출판정책과 관련하여 신속히 추진되어야 할 사안이다

지역서점 상생발전 체계 구축과 지역핵심 거점별 출판 인프라 구축을 이야기한다. 지역서점은 출판 산업의 실핏줄이고 지역사회의 자생적 문화공간이다. 지역서점 경쟁력 향상을 통해 출판유통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책과 함께 생활하는 문화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방법으로 (1) 지역서점 통합 전산망 구축(지역서점 포털사이트 서점ON의 활성화를 통해 독자유도 추진 및 신간 도서 DB 연계 지역서점 양서 유통 확산) (2) 지자체 지원 지역서점 활성화 체계 확산을 제시한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를 거점으로 영남권 지역출판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고 호남권은 전주를 출판 관련 연구 허브로 육성할 것을 제시한다. 2017년에 북비즈니스센터 설립을 위한 기초조사를 하고 2018년 이후 설립 및 단계별 확대를 추진한다. 문제는 자세한 정보 제공과 의견수렴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5. 출판평론가 장은수는 「출판의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세계출판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출판사는 독자들과 직접 연결하는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독자 정보를 안정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통해 책의 판매에서 최소한 방아쇠 역할을 할 수준의 발견성을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 오늘날 출판산업에서는 ‘독자 직접 연결 모델’을 통해 독자를 직접 개발하고 관리하며 충성도를 높여서 미리 독자를 확보한 후 출판하고 판매하는 모델이 점점 매력적인 것으로 바뀌는 중이다. 이는 “이름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독자”가 아니라 “이름과 나이와 얼굴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독자”를 출판사가 확보하는 과정이다.

 

지역의 출판사도 충분히 고민할 문제라고 본다. 산지니는 송인서적 부도 이후 전국의 독자들에게 지원을 호소하고 직접 판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최근에는 ‘산지니 프렌즈’를 출범시켰다.

 

수원의 문화잡지 <사이다>에서는 직접 서점을 운영하는데, 이러한 모델도 앞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형 체인서점은 전문성에 대한 요구와 수준을 갖추고 있지만, 그 목적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판매행위이며 자본의 이윤추구이다. 지역의 콘텐츠에 대한 깊은 고민을 지역의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창구로서 서점의 존재는 매우 소중하다.

부산에서는 ‘지역서점과 연계한 지역출판사 시민희망 대출제도’를 2017년 하반기에 실시할 예정이다. 이 제도의 핵심은 지역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시민이 지역 서점에서 구입하는 대신 대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 서점은 시민들이 대출해 간 책을 반납 받은 후 책의 목록을 작성해 시에 제출하고, 시는 이 책을 구입해 작은도서관이나 도서 희망기관에 배부한다. 이런 구조를 통해 지역 출판사와 지역 서점은 안정적으로 책을 유통할 수 있다. 이는 용인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부산시는 이를 좋은 제도라고 보고 채택하여 현재 시의회의 예산안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지역의 출판사가 연대하여 수도권의 거점인 마포 경의선 책거리 공간 같은 곳에 책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독자들에게 다양한 지역의 책을 홍보하는 공간은 비용의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 그렇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방법을 찾아본다면 실현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부 차원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출판사과 연대하여 전국도서전을 직접 개최하고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것은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가장 큰 동력이다. 책은 정보와 지식, 지혜와 감성을 담은 우리 문화의 원천이며 책과 독서문화를 아우르는 출판문화는 그 나라의 문화적 총체이다. 특히 지역문화의 중심에 지역출판사가 존재한다. 한국출판의 위기 극복은 변방에서 약탈적 독점유통자본과 맞서고 베스트셀러가 아닌 다양한 출판문화를 고민하는 지역출판사의 연대라는 작은 불씨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 불씨가 활활 타올라 광야를 불사르지 않을까.

 

 

*(사)한국출판학회,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 공동 라운드 테이블 "지역출판,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의 발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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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독자에 호소문 게재…

재고 회수·재단 대출로 총력

 - 부산시·교육청,공공도서관 등
- 피해 출판사 책 우선 구매 독려


 

지난달 서울 마포구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송인서적 부도 관련 채권단 구성 등을 위한 회의가 열린 모습. 연합뉴스

송인서적과 거래한 지역 출판사는 지난 한 달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부산에서 활발하게 신간을 기획하고 출판하는 산지니출판사는 얼마 전 '송인서적 부도와 관련하여 도움을 요청드립니다'라는 호소문을 온라인에 게재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산지니 강수걸 대표는 호소문에서 "송인서적의 부도는 중소 규모 출판사에는 재앙과도 같습니다. 특히, 부산 등 지역 출판사의 고통은 배가됩니다.(…)여러분의 도서 구매 한 권이 출판사에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며 어려움을 표현했다. 산지니 강수걸 대표는 "송인서적 부도로 어음 4000만 원과 책 판매 대금 잔고 8500만 원 등 1억25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봤지만, 실제 회수할 수 있는 책은 501권, 500만 원 상당에 불과하다"면서 "급히 결제할 인쇄대금 등을 해결하기 위해 출판진흥재단 기금 2000만 원을 대출받았고 다른 서적도매상, 인터넷서점과 거래하고자 서울과 부산을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략)

송인서적 부도 사태 이후 중소 출판사가 도움받을 방법은 두 가지다. 출판진흥재단과 중소기업청 기금을 저리로 빌리거나, 한국출판산업문화진흥원의 '송인서적 부도 피해 업체 출판콘텐츠 창작자금(편당 500만 원)'을 신청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금도 결국 빚이라 섣불리 나서기 어렵다. 서울 지역 출판사는 인쇄소, 저자 등에도 어음을 주는 경우가 많아 연쇄 부도 가능성까지 예측된다.

송인서적 부도 여파가 지역에 영향을 미치자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은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에 피해 출판사의 책을 우선 구매하도록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공도서관마다 피해 출판사 책 목록 확보와 예산 편성, 구매 계획 수립 등을 준비하고 있다. 시가 문체부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부산 출판사 10여 곳이 송인서적 부도로 피해를 봤으며, 피해액은 2~3억 원으로 추산됐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부산시민도서관 등 주요 공공도서관 11곳이 1억3000만 원 상당을 편성해 피해 출판사의 신간을 구입할 계획이며, 작은도서관 배부용과 도서관 행사용으로도 이들 출판사의 도서를 우선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판산업은 독서 문화 조성, 지역 작가와 저자 발굴, 인문 교육 확대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문화산업에서 중요한 영역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출판사들이 판로 확보 다각화 등 자생력을 높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출판사도 직거래선 확보 등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며, 동시에 시 관련 공공기관도 지역 출판 유통 지원 체계를 다듬을 지원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02-05 | 국제신문 |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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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독립운동하는 것 같아요"  

<사진출처=내손안의서울>

옛사람들은 먼 곳에 빨리 이르고 싶어 축지법이란 낭만적 술법을 생각해내기도 했다. 축지법이란 스스로가 쌓아온 내공을 들여 말 그대로 '땅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손가락 클릭 한 건으로 땅(공간)과 시간을 도둑질(?)한다. 그런데도 현대인들은 더 바빠졌다. 어느 학자의 말을 빌린다면, 광속도(光速度)는 광속도(狂速度)가 되었고 실시간(實時間)은 실시간(失時間)이 되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간의 조응적 일치를 뜻하는 '아우라'의 붕괴. 여기에 맞춰 진정성이 사라진 복제기술은 융복합 이나 크로스오버, 혹은 창조 경제, 문화산업이란 타이틀로 그럴싸하게 포장된다.  

                                     송인서적 부도 사태 여파
                                 인접 산업계 패닉 상태 
                                정부도 市도 지원책 외면

(중략)

새해 벽두 몰아닥친 한국 2위의 도매업체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출판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송인서적과 거래하던 2000여 개의 출판사가 어음 부도와 책값 미지급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의 대표적인 산지니 출판사와 해성출판사 같은 지역 중소출판사들은 핵폭탄에 가까운 직격탄을 맞았다. 부산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산지니는 어음(4000만 원)과 책값(9000만 원)을 받지 못해 1억 3000만 원 정도의 피해를 보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쇄사, 제지사, 제본사들이 줄줄이 연계돼 지역 출판계와 인접 산업계는 거의 집단 패닉 상태다. 산지니 출판사는 위기에 처한 부산지역 출판과 문화의 회생을 위해 지역출판사 책 한 권이라도 구매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산지니 강수걸 대표는 "12년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심정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출판사를 차린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라며 "출판사 대표조차도 유통구조가 이 정도로 후진적인 줄 이제야 알았다"고 한숨지었다. 이번 경우도 우월적 지위에 있는 대형출판사들은 현금 거래를 했고, 을의 처지인 중소출판사들은 어음 거래로 큰 피해를 입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 대책은 거의 없다.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 회의가 정부에 100억 원 정도의 공적 자금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거절했다. 정부는 IMF 위기 이후 공적자금 168조여 원을 들여 금융회사들의 손실을 메워준 전례가 있다.

서울시는 미약하지만 지난 16일 국공립 도서관에서 피해 출판사들의 책을 구매하며 이들에게 저리 대출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부산시는 지난 17일 실태 파악만 했을 뿐, 지원책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부산시 어느 조직표를 봐도 출판 담당 공무원을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주소다. 영상, 영화, 게임 같은 외형적인 화려함에 치중할 뿐, 상상력과 창조력의 샘물 콘텐츠인 출판은 아예 배제돼 있다. 대구는 게임과 만화, 출판의 결합을 꾸준히 추진해 지난해 출판산업단지를 설립했다.

부산문화재단도 마찬가지다. 출판 진흥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과 비전을 찾기가 어렵다. 출판(publication)이라는 단어 자체가 출판이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일임을 일러준다. '더불어 살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지' 하는 근본적 현안에 대한 공론의 장을 깔아 준다. 정부나 지자체가 출판에 대한 획기적 지원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 고민해야 할 때다. 물론 커다란 변화에 대한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하고, 2차 콘텐츠 대중화에 소홀했던 출판사들도 함께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2017-02-02 | 부산일보 |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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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1억 원 미수금 발생…전국 유통망 사라져 발 동동


정부, 영세업체 융자지원 검토

국내 2위 출판도매상인 송인서적의 부도로 부산지역 출판업체의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체별 1000만~1억 원이 넘는 미수금이 발생하면서 소규모로 운영되는 영세 출판사의 줄도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 4일 송인서적 부도 관련 채권단 구성을 위한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대형 서적 도매업체인 송인서적이 지난 2일 만기가 돌아온 100억 원 규모 어음 중 일부를 처리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뒤 3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1959년 송인서림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송인서적은 전국 2000여 개 출판사와 거래하며 연간 매출액 규모는 500억 원 이상이다.

송인의 부도로 지역 업계 대부분이 서적 유통망을 잃어버렸다. 송인은 지역에서 출판되는 책을 전국 서점에 보급하고 중개료를 받는 회사로, 전국 유통망이 없는 지역 업체는 송인을 거쳐 전국 서점에 책을 배포했다. 특히 유통망을 송인으로 일원화한 출판사는 신간 판로가 사라졌다. 지역 출판사 S사는 송인으로부터 받은 어음 4000만 원 상당이 휴지 조각이 됐다. 게다가 송인 측에 보낸 책이 9000여만 원에 달하면서 총 1억3000여만 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H 사는 미수금액이 3000만 원에 육박하고, 또 다른 H 사도 1000만 원 상당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부산 지역의 한 출판사는 송인과 현금거래를 한 덕에 어음피해는 없지만, 송인에 공급한 1000만 원 상당의 서적 대금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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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4 | 김준용 기자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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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